- 김나경
- 조회 수 1545
- 댓글 수 2
- 추천 수 0
지난 주말 내내 친정에서 지내다 왔다.
같은 부산이고 한 시간 거리면 갈 수 있는데 그리 자주 가게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에는 꽤 길게 머물다가 온 셈이다.
언니네와 아파트 앞 뒤 동에 살고 계신다.
아파트 계단을 이리저리 오르내리다 문득 먼지 쌓인 자전거들이 눈에 띈다.
아이들 자전거는 별로 그렇지 않은데 어른용 자전거는 먼지가 수북하다.
아, 나도 저 자전거 같은 신세는 아닌가?
본래 태어날 때 두 바퀴로 씽씽 달려라고, 그런 임무를 갖고 이 세상에 왔는데 게으르고 눈 어두운 주인을 만나 제대로 달려보지도 못한 채 새 자전거로 인생에 먼지만 쌓아두고 있는 거 아닌가?
문득 그런 각성이 일었다.
끊임없이 나를 발견해 가는 것.
그래서 아주 유능한 자전거가 되는 것.
맨 처음 자전거는 빡빡하게 달렸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해서 오랫동안 기름칠도 해가며 내 몸에 꼭 맞는 것이 되어 갈 것이다.
새 것보다 훨씬 매력적인 숙련된 자전거.
아, 요사이 나는 그렇게 단련된 자전거가 부럽다.
그렇게 인생을 달려서
먼지하나 없는 단단한 근육의 자전거로
있는 힘껏
내게 주어진 삶을 다 소진하고 싶다.
자, 지금
먼지를 닦아보자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18 | 나눔 [2] | 김나경 | 2006.11.11 | 1515 |
3917 | 직장 유랑기 ⑭ - ing(최종) [3] | 신재동 | 2006.01.17 | 1516 |
3916 | 인격 [2] | 숲기원 | 2005.10.28 | 1517 |
3915 | My First Book [4] | 한명석 | 2006.04.21 | 1517 |
3914 | 10기 2차 레이스- 죽음이란 무엇인가(이은심) [12] | 왕참치 | 2014.02.17 | 1517 |
3913 | 온라인 교육(e-learnig)의 가능성과 한계에 관한 고찰 | 신재동 | 2005.08.04 | 1519 |
3912 | '나의 연구원 일 년' [4] | 이종승 | 2006.04.10 | 1519 |
3911 | 빼빼로데이 [3] | 다뎀뵤 | 2006.11.11 | 1519 |
3910 | '미완의 시대' 그리고 돌잔치 [13] | 신종윤 | 2007.03.18 | 1519 |
3909 | [55] 가을에 서다 [3] | 써니 | 2007.11.08 | 1519 |
3908 | 유한킴벌리 연구-CEO의 말 2 | 박노진 | 2005.07.12 | 1520 |
3907 | 1st 서문을 대신하여(1)... | 이종승 | 2006.05.12 | 1520 |
3906 | 내린천 래프팅 수난기 (2) | 원아이드잭 | 2006.08.24 | 1520 |
3905 | 나 훔쳐보기 [2] | 김귀자 | 2007.01.18 | 1521 |
3904 | -->[re]도보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 사랑의기원 | 2005.08.13 | 1522 |
3903 | 애교로 봐주세요.. [3] | 도명수 | 2006.05.07 | 1522 |
3902 | 내가 잘 못한 일 | 김나경 | 2007.01.07 | 1522 |
3901 | 뚜벅이로 돌아오다?? [1] | 원아이드잭 | 2006.04.11 | 1523 |
3900 | 모든 진실은 현재에... | 이종승 | 2006.07.02 | 1523 |
3899 | 아마겟돈4 (심판의 동산) [4] | 김성렬 | 2006.09.06 | 1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