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199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승을 만나라
구본형
나에게는 스승이 있어
늘 물어 보았어
갈림길이 나타날 때마다
스승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러면 보여주었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지 않아
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윽한 달빛아래 앉으셨지
스승은 명령하지 않아
사람마다 다르니
이건 되고 저건 안돼 라고 말하지 않아
제자가 하는 꼴을 가만히 보고있다가
이따금 말을 하지
여기에 암초가 있고
저 너머엔 해협이 있다
여긴 바닥이 깊으니 냅다 달려라
이 넓고 넓은 곳은 외로움이니
물결과 이야기하고
홀로 고기를 잡아 먹고
햇빛에 심장을 그을려야
망망대해를 지날 수 있다
두려워 마라
스승은 연꽃처럼 웃고
암시와 상징으로 가득하다
뻔한 삶은 삶이 아니고
싱싱한 모험만이 살아있게 하니
결국
나의 삶이었고
못 견디게 아름다웠다 할 것이니
네 길을 가라
네 길을 가라
-----
다시 스승님의 시를 드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승님을 만나고 싶음이요, 자꾸만 뻔한 삶을 살려고 하는, 이기심의 나를 경계하려 함이다. 그 섭외하기 힘든 그리스의 영웅들 불러 싱싱한 삶 보여 주었건만 아둔한 나는 모험은 재미있는 이야기일 뿐이고 영웅은 그저 멋지기만 하다.
내 진작 많이 물어봐 둘걸. 그땐 질문하기 위해 나를 안고 밤을 지새야 했다. 지금은 질문은 쉽게 할 수 있으나 답을 듣기 위해 깨어있고 또 깨어 있어야 한다. 스승님의 연꽃 미소 바로 알고 싶어 당장 천사가 되려다 접는다. 천사는 무슨! 까불다 악마 된다.
바보야, 스승님 말씀 깊이 들으면 그 속에 답이 있어.
다시 귀 기울여 봐, 마음의 귀를!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18 | -->[re]실밥뜯어진 운동화 [1] | 문정 | 2003.08.02 | 2603 |
3917 | 삶의 '봉우리' [2] | 유민자 | 2003.08.02 | 2138 |
3916 | -->[re]꿈이 담긴 예쁜 봉우리... [2] | 이승민 | 2003.08.02 | 1949 |
3915 | 아름다운 시선 [1] | 유민자 | 2003.08.04 | 3494 |
3914 | 아름다운 시선 [2] | 유민자 | 2003.08.04 | 2281 |
3913 | 견우와 직녀 [2] | 유관웅 | 2003.08.05 | 2433 |
3912 | 라면 [1] | 김용관 | 2003.08.05 | 3716 |
3911 | 라면 [2] | 김용관 | 2003.08.05 | 2382 |
3910 | -->[re]삶의 흐름 [2] | 유민자 | 2003.08.06 | 2137 |
3909 | -->[re]견우와 직녀 [4] | 용성이 | 2003.08.08 | 2053 |
3908 | 아주 특별한 결혼식 [6] | 김용관 | 2003.08.13 | 3701 |
3907 | 아주 특별한 결혼식 [2] | 김용관 | 2003.08.13 | 2475 |
3906 | 천사종묘사 [3] | 김용관 | 2003.08.18 | 3586 |
3905 | 천사종묘사 [2] | 김용관 | 2003.08.18 | 2546 |
3904 | 날이 갈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가 멀어져만 간다 [1] | 기원 | 2003.08.19 | 3682 |
3903 | 날이 갈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가 멀어져만 간다 [2] | 기원 | 2003.08.19 | 2230 |
3902 | 멋진 장면 - 유럽축구 베스트 10 [2] | 김용관 | 2003.08.22 | 3691 |
3901 | 멋진 장면 - 유럽축구 베스트 10 [3] [2] | 김용관 | 2003.08.22 | 3175 |
3900 | 이동 야채가게 [2] | 김용관 | 2003.08.25 | 3204 |
3899 | 이동 야채가게 [3] | 김용관 | 2003.08.25 | 21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