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나경
- 조회 수 1555
- 댓글 수 2
- 추천 수 0
지난 주말 내내 친정에서 지내다 왔다.
같은 부산이고 한 시간 거리면 갈 수 있는데 그리 자주 가게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에는 꽤 길게 머물다가 온 셈이다.
언니네와 아파트 앞 뒤 동에 살고 계신다.
아파트 계단을 이리저리 오르내리다 문득 먼지 쌓인 자전거들이 눈에 띈다.
아이들 자전거는 별로 그렇지 않은데 어른용 자전거는 먼지가 수북하다.
아, 나도 저 자전거 같은 신세는 아닌가?
본래 태어날 때 두 바퀴로 씽씽 달려라고, 그런 임무를 갖고 이 세상에 왔는데 게으르고 눈 어두운 주인을 만나 제대로 달려보지도 못한 채 새 자전거로 인생에 먼지만 쌓아두고 있는 거 아닌가?
문득 그런 각성이 일었다.
끊임없이 나를 발견해 가는 것.
그래서 아주 유능한 자전거가 되는 것.
맨 처음 자전거는 빡빡하게 달렸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해서 오랫동안 기름칠도 해가며 내 몸에 꼭 맞는 것이 되어 갈 것이다.
새 것보다 훨씬 매력적인 숙련된 자전거.
아, 요사이 나는 그렇게 단련된 자전거가 부럽다.
그렇게 인생을 달려서
먼지하나 없는 단단한 근육의 자전거로
있는 힘껏
내게 주어진 삶을 다 소진하고 싶다.
자, 지금
먼지를 닦아보자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898 | 박세리 | westlife | 2007.07.17 | 1527 |
3897 | [55] 가을에 서다 [3] | 써니 | 2007.11.08 | 1527 |
3896 | 칼럼001 꿈을 위하여 [1] | 양재우 | 2007.03.12 | 1528 |
3895 |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꿈 신드롬 [1] | 자로사랑 | 2006.02.20 | 1529 |
3894 | 의미있는 날 [3] | 천장거인 | 2006.06.01 | 1529 |
3893 | 나 훔쳐보기 [2] | 김귀자 | 2007.01.18 | 1529 |
3892 | 즐겁습니다.. 그립습니다.. 그리고, 떠납니다~! [4] | 현운 이희석 | 2007.05.01 | 1529 |
3891 | 왕소군 | westlife | 2007.07.30 | 1529 |
3890 | [57] Can을 출시하는 사장의 마케팅 일설 [6] | 써니 | 2007.11.16 | 1529 |
3889 | 유한킴벌리 연구 - CEO의 말 1 | 박노진 | 2005.07.11 | 1530 |
3888 | -->[re]사람사는 냄새가 납니다. | 오옥균 | 2005.07.27 | 1530 |
3887 | 가끔은 포기하며 살련다 [1] | 신재동 | 2005.09.09 | 1530 |
3886 | 목숨을 건 농담.. [2] | 원아이드잭 | 2006.04.24 | 1530 |
3885 | 다신 글 안 올릴 사람들? [10] | 한정화 | 2007.03.26 | 1530 |
3884 | [64] 겨울 어머니와 책 [2] | 써니 | 2008.01.08 | 1530 |
3883 | [11] 공간 그리고 비움 [1] | 오세나 | 2005.06.29 | 1531 |
3882 | [꿈과동행하는 글 2]줄기세포사건을 보면서 [3] | 꿈과동행 | 2006.01.13 | 1531 |
3881 | 2007년 책 첫머리 [1] | 김귀자 | 2006.05.10 | 1531 |
3880 | 허락구하기 [2] | 귀한자식 | 2006.08.08 | 1531 |
3879 | 효리 가라사대 [2] | 한명석 | 2006.11.06 | 1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