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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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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11일 14시 19분 등록

7월 오프수업을 마치고

 

어머니의 품 속 같다.

징징 울어도 되고, 은근한 칭찬 한 마디를 기대하며 잘난 척도 해보기도 하고.

친구들과 싸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짐짓 내 편을 들어주기를 바라는 유치한 맘도 있고.

그렇지만 어머니는 서운한 소리를 하신다. 조심스럽게 혼을 내신다. 조급한 열정에 투정을 부리는 자식을 향한 안쓰러운 마음을 애써 감추고서, 쓴 소리를 내신다. 그리고 잊지 않으신다. 헤어질 때 악수대신 꼭 안아주신다. 그녀의 가슴으로 나의 가슴을 꼭 안아주신다. 마음 속 짐과 상처를 나누어 가시려는 듯, 마흔을 넘기고도 제 품을 떠나 세상에 용감한 척 하고 살지 못하는 자식이 못내 안타까운 듯. 자식의 상처가 남들에게 그저 가벼운 ‘가십거리’로 되고 마는 것에 못내 맘이 상하셨던 모양이다. 담배를 끊으라는 잔소리마저 그냥 흘려듣지 못한다. ‘변경연’은 내게 그런 곳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배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화장실 가는 것도 참고, 담배피울 시간도 아껴가면서. 울게도 하고, 웃기기도 하는 말 한마디 놓치기가 아까워서. 듣고, 적고, 묻고, 대답하면서 아픈 곳을 드러내놓고 소금물로 치료를 받기도 하고,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지만 따뜻한 말을 차에, 커피에, 코멘트에 녹여 낼 줄도 아는 사람들이다.

몸에도 해로운 담배마저도, 한 대 같이 피어줄 넉넉한 아량을 닮고 싶다.

오십견 어깨를 투덜거리면서도 케리어에 과일 담아오는 그 마음은 또 얼마나 깊은지.

그림자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자신을 낮추는 저 불편한 공헌에 고마움을 잊지 않고 싶다.

차를 내리고, 시원한 맥주를 사오고, 단 한곡 나누어 부르기 위해 굳이 기타를 매고 오는 그 불편한 고집들. 한 사람을 위한 단 한마디 코멘트를 위해 굳이 시집을 챙기고, 시를 고르고, 어설픈 시인에게 읽게 하셨던 그 마음. 비록 먹어보지 못했지만, 우유병에 담겼던 그 막걸리. 잠시를 다녀가며 챙겨온 5기 선배님의 그 호두과자에도 이제 입맛이 들어간다.

아는 사람은 손님으로 받지 않는다며 웃음으로 배려한 그 공간에서 우리는 넘쳐나는 사랑을 배운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본다. 신부님 방, 냉장고를 청소하며 챙겨왔다는 미사주, 우리의 저녁만찬은 기쁘게 주님을 모시는 의식으로 시작했다.

“착잔”, “거잔”

“주님을 향하여..” “안주와 더불어”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주님, 내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마땅치 않으나, 한 말씀만 하소서. 내 영혼이 곧 뿅가리라”

 

그녀들의 수다

같은 시간 멀리 의정부에서부터, 전주에서 상현네집으로 몰려든 유끼 아내들의 오프수업이 있었다. 남편들의 글을 안주삼아, 마실 줄도 모르는 맥주 캔을 용감하게 까든 우성이형 형수, 잠시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쌍둥이 아들의 불편함에도 21층, 25평짜리 공간에서 짜짱면을 시켜 먹어가면서. 정읍 입암이 고향이라니, 아내와 이름이 같은 ‘진영’이라니 서로의 비밀을 하나씩 까보면서 서로에게 놀란다. 다 전라북도에 연고가 있었다. 그녀들은 8월말에 별도로 오프수업을 하기로 했단다. 아내의 웃음이 조금씩 더 편해진다. 전주에서 1박2일. 지금하는 집수리를 서둘러야겠다.

IP *.154.57.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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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7.11 16:05:59 *.197.63.9
돌 던지기2

설마 글만 멀쩡한 것은 아니지?

“주(酒)님, 내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마땅치 않으나, 한 말씀만 하소서. 내 영혼이 곧 뿅가리이다.
이 구절 넘 마음에 든다.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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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7.11 21:55:17 *.34.224.87
진철아! 
 "내 영혼이 뿅 가오리이다" 가 정확한 표현이다. ^*^
 그리고,  접순,,전에 원래 건배제의를 했어야 했는데..ㅎㅎㅎ

참 반듯하고 잘생기신 문요한 선배님!
비싼 청담동에서 병원 운영하시기도 힘드실텐데,
강의장까지 빌려주시더니,  이쁜 은주의 계략(?)에  
알고도 속아주시며 맛있는 고기까지 사 주셨다..
같은 해, 같은 달에 태어나 3일 차이라는 것을 아니 더욱 기쁘다..
은주랑 삼총사 해야겠다.. (벵곤이 빼고..ㅎㅎ)

힘드셨을 텐데 끝까지 지켜봐 주시는 좌샘의 애정어린 시선!
술한잔 같이 하고픈 춘희님의 호두과자는 그녀처럼 늘 수줍어한다.  

아침 일찍 병원에 들렀다. 
사무실을 친한 신부님 방으로 옮겼는데, 냉장고에 미사주가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얼릉(?) 챙기고,  오늘수업을 위한 악보를 출력하여 가지고 갔다.
며칠 동안 여행때문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탓인지,
몸살기운이 있어 수업 중에도 계속 어지럽고 몸이 추웠다.. 
그러나, 이열치열인가? 오프수업의 열기로 오후부터는 몸이 후끈 달아올랐다..

몰입된 우리의 수업과
웨버의 중간 몸풀기 체조
갱숙이 누나의 엄청난 과일 공세와 묙이의 흑맥주, 
진철스러운  커피, 은주의 이름도 못 외울 각종 차, 연주의 떡....

수업내용은 홈페이지에 올려지겠지만,
현장에 참석하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을, 
스승님의 절묘한 코멘트와 특별 강의..
아직은 설익었지만, 유끼들의 그림이 조금씩 그려지고 있었다.
기억에 오래 남을 수업이었다.

가끔은 내가 기특할 때가 있다. 
조금 힘들면 어떤가! 연구원을 지망하고,
세상의 온갖 스토리를 다 지닌 유끼를 만나게 된 의사결정은, 
최고의 선택이 아니었던가!  ..
기쁘다...음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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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1 23:53:28 *.34.224.87
건, 내꺼이 아니지..
PAX 라고 대학에서 '가톨릭 학생회' 동아리 활동하던 사람들은 다 알거야..
나는 PAX 는 하지 않았지만, 워낙 같이 술을 마이 먹어서...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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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
2010.07.11 23:42:06 *.186.58.76
형, 혹시 ' 뿅가리 스웨트' 기억나? 또 '앗싸 가오리'도?
두 개의 말이 얼치기 설치기로 뒤섞여서 만들어진 말 같아..ㅎㅎ
암튼, 천주교 미사의 엄숙함을 존중해서... 공식적인 표현을 쓰도록 하겠슴다.
후배들하고도 써먹을 생각... 그러고보니, 형꺼 잘 팔아먹는다... 돈 한푼 안내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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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2 04:23:26 *.106.7.10
우리가 몇번을 만났었나 세어보았어요 ^^

3월 면접여행
4월 하동 시인 방문,  전체 연구원 모임(속초)
5월 인건이 가게 모임, 오프 수업, 유끼 모임
6월 오프 수업(서산 여행), 유끼 모임(난 불참 ㅠ.ㅠ)
7월 오프 수업 

와~, 찬찬히 세어보니 모두 만난 것이 열번도 되지 않았네요.
그런데 우리 어떻게 된 것일까요?
어쩌다 이렇게 서로에게 영혼의 울림을 느끼게 된 것일까요????
참으로 오묘한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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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2 08:35:37 *.10.44.47
별난 며느리 뒷바라지 하시느라 고생하시는 시부모님 생각에
서둘러 빠져나왔는데...
어찌나 아쉽던지...
대신 혼자 꿈에서 뒷풀이를 했습니다.  ^^;; 

아쉬워서 우짜지..
이번 주는 얼렁 숙제 끝내놓고 개별 접촉이라도 시도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아무래도 저는 여러분을  넘넘 넘 사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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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07.12 09:03:11 *.236.3.241
연구원 과정에 들어오기 전에 수업을 통하여 이렇게 충만한 느낌을 받아 본 적은 없었다.
횟수가 늘어갈수록 강도가 점점 세지는 듯하다. 서로에게서 배운다는 게 무엇인지 알겠다.
그리고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이 이렇게 삼삼한 일인 줄 새삼스럽게 깨닫고 있다.
내가 연구원으로서 그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가슴 뿌듯했다.
 
그 자리를  성소로 함께 꾸며준 스승님과 동기들, 좌 샘, 문 선배, 춘희 선배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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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7.12 09:40:52 *.197.63.9
뻘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진국의 멘트? 캬! 캬! 캬!  집에서도 그렇게 자주 하기를. 요렇게!!  emoticon 사람이 좀 뿅 갈 때가 있어야 재밌지잉..  주님께서도 강복 하실 것이여.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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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0.07.12 09:34:24 *.178.174.197

모두 월요일 아침 충만해져 있는 모습으로 만나니

더욱 기분이 ‘뿅’ 가오리오다.

아침에 선이 보내준 수업과 산책 사진을 보니

유끼가 개인에서 하나로 보여지네요.

아자 아자 파이팅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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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2 13:14:21 *.145.204.112
진철이가 빠르기도 하지... 정리도 잘했네.. ㅎㅎ

진철과 내가 말문이 터인 터라 더 시끄러웠던 것 같아
서로에게 배우되
다 내놓아도 안전한 놀이터로 유끼가 함께 만들어갈 오프수업의 흥분이 아마 매월 깊어질 것 같아
세번째의 오프수업이었는데 할 때마다 들을 때마다 새롭더군 
 
장소 제공해 주신 문선배님 감사드리고, 이번에도 호두과자를 준비해오신  5기 뿅공주선배 감사, 좌샘의 경청은 우리를 긴장하게 하셨으나 마지막 커멘트에서 우리의 위치를 볼 수 있었지....

천방지축 날뛰는 유끼들을 사람만드시려는 사부님의 말씀과 배려의 행동...
주신말씀 마음에 새기고 수첩에도 기록했어
다시 한주를 시작하며 모두에게 감사를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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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10.07.12 18:53:28 *.248.235.12
진철씨. 무사히 잘 내려갔어요?
난 못내 마음에  걸려서..... 조금만 더 기다려줄껄....하고 반성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오히려 내가  위로를 받고 있군요..
부디 타고난 재능으로 詩 를 갈고 닦아서
변경연의 간판 시인이 되어주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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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
2010.07.12 21:29:55 *.154.57.140
네, 선생님. 터미널에서 아내랑 아이들을 만나.. 새벽에 전주에 도착했습니다.
서로 배우고, 더 비우고, 마디마디 굳어지는 죽순이 되겠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진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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