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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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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6일 01시 13분 등록







푸른 힘이 은유의 길을 만든다


 


                            배한봉


 


 


벌레 한 마리 나뭇잎을 갉아먹고 있다


 


바람 불고 잎들이


뒤척거린다


그 아래 잎들의 신음이 쌓여


그림자가 얼룩지고 있다


산책 나온 아침, 눈이 동그래진다


 


나뭇잎에 허공 길이 뚫리고


거기 헛발 디딘 햇빛


금싸라기를 쏟아 세상이 다 환해진다


, 나뭇잎 허공


벌레 먹은 이 자리가


우화를 기다리는 은유의 길이라니,


 


허공에 빠진 내 생각 뜯어먹으며


또 살찐 벌레 한 마리 지나간다


 


배한봉,『우포늪 왁새』, 큰나,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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