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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26일 23시 32분 등록

에필로그 

모든 것은 변하고

변해야만 하고

변할 것이다.
 

“현장은 우리가 애써 구분지어 놓은 학문의 영역을 존중해 주지 않는다.”

통섭을 번역했던 최재천 교수는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겠지만 한 때 내가 연구원에 가면 당신은 지나치게 주관적이고 현장 위주요 라는 말을 들었고 현장에서는 나는 너무 학문적이고 이론적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젠 '뭐니 뭐니해도 현장의 경험이 중요하죠' 라고 말하고 그 반대편에서는 '저도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요' 라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학문적인 형식을 갖춘 보고서는 너무 어렵고 제한적이다. 반면에 뒤죽박죽 늘어지는 현장이야기는 산만해서 효과적이지가 못합니다. 그래서 나는 소설같은 이야기로 경험을 쓰고 싶었습니다. 많은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습니다. 글로벌화된 스포츠 사회에서 36년동안 펜싱을 하는 동안 많은 훈련과 경험을 했고 많은 사례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 위기에 처했다고 생각되어지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특히 과학적인 방법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인 문제들은 모호하고 접근이 어렵습니다. 이해는 가는데 행동으로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통해서 현장의 지도자들이 코칭을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간단명료하게 표현한다면 ‘위기관리’ 능력에 관해서 심리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 상황에서 일어났던 대처 경험을 조직이나 개인이 위기에 직면해 있었을 때를 가정하고 이야기로 풀어간 것입니다.

운전을 잘 하는 사람은 차를 빠른 속도로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돌발사태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 어떻게 그 순간에 그렇게 하실 수 있었습니까? 전 그저 ‘억!’ 하고 놀래서 어찌할 줄 모르겠던데... ” 라고  운전 중에 벌어진 다급한 상황을 잘 모면하는 나를 보고 함께 차를 타고 있던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나는 ‘그냥... 그 순간에 집중했을 뿐이야 !“ 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타고난 본능적인 재능이나 소질의 문제가 아니라 훈련과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개선되어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펜싱스포츠는 아주 짧은 시간에 승패가 갈리는 검을 다루는 격투 스포츠 종목이다. 상황에 대한 순간적인 판단과 신체의 신속하고 적절한 순발력있는 반응이 요구되는 운동입니다.

이 이야기는 모두가 위기라고 느끼는 상황에서 하나의 팀을 이끌며 조직이나 개인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활동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순간순간에 벌어지는 그리고 현재적인 생각으로는 상황을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태를 통합적이지만 심리적인 관점에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동기화를 유발시키고 지속시키는지, 그리고 어떻게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하는지를 상징적인 이야기를 통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화 된 스포츠의 세계무대에서 우연이나 기적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하여 상식적인 예상과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운전중에 일어나는 돌발사태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운전을 어느정도 할 수 있어야 하고 돌발사태에 적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단지 운전을 오래 했다고 해서 돌발사태에 잘 적응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위기상황에 대한 생각과 태도를 바꾸기 위한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이야기들, 그리고 정상적인 생각이 어려운 급박한 상황에서 대응하는 방법을 훈련하는 것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코칭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적절한 상상과 적용의 실험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을 약간 편집하고 초점을 개인에게 맞추었지만 실제로 일어났던 사례임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재린을 비롯해 선수들은 세계무대에서의 입상이라는 발판을 만들었습니다. 그 후로도 오래동안 국가 대표선수 생활을 했으며 많은 기록들을 남겼습니다. A급 세계대회에서 우승과 입상, 아시안 게임, 유니버시아드, 아시아선수권 대회등에서 우승했습니다. 특히 재린은 훈련방법을 개선하여 체력의 한계를 극복했고 세계랭킹 10권에 진입하는 한국 최초의 여자 에뻬선수가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세계무대의 입상권 문턱에서 좌절을 겪던 많은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성취동기와 도전정신을 제공하게 한 것입이다.

한국 스포츠는 많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탁월한 재능, 그리고 성실과 끈기로 능력의 창고에는 성공의 가능성들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뒤죽박죽 섞여있는 창고에서 필요한 물건을 찾아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창고의 구조와 그 안의 물건들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재능과 함께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더 나은 가능성과 성과를 위해 체계적인 훈련 방법과 지도 능력에 대한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이나 운동이 아닌 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구체적인 사례이기보다는 좀 더 상징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모든 학문이 통합되어 가고 균형이 요구되고 있는 사회에서 강한 경쟁력과 위기 관리를 위해서 괜찮은 사례가 되어 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인지과정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의 코칭에서 정서와 행동 중심의 접근법에 관한 구체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마치 위기관리의 한 방법처럼 생각해 볼 수 있는 이 이야기가 어려운 여건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의미가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 땅에서 코칭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별도로 코칭에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자료를 정리하였다. 참고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통합적 코칭 (holistic approach)

과일 얼굴 축소.jpg


 전체는 ‘부분의 종합 +알파’ 다.
전체 속에서 부분은 속성(배)과 역할(코)을 가지고 있다.
전체가 부분의 역할을 결정한다.
부분의 속성과 부분들 간의 관계가 전체를 조율한다.


2. 배경(background)

  학습배경 축소.jpg

개인, 환경, 목표는 상호역동적으로 작용힌다.
인간의 행위는 개인(혹은 집단)이 환경속에서 목표(task)를 향해 상호작용한 결과다.
그 요소들은 인지, 정서, 심동과 같은 학습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3. 훈련과 수양을 위한 운동학습과 제어 (motor learning &control for performance training)

행동반응 프로세스 축소.jpg

보는 만큼 안다.

보는 만큼 안다. 축소.jpg


아는 만큼 행동한다.

  아는 만큼 행동한다.축소.jpg

4. 숙련

실제 행동의 범위 축소.jpg

통합적으로는 할 수 없는 상태여도 그것을 분할하면 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숙련선수 움직임 변화과정 축소.jpg

이해할 없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을 통해서 통찰해야 한다.

  5. 최적 평형

최적 평형 축소.jpg

알다, 이해한다 와 할 수 있다로 구분된다.

행동은 그 행동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균형에서 최빈값이다.

그래서 기록은 최빈값의 대표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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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스
2011.09.27 08:07:45 *.181.51.2
형님의 치열함은 여전하시네요.
현장에서는 이론적이고 학문적이라하고, 정작 그 학문적인 곳에서는 현장위주라는 시선이 마치 메비우스의 띠갖습니다. 어쩌면 '꿈'이라는 것이 이상이라는 것들이 이런 모양으로 다가오는게 아닌가란 생각을 해봅니다.

저도 형님처럼 현장을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운동 선수나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나 자신이 서있는 곳이 그 개인에게는 현장이죠. 그러니 현장 아닌곳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통섭이 학문의 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른이들의 현장 이야기가 보석이되지 싶습니다.  

저는 형님 글에서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어떨때는 소름이 돋기도 하죠. 똑같은 내용이지만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많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치열함을 봤습니다.  그때 저도 뭔가를 고민하고 쫒고 있을때였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길을 찾는 사람들이 형님책을 만나면 '유레카'를 외칠겁니다. 길없는 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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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1.09.28 02:32:05 *.8.230.133

탁구는 여전한가..^^
사실, 함봐야제... 안 근가잉...
멋 모르고 달려들었다가 ... ^^
주눅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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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09.27 08:40:15 *.163.164.177
사랑과 고민, 열정과 좌절, 현실과 희망 그리고 나아감.
글 잘 읽었습니다.
글을 쓰는 작가의 행간의 의미까지 두고 읽지는 못했지만
많은 문장들이 나에게 대입되며 나는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배우는 입장에서, 코칭하는 입장에서.

글을 통해서 형님의 생각들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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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1.09.28 02:36:57 *.8.230.133
난 이곳에서 주눅이 들려...
스승님의 인문학적인 글쓰기와  엄청난 독서량...
연구원 공부하면서도 젊은 가오기들이...
씽씽하신 왕누님 한테... 

미련한 놈이 산을 넘는다고... ^^
나가 그 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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