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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9일 11시 56분 등록
  컬처 코드/ 클로테르 라파이유/ 김상철?김정수 옮김/리더스북


1. 저자에 대하여

패스트푸드는 왜 미국에서 시작되었을까? 왜 미국인은 축구가 아니라 야구에 열광할 까?  왜 비만인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는 걸까?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행동방식이나 특정 상황에 대해 수많은 ‘왜?’ 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질문들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답을 찾아야 할지 막막하게 만드는 막연한 질문들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정신분석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인 저자는 이 질문들의 답이 ‘컬처 코드’에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컬처 코드를 ‘자기가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컬처 코드는 우리가 세상을 들여다 보고 판단하는 데 사용하는 '문화적 무의식'이라고 한다.  저자는 1970년대 심리분석가로 활동할 때 자폐아의 학습 능력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각인’에 대하여 연구를 하였다. 각인은 우리가 겪는 경험과 그에 따른 감정이 결합되어 우리의 무의식 속에 만들어지는 것으로, 일단 하나의 각인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우리의 사고 과정을 강하게 규정하고, 그로부터 미래의 행동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우리는 각인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정의하게 되고, 각인은 우리를 우리답게 만든다고 한다.

그는 네슬레(Nestle)의 제안을 받고 ‘각인’에 대한 연구를 마케팅에 접목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문화적 요소들을 ‘해독해’ 감정과 그에 따르는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면, 인간의 행동과 그 차이에 관해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그 이후 저자는 문화의 무의식 속에 숨은 코드를 발견하는 일에 평생을 몰두하게 된다.

이 책은 전세계 주요 기업들을 위해 30여 년간 300회 이상 ‘각인 발견 작업’을 수행해온 경험의 총결산이다. 저자는 '각인 발견 작업'을 통해 드러난 컬처 코드라는 안경이 우리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다고 하니, 저자가 경험한 문화를 읽는 방식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 출판사 작가 소개 >>

클로테르 라파이유 박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이며 마케팅 구루이기도 하다. 창의력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도 탁월한 강의와 저술 활동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현재 아키타이프 디스커버리스 월드와이드(Archetype Discoveries Worldwide)의 회장으로서, 세계 유명 기업들을 위해 ‘컬처 코드’를 활용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수많은 기업과 CEO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했으며, 현재 ‘포춘 100대 기업’ 중 50개 기업 이상이 그의 고객이다. 라파이유 박사의 원형 분석 및 소비자 행위 분석에 대한 연구는 정신의학, 문화인류학, 심리학을 아우르고 있으며, 여기에 방대한 실증적 관찰이 결합되어 강력한 통찰력과 현실적인 해결책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치학, 심리학 분야에서 석사를 받았으며, 소르본느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박사를 받았다.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느대학교,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사데대학교, 미국의 미시건대학교와 뉴욕주립대학교, 스위스의 제네바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했다. 그는 영어, 불어, 스페인어에 능통하다. 지은 책에 《7 Secrets of Marketing in a Multi-Cultural World》,《Creative Communication》 등이 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옮긴이의 글 : 보이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하여

패스트푸드는 왜 미국에서 시작되었을까? 왜 미국인은 하필 앨 고어가 아니라 조지 부시를 대통령으로 뽑았을까? 왜 미국인은 축구가 아니라 야구에 열광할까?

왜로 시작되는 이런 질문들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숱하게 제기된다. 왜 우리는 집에 그토록 집착하는가? 왜 우리는 아파트 평수에 자존심을 걸까? 왜 우리는 자신의 노후에는 신경쓰지 못하면서 아이들 교육에는 목을 거는 걸까? 왜 우리는 유독 명품에 열광하는 걸까?[6]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물의 의미를 각인하는 시기는 7세까지라고 한다. 미국의 어린이는 미국이라는 환경에서, 한국의 어린이는 한국이라는 환경에서 가장 활발한 학습 기간을 보낸다. 그리고 이 학습 기간에 형성된 구조가 잠재의식을 지배하게 된다. 그리하여 문화가 다르면 생각도 다르다. 생각이 다르면 동일한 사물에도 다르게 반응한다. 감정은 학습의 결과인 셈이다.[7]


어떤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하는 말의 내용보다는 구조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코드’는 우리가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다.[7]


구조는 이야기의 구조, 즉 다양한 요소들 간의 관계다. 사람들 행동의 배후에 있는 참된 의미를 찾아내는 열쇠는 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다.[8]


세상은 보이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코드를 모르면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고객의 마음을 갖고 싶은 비지니스맨이라면, 유권자의 표를 원하는 정치인이라면, 조직구성원들의 헌신과 열정을 바라는 지도자라면 먼저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마음을 훔치기 위해선 먼저 알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답이 제시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답을 구하는 방법은 찾을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 이유가 궁금한 사람, 왜 다른 사람들은 저렇게 행동하고 말하는지가 궁금한 사람은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9]


시작하는 글 :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경


코드는 무의식 속에 있다.

컬처 코드란 우리가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자동차와 음식, 관계, 나라 등-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다.[18]


컬처 코드를 발견하기 위한 나의 여정은 1970년대 초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파리에서 심리분석가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임상 사례를 연구하던 나는 위대한 과학자인 앙리 라보리(Henri Laborit)의 이론을 접하게 되었다. 라보리는 학습과 감정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내고, 감정이 없으면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감정이 강렬할수록 경험은 더욱 명확하게 학습된다.[19]


경험과 그에 따르는 감정이 결합되면 각인이 이루어지는데, 각인이라는 용어를 처음 적용한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인 콘라드 로렌츠(Konrad Lorenz)였다. 일단 하나의 각인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우리의 사고 과정을 강하게 규정하고 미래의 행동을 만들어낸다. 각인은 저마다 우리를 더욱 우리답게 만드는 데 이바지한다. 각각의 각인들이 결합되어 우리를 ‘정의(define)' 한다.[19]


나는 각 그룹마다 세 시간짜리 모임을 구성했다. 첫 번째 시간에 나는 다른 행성에서 지구를 방문한 사람 역을 맡았다.... 두 번째 시간에는 사람들을 초등학생처럼 바닥에 앉게 한 다음, 가위와 잡지들을 주고 커피에 관한 단어들을 뜯어 붙이게 했다.... 세 번째 시간에는 참가자들에게 베게를 베고 바닥에 눕게 했다.... 나는 그들과 함께 아주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여행을 했다.[23]


각인의 근원에 도달할 수 있다면, 즉 문화의 요소들을 ‘해독해’ 감정과 그에 따르는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면, 인간의 행동과 그 차이에 관해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희망이 나로 하여금 일생을 모든 문화의 무의식 속에 숨은 코드를 발견하는 일에 몰두하도록 만들었다.[25]


‘태양’또는 ‘달’과 같은 단어의 간단한 습득 과정을 통해 프랑스인과 독일인이 정반대의 각인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모든 문화는 저마다 이런 단어들에 대한 해석, 즉 코드가 다르다. 다양한 각인들에 대한 다양한 토드들이 모두 결합되면, 이 문화 속에서 나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고 사용하는 ‘준거 체계(reference system)'가 생겨난다. 그리고 이런 준거 체계들이 지침이 되어 다양한 문화가 다양한 방법으로 형성되어간다.

각인과 코드의 관계는 자물쇠와 비밀번호의 관계와 같다. 자물쇠는 올바른 숫자를 바른 순서로 맞춰야 열 수 있다. 광범한 각인의 코드를 찾아내는 일에는 아주 깊은 의미가 있다. 코드를 찾아내면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 즉 “우리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코드를 이해하면 놀랍고 새로운 도구가 생긴다. 우리 자신과 우리의 행동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안경’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 안경을 쓰면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을 보는 방식이 달라지며 우리가 항상 의심해왔던 것이 사실임을 입증해준다. 즉 전 세계 인류는 공통적인 인간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코드는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가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해준다.[26, 27]


그동안의 각인 발견 작업을 통해 나는 컬처 코드라는 안경이 우리의 주변 세계를 새롭고도 역동적인 통찰력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중략)

나의 일차적인 목적은 이 책의 독자들을 해방시키는 것이다. 각자 자신이 현재의 방식대로 행동하는 이유를 이해하면 놀라운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자유는 인간관계, 소유물,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생각들을 바꿔놓을 것이며, 각자의 정체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생활을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28]


1장 문화적 무의식의 발견 : 코드를 발견하는 다섯 가지 원칙


내가 현재 코드를 발견하는 작업 방식은 30여 년 전 네슬레를 위해 작업을 할 때와 동일하다. 코드를 밝혀내기 위한 나의 방법론은 다섯 가지 원칙을 따르고 있으며, 이 원칙들을 알면 작업의 각 단계에 적합한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30]


원칙 1 : 사람들의 말을 믿지 마라.

원칙 2 : 감정은 학습에 필요한 에너지다.

원칙 3 : 내용이 아닌 구조가 메시지다.

원칙 4 : 각인의 시기가 다르면 의미도 다르다.

원칙 5 : 문화가 다르면 코드도 다르다.


우리는 자기 성찰을 할 때에도 대개 잠재의식에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행동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이 강력한 힘과 상호 작용하는 일이 좀처럼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질문을 받으면 논리적으로 보임직한, 혹은 질문자가 기대함직한 답변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답변으로는 우리의 감정을 조정하는 무의식적인 힘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여론조사와 시장조사가 자주 판단을 그르치게 하거나 무용지물이 되는 이유다.... 여론조사나 시장조사는 사람들의 ‘진심’이 아닌 ‘말’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32]


각인 발견 작업의 세 번째 시간이 오면 참가자들은 마루에 베게를 베고 누워 편안한 음악을 듣게 되는데, 이때 사람들은 진심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뇌의 다른 부분들을 사용하게 된다. 그들의 답변은 이제 본능이 자리잡은 파충류 뇌(reptilian brain)에서 나온다. 파충류 뇌는 제1두뇌로서 가장 원초적인 내면이라 할 수 있으며, 진실한 답은 바로 여기에 있다.[33]


나는 미국인이 자동차에서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감을 잡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동차에서 무엇인가 독특한 것을 원했다. 자유를 원했고, 관능적인 경험을 원했다.[34]


감정은 학습의 열쇠이자 각인의 열쇠다. 감정이 강할수록 경험도 명확하게 습득된다. 어린아이와 뜨거운 냄비의 경우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감정은 반복으로 강화되는 일련의 정신적인 연관관계(나는 이를 정신적인 고속도로라고 부른다)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정신적인 고속도로는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을 규정한다.[36]


학습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이루어진다. 7세가 되면 대개 정신적인 고속도로가 완성된다. 그러나 감정을 통해 새로운 각인을 얻는 과정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현재 살아 있는 미국인들은 대부분 세계무역센터 붕괴를 목격한 경험을 생생하게 되살릴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런 경험들이 감정적으로 아주 강력해서 우리 뇌에 효과적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이다.[37]


나는 각인 발견 작업의 세 번째 시간에 참가자들에게 이야기를 하게 하고는 그 내용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구조에 집중한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와 자동자의 관계, 운전 경험과 그에 따른 감정의 관계였다. 이런 관계, 즉 구조를 통해 우리는 미국인의 강한 정체성이 자동차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으며, 덕분에 그러한 정체성을 강화해주는 피티 크루저를 개발하게 되었다.[42]


나는 여러분에게 첫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일생에 두 번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대부분 7세까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물의 의미를 각인한다. 7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감정이 가장 중요한 힘이고(증거가 필요하다면, 아동의 감정 상태가 한 시간 동안 얼마나 자주 변하는지 지켜보라), 7세 이후의 어린이는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그리고 대부분 7세 이전에는 한 가지 문화만 접한다. 이들은 집이나 주변 지역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미국의 어린이들은 의미 있는 방식으로 일본 문화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일본의 어린이들도 아일랜드 문화를 체험할 기회가 드물다. 따라서 이처럼 어린 나이에 잠재의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강력한 각인은 그들이 어떤 문화에서 성장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미국의 어린이는 미국이라는 환경에서 가장 활발한 학습 기간을 보내며, 이 학습 기간에 형성된 정신구조가 잠재의식을 지배하게 된다. 그리고 당연히 어린이는 미국인으로 자라난다.[42, 43]


자동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개성(Identity)'이다.... 독일인의 자동차에 대한 코드는 '엔진(Engine)'이다.[48]


이 다섯 가지 원칙은 우리에게 제3의 무의식이 작용함을 알려준다. 독특한 방식으로 우리 각자를 자신이 속한 문화에 의존하게 하는 이 제3의 무의식은 바로 ‘문화적 무의식’이다. 이러한 문화적 무의식은 또한 모든 문화에는 독자적인 정신적 경향이 있음을, 즉 프랑스인에게는 프랑스의 정신이 미국인에게는 미국의 정신이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정신적 경향에 따라서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된다.[49]


2장 사랑과 유혹, 섹스에 대한 코드 : 청년기적 문화의 성장통


강력한 각인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문화가 생겨나서 변화하는 속도는 매우 느리다. 230년밖에 안 되는 미국의 문화는 변화를 일으킬 만한 각인을 비교적 적게 겪어왔다. 서부개척, 성공을 찾아 건너온 박해받은 사람들의 이주 물결, 두 차례의 세계대전 등이 그러한 각인에 속한다. 2001년 9월 11일의 사건은 미국 문화를 변화시킬 또 하나의 각인으로 보이지만, 이는 앞으로 몇 세대가 지나봐야 확실해질 것이다. 어쨌든 문화의 발전을 인생의 여러 단계에 빗대어 본다면 미국은 매우 젊은 편이다. 캐나다 문화나 남아프리카 문화만큼 젊지는 않지만, 늙은 영국 문화나 일본 문화보다는 확실히 젊다.[53]


미국의 청년기적 문화는 한 가지 본질적인 사실에서 기인한다. 즉 미국은 현재와 같은 나라가 되기 위해 왕을 살해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다.[54]


우리가 마이크 타이슨, 마이클 잭슨, 톰 크루즈, 비너스 윌리엄스, 빌 클린턴을 좋아한다고 하자. 우리가 그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기이하고, 별나고,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미국에서는 극단적인 행동조차 완벽하게 용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그들을 좋나하는 까닭은 제니퍼 윌뱅크스 처럼 어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은 ‘달아난 성인’에 지나지 않는다.[55]


우리를 매혹시키는 이 인물들의 공통점, 그것은 바로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마음으로 영원한 젊은이이며, 열광적이고, 삶의 기복이 심하며, 한때는 승승장구하다가, 어느 순간에 완전히 버림을 받고, 항상 다시 등장한다. 이들은 모든 미국인들이 원하는 ‘영원한 젊은이’이다.[57]


코드는 가치 중립적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코드는 어느 특정 문화를 심판하지 않는다. 미국인의 코드는 미국의 청년기적 문화를 반영할 뿐이다.[59]


이 세 가지 형태의 이야기, 즉 사랑에 대한 최초의 기억, 가장 뚜렷한 기억, 가장 최근의 기억을 통해 미국인의 독특한 유형이 드러났다. 참가자들은 거듭 사랑에 대한 갈망과 사랑의 필요성, 참된 사랑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종일관 사랑에 실패한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했다. ‘가장 최근의 기억’은 대체로 상실과 비참함, 슬픔에 관한 이야기였다. 미국인은 나이와 상관없이 청년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으로 사랑을 본다. 즉 이들이 보기에 사랑이란 이루어지는 일이 거의 없는 가슴 설레는 꿈이다. 미국인의 사랑에 대한 코드는 ‘헛된 기대(FASLE EXPECTATION)'다[64]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코드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단지 코드는 하나의 준거 체계로서 그 문화에 속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을 뿐이다.[72]


사실 유혹은 이탈리아 남자들에게는 오락거리지만 다른 문화에 속한 사람들은 다르다. 이 놀이에서는 즐기는 것이 쟁취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다.[73]


일본의 문화는 노년기에 해당하지만, 일본 남자들은 미국 남자들과 똑같이 불안한 감정을 나타낸다. 그러나 그 이유는 다르다. 일본에서는 중매 결혼이 일반화되어 있는 탓에 남자가 여자를 유혹하는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다..... 일본 남자들은 여자에게 구혼하거나 구애하는 기술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사랑을 하찮고 위험한 것(일시적인 질병)이라고 가르치는 문화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74]


앞에서 말했지만 감정은 학습의 열쇠다. 각인을 일으키는 감정이 부정적일 때, 그 각인도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사회 전반에는 유혹의 개념에 관한 부정적인 각인이 있다. 미국인은 유혹을 생각할 때 하고 싶지 않거나 해서는 안 될 일을 강요받는 것을 떠올린다. 유혹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조종(Manipulation)'이다.[76]


나는 각인 발견 작업을 할 때 사람들이 쓴 글을 읽더라도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보지 않고(“사람들이 하는 말을 믿지 말라.”는 원칙을 명심하라) 공통적인 메시지를 본다. 글의 문맥을 보지 않고 어법을 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라 구조다. 나는 사람들이 섹스에 관해 쓴 이야기들을 분석하다가 글의 운율에 무엇인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겁먹은, 두려운, 호기심이 발동하는 등의 단어들과 함께 “두들겨 맞은 기분이었다.”라든가, “섹스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와 같은 짧은 문장 속에서 무언가 숨가쁜 어조를 감지할 수 있었다. 그것은 대결을 떠올리게 했지만 평화롭게 해결되어 양측이 모두 승자가 되는 그런 종류의 대결이 아니었다. 그것은 최소한 한쪽이 패자가 되거나 아니면 양쪽 모두 패자가 되는 폭력적인 대결이었다. 실제로 섹스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폭력(Violence)'이다.[81]


미국의 대중문화는 섹스와 폭력의 연관으로 가득 차 있다.[83]


문화는 느리게 변한다. 적어도 현 세대에는 미국 문화의 청년기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사랑과 유혹, 섹스에 대한 코드가 앞으로도 오랜 세월 지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청년기는 롤러코스터 타기와 같다. 여러분은 다음 장들에서 청년기적 문화가 어떻게 사람들을 불안의 심연으로 곤두박질치게 하고, 또 하늘 높이 치솟게 하는지 보게 될 것이다.[84]


3장 아름다움과 비만에 대한 코드 : 폭력과 도피에서의 줄타기


문화는 수많은 원형들(archetypes), 그리고 각 원형과 그 반대의 원형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미국 문화에서 나타나는 일차적 긴장 중 하나는 ‘자유’와 ‘금지’ 사이의 긴장이다. 미국인은 자유를 양도할 수 없는 권리로 여긴다. 미국인은 자유를 지키려고 여러 차례 전쟁을 치러왔으며, 자유를 유지하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다. 동시에 금지를 지향하는 성향도 매우 강하다. 과음해서는 안 되고, 지나치게 놀아서도 안 되고, 지나치게 부를 과시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축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문화가 축 위의 어느 지점에 놓이는가는 시대마다 다르다.[86]


문화가 다르면 동일한 원형이 전혀 다른 반대 원형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자유의 반대 원형은 금지가 아니라 ‘특권’이다.[87]


남자는 섹스를 하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이 말에 항의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보통 남자들은 섹스를 원하는 여자라면 누구와도 기꺼이 섹스를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한 남자가 단순히 한 여자를 떠받드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녀의 아름다움까지 알아보게 된다면, 그리고 그녀의 육체적인 화려함만을 찬양하지 않는다면 그의 영혼은 한 단계 더 고양된다. 여자가 남자의 눈에 늘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면 그녀는 남자를 더 훌륭한 인물로 만들 수 있다. 그녀는 남자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이상의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로 볼 때 아름다움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남자의 구원(Men's Salvation)'이다.[94]


아름다움에 대한 코드는 남자의 구원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파멸’이다. 사람을 구원하는 것이 파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는 매우 강렬한 긴장이다.[96]


“오늘 다른 강연자들이 미국의 비만 문제에 관한 해결책이 교육에 있다고 말씀하진 것은 훌륭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나서 천천히 강장을 들러보며 말했다. “교육이 해결책이라면 여러분에게는 왜 효과가 없었습니까?” 내가 이렇게 말하자 청중 속에서는 어이없어 하는 소리가 들렸고 몇 사람은 킥킥거렸으며 많은 사람들이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후로 터프츠대학교에서는 두 번 다시 나를 강사로 초청하지 않았다.[98]


비만이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이처럼 비만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운 걸까? 비만은 문제가 아니고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비만이 문제라기보다 해결책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과식은 성적인 학대를 받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반적인 방어기제다.[100]


체중과 씨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어떤 관계와 - 사랑하는 사람, 스스로의 역할, 생존 경쟁 등과- 씨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비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도피(Checking out)'다.[105]


비만해지는 것은 생존 경쟁을 피하고, 싸우지 않고도 강한 개성을 얻고(뚱뚱이라는), 적극적인 태도에서 수동적인 태도로 돌아서기 위해 무의식이 가장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106]


적당한 영양 섭취와 활동적인 생활이 건강 유지에는 필수적이지만 비만을 해결하는 수단은 아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는 무엇으로부터 도피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서 찾아야 한다.[108]


4장 건강과 젊음에 대한 코드 : 언제나 생존이 우선한다.


사람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 뇌를 갖고 태어난다. 그 중 한 부분은 ‘대뇌피질’로서 학습과 추상적 사고와 상상력을 다룬다. 어린이들은 대부분 7세가 넘어야 대뇌피질을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112]


또 한 부분은 ‘대뇌변연계’로서 감정을 관장한다. 감정은 전혀 단순하지 않으며 모순으로 가득할 때가 많다..... 대뇌변연계는 출생 직후부터 5세 사이에 주로 어머니와의 관계를 통해 형성된다. 우리는 어머니를 통해 따듯한 정과 사랑, 그리고 강한 유대감을 얻는다.[112]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뇌피질과 대뇌변연계의 싸움에서 대뇌변연계가 승리하는 경우가 많음을 알고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이성보다 감정을 따를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 부분의 뇌 중 으뜸은 두말할 나위 없이 ‘파충류 뇌’다. 이 명칭은 이 부분이 파충류의 뇌와 비슷한 데서 유래되었는데, 파충류 뇌는 2억 년 전의 조상의 뇌와 별로 다를 바 없다고 한다. 파충류 되는 두 가지 중요한 일, 즉 생존과 생식을 관장한다. 물론 이 두 가지는 기본적인 본능이다. 생존하고 생식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멸종된다. 따라서 파충류 되는 다른 두 부분보다 영향력이 훨씬 크다. 예컨대 육체적 이끌림 역시 파충류 뇌의 차원, 즉 ‘생존’의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즉 인간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후손에게 최고의 생존 기회를 제공할 유전자를 보유한 상대에게 육체적인 매력을 느낀다.[113]


인간에게는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나 ‘올바로 이해하는 것’보다는 ‘살아남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따라서 삶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것은 바로 파충류 뇌다. 파충류 뇌는 대뇌피질, 대뇌변연계와의 싸움에서 언제나 승리한다. 본능, 논리, 감정과의 싸움에서 늘 승리하는 것은 본능이다. 이는 개인의 행복과 인간관계, 구매 결정, 심지어 지도자 선택의 문제를 다룰 때도 마찬가지다.[114]


문화 역시 생존의 차원에서 변화하고 발전한다. 문화는 우리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러지는 데 필요한 일종의 생존 수단이다. 미국의 문화가 지금의 형태로 발전한 것은, 미국으로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온 개척자들과 이주민들이 이 광활한 나라에서 살아남으려면 문화를 그런 형태로 발전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청교도적 특성과 강한 근면성, 사람에게는 두 번의 기회가 온다는 믿음, 성공을 중시하는 태도 등은 모두 미국이라는 신세계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었다.

에스키모 문화가 미국 문화와 다른 것은 생존 조건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스위스 문화는 주권국가로서 일상적인 생존 위협에 대응해 다양한 문화를 강력한 하나의 문화로 융합하면서 지금의 형태로 발전했다. 우리는 두 문화가 저마다 생존의 필요성에 따라 독특하게 발전한 고정을 추적할 수 있다.[114]


미국인에게 건강과 행복은 “자신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 사명은 다국적기업을 운영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거나 지역정치에 참여하는 것, 혹은 산에 오르거나 가족을 위해 멋진 요리를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것이든 간에 거기에는 모두 ‘행동’이 따른다. 미국인들은 이러한 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라면 건강한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이 병에 걸렸을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건강과 행복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활동(Movement)'이다.[121]


쇠약해진 노인들은 스스로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우울증에 빠진다. 활동을 멈추는 것은 곧 삶을 멈추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필사적으로 운동을 하는 이유는 바로 활동을 지속함으로써 삶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다.[123]


다른 문화에서는 건강에 대한 개념의 차원이 달라진다. 중국인에게 건강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상태를 의미한다.... 한편 일본인은 건강을 의무로 여긴다. 건강해야만 자신의 분화와 공동체, 가족에게 몸바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건강을 유지하는 일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병이 들면 깊은 죄책감을 느낀다.[124]


대부분의 미국인은 의사가 생명을 구한다는 개념을 각인하고 있어서 의사가 가족의 생명을 구해준 때나 자신을 구해준 때를 기억해낼 수 있다. 의사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영웅(Hero)'이다.[125]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간호사에게 편안함을 느끼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간호사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어머니(Mother)'다.[127]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병원과 연관시키는 느낌은 그곳에 있을 때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제품이라는 것이다. 병원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가공 공장(Processing Plant)'이다.[127]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이렇게 말했다. “젊음은 미국의 가장 오랜 전통이다. 그 전통은 지금까지 300년 동안 지속되어왔다.”[129]


미국인에게 젊음은 인생의 한 단계가 아니라 가장할 수 있는 어떤 것, 실제 나이를 감출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젊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가면(Mask)'이다.[134]


코드를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여기서 한 걸음 물러서서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나는 정말 가면을 쓴 채 인생을 마감하고 싶은가? 가면을 벗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는 성숙을 받아들이고 탐구하기보다 계속해서 젊음에 매달림으로써 무엇인가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답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가면을 씀으로써 우리는 거울에 비친 새로운 모습을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아주 잠시일 뿐이다.[140]


5장 가정과 저녁식사에 대한 코드 : 따뜻함으로의 회귀 본능


왜 미국인은 축구가 아닌 야구에 열광하는 가. 그 이유는 바로 코드에서 찾을 수 있다. 가정을 의미하는 홈으로 들어와야만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야구는 가정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와 너무나 부합하는 스포츠다.[146]


우리는 일을 하기 위해 매일 아침 직장에 나갔다가도 저녁에는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식탁에 둘러 앉는 순간 진정으로 가정에 되돌아온 느낌을 갖게 된다. 저녁식사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필연적인 순환(Essential Circle)'이다.[164]


6장 직업과 돈에 대한 코드 :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


각인 발견 작업의 참가자들은 첫 번째 시간에 이야기한 내용을 세 번째 시간에 전부 뒤집어버렸다. 미국인들에게 직업이란 단지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의무적으로 해내야 하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 일에는 훨씬 강력한 차원, 즉 삶을 규정하는 차원이 있었다. 직업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정체성(Who you are)'이다.[175]


미국인들은 직장에서 은퇴를 고분고분 받아들이는 법이 없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이 전과 다름없다고 굳게 믿는다. 억만장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계속 확인하기 위해 여전히 일주일에 60시간씩 일을 하며, 최근에 승진한 중간관리자도 다음 승진이 눈에 보이기에 더욱 열심히 일한다. 미국인이 이토록 열심히 일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직업과 정체성을 동일시할 뿐만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지위가 높아지면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178]


미국 문화에는 큰 업적을 이룬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귀족 칭호가 없다. 그런 칭호가 없다면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각인 발견 작업의 참가자들은 세 번째 시간의 이야기들을 통해 그것이 바로 돈이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증거(Proof)'다.[186]


돈은 성공의 척도다. 사람들은 급료를 적게 받는 것은 곧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돈은 채점표다. 누군가가 여러분과 비슷한 일을 하면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면, 여러분은 무의식적으로 그가 더 나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187]


미국인에게 돈은 성공의 척도다. 그들은 돈을 자신을 증명해주는 일종의 ‘증거’로 받아들인다. 결국 미국인들이 늘 바쁘게 끊임없이 일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재능과 노력을 인정받기 위해서이다.[188]


유럽의 여러 문화는 돈과 그 기능에 관한 견해가 다르다. 유럽 문화에서 막대한 재산을 모은 사람은 일정한 때가 되면 비지니스를 접고 개인적인 생활로 돌아간다. 반면에 미국인들은 자신의 능력이 언제까지나 변함없다고 믿으며, 수십억 달러를 번 뒤에도 자신이 얼마나 유능하지를 입증하기 위해 수십억을 더 벌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돈을 자신을 보여주는 증거의 한 형태가 아니라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무엇으로 여긴다.[190]


미국인들은 노력 없이 생긴 돈은 의심스러워하고 거부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복권 당첨으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미국인들이 벼락부자들의 돈을 ‘진짜’ 돈으로 여기지 않는 까닭은 노력해서 번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진정한 부자들의 방법으로 재산가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자들 틈에 끼지 못한다. 또한 더 이상 동료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게 된다. 이는 돈 때문에 처지가 다라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복권 당첨자의 이름을 하루만 지나면 잊어버리고 그들에 관한 소식을 다시는 듣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사람들이 게임쇼 우승자는 달리 본다는 것이다.... 켄 제닝스(퀴즈쇼 74회 연송 우승자, 그 과정에서 250만 달러를 벌었음)는 몇 달 동안 경쟁자들을 싸워 물리침으로써 돈을 벌었고 거듭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193, 194]


미국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바는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는 복권에 당첨되어 생존 경쟁에서 벗어나는 꿈을 꿀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직업과 돈에 대한 코드를 통해 볼 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아니다. 우리가 진실로 원하는 것은 직업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며, 또한 스스로의 능력을 입증함으로써 성공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얻는 것이다.[194]


7장 품질과 완벽함에 대한 코드 : 단지 작동하면 된다.


품질에 관한 각인 발견 작업 과정에서 나온 이러한 이야기들과 그밖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보면 미국인이 생각하는 품질의 의미는 일본이과 다르며 차원이 더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품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작동한다(It works)'이다.[200]


사람들은 완벽함은 한 과정의 끝이며 그 뒤에는 더 이상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완벽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죽음(Death)'이다.[201]


미국의 대기업들은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에 일본 기업의 품질 수준을 따라가려고 막대한 자금을 소비했다. 대뇌피질 수준에서는 이런 시도가 전적으로 타당하다. 품질이 높아지면 사업성도 더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결국 이 운동은 실패했다. 여러분은 앞으로도 미국 기업이 무결점이나 지속적인 개선을 강조하는 말을 듣지 못할 것이다. 그 운동은 미국 문화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컬처 코드와 맞지 않은 것은 어떤 것이든 성공하지 못한다. 미국인은 품질을 중시하지 않는다. 제대로 작동하는 제품을 원한다. 완벽함을 믿지 않기 때문에 무결점이라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본다. 일본인에게는 생존 도구의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사고방식이 미국의 코드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인이 그런 사고방식들을 거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210]


8장 음식과 술에 대한 코드 : 많을수록 좋다.


음식의 맛과 감촉, 풍미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이 한 명이라면, 쾌락보다는 단지 필요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고 배를 채우는 행위를 이야기한 사람은 스무 명이나 되었다. 이러한 답변들을 통해 뚜렷하게 드러난 메시지는 몸은 기계이며 음식의 기능은 그 기계를 계속 돌아가게 하는 데 있다는 것이었다. 음식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연료(Fuel)'다.[218]


그들에게 술은 참혹한 기분이 들게 하고, 죽을 것 같게 만들고, 곧 몸에 변화가 오게 하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게 하고, 근심을 잊게 하고, 용기를 되찾게 해주는 멋진 약이 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술은 연료 이상이며, 매우 강력하고 즉각적이며 극단적인 무엇이다. 술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권총(Gun)'이다.[228]


9장 쇼핑과 사치품에 대한 코드 : 골드 카드의 애호가들


쇼핑은 즐겁고 신나는 모험이며, 물건을 사고파는 일을 훨씬 넘어서 여러 가지 점에서 교훈적이라는 의식이 담겨 있다. 쇼핑은 정서적이고 보람 있는, 꼭 필요한 경험이었던 것이다. 쇼핑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세상과의 재결합(Reconnecting with Life)'이다.[238]


나는 쇼핑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는 ‘자신의 문화 배우기(Learning your Culture)'라는 사싷을 알아냈다. 프랑스인은 쇼핑을 자손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적인 경험으로 본다. 어머니는 딸을 데리고 쇼핑하러 가서 물건 사는 법을 가르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문화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가르친다. 어머니는 빵과 포도주, 치즈를 동시에 구입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그 이유는 함께 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또는 어떤 빛깔과 무늬는 잘 어울리는데 어떤 것들은 왜 그렇지 않은지 설명해준다.[242]


미국에는 귀족계급이 없다. 사회적으로 지위를 나타내는 칭호도 없다. 귀족제도는 예나 지금이나 미국적인 방식이 아니다.... 미국 사회에서 계급을 나타내는 방법은 사치품을 소유하는 것이다. 사치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군대 계급장(Military Stripes)'이다.[247]


명분은 쇼핑과 사치품에 대한 토드가 전하는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쇼핑하러 가기 전에 마음이 들뜨는 이유가 세상과 재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만큼 자신의 동기를 잘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쇼핑하러 가는 것은 물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자신에게 말한다..... 또한 사치품을 구입할 때 자신이 ‘계급장’을 구입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자동차는 고객 접대용이고, 붙박이 수영장은 자녀들과 그 친구들을 위한 것이다.

명분은 타당하게 보일 때만 효과가 있다. 어쨌든 명분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 수 있도록 훌륭한 이유를 제공해준다. 세상 사람들과 재결합할 수 있게 해주고 계급장을 과시할 수도 있게 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뇌피질도 전혀 괴롭히지 않는다.[253, 254]


10장 미국 문화에 대한 코드 : 벼락출세자를 바라보는 눈


프랑스인들이 본 미국인의 특징은 어린아이 같고 나약하지만 동시에 강인하다는 점이었다. 그들이 미국인을 이야기할 때는 마치 외계인에 대해 말하는 것 같았다. 프랑스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외계인(Space Travellers)'이다.[259]


독일인은 미국인에 대해 해방자이며 인정 많은 카우보이로 각인하고 있다. 독일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존 웨인(John Wayne)'이다.[262]


미국에 관한 최초의 각인을 돌이켜보라는 요청에 영국의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거대함을 이야기했다. 즉 나라의 크기와 상징물(자유의 여신상과 러시모어산,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크기,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밖에 미국에 관한 이야기에는 한결같이 양의 개념이 나타났다. 영국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부끄럽지 않은 풍요함(Unshamedly Abundant)'이다.[264]


프랑스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는 ‘사상(Idea)'이다. 프랑스의 위대한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한 프랑스 어린이들은 사상에 가장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를 정신적으로 높은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마음에 새긴다.

영국에 대한 영국인의 코드는 ‘계급(Class)'이다. 영국인들 사이에는 자신들이 다른 민족들보다 우월한 사회 계급에 속해 있다는 강한 의식이 있다. 이러한 의식은 세계를 이끌었던 영국의 오랜 역사와(“대영제국에서는 태양이 지지 않는다.”) 영국인이 된 것은 타고난 특권이라는 대대로 전해져온 메시지에서 기인한다.

독일에 대한 독일인의 코드는(중략) 레고는 미처 의식하지 못한 채 독일에 대한 독일인의 코드, 즉 ‘질서(Order)’라는 코드를 이용했던 것이다. 여러 세대에 걸쳐 독일인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혼란을 피하려고 관료제도를 완성했으며, 따라서 일찍이 ‘질서’라는 코드를 강력하게 각인해왔다.[265, 267]


결론을 말하자면,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하나의 제품을 위한 전략 안에서 여러 가지 코드를 한꺼번에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미국 기업이 독일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해당 제품에 대한 독일인의 코드와 더불어 질서와 존 웨인이라는 코드에 부합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프랑스 시장에서 좀더 많은 물건을 팔고 싶다면 역시 해당 제품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와 더불어 사상과 외계인이라는 코드에 잘 맞는 전략을 마련해야만 한다. 어떤 나라의 기업이든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에는 각국의 문화적 배경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268, 269]


11장 미국 대통령에 대한 코드 : 비전을 갖춘 반항자


미국인은 연설로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훌륭한 비전을 갖춘 인물을 원한다. 국가를 보살필 수 있는 파충류 뇌가 강한 인물을 원하고, 문제점과 그 문제점을 바로잡는 방법을 알고 국민들로 하여금 문제네 맞서 싸우게 하고, 국민을 약속된 땅으로 인도할 수 있는 인물을 원한다. 미국인은 아버지와 같은 인물을 원하지 않는다. 성서적 인물을 원한다.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모세(Moses)'다.[279]


12장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 : 성숙도 포기도 거부하는 나라


미국인은 미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미국인은 스스로를 ‘새롭다(New)'고 생각한다.[286]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From the many, one)"는 미국 문화에 꼭 맞는 표어다.[288]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문화 코드는 ‘꿈(Dream)'이다.

꿈은 맨 처음부터 미국 문화를 움직여온 동력이었다. 신세계를 발견한 탐험가들의 꿈, 서부를 개발한 개척자들의 꿈, 새로운 연합국가를 상상한 건국의 아버지들의 꿈, 산업혁명을 이루어낸 기업가들의 꿈, 희망의 땅을 찾아온 이주민들의 꿈, 달에 안착한 새로운 탐험가들의 꿈 등 미국 헌법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꿈의 표현이다. 미국은 할리우드와 디즈니랜드, 인터넷을 만들어 미국인들의 꿈을 전세계에 전파했다. 미국은 꿈의 산물이고 꿈의 창조자다.[291]


미국은 이주민을 거부하면 한 된다. 이주를 규제하면 가장 오래된 꿈들 중 하나를 폐기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295]



3. 내가 저자라면

책을 읽을 때  ‘문화’는 매력적인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책 자체가 문화의 산물일 뿐 아니라, 문화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 전반에 걸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21세기의 핵심 키워드로 ‘문화’를 지목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문화란 놈을 좀 알아보려고 하면 이내 답답해지고 만다.

문화가 도대체 무엇인가?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문화를 어떻게 읽을 수 있나? 문화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 기술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바람직한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는가? 만약 있다면 그 방법은 무엇인가? 문화에 대한 궁금증은 많지만 이를 속 시원하게 날려버리는 답을 주는 책은 없는 것 같다.

문화를 읽는 방법

저자의 문화를 읽는 방법은 간단하다. 저자는 감정, 학습, 각인을 통해서 무의식 속에 ‘문화적 의식’이 저장(각인)된다고 본다. 사람의 뇌는 학습과 추상적인 사고와 상상력을 관장하는 ‘대뇌피질’, 감정을 관장하는 ‘대뇌변연계’, 생존과 생식을 관장하는 ‘파충류 뇌’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대뇌피질’과 ‘대뇌변연계’를 통해 학습되고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진 내용이 본능을 다루는 ‘파충류 뇌’에서 ‘각인’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문화적 의식에 대한 단초를 얻는 방법은 ‘파충류 뇌’에 각인되어 있는 내면의 대답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 방법은 이렇다. 찾고자 하는 문화적 키워드(예를 들면 '사랑')에 대하여 “ ‘최초의 기억’, ‘가장 뚜렷한 기억 혹은 느낌’이 무엇이었는가?”를 묻는다. 그리고 그 물음에 대해 나온 답변들을 분류하고 분석하여 그 답변에 영향을 준 공통적이고 근본적인 경향(또는 이유)을 읽어내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컬처 코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답변을 분석할 때 ‘내용이 아닌 구조’를 봐야 한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구조, 즉 다양한 요소들 간의 관계라고 한다.

책을 읽다보면 이 부분에서 막막해진다. ‘답변에 영향을 준 공통적이고 근본적인 경향’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구조와 관계(감정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설명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별로 없다. 답변을 분류하고 해석하는 이 부분이 핵심인 것 같은 데,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보니 갑갑증을 느끼게 된다.(이 방법론으로 특허까지 받았다고 하는 데, 혹시 사업 기밀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여하튼 어떻게 컬처코드를 찾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좀더 자세히 설명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 읽는 방법을 이렇게 간단 명료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은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식견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이 책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기발한 컬처 코드와 그에 대한 해석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일부 나타난다.  어떤 코드는 저자의 주관적, 자의적 해석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것들도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인의 사랑은 '헛된 기대(False Expectation)' 라는 코드는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내 생각과 다른 코드에 대한 설명을 접할 때는 고개가 갸우뚱 거려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컬처 코드들

저자는 사랑, 건강과 젊음, 가정, 직업과 돈, 품질 등 저자가 발견한 20여개의 중요한 컬처코드를 소개한다. 미국인에 대한 코드를 설명하고 이를 프랑스, 영구 등 다른 문화권의 코드와 비교 설명하여 문화적 차이가 왜 생겨나는 지를 알아볼 수 있게 한다.


저자가 찾아낸 코드들 중에는 재미난 것들이 많다. 아주 그럴싸하게 보이는 것들도 있고 맞장구를 치고 싶은 것도 있지만, 그 중 일부는 평소 내 생각했던 바와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인의 사랑에 대한 코드는 ‘헛된 기대(False Expectation)'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남자의 구원(Men's Salvation)'이다.

비만에 대한 코드는 ‘도피(Checking Out)'다.

건강과 행복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활동(Movement)'이다.

의사는 ‘영웅(Hero)’, 간호사는 ‘어머니(Mother)’, 병원은 ‘가공 공장(Processing Plant)’

젊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가면(Mask)’이다.

직업에 대한 코드는 ‘정체성(Who you are)’.

돈에 대한 코드는 ‘증거(Proof)’.

미국인의 품질에 대한 코드는 ‘작동한다(It works)’.

완벽함에 대한 코드는 ‘죽음(Death)’.

쇼핑은 ‘세상과의 재결합(Reconnecting with Life)’.

이렇게 저자가 찾아낸 코드는 연상작용을 일으킨다. ‘젊음은 가면이다’ 라는 코드는 미국인들이 젊게 보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 노력이 미국인의 정체성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가면을 벗고 사는 것이 잘사는 방법이 아닌지 등 추가적인 생각을 하게 한다. 컬처 코드로 정의된 단어 하나가 미국의 문화적 이미지를 나타내고 또 그것으로부터 다른 생각을 만들어 가도록 하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의 역자는 이 책에서 문화를 읽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은 보이는 대로 돌아가지 않고, 코드를 모르면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 근본적인 이유가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 내용을 읽고 잔뜩 기대하면서 책을 읽었지만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과대포장’이었다.

『국화와 칼』을 읽으면서도 가장 궁금했던 점은  어떻게 문화를 읽을 수 있는가? 하는 방법에 관한 부분이었다. 이 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역시 너무 큰 기대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자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구체적인 문화읽기를 보여주었다는 점, 그리고 저자의 컬처 코드가 마케팅에 적용되어 실질적인 효과를 보았다는 점 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문화는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것이다. 느낌일 수도 있고, 생각일 수도 있고 행동양식일 수도 있다. 구체적일 수가 없는 것이 문화라면 그에 대한 생각 역시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오히려 문화를 읽거나 해석하는 데 정답을 찾는 학생마냥 접근하려던 내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문화를 해석하는 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저자는 그 중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하였을 뿐이다. 그런데 저자의 방법은 재미난 문화읽기 방식이고 저자가 찾아 낸 많은 컬처 코드와 해석들은 꽤나 참신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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