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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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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6일 09시 03분 등록

[북리뷰 46] 사람에게서 구하라

1. 저자에 대하여

지난 해 이맘 때 쯤이었다. 선생님은 자신을 농부라고 하셨다. 성인이 아니라 농부라고 하셨다. 나와 인연을 miss-matching이라 하셨다. 문득 궁금해졌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실까.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선배들 중 한 분이 그랬다. 변경연 연구원 제도를 통해 가장 많이 변화한 분이 선생님일거라고. 그 말은 분명히 맞다. 그는 말하고 또 그렇게 살고, 삶을 우려내어 다시 글을 쓴다. 그런 글에는 울림이 있고, 감동이 있게 마련이다. 나는 다만 내 그릇이 그 사랑을 다 담지 못함이 안타까울 뿐이고, 그 사랑에 감사할 따름이다.

2. 가슴을 무찔러드는 글귀들

 

창조적으로 과거를 활용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지혜를 얻어 내려는 사람들을 위해 나는 이 책을 썼다. 나는 그들을 ‘혁신적 리더’라고 부른다. 진부한 과거 속에 빛나는 미래가 파묻혀 있으며, 썩은 과거의 토양 위에서만 미래가 뿌리 내릴 수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야말로 혁신적 리더들이 가장 사랑하는 개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책을 펴내며

나는 동양의 고전 속에서 가장 불안하고 거칠고 폭력적이었던 만큼 또한 가장 창의적이었던 실험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내 현대로 데려오려 한다. 2,500년 전을 전후한 수백 년 동안 중국은 가장 21세기를 닮아 있었다. 이 시기는 중국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시대이며, 가장 현대적 가치를 가진 대목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믿을 수 있고 안정적인 것은 하나도 없었다. 수많은 나라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했고, 어떤 이론과 철학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p9

춘추전국시대... 나는 이 시기의 자유로운 가치관과 다이내믹한 모색의 정신을 현대 서구적 경영의 기술과 성취에 연결한다면, 한국인들이 정서적으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리더십과 인재경영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되었다. 이 생각은 나를 흥분시켰다. 나는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모든 것이 ‘눈 깜짝할 사이’에 변해 버리는 세상을 살아야 하는 리더들을 위한 지혜를 가득 찾아내고 싶다. 이것이 이 책을 통해 표현하려고 하는 내 열망이다. p9

프롤로그 : 미래를 이끄는 사람은 과거를 창조적으로 활용한다

역사가 E. H.카 Edward H. Carr는 역사가의 역할을 “과거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과거로부터 해방하려는 것도 아니며, 현재를 이해하는 열쇠로서 과거를 정복하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했다. p13

훌륭한 리더는 과거의 사례를 존중하고 늘 기억한다. 그러나 단순히 추종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로 가는 길을 열 때 언제나 과거를 창조적으로 활용한다. p14

손빈은 적의 자만심을 이용하여 공격에 성공했고, 공명은 적의 의구심을 증폭시켜 후퇴에 성공했다. 그들은 역사와 기존의 사례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늘 새롭게 쓰일 수 있는 것임을 역사를 통해 깊이 이해한 사람들이었다. p17

아마존은 “왜 책은 서점에서 팔아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은 지금의 아마존을 만들었다. 3M은 ‘하넌 붙이면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강력한 접착제가 좋은 접착제’라는 가정에 대해, 실수를 거치며 의문을 제기할 수 있었고, ‘포스트 잇’이라는 효자 상품을 만들어 냈다. 접착제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기능을 만들어 낸 셈이다. 인류의 역사는 꿈의 역사였다. 누가 꿈을 꾸었고 누가 그것을 이루었는가의 기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당연히 미래 역시 꿈꾸는 사람들의 시대가 될 것이다. p18

 

훌륭한 리더는 과거로부터 배운다. 그러나 과거에 갇히지 않고 미래에 대한 꿈을 꾼다. 왜냐하면 과거가 새로운 가정과 전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이룩한 꿈의 역사였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과거에 대한 연구가 아니다. 자유주의 역사가인 J. E. 액턴 John E. Acton은 “역사란 우리들 시대의 좋지 않은 영향과 환경의 억압, 그리고 우리가 숨쉬는 공기의 억압으로부터 우리를 구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역사는 우리가 현재의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연구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는 가장 커다른 교훈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혁신의 능력’이다. 즉 지금의 문제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가정과 전제의 발굴이라는 것이다. p19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적 성공의 반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에서 비롯되었고, 역사적 실패의 반은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되었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맞서야 하는 첫 번째 적은 언제나 우리들 자신이다. 그리고 우리를 구해주는 첫 번째 친구도 우리들 자신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창조적으로 증오할 줄 알아야 한다. p19

 

1장 먼저 어제의 자신과 경쟁하다―자기경영 리더십

기회가 오면 리듬을 타고 가능성의 세계로 몸을 실어야 하다. 기량을 닦아 준비하면 때가 되어 큰 내를 건너듯이 이롭다.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먼저 스스로 자신의 그릇의 크기를 물어야 한다. 자신의 기량보다 큰 기회는 몸을 망치기 쉽다. 과욕은 몸을 지치게 하고, 무거운 짐은 먼 길을 가기 어렵게 한다. p21

 

사람에게 기대어 공을 이룬다

그 당시 자초는 누구의 눈에도 쓸모없는 불모지였고, 투자가치 없는 깡통 주식에 불과했다. 여불위만이 그의 가치를 알아냈다. 그는 아무것도 아닌 불행한 사람을 왕으로 만들었고, 결국 “그의 가문에 기대어 자신의 가문을 빛낸다”는 계획을 이루어 냈다. p28

 

여불위 사례의 훌륭한 점은 남자들의 세계였던 춘추전국시대에도 여성이 끊임없이 남자들의 운명에 개입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21세기는 여성들의 세기다. 여성의 마음으로, 여성에게 팔지 못하면 경영자는 망하게 될 것이다. 이 점에서도 ‘여불위열전’은 지극히 현대적이다. p29

 

이익을 취함에 있어서는 탁월한 인물이었지만, 여불위는 이익 앞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의 상품가치를 알아내는 데는 놀라운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스스로를 한 인간으로 깨우치는 데는 실패했다. 맹자가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로움에 밝다”고 말했듯이 여불위는 이익을 내는 데 탁월한 투자가였지만 의로움을 보지 못함으로써 몰락했다. 이익을 보면 마땅히 그것이 옳은 것인지를 물었어야 했고, 이익과 정의 사이에서 갈등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계략과 거짓으로 난관을 넘겼다. 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회의하지 않았다.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하여 묻지 않았다. 오직 이익이 이끄는 데로 갔다. 그리하여 사람에게 투자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자신에게 투자하여 좋은 사람이 되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p30

 

경영자는 이익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망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이익을 내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한다면.... 그 경우에도 망할 것이다. 왜냐하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익이 없는 비즈니스는 없다. 그러나 의로움이 없는 비즈니스 역시 단명한다. ... 인재전쟁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금, 우리는 인간 중심의 원칙과 도가 살아 있는 경영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돈을 좇되 돈 너머의 세계에 대한 희구가 있기 때문이다. 이익이 자신을 망치지 않도록 언제나 경계하고 먼저 자신을 수련해야 하는 것이다. 이문을 남기되 또한 사람을 남겨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상도인 것이다. p31

 

가냘픈 어깨에 무거운 짐을 얹지 마라

나는 여리고 작은 어깨에 너무 큰 짐을 지고 가는 사람들의 고달픈 인생을 참 많이 보아 왔다. 그들은 결국 많이 가지 못하고 쓰러지거나 맡은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해 일을 망쳐 놓곤 한다. 몸을 망치고 일을 그르치는 이유는 욕망은 크지만 능력은 작기 때문이다. 사람은 일종의 그릇이다. 태어날 때 그 그릇의 크기와 모양이 결정되어 있는 초벌구이 같은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그 그릇을 몇 번 다시 가마에 구워 쉽게 깨지지 않도록 단련하고, 좋아하는 색깔로 채색하며, 일상의 손때를 묻혀 훌륭한 자기로 완성해 가는 것이다. p33

 

타고난 모양대로 그 용도에 맞는 가장 훌륭한 그릇으로 자신을 다듬어 가야 그 인생이 아름답다.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길이 있게 마련이다. ... 종종 우리는 무능이 죄라는 사실을 잊고 산다. 무능이란 일이 능력을 초과하는 곳에서 발생하는 불일치다. 결국 몸을 망치고 일을 그르치게 된다. 그러나 큰 그릇이 스스로 위축되어 도전하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맡겨진 큰일을 기피하고 그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 역사는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다 간 사람들의 빛나는 휴먼드라마다. p33

 

임안이라는 사람에게 보낸 편지에서 사마천은 “마음속에 맹세한 것을 완성하지 못함이 원통해서이며, 이대로 죽어버림으로써 내 문장이 후세에 남지 못하게 됨을 애석하게 여겨” 죽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바로 역사 자체였다. 그가 쓴 ‘사기’ 열전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고뇌하고, 결국 그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무수한 인물들의 핏빛 역정을 기록해 두었다. p35

 

사람들은 신하였던 사람으로서 그 행동이 지나침을 비난했다. 그때 오자서가 한탄하며 했던 유명한 말이 있다.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어 천리를 좇을 수 없다.” p38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이다. p40

 

관중은 포숙이 그 자리와 지위에 맞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관중은 ‘그 사람에게 맞는 적절한 자리’가 어디인지 알고 있었고, 적합한 사람이 적합한 자리에 있지 못하면, 결국 개인은 몸을 망치고 조직은 일을 망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p41

 

자신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소신에 따라 행동한다. 오상은 아버지의 부름을 받아 죽음의 길에 동행했다. 그러나 오자서는 고행과 굴욕을 이겨내고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았다. 모두 자신에게 맡겨진 길을 거부하지 않고 치열하게 살다 갔다. p41

 

좋은 리더는 먼저 자신을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주어진 배역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p42

 

월계관을 쓰고도 다음날 훈련에 나서라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했다.

사회과학의 기초 개념은 힘이다. 이것은 마치 물리학에서 에너지가 기초 개념인 것과 같다. The fundamental concept in social science is Power, in the same sense in which Energy is the fundamental concept in physics.

힘없는 리더는 종이호랑이다. 그는 누구에게도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 힘은 리더십의 핵심에 있다. 리더십에서 사용하는 힘이란 생각속의 의도를 현실로 데려오는 것이며 계속 머물게 하는 에너지다. 리더십의 핵심은 결국 그 힘이 어디서 오며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의 문제인 것이다. p45

 

리더십이란 힘을 선용하는 것이다. 리더십은 리더와 추종자 사이의 힘의 상호작용이다. 나는 힘의 가장 큰 물줄기 중의 하나가 바로 배움에 있다고 믿는다. ‘정보와 지식의 사회 속에 살고 있다’는 뜻은 정보와 지식이 사회의 가장 중요한 핵심적 에너지가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 리더의 힘과 권위는 이제 조직도의 위계질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배움에서 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p46

 

내기를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기왓장 하나를 걸고 내기를 하며 활을 쏘아 기막히게 맞히는 사람이, 허리띠의 황금고리를 내기의 상품으로 걸면 마음이 어지러워 활을 잘 쏘지 못하게 된다. 기량은 동일하지만 내기 상품에 쏠리는 이유는 외물을 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대체로 외물을 중히 여기면 내심은 졸렬해진다. p49

 

스스로 실수를 전제로 한 여러 가지 ‘기업가적 모색과 실험’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때 우리는 실험정신이라는 정신적 유연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p49

 

리더는 먼저 자신의 힘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높이고 매일 배움으로써 전문가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이 힘의 원천이다. 경영자는 경영의 길을 선택한 사람이다. p50

 

반대로 직원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면서 많은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은 모두를 실망시키며, 학문의 깊이가 없는 학자는 좋은 스승이 될 수 없고, 업무의 속성을 알지 못하는 상관은 무능한 것이다. 그들은 긍정적인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 반대로 그들은 조직이 더 나은 길로 가지 못하도록 막는 장애물로 전락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p51

 

'감정의 끈’을 놓치면 관계가 무너진다

 

타인에게 배푼다는 것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이 정말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원한을 사는 것 역시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나는 한 그릇의 양고기 국물로 인하여 나라를 잃었고, 한덩이의 찬밥 때문에 목숨을 구했구나. ... 은혜와 원한 모두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누군가의 상사라면 작은 일들에도 마음을 써 경계해야 한다. 아니, 작은 일을 통해 마음이 흐를 수 있는 통로를 찾아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좋겠다. p53

 

특히 냉소와 무시가 담긴 눈빛을 조심하라.... 눈빛으로 무언가를 느끼게 되면 그 느낌이 오래 간다. 왜냐하면 마음 속 진심을 보았다고 믿기 쉽기 때문이다. .. 눈빛은 깊게 찌른다. 그러므로 나쁜 감정을 의도적으로 눈빛으로 전하려 하지 마라. 반대로 눈빛 속에 정성을 담으면 생각보다 훨씬 더 좋은 감정을 전해 줄 수 있다. p54

 

장군 오기(吳起)가 중산국(中山國)을 공격할 때, 한 병사가 심하게 다쳐 상처가 짓무르고 고름이 나왔다. 오기는 그 병사의 고름을 자신의 입으로 빨아 주었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가 사람들 입을 타고 그 어머니에게 전해졌다.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대성통곡을 했다. 주위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하고 물었다. “장군이 당신 아들을 그처럼 아끼니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통곡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어머니가 말했다. “오기 장군이 예전에도 그 아이 애비의 고름을 빨아 주었습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그 은혜를 잊지 못하고 장군을 위해 싸우다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이제 장군이 다시 내 아이의 고름을 빨아 주었다고 하니 이 아이 역시 생명을 걸고 장군을 위해 싸우다 죽고 말 것입니다. 아이를 잃고 어미가 어찌 울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p55

 

병사를 아끼는 장군의 자세는 존경할 만하다. 이러한 장군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움에 임하는 병사의 자세 역시 높이 사야 한다. 그리고 자식을 위해 통곡하는 어머니 역시 너무도 안타깝다. 이런 패러독스들이 우리의 삶에 어쩔 수 없는 감정의 끈을 만들고, 우리는 즐겨 이 끈에 묶이게 된다. 깊은 ‘감정의 끈’이야말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준다. p55

 

좋은 리더는 이 ‘감정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 감정의 끈을 타고 서로의 감정이 교감되며 공감된다. 이 끈은 신뢰라는 실로 짜여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창업자 허브 켈러허와 그 직원들은 이 감정의 끈을 타고 상대방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함께 놀다가 되돌아오곤 한다. p56

 

내 이름을 크게 부르게 하라

왕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작의 이름이 가장 널리 알려진 이유를 묻자 다시 편작이 대답했다.

“큰 형님은 환자가 아픔을 느끼기 전에 얼굴빛을 보고 장차 병이 있을 것을 압니다. 병이 나기도 전에 병이 날 것을 알고 병의 원인을 제거해 줍니다. 환자는 아파 보기도 전에 치료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환자는 아파 보기도 전에 치료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환자는 저의 형님이 고통을 미리 제거해 주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그래서 큰 형님은 명의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것입니다. 둘째 형님은 환자의 병세가 미미할 때 그의 병을 알고 치료해 줍니다. 그러므로 환자는 둘째 형님이 자신의 병을 낫게 해주었다는 것을 잘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환자의 병이 커지고 고통으로 신음을 할 때에야 비로소 병을 알아냅니다. 그의 병이 심하기 때문에 맥을 짚어 보고, 진기한 약을 먹이고, 살을 도려내는 수술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나의 이런 행위를 보고 나서야 내가 자신의 병을 고쳐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명의로 소문이 난 이유입니다. p61

 

전쟁이 없으면 유명한 장군이 나올 수 없고, 사람들이 부를 동경하지 않으면 부자가 빛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훌륭한 장수는 전쟁의 비참함 때문에 빛나고, 부자는 빈부의 차가 극심한 사회 속에서 더욱 선망의 대상이 된다. 명성이 없이도 잘살 수 있으면 평화로운 사회다. 그러나 지금은 브랜드 시대고, 이지지의 시대며, 이름의 시대다. 가장 경쟁적인 사회 속에 살고 있다는 증거다. 시장에서 불리는 자신의 이름이 바로 브랜드다. .. 첫째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 지식사회의 특성은 지식의 유효기간이 단명하다는 것이다. 어제 배워 알고 있는 것은 오늘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 시간이 빨리 흐르는 스피드의 시대에는 실제로 자격증의 유효기간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 어제 훌륭한 전문가였던 사람이 오늘도 그러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관록을 자랑하는 중견, 이들이 가장 위험한 사람들이다. ... 과거의 유산만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우리는 배울 것이 없다. 미래의 유산을 새로 만드는 사람들만이 우리를 감탄하게 한다. p62-63

 

두 번째 방법은 자신이 제공하는 가치에 대한 자신만의 언어를 가지는 것이다. .. 핀란드 기업인 노키아의 사명 슬로건은 ‘커넥팅 피플’이다. ... ‘휴대전화=사람 사이의 그리움을 이어주는 도구’라는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 것이다. p63

 

스타벅스... ‘지갑에 부담을 주지 않은 사치’로 만들었다. 약간의 사치로 ‘무언가 세계적인 것’을 즐기고 있다는 흐뭇한 환상‘에 젖게 만든 것이다.

 

세 번째 방법은 바로 현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장은 생각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최고의 훈련장이다.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진행되는 곳이 일차적 현장이다. .. 조건을 달리해 주고, 새로운 연결을 시도하다 보면 생각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순간을 보게 된다. 이때 그 현장은 혁신되는 것이고, 자신은 혁신의 비법 하나를 얻게 되는 것이다. p64

 

선승에게는 선방만이 수련의 현장이 아니다. 무엇을 하든 행위가 있는 곳이 현장이다. 현장은 현장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만 나타난다. 수없이 많은 좋은 생각들이 문득 버스를 타다가 혹은 화장실에서, 혹은 산길을 걷다가 나를 찾아온다. p65

 

마케팅은 고객의 인식을 다루는 것이다. 마케팅에는 객관적 진실도, 최고의 제품도 없다. 다만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인식이 있을 뿐이다. 편작의 두 형들은 모두 편작보다 나았지만, 명의라는 브랜드는 편작의 것이 되었다. 브랜드는 ‘시장에서 불리는 나의 이름’일 뿐 객관적 진실이 아니다. 명성의 가치이기도 하고 명성의 허망함이기도 하다. 이것이 브랜드의 의미이며 동시에 브랜드의 한계인 것이다. p68

 

성공은 단명한 것이며, 명성은 거품 같은 것이므로 리더들은 그 명성이 흩어져 날리지 않도록 늘 새로운 성공을 지향하지 않으면 안 된다. p69

 

독하고 모진 마음으로 새로운 아침을 맞지 마라

“왕의 나이가 어려 나라가 안정되지 않고, 신하들이 말을 듣지 않으며, 백성들이 왕을 믿지 못할 때, 재상의 자리를 나에게 맡기겠소, 아니면 장군에게 맡기겠소?”

오기는 한참을 생각하다 대답했다.

“당신에게 맡기겠소”

그때 전문이 조용히 말했다.

“그래서 내가 당신보다 윗자리에 앉은 것이오.” p75

 

수양이란 두 개의 갈등을 품고 사는 것이며, 둘 중의 어느 하나도 버리지 않고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p78

 

2장 다른 사람의 성공을 통해 리더로 다듬어지다―섬김의 리더십

가벼운 시대가 되었다.

경쾌하고 날렵하고 유쾌하고 재빠른 사회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만남과 떠남 역시 가벼워졌다.

이제 늙은 부모들은 자식들이 봉양해 주리라 기대하지 않는다.

부부는 쉽게 헤어지고 있다.

회사는 사람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잘라내고,

떠나는 사람은 여러 해 묵었던 자리를 미련없이 떠난다.

쉬운 관계가 유연한 관계로 오도되고

상업적 관계가 모든 관계를 지배해 간다.

오래 사귀고, 깊이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는 관계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먼저 힘껏 섬기지 않고 섬김을 받을 수 없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무자비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가장 느리게 진화하는 종이다.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온 힘을 다하라

조양자는 화를 내며 말했다.

“그대가 지백을 섬기기 전에 일찍이 다른 사람들을 섬긴 것으로 안다. 그들도 다 없어져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다. 유독 지백만을 우해 끈질지게 원수를 갚으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예양이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보통 사람으로 대접했을 뿐입니다. 나 역시 보통 사람으로 그들에게 보답할 뿐입니다. 그러나 지백은 나를 걸출한 선비로 대접해 주었습니다. 나도 한 나라의 걸출한 선비로 그에게 보답하려는 것입니다.” p84

 

그가 죽인 것은 조양자라는 원수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두 마음을 가지고 주인을 섬기는 태도’ 자체였다. 사마천이 그를 열전에 올려 높인 이유는 바로 그에게서 올바른 섬김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p86

 

도요타의 회장인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 역시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때마다 변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없다고 믿고 있었다. ... 다른 기업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는 절대 경쟁 체제로 돌입했다. 그리고 ‘변화가 안주하는 것보다 리스크가 적다’는 것을 증명했다. p89-90

 

그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소리는 장사꾼이라는 말이라고 한다. 그가 말하는 장사꾼은 ‘자기 회사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나라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기업인’들을 의미한다. 일흔이 넘은 오쿠다는 도요타 가문으로부터 위탁받은 월급쟁이 회장의 자리를 도요타에게 다시 되돌려 주었다. 그리고 ‘도요타 가문은 도요타의 깃발’이라고 추켜세우며 도요타를 떠났다. 그의 어록에는 이런 말도 있다. “직원의 목을 자르는 경영자는 자기 배부터 그어라.” 그는 훌륭한 월급쟁이였다. 또한 영원한 월급쟁이였다. 그리고 이제는 평생 폐만 끼친 아내의 곁으로 돌아가 ‘잘 죽을 준비’를 하고 있다. .. 우리는 ‘우리의 몸이 죽기 전에 우리의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 소중한 것이 죽어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p90

 

벼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름을 얻고, 충돌을 피해 동지를 얻다

이일로 진나라는 망신을 당하고 인상여의 이름은 일약 유명해졌다. 인상여는 죽음을 삶 속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삶을 얻은 매우 특별한 사람이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말이 갖는 의미와 동일하다. 훌륭한 리더들은 종종 자신을 벼랑 끝에 세운다. 그리고 그곳에서 뛰어내린다. 모든 사람이 다 벼랑 끝에서 하늘로 날아 오르는 데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벼랑 끝에서 뛰어내리지 않고 하늘을 나는 새는 없다. 인상여는 자신을 벼랑끝까지 몰고 가 마지막 한 발을 허공에 내딛는 순간, 홀연 미천한 자리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빛나게 하는 인물로 승화했다. p96

 

마오쩌둥(毛澤東)과 저우언라이(周恩來)는 40년간 지속된 훌륭한 협력관계를 이루어 냈다. 출생도 기질도 생긴 것도 너무 달랐다. 거친 마오쩌둥과 비교하면 저우언라이는 훤칠한 키에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갖추고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국민에게 헌신한 중국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의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마오쩌둥이 살아 있는 동안 그는 늘 이인자로 만족했다. 그 두 번째 자리를 즐겼다. 즉 일을 하는 사람과 공이 돌아가는 사람 중에서 그는 일을 하는 사람 자리를 지킴으로써 늘 마오쩌둥에게 공을 돌렸다. 그것이 그 후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 비결이다. 스타가 동경의 대상이 된 사회에서 ‘2등은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들은 스스로를 절제하여 먼저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주는 파트너로서 가장 공이 큰 제2의 인물로 자신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최고로 가는 확실한 길이기 때문이다. p99

 

쓰임을 받으면 힘을 다하고, 잊히면 숨는다

이 답장이 바로 유명한 제갈량의 ‘출사표’의 기초가 된 것으로 추측되는 ‘보연왕서’이다....

옛 말에 군자는 교재를 끊더라도 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않으며, 충신은 나라를 떠나더라도 자신의 결백을 밝히려 군주에게 허물을 돌리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왕을 모시는 신하들이 멀리 내쳐진 저의 행위를 제대로 살피지 못할까 두려워 감히 글을 올립니다. p103

 

제갈량은 유비가 죽고 난 후 모자라는 군주 유선을 버리지 않았다. 자신이 살아 있을 때 촉한의 미래를 반석 위에 올리기 위해 노심초사한 끝에 그도 오장원에서 별이 지듯 죽는다. .. 하늘에 빌어 자신의 목숨을 구한 것도 촉한을 위해서였다. 그래서 그의 ‘출사표’ 두 편은 가장 아름다운 문장이 되었고, 그는 충신의 표본이 되었다. p103

 

1995녀 픽사 제작한 <토이 스토리>가 대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시대를 앞서간 모험이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토이 스토리>를 성공시킨 것은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잡스의 안목 때문이었다. <토이 스토리>의 성공은 그에게 애플로 다시 귀환할 수 있는 영광을 안겨 주었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애플은 1996년 네스트스템을 인수함과 동시에 그를 경영 컨설턴트로 스카우트했다. 그리고 이듬해 쫓겨난 지 12년 만에 최고경영자로 복귀하면서 이 시대 최고의 인간 승리 드라마를 연출해 내기에 이르렀다. p105

 

“누가 컴퓨터의 미래를 묻거든, 눈을 들어 스티브 잡스를 보게 하라”라는 그럴듯한 말이 있다. 세상에 스티브 잡스처럼 성공과 실패를 극적으로 반전시켜 경영인은 드물다. 그의 화려한 재기는 스스로 변신함으로써 가능했다. 애플에서 쫓겨난 뒤에도 하드웨어에 집착했던 그는 픽사에서 애니메이션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곳에 몰입했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위한 역전의 시나리오를 썼던 것이다... 그는 버려짐에 익숙한 인물이다. 그는 출생하자마자 버려진 인물이다. 1955년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다른 부모 밑에서 양육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회사로부터 버려졌다. 그는 실패 속에서 자란 사람이다. 실패는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훌륭한 온상이었고, 자신의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였다. p106

 

인생을 경영함에 있어 탁월한 고품격 처세술로서 유가의 교휸에 비교할 만한 것을 찾기는 어렵다. 유가 처세술의 핵심은 “쓰임을 받으면 행하고, 버림을 받으면 숨는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 훌륭한 리더는 최선을 다한다. 다행히 그 공로가 인정되고 받아들여지면 제갈량처럼 죽는 날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헌신한다. 그러나 잘못되어 버려지면 조용히 자신의 길을 간다.... 승리는 풍선 같은 것이니 지나치게 연연해 할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오히려 자신에 대한 의무다. 능력이란 죽으면 사라지는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 재능을 발견하고, 쓸 곳을 찾아 최선을 다한다면 신이 맡겨 놓은 역할을 이룬 것이다. p107

 

3장 드디어 내 사람을 얻다―인재경영 리더십

자본주의 역시 변천한다. 산업자본주의는 서서히, 그러나 분명한 퇴장의 길을 걷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경제학자 개리 베커는 지금의 자본주의를 ‘인적자본주의’라고 불렀다. 교육, 훈련, 기술, 건강 등의 총합이 현대 국부의 75%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맥락에서 회계혁명주의자들은 전통적인 회계원칙으로는 ... 기업들의 가치와 실적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기존의 대차대조표를 던져 버려라. 지적자산, 연구개발, 인사 채용 및 훈련, 직원의 건강 등이 지닌 가치를 담아 낼 수 있는 새로운 평가기준을 만들어라.. 과거와 지금의 사이에 분명히 ‘전략적 변곡점’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지금 이 기회와 몰락의 변곡점에는 무엇이 자리 잡고 있을까? 이 분기점에 ‘사람’이 있다. ‘인재 전쟁’에서의 승리가 앞으로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다.

 

이런 사람은 절대 쓰지 마라

인간경영을 생각할 때,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물은 바로 공자다. 공자를 낙후된 전통의 온상이자, 고리타분한 흘러간 과거의 표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천만의 말씀이다. 공자의 경쟁력은 2,500년 동안 계속되어 왔다. 그동안 그는 동서고금의 인간들의 심금을 울려 왔다. p110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의 죄가 있다. 물건을 훔치는 죄 따위와는 비교되지 않는 중대한 죄다. 첫째는 머리 회전이 빠르면서 마음이 음험한 것이다. 둘째는 행실이 한쪽으로 치우쳤으면서도 고집불통인 것이다. 셋째는 거짓을 말하면서도 달변인 것이다. 넷째는 추잡한 것을 외고 다니면서도 두루두루 아는 것이 많아 박학다식해 보이는 것이다. 다섯째는 그릇된 일에 찬동하고 그곳에 분칠을 하는 것이다. 이 다섯가지 중에 하나라도 있다면 죽여도 된다. 그런데 소정묘는 이 죄악을 두루 겸했다. 어찌 죽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p111-112

 

편협되고 고집불통인 사람들은 등용하지 마라. 이들은 어떤 경우 의지력이 강한 사람들, 난관에 좌절하지 않는 사람들로 오해되기도 한다. ... 군자는 하늘 아래 일을 하면서 죽어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는 일도 없고, 또 이렇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주장하는 법도 없다. 다만 그 마땅함을 따를 뿐이다. p113

 

성질이 급한 자에게는 ‘용기란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대답해 주는가 하면, 늘 망설이는 자에게는 ‘용기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당장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해 준다. 그는 스스로 “나는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에 대하여 어떤 선입견도 없다”고 말한다. p114

 

공자는 ‘고기양단’이라는 개념을 가져온다. 즉 “대립되는 논리의 양극단을 다 두드려 본다”는 뜻이다. 마땅함을 찾을 때 고자가 사용한 것은 바로 중요의 미덕이었다. 중용은 사물의 가운데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평균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적절한 타협과 협상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서 그때그때 마음의 저울질을 해야 하는 작업인 것이다. p114

 

현대 경영의 의미로 표현하면, 이 사람들은 모순과 갈등의 접합점을 찾아내는 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장기적 투자와 단기적 성과 사이의 균형을 잡을 줄 안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만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기업의 가치에 집착한다. 소수의 인재를 위한 특별한 제도를 가지고 있지만, 성실한 다수가 실망하지 않는 인사적 메커니즘을 또한 활용할 줄 안다. 세계가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 게임의 룰을 지킬 줄 알지만, 문화적 차별성을 활용하여 특화할 줄도 안다. 이것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열려 있고 살아 있어야 사물의 균형점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인재는 사물을 대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할 때, 지나침이 없도록 늘 그 균형점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다. p115

 

지혜롭다는 것은 말의 내용의 진위를 구별하여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하여 스스로 자신의 욕심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본 뒤 상황에 따라 어떤 때는 욕망이 흐르는 대로 몰아쳐 가 공을 이루고, 또 어떤 때는 그 욕심을 자제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지혜로운 사람들이다. 결국 지혜란 거짓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별력을 가지는 것으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것이다. 거짓을 경멸하라. p117

 

공자는 아끼는 제자 안회에 대한 인물평에서 ‘묵심심융’이라는 표현을 쓴다. “묵묵히 이해하고, 마음에 녹여 담아둔다”라는 말이다. 지식이 들어와 ‘마치 양지바른 곳에 쌓인 눈처럼 녹아’ 마음에 담기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신의 것으로 소화되고 체화되는 것이다. ... 배우는 자의 훌륭한 자세다. 일찍이 화담 서경덕 선생이 자신의 줄 없는 거문고에 새겨두었다는 ‘무현금명’이 아름다워 여기 첨부한다.

“소리를 통해 듣는 것은 소리 없는 곳에서 듣는 것만 같지 못하다. 모습을 즐기는 것은 모습없는 곳에서 즐기는 것만 못하다....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다.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말은 그저 뜻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뜻을 얻었다면 말은 많이 필요치 않다. 진짜 전문가는 사용하는 언어가 단순하고 명쾌하다. 그리고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그 수준에 맞게 이야기한다. 전문 용어의 뒤에 숨어 있는 사람들은 진짜 전문가가 아니다. p118

 

잡다하여 쓸모없는 것을 피하고 깊이 알아 정교하고, 핵심을 꿰뚫어 자신의 지식을 창의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인물을 등용하라. 그들이 전문가들이다. 전문가인 척하는 사람에게 속아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범하지 말라. p118

 

부화뇌동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에게 주목하라. .. 정말 난 사람(군자)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만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소인들은 부화뇌동할 뿐 다른 사람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한다. ... 군자는 늠름하되 다투지 않는다. 뭇사람들과 함께 하되 파당을 짓지 않는다. ... 파당을 지은 사람들은 대세와 주류에 따라 자신을 의탁할 뿐, 스스로의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없다. 그러니 남들과 어떻게 차별화될 수 있겠는가. 늘 눈치를 보며, 파당의 논리를 따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당할 수 없고 창의적일 수 없으며, 늘 다른 이들의 뒤만 따를 뿐이다. p119

 

경영은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사람의 일을 하는 것이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영한다는 것은 스스로 삼류임을 자처하는 것이다. 이제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리더는 인간을 이끌 수 없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자는 사람의 열정을 다룰 줄 모른다. 현실을 넘어 꿈을 꾸게 할 줄 모른다. 돈 이면의 의미와 보람을 찾게 하지도 못하고, 몰입하여 인생을 걸게 만들어 주지도 못한다. 더욱이 사회와 공존하고 함께 번영하려는 사람들을 키워 낼 수도 없다. 이런 것 없이 리더가 되려는 사람들을 나는 미워한다. p120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인문학이 절실한 시기다. 역설적으로 인문학의 시대여야 하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인문과 경영의 접점을 찾아 헤매왔다. 인문학의 실용성, 혹은 경영의 인간화라는 인문과 경영의 접점에서 인간이 그 타고난 기질과 재능에 맞는 일을 열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줌으로써 최고의 성과를 얻어 내는 방법을 찾으려 했다. p121

 

-머리는 빨리 돌지만 마음이 음험한 사람들과 오래 가지 마라. 함께 일하면서 길게 성공할 수 없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언제나 그대의 등이다.

-행실이 한쪽으로 치우쳤으면서도 고집불통인 사람들을 등용하지 마라. 그들이 바로 편협하게 닫힌 사람들이다. 낙후의 원천이다.

-거짓을 말하면서도 달변인 사람을 경계하라. 그들이 바로 사기꾼이다.

-추잡한 것을 외고 다니면서도 두루두루 아는 것이 많아 박학다식해 보이는 사람에게 마음을 빼앗기지 마라. 배움은 정신의 일부가 되어야 체화되고, 체화되어야 상황에 맞게 운용될 수 있다. 진짜 전문가를 찾아내라.

-그릇된 일에 찬동하고 그곳에 분칠을 하는 사람을 당장 내쳐라.

그들이 바로 파당을 만들고 끼리끼리 내집단을 만들어 사람을 괴롭히는 불한당이다. 벽을 만들고 무리를 지어 조직의 협력을 저해하는 사람들이다. p122

 

어떤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리더는 사람을 잘 써야 한다. 리더의 가장 커다란 힘은 사람이다. 그러나 골칫거리도 늘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을 다루는 일이 가장 힘든 것이다. p124

 

옛날 사람들의 선행과 아름다운 이야기를 많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습니다. ... 선을 남과 다투어 이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심복시키기 어렵습니다. 선으로 남을 키워 주는 사람만이 비로소 남을 심복시킬 수 있는 법입니다. p125

 

늙은 재상은 역아와 수조, 당무 그리고 개방을 멀리하라고 말했다.

역아는 왕을 위해 제 자식을 쪄서 바쳤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제 자식을 사랑합니다. 이처럼 제 자식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왕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수조는 왕을 위해 스스로 고자가 되어 후궁에서 벼슬을 살고 있습니다. 제 몸을 사랑하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제 몸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자가 왕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은 운명에 달린 것입니다. 또한 지병은 타고난 신체의 약점입니다. 당무는 알지 못하는 운명과 천생의 약점을 이용하여 왕께 접근하였습니다. 근본을 지켜 몸을 다스려야지 당무에게 기대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개방은 15년 동안 고향의 부모를 찾지 못했습니다. 고향을 다녀오는 데 불과 며칠이면 됩니다. 제 부모조차 위하지 못하는 자가 왕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겠습니까?

‘거짓은 오래가지 않으며 허망한 일을 곧 드러낸다’고 하였습니다. 정상적인 일을 꾸준히 계속할 수 없는 자들은 죽기 전에 언젠가는 마각을 드러내는 법입니다. 가까이하지 마십시오’ p126

 

여기서 늙은 재상의 이름은 관중이고, 비참한 최후를 마친 왕의 이름은 춘추시대 패자의 하나였던 제환공이다. 관중의 시선은 참으로 무서울 만큼 정치精緻하여,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 놓치지 않는 사람이다. p127

 

그는 물 흐르듯이 살았다. 국가를 위해 일하고, 일한 대가를 향유하는 자연스러운 삶을 살았다. ‘그는 창고가 가득 차야 사람들이 예절을 안다’는 진실을 꿰뚫어 알고 있었던 사람이다. 그래서 과장과 부자연스러움과 지나침 속에 숨어 있는 불순한 의도와 야망을 미리 알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인지상정을 넘어 부자연스럽고 과장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그 배후에는 감추어진 목적과 음모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의 인격을 가늠할 때, 인지상정에 대한 그의 태도를 살펴 등용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p130

 

일생에 단 한 번 만날 수 있는 사람을 놓치지 마라

천하를 다투려면 한신이 아니고는 함께 일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자 유방은 한신을 불러 대장으로 삼으려고 했다. 소하가 다시 말했다.

“왕께서 본래 오만하여 예를 차리지 않습니다. 지금 대장을 임명하는데 마치 어린아이를 부르듯 하니, 한신은 떠나서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좋은 날을 택하여 재계하고 대장을 임명하는 단장을 차려 예를 갖추십시오.”

유방은 이 말을 따랐기 때문에 한신을 얻을 수 있었고, 한신을 얻음으로써 천하를 얻어 400년 한제국의 시조가 될 수 있었다. p135

 

우리 회사는 확고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고용예산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즉시 고용한다. 세상에는 일생에 단 한 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는 ‘단 한 번 만나게 된’ 사람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 대신 자신을 비롯하여 다른 사람을 혹사시켰다. ... “마이크로소프트는 빌게이츠 없이도 경영될 수 있다. 그러나 스티브 발머의 성공하려는 노력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것이 그 회사의 독특한 점이다.” p137

 

한신이 이인자가 되어 유방을 보좌할 때 유방은 그를 정성껏 대우했다. 자기의 수레로 한신을 태워 주었고, 자기의 옷을 입혀 주었으며, 자기가 먹을 것을 나누어 주었다. 한신 역시 “남의 수레를 타는 자는 그의 우환을 제 몸에 지고, 남의 옷을 입는 자는 그의 근심을 제 가슴에 품으로며, 남의 것을 먹는 자는 그의 일을 위해 죽는다”는 말을 명심하고 있었다. p138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왕께서는 좋은 말이라면 죽은 말도 많은 돈을 주고 사는데, 정말 살아 있는 말이라면 오죽하겠냐고 말입니다.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왕께 천리마를 팔려는 사람들이 몰려들 것입니다.

왕은 과연 1년도 지나지 않아 좋은 천리마 세 필을 구할 수 있었다. ‘전국책’에도 나오는 일화다. p139

 

몸을 낮추지 못하면 마음을 잡을 수 없다

첫 번째 교훈은 무기가 탁월한 인적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힘은 그를 따르는 사람들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이다. 무기의 힘은 그가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의 깊이와 넓이에서 온다. 두 번째 교훈은 이 세상에는 위나라 왕같은 리더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 자신보다 두려운 능력을 가진 부하를 기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언제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능력이 과인過人한 사람은 아주 어렵고 위태로운 상황이 닥쳐야 비로소 쓰임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 임진왜란이 없었다면 영웅 이순신도 없었을 것이다. 평화의 시대에는 위인과 영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p142

 

첫 번째 공자 무기의 리더십의 핵심은 겸손이라는 점이다. 그는 공손하여 몸을 낮출 줄 알고 낯빛을 통제할 수 있었다. 낮춤으로써 유능한 인물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두 번째 교훈은 그가 사람을 찾아내는 방식에 있다. 늘 귀를 열어놓아 좋은 사람이 있다고 하면 즐겨 그 사람을 찾아가 예를 다해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고, 그 새 사람으로부터 또 좋은 인재를 추천받았다. ... 그리하여 그의 주위에는 유능한 인물들이 가득해지는 것이다.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설혹 그런 사람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을 굽혀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p143

 

사람은 한 번 은혜를 입으면 갚아야 한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지만, 그런 사람을 만나면 반드시 자신을 알아준 고마움을 갚아야 한다. 이것이 세상을 살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자유롭고 싶은 사람은 다른 누군가의 은혜를 입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자유를 빼앗기기 쉽다. 도움을 받고 갚지 못하면 의리없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p146

 

만약 주위에 뛰어난 사람을 불러들이고 싶다면, 먼저 스스로 자신을 구해 훌륭한 성공 사례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당신을 그 분야의 두드러진 선두주자로 인정하게 될 것이고, 즐겨 그 비전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게 될 것이다. 둘째는 함께 경영해야 한다. 빌 게이츠를 도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번영하게 만든 이인자 스티브 발머와 비슷한 역할을 한 인물로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을 들 수 있다. p146

 

셋째는 모든 직급의 직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것을 민주화라고 부른다. 권위주의와 수직적 직급이 수평적인 소통을 무겁게 눌러서는 안 된다. 직원들 스스로가 ‘지식을 바탕으로 일하는 지식근로자’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p147

 

건강한 협력자들은 ‘건강한 자아상’을 가져야 한다. 1등이 되고 이기는 것이 중요한 사회에서 다른 사람을 돕고 협력한다는 그림자 속의 빛남에 대한 특별한 자긍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디라 간디Indira Gandhi는 이 점을 들어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일하는 사람과 공이 돌아가는사람이다. 그중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라. 그곳은 경쟁이 그리 심하지 않다.” p147

 

신릉군 무기의 이야기는 사마천의 ‘사기’ 열전 일곱 번째 ‘위공자열전’에 실려 있다. 이 위대한 역사가는 무기를 평하여 이렇게 말했다.

“선비를 좋아한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신릉군만이 깊은 산과 계곡 속에 숨어사는 사람들과 만나고, 신분이 낮고 천한 사람들과 사귀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제후들 사이에서도 그의 명성이 으뜸이었다.”

몸을 낮춰라. 이것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조건이다. p148

 

먼저 두각을 나타내 따르게 하라

 

“나는 너에게 저 아이를 버리라 했는데, 감히 키운 이유가 무엇이냐?”

그러자 전문이 어미를 대신하여 물었다.

“아버지께서 저를 버리라고 한 이유가 무엇입니까?”“5월에 태어난 아이는 키가 문의 높이만큼 자라면 그 부모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전문이 다시 물었다.

“사람이 태어날 때 그 운명을 하늘에서부터 받은 것입니까? 아니면 문으로부터 받은 것입니까? 사람의 운명이 하늘에서부터 받은 것이라면 아버지께서는 걱정하실 것이 없습니다. 만일 문으로부터 받은 것이라면, 문을 높이면 그만입니다. 무엇을 근심하십니까?” p150

 

좋은 리더는 먼저 자기를 알아본다.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이도저도 아닌 인생을 보내는 자신을 용서하지 않는다. 먼저 자신에게 합당한 자리에 스스로를 추천하여 그 자리를 차지한다. p152

 

첫째는 투자의 대상이 다르다. 맹상군의 투자처는 재물이 아닌 사람이다. 그는 일찍이 아버지를 설득하여 아버지의 재산이 부의 본질이 아니라, 부귀와 권력의 기초가 훌륭한 인물들임을 분명히 했다. p154

 

둘째는 사람의 재주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는 마음속에 모든 사람들은 자기만의 재주가 있으며, 그에게 그 재주를 발휘할 수 잇는 기회를 주면 가장 훌륭히 자신의 역할을 해 낼수 있다는 개인적 신념이 있었다. ... 셋째는 자신만의 특별한 인사 원칙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재능에 맞도록 대우를 달리하고, 잘못 평가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 그들의 마음을 잃지 않도록 현실적 대우의 수준을 재능과 성과에 연동시켰다는 것이다. p156

 

곧은 나무가 곧은 나무를 부르고,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부른다

-직장인들 중 1/4만이 자신의 능력을 다 바쳐 일한다.

-직장인들 중 1/2은 자신의 업무 수행에 대해 별로 노력하지 않는다. 그저 직장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친다.

-10명 중 6명이 예전보다 덜 열심히 일한다고 응답했고, 4명 중 1명은 지금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 의욕이 떨어지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직원들을 고무하고 지원하면서 능력을 찾아 키워주면, 자신의 자리를 찾아 훨씬 더 수준 높은 업무의 질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이 바로 인재경영 혁명이 가능한 지점이다. p158

 

그동안 기업의 인력관리 기준이나 직원계발 도구는 서구적 경영기법에 따라 추진되어 온 바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서구적 방식이 동양의 문화적 전통과 가치관에 적합한 것인지는 면밀하게 검토되어 그 효과성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 미국이들에게 법은 실선이지만 동양인들에게 법은 점선처럼 보인다. ... 그러나 동양인들에게 법의 선은 묘한 경계선을 들락거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것은 준법정신이 미약해서라기보다는 법외에도 준수해야 할 다른 사회적 규칙과 도덕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어떤 법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사정과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p159

 

가능하면 법을 사용하지 않으며, 법을 사용할 때는 그것이 문화적 가치에 위배디지 않고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지켜질 수 있도록 고려한 것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보고 배우게 하고, 멀리 있는 사람들은 듣고 따르게 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적 접근법이었다. 동양은 법치가 아니라 덕치를 따라야 할 모델로 삼았던 것이다. p160

 

그들은 갈등이 생기면 먼저 법에 호소하고, 우리는 갈등이 생기면 먼저 다른 방법을 찾아보다가 마지막에 가서 법에 호소한다. 법은 동양인들에게 마지막 갈 데까지 간 뒤의 해결책인 것이다. p161

 

동양적 문화와 정서적 잠재의식 속에서 서구적 인재경영 모델이 적합하게 작동하기 어렵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 비용의 절감을 우선적 원칙으로 설정하고 명예퇴직을 통해 직원의 수를 줄여 갈 때, 그 결과 오히려 밖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유능한 직원의 이탈이 많아지며,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운 근로자들만 기업에 남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p162

 

인재 활용법의 첫째는 기업의 비전을 만들어 가는 데 적합한 사람을 등용하는 것이다. 적합성이 중요하다. .. 하루는 제나라 환공이 마구간을 둘러보다 그곳에 근무하는 벼슬아치에게 물어 보았다. “마구간 일을 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가?”

벼슬아치가 대답을 하지 못하자 대동했던 관중이 답했다.

“저도 예전에 이 직책을 맡아 본 적이 있습니다. 말을 세울 우리를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처음에 굽은 나무를 쓰면, 이 굽은 나무가 다시 굽은 나무를 원하기 때문에 곧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처음에 곧은 나무를 쓰면, 이 곧은 나무가 다시 곧은 나무를 원하기 때문에 굽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는 것입니다.” p163

 

‘주역’ 64개 대성괘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괘를 ‘지천태괘 地天泰卦’라고 한다. 이 괘의 모양은 ‘하늘 위에 땅을 올려놓은 모양’이다... 매우 불안정해 보이고 불길해 보인다.. 혁명을 의미하는 괘다. 혁명은 혼란과 피를 요구한다. 그러나 혁명이 없이는 태평도 업다는 동양적 사고다. ... 신영복은 이 괘를 인간관계와 연관 지어 좀 더 부연 설명해 놓았는데, 대략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멀리 있는 사람도 포용하고, 맨발로 황하를 건너온 과단성 있는 사람도 포용하고, 남아 있는 사람, 즉 주변의 비주류도 멀리하지 말고, 붕당을 만들지 않고 중용을 행하면 태평하다”는 뜻으로 풀이해 두었다. p165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이라는 말이 있는데,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앞으로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 건너뛰고, 지름길에 연연해 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고집이 바로 훌륭한 전문가에 이르는 방식임을 알아야 한다. 기본을 중시하고 원칙에 충실한 독학이 스스로를 필요한 인재로 만들어 가는 방식이다. 또 “바다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물을 말하기 어려워하고”라는 말도 함께 나온다. 한번 바다처럼 크게 깨달은 사람은 사소한 것이라도 업신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직 잘 모르는 사람들만이 왈가왈부하기 좋아한다는 뜻이다. p166

 

전 크라이슬러 회장 리 아이아코카 역시 “정규교육에서도 많이 배울 수 있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대부분 혼자 터득해야 한다”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적합한 배움과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열정을 이끌어 내며,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사람을 배치하고 적합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 경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훌륭한 경영자와 리더의 공통된 과제다. ‘사람’은 경영자가 자신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여 집중할 만한 무엇보다 훌륭한 투자처다. ... 좋은 경영자의 비밀은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을 우선적으로 할애할 수 있다는 데 있다. p167

 

복종시키되 굴욕을 느끼게 하지 마라

리더는 명령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부드러워야 한다. 부드럽지 않은 것은 힘이 아니라고 말해도 좋을만큼 역사는 진보해 왔다. 역사의 어느 시기든 몽둥이를 가지고 있는 자를 두려워하지 않은 때는 없었지만, 누구도 즐겨 몽둥이에 진심으로 굴복하려 하지는 않는다. p168

 

부드럽게 명령함으로써 명령이 요청이 되고, 복종이 참여와 동의로 바뀌게 할 수 있다면 훌륭한 리더다. 그들은 명령하는 자와 명령받는 자 사이의 감정적 간격과 괴리를 메워 줌으로써 마음속으로 즐겨 따르도록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며,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사람들이다. 막스베버에 따르면 권력은 세 군데서 온다. 하나는 전통적 권력이다. 군주나 왕 혹은 창업주의 2세 경영인처럼 세습되어 주어지는 권력이다. 또 하나는 카리스마적 권력이다. 다시 말해 신으로부터 받은 자신의 매력으로 혼란기의 군중 위에 군림하게 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스스로 만들어 낸 권력이다. ... 또 하나는 법률로 정해진 합법적 절차에 따라 주어진 권력이다. 민주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사람들은 기간을 정해 새로운 권력을 탄생시키는 선거라는 합법적인 절차를 만들어 냄으로써 권력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방법을 얻게 되었다. ... 말하자면 ‘군림하나 지배하지 않는다’는 개념으로 바뀌어 갔다. p170

 

우리는 명목과 실질이 일치하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는 것을 안다. 그 사람들만이 명령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훌륭한 리더는 명령할 줄 아는 사람들이며, 그 명령이 위에서 아래로 물 흐르듯이 하기 위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p170

 

‘아내가 내가 더 미남이라고 말한 것은 나를 사랑해서다. 첩이 내가 더 미남이라고 말한 것은 내가 두려워서다. 그리고 그 손이 내가 더 미남이라고 말한 것은 나에게 바라는 것이 있어서일 것이다.’ p171

 

훌륭한 리더는 자리로부터 오는 권력을 자신으로부터 오는 매력으로 바꾸는 법을 터득한다. 자신의 내면적 매력이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때 그 힘은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자신의 꿈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하여 자리가 주는 권력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권력 자체가 목적인 사람들이 아니다. p173

 

자리가 주는 힘은 하드 파워다. 누구라도 그 자리에 가면 그 힘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은 커다란 몽둥이 같은 것이다. 따라서 몽둥이를 등 뒤에 숨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부드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조직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이다. 군림하면 왜곡된다. p175

 

자신의 내면적 가치로부터 나오는 힘은 소프트 파워다. 꿈과 비전에 대한 열정은 바로 이 부드러운 힘의 원천이다. 좋은 리더는 꿈과 비전으로 말한다. 이것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자유롭고 멋진 정신적 공간이다. 공감, 동의, 참여, 격려, 지원, 신뢰는 이 공통의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정신적 유대가 된다. ... 추종자들은 복종하지만 굴욕을 늒지 않는다. 그들은 기꺼이 즐겨 따르며, 리더의 결정을 스스로 동의하고 찬성한 자기 결정이라 여긴다. p175

 

4장 사람을 이끌고 혁신을 거듭하다―변화경영 리더십

각자가 그 생업에 힘쓰고 즐겁게 일하는 것은 마치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다. 이런 일들은 모두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을 가장 잘 다스리는 방법은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것이다. 가장 졸렬한 정치는 백성들과 다투는 것이다. 빈부의 도가 있다. 그것은 인위적으로 빼앗거나 안겨 주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능력에 따라 힘을 다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 묘한 재주가 있는 사람은 부유해지고, 모자라는 사람은 가난해진다.

- 사마천, ‘사기’ 열전 중에서

 

변화란 낡고 오래되어 자연스러움의 흐름을 막는 구습과 악폐를 제거하여 물길을 뚫어 주는 것이다. 자연스러움을 잃으면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 변화는 사람을 위해 하는 일이나 사람을 잃고 이념만 남게 만든다면 결국 잘못된 것이다.

 

믿게 한 후에야 비로소 바꿀 수 있다

이윤이 70번이나 탕왕을 설득하려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윤은 훌륭한 요리사가 되어 왕에게 가까이 갔다. 이윤이 어진 것을 안 다음에야 탕왕은 비로소 이윤의 말을 듣고 그를 중용했다. p179

 

예전에 이 자는 나를 속여 내 수레를 탔고, 먹던 복숭아를 나에게 먹인 괘씸한 놈이다. 미자하의 행위는 처음이나 나중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다만 총애를 받고 있을 때는 칭찬받은 일이, 총애를 잃게 되니 죄가 되었을 뿐이다. 세 가지 장면 모두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공통적이다. 먼저 사람들이 믿고 내 편이 되어야 그들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p180

 

모두들 내가 국무부 조직의 판을 다시 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나는 이 사람들이 내 편이 되기를 기다릴 것입니다. 그들이 나의 리더십을 믿을 때까지 재조직을 감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p181

 

그는 변화를 시도할 때 듣고 배우고 사람들을 참여시키는 데 엄청난 시간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만족시키려고 하지는 않는다. 단지 기반을 조성하는 데 성실하다는 뜻이다. 때가 되면 그는 변화의 앞에 설 준비가 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믿고 따르게 하기 위해 먼저 많이 투자하고, 그 신뢰 위에서 변화를 시작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에게 자신을 믿게 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설득하지 못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는 것 같다. p182

 

변화는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함께 가기 어렵다. 신뢰는 설득의 기본이다.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이 진심으로 나를 따르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경영의 첫째는 사람이고, 사람은 함께 일할 수 있어야 하며, 협력의 바탕은 믿음이다. p183

 

실제로 NUMMI에서는 근무 시간에 늦게 오거나, 해야 할 필수 과정을 빼먹거나, 함께 지켜야 할 규칙을 어기게 되면 팀장에게 불려가 야단을 맞는 것이 아니라, 대신 동료들이 한 번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누군가 근무 시간에 늦으면 동료가 나서서 부탁한다. “급한 일이라면 사전에 말하라. 그러면 우리가 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아무 말도 없이 늦으면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그러지 말아라.” 이런 부탁을 동료에게서 받으면 누구도 늦을 수 없다. p186

 

모순과 상생하라

자공이 이해하고 이렇게 받았다.

“위대하구나, 죽음이여. 군자에게는 휴식을 뜻하고, 소인에게는 굴복을 뜻하는구나.”

공자가 기뻐하며 이렇게 말했다.

“자공아, 네가 그것을 알았구나.

사람들은 모두 삶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삶 가운데 고통도 있어야 한다는 것은 모른다.

늙으면 힘들게 된다는 것을 알지만,

늙으면 또한 편안함이 온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죽음에 대한 무서움만 알지,

죽음이 휴식을 준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p188

 

영어는 국제공용어가 되어 가고 있다. 인류의 1/4에 해당하는 15억 인구가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반추세가 생겨나고 있다. 영어 사용 인구가 늘어나기도 하겠지만 점점 더 많은 소수 언어가 사용되는 현상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p191

 

변화하려는 사람은 자신과 세상을 보는 이중적 시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고쳐야 할 것과 고치지 않고 오래 써야 할 것을 구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고쳐야 할 것은 반드시 해체하고 제거해야 하며, 남겨야 할 것은 철저히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버려야 할 것과 남겨야 할 것을 분명히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란 결국 모순과 대립이 함께 ‘가장 잘 살 수 있는’ 공생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p193

 

많은 사람이 가는 길에는 이익이 없다

부유해지는 데는 정해진 직업이 없고 재물은 미리 정해진 주인이 없다. 능력이 있는 자에게는 재물이 모이고, 능력이 없는 자에게는 기왓장이 부서지듯 흩어진다. 천금의 부자는 한 나라의 귀족과 맞먹고, 거만금을 가진 부자는 한 나라의 왕과 그 즐거움을 같이한다. p200

 

부자들의 법칙 몇 가지를 일반화해 보자.

첫 번째, 부자들은 업종과 관련 없이 비즈니스를 하는 자신만의 특별한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대다운 비결을 가지고 있는가? 이것이 핵심 질문이다. 나다운 생각과 방식이 없으면 죽은 비즈니스다. 나다운 방식을 만들어 내라. 이것이 첫 번째 원칙이다. 경영을 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차별화라 부르고 마치 격언처럼 ‘유일한 것이 최선이다 the only, the best’라고 말한다. 현대적 의미의 차별화를 만들어 가는 기술 세 가지를 소개하겠다.

-취미를 직업으로 전환하라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라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라 p203

 

두 번째 불변의 법칙은 아껴 쓰고 부지런한 것이 대체로 생업을 다스리는 올바른 길이라는 점이다. 고생하여 돈을 벌어 본 사람은 손끝이 야무지다. 씀씀이가 헤픈 부자는 제 손으로 돈을 벌어 본 적이 없는 부자 2세들이 대부분이다. ‘부는 3대를 가기 어렵다’는 속담의 뜻은 그 근면과 절제의 정신을 잃었기 때문이다. p203

 

훌륭한 부자는 돈을 벌 줄도 알지만 쓸 줄도 안다는 점이다. 이 원칙이 훌륭한 부자와 인색한 부자를 가르게 하는 결정적인 차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주머니 속에 돈을 쌓아 두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절약하고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번 돈을 쓸모 있게 쓰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다. p204

 

만일 지금 부자인 사람은 세 번째 질문을 해야 한다. 돈은 세상에 머무는 동안 잠시 빌린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당대에 부유함을 즐기다가 약간의 재물을 아끼는 사람에게 남겨두고 갈 수 있으면 축복받은 인생이다. 그 이상 억지를 써서는 안 된다. 눈을 감기도 전에 남아 있는 자식들이 싸우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그것이 죽음이 가르쳐 주는 최고의 교훈인 것이다. p204

 

생활을 꾸려 나갈 때 자신을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수입을 꾸려 나가는 것이 현명한 사람이 힘쓰는 일이다. 간사하고 교활한 방법으로 부를 얻는 것은 가장 저급하고 위험한 방법이다. 못이 깊어야 고기가 있고, 산이 깊어야 짐승이 오가며, 사람은 부유해야 인의를 따른다. 예라는 것은 재산이 있는 곳에서 생겨나고, 빈한한 곳에서 사라진다. 평범한 사람들은 상대방의 재산이 자기보다 열 배가 많으면 몸을 낮추고, 백배가 많으면 두려워하며, 천 배가 많으면 그의 일을 하고, 만 배가 많으면 그의 하인이 된다. 이것이 사물의 이치다. p205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재물이 모이고, 차별적 혁신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기왓장이 부서지듯 재물이 흩어져, 잘해야 겨우 먹고살게 되는 것이다. 혁신의 능력이란 창조적 부적응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이다. 남과 경쟁하여 이익을 다투기를 마치 진흙 속에서 싸우는 개들처럼 하는 대신 스스로 자신의 강점을 고려하여 잘할 수 있는 블루오션을 찾아내 특화하는 능력인 것이다. p205

 

물건을 팔지 마라. 그 대신 새로운 개념을 팔아라

사마천은 ‘사기’ 열전에서 이 두 사람에 대하여 상당한 분량을 할애한 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소진은 결국 제나라에서 첩자의 협의를 받고 죽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비웃고 그의 술수를 배우기를 꺼렸다. 그러나 소진은 보통 집안에서 일어나 여섯 나라를 연합시켜 합종을 맺게 한 것으로 보아 그의 지혜가 뛰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그의 경력과 사적을 서술하여 유독 그만이 나쁜 평가를 듣지 않도록 하였다... 장의가 일을 꾸민 것은 소진보다 더 심한 점이 있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이 소진을 더 미워하는 것은 소진이 먼저 죽었기 때문에 장의가 그의 단점을 들추어 부풀려서 자신의 주장을 유리하게 끌어나가 연횡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다 나라를 기울게 한 위험한 인물들이다. p200

 

작가이며 언론인인 프레드 무디가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글 속에서 표현한 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유일한 공장 자산은 직원들의 상상력”인 것이다. 21세기의 새로운 비즈니스는 중후한 물리적 자신이 아니라 ‘작고 가벼운’ 자산인 것이다. p211

 

나이키는 운동화를 팔지 않는다. 나이키는 개념을 판다. p212

 

우리는 낯선 시대, 역설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아이디어와 개념의 마케팅 시대에 살고 있다. 생각과 사고의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2,300년 전에 전국시대를 살다간 소진과 장의처럼 우리는 ‘낯선 시대의 특별한 생각을 하는 괴짜’일 필요가 있다. 어떤 성공도 믿어서는 안 된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다음과 같이 정의해 보도록 하자.

“과거의 성공을 의심한다. 고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p213

 

익히지 못하면 배움이 정신의 일부가 되지 못한다

조괄은 아버지가 남긴 병법을 책으로 읽어 외우는 것에는 탁월하였다. 그러나 그의 병법은 책 속에 머물러 있는 다른 사람의 생각에 지나지 않았다. 아버지와 아들은 마음 씀씀이가 달랐고, 따라서 아들은 겉을 모방할 수는 있었지만 아버지의 마음을 본받지는 못했다. 그것은 비극이었다. 똑같은 병법이지만 아버지가 성공한 곳에서 아들은 실패했다. p218

 

모방은 반드시 자신의 현장을 토대로 구축되는 창조적 모방이어야 한다. 한 가지 사례를 추종하는 것은 단순 모방이지만, 여러 가지 사례들을 잘 들여다 본 후 내게 적합한 처방을 찾아내는 것은 이미 모방을 넘어선 연구이며 창조라 할 수 있다. 훌륭한 경영자는 늘 자신의 방식을 찾아내는 창조자들이다. p220

 

저항의 목은 단번에 쳐라. 그래야 피를 줄일 수 있다

변화는 적이 많다. 한 번 지면 모든 적들이 사방에서 달려들게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변화는 전쟁이며, “전쟁은 또 다른 방법으로 행해지는 정치이자 마지막 정칙적 수단”이라는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통찰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변화에도 삶의 다른 국면과 마찬가지로 정치가 필요하다. p221

 

양저는 자신의 자리를 정확하게 읽고 있었다. 적국의 압박은 점점 강해지고, 이 싸움에서 지면 물러날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군대가 아직 자신을 진정한 리더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싸우기 전에 정치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왕의 권위를 빌리고자 했다. 사기가 떨어져 있는 군대를 장악하고 충성을 바치며 돌진하게 만들기 위해 왕의 총애를 받는 인물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다. 그 사람이 잘 도와주면 자신의 모자라는 권위의 한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일이다. .... 그는 본보기를 보일 정치적 사건이 필요로 했고, 그래서 장고는 목을 잃은 것이다. 그는 왕으로부터 장군의 지위를 얻었지만, 그 지위가 껍데기가 아니라 진짜 힘이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강력한 설득의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반면 장고는 자신의 자리를 잘 읽지 못했다. p225

 

변화는 매우 위험한 단어다. 잘 다루지 못하면 되돌아와 가슴에 꽂히는 비수 같은 단어다. 변화란 엄청난 힘을 필요로 하는 에너지 집약적인 활동이다. 에너지를 얻지 못하면 변화는 한 발도 움직이려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되돌아와 변화를 추진하는 사람들을 궤멸시키게 되는 단어인 것이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이론의 대부격인 마이클 해머가 말했듯이 “변화는 중역실에서 탄생하지만, 변화의 목이 교살되는 곳도 바로 중역실”이며, 이때 변화를 추구하던 인물들도 그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라지게 된다. p228

 

개혁을 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무두질을 통해 새로 ... 털을 벗겨내면 표범 가죽과 개 가죽은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털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면 털을 벗겨 내서는 안 된다. .. 마찬가지로 지나간 것들 중에서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은 벗겨 내서는 안 되는 것이다. p229

 

개혁을 시작한 사람은 그 정당성과 이룸을 믿어야 한다. 마음이 굳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체 게바라는 이 믿음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인간은 꿈의 세계에서 내려온다.” p230

 

사람들은 증거를 필요로 한다. ‘주역’에서는 이를 ‘혁언삼취 유부’라고 부른다. 즉 혁명의 공약이 세 번은 이루어져야 비로소 사람들이 이를 믿고 따르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세 번이라는 숫자는 물론 상징적인 것이다. 성공이야말로 변화를 지속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설득력이다. p230

 

사마양저의 사례는... 그는 군대의 기강을 흐리게 하는 것들을 제거함으로써 군령을 바르게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최소한의 피를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렵게 만들기만 한 것이 아니라 최고의 군인이 할 수 있는 기본, 즉 병사와 동고동락한다는 원칙을 지켰다. p231

 

5장 정당한 이익으로 오래 번창하다―윤리경영 리더십

이익이 건강한 기쁨이 되게 하려면 이익의 깨끗함을 물어야 한다.

이익을 꾀하는 욕망과 이익의 정당함을 묻는 윤리는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가속기와 브레이크 같은 것이다.....

경영은 갈 때 가고, 멈출 때 멈출 줄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 때가 언제인지 분별해 아는 것이다.

어려워 보이지만 쉬운 일이다. 모든 운전자가 다 알고 있는 주행의 원리다.

신호등이 없어서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니다. 지킬 원칙과 지키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의 신호등을 껐기 때문이다.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리

2006년 6월, 워렌 버핏은 자신이 가진 재산의 85%에 해당하는 약 370억 달러 정도의 재산을 ... 5개 자선단체에 기증한다고 발표하였다. 매년 7월 전체 기부금의 5%씩이 순차적으로 그가 정한 자선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이 결심을 하게 된 이유를 묻는 한 TV 인터뷰에서 워렌 버핏은 “시장경제는 가난한 사람에게는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경제는 극단적 빈부의 차이를 만들어 냈고, 이 메커니즘에서 성공한 자기 같은 사람은 결국 자신을 성공하게 만들어 준 사회에 자신이 번 돈을 기부하는 ‘비시장경제적’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말일 것이다. p238

 

‘맹자’ 가운데 다음과 같은 예가 나온다.

화살을 만드는 사람이라 하여 갑옷을 만드는 사람보다 불인不仁하다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화살을 만드는 사람은 자신이 만든 화살이 다른 사람을 상하게 하지 못할까봐 걱정하고, 갑옷을 만드는 사람은 자기가 만든 갑옷이 화살에 뚫려 사람이 상하게 될까 봐 걱정한다. 무당과 장인도 역시 그러하다. 무당은 당시 의사와 같았기 때문에 사람의 병이 낫지 않을까봐 걱정한다. 그러나 장인은 관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이 죽지 않으면 관이 팔리지 않을까 봐 걱정하여 사람이 죽기를 바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직업의 선택은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仁에 거하는 것이 아름답다. 스스로 택해 인에 거하지 않는다면 어찌 그것을 지혜롭다 할 수 있겠는가? p240

 

화살이 과녁에 맞지 않으면 자기를 이긴 자를 원망하지 말고, 과녁에 맞지 않은 까닭을 도리어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p241

 

조간자가 왕량에게 앞으로도 계속 해를 위해 마차를 몰 것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왕량은 단호하게 머리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는 말했다. “나는 소인과 함께 말몰이 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합니다. 사양하겠습니다.” 사냥의 법도대로 마차를 몰았더니 하루 종일 한 마리도 잡지 못하다가, 법도를 어기고 궤우하게 하였더니 하루아침에 열 마리를 잡고서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그가 아무리 권세가라 하더라도 더 이상 마차를 몰 수 없다는 것이다. p242-243

 

<청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리>라는 것이 있다. 공자가 이 노래를 듣고, “자네들 저 노래를 들어 보게. 물이 맑을 때는 갓끈을 씻지만 흐리면 발을 씻게 되는 것이네. 물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것이지”하였다. p244

 

관행이라 따라 했고, 운이 나빠 걸렸다고 말할 일이 아니다. 마부에게도 지켜야 할 사냥의 법도가 있듯이 돈을 버는 데도 축재의 법도가 있다. 또한 윤리경영이란 경영자로서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자기 약속이며, 사회에 대한 자기 책임의 엄격함이며, 자신의 삶에 대한 정신적 자세다. 그것이 무너지면 더러운 물이 되어 사람들이 발을 씻을 것이고, 그것을 지키면 깨끗한 물이 되어 사람들이 우러러 갓끈을 씻을 것이다. 물 스스로 그렇게 하듯, 기업가와 경영자 스스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p245

 

이익,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

 

그가 쓴 ‘군주론’은 부도덕한 정치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적나라하게 비춰주는 매우 정직한 책이라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 ‘군주’라는 단어 대신에 ‘경영자’라는 단어를 바꾸어 대입하면 ‘부도덕하지만 정직한 경영자론’ 하나를 갖게 되는 셈이다. p248

 

여자들은 먼저 양, 개, 나귀, 돼지, 소들을 길들였다. 그리고 남자들을 길들였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길들인 마지막 가축이었다. 남자들은 마지못해 천천히 사회적 특질을 배워 익혔다. 가족에 대한 사랑, 친절, 절제, 협동, 공동체 활동 등이다. 이것이 문명의 시작이다. 문명이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는 의미다. p250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경영에 적용해 본다면 대략 다음과 같다. ....

외양상 덕은 실제로는 악덕이 되고, 외양상 악은 미덕이 될 수 있다. 경영자의 연민과 냉혹함에 대한 예를 들어 보자. 개인적으로 연민은 미덕이고 냉혹함은 악덕이다. 그러나 경영자가 연민에 치우치면 기강이 문란해지고 질서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결국 엄격하고 냉혹한 통제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므로 악덕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초기의 적절한 냉혹함은 기강과 질서를 바로 잡아 더 관대한 결과를 가져오므로 덕으로 전환될 수 있다. p253

 

좋은 사람들은 영혼이 있는 리더를 선택한다

“살아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입니다. 이것이 필연적인 법칙입니다. 부유하고 귀하면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시장을 보십시오. 아침에는 어깨를 다투어 시장으로 들어서지만 날이 저물면 시장을 떠납니다. 그들이 아침은 좋고 저녁은 싫어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아침에는 살 것이 있고 저녁이 되면 파장이 되어 살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지위를 잃자 빈객이 모두 떠나간 것은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다시 찾아오는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예를 다하여 빈객을 대우하십시오.” p258

 

아마 공자 같으면 어려울 때 그 보스를 버리지 말고 충성을 다하는 것이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고 말했을 것이다. 마키아벨리라면 당연히 세상의 법칙을 따라 부유하고 고귀하면 따르고, 빈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버리라고 충고했을 것이다. 현대의 경영윤리는 어떻게 충고할까? 나는 풍환처럼 처신하라고 말하고 싶다. p259

 

누가 누구에게 등을 돌렸든, 우리가 ‘사람들 사이의 마땅한 신뢰 관계’를 의미하는 윤리를 생각하게 될 때 그 사이에 아주 분명한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돈이 사람 사이의 관계를 주도하면 부패하거나 타락하고, 지위가 사람 사이를 주도하면 윗사람은 명령하고 아랫사람들은 거기에 따르는 불평등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p260-261

 

잔치는 즐거움을 위해 베푸는 것이며, 포도주는 생명을 기쁘게 한다. 그리고 돈은 범사에 응용되느니라(전도서)... 공으로 얻은 재산은 날아 가지만, 애써 모은 재산은 불어난다.(잠언)

돈에 대한 성경의 메시지는 상당한 절제를 요구하고 있다.

너희가 사는 땅에는 가난한 사람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너희가 사는 땅에는 너희 동족으로서 억눌리고 가난한 사람이 어차피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의 손을 뻗어 도와주라고 이르는 것이다.(신명기) p262

 

다시 말해 부의 추구를 경제적인 행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대가를 치루고서야 얻을 수 잇는 개인적 귀결로 보았다는 점이다. 이것은 부를 추구하는 활동이 경제학이 아니라 윤리학으로 인식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p263

 

‘영혼이 있는 기업’의 저자인 데이비드 뱃스톤은 기업의 윤리경영에 관한 8가지 원칙을 제시.. 첫째는 개인으로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조직의 이해관계와 일치시킨다는 것이다. 경영자는 경영자대로, 구성원은 구성원대로, 개인적 이해와 조직의 이해를 병존시킬 수 잇는 정신적 태도와 방식으로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누구도 개인적 이해를 조직의 이해 위에 놓아서도 안 되고, 반대로 조직은 그 구성원의 희생을 강요해서도 안 된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장기적으로 조직 속에서 희생당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성장하고 번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기업 스스로 시장의 일부가 아닌 좀 더 커다란 지역공동체의 일부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땅에서 벌었으니 그 이익을 이 땅에 있는 사람들과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 셋째는 ... 중요한 경영 정보에 대한 투명하고 적절한 공개 방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p266

 

에필로그 : 사람에게서 구하라

나이를 먹어 가면서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좋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한 사람 속에 좋고 나쁨이 섞이고, 내 속에 여러 명의 내가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는 것이 싫어졌다. 다 그렇고 그런 사람들, 좋은 옷, 좋은 차, 높은 지위에서 건들거리지만 도토리처럼 그만그만한 사람들 속에서 사는 일이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p269

 

춘추전국시대의 고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 영웅인 것은 아니다. ... 그들은 모두 우리의 편린들이다. 우리가 그들이다. 한때 그들이었고, 또 한때 그들의 입장에 반대하는 적대자였다. 그러나 분명히 우리는 그들 속에 편재해 있었다. 독하고 치사하면서, 또한 선하고 인자하다. 복선을 깔고 비수를 품지만, 용서하고 포용한다. 두려워하지만 버텨내고, 배신하지만 또 충성한다. 그들은 죽고 난 뒤 책 속에 묻힌 미라들이 아니다. 그들은 지금 우리들 속에 우리들의 편린으로 살아 있다. 그들이 우리였다. 그리고 우리가 바로 그들이었다. p270

 

3. 내가 저자라면

 

나는 낚시를 좋아한다. 그러나 자주 가지는 못한다. 아직은 낚시보다 더 중요하고 급한 일들 때문에 게으름을 부리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쉰 중반즈음이 되어, 조금 느긋한 시간을 살 수 있는 멋을 부려도 사치가 아닌 때가 되면 낚시를 배울 생각이다. <흐르는 강물처럼>에 나오는 플라이 낚시로 송어를 낚는 일도 멋진 일일 것이고, 섬진강 은어낚시도 해보고 싶다.

 

선생님의 손맛을 즐겼다. 고전의 이야기들이 기나긴 묵묵히 흐르는 황하 강에서 씨알 굵은 잉어를 낚아채듯 걸려나왔으며, 현실 속에서 새로운 드라마로 다시 태어났다. 이미 몇 번을 들은 이야기고, 사기와 춘추전국시대의 영웅들 이야기는 저잣거리에도 흔하게 회자되는 안주감인데도 불구하고, 새롭게 읽히는 힘이 무엇이란 말인가. 아.. 공력이구나. 작가의 글발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익숙한 것도 다시 우려내어 새 맛이 나게 할 수 있는 것이 작가로구나.

 

구성 및 전개방식

자기경영, 섬김의 정신, 인재경영, 변화경영, 윤리경영 총 5부로 소주제를 구성하고, 사기史記와 공자, 맹자에 나오는 이야기들과 현대의 경영 사례들을 매치시켜서 동서양의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함께 궁극적으로 우리식의 리더십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누구인가를 념두에 두면서 길을 잃지 않고 글을 전개해가는 힘이 있다. 그의 프롤로그는 통째로 훔쳐오고 싶을 정도로 현란하고, 탐스러웠다. 그리고 에필로그는 그만그만한 사람들과 살아가는 시들해져 버린 세상살이에 대한 담담한 자기고백과 수많은 영웅들과 사람들의 이야기릍 통해 자기가 그리고 세상의 독자들에 대한 바람이 녹여져 있다. 담담하지만, 글의 전개가 군더더기가 없고, 호흡은 빨랐으며, 몰아치는 힘이 있다.

 

제목

깔대기를 통해 모이고 모여서 결국 가장 하고 싶은 한 마디가 담겨져 있어야 한다. 그의 기나 긴 이야기의 결론은 제목이다. “사람에게서 구하라”

 

옥에 티

추기는 이 말을 믿을 수 없어 첩에게 다시 물어 보았다. 그녀의 대답도 서공이 추기를 따를 수 없다고 했다. p171

 

권말부록으로는 본문의 주요 등장인물 40여 명을 소개하는 『리더십 인물사전』을 수록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인상적인 어록이나 일화 등에 비중을 두어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인물을 더욱 뚜렷이 각인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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