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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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과 머묾은 공간의 문제가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어디서든 새로 시작할 수 있고, 어디서든 변이할 수 있는 것이며, 새로운 삶을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이며, 이를 위해 현재와 미래를 사로 잡는 고착된 인연의 끈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고, 그 끈을 풀어서 새로운 삶의 자원으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 (그러므로) 유목은 다른 삶의 영토를 찾아, 다른 삶 자체를 찾아, 다른 사유, 다른 가치를 찾아 끊임없이 이동하는 것이고, 그에 필요한 한 어디로든 샐 수 있고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지금 앉아 있는 자리에서 조차 ‘자유의 새로운 공간’을 찾아 끊임 없이 탈영토화하는 삶 그 자체다” – 이진경 <철학의 외부> 중에서
나는 주변의 사람들 때문에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고 3생활 일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6시에 학교로 데려다 주시던 아빠, 오밤중에 소변을 보고 다시 자리에 누울 때 조차도 잠자리를 챙겨주려고 잠에서 깨어 일어나 이불을 덮어 주시는 엄마.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분이시다. 하지만, 내가 나이가 들고 정작 무언가를 이루어야 할 나이가 되었을 때 나의 발목을 붙들고 머물게 만들었던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다.
무엇인가 새로운 환경을 만나고, 그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어 가는 일만큼 신나는 일은 없다. 하지만 나는 내 안의 것들에 의해 자꾸만 예전의 인연 속으로 파고 들어 가고 있었다. 대학 진학을 할 때에도 부모님의 뜻을 어길 수 없어 제주도에 머물기로 결정을 하였다. 그게 부모님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 생각 하였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내 뜻대로 취업을 위하여 서울로 갔다. 지금 와서 생각 해 보면 이건 단순히 공간적인 떠남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그들과 일시적인 단절을 고했으며, 그로부터 나는 새로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혀 갔던 것이다. 지난 연들에 묶여서 나를 채우던 것들을 밖을 향하여 열어 놓기 시작 했던 것이다.
이제 나보다도 나를 자랑스러워하는 부모님이 계시다. 그때, 내가 밖을 향해 열리고자 했던의욕이 지금과 같이 못했다면 나는 여전히 그저 그들 곁에 머무는 착한 딸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의 떠남으로 인하여 나는 이제 착한 사람이 아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발판이 생겼다. 내가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이제 나는 어떠한 환경으로든 내 주위를 바꿔 나갈 자신이 있을 뿐이다. 외부와의 소통 능력이 생긴 것이다.
나는 안정된 생활 속에서도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떠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떠남은 현실 부정이나 도피와는 다른 것이다. 새로운 것들을 찾아 냄으로써 나는 내 주변을 조금 더 매끄러운 초원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곳에 머무르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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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변의 사람들 때문에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고 3생활 일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6시에 학교로 데려다 주시던 아빠, 오밤중에 소변을 보고 다시 자리에 누울 때 조차도 잠자리를 챙겨주려고 잠에서 깨어 일어나 이불을 덮어 주시는 엄마.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분이시다. 하지만, 내가 나이가 들고 정작 무언가를 이루어야 할 나이가 되었을 때 나의 발목을 붙들고 머물게 만들었던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다.
무엇인가 새로운 환경을 만나고, 그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어 가는 일만큼 신나는 일은 없다. 하지만 나는 내 안의 것들에 의해 자꾸만 예전의 인연 속으로 파고 들어 가고 있었다. 대학 진학을 할 때에도 부모님의 뜻을 어길 수 없어 제주도에 머물기로 결정을 하였다. 그게 부모님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 생각 하였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내 뜻대로 취업을 위하여 서울로 갔다. 지금 와서 생각 해 보면 이건 단순히 공간적인 떠남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그들과 일시적인 단절을 고했으며, 그로부터 나는 새로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혀 갔던 것이다. 지난 연들에 묶여서 나를 채우던 것들을 밖을 향하여 열어 놓기 시작 했던 것이다.
이제 나보다도 나를 자랑스러워하는 부모님이 계시다. 그때, 내가 밖을 향해 열리고자 했던의욕이 지금과 같이 못했다면 나는 여전히 그저 그들 곁에 머무는 착한 딸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의 떠남으로 인하여 나는 이제 착한 사람이 아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발판이 생겼다. 내가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이제 나는 어떠한 환경으로든 내 주위를 바꿔 나갈 자신이 있을 뿐이다. 외부와의 소통 능력이 생긴 것이다.
나는 안정된 생활 속에서도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떠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떠남은 현실 부정이나 도피와는 다른 것이다. 새로운 것들을 찾아 냄으로써 나는 내 주변을 조금 더 매끄러운 초원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곳에 머무르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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