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
- 조회 수 1970
- 댓글 수 5
- 추천 수 0
발로 밟았니?
아뇨..제가 언니랑 싸우다가 그랬는데요..
언니랑 싸운 게 아니라 안경이랑 싸운 거 같은데? 싸우지 마라.
네..
(안경을 고쳐주던 안경점 아저씨와 막내의 대화)
학교 축제에 참가했던 큰아인 안경 없이 등교를 했었다.
어제 찐한 싸움 끝에 안경이 너덜너덜해 졌었기 때문에..
어젯저녁..책을 읽다 잠깐 졸았는데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어쩌는지 보려고 자는 척을 했더니..말다툼이 주먹다짐이 되더니 급기야 큰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한참을 모르는 척하고 있는데 막내 녀석이 내게 오더니 한마디 던졌다.
엄마, 언니랑 한바탕했어.
언니는 질질 짜고 있는데 동생은 쌩쌩했다.
엄마, 언니 안경이 덜렁덜렁 해.
그래서 기분 좋아?
아니요.
넌 너 같은 동생이 있다면 어떻게 할꺼야?
몰라요.
엄마 없으면 이러구 싸우니?
네.
그제서야 큰애가 뒤틀린 안경을 들고 나타나선 내일 발표횐데 어쩌냐는 거였다.
구슬 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
동생한테 져주는 건지 지는 건지 꼼짝 못하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우습기도 했다.
그래서 그랬는지 요런 말이 튀어나왔다.
담부턴 안경 벗어놓고 싸워.
그 말이 황당했던지 큰아인 더 울었다.
큰애가 가끔 뱉는 ‘동생 없었으면 좋겠어’란 말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그치?’라고 하곤 한다.
힘껏 쌈질도 못하는 상대인 동생이니 오죽할까마는 무슨 설움이 많은지 꼭 먼저 울음보가 터진다.
막내를 혼내봐야 그때뿐이다.
어렸을 땐 몰랐는데 이젠 컸다는 증거인지 하루도 다투지 않는 날이 없는 요즈음..
급기야 안경까지 박살낸 어젠 아이들에게도 충격적이었던 모양이었다.
싸움 뒤에 잘못을 뉘우치는 표정이 역력했던 막내가 마무리하듯 던진 말..
엄마, 난 아빠 닮았나봐요. 아빠랑 엄마랑 싸우고 나면 아빠가 엄마한테 잘 해 주잖아요. 나도 언니한테 잘 해 주고 싶어요.
IP *.250.34.67
아뇨..제가 언니랑 싸우다가 그랬는데요..
언니랑 싸운 게 아니라 안경이랑 싸운 거 같은데? 싸우지 마라.
네..
(안경을 고쳐주던 안경점 아저씨와 막내의 대화)
학교 축제에 참가했던 큰아인 안경 없이 등교를 했었다.
어제 찐한 싸움 끝에 안경이 너덜너덜해 졌었기 때문에..
어젯저녁..책을 읽다 잠깐 졸았는데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어쩌는지 보려고 자는 척을 했더니..말다툼이 주먹다짐이 되더니 급기야 큰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한참을 모르는 척하고 있는데 막내 녀석이 내게 오더니 한마디 던졌다.
엄마, 언니랑 한바탕했어.
언니는 질질 짜고 있는데 동생은 쌩쌩했다.
엄마, 언니 안경이 덜렁덜렁 해.
그래서 기분 좋아?
아니요.
넌 너 같은 동생이 있다면 어떻게 할꺼야?
몰라요.
엄마 없으면 이러구 싸우니?
네.
그제서야 큰애가 뒤틀린 안경을 들고 나타나선 내일 발표횐데 어쩌냐는 거였다.
구슬 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
동생한테 져주는 건지 지는 건지 꼼짝 못하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우습기도 했다.
그래서 그랬는지 요런 말이 튀어나왔다.
담부턴 안경 벗어놓고 싸워.
그 말이 황당했던지 큰아인 더 울었다.
큰애가 가끔 뱉는 ‘동생 없었으면 좋겠어’란 말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그치?’라고 하곤 한다.
힘껏 쌈질도 못하는 상대인 동생이니 오죽할까마는 무슨 설움이 많은지 꼭 먼저 울음보가 터진다.
막내를 혼내봐야 그때뿐이다.
어렸을 땐 몰랐는데 이젠 컸다는 증거인지 하루도 다투지 않는 날이 없는 요즈음..
급기야 안경까지 박살낸 어젠 아이들에게도 충격적이었던 모양이었다.
싸움 뒤에 잘못을 뉘우치는 표정이 역력했던 막내가 마무리하듯 던진 말..
엄마, 난 아빠 닮았나봐요. 아빠랑 엄마랑 싸우고 나면 아빠가 엄마한테 잘 해 주잖아요. 나도 언니한테 잘 해 주고 싶어요.
댓글
5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89 | 주간칼럼-중소기업을 연구하는 방법 | 박노진 | 2005.07.02 | 2216 |
488 | <변화학 칼럼 13> 사람은 두 번 태어난다. [1] | 문요한 | 2005.06.30 | 2471 |
487 | 어제보다 아름다워지기 위해 [1] | 신재동 | 2005.06.30 | 2129 |
486 | [11] 공간 그리고 비움 [1] | 오세나 | 2005.06.29 | 1864 |
485 | [10] 아름다운 거리 [3] | 오세나 | 2005.06.29 | 2049 |
484 | 꿈에 [6] | 오병곤 | 2005.06.28 | 2980 |
483 | 바가바드기타 | 행복의기원 | 2005.06.28 | 2061 |
482 | 내 비망록에는 [2] | 구본형 | 2005.06.27 | 2452 |
481 | -->[re]어느날 저녁 [1] | 구본형 | 2005.06.27 | 2395 |
480 | [12] 공부 [10] | 홍승완 | 2005.06.26 | 2149 |
479 | 장면 [4] | 홍승완 | 2005.06.26 | 2125 |
478 | 일이 놀이처럼 재미 있으려면 [1] | 오병곤 | 2005.06.26 | 2238 |
477 | 주간칼럼 12-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작지만 강한 기업 [1] | 박노진 | 2005.06.26 | 2080 |
476 | 일본적 감상주의에 대한 단상(斷想) [3] | 손수일 | 2005.06.25 | 3665 |
475 | 그들, 시원한 사람들 [3] | 구본형 | 2005.06.24 | 2526 |
474 |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담긴 글을 쓰고 싶다 [3] | 신재동 | 2005.06.22 | 2332 |
473 | <변화학 칼럼 12> 나에게 입 맞추다 | 문요한 | 2005.06.22 | 2049 |
472 | 자연처럼 | 자연의기원 | 2005.06.20 | 1993 |
471 | 윤동주와 성찰(省察)에 관하여 [2] | 오병곤 | 2005.06.19 | 2218 |
» | 아이들.. [5] | 김미영 | 2005.06.18 | 19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