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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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책을 읽다 숨이 막힐 때도 있다.
집어치워라.
그에게는 시가 없다. 영혼도 없다.
그의 눈에는 물결도 바람도 고래수염도 없다.
그는 나를 참으로 슬프게 했다.
어느 날 어떤 사람들을 보고 이유없이 분노 하는 것은
바로 그래서다.
그 젊잖은 사람에게서 영혼을 보지 못할 때,
그 부자의 눈에서 파도와 물결을 보지 못할 때,
그 젊은이의 눈에서 커다란 고래를 보지 못할 때,
화가 난다.
저녁에 길상사에 다녀왔다.
커다란 느티나무들과
마리아상을 닮은 부처와
마사토 깔린 마당 위로 불법소리 흐를때
평생 벌은 부를 작은 계곡을 넘치는 물처럼
보낸 사람의 맑고 향기로운 삶을 냄새맡게 된다.
비가 많이 내린 날 저녁에는
아직 어두워 지기 전에 성북동 길상사를 가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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