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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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 그렇다고 사랑이 쉬운 것은 아니다.
사랑이 피어나기 어려운 관계와 상황이 있다.
그런데 거기서도 사랑은 꽃 피운다.
한 나라의 수상과 직원.
수상은 매력적이지만 나이가 좀 있는 미혼남이고 직원은 젊지만 입이 좀 거칠다.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는 한 남자.
바라만 봐야하는 남자. 고백도 할 수 없는 남자. 그 순수함.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소설가와 가정부.
사랑은 말이 아니라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 사랑은 서로의 언어를 배우게끔 만든다.
학교의 ‘우상’을 짝사랑하는 소년.
소년은 학교의 우상인 소녀가 자신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업 가능성 0%.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하는 남편.
사랑의 이름으로 마음으로 새겨진 이름은 그 사람이 떠나도 떠난 것이 아니다.
어느 중소기업 사장과 비서의 사랑. 그리고 사장의 아내.
사장의 고민. 평생을 화목한 가정을 가꾸기 위해 노력해온 아내, 그녀의 깊은 마음. 그리고 화해.
한물 간 늙은 록 가수와 함께 늙은 매니저.
‘크리스마스에는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는 거야’, 그러면서 둘이 술 퍼마시기.
직장의 동료를 짝사랑하는 한 여자. 동시에 정신병원에 있는 오빠를 생각하는 그녀의 마음.
이성에 대한 사랑과 가족에 대한 사랑. 둘은 함께 갈 수 있는 것인데... 둘 다 사랑인 것을.
영국의 수상은 초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국의 대통령은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한다. 오만하다. 수상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정상회담이 끝나고 기자회견장에서 수상은 예상을 깨고 자국의 자존심을 세우면서 ‘선전포고’ 비슷한 것을 한다. 대통령의 오만한 태도 때문에? 아니. 결정적인 이유는 그가 수상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껄떡됐기 때문이다. 국가 간의 외교를 이런 식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은 겁이 없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결혼식장에서 신랑 친구인 한 남자는 캠코더로 신랑을 찍지 않는다. 하객도 찍지 않는다. 오로지 신부만 찍는다. 그는 그 테이프를 혼자만 볼 것이다. 어느 날, 신부가 우연히 그 테이프를 보게 된다. 난감한 상황이다. 사랑은 우연찮은 사건으로 이어지거나, 그런 사건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일은 좋은 일일 수도 있고 나쁜 일일수도 있다. 그러나 마음이 통하면, 나의 마음이 전해지면 대개 그것은 좋은 일과 기억이 된다. 잊을 수 없는 무엇이 된다. 그렇게 된다.
사랑하는 아내가 아들을 두고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남편은 그녀를 지우지 못한다. 누군가를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 그 사랑을 모두 가져가려 한다.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 때문이고 남은 사람이 얼마나 아파할지 알기 때문이다. 소중한 것을 잃게 되니까. 그럼에도 남은 사람은 그 소중한 사람을 기억하려 한다. 사랑하니까. 소중하니까. 그래서 몸이 떠나도 서로 이별하지 못한다.
어머니를 잃은 소년은 시무룩하다. 그런 그에게 사랑이 온다. 학교의 우상인 소녀에게 멋지게 고백하고 싶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 소년은 소녀가 자신의 이름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와 작전을 짠다. 고백을 준비한다. 아버지와 아들은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며 어머니(아내)의 빈자리를 메워간다. 사랑은 준비하게 만든다. 잘 되든 안 되든, 결과가 좋든 안 좋든 간에.
서로 다른 나라 언어로 말하는 남녀. 남자는 작가고 여자는 임시로 고용된 가정부다. 두 사람은 고백하기 위해 서로의 언어를 배운다. 언어를 배우기 전에 그들의 사랑은 이미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랑은 말이 안 통해도 전해진다. 사랑은 마음이다.
우리는 사랑에 빠지기를 원한다. 때로는 사랑에 안 빠지려고 노력할 때도 있다. 사랑을 잊을 때도 있고, 잊으려고 노력할 때도 있다. 우리는 사랑을 오해할 수도 있고 못 알아들을 수도 있다. 사랑에 어색할 때도 있다. 도둑이 제 발 저릴 때도 있다. 이런 것들은 추억이 된다. 모든 기억이 추억은 아니다. 사랑은 늘 추억이 된다. 추억은 강렬한 기억이다. 사랑은 잊을 수 없는 것이다.
* 영화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2003)’를 보고 적는다. ‘러브 액츄얼리’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들을 모자이크식으로 엮어낸 로맨틱 영화다. 등장인물들은 크리스마스 4주일 전부터 크리스마스까지, 각자의 사랑을 확인하고 약혼하고 혹은 헤어지고 화해한다. 영화에 나오는 사랑은 서로 다르다. 유일한 공통점은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이다.
IP *.120.97.46
사랑이 피어나기 어려운 관계와 상황이 있다.
그런데 거기서도 사랑은 꽃 피운다.
한 나라의 수상과 직원.
수상은 매력적이지만 나이가 좀 있는 미혼남이고 직원은 젊지만 입이 좀 거칠다.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는 한 남자.
바라만 봐야하는 남자. 고백도 할 수 없는 남자. 그 순수함.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소설가와 가정부.
사랑은 말이 아니라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 사랑은 서로의 언어를 배우게끔 만든다.
학교의 ‘우상’을 짝사랑하는 소년.
소년은 학교의 우상인 소녀가 자신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업 가능성 0%.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하는 남편.
사랑의 이름으로 마음으로 새겨진 이름은 그 사람이 떠나도 떠난 것이 아니다.
어느 중소기업 사장과 비서의 사랑. 그리고 사장의 아내.
사장의 고민. 평생을 화목한 가정을 가꾸기 위해 노력해온 아내, 그녀의 깊은 마음. 그리고 화해.
한물 간 늙은 록 가수와 함께 늙은 매니저.
‘크리스마스에는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는 거야’, 그러면서 둘이 술 퍼마시기.
직장의 동료를 짝사랑하는 한 여자. 동시에 정신병원에 있는 오빠를 생각하는 그녀의 마음.
이성에 대한 사랑과 가족에 대한 사랑. 둘은 함께 갈 수 있는 것인데... 둘 다 사랑인 것을.
영국의 수상은 초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국의 대통령은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한다. 오만하다. 수상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정상회담이 끝나고 기자회견장에서 수상은 예상을 깨고 자국의 자존심을 세우면서 ‘선전포고’ 비슷한 것을 한다. 대통령의 오만한 태도 때문에? 아니. 결정적인 이유는 그가 수상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껄떡됐기 때문이다. 국가 간의 외교를 이런 식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은 겁이 없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결혼식장에서 신랑 친구인 한 남자는 캠코더로 신랑을 찍지 않는다. 하객도 찍지 않는다. 오로지 신부만 찍는다. 그는 그 테이프를 혼자만 볼 것이다. 어느 날, 신부가 우연히 그 테이프를 보게 된다. 난감한 상황이다. 사랑은 우연찮은 사건으로 이어지거나, 그런 사건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일은 좋은 일일 수도 있고 나쁜 일일수도 있다. 그러나 마음이 통하면, 나의 마음이 전해지면 대개 그것은 좋은 일과 기억이 된다. 잊을 수 없는 무엇이 된다. 그렇게 된다.
사랑하는 아내가 아들을 두고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남편은 그녀를 지우지 못한다. 누군가를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 그 사랑을 모두 가져가려 한다.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 때문이고 남은 사람이 얼마나 아파할지 알기 때문이다. 소중한 것을 잃게 되니까. 그럼에도 남은 사람은 그 소중한 사람을 기억하려 한다. 사랑하니까. 소중하니까. 그래서 몸이 떠나도 서로 이별하지 못한다.
어머니를 잃은 소년은 시무룩하다. 그런 그에게 사랑이 온다. 학교의 우상인 소녀에게 멋지게 고백하고 싶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 소년은 소녀가 자신의 이름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와 작전을 짠다. 고백을 준비한다. 아버지와 아들은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며 어머니(아내)의 빈자리를 메워간다. 사랑은 준비하게 만든다. 잘 되든 안 되든, 결과가 좋든 안 좋든 간에.
서로 다른 나라 언어로 말하는 남녀. 남자는 작가고 여자는 임시로 고용된 가정부다. 두 사람은 고백하기 위해 서로의 언어를 배운다. 언어를 배우기 전에 그들의 사랑은 이미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랑은 말이 안 통해도 전해진다. 사랑은 마음이다.
우리는 사랑에 빠지기를 원한다. 때로는 사랑에 안 빠지려고 노력할 때도 있다. 사랑을 잊을 때도 있고, 잊으려고 노력할 때도 있다. 우리는 사랑을 오해할 수도 있고 못 알아들을 수도 있다. 사랑에 어색할 때도 있다. 도둑이 제 발 저릴 때도 있다. 이런 것들은 추억이 된다. 모든 기억이 추억은 아니다. 사랑은 늘 추억이 된다. 추억은 강렬한 기억이다. 사랑은 잊을 수 없는 것이다.
* 영화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2003)’를 보고 적는다. ‘러브 액츄얼리’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들을 모자이크식으로 엮어낸 로맨틱 영화다. 등장인물들은 크리스마스 4주일 전부터 크리스마스까지, 각자의 사랑을 확인하고 약혼하고 혹은 헤어지고 화해한다. 영화에 나오는 사랑은 서로 다르다. 유일한 공통점은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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