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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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의 말이라는 것이...
더운 여름 날, 독서하시느라 힘드실 것 같아서요.... 한 줄 씁니다.
‘춘성선사’는 별명이 ‘욕쟁이’이며 만해 한용운 선사의 수제자였다. 서울 삼청동 칠보사의 창건주이시기도 한 춘성 선사의 이야기이다. 신심 돈독한 한 부인이 여대생 딸을 보내 설법을 듣도록 했는 데 선사께서 들려준 법문이 이랬다.
‘ 내 그 큰 것이 어찌 네 그 좁은 데로 들어갈 수 있겠느냐? ’
집으로 돌아온 딸이 울며 불며 어머니에게 망령 난 노승이 음담패설을 해대더라고 어머니를 탓하자, 이야기를 자세히 들은 어머니는
“아이구, 이것아! 그건 큰스님의 지혜로운 법문이 네 조그만 소견머리 속에 못 들어간다는 말이다 ” 라고 일깨워 주셨단다.
딸래미 하는 태도로 봐서 선사님 말씀이 옳긴 올은디... 쫌 섬찟하다.
--------------------------------------------------------------------
옛날 옛날에 우리나라 최남단에 마라도 밑에
무마도(無 馬 島)에 좋은 말(話)하기를 좋아하는
금슬 좋은 말(馬)부부가 살았단다.
어느 날 암말이 죽자 숫말이 말하기를
“ 할 말(?)이 없네 !” 그랬데요.
말이 하고 싶어서 간절히 기도했더니 섬신령(?)이 나타나
‘모일에 어디에 가면 말이 있을 것이다.’ 했데요
그래서 가봤더니 진짜로 있더래요
그래서 말 많이 하고 살았데요.
이번엔 숫말이 죽었답니다. 그러자 암말이 말하기를
“해줄 말(?)이 없네 !” 그랬데요
한동안 말 못하고 살 던 어느 날 무지무지한 폭풍우가 불더니
한 떼의 야생말들이 파도에 밀려왔데요
들판에서 놀고 있는 말들을 보고 암말이 그랬데요
‘와! 해줄 말(?)이 많네!,’
그런데 이제는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병이 들지경이었데요
그러자 멋지게 생긴 한 젊은 숫말이 와서 그랬데요
‘아무 말(?)이나 막하니까 그렇지.’
‘세상엔 할 말(?), 안 할 말(?)이 있는 법이요,’
정중하게 말하고 당당하게 돌아가는 그 말의 뒷 모습을 보면서 그랬대요
‘나 한테 해준 말 중에 이보다 더 좋은 말(?)은 없다.’ 그랬답니다.
지난 봄에 학회에서 발표를 했는데 오후시간인데다 사람들이 퍼질대로 퍼져서 인터넷에 올라온 유모어를 각색해서 말(話) 과 말(馬)로(외국사람은 이런 유모어를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나도 농담을 좀 했는데 웃으시는 선배님도 계셨지만, 점쟎고 진지하신 노 선배님들은 말로 먹고사는 심리학자는 말에 좀 더 주의해야 한다는 은유적인 저의 비판에 곤혹스런 묘한 표정이셨는데,
젊은 동료나 남학생들은 ‘하~’하고 여학생들은 피식 웃으며 ‘우야꼬~’그랬다. 그런데 저녁 밥을 먹고 있는데 노 선배님이 지니가시면서 그러신다.
‘ㅎㅎ, 어이 김선생! 그란께, 자네 이야기의 결론이 말은 많이 해봐야지만 해서 될 말인지 안 될 말인지 안다 이말이제,? ’
'제 농담을 귀엽게 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
난이도가 높은 기술적인 행동과 인지 학습과의 관계에 관한 세미나에서 실험실의 학생들과 보강적 피드백(행동수정을 위한 내외부적인 정보제공)에 대하여 토론을 하고 있었다.
‘ 어쩌고 저쩌고 ..... 내가 외국에서 이 동작을 학생들에게 실험을 해서 측정을 해 보았는데, 보강적인 피드백이 학습에 주는 효과에 관한 제한점을 잘 나타내준다. 어찌고 저찌고 ’
‘ 준비자세로 두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서 있다가 점프하여 발이 바닥에 닿기 전에 두 발을 세 번 치고 착지를 하는 데 이 때, 두 발 사이가 반드시 떨어져야만 한다. .... ’
‘선생님...’ 이제 막 들어 온 학생이 손을 들었다.
‘발을 세게 쳐야 되나요,, 살살 쳐야 되나요?’
‘치기의 강약은 상관이 없다. 두 발을 닿았다 떨어지기만 하면 된다.’
‘땅에 닿을 때 움직이면 안 되나요., 착지 후의 자세는 어느 정도 유지해야 되나요?’
‘양 발이 착지 후의 행동에 대해서는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 우리가 알려고 하는 것은 두 발의 협응이 한 번의 채공시간 사이에 3회가 가능한가, 그리고 정보 제시가 효과가 있는가를 알기 위한 것이니까...’
‘농담인데요,,, 저는 말이(english) 잘 안되거든요 ’
‘ 그걸 전부 영어로 표현하셨어요? 게다가 걔들도 영어를 썩 잘 알아듣지 못하쟎아요? ’
‘그럼 한국말로 하냐? 별거아냐? 그냥 한 번 시범을 보여 줘, 그리고
“Can you do this? " 이렇게 하면 돼! 그것도 귀찮으면 ‘Do it" 하면 되쟎아!‘
----------------------------------------------------------------------
말이란 참으로 마술 같고 경이롭다. 말을 해석하는 사람은 말의 배경에 무엇이 있느냐와 그것들을 어떻게 관계 짓느냐에 따라 글자로 전해지는 전경 속의 말이 하늘만큼 땅만큼(?! 누가 한 말인데...)의 차이를 갖게 되니 말이다.
또 말로 하는 표현이라는 것은 아주 유용한 것이지만 때론 그것에 갇혀서 스스로를 곤란하게 만드는 경우도 종종 있다. 말이란 사유의 수단이니까 그것을 다른 식으로 표현한다면 편견이나 고정관념처럼 생각에 갇혀서 보다 더 현실적인 생각(흔히들 창조적이라고 하던가)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가 있다는 의미도 된다.
사실, 적절하고, 창조적인, 그래서 여운이 남는 말들이나 순간들은 은유와 비유나 행동(실천)들을 빌려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시간이지나면서 남아있는 것은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는 자세히 기억해내지 못해도 그 순간의 느낌이나 감각만은 생생하다. .
그런 말들은 꼭 화려한 미사여구나 어려운 아니면 복잡한 단어들의 집합은 아니지만 그런 말이나 글들이 ‘살아있는.’지식의 참된 의미를 내게 가르쳐주곤 했다.
‘Coach! I can't.. , Please tell me how to do it?'
몇 번 해 보고 나에게 묻는다면 제가 뭐라고 답했었겠습니까? ^_^
저의 대답은 나중에 댓글에 달겠습니다.
IP *.75.166.83
더운 여름 날, 독서하시느라 힘드실 것 같아서요.... 한 줄 씁니다.
‘춘성선사’는 별명이 ‘욕쟁이’이며 만해 한용운 선사의 수제자였다. 서울 삼청동 칠보사의 창건주이시기도 한 춘성 선사의 이야기이다. 신심 돈독한 한 부인이 여대생 딸을 보내 설법을 듣도록 했는 데 선사께서 들려준 법문이 이랬다.
‘ 내 그 큰 것이 어찌 네 그 좁은 데로 들어갈 수 있겠느냐? ’
집으로 돌아온 딸이 울며 불며 어머니에게 망령 난 노승이 음담패설을 해대더라고 어머니를 탓하자, 이야기를 자세히 들은 어머니는
“아이구, 이것아! 그건 큰스님의 지혜로운 법문이 네 조그만 소견머리 속에 못 들어간다는 말이다 ” 라고 일깨워 주셨단다.
딸래미 하는 태도로 봐서 선사님 말씀이 옳긴 올은디... 쫌 섬찟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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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우리나라 최남단에 마라도 밑에
무마도(無 馬 島)에 좋은 말(話)하기를 좋아하는
금슬 좋은 말(馬)부부가 살았단다.
어느 날 암말이 죽자 숫말이 말하기를
“ 할 말(?)이 없네 !” 그랬데요.
말이 하고 싶어서 간절히 기도했더니 섬신령(?)이 나타나
‘모일에 어디에 가면 말이 있을 것이다.’ 했데요
그래서 가봤더니 진짜로 있더래요
그래서 말 많이 하고 살았데요.
이번엔 숫말이 죽었답니다. 그러자 암말이 말하기를
“해줄 말(?)이 없네 !” 그랬데요
한동안 말 못하고 살 던 어느 날 무지무지한 폭풍우가 불더니
한 떼의 야생말들이 파도에 밀려왔데요
들판에서 놀고 있는 말들을 보고 암말이 그랬데요
‘와! 해줄 말(?)이 많네!,’
그런데 이제는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병이 들지경이었데요
그러자 멋지게 생긴 한 젊은 숫말이 와서 그랬데요
‘아무 말(?)이나 막하니까 그렇지.’
‘세상엔 할 말(?), 안 할 말(?)이 있는 법이요,’
정중하게 말하고 당당하게 돌아가는 그 말의 뒷 모습을 보면서 그랬대요
‘나 한테 해준 말 중에 이보다 더 좋은 말(?)은 없다.’ 그랬답니다.
지난 봄에 학회에서 발표를 했는데 오후시간인데다 사람들이 퍼질대로 퍼져서 인터넷에 올라온 유모어를 각색해서 말(話) 과 말(馬)로(외국사람은 이런 유모어를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나도 농담을 좀 했는데 웃으시는 선배님도 계셨지만, 점쟎고 진지하신 노 선배님들은 말로 먹고사는 심리학자는 말에 좀 더 주의해야 한다는 은유적인 저의 비판에 곤혹스런 묘한 표정이셨는데,
젊은 동료나 남학생들은 ‘하~’하고 여학생들은 피식 웃으며 ‘우야꼬~’그랬다. 그런데 저녁 밥을 먹고 있는데 노 선배님이 지니가시면서 그러신다.
‘ㅎㅎ, 어이 김선생! 그란께, 자네 이야기의 결론이 말은 많이 해봐야지만 해서 될 말인지 안 될 말인지 안다 이말이제,? ’
'제 농담을 귀엽게 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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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가 높은 기술적인 행동과 인지 학습과의 관계에 관한 세미나에서 실험실의 학생들과 보강적 피드백(행동수정을 위한 내외부적인 정보제공)에 대하여 토론을 하고 있었다.
‘ 어쩌고 저쩌고 ..... 내가 외국에서 이 동작을 학생들에게 실험을 해서 측정을 해 보았는데, 보강적인 피드백이 학습에 주는 효과에 관한 제한점을 잘 나타내준다. 어찌고 저찌고 ’
‘ 준비자세로 두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서 있다가 점프하여 발이 바닥에 닿기 전에 두 발을 세 번 치고 착지를 하는 데 이 때, 두 발 사이가 반드시 떨어져야만 한다. .... ’
‘선생님...’ 이제 막 들어 온 학생이 손을 들었다.
‘발을 세게 쳐야 되나요,, 살살 쳐야 되나요?’
‘치기의 강약은 상관이 없다. 두 발을 닿았다 떨어지기만 하면 된다.’
‘땅에 닿을 때 움직이면 안 되나요., 착지 후의 자세는 어느 정도 유지해야 되나요?’
‘양 발이 착지 후의 행동에 대해서는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 우리가 알려고 하는 것은 두 발의 협응이 한 번의 채공시간 사이에 3회가 가능한가, 그리고 정보 제시가 효과가 있는가를 알기 위한 것이니까...’
‘농담인데요,,, 저는 말이(english) 잘 안되거든요 ’
‘ 그걸 전부 영어로 표현하셨어요? 게다가 걔들도 영어를 썩 잘 알아듣지 못하쟎아요? ’
‘그럼 한국말로 하냐? 별거아냐? 그냥 한 번 시범을 보여 줘, 그리고
“Can you do this? " 이렇게 하면 돼! 그것도 귀찮으면 ‘Do it" 하면 되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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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란 참으로 마술 같고 경이롭다. 말을 해석하는 사람은 말의 배경에 무엇이 있느냐와 그것들을 어떻게 관계 짓느냐에 따라 글자로 전해지는 전경 속의 말이 하늘만큼 땅만큼(?! 누가 한 말인데...)의 차이를 갖게 되니 말이다.
또 말로 하는 표현이라는 것은 아주 유용한 것이지만 때론 그것에 갇혀서 스스로를 곤란하게 만드는 경우도 종종 있다. 말이란 사유의 수단이니까 그것을 다른 식으로 표현한다면 편견이나 고정관념처럼 생각에 갇혀서 보다 더 현실적인 생각(흔히들 창조적이라고 하던가)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가 있다는 의미도 된다.
사실, 적절하고, 창조적인, 그래서 여운이 남는 말들이나 순간들은 은유와 비유나 행동(실천)들을 빌려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시간이지나면서 남아있는 것은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는 자세히 기억해내지 못해도 그 순간의 느낌이나 감각만은 생생하다. .
그런 말들은 꼭 화려한 미사여구나 어려운 아니면 복잡한 단어들의 집합은 아니지만 그런 말이나 글들이 ‘살아있는.’지식의 참된 의미를 내게 가르쳐주곤 했다.
‘Coach! I can't.. , Please tell me how to do it?'
몇 번 해 보고 나에게 묻는다면 제가 뭐라고 답했었겠습니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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