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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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하거니 그대여 고향엘랑 가지 마소.
고향에서 누구도 성자일 수 없으니.
개울가에 살던 그 할머니
아직도 내 옛 이름만 부르네!
<선의 황금시대>에 소개된 많은 시 중에서 가장 친근한 시이다.
(한문없이 소개된, 몇 안 되는 시이기도 하다)
이 시는 마조가 잠시 고향에 들렸을 때 이웃에 살던 노파가 와서
“나는 무슨 대단한 양반이라도 와서 이러게 소동이 났다 했더니 바로 쓰레기 청소부 마씨의 아들 녀석이 왔구먼!” 하는 소리를 듣고 지은 즉흥시라고 한다.
성경에보면 예수님도 ‘선지자가 고향에서는 높임을 받지 못한다’ (요한복음 4장 44절) 라고 하셨다.
새로운 이름으로 살기 위해서는, 옛 이름이 불려지는 곳을 떠나야 한다.
옛 이름으로 불리우는 곳에서는 결코 새로운 이름으로 시작할 수가 없다.
고향은 옛 이름이 불려지는 곳이다. 그러나 단순히 말 그대로 고향을 떠난다는 것 그 자체는 아니다.
좀 더 현실적으로 부모님을 떠나야 한다는 말이 본 뜻에 가깝다.
새로운 이름으로 살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가치관과 세계관으로부터 떠나야 한다.
성경에서는 결혼에 대하여 '부모를 떠나' 라는 말로 시작한다.
삶의 다음 단계, 어른이라는 새로운 세계, 부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사는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부모를 떠나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단순히 부모님의 가치관과 세계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그 가치관과 세계관은 내 피를 타고 흐르고 있고
내가 떠나 어디를 가든 그것은 이미 나의 새로움의 기반이 된다.
중요한 것은 나의 옛 이름을 부르는 부모님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육체적인 것 보다는 정신적인 것이다.
나는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이 있다.
새로운 이름으로 살고 싶은 소망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옛 이름으로 불려지는 곳을 떠나는 것이다.
새로운 이름으로 살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옛 이름이 불려지는 곳에서 떠나라.
새로운 이름으로 살기 위해서는, 옛 이름이 불려지는 곳을 떠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