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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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랜 시간 글을 써 왔다.
형편없이 유치하고 민망한 수준이지만 무엇이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나 유치하고 민망한 지난 글들을 읽노라면 언제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떠오르게 된다.
혼자만의 만족일지도 모른다. 혼자만의 유희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그동안 글을 쓰면서 확실히 “행복했다”라는 사실이다.
글을 쓰는 것이 단지 자신의 개인적인 만족과 행복만을 위한 것일 리가 없다.
글과 말은 나의 존재를 알리려 하는 본능이며, 그 본능을 함께 소통하기 위한 하나의 표현 방법인 것이다.
결국 말을 한다는 것, 글을 쓴다는 것은 반드시 상대가 필요한 일이 된다.
그리고 그 상대에게 내 존재를, 본능을 전달하면서 그의 동의를 구하는 예의 또한 필요하게 된다.
여기에서 바로 “작가”라는 이름이 가지는 권위와 책임을 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분명 막강한 힘을 가진 자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가 가진 막강한 힘을 제 뜻대로 휘두를 수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권력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모든 작가는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나 또한 그럴 것이다.
제일 먼저 자신의 만족과 행복을 위해, 다음으로는 독자의 그것을 위해.
하지만 분명히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우리가 글을 쓰는 막강한 권력을 사용할 때, 그 안에 어떠한 폭압이나 무력도 존재해선 안 된다는 사실.
열린 소통과 자유로운 선택을 바탕으로 한 독자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
작가와 독자 쌍방이 모두 “행복했다!” 라고 자신있게 외칠 수 있는 글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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