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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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평화의 문]
출처-청춘만끽 500일간의 세계 일주, http://hwan768.blog.me/
*이 사진은 저작권자의 동의를 얻어 게시하였습니다.
2011년 10월 23일 일요일 049일차 ['내가 좋아하는 것들']
안녕하세요, 청룡부족 대문지기 강경화입니다.
요즘 저의 화두는
[ '제가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찾아내고 하나씩 실천해 가며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사는가] 에 관한 것입니다.
그래서 목록도 만들어 보고, 상상도 해 보고
부러웠던 사람을 생각하며.....닮으려고도 해 봅니다.
하지만 저의 생활과 너무 다른 것을 바라봐서인지
잘 되지 않아서 고민입니다.
그러다 어제 소개드린 금아 피천득 님의 수필(시,에 가까운...)을 보고
이렇게 작고 소박한 것을 좋아할 수도 있구나,
'외투 주머니에 군밤을 넣고 걸으며 먹는 것'도 좋아하는 일상이 될 수 있구나,
그렇다면 나도 소박한 것부터 시작해서
점점 더 멋진 것으로 한 발씩 걸어가
나중에는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아봐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참 빠릅니다. 벌써 일요일이네요.
오늘은 일상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행복이란 것이, 그렇게 멀리 있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나는 ......
비 오시는 날, 뒷골목 선술집에서 풍기는
불고기 냄새를 좋아한다.
새로운 양서 냄새, 털 옷 냄새를 좋아한다.
커피 끓이는 냄새, 라일락 냄새, 국화, 수선화...
소나무를 좋아한다.
봄 흙냄새를 좋아한다.
나는 사과를 좋아하고, 호도와 잣과 꿀을 좋아하고,
친구와 향기로운 차 마시기를 좋아한다.
군밤을 외투 호주머니에 넣고 길을 걸으면서 먹기를 좋아하고,
찰스 강변을 걸으면서 핥던 콘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나는 아홉평 건물에,
땅이 오십 평이나 되는 나의 집을 좋아한다.
재목은 쓰지 못하고 흙으로 진 집이지만,
내 집이니까 좋아한다.
화초를 심을 뜰이 있고, 집 내놓으라는
말을 아니 들을 터이니 좋다.
내 책들은 언제나 제자리에 있을 수 있고
앞으로 오랫동안 이 집에서 살면, 집을 몰라서
놀러오지 못할 친구는 없을 것이다.
나는 , 삼일절이나 광복절 아침에는
실크 해트를 쓰고 모닝을 입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그것은 될 수 없는 일이다.
여름이면 베 고의 적삼을 입고 농립을 쓰고
짚신을 신고 산길을 가기 좋아한다.
나는 신발을 좋아한다.
태사신, 이름 쓴 까만 운동화, 깨끗하게 씻어 논 파란 고무신
흙이 약간 묻은 탄탄히 삼은 짚신,
나의 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작고 아름다운 것을 사랑한다.
고운 얼굴을 욕망없이 바라다보며...
남의 공적을 부러움 없이 찬양하는 것을 좋아한다.
여러 사람을 좋아하여...아무도 미워하지 아니하며,
몇몇 사람을 끔찍히 사랑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점잖게 늙어가고 싶다.
내가 늙고 서영이가 크면.... 눈 내리는 서울 거리를
같이 걷고 싶다. ]
'피천득, 내가 좋아하는 것들'
-참고도서, 피천득, [인연] ,샘터사
http://www.bhgoo.com/zbxe/dangun_diary1/856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