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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30일 22시 32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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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아침은 어디에서 오는가.

지금 나는 지구 반대편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모험이 시작된 이후로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설레인다. 아직 모험을 떠나기 전인 사람들이라면 그렇게라도 상상을 해보자. 인간이기에 부여받은 가장 소중한 선물중에 하나가 상상력이 아니겠는가. 지금은 새벽 6시 아침해가 솟아오르려 아름다운 오로라를 내뿜고 바다위로 나오고 있다. 바다와 가깝지 않은 사람들은 수평선이 낯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상상력도 근육단련처럼 계속 연습하면 더 잘 되어진다. 지금 그대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일출을 맞이하고 있다. 일몰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서 여러번 의자를 옮겼던 어린왕자의 심정으로 마음의 창을 열고서 조정해보자. 그렇게 닫혀져 있는 커텐을 열어보자. 


일출을 감사히 여기고 온전히 집중하여서 맞이하는 신성한 일이 꼭 새해 첫날에만 있을 필요가 있을까? 마치 달력위 빨간날을 기다리는 직장인들처럼 말이다. 일요일을 위해서 나머지 6일을 버려버리는 일처럼 말이다. 6일을 열심히 일했으니 하루를 쉬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쉬기 위해서 나머지를 견뎌내는 그러한 삶 말이다. 사실 결국 오늘이 선물이다. 난 문득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졌다. 늘 아름다운 것을 보면 마음의 울림을 느끼면 사랑하는 이들이 떠오른다. 살아있다는 증거다. 그래서 난 수취인 불명의 편지를 써내려간다. 


편지를 잠시 덥고서 난 다시 햇빛을 온몸으로 느낀다. 이러한 장엄한 모습을 마주할 때면 늘 생각이 사라짐을 느낀다. 생각이 사라지는 시점에서 감각이 살아난다. 감각들이 살아나기 시작하면 좋은 징조이다. 그대의 몸 속에 삶의 기운이 넘쳐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머리로 사는 순간이 아니라 온전히 감각으로 느끼고 솔직해지는 시간이라는 뜻이다. 물론 감각을 통한 기쁨 조차도 넘어서야하겠지만, 일단 생각을 잠재우고 감각을 깨울 수 있는 것부터 시작을 해보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감각이 살아나면 예술가의 혼이 찾아든다. 그림을 좋아하는 이들은 붓이나 펜을 집어들게되고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노래를 부르게된다. 글로서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은 글을 쓰기 시작한다. 마음의 예술가의 창이 열린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생각이 찾아들면 그 창이 다시 닫힐 수도 있겠지만, 대개 한 번 열려진 창은 누군가의 방해가 없는 이상 한 동안은 계속될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몰입이다. 이런 시간이 사라지는 수직적 세계에서는 몰입은 축복이다. 마음의 세계로 가는 작은 실 하나 붙잡고서 계속 걸어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발꿈치에 뭐가 걸려서 멈칫 서보니 그 아래 소라껍질이 있었다. 실을 꼭 붙들고서 나는 그 소라를 집었다. 소라에서는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라를 가지고 방으로 들어온다. 이제 어디에서든 난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다. 


때로 우리는 자신이 만들어 낸 세계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 모험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손 안에 쥐고 있는 가는 실을 잃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를 믿는다는 건 그만큼이나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난 이 조용한 아침속에서 고요한 평화를 느낀다. 그 느낌을 간직하기 위해서 숨쉬고 있는 내 자신에게 주의를 집중해본다. 하지 않으므로 할 수 있음에 대해 생각해 본 아침.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이렇게 큰 자유를 줄 수 있음을 마음의 평안을 가져올 수 있음을 감사함이 머무를 수 있도록 자리내어 줄 수 있음을 바다 앞에서 난 하늘을 나는 한 마리 갈매기가 될 수 있었다. 


난 잠시 시간의 흐름도 넘어서고 나이듦에 대해서도 초월한 바로 내면이 깊어지는 세계 속에 있었음을 고백한다. 죽음을 향해 서서히 다가가는 그런 삶이 아니라 성숙한 영혼을 위한 헌정의 삶 말이다. 결코 변하지 않을 순수 의식의 세계를 꿈꾸고 있다. 꿈꾸는 것이 현실이 된다는 그 아름다운 결과를 하나씩 체험하면서 함부로 바라지 않고 함부로 해석하지 않는다. 충분히 경험하고 저항하지 않는다. 파도타기를 하듯이 물살에 몸을 맡긴다. 세상의 선물에 대해서 주인으로서 감사하게 정중하게 맞이한다. 그대로인듯 보이는 모든 것도 순간 순간 변해가고 있다. 어느새 아침해가 바다위로 모두 솟아 올랐다. 



나의 정원에는 꽃들이 피어난다. 

나의 정원에는 사랑이 고요히 머문다. 

비도 오고 눈도 오고 바람도 분다. 

나의 정원에는 반가운이들도 찾아온다. 

방해받을 수 있는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나의 정원은 평화롭다. 


-마음탐사 5일째 아침-

IP *.201.22.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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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31 09:23:20 *.160.33.78

마음 탐험 - 책 제목으로 괜찮아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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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31 17:12:46 *.143.156.74

사사야, 집필 여행을 간 것이냐?

하루끼가 3년 동안 유럽에 머물면서 글을 썼다는구나.

사샤와는 유럽이 더 어울릴듯 하지만 미쿡에서 좋은 글 써 가져오너라.

근데 언제 돌아오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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