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양갱
  • 조회 수 2604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2년 8월 14일 01시 48분 등록

s_사파리민호ㅋ.JPG

<민호 태어나서 6년1개월>

 

찍어놓은 사진을 보다보면 예전의 그 순간을 다시 느낄 수가 있습니다. 

미술관의 북적거림과 민호의 쭈뼛거림.

그 때의 분위기, 감정들이 생생히 살아나지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한다면 이런 기분일까요? 

육아도 시간여행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어린시절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요. 

 

아이를 키우며 어렸을 적 채워지지 못했던 욕구들을 다시 느끼구요.

다시 돌이킬 수는 없지만 그때의 상실을 슬퍼합니다. 이것이 치유의 시작이 되기도 하죠.

내가 진정으로 필요했던 것들, 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시 알아차리기도 하구요.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이 나기도 합니다.

애써 무시하고 살면 오랜 후에 스멀스멀 올라와 터져나오니까 조심해야 해요.

고장난 타임머신처럼 어디로 튈지 몰라요. 아마 인생이 뒤죽박죽 되어 버릴걸요?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을 더 내기 위해 어린시절의 나에게 편지를 써봤습니다.

어느 책에서 제안한 것이기도 한데요.* 들어보실래요?

 

어린 시절의 나에게

네가 태어나서 정말 기쁘단다. 널 정말로 사랑해. 네가 언제나 나와 함께 있다는 것을 안단다. 고마워.

네가 남자 아이라서 정말 기쁘구나. 네가 커가는 것을 도와줄꺼야. 날 믿어, 끝까지.

네가 실수하고 미숙한 것은 당연하거야. 항상 완벽할 필요는 없단다. 난 있는 그대로의 널 사랑하니까.

네가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지? 너와 함께 밥먹고, 씻고, 옷 입고, 시간을 보내는게 너무 좋다.

이 세상에 너 같은 아이는 없단다. 네가 태어났을 때, 세상이 함께 웃었어. 잊지마. 알았지?

너를 사랑하는 어른이 된 나로부터

 

지금 내가 어린 시절의 나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말입니다.

어린시절의 나와 어른이 된 지금의 내가 화해하는 기분이네요.

서로 위로하고 토닥여주며 훌쩍 더 큰 것 같아요.

'그래, 힘내! 어떤 날은 아주 행복하고, 어떤 날은 아주 슬픈거야. 어쨌거나 너는 여전히 너야.'

이렇게 다 큰 어른이자 아빠인 나도 계속 커 갑니다.

다 컸는데 어떻게 계속 크냐구요? 말이 되냐구요?

글쎄요. 너무 더워서 횡설수설하는지 모르겠네요.

올 여름은 너무 힘들어요.

너른 이해를 바라며,

이만.

 

 

 

 

IP *.166.205.132

프로필 이미지
2012.08.15 23:32:46 *.38.222.35

널 사랑하는 어른이 된 나로부터...

 

좋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2 시칠리아 사랑이야기의 덤 [12] 콩두 2012.08.27 2581
3131 누가 비극이라 하는가 [6] 장재용 2012.08.27 2181
3130 루브르 박물관전을 둘러보며 느낀 사랑이야기 [5] 학이시습 2012.08.27 2216
3129 17. 신화에 물들어 - 한젤리타 [5] 한젤리타 2012.08.27 2295
3128 쌀과자_#17 미쳤어요? [8] 서연 2012.08.27 2275
3127 수술을 마치고 file [5] 양갱 2012.08.21 6793
3126 나의 바다로 뛰어드는 곳, 체팔루 file [4] 콩두 2012.08.20 2913
3125 사랑하려거든 아르메리나로 가라 file [2] [3] 장재용 2012.08.20 6004
3124 스칼라 데이 뚜르키 (Scala Dei Turchi) - 터키인들의 계단 file [3] [2] 세린 2012.08.20 6963
3123 고대의 도시들을 품은 섬, 시간에 비껴 선 땅, 시칠리아 file [1] 샐리올리브 2012.08.20 3794
3122 살기위해 오르는도시 , 타오르미나 file [2] [8] 학이시습 2012.08.20 3351
3121 해외연수_시칠리아_에트나 서연 file [4] [1] 서연 2012.08.19 3048
3120 변경연 시칠리아 여행_시라쿠사에서_한젤리타 file [12] 한젤리타 2012.08.19 2886
3119 장미 21. 엔나(ENNA)를 지나며 [8] [1] 범해 좌경숙 2012.08.18 2414
3118 #41. 신치의 모의비행-러브매칭 프로젝트를 마치며 미나 2012.08.17 2381
3117 장미 20. 시칠리아 여행 후 .....자다 깨다 졸다 쿵! [5] 범해 좌경숙 2012.08.16 2735
3116 율리시스 읽는 시간 [4] id: 깔리여신 2012.08.15 5751
» 나에게 쓰는 편지 file [1] 양갱 2012.08.14 2604
3114 [꿈그림] 2개의 이미지 file [1] 한정화 2012.08.08 2654
3113 [재키제동이 만난 쉼즐녀 4] 홍보회사 더 니즈앤씨즈 커뮤니케이션 랩 명성옥 대표 file [12] 재키 제동 2012.07.31 4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