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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게으름'과 '여관'
* 본 칼럼은 변화경영연구소 2기 연구원 정재엽 님의 글입니다.
신문에서 내가 빼놓지 않고 반드시 읽는 섹션은 바로 ‘북섹션’이다. 최근의 출판 동향도 알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략한 소개까지 되어있어 굳이 책을 사지 않더라도 대략의 내용을 훓을 수 있고, 혹 읽은 책이 소개 될 경우에는 다시 한번 내용을 ‘복습’할 수 있는 효과도 주기 때문이다.
이번 주 조선일보 북 섹션에는 내가 아는 두 분의 책이 나란히 커버를 장식하고 있어서 기분이 묘했다.
먼저, 우리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 1기로 활동한
그러나 그의 과묵함도 나의 수다를 이겨내지 못한 듯 했다.
그의 책을 인터넷 서점을 통해 구입했을 때, 연구원 중 첫 번째로 책을 냈다는 사실이 한없이 부러웠다. 게다가 추천의 글에 애정 어린 구본형 선생님의 글까지 담겨있었으니, 그 부러움은 두 배로 커졌다. 그리고, 그 주 신문의 북섹션에 헤드라인으로 그의 책이 소개 된 것을 보았을 때, 나의 부러움은 세 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그의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었을 때, 나의 부러움은 하늘을 찔렀다.
북 섹션의 또 다른 면을 장식하고 있었던 한 명의 작가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소개된 책은 ‘여관’이라는 책이다. 아직 그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 많이 않을 수도 있겠다. 사실 그와 나의 만남은 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와 나는 막 발달하기 시작한 PC통신 연합 글쓰기 동아리에서 그를 알게 되었다. 나는 그의 글을 늘 흠모했다. 그의 글을 읽을 때 마다, PC 통신으로 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글이라고 생각했다. 그 해, 나는 처음으로 써 본 단편소설로 대학생 소설 응모전에서 ‘기적 같이’ 가작에 당선되었으나, 그는 그 응모전에 제출조차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그에게 일종의 우월함 마저 가지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그는 이미 대학문학상의 수준을 넘어서서 그런 ‘시시한’ 응모전에는 응모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학 연합 문학 동아리를 통해서 그와 몇 번 자리를 함께 했고, 그는 의외로 나의 글을 높이 평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 졸업 후, 그는 모 잡지사에 취직했다는 소식을 친구를 통해서 전해 들었고, 나는 한국어를 쓰는 것을 ‘불결한 것으로’ 간주하는 유학의 길을 떠났다. 그 후 그가 문예 동인지를 통해 등단했다는 말을 아는 선배를 통해 들었고, 한동안 잊혀졌다. 귀국한 나는 오히려 ‘교수님들이 좋아할 만한’ 리포트 쓰기에 더 익숙해져 있었다.
내가 글쓰기를 그저 ‘당선’되기 위한 도구로서 활용했던 것에 비해, 그는 원고지 한 장, 한장에 급여가 책정되는 힘든 길을 지속적으로 걸어가면서 결국엔 몇 편의 소설집을 내게 된 것이다. 아직 그의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신문에 난 기사를 보니 정말 ‘군침’이 뚝뚝 떨어질 듯 재미있을 것 같은 소설임에 틀림없다. 글쓰기의 길을 말없이 정진한 소설가
이제 3월이 되면 전체 연구원 모임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또 아는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그들’과 언젠가 같은 ‘저술가’로 어디선가 만나게 될지를-.
- 글쓴이 : 정재엽 smilejay@hotmail.com, 변화경영연구소 2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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