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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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진정한 소망을 찾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꿈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가령 어릴 적에 하고 싶었던 일들이나 가지고 싶었던 것들, 그리고 되고 싶었던 인물들을 떠올리곤 합니다. 과거에서 꿈의 실마리를 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저런 방법을 시도해 봐도 진정한 꿈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에서 주인공인 아리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인 윌리엄에게 진짜 꿈을 찾는 방법을 이렇게 알려줍니다.
“당신도 만일 당신의 진정한 소망을 알고 싶다면 이 방법을 써보시오. 당신이 머지않아 죽게 되었다고 생각해보란 말이오. 그러면 당신도 모르고 있는 당신의 진정한 소망이 드러날 거요. 내 생각에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아는 데 이 방법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소.”
이 방법은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가 만든 ‘본래적 자기’를 찾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꿈을 발견하는 방법인 동시에 어떤 꿈이 진짜 꿈인지 아닌지 검증할 수 있는 기준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후자가 이 방법의 더 중요한 가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꿈을 발견하고도 이 꿈이 진정 내 꿈인지 확신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리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평소에 간절히 원하던 것이라고 하더라도 얼마 후 죽게 된다고 생각하고 나면 곧바로 사라지는 것들은 부질없는 욕망이오. (...) 하지만 소망은 다르오. 머지않아 죽게 된다고 생각할수록 더욱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 것이 그 사람의 소망이오.”
꿈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욕망에 바탕을 둔 꿈과 소망에 기반 한 꿈입니다. 욕망에서 나온 꿈은 결과 지향적입니다. 이 욕망을 이룰 때까지 기쁨은 유보됩니다. 최대한 빨리 이루고 싶은 마음에 쉬운 길을 찾고, 반칙과 편법의 유혹에 쉽게 흔들립니다. 하지만 정작 욕망을 실현하고 나면 얼마 안 되어 공허해집니다. 그래서 더 큰 욕망을 쫓기 시작합니다. 욕망의 아이러니입니다.
그에 비해 소망을 실현하는 과정은 여행과 유사합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설레임이 소망을 찾는 마음과 다르지 않고, 여행의 즐거움이 그 여정에 있듯이 소망을 향해 가는 과정 그 자체가 기쁨입니다. 여행이 그렇듯이 소망을 이루는 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실제로 크고 작은 어려움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레임과 간절함과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어려움을 넘을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어려움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행을 하고 있는데 그 목적지가 자꾸만 멀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이때, 여행의 목적지가 바로 여행임을 깨닫는 수가 있다.”는 뒤르크하임의 말도 그런 깨달음 중 하나입니다.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는 스토리텔링 형식의 자기계발서입니다. 이런 책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은 예외입니다. 스토리가 재밌고, 분량은 부담스럽지 않으며, 무엇보다 메시지에 깊이 있는 명료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난 후 여운이 짙습니다.
이 책의 주제는 진정한 꿈을 발견하고 실현하는 방법과 태도입니다. 그 방법으로 주인공 아리를 통해 저자가 전하는 키워드는 ‘공경’입니다. ‘공경’이 소망을 발견하고 실현하는데 필요한 태도입니다. ‘캅베드’는 ‘공경하라’로 번역할 수 있는 히브리어라고 합니다. 저자는 ‘공경은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원리로 사용했던 창조의 비밀’이라고 말합니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공경과 수확을 함께 묶어놓았다
따라서 인간은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그것을 공경해야 한다
그러면 그로부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나의 진정한 꿈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공경해야 하고, 발견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 꿈을 공경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진짜 꿈은 자신 안에 있고, 꿈을 실현하는 열쇠는 그 꿈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방법과 태도로 공경해야 하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그렇다면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를 읽어보세요. 이렇게 말씀 드리는 것이 내가 이 책을 공경하는 방법일 것 같습니다.
* 헤르메스 김(김용규) 저,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 살림, 2009년
* 홍승완 트위터 : @SW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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