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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의 비법 1
- 눈높이의 비법
아주 먼 옛날 어느 나라에 임금님이 살고 있었다. 임금님에게는 아주 예쁜 딸이 있었다. 그 아이는 총명했고 우아했고 새처럼 명랑했다. 임금은 그 아이를 보면 부유함이 주는 화려함으로도 얻지 못했던 빛나는 기쁨을 얻을 수 있었고, 왕국의 어느 구석에서 발생한 어두운 일,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 작은 공주는 임금님의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어느 날 공주가 임금님에게 말했다.
“나 저 달이 가지고 싶어요. 저 달은 참 예뻐요. 저 달을 따 주세요 ”
임금님이 말했다.
“아가야, 저 달은 하늘에 달려 있어 모든 사람을 비춰야 한단다. 그리고 저 달은 너무 커서
따올 수 없는 것이란다. “
그러자 공주가 한 숨을 쉬면 말했다.
“ 그래요 ? 그렇군요”
공주는 매우 실망했다. 그 후부터 공주는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했다. 임금님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그러다 말겠지 했다. 그러나 공주의 실망은 오래갔다. 새처럼 명랑하던 그 입은 굳게 닫히고 우아한 두 어깨는 힘없이 처졌다. 임금님의 걱정은 대단해졌다. 그래서 어느 날 신하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달을 따 올수 있는 좋은 방법을 강구하라 했다. 그 나라에서 가장 현명한 대신 하나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아주 해박하여 달에 대한 모든 진실을 알고 있었다.
“ 달은 지구의 주위를 돌고 있는 자연위성으로서 이곳으로부터 평균 38만 km 떨어져 있으며, 달의 반지름은 지구 반지름의 1/4에 해당하며........”
회의는 불가능을 재확인시켜주었고, 대신들은 아무런 대안도 찾지 못했다. 임금님의 마음은 걱정으로 가득했다. 공주의 달 병은 나날이 깊어졌고, 마침내 침상에서 일어 날 수 없게 되었다. 그 날도 공주를 문병갔던 임금님은 공주의 방에서 힘없이 물러 나왔다. 그때 공주의 친구인 작은 소년이 임금에게 다가와 말했다.
“폐하, 공주님의 소원을 들어 주세요. 공주님이 바라는 것은 달님이예요. 달님을 따 올수는 없느니 은으로 달님을 만들어 목걸이를 만들어 주세요. 그러면 공주님은 참 기뻐할 것입니다.”
왕이 한 숨을 쉬면 말했다.
“얘야, 달이란 아주 큰 것이란다. 너무 커서 그만한 달을 만들려면 온 세상의 은을 모두 가져 와도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 바로 달이란다”
그때 소년이 말했다.
“임금님, 달은 아주 작아요. 내 손가락으로 가릴 수 있는데요. 그러니 손가락보다 클 수는 없지요”
순간 임금님은 다시 공주가 누워 있는 방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물어 보았습니다,
“애야, 아가야. 너는 달이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느냐 ? ”
그러자 공주는 힘없이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내 밀었다. 그리고 말했다.
“ 내 엄지 손톱만 할 꺼예요”
임금님은 왕국에서 가장 훌륭한 세공사를 불러 작은 아이의 엄지 손톱만한 달을 만들게 했다. 그리고 예쁜 줄에 꿰어 공주의 목에 달아 주었다. 나는 그 달이 보름달인지 초승달인지 그믐달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공주는 곧 자리에서 일어났고, 다시 임금님의 빛나는 기쁨이 되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아주 좋아한다. 내가 초보 아빠가 되었을 때,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다 발견한 이야기 줄거리인데, 종종 사람들과 대화의 어려움이 느껴질 때 마다 되씹어 보는 이야기다. 그리고 견해의 차이 인식의 차이가 생겨 우리 사이에 어떤 장벽이 느껴질 때 나는 몇 가지의 질문을 하곤 한다.
이 사람 나하고 정보 처리 방식이 같은 것일까 ? 나는 종종 장미를 보고 그것을 자세하게 묘사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장미를 보는 순간 떠나간 옛 애인을 연상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 사람은 감각기관에 의해 정보를 파악하고, 또 한사람은 직관에 의해 정보를 느낄 수 있다. 즉 정보를 모으고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뜻이다. 옳고 그름이 없다. 다만 다를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내 앞의 벽이 스르르 내려 앉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사람은 나와 같은 방향에서 사물을 보고 있는 것일까 ?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사물의 정면을 보고 있고, 이 사람은 사물의 측면을 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우리 둘은 싸울 것이 아니라 두 개의 견해를 취합함으로써 사물의 정면과 측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보완적 정보로 활용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린 파트너다.
이 사람과 나는 같은 곳에서 같은 대상을 보고 있는 것일까 ? 아닐 지도 모른다. 그와 나는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같은 대상을 보고 있으니 견해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마치 아이들이 처음 사람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할 때, 사람의 코를 두 개의 구멍으로 표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래에서 어른을 쳐다보면 코는 늘 두 개의 구멍으로 보이니까. 이렇게 생각하면 갑자기 차이점이 웃음의 소스가 된다.
종종 마음의 벽, 대화의 벽, 수준의 벽을 느끼게 되면, ‘공주님의 달 병’ 이야기를 생각해 보자. 무릎을 구부려 그 사람의 눈을 수평으로 마주쳐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되어 보자. ‘내 동료가 되어 보기’ 이것이 우리가 함께 일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봐야하는 놀이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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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높이의 비법
아주 먼 옛날 어느 나라에 임금님이 살고 있었다. 임금님에게는 아주 예쁜 딸이 있었다. 그 아이는 총명했고 우아했고 새처럼 명랑했다. 임금은 그 아이를 보면 부유함이 주는 화려함으로도 얻지 못했던 빛나는 기쁨을 얻을 수 있었고, 왕국의 어느 구석에서 발생한 어두운 일,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 작은 공주는 임금님의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어느 날 공주가 임금님에게 말했다.
“나 저 달이 가지고 싶어요. 저 달은 참 예뻐요. 저 달을 따 주세요 ”
임금님이 말했다.
“아가야, 저 달은 하늘에 달려 있어 모든 사람을 비춰야 한단다. 그리고 저 달은 너무 커서
따올 수 없는 것이란다. “
그러자 공주가 한 숨을 쉬면 말했다.
“ 그래요 ? 그렇군요”
공주는 매우 실망했다. 그 후부터 공주는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했다. 임금님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그러다 말겠지 했다. 그러나 공주의 실망은 오래갔다. 새처럼 명랑하던 그 입은 굳게 닫히고 우아한 두 어깨는 힘없이 처졌다. 임금님의 걱정은 대단해졌다. 그래서 어느 날 신하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달을 따 올수 있는 좋은 방법을 강구하라 했다. 그 나라에서 가장 현명한 대신 하나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아주 해박하여 달에 대한 모든 진실을 알고 있었다.
“ 달은 지구의 주위를 돌고 있는 자연위성으로서 이곳으로부터 평균 38만 km 떨어져 있으며, 달의 반지름은 지구 반지름의 1/4에 해당하며........”
회의는 불가능을 재확인시켜주었고, 대신들은 아무런 대안도 찾지 못했다. 임금님의 마음은 걱정으로 가득했다. 공주의 달 병은 나날이 깊어졌고, 마침내 침상에서 일어 날 수 없게 되었다. 그 날도 공주를 문병갔던 임금님은 공주의 방에서 힘없이 물러 나왔다. 그때 공주의 친구인 작은 소년이 임금에게 다가와 말했다.
“폐하, 공주님의 소원을 들어 주세요. 공주님이 바라는 것은 달님이예요. 달님을 따 올수는 없느니 은으로 달님을 만들어 목걸이를 만들어 주세요. 그러면 공주님은 참 기뻐할 것입니다.”
왕이 한 숨을 쉬면 말했다.
“얘야, 달이란 아주 큰 것이란다. 너무 커서 그만한 달을 만들려면 온 세상의 은을 모두 가져 와도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 바로 달이란다”
그때 소년이 말했다.
“임금님, 달은 아주 작아요. 내 손가락으로 가릴 수 있는데요. 그러니 손가락보다 클 수는 없지요”
순간 임금님은 다시 공주가 누워 있는 방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물어 보았습니다,
“애야, 아가야. 너는 달이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느냐 ? ”
그러자 공주는 힘없이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내 밀었다. 그리고 말했다.
“ 내 엄지 손톱만 할 꺼예요”
임금님은 왕국에서 가장 훌륭한 세공사를 불러 작은 아이의 엄지 손톱만한 달을 만들게 했다. 그리고 예쁜 줄에 꿰어 공주의 목에 달아 주었다. 나는 그 달이 보름달인지 초승달인지 그믐달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공주는 곧 자리에서 일어났고, 다시 임금님의 빛나는 기쁨이 되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아주 좋아한다. 내가 초보 아빠가 되었을 때,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다 발견한 이야기 줄거리인데, 종종 사람들과 대화의 어려움이 느껴질 때 마다 되씹어 보는 이야기다. 그리고 견해의 차이 인식의 차이가 생겨 우리 사이에 어떤 장벽이 느껴질 때 나는 몇 가지의 질문을 하곤 한다.
이 사람 나하고 정보 처리 방식이 같은 것일까 ? 나는 종종 장미를 보고 그것을 자세하게 묘사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장미를 보는 순간 떠나간 옛 애인을 연상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 사람은 감각기관에 의해 정보를 파악하고, 또 한사람은 직관에 의해 정보를 느낄 수 있다. 즉 정보를 모으고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뜻이다. 옳고 그름이 없다. 다만 다를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내 앞의 벽이 스르르 내려 앉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사람은 나와 같은 방향에서 사물을 보고 있는 것일까 ?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사물의 정면을 보고 있고, 이 사람은 사물의 측면을 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우리 둘은 싸울 것이 아니라 두 개의 견해를 취합함으로써 사물의 정면과 측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보완적 정보로 활용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린 파트너다.
이 사람과 나는 같은 곳에서 같은 대상을 보고 있는 것일까 ? 아닐 지도 모른다. 그와 나는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같은 대상을 보고 있으니 견해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마치 아이들이 처음 사람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할 때, 사람의 코를 두 개의 구멍으로 표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래에서 어른을 쳐다보면 코는 늘 두 개의 구멍으로 보이니까. 이렇게 생각하면 갑자기 차이점이 웃음의 소스가 된다.
종종 마음의 벽, 대화의 벽, 수준의 벽을 느끼게 되면, ‘공주님의 달 병’ 이야기를 생각해 보자. 무릎을 구부려 그 사람의 눈을 수평으로 마주쳐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되어 보자. ‘내 동료가 되어 보기’ 이것이 우리가 함께 일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봐야하는 놀이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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