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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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3, 생명, 오직 생명이구나 - 노자의 무위 경영 여덟 번째 이야기
그는 두 날개를 펴서 수많은 별들이 있는 하늘로 날아가고,
그는 재빨리 날아서 모든 것을 굴복시킨다.
모든 것들을 다 알고 있는 하늘의 신조차
사랑할 때는 그의 권력에 복종한다.
사랑과 욕망은 난폭하여 심지어는 법과 정의조차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시인들은 말한다. "에로스의 위력이 발휘되는 곳에서는 인간은 물론이고 신조차 모두 굴복할 수 밖에 없다" 사랑은 '삶과 죽음을 뛰어 넘어, 맹목적이고 너무도 강대하여 억누를 수도 없고 떨쳐 버릴 수도 없고 싸워 이길 수도' 없다.
사랑은 화살처럼 박혀 거부할 수 없다. 그저 당할 수 밖에 없다. 불꽃과도 같은 '그러한 삶에 덧붙는 것은 불행과 재앙' 이었다. 그것을 알고 있는 제우스는 작은 사랑의 신 에로스가 태어 났을 때 죽여없애려 했다. 그러나 아프로디테가 에로스를 구하여 깊은 숲 속에 감추어 두었는데, 어미 사자가 젖을 먹여 그를 키웠다. 사랑은 해칠 수 없다. 사랑이 그렇게 강력한 이유는 그것이 곧 생식과 번식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생명없이 생명은 이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1 + 1 = 3, 이 엉터리 수식은 사랑의 번식력을 상징한다. 놀라운 것은 이 엉터리 수식의 기원이 피타고라스의 수학과 매우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그럼 설(說)을 풀어볼까 ? 가능하면 젊잖게.
'피타고라스의 오각형'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가 별을 그릴 때 쓰는 그 오각형이다. 이 도형은 서구인들이 사악한 정령을 막는 부적으로 쓰곤했다. 그런데 그 오각형은 원래 육각형이었다. 육각형이 만들어 진 이유는 사랑과 욕망 때문이었다. 여성의 음부는 역삼각형으로 묘사되고, 남성의 성기는 삼각형으로 도안된다. 둘이 만나는 성교는 삼각형과 역삼각형이 겹쳐지는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이것은 문화인류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원시사회의 거의 어디서나 보이는 남녀 교합의 상징이다. 예를들어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강력한 남성의 상징이다. 인도에서는 꼭지점이 위를 향하는 삼각형과 아래를 향하는 두 삼각형의 결합은 남성신과 여성신의 결합, 즉 시바와 샤크티의 결합을 상징했고, 그것은 천변만화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피타고라스가 도형의 원형(原形)으로 삼은 것이 바로 삼각형이라는 점이다. 그로부터 비롯되어 유클리드에 이르는 동안 그리스인들은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도라는 것을 알아냈다. . 두 개의 삼각형이 겹치는 육각형의 내각의 합은 얼마일까 ? 360도다. 그것은 '되돌아' 옴이다. 남녀의 교합을 표시하는 두 개의 삼각형이 이룬 별 모양의 육각형은 결국 '되돌아 옴'이니 그것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생명은 다시 생명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잠시 흥미로운 상상 하나. 그런데 왜 '피타고라스의 육각형'이 '피타고라스의 오각형'으로 바뀌게 되었을까 ? 유력한 구라 중의 하나는 루시엥의 설(說)이다. 실용적 측면 때문이라는 것이다. 무슨 소리인고 하니 마치 천주교 신도들이 서로 만나면 성호를 그리듯, 피타고라스를 따르던 무리들은 서로 만나면 가슴 앞에 오각형의 별 모양을 그려 서로의 안부와 건강을 물었다는 것이다. 손으로 가슴 앞에서 단숨에 그릴 수 있는 것은 육각형이 아니고 오각형이다. 그리하여 피타고라스의 육각형을 오각형으로 진화했다.
이때 또 궁금한 것 한 가지. 그러면 피타고라스와 그의 무리들은 성교를 거룩한 종교적 행위로 모시는 외설과 음란의 무리들이었을까 ? 왜 하필 만나면 서로 오각형을 그려대며 안부를 물었을까 ? 어찌하여 남녀 교합의 외설스러움이 거룩함과 성스러움의 상징이 될 수 있었을까 ? 그들은 사랑의 그 어찌할 수 없는 힘을 믿었던 것 같다. 만물의 변화와 생성은 '천지음양의 두 기운이 밀접히 화합하여 이루어 내는 것'이니 그 힘이야 말로 모든 것의 근원이 아닐 수 없다. 곧 그 힘으로 모든 사악한 악마와 요괴를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은 아닐까 ? 사랑의 힘, 재앙과 불행조차 불사하지 않는 그 맹목적인 힘에 그들은 압도되고 두려워하고 경외하였고, 그리하여 그 힘으로 다시 모든 재앙과 불행을 몰아내려 했으니, 나는 그것이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
노자는 말한다. "만물은 음을 짊어지고 양을 포괄한다" 그리고 또 말한다.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 중국의 철학자 방박은 노자시대에 이르러 음양이 비로소 하나이고 하나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음양이 하나가 되었을 때 그 힘이 곧 도로 환원되며, 천변만화를 만들어 내는 힘의 원동력이 된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음양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남녀의 교합이고 생명의 탄생이다.
노자는 누구일까 ? 그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그는 중국인들의 모든 방중술과 신선 사상의 원류로 활용되었다. 늙어도 늙지않는 아이같은 신선은 어린아이가 가지는 무한한 힘을 동경하게 만들었다. 어린아이의 부드러움, 그 시작의 생명력을 늙어가는 자신의 몸 속으로 되 넣고 싶어하는 모든 헛된 시도들은 그리하여 그로부터 생겨나기도 했다.
수식은 간명하다. 1+1 = 3, 이것은 '음양이 결합하여 만물을 낳는다'는 모든 이론을 포괄한다. 공부가 재미있는 이유도 간명하다. 구라가 세지기 때문이다. 구라. 이야기. 인간은 이야기에 굶주린다. 특히 자신의 이야기에 굶주린다. 그래서 나는 인간은 호모 스토리쿠스라고 주장한다. Homo Storicus 내가 만든 엉터리 신조어다. 말하자면 인간은 구라라쟁이는 뜻이다. 이 새벽 노자가 나를 웃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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