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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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무성하다. 나는 늘 여름이면 제자들과 아름다운 여행을 한다. 가고 싶은 사람들과 가고 싶은 루트로 떠나는 여행은 삶을 흥분하게 한다. 올해는 그리스로 갔다. 그리스 테르모필레에서 우리는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의 동상을 보았다. 300명의 용사를 이끌고 그 협곡에서 크세륵세스가 이끄는 페르시아 대군을 맞아 분투했던 곳이다. 적군이 하늘을 뒤덮는 떼화살을 날려 보낸 후 그 위용을 자랑하자, 스파르타인들은 '(햇빛을 가려) 시원해 좋구나' 라고 응답했다. 항복을 강요받았을 때, 용사들은 '와서 가져가라'라고 부르짖었다. 용사들은 모두 전사했으나 그들의 용기는 인류의 자랑이 되었다. 그리스의 조각을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벌거벗은 젊고 힘찬 육체미를 자랑하는 신과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그 아름다움에 반한다. 그 조각상들은 모두 그 시대의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그리스의 자유인들은 육체와 정신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늘 운동하고 육체를 다듬었다. 오직 노예들만이 제멋대로 된 육체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해병대 정신의 상징은 젊음이다. 그것은 잘 다듬어진 젊은 남성의 육체가 주는 강력한 파워다. 그러나 힘은 육체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정신이 만들어 내는 젊은 에너지로 충만해 있는 것을 말한다. 젊은 정신은 육체가 쇠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꿈과 투지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젊음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꿈이 없는 젊음은 젊음이 아니다. 멋진 꿈을 꾸는 기가 막힌 2단계 방법을 터득해 보자. 우선 마음 속에 가벼운 바람에도 이글거리는 성난 불길을 지펴 넣어야 한다. 시인 나짐 히크메크의 시를 주술로 삼아라.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이 시를 여러 번 마음으로 읊어보자. 가슴이 타오르는가 ? 이제 책상에 앉아라. 그리고 미래 일기를 써라. 이것이 두 번째 단계다. 10년 뒤 오늘, 2020년 가을의 문턱에서, 지난 10년을 회고 하며, 그대 인생에서 벌어 진 가장 아름다웠던 10개의 장면을 상상하라. 그리고 그 일이 이미 발생한 것처럼 과거형으로 묘사하라. 나는 이것을 '미래의 회고' 라고 부른다. 나는 6년 전, 10개의 아름다운 장면을 마치 이미 발생한 과거처럼 묘사해 두었는데, 신기하게도 실제로 모두 이루어졌거나, 지금 한창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생생한 꿈의 힘이다. 위대한 젊음은 어디에 있는가 ? 꿈으로 가득 부풀어 오른 젊은 근육 속에 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 그러나 마음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품자.' (주 1)
꿈만 꾸어서는 꿈에 불과 하다. 바로 여기에 젊음의 또 하나의 요소가 추가 되어야 한다. 바로 투지다. 그래, 안되면 되게 하고, 실패하면 다시 하는, 바로 그 해병대의 투지 말이다. '불가능해' 라고 말하는 대신 '안될게 뭐야' 하고 말하는 그 자세 말이다. 인류가 가진 유산 중에서 가장 빛나는 것들은 모두 한때 불가능한 것들이었다. 그러니 그대가 바로 그 불가능한 꿈을 이룰 바로 그 사람이다. 나는 불굴의 투지란 한 때의 으라차차가 아니라 줄기찬 인내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증명한 아름다운 이야기 하나를 알고 있다.
프랑스의 오뜨 리브에는 '팔레 이데알' Palais ideal 이라는 성이 있다. '이상의 궁전'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아름답다. 이 성을 지은 사람은 페르디낭 슈발이라는 이름의 우체부라고한다. 우편물을 배달하러 가다가 우연히 기이한 돌을 보게 된 다음부터 그는 특이한 돌과 유리조각 철사 쇠붙이등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꿈 속의 동화 속 궁전을 짓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33년 후, 슈발은 꿈 속의 성을 완성했다. 그리고 그 성안에 이런 문구를 새겨 넣었다고 한다. "농부의 자식인 나는 나 같은 신분의 사람 중에도 천재성을 발휘하고, 힘찬 정열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살고 또 죽었다" 꿈은 한 순간에 이루어 지지 않는다. 투지란 바로 그렇게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다. 포기하는 순간 꿈은 무너진다. 설사 한때 꿈을 포기했다 하더라도 다시 일으켜 세워 다시 시작하는 것이 바로 투지다. 그리고 그것이 젊음이다.
나는 한 번도 내가 위대한 인물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야 말로 평범한 사람이고, 내가 가진 약한 점과 모자라는 점 때문에 젊은 시절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생각해 보니, 그 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어 가는 동안 나는 위대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 나는 젊은 해병 용사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대들의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니 그 최고의 날을 마음에 그려 두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 날을 맞으러 달려 나가라고 말이다.
* 주 1 혁명가 체 게바라의 말이다.
(해병대지 기고문, 2010년 9월 )

불가능한 것이 아닌디, 현실화가 가능하고 확신하는데...
그것은 육체에 장애가 있어도, 노년이 되어도 그 꿈을 이루고, 남들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인디,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화합되게 하는 것, 부드러이 경쟁력을 키워 드리는 것인디,
바로 마음과 마인드, 그리고 의지로 하는 것이니 가능한디,
그 꿈을 정리하고 있는데 잘 안된다. 표현이 안되고 전달이 안된다. 답답하다.
그 꿈을 핏빛처럼 선명하게 묘사해야 하는데 디자인해야 하는데,
그것을 정리해 전달해 낼 능력이 내겐 많이 부족하다. 안타깝다.
투지가 부족하다. 그러나 투지로만 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뭔가 답을 찾고 있고, 반드시 찾을 것이다.

지난 8월 91세로 세상 떠나신 시어머님의 마지막 말씀이십니다.
떠나시기 전날까지도 소 한마리를 더 살 계획으로 우사를 넓히고
새로만날 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 설레하시던 어머님이셨습니다.
물론 어머님께서는 칼리 지브란의
'나는 나날이 거듭납니다. 내 나이 여든이 되어도 나는 여전히 변화와 모험을 좋아할 것입니다.'
라는 글귀를 본적도 읽으신적도 없습니다. 그냥 노동을 통해 , 삶을 통해 깨달으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
요즈음은 돼지에 관한 연구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영리한 돼지의 습성은 물론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하여 생태학적으로 녀석을 기르는 일
나중엔 돼지도 술에 취하는지
막걸리 먹여 볼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님 말씀
사부님 기르치심
가슴에 새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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