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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2007년 8월 12일 21시 59분 등록
나는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미 지나간 일을 놓고 후회나 미련에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일을 놓고 걱정과 설레임 등으로 괜한 머리아픈 상상을 하기도 한다.

현재라고 느끼는 이 순간도 말하는 그 순간 이미 지나간 과거가 되어버려 또 다른 잡념의 온상을 만들기도 한다.

집착이 괴로움을 낳듯, 내가 하는 고민과 고민들이 집착에서 생긴 것임을 안다.

무엇을 잘하려고 하는 집착..
무언가를 가지려고 하는 집착..
과거에 대한 미련과 후회의 집착..
걱정과 염려에 대한 집착...
모든 마음속의 갈등과 괴로움은 집착함으로써 발생하는 것들이다.

"설겆이를 위한 설겆이"란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설겆이를 하면서 다른 생각의 틈을 주지 말라는 뜻이다.
무언가를 할땐 오로지 그것이 목적이 되도록 그것에만 신경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설겆이를 하면서 어제의 이별을 떠올리기도 하고, 또 내일의 걱정을 하는 이른바 집착의 단상을 꼬집는 이야기다.

"현재에 관하다"라는 말도 있다.
불가에서 나온 용어인데, 생각을 과거나 미래로 흘려버리지 말고 오로지 '지금' '이순간' '이것'에만 집중하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게 타당하기는 한 말인가...!

끊임없이 변하는 시시각각의 현재들이 이미 과거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인데.
그렇게 보면 현재에 관할 것도 없지 않은가..

사실 불가에선 "관하다"는 말로도 족하다고 한다.
아마도 눈을 뜨고 있는 "찰나의 순간을 깨어있으라"는 말일 것이다.
찰나를 깨닫는 그 순간도 이미 과거의 것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기에 그저 "깨어있으라"는 말로도 족할 것이다.

고민이 엄습해올땐 늘상 떠올리는 말이지만..
관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눈을 뜨면 늘 우리에게 주어지는 과제들 앞에서 깨어있기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삶의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집착이 삶의 진전을 가져다주는 동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하지만, 더 큰 것을 얻기위해 버리라는 말처럼, 모순이라고 생각되는 많은 것들이 실상 우리 삶을 좌지우지 하는 것을 목격하기도 한다. 사실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체험에 의해 겪게되는 진리이기 때문이다.

바람으로써 목적을 달성하는 것보다, 바라지 않았는데도 목적을 달성하게 될 때 더 큰 우연의 기쁨을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사실 나는 바라지 않으려고 한다.
자꾸 바라다보면, 집착이 되고, 집착은 늘 괴로움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는 이유가 행복하기 위해선데..
무언가를 바라는 대신 관하는 것.
객관의 내가 되어 멀찌감치서 관하는 것...

관하다보면, 그리하여 인생의 모든 순간 순간에만 충실하다보면..
삶이 생각보다 그리 복잡한 것이 아니며, 늘 행복해 질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해본다.
IP *.209.14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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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8.12 23:31:32 *.131.127.120

세속을 떠나지 않는 한 생각을 버릴 수야 있겠습니까?
오늘은 사는 것은 과거와 미래가 상관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해탈한다면 무관해지겠지만 우리처럼 세속에 사는 사람들은
일관되게 사는게 가장 큰 방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구되는 능력, 기대하거나 바라던 것과
실제하는 능력과 할수있거나 하고 싶었던 것과의
차이가 갈등과 불안과 스트레스의 원인이라고 합니다.

생각이 이리저리 날뛰니까
한 곳에 묶어두기위한 방편으로
순간순간에 집중하도록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잘 안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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