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香仁 이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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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수선한 와중에 이런 글을 올려야 한다니 정말 면목없습니다. 이번 주는 기부해야겠습니다. 절대 변명하고 싶지는 않사오나 여느 때와 달리 빡셌던 출장에서 돌아오니 이상하게 계속 골치가 아프고 허리는 펴지지가 않는군요. 구부정한 할마씨 모습으로 반쯤 기어 다니고 있는 상황입니다. 추간판 탈출인지 압솔롬 탈출인지…………..
게다가 눈도 간질간질 한 게 전국에서 단체로 몰려와 거센 항의를 하고 있는 지라 이번만큼은 몸의 한계를 인정하기로 하였습니다. 다들 열심히 하시는 데 이런 글을 올리게 되어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아프니깐 눈물도 나고 돌봐줄 사람도 없어 서럽고 그래서 혼자 잠시 눈물 콧물 찍어내고 있습니다. 진짜입니다. 흑흑흑.. 누군가 그립기도 하지만 저 필요할 때만 그러는 꼬락서니를 보니 아직도 수양이 덜 되어 남 엄청 고생시킬 사람이라는 자각 다시 한번 합니다. 에구 그냥 혼자 살아야지, 이러다가 낫겠지, 설마 죽기야 하것어……끙끙..
그나저나 라텍스 베개 아니면 오리털 베개였고 타인의 다리에 상해를 가한 적도 없는데 얄궂은 허리는 왜 쑤시고 애꿎은 무릎은 왜 삐걱거리는지요? 그리고 등짝에는 아무 흔적도 없는데 아주 뼈가 시릴 만큼 몹시 따끔따끔 하옵니다. 것두 왜 그런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참으로 모진 인생입니다.
[내 꼭 살아서 돌아오리]
짐 싸고 떠나는 인생
어디 하루 이틀이더냐.
그래도 집 떠나기 전 날은
미련한 헛헛함에
심장 근처에 돌 하나를 얹는다.
지나간 정들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
다들 잘 살고 있을까
미움도 서러움도 한데 뭉쳐서
술 한잔에 글썽이는데..
늙은 괭이만 알아차린 듯
문이 다 닫힐 때까지
나만큼은 참아 보겠노라
허연 눈을 그렁그렁..
매일 문만 바라 보았다네.
열쇠를 잠그고 돌아서는 데
뒤통수가 간질간질
싱크대의 설거지가 See you
널브러진 옷가지가 See you
구겨진 침대보가 See you
알았다.
미안하다.
살아서 돌아오마.
징그럽지만 서두
기다린다 소리 하난 반갑구나.
비행기에 들어서면
요리조리 엄지족들
머리를 파묻고 있다.
먹통인 전화기
귀에다 대보기도 하고
만지작 만지작..
종료버튼을 그냥 꾹 누른다.
……………………………..
입국장에 도착하면
지금 왔다 열불 전화
사랑인지 안부인지 고래 고래 확인하는 인간들
있어도 난 저렇게 안 할 거라 굳게 맹서를 한다.
문 열고 들어가면
오직 그대만을 기다렸다
목젖을 보여주는 고양이
먼지 뽀얀 세간 살이
나플 나플 반기는 데
그래, 너희 땜에 죽을 수가 없었다.
출장을 갈 때는
집을 어질러 놓고 가자.
반드시 살아 돌아와야 할 의무가 생긴다.
IP *.48.32.95
게다가 눈도 간질간질 한 게 전국에서 단체로 몰려와 거센 항의를 하고 있는 지라 이번만큼은 몸의 한계를 인정하기로 하였습니다. 다들 열심히 하시는 데 이런 글을 올리게 되어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아프니깐 눈물도 나고 돌봐줄 사람도 없어 서럽고 그래서 혼자 잠시 눈물 콧물 찍어내고 있습니다. 진짜입니다. 흑흑흑.. 누군가 그립기도 하지만 저 필요할 때만 그러는 꼬락서니를 보니 아직도 수양이 덜 되어 남 엄청 고생시킬 사람이라는 자각 다시 한번 합니다. 에구 그냥 혼자 살아야지, 이러다가 낫겠지, 설마 죽기야 하것어……끙끙..
그나저나 라텍스 베개 아니면 오리털 베개였고 타인의 다리에 상해를 가한 적도 없는데 얄궂은 허리는 왜 쑤시고 애꿎은 무릎은 왜 삐걱거리는지요? 그리고 등짝에는 아무 흔적도 없는데 아주 뼈가 시릴 만큼 몹시 따끔따끔 하옵니다. 것두 왜 그런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참으로 모진 인생입니다.
[내 꼭 살아서 돌아오리]
짐 싸고 떠나는 인생
어디 하루 이틀이더냐.
그래도 집 떠나기 전 날은
미련한 헛헛함에
심장 근처에 돌 하나를 얹는다.
지나간 정들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
다들 잘 살고 있을까
미움도 서러움도 한데 뭉쳐서
술 한잔에 글썽이는데..
늙은 괭이만 알아차린 듯
문이 다 닫힐 때까지
나만큼은 참아 보겠노라
허연 눈을 그렁그렁..
매일 문만 바라 보았다네.
열쇠를 잠그고 돌아서는 데
뒤통수가 간질간질
싱크대의 설거지가 See you
널브러진 옷가지가 See you
구겨진 침대보가 See you
알았다.
미안하다.
살아서 돌아오마.
징그럽지만 서두
기다린다 소리 하난 반갑구나.
비행기에 들어서면
요리조리 엄지족들
머리를 파묻고 있다.
먹통인 전화기
귀에다 대보기도 하고
만지작 만지작..
종료버튼을 그냥 꾹 누른다.
……………………………..
입국장에 도착하면
지금 왔다 열불 전화
사랑인지 안부인지 고래 고래 확인하는 인간들
있어도 난 저렇게 안 할 거라 굳게 맹서를 한다.
문 열고 들어가면
오직 그대만을 기다렸다
목젖을 보여주는 고양이
먼지 뽀얀 세간 살이
나플 나플 반기는 데
그래, 너희 땜에 죽을 수가 없었다.
출장을 갈 때는
집을 어질러 놓고 가자.
반드시 살아 돌아와야 할 의무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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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싸부님. 정말 고맙습니다. 이리도 저를 헤아려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저라도 왜 아니 그렇치 않았겠사옵니까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았답니다. 스물이 넘는 남정네들이 저를 소 닭 보듯 하더이다. 써글 인간덜…….
쫌만 기둘리소서. 연구원만 끝내면 전국의 돌베게에게 전부 아는 척 할 생각입니다. 그 생생한 스토리, 수위 조절하며 감질나게 전하겠사옵나이다. 그거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요? ㅋㅋ 그나저나 사부님 말씀대로 쫄 바지 입고 그찮아도 섹시포즈 취하고 있습니다. 현재 스코어 아무도 눈길 주지 않습니다. 얼굴에 공주가면이라도 쓸까 하옵니다.
쫌만 기둘리소서. 연구원만 끝내면 전국의 돌베게에게 전부 아는 척 할 생각입니다. 그 생생한 스토리, 수위 조절하며 감질나게 전하겠사옵나이다. 그거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요? ㅋㅋ 그나저나 사부님 말씀대로 쫄 바지 입고 그찮아도 섹시포즈 취하고 있습니다. 현재 스코어 아무도 눈길 주지 않습니다. 얼굴에 공주가면이라도 쓸까 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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