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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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 경영대학원(MBA)에 지원을 위한 에세이를 쓰려고 본격적인 영어 글쓰기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요구한 에세이의 주제는 ‘성장환경’,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자신의 강점.단점’, ‘지원 이유’, ‘졸업 후 장.단기 계획’ 등이었다. “내”가 담긴 글을 쓰려면 생각이 필요하다. 위의 주제를 갖고 글을 쓰려다보니 처음으로 나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단지 입학허가를 받기 위한 에세이를 쓰려던 거였는데, 본의 아니게 나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 상태를 점검한 후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그리는, 즉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 거였다. 그때 나는 왜 경영대학원을 가야 하는지 진심으로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그저 글로벌 커리어를 키우기 위해 가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었는데, 글로 정리하다보니 나를 납득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입학사정관들도 납득시킬 수 있었고, 입학 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반면에 영어 글쓰기만의 장점은 “균형있는 영어 공부”라고 하겠다. 영어로 좋은 글을 쓰려면 문법과 표현, 단어를 정확하고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은 회화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문법을 파괴하고 쉬운 단어로 ‘말만 할 수 있으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해서 말은 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10여 년이 넘게 영어를 공부하는 목적이 말만 통하기 위해서는 아니다. 옳은 문법에 집착하느라 정작 입을 못 떼는 게 문제이지, 정확한 문법과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다. 글쓰기 연습을 하다 보면 오히려 수준 높은 회화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영어로 글을 쓸 수 있게 되면 이메일,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 SNS를 영어로 관리할 수 있게 되고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성과 유지가 가능해진다. 앞으로는 외국에 가지 않더라도 “외국사람친구”를 사귀고, 외국에 있는 업체와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 될 것이다. 현재도 영어로 글을 쓰는 사람들은 훨씬 큰 휴먼 &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이런 여러가지 장점으로 인해 가장 좋은 점은 궁극적으로 ‘나만의 컨텐츠를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영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평생의 고민이자 숙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치유하고 삶의 답을 찾으려고 한다. 두 가지를 결합하면 어떨까. 어차피 해야 할 영어 공부이고, 글쓰기가 좋은 치유와 자아성찰의 도구라면 영어로 글을 써서 자신을 찾고 치유하는 건 어떨지 제안해본다.
그러면 가장 중요한 어떻게 하면 영어로 글을 잘 쓸 수 있을지는 다음 시간에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