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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15일 07시 59분 등록
 며칠 전 이사를 했습니다. 몇 달 동안 준비했지만 계획대로 잘 진행되지 않았고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또한 이사 나온 집과 이사 온 집의 크기가 거의 비슷해서 크게 문제 될 것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예상보다 짐이 넘치고 있어 이사 후에도 짐을 줄이고 있습니다. 매일 사용하는 것은 정해져 있는데도 삶을 유지하기 위한 물건이 이렇게 많이 필요하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그래도 자잘한 문제들 말고 큰 흐름은 일정대로 진행되어 지금은 새로운 집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낯설기만 합니다. 포클레인으로 푹 떠져 다른 곳에 심어진 나무가 된 기분입니다. 이사 준비에 한창일 때는 빨리 이사를 오고 싶었는데 막상 오고 나니 원하는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집에 있는 설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아직 몰라서 찾고 익히는 시간이 걸립니다. 아무래도 새집이 우리 집이라는 개념이 생기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사하는 장면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애니는 뭐니 뭐니 해도 '이웃집 토토로'입니다. 메이와 사츠키네 가족들이 토토로의 숲 옆에 있는 버려진 저택으로 이사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두 어린이들은 새로운 집 탐험을 시작합니다. 그러다 집 옆의 커다란 나무에 사는 토토로라는 도깨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잔잔한 판타지 에피소드 물입니다.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의 눈에 새 집은 새로운 것으로 가득한 미지의 땅입니다. 눈에 띄는 틈새가 있으면 손가락을 넣어보기도 하고, 천으로 덮여 있는 가구들은 모두 열어보는 등 새로움을 마음껏 들쑤시고 다닙니다. 그러면서 공간과 친분을 쌓고 새로운 거점에서의 삶을 받아들입니다.

저도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을 탐험으로 여기면서 살아야겠습니다. 낯선 감각을 제외한다면 새로운 집으로 오니 모든 것이 즐겁습니다. 퇴근하고 돌아와서 솜처럼 피곤해도 조금만 치우면 집이 깨끗하고 예뻐질 것을 알기에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면서 정돈을 합니다. 어디에 어떻게 가구나 조명을 배치해야 좋을지도 계속 고민합니다. 일찍 일어나서 새 집에서의 일출도 보고, 늦게까지 잠들지 않고 야경은 어떤지도 바라봅니다. 집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좀 더 많이 갖게 된다면 아마 앞으로 오랜 시간을 보낼 멋진 공간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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