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향
- 조회 수 2887
- 댓글 수 2
- 추천 수 0
1. 나는 왜 집을 꾸미고 싶은가
이사를 하긴 해야 하는데 왠지..
3년 전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곧 새 아파트로 이사를 해야 한다. 교통도 그만하면 편리하고 전망도 괜찮은 편인데 단 하나, 인테리어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모델하우스를 둘러볼 때만 해도 멋진 상상에 부풀어 기대가 참 컸었는데, 그런데 이게 웬일, 입주를 코앞에 두고 사전점검날 직접 가서 본 거실 한 쪽 벽에 붙은 이미지 월이며 침실에 있는 촌스러운 붙박이 화장대 하며 그새 눈이 높아진 것인지 아니면 분양시 그때 보았던 자재들이 바뀐 것은 아닌지, 몇 년 전 유행했던 마감재와 스타일로 치장한 아파트는 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집이 너무 낡았다..
욕실문 안쪽은 습기를 견디다 못해 한꺼풀 들뜬 채로 여닫을 때마다 소리가 나고, 안방 한 쪽 벽에는 커다란 꽃이 프린트 된 포인트 벽지가 발라져 있고, 주방의 화려한 샹들리에는 거실의 모던한 분위기와는 안 맞고, 3인용 가죽 소파는 곳곳이 터지고 헤져 빈티지라 하기에도 좀 민망하고 더욱이 방석은 힘을 잃어 푹 꺼져 있는 상태,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인 10년 이상 된 가구들은 아무래도 이건 좀 아니지하며 나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면..
작은 크기의 내 집이거나 전세로 시작하는 신혼집, 멋과 개성을 추구하는 신세대 부부에게 평범한 인테리어, 덮어두고 살기에는, TV나 잡지에서 보여지는 갖은 유혹을 참아내기에는 분명 어려운 조건이다. 이미 목돈이 많이 들어간 터라 개조 공사를 하기에는, 큰 공사를 하기에는 부담스럽고 그냥 살자니 새로 시작하는 마당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경비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효과는 배가 되는 경제적인 집 꾸밈 방법이 없을까.
라이프 스타일을 생각하면..
아토피로 고생하던 아이가 이제 막 걸음마를 떼려 하고 있다. 신혼살림으로 마련했던 기존의 월넛 칼라의 가구들은 무겁기 그지없고 각진 소파와 테이블 끝부분은 아이가 걸어다니기 시작하면 위험할 것이 뻔하다. 이제 막 세상에 눈 뜨기 시작한 아이에게 집은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좋은 교육 현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은 지 4년밖에 안된 신축 빌라이지만 기존의 어두컴컴한 분위기를 걷어내고 친환경적이면서도 아직 사용할 수 있는 것을 그대로 활용하는 선에서 변화를 주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결심하니 걱정이 앞섰다. 공사기간 동안 짐들을 맡기는 것도 무척이나 번거로운 일이고 무엇보다 공사를 하는 동안 아이를 데리고 어딘가로 이주하는 것도 쉽지 않고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집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집 꾸밈이 그 사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게 되면서, 집을 사서 이사를 계획하거나, 혼사를 앞둔 혹은 집이 불편하고 낡아서 등 이러저러한 이유로 집의 변화를 시도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집의 변신을 시도할 목적으로,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 공사를 해볼 요량으로 우선 동네 인테리어 가게를 찾게 된다. 그 곳에서 제시한 시공 사례를 담은 사진, 막 인테리어 공사를 끝낸 집 몇 곳을 방문했더니 허걱, 집집마다 마감재는 물론 스타일까지 거의 비슷비슷한 것이 아닌가.
집의 변화를 시도하기 전에 제일 먼저 꼭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왜 집을 고치려고, 꾸미려고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에 따라 집을 어떻게 고치고 꾸밀 것인가가 결정된다. 즉 인테리어라는 게 한번 해 놓으면 나중에 싫증이 났다고 해서 쉽게 바꿀 수 없는 만큼 자신이, 가족이 원하는 스타일도 모른 채, 머릿속에 대충 그린 이미지만 갖고 업체를 방문하면 반드시 100%로 후회하게 된다.
십중팔구 업체 편의에 따른, 업체의 매뉴얼에 맞는 개성 없는 집을 얻게 된다. 베란다를 거실로 확장하고, 한 쪽 벽에 꽃무늬 포인트 벽지를 바르고, 바닥은 지금 유행하는 소재로 하고, 이렇게 그대로 따라하다 보면, 뚜렷한 이유와 목적 없이, 어떤 스타일로 집을 꾸미고 싶다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공사를 시작하면 업자들에게 휘둘리게 되거나 그때 반짝 뿐인 유행을 그대로 따라하게 되어 분명 얼마 못 가서 싫증과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2. 그렇다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자신의 스타일을 알아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인테리어 잡지를 보면서 그곳에 소개된 예쁘고 아름다운 멋진 집이나 가구, 소품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모두 스크랩하는 것이다. 책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마음에 들어오는 사진을 공간별, 아이템별로 오려 붙이고,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포스트잇에 메모하여 그 옆에 붙여두는 식으로 정리하는 것이다. 이를 꾸준히 하다보면 감각과 안목이 생길 뿐만 아니라 수납 방법과 가구 배치, 구조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감도 잡힐 것이고,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제대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간다면 잡지에 소개된 마음에 드는 공간을 디자인 한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스타일리스트에게 직접 공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
스크랩할 시간이 없다면 짬을 내어 인터넷 사이트를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구나 소품을 판매하는 사이트부터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꾸미는 사이트, 각종 카페와 블로그에는 자신의 집을 멋지게 꾸미고 사는 이들이 올린 사진과 글에 열광하는 주부들이 포진해 있고, 그만큼 다양한 공간과 스타일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콘셉트와 분위기, 디자인을 참고하기 위해 외국 잡지나 사이트, 호텔 사이트를 자주 방문한다. 무엇보다 앞으로의 트렌드를 읽고 감각을 높이는데 이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집을 꾸미는데 도움이 되는 전문 잡지와 책, 사이트 등은 뒷면에 부록으로 소개하겠다.
기회가 된다면 주변의 모델하우스, 샘플하우스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영화 속에서 본 인상적인 집이나 그동안 수없이 다니던 레스토랑, 카페, 새로 발견한 주변의 멋진 공간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실제로 전문가에게 맡기기 전에 이런 과정을 거치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다. 자신의 몸에 꼭 맞는 멋진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일반 사람들은 전문가들처럼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쉽게 취할 수 있는 정보를 통해서 감각을 길러야 한다. 정보 자체야 많을 수 있지만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를 토대로 해서 최소한 좋은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먼저다. 거기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그러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생활의 발견, 생활 디자인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디서든 발견할 수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이걸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게, 공사규모를 정하고 그에 따르는 조력자를 찾아나서는 것이 우리집 변화의 시작이다.
다음에는 3. 어디에 맡기면 좋을까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아직 정확한 정보와 자료가 부족하여 쓰지 못했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32 | [사자 10] <결국, 관계란..> | 수희향 | 2010.01.25 | 2747 |
1431 | 꼭지글 - 내 집꾸밈, 어디에 맡기면 좋을까 [1] | 혜향 | 2010.01.25 | 3306 |
1430 | 내 속의 두 모습... [6] | 희산 | 2010.01.25 | 2708 |
1429 | 영화 '아바타'로 본 여성성의 재발견 [1] | 효인 | 2010.01.25 | 3955 |
1428 |
상상력을 일상으로 끌어들이기 : 보색효과 ![]() | 숙인 | 2010.01.25 | 7382 |
1427 | 라뽀(rapport) 2 [4] | 書元 | 2010.01.24 | 2894 |
1426 | 얽매이지 않는다. [3] | 백산 | 2010.01.24 | 2792 |
1425 | 칼럼 41 - 묘비명, Epitaph~ [12] | 범해 좌경숙 | 2010.01.23 | 3092 |
» | 꼭지글 - 공간 조력자,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하나 [2] | 혜향 | 2010.01.19 | 2887 |
1423 | 힌두 신화이야기 - 비슈누의 화신, 난쟁이 [2] | 정야 | 2010.01.19 | 6722 |
1422 | (쉽게 쓰는) 기술의 발전사 & 미래 고찰 [3] | 희산 | 2010.01.19 | 2905 |
1421 | 칼럼 40 -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6] | 범해 좌경숙 | 2010.01.18 | 3552 |
1420 | [사자 9] <다름의 미학> | 수희향 | 2010.01.18 | 3258 |
1419 | 나만의 '희열'을 따르자 [1] | 효인 | 2010.01.18 | 2860 |
1418 | 더 이상 하찮다고 부르지 마라 [2] | 숙인 | 2010.01.18 | 2984 |
1417 | 작은 기업을 위한 Small Branding [3] | 혁산 | 2010.01.18 | 2516 |
1416 | 라뽀(rapport)1 [2] | 書元 | 2010.01.17 | 2951 |
1415 | 내가 사랑한 그리고 나를 사랑해준 이들을 위하여 [1] | 백산 | 2010.01.17 | 2883 |
1414 | 베가본드 [10] | 백산 | 2010.01.16 | 3321 |
1413 | 어쩔 수 없는 사람... | 백산 | 2010.01.14 | 29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