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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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 집을 변화시킬 아이디어를 찾아라
1. 공간 조력자, 어떻게 찾아야 하나
1) 나는 왜 집을 꾸미고 싶은가
천편일률적이 아닌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공간을 연출하고 싶다..
3년 전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곧 새 아파트로 이사를 해야 한다. 교통도 그만하면 편리하고 전망도 괜찮은 편인데 단 하나, 인테리어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모델하우스를 둘러볼 때만 해도 멋진 상상에 부풀어 기대가 참 컸었는데, 그런데 이게 웬일, 입주를 코앞에 두고 사전점검 날 직접 가서 본 거실 한 쪽 벽에 붙은 이미지 월이며 침실에 있는 촌스러운 붙박이장하며 그새 눈이 높아진 것인지 아니면 분양 시 그때 보았던 자재들이 바뀐 것은 아닌지 모두가 똑같은 소재와 칼라, 몇 년 전 유행했던 마감재와 스타일로 치장한 아파트는 무언가 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집이 너무 낡았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싶다
욕실문 안쪽은 습기를 견디다 못해 한꺼풀 들뜬 채로 여닫을 때마다 소리가 나고, 안방 한 쪽 벽에는 커다란 꽃이 프린트 된 포인트 벽지가 발라져 있고, 주방의 화려한 샹들리에는 거실의 모던한 분위기와는 안 맞고, 3인용 가죽 소파는 곳곳이 터지고 헤져 빈티지라 하기에도 좀 민망하고 더욱이 방석은 힘을 잃어 푹 꺼져 있는 상태,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인 10년 이상 된 가구들은 아무래도 이건 좀 아니지하며 구원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평범한 공간에 새로운 멋을 담고 싶다, 그런데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면..
작은 크기의 내 집이거나 전세로 시작하는 신혼집, 멋과 개성을 추구하는 신세대 부부에게 평범한 인테리어, 덮어두고 살기에는, TV나 잡지에서 보이는 갖은 유혹을 참아내기에는 분명 어려운 조건이다. 이미 목돈이 많이 들어간 터라 개조 공사를 하기에는, 큰 공사를 하기에는 부담스럽고 그냥 살자니 새로 시작하는 마당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경비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효과는 배가 되는 경제적인 집 꾸밈 방법이 없을까.
라이프 스타일을 생각하면..
아토피로 고생하던 아이가 이제 막 걸음마를 떼려 하고 있다. 신혼살림으로 마련했던 기존의 월넛 칼라의 가구들은 무겁기 그지없고 각진 소파와 테이블 끝부분은 아이가 걸어다니기 시작하면 위험할 것이 뻔하다. 이제 막 세상에 눈 뜨기 시작한 아이에게 집은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좋은 교육 현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은 지 4년밖에 안된 신축 빌라이지만 기존의 어두컴컴한 분위기를 걷어내고 친환경적이면서도 아직 사용할 수 있는 것을 그대로 활용하는 선에서 변화를 주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결심하니 걱정이 앞섰다. 공사기간 동안 짐들을 맡기는 것도 무척이나 번거로운 일이고 무엇보다 공사를 하는 동안 아이를 데리고 어딘가로 이주하는 것도 쉽지 않고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집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집 꾸밈이 그 사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게 되면서, 집을 사서 이사를 계획하거나, 혼사를 앞둔 혹은 집이 불편하고 낡아서 등 이러저러한 이유로 집의 변화를 시도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집의 변화를 시도하기 전에 먼저 꼭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왜 집을 고치려고, 꾸미려고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에 따라 집을 어떻게 고치고 꾸밀 것인가가 결정된다. 인테리어라는 게 한번 해 놓으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금방 바꿀 수 있는 물건도 아니고 싫증이 났다고 해서 쉽게 바꿀 수도 없는 만큼 자신이, 나와 내 가족이 원하는 스타일도 모른 채, 머릿속에 대충 그린 이미지만 갖고 업체를 방문하면 반드시 100%로 후회하게 된다.
십중팔구 업체 편의에 따른, 업체의 매뉴얼에 맞는 개성 없는 집을 얻게 된다. 무조건 베란다를 거실로 확장하고, 한 쪽 벽에 포인트 벽지를 바르고, 바닥은 지금 유행하는 소재로 하고, 이렇게 그대로 따라하다 보면, 뚜렷한 이유와 목적 없이, 어떤 스타일로 집을 꾸미고 싶다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공사를 시작하면 인테리어 업자들에게 휘둘리게 되거나 그때 반짝 뿐인 유행을 그대로 따라하게 되어 분명 얼마 못 가서 싫증과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가족들의 바람, 가족들의 생활패턴에 맞춘 나와 가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여 내가 원하는 분위기와 스타일을 확실히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2) 그렇다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나는 파리지앵들의 패션, 인테리어, 삶의 스타일을 동경한다. 언제나 오랜 문화와 전통을 상징하는 클래식한 스타일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고 세련된 색조와 심플한 디자인의 조화로움이 묘한 매력을 풍긴다. 억지로 연출하지 않은 시크함이라고 해야 할까? 파리지앵 등의 유러피안 라이프스타일을 테마로 한 서적 '에디션 드 파리'시리즈를 보면 그녀들이 입는 옷이나 장식품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옷을 입는 방식과 집안을 꾸미는 방식이 남다름을 알 수 있다. 완벽한 멋을 연출해내지만 남의 마음에 들기 위해 애쓰진 않는 것 같다. 그녀들만의 라이프스타일에서 나오는 스타일, 취향, 개성, 멋이 듬뿍 살아 있다.
나는 여행지,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서적 그 안에 담겨 있는,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옷차림, 인테리어, 생활 방식, 라이프스타일에서 영감을 얻고 이에서 얻은 생활의 발견을 나의 일에 적용시키곤 한다. 여행을 할 때면 미리 리빙숍 정보를 취합하고 그 나라에서 가장 큰 서점에 들러 리빙 잡지와 인테리어 관련 서적을 탐독한 후 트렌드의 핵심이 되는 리빙숍 매장을 둘러보며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아올린 경험들이 내가 지금 하고 일의 토양이 되어주고 있다.
자신의 스타일을 알아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인테리어 전문 서적이나 잡지를 보면서 그곳에 소개된 아름다운 집, 멋진 가구, 예쁜 소품 중에서 눈에 확 꽂히는 스타일을 오려두거나 사진을 찍어두고 이를 모아 스크랩하는 것이다. 책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마음에 무찔러 들어오는 사진을 공간별, 아이템별로 오려 붙이고,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포스트잇에 메모하여 그 옆에 붙여두는 식으로 정리하는 것이다. 평소에 기회가 닿을 때마다 각종 인테리어 잡지와 카달로그를 많이 봐두면 나중에 집꾸밈을 실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를 꾸준히 하다보면 감각과 안목이 생길 뿐만 아니라 수납 방법과 가구 배치, 구조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감도 잡힐 것이고,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제대로 찾을 수 있다.
스크랩할 시간이 없다면 짬을 내어 인터넷 사이트를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구나 소품을 판매하는 사이트부터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꾸미는 사이트, 각종 카페와 블로그에는 자신의 집을 멋지게 꾸미고 사는 이들이 올린 사진과 글에 열광하는 주부들이 포진해 있고, 다양한 공간과 스타일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콘셉트와 분위기, 디자인을 참고하기 위해 외국 잡지나 사이트, 호텔 사이트를 자주 방문한다. 특히 국내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티크 호텔과 최고급 호텔들이 보여주는 남다른 고급스러움이나 독특한 아름다움은 나의 데커레이션 작업에 다양한 영감을 안겨준다. 무엇보다 앞으로의 트렌드를 읽고 감각을 높이는데 이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집을 꾸미는데 도움이 되는 전문 잡지와 책, 사이트 등은 뒷면에 부록으로 소개하겠다.
기회가 된다면 주변의 모델하우스, 샘플하우스를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영화 속에서 본 인상적인 집이나 그동안 수없이 다니던 레스토랑, 카페, 가구숍, 인테리어 소품 숍, 새로 발견한 주변의 멋진 공간들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좋다. 틈나는 대로 숍이나 전문시장에 들러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취합할 필요가 있다. 가구나 자재를 보러 다닐 때도 명함에 가격을 적어두고 매장에서 본 샘플을 디카로 찍어두거나 카달로그들을 모아두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벽지, 바닥재, 조명, 가구 및 소품 등 집과 관련된 최신 정보나 경향에 대해 알아두면 그만큼 자신이 원하는 집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실제로 전문가에게 맡기기 전에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도 얼마든지 새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다. 자신의 몸에 꼭 맞는 멋진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집을 꾸미는 일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집을 고치고 꾸미고 살기 위해서는 옷이나 음식을 사먹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정말 돈이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런데 돈을 많이 들인다고 해서 그 집이 멋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아무리 많은 비용을 들여 고친 집이라도 개성이 없으면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한심한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고 수입 명품 가구, 최신형 가전제품으로 한 가득 채운다 해도 그것이 결코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적은 비용으로도 제대로 된 감각만 발휘한다면 얼마든지 스타일리시한 집으로 꾸밀 수 있다.
완성된 것을 평가하는 높은 눈과 실제로 자신의 집에 적용하여 집을 꾸미는 감각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꾸준한 관심을 갖지 않는 한 급변하는 인테리어 트렌드를 읽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고 사람들의 취향과 그 폭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집꾸밈에도 학습과 경험, 내공을 요하는 감각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일반 사람들은 전문가들처럼 기회가 많지 않으니 쉽게 취할 수 있는 정보를 통해서 감각을 길러야 한다. 정보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손에 넣을 수 있다. 정보 자체야 많을 수 있지만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를 토대로 해서 최소한 좋은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먼저다. 거기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그러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멋지다 해도 똑같이 따라하기 보다는 활용 가능한 정보들을 걸러내고 조합하여 나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독특한 표현 방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뒤따라야 한다. 여기에 새로운 영감을 떠올리는 창의력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내가 원하는 집을 상상하며 부지런히 사전조사를 하다보면 모던, 세미클래식, 내추럴, 앤티크, 믹스앤매치, 이러한 단어들이 무슨 뜻인지 어느 순간에 감이 확 올 것이다.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조사를 하다보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어디에선가는 꼭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순간순간을 즐기다 보면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견하고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생활의 발견, 생활 디자인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창의력의 밑거름이 되는 일상의 소소한 일들은 어디서든 발견할 수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애정을 쏟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유행을 좇아야 할 것 같은 편견을 버리고 자신과 가족이 감당할 수 있는 것들을 수용하여 조화롭게 충분히 활용하여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취향, 스타일이 담겨 있지 않으면 나만의 멋진 집이 완성될 수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이걸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게, 공사규모를 정하고 그에 따르는 조력자를 찾아나서는 것이 우리집 변화의 시작이다.
여기까지가 지난주 칼럼 내용입니다.
이번주 칼럼과 연결해서 쓰려다보니 부득이하게 쪼께 수정 보완해서 싣게 되었습니다.
3) 내 집 꾸밈, 어디에 맡기면 좋을까
집꾸밈에 대한 목적이 분명히 정해졌다면, 집을 어떻게 꾸미고 싶은지, 좋아하는 스타일이나 공간에 대한 대강의 아우트라인이 잡혔다면, 이제 남은 가장 큰 고민거리는 내 집 꾸밈을 과연 어디에 맡길 것인가, 즉 목적에 따른 어떤 조력자를 선택하느냐하는 것이다. 큰 돈 들이지 않으면서도 내가 원하는 바를 100%로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감각과 실력으로 무장한 전문가를 찾아나서야 한다.
집의 변신을 시도할 목적으로,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 공사를 해볼 요량으로 우선 동네 인테리어 가게를 찾게 된다. 그 곳에서 제시한 시공 사례를 담은 사진, 막 인테리어 공사를 끝낸 집 몇 곳을 방문했더니 허걱, 집집마다 마감재는 물론 스타일까지 거의 비슷비슷한 것이 아닌가.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이 확실하고 집 공사에 온전히 매달릴 수 있다면 틈틈이 쌓아온 전문가에 버금가는 노하우가 있다면 인테리어 업체를 끼지 않고 각 부분의 인부들을 소개 받아 직접 공사를 총괄하는 특별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한 이러저러한 여건 때문에 인테리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동네마다 있는 인테리어 시공 업체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개성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조금 떨어지더라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 애프터서비스가 편리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근처의 아파트나 주택 구조와 도면, 처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고, 공사한 집은 시공이 다 끝난 뒤에라도 이것저것 손 볼일이 많은 것이 현실인 만큼, 입소문이 생명인 동네 장사이다 보니 애프터서비스를 가장 충실하게 해줄 확률이 높다.
동네 인테리어 업체에게 의뢰할 요량이라면 그 업체에서 고친 집을 여러 군데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구경한 집들이 마음에 들면 우리 집을 공사할 때도 시각에 따른 스타일의 차이 때문에 다투는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전문 코디네이터 (인테리어 디자이너 /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대부분 집을 고치려고 꾸미려고 할 때 동네 인테리어 업체와 좀더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지는 코디네이터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 코디네이터에게 맡기면 분명 좋은 점이 있다. 동네 시공 업체에 맡기는 것보다 색다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많고 공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할 때도 시행착오를 줄임으로써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도 공사할 때는 시공업자를 끼고 하는 만큼 그들에게 공사를 맡길 경우 디자인 및 스타일링 비용으로 전체 공사 비용의 10~30% 정도를 따로 지불해야 하니 가격 면에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건축 작업에 이어 말 그대로 공간을 각각의 기능이나 목적에 따라 가장 적합하게 디자인하고 장식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는 건축과 인테리어가 결정된 후 또는 그 과정에서부터 모든 작업에 참여하여 공간의 심미적인 조화를 추구하는 데커레이션이나 스타일을 연출하는 사람인데 이 둘의 차이점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점점 이 둘의 경계가 없어지고 스타일리스트가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거나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스타일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분명 각각의 전공에 따라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파악해서 적절한 전문가를 선택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스타일리스트를 추천하고 싶다. 그 이유는 스타일리스트는 공간 디자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디자인 콘셉트부터 최종적인 스타일링까지 고려해 작업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모던한 시스템 창호가 설치된 공간에 클래식 스툴이 놓여지는 우를 범하지 않게 도와주고 거실에 어떤 소파가 놓일지 어떤 커튼을 달지를 고려해 벽과 바닥 마감재를 선택하기 때문에 그동안 인테리어 디자인은 괜찮은데 가구나 소품이 영 어울리지 않아 공사한 효과를 보지 못한 집을 얼마나 많이 보아왔는지를 떠올려보면 무엇보다 전체적인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완성도 높은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집이라는 것이 한번 공사를 하면 적어도 5년에서 10년 정도는 살아야 하고 특히 아파트는 구조 변경과 같은 리모델링보다는 데커레이션 의존도가 훨씬 높은 공간이기 때문에 스타일리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더 많다. 기본적인 마감재나 구조 등은 되도록 질리지 않는 기본 스타일로 하고 대신 가구, 커튼, 쿠션, 장식품 등을 활용하여 분위기를 바꿔주는 부분적인 공간 데커레이션은 비용면에서도 효과적이다. 엄마, 아빠의 어릴적 사진부터 결혼사진과 아이사진을 한데 모아 한 가족의 역사를 재미있고 따뜻하게 풀어내는 액자와 그림을 활용한 벽꾸밈 아이디어나 꽃꽂이 같은 노하우를 덤으로 배울 수도 있다.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신선한 아이디어를 얼마든지 제안해 줄 수 있다.
스타일리스트의 또 다른 장점은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유명 관련 잡지와 다양한 매체, 해외 인테리어 박람회 등을 통해 얻은 정보와 자극을 디자인 작업에 긍정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고객의 머릿속에 맴도는 막연한 아이디어도 얼마든지 트렌디한 요소를 적절히 활용해 오래도록 질리지 않는 공간으로 완성해 줄 확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신소재나 컬러 등을 과감하게 사용해 새로운 스타일을 연출해 주고 무엇보다 시장정보가 풍부하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과 제품을 보다 쉽게 찾아줄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스타일리스트에게 디자인과 시공을 의뢰하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그들이 시공이나 하자 보수 같은 하드웨어적인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다. 그래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겸하는 스타일리스트 대부분이 시공 후의 하자 보수를 관리하기 위해 디자인팀과 별도로 시공팀을 꾸리고 있다.
시공을 맡기기 전에 스타일리스트가 시공한 집을 미리 방문해서 그에 대한 의견을 참고하고 많은 경험과 탄탄한 실력을 갖춘 시공팀과 연계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me - story
집의 콘셉트를 잡기 위한 과정부터 철저히 하는 것이 기본이다. 우선 고객의 집에 들러 실측하는 것은 물론, 사용할 가구, 버리고 갈 가구, 옷, 그릇, 가족 구성원의 성향 등을 꼼꼼히 파악한다. 자연스럽게 대화도 많이 나누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인간적인 부분과 깊은 속사정도 알게 되고, 라이프스타일에 따르는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전문가의 일방적인 스타일링 대신, 무엇보다 고객과 동참하는 스타일링을 중요시한다. 고객의 취향에 맞게 가구에서 패브릭, 벽지, 조명, 소품에 이르기까지 주거 공간의 컬러와 스타일에 대해 1 : 1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같이 다니면서 필요한 제품을 선택하기도 한다. 함께 물건을 고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작은 소품 하나, 벽지 한 롤을 고르더라도 몇 번 발품을 팔아서라도 사진을 직접 찍어서 보여주고 난 후에 선택하게끔 한다.
매순간 닥치는 수많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하고 일인다역을 무리 없이 소화해 내야하며 때론 까다롭고 변덕스러운 고객들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숨겨진 기쁨이 있다. 움직인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비교적 좋아하고 잘 하는 일로 감동을 주면서 함께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에너지가 타인의 스타일을 바꿔주고 공간의 변화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의 공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 마음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고객의 콘셉트와 마음을 가장 잘 읽고 이해하는 디자이너로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인테리어 컨설팅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꽤 오래전부터 서울 시내 대형 백화점 몇몇 곳에서 진행중에 있다.
일단 무료로 받을 수 있어 좋고 전문가가 일대일 상담으로 매우 친절하고 자세한 조언을 아끼지 않아 신뢰할 수 있다. 컨설팅하면 막연히 가격이 비싸고 의뢰인에게 사전지식이 좀 있어야 할 것 같고 왠지 좀 어려운 일일 것 같은, 그래서 좀 쑥스럽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귀가 솔깃한 정보일 것이다. 특히 공사를 코앞에 두고 있다면 더더욱.
인테리어 공사, 막상 시작하려면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어느 업체에 맡겨야 할지, 견적서를 받아보긴 했는데 혹시 바가지를 쓴 것은 아닌지 등등 온갖 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이때 필요한 이들이 바로 인테리어 컨설턴트이다.
그들에게는 평형이 중요하지 않다. 대신 개조와 꾸밈의 목적과 방향을 분명히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개조가 필요한 부분이나 이유, 아파트 도면을 준비하고, 가능하면 디지털 카메라로 집 안 구석구석을 촬영해 가는 것이 좋다.
그들은 도면과 가족 상황, 개조 이유 등을 들어본 후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을 함께 만들어 간다. 필요한 경우 몇 차례에 걸쳐 도면 실측법이라든가 가구 배치법 등의 기본적인 인테리어 이론 등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스크랩 자료를 통해 이미지를 제안하기도 한다. 고객의 예산과 스타일, 지역에 따라 인테리어 업체를 소개해 주고, 견적서를 받으면 꼼꼼하게 체크해주기도 한다. 공사가 시작되면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패브릭 제품 등을 선택하는 데에도 패브릭 스와치, 가구 카달로그 등을 활용해 정보를 주는 것은 물론 안목까지 높여준다.
인테리어 컨설팅. 일반적인 인테리어 토탈 업체에서도 이루어지고 있고, 사실 발품을 팔거나 인터넷 서핑을 열심히 하다보면 무료로 상담을 받거나 저렴한 가격에 공사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가 철저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해 일대일로 컨설팅 해주는 것만큼 안전하고 분명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이밖에도 공사 잘하는 시공업체나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전문가와 접촉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그동안 봐왔던 인테리어 잡지에 소개된 마음에 드는 공간을 디자인한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스타일리스트에게 직접 공사를 의뢰하는 것이다. 또 모델하우스나 샘플 하우스를 둘러보면서 내 마음에 꼭 드는 스타일이 있다면 담당자에게 문의해 디스플레이한 시공 업체의 연락처를 받아두는 것도 방법이다. 건설사 대부분은 공간 디스플레이를 아웃소싱 주고 있기 때문에 잘 살펴본 뒤 연락해 보면 의외의 소득을 올릴 수도 있다.
내가 직접 공사를 총괄할 것인지, 동네 인테리어 업체에 맡길 것인지, 전문 스타일리스트에게 맡길 것인지, 매우 신중하게 결정할 일이다. 어떤 업체, 어떤 시공자, 어떤 전문가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선택에 따라 공사가 수월하게 잘 풀리느냐, 나의 집이 제대로 완성되느냐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발품을 팔아 적어도 세 군데 정도는 스타일에 관한 상담을 나누고 견적을 내보아야 한다. 얘기가 통한다 싶으면 그 업체에서 꾸민 집을 두세 군데 정도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이 때 시공 업체, 즉 나를 도와줄 조력자를 고르는 기준은 가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찾는, 나의 몸에 꼭 맞는 스타일로 작업하는 곳인가 하는 것이다.
여러 매체와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여 장단점을 확실히 파악한 후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무엇인지를 빨리 파악해내고 내 집의 상황과 예산에 맞춰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해주는 믿을만한 업체를 선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상담, 시공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그리고 사후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은 전문가, 이 모든 필요충분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조력자를 찾는 것이야말로 집꾸밈의 진정한 시작이자 끝이라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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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8 | 더 이상 하찮다고 부르지 마라 [2] | 숙인 | 2010.01.18 | 2984 |
1417 | 작은 기업을 위한 Small Branding [3] | 혁산 | 2010.01.18 | 2516 |
1416 | 라뽀(rapport)1 [2] | 書元 | 2010.01.17 | 2952 |
1415 | 내가 사랑한 그리고 나를 사랑해준 이들을 위하여 [1] | 백산 | 2010.01.17 | 2883 |
1414 | 베가본드 [10] | 백산 | 2010.01.16 | 3321 |
1413 | 어쩔 수 없는 사람... | 백산 | 2010.01.14 | 29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