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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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의 꿈
인순이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 뒤에 올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 해요)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노래 듣기]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ySPrCh2-ihE
더 이상 꿈을 묻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어쩌다 직장동료들과 술자리에서 “꿈이 뭐야?”라고 물어보면 ‘분위기를 깬다, 동화 속에서 나와라.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무슨 얼어 죽을 꿈. 인생은 조낸 버티는 거야.’라고 타박을 받기 십상일뿐더러 잘못하면 왕따 취급까지 견뎌야 합니다. 어째서 성공을 다루는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꿈을 가지라’고 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걸까요?
그녀와 처음 만난 건 약 4년 전, 자신의 꿈을 찾는 “꿈 프로그램”에서였습니다. 굳은 표정, 까칠한 말투에서 접근하기 힘든 거리가 느껴졌습니다. 프로그램 첫 날, 그녀는 살아온 이야기를 하다가 ‘아버지…’란 대목에서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저마다 사연 없는 사람 없겠지만 아득한 아픔이 느껴졌습니다. 자신을 ‘안나푸르나’로 칭하면서 꼭 다녀오겠노라고 꿈 리스트에 적었습니다. (실제로 채 일년이 지나기도 전에 그녀는 네팔에 다녀왔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녀에게 이 노래가 더 마음에 다가온 거 같습니다. 온라인 카페 배경음악을 이 노래로 틀어달라고 하기도 하고, 제 스마트폰의 노래를 듣기도 합니다. 아마 혼자 더 많이 듣고, 고달픈 자신의 모습을 이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내게 뜬금없는 부탁을 했습니다.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이 노래를 꼭 틀어달라고… 이제 이 노래는 그녀에게 인생의 화두 같은 노래가 되었나 봅니다. 저도 이 노래를 유투브를 통해 가끔 반복해서 듣습니다. 특히 사는 게 참 버겁게 느껴질 때 듣습니다. 버려지고, 찢겨, 남루할수록 꿈이 간절히 필요한 거 같습니다.
‘사는 건 견디는 것’이라는 말이 진리처럼 여겨질 정도로 평범한 사람들이 점점 힘들어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숨 참기가 대세인 시대, 하지만 참을수록 자기는 사라지고 메마른 인간관계만 주위를 둘러쌉니다. 자신의 미래를 지켜낼 힘을 상실한 채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복종하게 됩니다. 자기다움은커녕 어떻게 행동할 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사람처럼 변해갑니다. 나는 사라지고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오랜 직장생활을 했지만 기억나는 건 전혀 없습니다.
분명한 건 꿈이 있어야 나만의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겁니다. 꿈을 꾸기 위해서는 뻔한 세상을 살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새해에는 현실에 맥없이 질질 끌려가지 말고 드라마틱한 꿈 이야기를 자신에게 선물로 주면 어떨까요? 거위도 퇴화된 날개를 가지고도 창공을 힘차게 날아오르겠다는 야심찬 꿈이 있는데 우리도 예서 머무를 순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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