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書元
  • 조회 수 304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1년 1월 2일 14시 47분 등록
장궤.JPG

딱딱한 나무틀에 무릎을 꿇고 기도 드린다.

아프다.

딱딱함의 감촉이 그대로 전해온다.

몸은 정직하다.

아프면 아픈되로 배고프면 배고픈 되로 배부르면 배부른 되로 더우면 더운되로 추우면 추운되로 피곤하면 피곤한되로.

몸은 정직하다. 얄미울 정도로.

 

이왕 드리는 기도 폼나게 해보겠다고 편한 의자에 앉아 있다가 무릎을 꿇고 걸친다.

무언가 숙연한 느낌.

역시 기도는 정성이야.

흐뭇한 웃음을 지어보지만 이 기분은 잠시.

얄미운 신체는 그대로 신호를 계속 보낸다.

아프다.

시계를 보았다. 5분째이다.

에게~ 아직 이것밖에 되질 않았나.

숙연한 느낌은 어딜가고 후회막급이다.

내가 이게 무슨 짓이람.

고통을 참아본다.

잠시이리라.

다시 시계를 본다. 10분째이다.

이런~

 

얄팍한 생각이 든다. 장궤틀에 천을 씌워 놓으면 무릎이 덜아플텐데.

편하게 하는 기도 VS 불편하지만 각성을 하면서 하는 기도의 수고로움.

어느것이 더좋다고 말을 하진 못하지만 수고로움과 고통이 수반되지 않는한 바라는 열매를 쉽게 얻진 못하리라.

그래도 이건...

 

아프다.

이정도하면 되었으리라.

스스로의 만족감(?)에 일어섰다.

아이구~

 

 

► 장궤(長跪)

: 꿇어앉는 자세로 존경을 나타냄. 또는 그런 자세.

IP *.117.112.116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12 버텨야 할 때, 받아 들여야 할 때 [4] 이은주 2011.01.02 2238
2111 아직 전하지 못한 편지 2 김연주 2011.01.02 1959
2110 섬진강 연가 [4] 신진철 2011.01.02 1991
2109 단상(斷想) 41 - 당신의 이름을 노래하라 file 書元 2011.01.02 1924
» 단상(斷想) 40 - 장궤(長跪) file 書元 2011.01.02 3048
2107 단상(斷想) 39 - 눈 file 書元 2011.01.02 1956
2106 응애 46 - 2011년 1월 1일 [2] 범해 좌경숙 2011.01.01 1968
2105 [뮤직라이프 3호]거위의 꿈 - 창조적 부적응자들의 노래 file [5] 자산 오병곤 2010.12.30 2314
2104 <소설> 우리 동네 담배가게 아저씨 나폴레옹(3) [16] 박상현 2010.12.30 2253
2103 부티크 호텔의 매력 2 - 정답은 없다? 그런데.. file 불확 2010.12.30 2217
2102 온라인 평판 김인건 2010.12.30 1863
2101 [컬럼] 천국의 기적 [6] 최우성 2010.12.29 1993
2100 라뽀(rapport) 37 - 기도빨 [1] [2] 書元 2010.12.29 2046
2099 하계연수 단상38 - 원형(原形) file 書元 2010.12.29 2017
2098 하계연수 단상37 - 침잠(沈潛) file 書元 2010.12.29 1905
2097 어라연따라 섭세로 가던 길 [7] 신진철 2010.12.29 1996
2096 대표꼭지글1-<통합적 시각을 갖는법 하나> 박경숙 2010.12.28 1921
2095 칼럼. < 내 꿈은 내가 찾으면 안 돼요? > [1] 김연주 2010.12.28 1983
2094 칼럼. 아직 전하지 못한 편지 김연주 2010.12.28 1778
2093 [칼럼] 두번째 신혼여행 이선형 2010.12.28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