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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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프로인 ‘나는 가수다.’ 에서는 가수란 모름지기 노래를 잘 불러야 하는 것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가수가 노래를 잘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되어 버렸다. 그보단 외적인 것에 더 관점을 맞추어 가고 있어 나이가 들어 갈수록 음악프로를 보게 되면 누가 누구인지 구별이 안 되는 건 당연하고 눈만 빙빙 돌아가고 어지러운 느낌까지 들곤 했다. 하지만 이 프로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전율 그 자체이다. 사람들을 노래로써 감동시킨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프로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은 울림을 주기에 넘치고도 남는다. 가수는 노래를 부르면서 객석의 관중은 노래를 들으면서 같이 호흡하며 같은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 가수는 얼마나 큰 희열을 느낄 수 있을지, 또한 관중은 얼마나 큰 감동을 느낄지 감히 상상이 가질 않는다. 거기서 한 가수는 이런 말을 하였다. 무대에 설 때마다 긴장이 된다고 하지만 연습을 많이 하면 긴장이 되지 않는다며 오늘은 연습을 많이 해서 긴장이 되지 않는다고. 이 얼마나 멋진가! 참으로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말이다. 그렇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 그래서 ‘프로는 아름답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 중에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노래방에서 늘 100점을 받는다고 누구나 가수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그것은 어떻게 보면 기본 중에 기본이며 그것을 바탕으로 실력에 필요한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셨다. 길을 찾았다면 어떻게 가야하는지도 찾아봐야 할 것이다. 그 다음에는 그 길을 믿고 따라가는 것이다. 여기서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이미 프로라는 생각으로 모든 일에 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얼마나 그 일에 질적으로 매진하고 있는지도 점검하면서 넘어가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방법적인 부분이 확실히 자리 잡히고 거기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나아감에 있어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린다면 그것은 스스로가 그것이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연구원 준비를 하면서 북리뷰 하나, 칼럼 하나를 매주 올려하는 것을 알았을 때는 칼럼이라는 단어자체가 참 생소하게 느껴졌다. 글이라고는 ‘리포트’나 ‘일기’ 또는 ‘편지’라 명명된 것 이외에는 써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칼럼’이라는 단어에서는 전문가 냄새가 나서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는 익숙해지기 마련이라 '칼럼'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은 이제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단어만 자연스럽다. 처음에 연구원에 합격이 되고 ‘연구원 칼럼’ 란에 글을 올릴 수 있게 되었을 때는 나의 글 수준에 상관없이 괜스레 마음이 뿌듯했다. 그 공간은 나에게 있어 노래방 점수 100점이 보장되어 있는 공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 나도 여기에 글을 올릴 수 있구나.’ 하는 마음에 발을 땅에 딛고 있지 않았다. 소리 꽥꽥질러 100점이 나올 때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그저 점수 100점에 좋아라 방방거리는 것처럼 말이다. 100점은 단지 표면적인 점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 분야에서 프로가 된다는 것은 많은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야 할 것이다. 그 과정 안에서 지치지 않고 나아가려면 자신을 전적으로 믿는 방법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 과정에서 옆도 보고 위도 보고 아래도 보는 여유를 가지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그때서야 즐기면서 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몸으로 와 닿을 것이다. 거기에 지나치게 양적인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작지만 알차게 하나하나 쌓아가는 기쁨을 느끼면서 나아간다면 쉽게 지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솥 안의 국 맛은 한 점 고기로도 충분한 것이다. 라는 말처럼 본연의 모습을 놓지 않는다면 적은 양일지라도 질로 승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말을 당당히 하는 미래의 어느 날을 그려본다.
“글을 쓸 때마다 내가 주제를 잘 따라가고 있는지 늘 고민이 됩니다. 하지만 많이 써보면 주제를 잘 따라갈 수 있는 믿음이 생기지요. 그동안 많이 쓰면서 연습을 했기 때문에 이제 는 더 이상 이 부분에 있어서는 고민하지 않습니다.” 라고 여유롭게 웃으며 말하는 나를 말이다. 이때가 오면 그때는 자신감 있게 “나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라고 말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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