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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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셩진아 인간재미 엇더하든요' 셩진이 머리을 따흐 뚜다리며 눈물을 흘여 왈, 이졔야 깨달나난이다' 셩진이 무상하와 도심이 덩답지 못하오니 맛당이 괴로온 셔게의 잇셔 기리 앙화를 바들거슬 사부 한 꿈을 환긔하야 셩진으 마암을 깨닷게 하오니 사부 은덕은 쳔만연이라도 갑지 못하리로소이다 대사 왈 '네 흥으 띄여 갓다가 흥이 진하매 왓스니 내 무삼 간셥하리료 또 네 셰상과 꿈을 달이 아니 네 꿈이 오히러 깨지 못하여또다 ' ……대사 크게 우셔 왈 '너히 진실노 꿈얼 알아쓰니 다시난 망염을 생각지 말나'하고 직시 대경법을 베푸러 셩진과 팔션여을 가라치니 인간 누싸년 변화난 다 꿈밧기 꿈이요 일심이 불법의 긴책하니 극낙셰게의 만만셰 무궁지락이로구나.
구운몽…주인공 성진과 8선녀…인생사가 한낱 구름과 같은 일장춘몽임을 깨닫고 불의에 귀의하여 극락세계로 가다. 질문 하나 하자. 성진…그대가 ‘인생이 덧없다’ 한 것은 세상 부귀영화를 다 누려보았기 때문인가? 아니면 그것이 깨어보니 꿈이었기 때문인가? 성진! 그대가 말하는 아니 바라는 극락세계는 어떤 곳인가?
성진…그대에게 애기한다. 그대는 인생이 구름과 같은 덧없는 꿈이라 하지만 나는 바로 여기, 지금이 극락세계이면 좋겠다. 나의 극락세계는 내가 꿈꾸는 대로 사는 세상이다. 내게 꿈꾸는 대로 사는 세상은 내가 잘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세상이다. 오히려 지금껏 내가 잘 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알지 못 하고 살아온 세월이 꿈이었으면 좋겠다.
남들이 꿈나라에 있을 이 시간에 나는 내가 바라는 극락세계에 있기 위해 이 새벽을 깨울 것이다.
<전체적인 목표>
하루 두시간을 나의 필살기 수련을 위한 절대 시간으로 만들 것이다.
그 두시간은 다른 사람을 위한 생계를 위한 일상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꿈을 위해
투자하는 실천하는 시간으로 만들 것이다.
<중간 목표>
1. 단군의 신화 꿈벗 부족을 위한 우드펜 완성
2. 목공 기술 연마를 위한 주문 받은 시계와 독서대, 체스 SET 완성
3. 발상과 표현기법 독서
4. 지금 배우고 있는 목공 기술의 실습 및 반복 학습
<예상난관과 극복방안>
나는 나를 믿지 않는다.
좋은 사람들과의 유쾌한 대화가 오가는 밤 늦은 술자리가 있은 뒤에도 새벽에 일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나를 믿지 않기에 12시 전에는 잠이 든다.
무리한 야근 뒤에 새벽에 일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나를 믿지 않기에 계획적인 업무 구성을 짠다.
구체적인 결과물이 없이는 나만의 2시간을 알차게 보냈다고 믿지 않기에 결과물을 사진과 글로 기록한다.
<목표 달성으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100일간의 장정으로 평생 함께할 좋은 습관을 길들일 것임에 감사할 것이다.
이 때까지 함께 하지 못 했던 새벽을 함께 하고 한층 여유있는 하루를 시작할 것에 감사할 것이다.
100일간의 시간으로 엄청난 목공 기술과 디자인을 얻지 못 하지만 그 기초를 닦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할 것이다.
<나에게 줄 보상>
1. 단군의 신화 생존자들에게 자비로 우드펜을 선물할 것이다.
2. 평소에 노리고 있던 목선반을 구입할 것이다.
나의 극락세계는 내가 꿈꾸는 대로 사는 세상이다. 내게 꿈꾸는 대로 사는 세상은 내가 잘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세상이다. 오히려 지금껏 내가 잘 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알지 못 하고 살아온 세월이 꿈이었으면 좋겠다.
마음 그대로 치고 들어오는 말입니다..
그러나 꿈벗을 만났고, 필살기로 무장하였으니, 이제 오늘부터 단군이를 통해 성우님만의 꿈세상 만들어가리라 믿습니다. 옆에서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에.. 또... 그 나무펜.. 아무래도 넘 땡김니다~ ㅋㅋ
부디 100일 완주하시어 목선반도 구입하시기 바라며, 홧팅임다^^
노트- 꿈벗부족 출사표 11

만들고 있는 체스말 중 Rock을 완성했다. 체스말을 만드는 것은 내가 체스를 즐기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체스말을 통해 목선반 칼 사용 훈련을 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스라는 게임은 동양의 장기, 바둑과 더불어
긴 시간에 걸쳐 발전되고 보완되어 온 게임이다. 게임도 게임이지만 게임에 사용되는 말 역시 긴 시간을 거쳐
지금의 디자인이 완성되었을 것이다. 우선은 모방이다. 장구한 시간에 걸쳐 완성된 그 선을 모방한다.

ROCK을 만들면서 사용하는 칼 중 평칼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익숙하고 편하게 사용하는 칼이 오히려 방해가 된다. 같은 칼을 사용하더라도 사용하는 기술에 따라 전혀 다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무협지를 보면 풀잎 하나가 칼이 되기도 하는데 도구라는 것이 사용하는 주인에 따라 그 위력이 반감되기도 하고 증가되기도 한다. 감으로 느껴야 한다. 이론도 중요하지만 칼을 나무에 넣는 순간 칼의 날카로운 부위와 무딘 부분, 가장 고운 면을 얻을 수 있는 각도를 감으로 느껴야 된다.

나는 点, 線, 面 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나는 이 말을 일본 추리 소설 제목에서 처음 보았다.) 처음에는 하나의
점만 있지만 점과 점을 연결하면 선이 되고 선과 선이 이어지면 하나의 면이 된다. 오늘 하루 새벽을 깨우는
것은 하나의 점에 불과하지만 그 하나하나가 모여 단군 프로젝트라는 선이 된다. 지금의 단군 프로젝트가
나만의 또 다른 단군 프로젝트들과 만나며 하나의 필살기가 될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우드펜을 만들기 위해 목선반을 사용한다. 우선을 Proto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배송되어 온 샘플 나무를
사용해 본다. 곰팡이가 있고 나무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칼을 넣은지 얼마되지 않아
나무가 뜯겨져 나가 버렸다. 이 상태로는 작업은 힘들다.
나에게 디자인, 목수라는 일은 "숨겨진 선을 찾아내는 작업"이다. 어디서 읽고 들어서 인용해 온 말이 아니라
가랑비에 옷 젖듯이 어느 순간부터 내 마음에 자리잡은 말이다. 오늘의 작업이 실패하며 "그 숨겨진 선"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점(요소)들을 찾고 공부하고 느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느새 Last call이 들려온다. 며칠간의 출장에서는 디자인 책을 읽어야 겠다.

이모셔널 디자인...Donald A.Norman
우연히 읽게 된 책이지만 무척 신선하고 소중한 책이 될 것 같다.
인상적인 글귀들...
-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들은 인지적인 요소와 감성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인지적인 것은 의미에,
감성적인 것은 가치에 해당한다.
- 두뇌 작용의 3가지 단계 : 본능적 단계, 행동적 단계, 반성적 단계... 디자인은 이 세가지 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본능적 디자인이 겉모양이면 행동적 디자인은 사용함으로써 얻어지는 즐거움과 효율, 반성적 디자인은 자기
이미지, 개인적 만족감, 기억이다.
- 애착이라는 것은 사물을 향한 것이 아니다. 애착은 관계를 향한 것이며 사물이 표현하는 의미와 느낌에 대한
것이다.
- 내게 다가왔던 것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기억이었다.
- 디자인의 과제는 장벽은 없애면서 좋은 점은 지키는 것이다.


팔천년을 봄으로 삼고 팔천년을 가을로 삼아 살아온 나무가 참죽나무다.
이 나무를 오늘 다듬기 위해 내일 죽을 것처럼 일어나고 참죽나무와 같이 영원히 살 것처럼 몰두한다.
심재는 붉은색을 띄고 무늬가 아름다우며 단단하여 예로부터 소가구로 많이 쓰여왔다.
붉은색은 악귀를 쫓고 부귀영화를 부르다고 하여 조상들이 좋아하던 색깔이라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온 나무다.
하지만 그리 크게 자라지 않기에 실제로 제재를 하면 허실이 많다.
참죽나무로 우드펜을 만들어 본다. 목선반에 사용하는 목재는 단단한 편이 좋다.
칼을 넣기도 편하고 무늬도 예쁘게 나오는 편이다. 두개를 만드는데 두번째 샘플은 무늬를 고려해 만들어 첫번째 것보다 예쁘나 작업 도중 나무가 터져 버렸다.
목공은 순서다.
비가역적이다.
되돌릴 수 없는 작업이다.


풍작과 식물의 성장을 담당하는 자연신인 디오니소스가 디온 왕의 초대를 받은 후 왕의 딸 가운데
가장 어린 카뤼아와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이를 질투한 두 언니가 이 사실을 왕에게 고자질했다.
이에 디오니소스가 두 언니를 바위로 변하게 하자 카뤼아도 상심하여 죽고 말았다. 신이 이에 카뤼아를
호두나무로 변하게 했다고 한다. (흔히들 '월넛'이라고 하는 목재는 흑호두나무를 애기한다.)
북유럽에서는 11월1일 호두를 가지고 사랑의 점을 치는 풍습이 있다.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외우면서 호두나 개암을 불 속에 던져 터지는 정도에 따라 상대방의 정열도를 점치는 것이다.
사랑하는 연인들에게,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애태우는 이에게 호두나무로 펜을 만들어 주면 좋으려나...
음...아무래도 성우님 일 잘되실 거라는 먼별이의 계시인듯함다~ ㅋㅋ
지금까지 나무가구를 사게되면 말이죠, 사람들은 원목 혹은 나무 재질이 좋아서 사잖아요.
저부터도 딱딱한 철재보다 나무재료 가구를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성우님의 경우는, 위에서처럼 "어떤 나무"로 만들어졌는지, 나무 고유의 캐릭터를 제품과 연결해 스토리를 엮으면, 구매자들이 훨씬 더 자연 가까이, 환상의 세계에 빠져드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역시 신화는 알지만, 호두나무 얘기는 처음 알았고요. 참죽 나무 얘기도 첨 듣는 얘기인데 무척이나 잼있어요. 그니까, 예를들면, 같은 우드펜이라도, 수험생들이나 사회 초년생들 선물은 참죽나무로, 사랑하는 연인들은 호두나무로. 잼있지 않을까요..? ㅋㅋ
"나무 고유의 스토리가 담긴 우드 작품들 혹은 가구"
별로 돔 안되더라도, 우드펜을 위한 눈물겨운 노력으로 받아주삼~ ㅋㅋ

친구 녀석이 부탁한 벽시계를 생각한다.
지난 한달 머리속 김장독에 푹 묻혀 놨던 조형을 꺼내어 여러모로 굴려본다.
(생각을 묻혀 둔다는 발상은 도야마 시게히코의 "사고의 정리학"에서 발견했다.
서점에서 이 책의 표지를 봤을 때 도저히 사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이 책에도 새벽 시간의 활용에 관한 저자의 재미있는 생각과 실천이 들어있다.)
어느새 눈 앞에는 3차원 입체 영상들이 회전했다가 흩어졌다가 모아지기를 반복한다.
예쁘고 아름답기를 바란다. 평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재미있기를 바란다.
이야기가 있기를 바란다. 메세지가 전달되기를 바란다.
이 바람들이 지금 만들려고 하는 벽시계에 투영되었으면 좋겠다.
즐거움과 재미를 생각하니 벽시계 뿐만 아니라 여러 형태의 시계들로 조형들이 파생되어 간다.
이미 그 조형들은 나에게 현실이다.
먼저 축소 모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머리 속의 구상은 세세한 곳까지 미치고 있으나 그에 걸맞는 실력은
아직 "-ing(진행형)"이다. 구상에 알맞는 나무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목공 작업은 그 때 그 때 알맞은
나무를 바로 구입해서 쓰기가 쉽지 않다. 전통 가구는 최소 5년 이상 자연 건조가 필요하다.
나는, 내 친구는, 사람들은 그 시간을 기다려 낼 수 있을까?

다소 생뚱맞지만 하늘의 별이 아름다운 것은 왜일까?
예전에는 별의 존재를 상상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즉, 가상에 속하는 것이었기에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었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과학"이라는 미신이 온 세상을 뒤덮은 지금에도 사람들이 별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별은 가상의 세계에 있어 상상할 수 밖에 없는 존재가 아니라 질량과 무게와 거리를 가진 측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돌덩어리임을 모두가 알고 있음에 불구하고...
내가 만드는 것들이 별과 같은 지속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어떻게 구성되어야 할까?
아름다움이란...미학이란 무엇일까?
나의 새벽 시간은 실제하는 사물을 다루는 시간이지만 작업실을 오고가는 새벽 길가에서 다루는 것은
위와 같은 추상적인 물음의 연속이다. 언젠가는 여러 물음에 답할 날이 올 것이고 그 때는 이 새벽 시간을
감사히 여기게 될 것이다. 남들과 달리 작업실로 향해야 하는 나에게 이 거리는 새벽이 주는 생각하지 못한
보너스다.

※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벽시계의 미니 모형을 만들었다. 아직 완벽한 형태가 나오지 않았다.
내일 정도면 사진을 올릴 정도가 될 듯 하다.


한석봉과 한석봉 어머니의 승부는 본질적으로 불공정 시합이다.
어머니는 어둠 속에서도 일정한 간격으로 칼질만 하면 되고 한석봉은 글치를 써 나가야 한다.
한석봉도 여기까지 생각했다면 보통 人이었겠지만 자식이 부모보다 낫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까지
이해했기에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명필가가 된 것이 아닐까?
톱질을 연습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라서 끄적인다. 사진의 톱질 간격과 각도가 모두 일정하다.
이 평행선들을 얻기 위해 꽤 시간이 걸렸다. 이제 불 끄고 해볼까?


오늘 아침까지 지금 필살기의 적은 과도한 업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잠자리에 드는 순간, 이것이 반쪽짜리 필살기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하루 자기만의 2시간을 만들어 내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일상생활을 필요없는 부분들을
과감히 줄이고 없애는 정리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는 개선이 많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필살기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 상사가 바뀌고 업무 내용(아이템)이 바뀌었는데 일에서 과연
PSHJ를 잘 지켜며 생활하고 있는지 반성해 본다. 다시 나만의 PSHJ를 재정립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 과도한 업무가 문제가 아니라 어느새 (업무 특성이라고 하더라도
온갖 잡일까지 도맡아 처리하는) 당나귀가 되어 가고 있지는 않는가. 경계해야 한다.
단군의 후예를 통한 나만의 시간을 만드는 습관의 정착이 우선이지만 이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일에서의 필살기 내용을 일정 기간마다 반성하고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토요일 오전에 깍아뒀던 PAWN을 완성했다. 사진은 그다지 잘 나오지 않아 첨부만...
월넛 무늬를 제대로 살려낸 우드펜에 첫 오일을 칠했다. 앞으로 두번 더...

Chess에서 Pawn은 장기에서의 卒과 같다. 처음 이동할 때를 빼고는 한번에 단 한칸만을 전진할 수 있다.
위력적이지 못하다. 적에게 잡히기 너무나도 쉬운 보잘 것 없는 존재다.
하지만 한번에 한칸씩, 여덟칸을 이동해 가면 자신이 원하는 그 어떤 말(킹,퀸,나이트,비숍,록 등)로도
바뀔 수 있다. 포커,고스톱,훌라,짤짤이하고는 틀리게 Open game인 Chess에서 이 빈약한 존재가 살아남아
끝까지 전진했다는 것은 그 무엇으로 변신하는 것으로 충분한 보상이 되리라.
더군다나 하나하나로는 보잘 것 없는 Pawn이지만 대각선 방향으로 나란히 서 서로를 지탱해 주면
여간해서는 그 방어선을 깰 수가 없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슬슬 보일 것이다. 우리에 대해서 애기한다. 하루하루 전진해서 변화하고 싶고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는 100일 통해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싶어하는 우리에 대해서 애기한다.
아직은 Pawn과 같은 미약한 존재지만 어느날에는 자신이 변화하고 싶은 그 무엇으로 변화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우리.
- 어제 완성한 Pawn을 보다가...
- 금일은 월넛 우드펜에 두번째 오일칠, 꿈벗 동기들을 위한 우드펜 시작품들 준비 작업

한석봉 어머니 상급편이다. 평행하게 톱질하는 단계에서 더 멀리 나가 45도 각도로 나무를 잘라 액자를 만든다.
만들어진 액자의 귀퉁이들을 봤을 때 빈틈이 없어야 정확하게 톱질이 된 것이다.
다시 한번 톱질을 연습하고 호흡을 가다듬고 첫번째 액자, 두번째 액자를 만들어 간다.
조심스레 액자 귀퉁이를 바라본다. 흠....
.
.
.
.
.
.
첫 술에 배 부르랴!

어젯밤 무리해서 출장에서 돌아왔다. 버스에서 비행기에서 계속 잠만 잤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잠들기 전 걱정했으나 다행히 가뿐히 일어날 수 있었다.
며칠간 공들였던 Walnut Wood pen도 곱게 완성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평범한 모방작이다.
미학적인 기준(주관적 보편타당성?)에서 보면 내가 만든 이 평범한 우드펜에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누구나가 마음 속에 그리는 보편 타당한 아름다움에 접근할려면 무엇을 더 보태어줘야 할까?
생각이 어느새 저기 먼 달나라까지 간 탓인지 오늘은 연달아 두개의 우드펜을 날려먹었다.
(뭐...앞으로 날려먹을 실패작들에 비하면 두개쯤이야...)


나는 개인적으로 이공계 혹은 이과 출신들의 인문학적 접근, 즉 상상력과 과학이 만나야 세계가 보다 진보를 향한 진정한 아름다움으로 지향될 수 있다고 생각해. 특히 우리나라의 발전은 이과 츨신들의 앞으로의 활력에 있다고 생각하지. 기술적인 요소에 경영적 마인드나 새로운 시도와 창의력을 조금만 더 모색하면 문과 출신들에 비해 훨씬 선택의 폭도 많고 다양할 수 있지. 이제는 희망이라든지 꿈이라는 단어가 인문학적인 접근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도구화 되는 실용성과 과학적 기반을 가져야 인정 받을 시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지. 그냥 희망만을 갖으라고 하면 아무도 안 믿어. 성진이 살던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단군 프로젝트와 같은 실험이 도구적 활동으로서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여기에는 보이지 않는 과학적 생체리듬이 어떤 역활을 할 수 있는가가 전제되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봐. 그렇지 않으면 가치는 지속되지 못하고 단발성에 그치고 말 수도 있을 거야.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이라고 하는 것은 보다 정밀한 생체리듬 체계의 적용이라는 과학적 메카니즘을 동원해야 하는 것이 될 테니까. 따라서 앞으로의 사회는 이공계 출신들의 인문학적 사고가 크게 기여되고 각광받는 시기가 될 수밖에는 없다고 생각해. 과학과 인문학이 잘 접목되는 한에서 인류가 진정 우리에게 실용적인 '도구를 얼마나 적합하게 실생활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가'에 미래 생활에 대한 사활이 달려있다고 여겨지거든. 그렇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공계 출신의 그대의 모색이 참으로 꼭 시도되어야 할 부분이고, 각광 받을 만한 일이라고 생각해. 개인적인 손재주나 취미 생활로 치부되기보다 실제적인 기술력을 갖춘 이공계적 사고의 틀과 기반하에서의 상상력의 동원으로 보다 활발한 새로운 제안과 모색들을 통해 생활 전반에 유익하게 적용시켜 나가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지. 그대의 경우도 자꾸만 생각하다보면 디자인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용하기에도 편리하고 유익한 사물로서의 생명력과 가치를 보존해 나갈 수 있을까도 점차 생각에 미치게 될 수밖에는 없을 테니까.
세상에 장인은 많아. 어떻게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가가 중요한 덕목이고 사람들이 알고 싶은 것이며 이해와 화합에 도움이 되지. "나는 어느 날 이렇게 이 멋진 이것들을 해냈어요. 따라오세요." 하면 안 따라가지 않을까? 나도 저렇게 해 볼 수 있겠다고 할 때, 재미와 자극이 붐처럼 일어나지 않을까? 그 모든 것들을 공개한다고 해도 두려울 것은 없지. 그만큼의 노력이 뒤따르지 않거나 실행력이 없으면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될 테니까. 어찌보면 글쓰기보다도 공예나 회화 등은 특별한 특기인 것 같아. 표절이 덜 쉬운 요소로 말이야. 디자인이나 글은 다 흘려놓을 수 없는 부분이 있기도 하겠지. 한 번 읽히고 말면 그만으로, 공개되고 나면 내용의 신선함이 금세 식상해 질 수 있으니까. 하지만 도구를 활용한 작품 들은 추격을 덜 당할 수 있고, 미세한 차이점을 많이 만들어 갈 수 있어 더 나은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것 같아. 물론 그만큼 쉽지 않은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래서 그대 작업이 매력적인 이유기도 하겠지. 보는 것, 느끼는 것, 게다가 만질 수 있고, 향기도 나며 새로운 멋의 맛도 나니까 말일세. 100일 간의 구운몽이니까 이대로 지속해 나가면 꽤 괜찮은 모색이 되겠다. 열병으로 인해 몸살은 좀 앓겠지만 지금 상태로라면이야 뭐 그 정도쯤이야 문제 없이 너끈할 것 같으네. 젊었는데 무엇을 못할꼬 그치?
인생이 일장춘몽인 것을 벌써부터 알아차리고 들이대는 젊은 장인의 구렁이 같은 속내가 궁금타. 술을 좀 하던가? 언제 한 잔 하자구. 재미지게 읽고 감세. ㅎㅎㅎ ^-^*


그 작품의 이름은 '검은 사각형'이다.
2008년 12월 26일의 이른 오후...담배 한 개피를 피기 위해 회사 건물 밖으로 나갔다. 하늘에서 진눈깨비가 내렸다.눈도 아닌 진눈깨비가... 왜 그랬을까? 아팠던 것일까? 담배 연기 위로 내려앉는 진눈깨비를 보면서 참을 수 없이 그 공간이 우울해졌다. 30분 뒤, 내 메일함에는 다음날 새벽 출발하는 프랑스 파리행 논스톱 비행기 티켓이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그 티켓을 첨부해서 팀장님께 메일을 보냈다. '파리 가야겠습니다. 1월 초에 돌아오겠습니다. '
파리의 여러 전시관, 미술관을 돌면서 대면한 것이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이었다. 이유는 모른다. 그냥 전율이 일었다. 르부르 박물관의 명작들도, 그 어떤 원시 예술품보다도 나를 이끈 것은 가장 단순한 검은 사각형이었다. 그 작품이 금세기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적인 작품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사실 아직도 예술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에 가깝다. 하지만 여행에서 만난 그 작은 작품 하나는 이유없이 나를 자극했고 아직도 그 당시의 감각은 남아 있다. 그 당시에는 내가 이와 같은 꿈을 꿀 것이라 상상하지 못 했다. 사는데 최선을 다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꿈 꾸는 나에게 그 작은 사각형은 어떤 메세지가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아직 내가 만든 사각형은 완벽하지 못 하다.

주말 이틀간 출근했다. 여태껏 제출할 자료를 만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자료에 주말 시간 전부를 자료에 올인 했을텐데 지금은 우선 순위 조절에 힘(?) 쓰고 있다.
(그래서 더 피곤한가...)
무척이나 피곤했는지 생각하고 있던 작업에 집중하기 힘들어 그냥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었다.
작은 합이다. 그냥 만든거라 가장 단순한 구조다.
귀걸이나 반지 넣으면 좋으려나...
선물하면 다들 합 보다는 내용물 확인이 우선이겠지만...^^:;;



일요일 오후 목공 사부님께 배웠던 '대패질'을 연습해 본다. 쉽지는 않다.
같은 대패질을 하더라도 혼자서 하느냐, 무엇을 보고 배우느냐, 누구한테 배우느냐에 따라서 확연한 차이가 나는 것 같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복싱 선수였다가 독학으로 건축으로 배웠다. 그런 그가 말한다. '독학은 위험하다.'라고...
네번째 우드펜 완성..


평범한 우드펜에 무엇이 부족한지 미학에서 답을 찾아본다.
고흐의 '구두'라는 작품은 얼핏 보면 지저분한 흔히 볼 수 있는 구두를 그린(모방한) 작품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구두라는 도구의 밖으로 드러난 내부의 어두운 틈으로부터 들일을 하러 나선 이의 고통이 응시하고 있으며, 구두라는 도구의 살팍한 무게 가운데는 거친 바람이 부는 넓게 펼쳐진 평탄한 밭고랑을 천천히 걷는 강인함이 쌓여 있고 구두 가죽 위에는 대지의 습기와 풍요함이 깃들어 있다. 구두창 아래는 해 저물녘 들길의 고독이 깃들어 있고 이 구두라는 고구 가운데서 대지의 소리 없는 부름이, 또 대지의 조용한 선물인 다 익은 곡식의 부름이, 겨울 들판의 황량한 휴한지 가운데서 일렁이는 해명할 수 없는 대지의 거절이 동요하고 있다. 이 구두라는 도구에 스며들어 있는 것은 빵의 확보를 위한 불평 없는 근김과 다시 고난을 글복한 뒤의 말없는 기쁨과 임박한 아기의 출산에 대한 전전긍긍과 죽의 위협 앞에서의 전율이다. - 진중권, 미학 오딧세이 中
평범함 나의 우드펜에 위와 같은 "진실"을 불어넣을 때 진정 다른이의 것과 틀린 사물이 나오지 않을까?
※ 대패, 톱질 연습, Chess 말 재료 준비...사진은 깜박 잊고 찍지 않아 생략...작업실 가는 길의 하늘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