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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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목표]
1. 새벽 2시간(4시30분~6시30분)을 영어공부와 글쓰기에 오롯이 투자하여, 내가 하는 일에 전문성을 강화하고, 향후 자기경영의 토대를 마련한다.
2. 새벽기상과 새벽활동 습관화를 통해 평생 공부하는 자세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중간목표]
1. 처음 50일(10월25일)까지의 새벽은 오직 영어공부에만 집중한다. 나머지 50일은 영어공부와 글쓰기를 병행한다.
2. 자기경영과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월,수,금 저녁과 주말에 읽는다.
3. 체력향상을 위해 화,목,토에는 남편과 함께 동네 배드민턴 클럽에서 레슨을 받으면서 운동을 한다.
[목표 달성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난관과 극복 방안]
1. TV를 절제하지 못하는 가족 TV시청을 너무 좋아하는 가족들(남편,아들,딸) 때문에 저녁늦게까지 TV를 보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 100일동안은 가족의 협조를 얻어 주중에는 TV를 가급적 보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겠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나라도 TV를 멀리하고 저녁 스케쥴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2.새벽활동 시간에 몰려올 졸음
컴퓨터를 켜고 출석체크를 한 후 바로 물한잔 마시고, 아파트 단지 앞 놀이터로 나가
잠을 쫒는 걷기운동을 잠깐이라도 하고 들어온 후 새벽활동을 시작한다.
3. 아침 출근시간에 쫒기는 상황
아침에6시30분까지 새벽활동을 하다 보면 가족들 아침준비와 출근준비로 시간에 쫒기기 쉬운데, 전날 미리 미리 아침에 먹을 것을 준비해 놓고 출근 복장도 결정해 놓는 것이 좋겠다.
4. 미션수행이 어려운 불가피한 상황들
9월에는 회사 워크샵이 1박2일로 있고, 추석연휴가 끼여있고, 11월에는 3박4일
해외연수일정이 잡혀 있어서, 출석체크나 새벽활동이 원활하지 않는 날들이 곳곳에
지뢰밭처럼 깔려있다. 이런 기간 동안에는 같은 부족장님과 부족원들에게 문자를 보
내 기상시간을 알리고, 최대한 미션을 완수하겠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내 삶에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묘사]
1. 100일 단군의 후예 프로그램을 성공함으로써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해 질 것
이다. 주변환경에 좌지우지되는 생각과 태도를 버리고, 내가 환경을 지배하는 주체적
인 삶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2. 영어실력향상, 글쓰기 생활화, 체력향상이라는 3가지 소득을 얻은 성공체험을 바탕으로 나만의 필살기를 찾기 위한 기본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3. 늘 결심만 하고, 실천은 약했던 내 모습을 변화시켜서 내 아이들에게도, 남편에게도 의지가 강하고 추진력있는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보상]
1. 50일 성공시 : 맘에 드는 시계를 나에게 선물한다. 시간의 주인이 되었다는 의미로.
2. 100일 성공시 :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온다. 100일 성공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되지 않으므로 열심히 지지해 준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함께 2박3일로 다녀올 수 있는 여행을 미리 예약하고 준비한다.
구본형선생님의 컬럼에서 [자기경영]이란 지금까지 그래 왔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고 그래서도 않되는 '그 일'을 거부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한 번도 해보지 않았으나 참으로 아름다운 '새 일'을 시작하는 용기인 것이다.' 라는 글을 읽었다. 나의 단군2기 100일 도전이 평생의 천직이 될 '새 일'을 시작하기 위한 자기경영의 첫 걸음이 되길 기도하며, 출사표를 적어본다.
9/6(월)_ 001일차
‘마음’으로 ‘몸’을 깨운 새벽!
평상시 같으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시간인 새벽 3시에 눈이 번쩍 뜨였다.
작정한 새벽활동은 4시30분부터인데…3시에 눈을 뜨다니...ㅎㅎ
4시로 맞춰져 있는 자명종과 핸드폰 알람을 다시 확인하고 잠시 더 눈을 붙이기로 했다.
그러다 다시 깨어보니 3시 57분.. 자명종이 울리기 직전, 또 내가 먼저 일어났다.
신기한 노릇이다.
물론 첫 날이라 그랬을 거다. 잔뜩 긴장하여 온 신경이 나를 깨운 것이다.
그야말로 ‘초심’이다. 물론 이런 초심이 100일까지 쭈~욱 이어지면 좋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노트북을 켜고 사이트에 들어가니 그 새벽 미명에 이미 출첵 대문을 활짝 열어젖힌 [현무부족]과 [청룡부족]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주작부족]은 아직 고요하다. 내가 주작의 문을 열어야 하나?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글을 올렸다.
단군의 후예! 참으로 독특하고, 기발한 프로젝트다. 어떻게 이 새벽에 여러 사람들을 깨워서 컴퓨터 앞에 앉아 출첵을 하도록 하고, 새벽활동을 하게 하는 생각을 해냈을까?
창의적인 기획이 여러 사람에게 놀라운 새벽시간을 선물하고 있는 셈이다.
어젯밤, 아이들에게 단군프로젝트 취지를 알리고, 100일간 동참할 것을 종용(!)했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은 100일 미션 중 80일을 성공했을 때 (미션성공기준까지 너무 자세히 설명했다ㅠㅠ) 어떤 보상을 해 줄 것인지 구체적인 협상을 해왔다. 결국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로 했다.
중학교 1학년인 딸은 지난주에 약정기간이 한참 남은 핸드폰을 최신기종으로 바꿔주는 대가로 2년간 설거지를 하기로 한 노예계약(ㅋㅋ)을 스스로 부모에게 제시해서 체결한 상태이기에 또 다른 조건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아, 아들만 새벽 5시에 깨우기로 했다.
5시에 아들을 깨우자, 이 녀석이 또 일어나는 거다. 참으로 신기하다. 그래서 한마디 했다!
“네가 100일간 엄마와 함께 (새끼)단군의 후예로서 미션을 완수하면 넌 전교1등도 문제 없을 거다.
전혜성 교수네 집 아이들이 모두다 하버드와 예일을 갈 수 있었던 힘도 온 가족이 새벽에 기상해서 큰 책상에 함께 앉아 책을 읽고 공부했던 새벽시간에 있었단다.’
모자가 새벽부터 일어나 아들은 수학학원 숙제를 하고,
나는 그 동안 꾸준히 사들이고, 모아놓고, 끝내 방치했던 수 많은 영어교재 중의 하나를 펼쳐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오늘 아침 진도대로라면 30일이면 그 교재는 잘근잘근 씹어먹을 수 있을 만큼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100일 동안 다시 한번 해보는 거다.
영어를 쏼라쏼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글로벌 주작'이 되어 훨훨 날아오르는 거다.
아이들에게 100일 동안은 밤 10시대의 드라마를 보지 말고 일찍 잘 것을 제안했다. 월화의 성균관스캔들도, 수목의 김탁구도 정말 보고 싶지만 참았다가 주말에 두 회씩을 한꺼번에 보게 해주겠다고 했다. 아이들이 따라와 주어야 하는데 걱정이다.
가장 큰 복병은 여전히 남편이다. 적은 항상 내부에 있는 법! TV를 넘 좋아해 내가 가끔 '텔레토비'라고 놀리는 남편을 단군의 후예로 만드는 것이 결국 내가 사는 길이다.
9/7(화)_ 002일차
기분좋은 예감
둘째날. 새벽 4시. 알람소리와 함께 가뿐하게 일어났다.
아무래도 예감이 좋다. 이대로 100일간 지속될 것 같다. (희망사항이자 자기암시)
책상 너머로 어둠이 짙게 깔린 창밖을 내다본다.
건너편 아파트 단지는 아직 깊이 잠들어 있다. 한 두 집 정도만이 희미한 불을 켜고 있을 뿐.
살아있다는 느낌, 깨어있다는 생동감이 가슴을 벅차게 한다.
초록사과(아오리사과) 하나를 깨끗이 씻어 껍질째 깨물어 먹으며 사이트에 접속한다.
꿀맛이다.
가능하면 이 초록 사과를 냉장고에 계속 사다 놓고 새벽에 한 알씩 베어먹고 싶다.
나의 새벽이 달콤한 맛으로 기억되도록…
영어공부를 했다.
어제의 교재를 펴고, 노트북에 깔아놓은 MP3 파일을 들으면서 큰소리로 따라하고, 반복했다.
우선 어제 했던 부분을 빠르게 복습하고, 오늘 정한 분량만큼 진도를 나갔다.
매일 처음부터 빠르게 한 번씩 들으면서 복습을 하면, 누적효과가 있어서 자연스레 그 문장들이 외워질 것 같다.
5시쯤에 아들을 깨웠다. 어제에 비해 오늘은 많이 피곤해 한다.
책상에 앉아 있으나 거의 비몽사몽이다. 습관이 잡힐 때까지는 힘이 들 것이다.
“아들아, 꿋꿋하게 이겨내라. 어릴 때 들인 좋은 습관은 너의 인생을 풍요롭게 해 줄 것이다. 좋은 습관이 결국은 좋은 인생을 만든다는 점을 네가 꼭 이해했으면 좋겠구나.”
6시 30분까지 새벽활동을 마치고, 아들과 함께 아침 준비를 같이했다.
나는 버섯과 오뎅을 볶고, 북어국을 끓이고, 아들은 계란말이를 했다.
그리고는 아직 잠자고 있는 딸과 남편을 깨웠다.
새벽을 소유한 ‘주작국’의 부족들(나,아들)이 아직 잠들어있는 어둠(?)의 종족들(남편,딸)을 깨웠다.
단군의 후예가 되니 아침 밥상도 달라지고 있다.
전에는 출근시간에 쫒겨서 허둥대기 일쑤였는데, 오늘은 제법 아침상이 풍성하다.
겨우 이틀을 보내고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아직까지는 순조로운 출발이다.
부족장님을 비롯해서 함께 가는 동지들이 있어서 절로 힘이 나는 것 같다.
그야말로 '격려'의 힘이다.
내일이 ‘고비’다.
오죽했으면 우리 집에서 내 별명이 ‘신삼일’일까?
운동하겠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겠다. 뭘 배우겠다..선포하지만, 늘 결심만 하고, 삼일 지나면 포기해 보리는 나의 ‘작심삼일’ 이미지를 이번에는 기필코 탈피해 보리라 굳게 결심한다!!!
'신삼일' 이 아닌 '신백일'이 되도록 화이팅!!!!
9/8(수)_ 003일차
이틀간의 새벽은 참 잘 견뎠는데, 확실히 오늘 새벽은 조금 힘들었다.
어제는 감기기운 때문에 9시 30분부터 잤다가, 오늘 새벽 4시에 일어났으니까 6시간 30분을 잔 셈이라서 결코 수면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닌데도, 하루 종일 회사에서 몽롱한 상태였다.
우려하던 대로 새벽활동의 효율성도 떨어졌다.
몸이 자꾸 비비 꼬이고, 눕고 싶고, 잠을 더 자고 싶은 유혹이 밀려왔다.
영어를 6시까지 공부하고, 너무 피곤하고 졸려서 신문을 읽었다.
몸이 새로운 하루 일과에 적응하느라 부대끼는 것 같다.
시차 적응기간인 셈이다.
내일은 좀 더 맑은 정신으로 새벽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홍승완님이 전체 단군프로젝트 참여자들에게 보내신 영웅카드와 영웅편지를 오늘 다시 읽어보았다.
편지 말미에 나온 글을 다시 읽으며 '용기'를 다짐해본다.
[우리는 ‘용기’를 내서 이 모험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이 용기를 더 담금질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앞으로의 과정은 순조로운 과정, 즐거운 과정이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캠벨이 지적한 것처럼 깨달음(의식의 변모)은 시련과 고독의 길에서 솟아납니다. 모든 모험에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온갖 시련을 거치고 장애물을 넘은 사람만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처음 얼마간은 의지력으로 굳건히 버틸 수 있겠습니다만 시련과 장애물은 파도처럼 반복됩니다. 그 과정에서 의지력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물론 해결책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자기 내부에 있습니다. ... ]
새벽 4시. 자명종이 울리자 반사적으로 일어나 자명종을 끈다. 단군 프로젝트 이전에 혼자 결심했던 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엔 자명종을 끄고 또 누워버리기 일쑤였으나,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프로그램이 입력된 기계처럼, 알람을 끄고, 건넌방으로 가서, 노트북과 스탠드를 켜고, 컴퓨터가 부팅되는 동안, 냉장고를 열어 사과를 하나 씻어 와서 컴퓨터 앞에 앉는다.
일련의 동작들이 이젠 제법 시스템적이다.
출첵을 하고, 4시 30분부터 새벽 영어공부에 들어갔다.
오늘은 어제보다 컨디션이 좋았다.
복습과 진도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새벽 5시, 아들 방으로 가서 세상 모르게 깊이 잠들어 있는 녀석을 깨운다.
마치 침대와 본시 하나였던 것처럼 침대 위에 껌처럼 짤싹 달라붙어 꿈쩍도 하지 않는 아들을 깨우다가 안쓰러운 마음도 잠깐 들었지만, 약속은 약속이니 재차 확실하게 깨웠다.
아들은 오늘도 마지못해 일어나기는 했지만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비몽사몽이다.
간간히 방에 들어가서 자냐고 물으면, 박카스 CF의 ‘자는 연기’를 하는 성동일처럼, ‘ 지금 눈을 감고 책 내용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한다..이런 이런…
5시 30분쯤, 아들을 데리고 아파트 단지 한 바퀴를 돌았다. 비가 와서 우산을 같이 받쳐들고.
죽이되든 밥이 되든100일까지 이렇게 꾸준히 하다 보면, 콩나물 시루에 붓는 물이 보기에는 다 흘러 밑으로 빠지는 것 같지만, 어느새 콩나물을 자라게 하는 것처럼, 서서히 성과가 나타나리라 믿는다. 그때까지 파이팅!
9/11(토)_ 006일차
새벽 4시 알람과 함께 기상. 출석체크 후 영어 공부.
일주일이 지나가는 동안 진도가 제법 나갔다.
영어 공부하는 내내 장대비가 억수같이 퍼붓는다.
이런 날씨에 강원도로 워크샵을 가야 한다.
심난하다.
남편도 걱정이 되었는지 일찍 일어나 TV를 틀었다.
뉴스에서는 전국에 내린 호우 특보 소식으로 아침부터 소란스럽다.
산사태가 난 지역이 있다 하고, 잠수교는 진작에 물에 잠겨 교통이 통제되었다 하고,
어디는 시간당 몇 ml가 왔다는 둥, 앞으로 얼마가 더 내릴 거라는 둥…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라는 둥 우비를 입은 뉴스 기자들의 리포트가 매우 긴박하고 야단스럽다.
에궁 에궁 이런 날 꼭 가야하나? 빗길에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구..흑흑
예약한 펜션은 10월로 연기해도 될 텐데…굳이 강행하려는 회사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우려 속에 출발한 강원도 가는 길에는 호우도 없었고, 산사태도 없었고, 길이 막히지도 않았다. 보슬비가 간간이 내렸을 뿐, 신기하리만치 날씨가 좋았고,
뉴스 때문인지 고속도로에 나선 차량도 적어 막히는 구간 없이 쌩쌩 달려 강원도에 3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록 주말에 쉬지 못하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덕분에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강원도에서
맑은 공기 마실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날씨도 마치 인생처럼 전혀 예측 불허일 때가 있다.
지레 걱정하거나 원망하지 말아야겠다.
9/12(일)_ 007일차
어젯밤 늦게까지 모임이 이어져서 밤12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여직원들이 함께 자는 방에서 새벽 4시에 내 핸드폰 알람이 울려서 화들짝 놀라 깨었다.
부족장님께 대리 출석을 요청하는 문자를 보내고, 조용히 거실로 나와 아이팟에 들어있는 영어mp3파일을 들었다.
창 밖을 내다 보았다.
새벽부터 장대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마치 어제 새벽 서울에서 내리던 그 비처럼.
날이 밝은 후 동료 여직원 한 명과 함께 경포대 해변까지 걸어갔다 오기로 하고 숙소를 나섰다.
밤새 내린 비와 아직 내리고 있는 비로 길가의 작은 개천 물이 엄청 불어나 있었다.
우산을 썼으나 이리 저리 방향을 바꾸는 빗줄기 때문에 바지가 많이 젖었다.
그래도 참 기분이 좋았다.
바다내음도 좋고, 새벽공기도 좋고, 빗소리도 좋고.
무엇보다 이 새벽시간에 전혀 새로운 곳에서 걷고 있다는 것이 좋았다.
펜션들이 옹기 종기 모여 있는 구역을 지나 경포대 바다에 도착하니 개천에서 흘러 들어온 거대한 황토물이 바다물과 합쳐지면서 먼바다와 가까운 바다를 색깔로 확연하게 나누고 있었다.
이질적인 두 가지 물이 만나 미처 섞일 시간이 없었다.
이 비가 그치면, 그리고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넉넉한 바다가 조용히 황토 물을 다독거려 바닷물로 품어줄 것이다.
나의 단군 프로젝트도 지금은 힘들고, 겉도는 것 같지만, 그래서 아직은 흉내만 내고 있지만,
조금만 더 지나면 넓은 바다가 모든 것을 포용해서 유유히 흘러가듯
내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삶을 더 가치있고 풍성하게 해 주리라 믿는다.
9/13(월)_ 008일차
어제 워크샵에서 돌아오자 마자 교회로 달려가 맡은 행사 진행하고 집에 돌아오니,
몸이 드디어 고장이 났다.
온 몸이 몽둥이로 맞은 것 처럼 아파서 어제 저녁에는 자명종 off 버튼을 on으로 바꿔놓는 것도 놓치고 그냥 잠들어버렸다.
단군이 시작한 첫 주였는데, 주말까지 워크샵으로 쉬지 못하고 강원도까지 다녀오느라 몸에 무리가 온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4시 36분. 아뿔싸…지각이다.
노트북 켜고 출첵하니 46분이다. 몸이 힘드니, 결국 정신까지 해이해진다는 걸 절감했다.
일어나고도 몸이 아파서 제대로 새벽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
100일을 완주하려면 결국 체력관리, 건강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9/17(금)_ 012일차
수면시간만 확보하면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새벽 4시에 기상하여 출석체크를 하고, 오늘은 교재 진도 나가는 걸 잠시 중단하고,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강연 동영상을 들었다.
예전에 한번 그의 강연 문장들을 암기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은 편하게 들으면서 큰소리로 쉐도우 리딩을 했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그의 강연내용은 언제 들어도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오후시간이 되면 아직도 몸이 피곤하다.
수 십년간의 지나온 내 삶 속에 자리잡은 생체리듬을 바꾸는 데는 분명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몸이 증명하고 있다.
좀 더 효율적인 시간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영미님도 그 책 읽으셨군요.^^ 저는 드라마를 먼저 보고 드라마가 너무 좋아서 책까지 읽게 되었는데, 드라마 주인공들의 모습을 떠올려 가며 책을 읽는 재미도 아주 쏠쏠합니다. ^^
주중에는 TV를 보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주말에 유일하게 보는 TV가 '성균관스캔들' 두 편이랍니다.
어제 새벽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다 보니, 이렇게 감칠맛 나는 대사와 가슴 떨리게 하는 심리묘사를 써내려 가는 작가 정은궐이라는 사람은 대체 누굴까 궁금해지더라구요. ‘성균관~’을 다 읽고 나면 조만간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도 읽고 싶어질 것 같아요.ㅎㅎ
아무튼 영미님, 추석 잘 지내시고, 우리 다음주에 주작부족 만날때 꼬~옥 만나요.^^
명절 잘 보내고 계시죠..? 단군 가족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실 것 같은 상상이 되는데요^^
아드님과 따님까지 단군이로 포섭?하시고, 남편만 일어나면 "단군 가족"이라는 부분에서 빵! 터졌어요.
은하님의 유쾌하지만 실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단군일지 잘 읽고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 기록해가시면 아무래도 기상 습관화하시는데 훨씬 더 도움이 되실 거에요.
더불어, 100일차가 끝난 뒤 약간 흔들릴 때 자신의 단군일지를 돌아보면 무엇보다 큰 힘이 되고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일지를 잘 이어가셔서 100일 완주를 통해 꼭 행복한 습관화 만드시기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9/21(화)_ 016일차
추석연휴의 첫날이다.
새벽기상 후 영어공부를 하고, 아침을 먹고, 시댁 식구들을 만나러 출발했다.
아침 9시가 조금 넘어 출발했는데, 오후 4시 40분쯤에 도착했으니, 7시간이 훨씬 넘게 걸린 셈이다.
서울을 벗어나 지방으로 내려가는 동안, 서울에는 물 폭탄을 투하하듯 엄청난 비가 왔다고 한다.
물난리가 난 서울시내 곳곳의 모습을 저녁뉴스로 보았다.
어느 해 보다 더웠던 여름과, 유난히 태풍과 집중호우가 위세를 떨치는 가을이다.
농산물과 과일값을 비롯한 물가도 장난이 아니고,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사연도 안타깝기 그지없다. 왜 이렇게 대기가 불안정한 걸까? 에궁에궁
오래간만에 시댁식구들을 만나니 반가웠다.
3형제와 3명의 며느리, 그에 딸린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
전혀 다른 사람들이 만나 한 집안을 이루고 살아가는 동안 초기에는 갈등과 어려움도 많았지만,
세월이 많은 것들을 둥글게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결혼했을 때 아주 어린 아기였던 큰 집의 연년생 조카들이 어느새 고등학교 2학년인 걸 보면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걸 실감한다. 아이들이 크는 만큼 한 해가 다르게 힘이 없어지고 쇠약해지시는 시부모님의 모습도 안쓰럽다.
그래서 명절은 매해 친척들이 모여서 세월의 빠름과 그 빠른 세월 속에서 변해 가는 자신들을 새삼 확인하는 시간인 것 같다.
9/22(수)_ 017일차
추석연휴의 둘째 날이다.
간밤에는 새벽 한 시 넘게까지 이어진 며느리들끼리의 Talk로 사실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아이들 얘기, 남편들 얘기, 시부모님 얘기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들의 인생 이야기로 밤이라도 샐 기세였다.^^
다른 집들은 며느리들끼리 마음이 맞지 않아 힘든 경우가 많다는 데,
우리 집은 3명의 며느리들이 참 마음이 잘 맞는 것 같다. 다행이다.
1시가 넘어서야 잠 들었는데, 핸드폰 알람 소리와 함께 새벽에 다시 눈이 떠졌다.
단군프로젝트 기간 동안에는 아마도 의무감 때문에 새벽기상이 자동으로 이루어질 것 같다.
부족장님께 문자로 대리출석을 요청한 후, 가져온 책을 읽고 MP3를 들었다.
새벽 어스름에 산책을 하면서 정신을 깨웠다.
모자란 잠과 피로는 서울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 짬짬이 눈을 붙이며 보충하고 풀었다.
9/24(금)_ 019일차
어젯밤에 일찍 잠자리에 들 수 있어서 오늘 새벽은 아주 좋은 컨디션으로 일어났다.
영어공부 진도를 나갔고, 여러 가지 표현들을 외웠다.
‘꾸준함이 비범함을 만든다’고 했던가?
‘재주가 뛰어난 사람’보다 ‘꾸준한 사람’이 결국 뭔가를 이뤄내리라 믿으며 새벽기상 습관화에 온 힘을 쏟는 100일이 되도록 해야겠다.
내가 단군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된 것이 참 감사하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었던 새벽기상을 함께 하면서 조금씩 습관화시키고 있다.
화목토에는 남편과 함께 배드민턴클럽을 통해 레슨을 받으면서 체력보강에도 신경을 쓸 것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만고의 진리를 알기에.
9/25(토)_ 020일차
예전의 토요일은 늦잠으로 일주일의 피로를 푸는 날이었는데, 단군을 시작한 이후에 그 달콤한 주말 잠을 잘 수 없게 되어 조금 아쉽다.
새벽 4시 알람 소리와 함께 기상하여, 그 어느 때보다 알찬 공부를 했다.
출근에 쫓기지 않아도 되고, 아이들도 학교를 쉬는 날이라, 마음 놓고 새벽활동을 할 수 있었다.
오전 10시에는 어제 등록한 배드민턴 클럽에 가서 남편과 함께 레슨을 받았다.
입회비에다 장비와 유니폼을 제대로 갖추고 레슨까지 받으면서 시작하려니 그것 또한 비용이 만만찮다.
배드민턴이라는 운동이 그냥 막 칠 수도 있지만, 폼을 익히고 제대로 치려면 하나 하나 레슨을 통해 배워야 해서 정말 쉽지가 않다.
열심히 배우고 기술을 연마하여, 그곳에 오는 다른 사람들처럼 배드민턴으로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해야겠다.
드디어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생활과 운동을 찾게 되어 기쁘다.
운동신경이 떨어지는 내가 더 분발해서 열심히 해야겠다.
저질체력 극복! 그것이 당분간의 미션이다.
아자아자!
9/28(화)_ 023일
단군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바뀐 생활패턴
1. 새벽 2시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2. 저녁시간에 TV를 보지 않게 되었다.
3. 가능하면 10시를 전후해서 취침하게 되었다.
4. 무엇보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어젯밤 중간고사를 앞둔 아이들 챙겨주는 일로 취침시간이 늦어져서 11시가 가까워 잠이 들었더니,
오늘 새벽은 여지없이 몸이 힘이 든다.
책상에 앉아서도 몸이 배배 꼬이고, 눕고 싶고 더 눈을 붙이고 싶다. 집중이 안 된다.
주중에는 회사를 다니니 부족한 잠을 보충할 낮잠을 잘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그런데다 화 목 토에는 남편과 함께 지난주부터 등록한 배드민턴 클럽에서 레슨을 받으러 가야 한다.
몸은 쉬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는데, 저질체력 극복을 위해 모처럼 큰 맘먹고 시작한 운동을 빠질 수가 없어서 저녁9시에 클럽엘 갔다. 레슨을 받는 동안은 또 정신을 차리니 그런대로 재미있었는데,
집에 돌아온 이후가 문제였다. 잠잘 시간이 부족하다.
에궁 에궁 힘들구나.
앞으로 절대수면시간 확보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겠다.
9/29(수)_ 024일차
거창하게 명분을 붙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새벽마다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아 자신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정말 가슴 벅찬 일이다.
엊그제 구본형 선생님이 쓰신 칼럼에서 읽은 구절이 마음에 와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킨다.
“ 시인 폴 부르제를 기억하자.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말 것'이다. 세상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살지 말자. 우리가 세상의 어떤 부분을 빛나는 아름다움으로 변화시키자. 어떻게 ? 나를 바꿈으로써. 나의 멘탈 모델을 바꾸고, 새로운 정신의 명령에 따라 나섬으로써 나는 나의 영웅이 될 수 있다.”
그렇다. 내가 단군이를 하는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모습으로 살기 위한 내공을 쌓기 위해서이다. 그러한 길에 내가 들어섰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 힘내서 100일 완주하는 그날까지 파이팅!
9/30(목)_ 025일차
1/4 지점을 넘어섰다. 기특하다. 몸은 아주 많이 힘들지만, 마음은 뿌듯하다.
이런 추세라면 100일까지 무난히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젠 새벽활동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쪽으로 연구를 해봐야겠다.
낮에는 직장 부서원들에게 나의 단군일지 출석부 현황을 보여주었다. ㅎㅎ
다들 완전 신기해한다. 이렇게 일찍 이렇게 여러 날 꾸준히 진행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도 신기하다. 거듭 느끼는 바이지만, 혼자였다면 결코 25일차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함께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힘내서 달려가자. Keep going and flying!
10/01(금)_ 026일차
10월의 첫 날이자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이다. 왠지 모를 설레임이 있다.
새벽 4시 알람 소리와 함께 일어나 노트북을 켠다. 노트북이 부팅되는 동안 엄마가 필리핀 다녀오시면서 사다 주신 NONI를 한 스푼 정도 물에 타서 마신다. 고르지 못한 치열로 인해 밥 먹다가 입술 안쪽을 씹기가 일쑤다. 헐어버린 입안의 상처가 3주가 넘도록 낫지 않아서 걱정이다.
오늘 새벽에는 CNN의 북한 김정은 관련뉴스 한 꼭지를 여러 차례 듣고 쉐도우 리딩했고, 주요 표현들을 정리했다.
오늘부터 추가된 활동 하나는 RFI의 ‘Journal en Français facile’ 10분짜리를 하루에 한 편씩 꼭 듣기로 했다는 것. 듣고 나서 스크립트 보면서 그냥 감을 잃지 않을 정도로만 정리를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30분씩만 불어에도 새벽 한자리를 허락해 주기로 했다.
내 20대 청춘을 다 바쳐 올인했던 불어가 어느새 장롱속에 들어가 박제되고 있음에 대한 연민이다.
오후에 회사에서는 전직원이 가을을 맞아 용인 고기리로 야외 4/4분기 회의를 하러 갔다.
간단한 회의후에 족구시합도 하고, 저녁도 먹고...
가을의 시작을 자연속에서 만끽하고 왔다. 충전된 에너지로 2010년 남은 석 달을 달려가야겠다.
10/02(토)_ 027일차
행복한 토요일이면서 오늘은 내 생일이다. 어제는 회사 사람들이 축하해 주었고, 그저께는 친구들이 축하해 주었다. 생일에도 어김없이 새벽기상을 해서 활동을 했다.
영어공부를 했고, 불어 RFI를 10분간 들었다. 오늘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되는 아들과 딸을 5시부터 깨웠다.
단군이를 시작하고 나서 주말이 더없이 좋아졌다.
모자라는 잠을 낮에 보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고, 주중에 본방사수하지 못하는 드라마 ‘성균관스캔들’도 볼 수 있다는 기쁨이 ㅎㅎ.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내가 아직도 여전히 공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들 다 자는 이 시간에.
지금까지는 새벽에 일어나는 것 그 자체에 의미를 두었다면, 이제는 이 새벽을 어떻게 알차게, 시스템적으로, 제대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더 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