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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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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일+

단군의

  • 최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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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18일 23시 23분 등록

숲속의 벤치에 드러 누웠다. 하늘 끝까지 뻗은 듯한 편백 나무 잎사귀들 사이로 하늘을 본다.

남들보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 바삐 걸을 때는 몰랐다. 내게도 하늘이 있다는 것을...

어느날 발길을 다른 쪽으로 옮겼다. 숲에 들어와 흙을 밟고 나무를 만지고 숲내음을 맡는다.

그제서야 가려진 잎새들 사이로 살짝 보인 하늘...

하늘에 미쳤다. 그 잎새들을 다 쳐내고 하늘을 맘껏 보고 싶었다.

서둘렀다. 그리고 지쳤다.


하늘은 도달하는 곳이 아니다.

걸어야 한다. 이 숲길을 걸어야 한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 소리도, 시냇물도 험한 바위도 즐겨라. 동료가 있으면 그 또한 좋다. 간간히 비치는 파란 하늘도, 별이 비치는 밤하늘도, 때로는 구름 하나하나도 즐기며 걷자.

걸음걸이에 신경을 쓰자. 좋은 등산화를 신고 젖은 양말도 갈아주자.
비가 오는 날은 우비도 준비하자.

어느덧 산의 정상에 다다랐다.
눈 앞에 펼쳐진 하늘과 숲을 보는 시간...
알게 되는 시간...
 
산길을 올라온 걸음걸이 하나하나가 내 하늘을 떠받치고 있었음을 알게 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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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1.12.19 23:03:09 *.136.209.2
<Ganadi 001>
오래만에 맞이하는 새벽이다. 누군가를 깨우고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예전과 같이 몰입한다. 마치 바이올린 활 위를 미끄러지듯 흐름을 탄다. 비록 체력이 회복중이리라 시간은 길지 않았으나 이렇게 충만한 새벽이 흐른다.

300+ 에 들어오니 마치 절간에 온 듯 하다. 예전 백일, 이백일, 삼백일이 파~~튀 였다면 이곳은 절간이다. 각자의 방마다 자신의 세계를 가진 이들이 앉자 있다.

조용히 조용히... 조용한 그네들의 방문을 얼쩡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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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1.12.22 00:40:31 *.136.209.2
<Ganadi 002>
투시도법에 대해서 정리 중이다. 가장 빠르게 투시도법을 익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손을 움직이면 된다. 그럼에도 몇가지 규칙이 있다.

 1. 사선(투시선)은 모두 소실점으로 모인다.
 2. 수평선은 항상 수평한다.
 3. 가장 가까이 있는 각은 90도 이상이다.
 4. 정육면체의 모든 면은 정사각형을 이룬다. 
 5. 소실점은 항상 상자 뒤쪽에 있어야 한다.
 6. 수직선은 항상 수직이어야 한다.

왜일까? "왜"라고 묻기 시작하면 꽤나 긴 여정을 떠나야 한다.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1점 투시, 2점 투시, 3점 투시가 투시법이 다가 아님을, 사람이 세상을 보는 관점과 그것을 나타내는 방법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알게 되는 약간은 시간이 걸리는 여정을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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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1.12.22 10:38:16 *.136.209.2
<Ganadi 003>
얼마전 졸업 작품전을 열었던 선배 한 분이 졸업 작품을 준비하다 모티브를 어디서 얻어야 할지 몰라 고민에 빠졌었다고 한다. 머리를 쥐어짜다가 교수님께 여쭈었다.

"어디서 모티브를 얻어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자네 전공이 뭐지?"
"화학 공학입니다."
             "자네 회사 그만두기까지 한 일이 뭐지?"
"제약 회사에서 전공 관련 일을 했습니다."
             "그럼 거기서 모티브를 얻어 오게.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던 화학 공학에서, 자네 일에서 찾아오게"

이제 내가 졸업 전시회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전시회까지는 아직 반년이상 남았지만 모티브를 찾고 그것을 디자인하는 단계에서 헤매고 있다. 한가지 모티브가 있다. 그 모티브를 가지고 한달 넘게 놀고 있음에도 어느 것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금 지난 시간 동안 배워 왔던 것들을 끄집어 내어 보고 있는 중이다.

모티브와 디자인, 언제쯤 무르익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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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7 14:24:09 *.136.209.2

<Ganadi 004>

폭풍이었던 나의 단군 100일차...

그 때 맺었던 인연들이 계속 되고 있다. 나의 작품이 팔린다는 것을 깨우처 준  포다당의 오프라인 전시회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열렸다. 올해는 더욱 규모가 커져 예술의 전당에서 차분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사진0.JPG

 

 

 

주최측도 잘 모르고 관람객들도 잘 모르지만 이번 전시회도 나와 관련이 깊다.

160점의 금속판에 프린트 되어 있는 사진들...

이 사진들을 벽에 거는 나무걸이를 제작했다.

 

 

 

사진1.JPG   

 

 

전시회 마지막 날...점심 시간에 짬을 내어 전시회를 둘러 보았다.

내가 만든 물건들은 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조용한 전시실에서 사진들을 견고히 바쳐준다.

 

 

사진2.JPG

 

 

 

전시회도,

전시회를 지켜보는 나도

달을 향해 도약하고 있다.

 

 

사진3.JPG

                          (전시회 작품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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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8 08:46:07 *.136.209.2

<Ganadi 005>

예전에 개인 컨설팅을 하시는 분이 이런 애기를 들려 주셨다.

 

개인 컨설팅을 하다보면 한 개인에 대해서 주위의 평가를 다면적으로 조사하게 된다. 그 때 가장 입체적인 주변 인물이 있다. 바로 그 사람의 아내다. 결혼 초기, 아내의 남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그 누구보다도 매우 높다. 하지만 그 평가는 결혼 생활이 흐를수록 주위의 그 누구보다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결혼 전 여자 친구에게 의견을 구했다.

 

"아직 몸이 좋지 않지만 새벽에 일어나 단 1시간 만이라도 단군 수련을 하고 싶은데 어떨까요?"

 

여자친구가 애기했다.

 

          "(무척 걱정스런 얼굴로) 조심해야지요.

          무리에요.  건강을 생각해요"

 

지난주 아내에게 의견을 구했다.

 

"아직 완전하진 않지만 몸이 많이 좋아졌으니 1시간만이라도 단군 수련을 하고 싶은데 어떨까요? 가구 학교 졸업 작품도 준비해야 하고 여러가지 벌려 놓은 것들이 있네요"

 

아내가 애기했다.

 

            "(결의에 찬 표정으로) 건강이 좀 나아졌으니 그래요. 어서 해요!

          예전에는 새벽에 일어나 잘 했다면서요?

          제발 좀 해서 보여줘봐요"

 

내가 "300+"를 시작하게 된 계기다.

 

※ 투시법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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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30 11:45:45 *.237.106.37

<Ganadi 006>

한의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다 주변에 굴러다니고 있던 여성 잡지를 집어 들었다. 무슨 광고가 나왔나, 어떤 것들이 기사가 되나며 후르륵 넘기다 한 남자의 사진을 발견했다.


먼 곳을 응시하고 있는 깡마르고 온 몸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간직한 사내...

호랑이를 기록하는 남자


그 사내에 모습에 이끌려 그의 책을 샀다. 

"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

호랑이를 찍기 위한 여정을 담은 책이다.


무엇이 이 책을 읽게 하는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호랑이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가 있다.


'숲을 걷다보면 부엉이가 토해낸 펠릿(부엉이 같은 맹금류가 들쥐나 새 같은 먹이를 통째로 삼킨 뒤 소화가 되지 않은 털과 뼈를 뭉쳐서 입으로 토해낸 것)들이 나무 밑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본다. 부엉이는 가지 위 쉼터에 앉아 나를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다. 고개를 들어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고 올려다보는 순간, 부엉이는 날아갈 것이다. 나는 부엉이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믿고 그냥 지나간다. 숲은 일어날 수도 있었던 작은 파문 대신 평화를 유지한다. 실체를 보지 않아도 그 자취만으로 믿는 것, 이런 것이 자연에 대한 믿음이다.


이 믿음이 깨지면 의심이 생긴다. 기다리던 실체가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으면 초조해진다. 일반적인 현상과 함께 예외적인 현상도 고려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자연의 규칙보다 개체의 특수한 규칙을 우선시한다. 개체의 규칙을 우선시하는 순간부터 자연 전체에 적용할 객관적인 기준은 사라진다. 객관적 기준이 사라지면 의심은 더욱 커진다. 그 와중에 갈등과 번민이 태어난다. 연쇄 반응은 순식간에 진행된다. 결국 잠복지를 뛰쳐 나간다.


잠복은 눈으로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마음으로 기다리는 일이다. 처음부터 그 자리에 서 있었던 나무처럼 자연을 믿고 자연에 순응하면, 물고기가 물에서 아늑해하고 새들이 창공에서 자유롭듯이 한 평짜리 비트 속에서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



2011년의 나에게 소곤소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 이야기를 듣기 위해 나는 이 남자를 만났나 보다.


- 투시법 공부 : 3점 투시까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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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1 16:04:24 *.234.225.59

<Ganadi 007>


겨울...

코엑스...

전시회...

그리고 세미나...


한샘 상품기획부장이 세번째 강사로 나섰다.

시대적인 트렌드부터 각 아이템별의 시장 크기와 향후의 전망...


그리고 실제적인 이야기들...

한국의 향후 시대적 트렌드는 무엇인가?

(한 나라의 외식업의 성숙도를 판단하는 잣대가 '와인'이었구나...)

작가들은 어떤 유통 업체를,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가?

전시회는 어떤 컨셉으로 참가해야 하는가?

트렌드를 읽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어떤 브랜드를 밴치 마킹해야 하는가?

유통 업계의 마진 구조 및 매출 기준을 보며 작가가

책정하는 마진과 원가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 

2014년 오픈하는 '이케아'라는 가구 회사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아는 만큼 보인다. 눈 뜨고 돌아다녀도 아무것도 보지 못 했다. 


세미나 끝나고 며칠이 지나서야 이번 세미나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겠다.

내 안에서 인식의 전환, 관점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문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 MURAI의 "디자인이 디자인을 낳는다."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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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3 07:02:04 *.206.92.188

<Ganadi 008>


저 멀리까지 보이는 도로에는 불빛 하나 없다. 1월 2일의 새벽 강원도를 떠나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에는 우리만 달리고 있을 뿐이다.


2012년 계획을 세운다는 애초의 목표는 접어두고 2011년 과거의 해묵은 감정만을 저기 강원도에 묻어두고 속도를 높여 일상으로 돌아온다. 


오늘 하루...웃어넘어갈 재미있는 이벤트(?)가 많다.

2011년의 내가 만들어 놓은 작품들(?)이다.

저기 멀리 2011년의 감정을 던져 놓고 오길 잘 했다. 


2012년...단순함으로 바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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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3 13:20:32 *.136.209.2

<Ganadi 009>

 

Bruno Munari...

 

오늘 읽는 그의 책에서 문장 하나를 쥐고 하루를 보낸다.

 

"창조적 인간이란 자신의 문제를 푸는 데 많은 전문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 완성된 인간을 말한다."


왜 이 말이 계속 머리에서 떠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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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3 22:29:48 *.206.92.188

<Ganadi 010>


그저 단순한 생각이다.


나는 순간순간 과거로 미래로 혹은 다른 공간과 사람들 사이로 뛰어가고 있다. 과거와 미래를 재구성해본다. 공간을 바꾸어 본다. 사람들의 배치를 바꾸어 본다. 후회가 아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나는 혼자서 상상하는 것을 즐겨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버스에 앉자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식사를 하며, 어딘가를 걸어갈 때 나는 무언가의 공상에 빠져 있다.


상상력이 풍부해야 한다고들 한다. 그것이 창조의 원동력이라고들 한다.


아이러니하지만 이와 같은 나의 상상과 공상이 나를 과거에서 못 빠져나오게끔, 미리 구성해본 미래에 갇혀 있게끔 한다. 똑같은 과거, 똑같은 미래라도 수많은 갈래로 나누어진 눈과 길이 있거늘 우습게도 나의 상상과 공상은 현재, 지금 여기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조금 보인 하늘에 못 견뎌 했고, 하루 중 2시간의 기쁨은 충만했으나 나머지 시간은 불편했다. 어느새 좋은 생각이 줄어든 자리에 분노와 걱정과 거친 생각이 자리했다.


그래, 그저 단순한 생각이다.


나의 상상과 공상들이 묶여 있는 오늘 하루...

이 오늘 하루를 미리 가 보자.

오늘 하루에 미리 나의 상상과 공상의 씨앗을 풀어놓자.

그 씨앗이 자라난 하루에 다시 나의 상상과 공상이 더욱 피어날 것이다.

10년 후의 풍광이 내다보이는 창가에서 내일 하루를 오늘 상상하는 바와 같이 살기로 한다.


신입사원 시절, 열심히 수집했던 회사원을 위한 책 중에 이런 글이 있었다. 회사의 자기 자리는 언제 출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가? 출근해서 앉자마자일까? 출근해서 10분 뒤일까? 아니면 본격적으로 머리가 돌아가는 20분 뒤일까? 어느 것도 답이 아니란다. 그 전날 퇴근하는 그 순간, 내일의 출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단다.


그리하여, 나는 2012년 1월 4일 수요일을 지금 이 밤에 미리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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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4일 수요일... 주어진 하루가 시작되었다. 5시 30분 라디오 소리에 눈을 떳다. 아내를 깨우고 책상에 앉는다. 어제부터 읽고 있는 bruno munari의 책을 집어든다. 가구학교를 다니며 수업했던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심화하는 경험을 느낀다. 이 책을 통해 첫번째 졸업 작품에서 사용할 디자인 방법론을 가다담는다.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매일 되는 반복이지만 이 아침식사를 통해 하루의 에너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도시락과 보온병... 이것들이 체력을 회복시켜 주고 있다.


출근하여 자리에 앉자 깔끔한 포스트 잇을 하나 집어든다. 마음에 드는 펜 하나를 고른다. 오늘은 검정 플러스펜이 좋겠다. 생각 끝에 세가지를 적는다. 오늘의 하고 싶은 일이다.


첫번째는 고객사에서 의뢰가 들어온 신규 아이템의 대응 건이다. 언제나 느끼는 사내의 반응은 비슷하다. 미온적... 미래는 불투명하고 경합사는 막강해 보인다. 조건은 불리하다. 풀어야 될 문제투성이다. 우리에게 기대하는 정보의 양은 방대하고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경험이 있다. 견디면 된다. 지난 3년의 경험으로 그것을 안다.


많은 이들이 선택과 집중을 애기한다. 지금 하고 있는 것들 중 1위 아닌 것은 버리라고 한다. 미래의 기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하지만 예측이 얼마나 허망해 보이는지는 지난 세기가 증명해준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읽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사람이 창고에서 애플을 만들면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제를 가지고 조잡한 애플1 을 만들었던 것일까? 아니면 가슴 두근거리며 먼 미래를 원대히 그리며 하고 싶었던 비지니스를 시작했던 것일까? 아니면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그것이었고 오로지 애플1의 성공만을 기원하며 그 일을 했을까? 적어도 첫번째는 아닌 듯 하다.


'지금은 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해야 할, 하고 싶은 비지니스' 다른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이 감염력 강한 바이러스를 메일을 실어 관계자들에게 전개한다. 


두번째는 올해 들어 가장 중요한 아이템의 입찰전략자료다. 지난 7년동안 있었던 일이다. 초기에는 가슴이 콩당콩당 뛰는 흥분되는 일이었고 일본 주재원 시절에는 영업 현장과 사업부 사이에서 판단하고 설득하는 냉정함이 필요한 일이었고 작년 영업현장에서는 너무나도 지겨워 회피하고 싶던 일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흥미로운 일이 되었다. 언젠가 내 아이템을 고객에게 팔아야 할 때, 어떤 가치를 내세울 것인가? 무엇이 키포인트일까? 경쟁사는 어떻게 우리를 뿌리칠려고 할까?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갈 것인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지난 한샘 인테리어 상품부장의 세미나는 나에게 크나큰 관점을 변화를 주었다. 숫자를 뛰어넘어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일이다.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가까이 있는 까사미아로 향했다. 어느새 이 길가에 홈인테리어 매장이 두개나 들어섰다. 변화가 있는 것이다. 지난주와 비교하여 매장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본다. 무엇이 전면에 배치되었는지 무엇이 까사미아를 만들고 있는지 보고 싶다. 까사미아 관련 자료를 찾아본다.


오후 외근이다. 돈 받을 건이 있다. 시스템의 문제가 꽤나 심각했다. 영업관리가 내 필살기는 아니다. 아직도 시스템이 완전한 건 아니다. 돈 받을려면 손발이 바빠야 한다. '관리'라는 일은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일인가'라고 생각하며 내 또래의 담당자에게 새해 인사를 건네며 그와의 올해 일년을 시작했다.


어느새 다른 업무들을 처리하다 보니 시계는 힘겹게 왼쪽 산 허리를 올라가고 있다.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하루 종일 있었던 일들을 애기한다. 웃음... 웃음이 메인 요리다. 결혼하니 아내와의 대화가 나를 바라보는 거울이 될 때가 많다. 그래서 더 많이 웃게 된다.


하루를 정리한다.

어제 상상의 씨앗을 뿌려놨던 오늘은 어떠했는가?

상상 그대로였는가?

많이 웃었는가?

좋은 이들과 같이 했는가?

충만한 시간을 보냈는가?


오늘 주어진 하루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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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4 22:54:16 *.206.92.188

<Ganadi 011>


2012년의 1월 4일이 저물어 간다.

내게 주어진 단 하루의 2012년 1월 4일...

하나의 질문

어제보다 아름다웠는가?


그렇다. 미리 와본 오늘을 글로 그려보았기에 그 위에서 충만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오히려 예상 못 한 기쁨과 함께 했다. 새벽에 아내를 깨우고 책상으로 돌아와 디자인 서적을 계속 읽어 나갔다. 어느새 뒤를 보니 아내가 조용히 옆에 앉자 자기가 보고 싶었던 책을 읽고 있다. (아내는 '단군의 후예' 프로그램에 대해서 이렇게 애기한다. "제가 성우씨를 안 만났더라면 단군의 후예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참가하고 싶었을 거에요. " --;;;;;;)


많은 업무가 중간중간에 밀려 들어왔다. 그 중에 정말 긴급한 일이 있었다면 세가지 하고 싶은 일은 뒤로 밀려났을 것이다. 다행히 오늘 나는 어제 적었던 그대로 오늘 일을 즐겼다. 돈 받는 문제도 시스템 문제가 해결되면서 한결 속도를 낸다.


입찰 전략 자료도 일단은 합격선이다. 새로이 취득한 정보와 주위의 조언을 받아들여 자료의 수정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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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프랭클린 플래너가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인터넷과 연동되는 수많은 일정 관리 프로그램이 난무한다. 요즘은 데카르트의 방법론을 그대로 따른 GTD(Getting Things Done)이라는 개념에 근거한 일정관리 프로그램이 유행하는 듯 하다.


나는 이렇게 해볼려고 한다. 어제와 같이 매일을 미리 엿보러 가려 한다. 미리 가본 내일이 오늘이 되어 그 다음을 엮어 나가고 싶다. 2시간이 아니라 일상을 충만하게 해 나간다. 2시간과 일상이 밀물고 썰물이 되어 하나의 파도가 되는 시간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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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5일 목요일


어김없이 찾아온 새벽이다. 새벽은 혼자 깨우지 않는다. 같은 곳을 보아주는 동행자가 있어 더욱 소중한 시간이다. 국내에 나와 있는 MUNARI의 책을 모두 주문했었다. 그 중 한 권은 그림책이다. MUNARI씨가 아이들을 위해 그린 그림책... 그 그림책을 아내에게 선물한다. 오늘 새벽은 "예술가와 디자이너"라는 책을 시작한다. 지금 첫 작품을 위한 실마리가 들어있을 듯하다.


조금씩 마음이 급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졸업 작품전은 올해 5,6월...반년 안에 세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 동기들은 하나같이 자유로운 직업 혹은 백수, 백조라 시간적인 면에서 나보다 윤택하다. 끝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다. 한번에 한걸음이다. 디자인은 생각 값이라 했다.


오늘의 첫번째 일......고객의 입찰 사양을 들여다 본다. 물론 사양에 대한 검토는 기술 부서가 하지만 입찰의 키포인트가 될 내용에 대해서는 검토회에 같이 참여하여 내용을 검토한다. 불명확한 점이 언제나 말썽이다. 면밀하게 검토가 필요하다.


두번째 일......입찰 자료를 완성한다. 결국 보는 사람들이 이해하는 자료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바로 그것을 가지고 있는가가 보여야한다. 그래서 생각한다. 내용은 둘째 치고 글자크기는 16포인트 이상이 좋다고... ㅋ


세번째 일.....설계 변경에 따른 가격 변동에 고객이 불만을 표출한다. "왜 이리 비싸냐?" 결국 고객은 우리가 준비한 논리와 자료로 비싸지 않다는 것을 납득하게 될 것이다. ("이해"가 아니라 "납득"이다.)


가격이다. 가격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격에 관한 이야기인가? 가격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가격이 아니라 가치에 관한 이야기이다.단군의 후예 프로젝트의 가격은 얼마일까? 아니 가치는 얼마일까? 왜 일정 인원 이상의 사람들이 녹녹치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지원하는 것일까? 어떤 가치를 찾고 있는가?


"세속의 철학자들"에서 경제학은 세상을 이해하는 창이다. 경제가 우리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 이후로 많은 경제학자들이 가치에 대해서 논했다. 그리고 그 논의는 계속 되고 있다. 어떤 이는 가치를 노동에서 찾았고 어떤 이는 시장에서 찾았으며 어떤 이는 욕망에서 찾았다. 나에게도 가치의 문제는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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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6 23:40:36 *.206.92.188

<Ganadi 012>

하고 싶었던 두가지 일을 하고 싶었던 바와 같이 행했다. 한가지는 어떻게 되었을까? 긴급한 일에 밀렸다. 같은 팀의 과장님이 갑작스럽게 입원했다. 어서 완쾌되길 빌지만 당분간 출근은 힘들 듯 하다. 한 문장이 떠 오른다. 


그리고 고객... 이 단어가 영업의 단면을 보여준다.


내가 만약 총무 담당이라면, "그리고 유지과 관리..."라는 단어가 남을 것이요,

내가 구매부 소속이라면 "그리고 납품과 단가"라는 단어가 마지막까지 타다 남을 것이다.


모든 불가능한 사유를 다 내뱉고서도 남아있는 단어 하나가 우리의 일을 말해 준다.


담당자가 입원을 하더라도 고객 대응은 이루어진다. 과장님이 담당하던 업무 중 긴급히 대응할 업무를 대신한다. 일본 주재원들의 환영회가 있었던지라 술까지 꽤 마신 상태에서 회사로 들어온다. 아직까지 몇몇은 퇴근하지 않고 있다. 그의 컴퓨터를 켜고 필요한 파일들을 찾아본다. 가격 품의 자료의 작성...숫자 정리...나의 필살기가 아니다. 시간은 어느새 11시...


집에는 갓 결혼한 아내가 기다리고 있고 술은 아직 덜 깨어있다. 체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 그런데도 왜 남아 다른 이의 일을 대신 맡아 하고 있는가? 한번 일을 펑크 낸다고 크게 문제가 되나? 무엇을 증명해야 하나? 누구한테 잘 보여야 하나? 도대체 왜일까?


내 일을 다 태워내고 남아 있을 한 귀퉁이의 작은 글자 하나...."그리고 고객"이라는 내 일의 본질...그 때문이다. 




(사실, 나에게 일을 많이 가르쳐 줬던 나의 두번째 상사는 영업에 대해서 "안으로는 앞으로 돈을 이만큼 가져 온다는 비전을 보여주는 사람이고 밖으로는 회사에 돈을 가져 오는 사람"이라고 가르쳤다. 그렇다면 영업은 "그리고 돈"인 것일까? ㅋㅋ)


- MUNARI "디자인이 디자인을 낳다. "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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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7 21:35:39 *.206.92.188

<Ganadi 013 : 12.01/7>

 

어김없이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는다. '디자인이 디자인을 낳다' 밑줄 그어가며 두번째 읽고 있다.

 

오후 들어 작업실로 향한다. 작업이 목적이 아니다.

이사를 위해서다.

 

2010년의 어느날...나는 회사 옥상에 올라 주변의 건물들을 샅샅히 눈에 넣고 있었다. 작업실을 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터넷도 열심히 뒤졌다. 아예 작업실에 먹고 자며 출퇴근할 맘까지 먹었다. 그렇게 이틀을 보내고 목공 카페의 글이 내 앞에 펼쳐졌다. 집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의 개인 작업실...

 

그렇게 새로운 길이 열리고 나는 거기서 매일 새벽 두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일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왔다. 이제 그 작업실이 이사를 간다. 작업실 내의 짐은 이미 꼼꼼이 쌓여져 있다. 작업실 앞집으로 향한다. 그곳에 지난 일년간 자연스럽게 건조되고 있는 원목들이 있다. 그 원목과 관계된 일은 모두 칼 융이 애기한 "동시성"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마당에 놓여있는 지름 500mm 이상의 원목 나무들... 그간의 시간을 새록새록 새기며 거듭나고 있다.

 

wonmock1.jpg  wonmock2.jpg

  

이 작업실에서 수많은 일이 일어났다. 천복을 발견하고 느끼고 기뻐하고 경이로워했다. 고동치는 가슴에 어쩔 줄 몰라했다. 그랬기에 때로는 분노하고 울기도 했다. 이제 그런 이 작업실이 이사를 간다. 하나의 문이 닫히며 새로운 문이 열릴려고 한다. 차분히, 조용히 바위 같이 단순하게, 끈기있게, 깊게 머무르는 시절의 문이 열린다.

 

내일이 되면 이 나무들은 다시 새로운 곳에서 제 역활을 다 할 것이다.

 

<Pre-Ganadi : 12.01/08>

 

5시 30분... 이불 속에서 좀 더 꼼지락 거리고 싶은 마음을 떨쳐내고 일어나 책상으로 향한다. 오늘 이미 읽고 있던 책을 마무리 한다. 이 책 저자와 마음에 들었던 글들을 정리한다. 그리고 내가 이 저자라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오전 중 이 저자의 다른 책 "예술가와 디자이너"를 읽어 나간다. 기대가 많이 되는 책이다.

 

1시... 나무 원목을 이미 예약한 용달차 두대에 나누어 싣는다. 오랜만에 목공 사부의 공방으로 향한다. 이 중 일부는 겨울을 나는 뗄감으로 일부는 좀 더 시간을 먹은 뒤 작품으로 태어날 것이다. 오랜만에 목공 사부와 애기를 나눈다. 작년 말부터 더 이상 목선반을 직접 가르치시지는 않는다. 작품에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사부의 공방에서 작품과 나무향을 들이 마신 뒤 집으로 돌아온다.

 

오늘 하루를 아내에게 즐겁게 애기한다. 작업실 이사와 나무 원목 정리 때문에 꽤 신경 쓰였으리라... 그것들이 어떻게 즐거운 일이 되었는지 새록새록 애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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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8 22:47:37 *.206.92.188

<Ganadi 014 : 12.01/8>

 

꽤나 늦잠을 잦다. 어느새 아침해가 떠 있다. 오늘은 혼자 일어나는 날... 서둘러 책을 펼친다. 읽어 나가는 도중에 첫번째 안 보이는 것들이 아직 보이지는 않는다. 책을 읽다 Bruno munari 가 활동했던 시절의 시대적 배경에 관심을 가진다. 그 시절 디자인 업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정든 원목들을 떠나보내고 논현동 가구 거리로 향했다. 시간이 어중간하여 목공 사부님은 1월 말에 찾아뵙기로 했다. 한샘 옆에 리바트 스타일 샵이 들어서 있다.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샅샅히 둘려본다. 그리고 발걸음을 더 플레이스샵으로 향한다. 그리고 건너편 수입 가구점으로, 다시 디자인 가구점을 둘러본다.

 

무엇을 어떻게 진열했는지, 점원들은 어떻게 고객을 응대하는지, 누가 누구와 함께 왜 오는지, 상담은 어떻게 하는지 눈과 귀를 기울여 본다. 중요한 점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다. 올해에 이 업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하나의 트렌드를 낳을 것이다. 눈 여겨 지켜본다.

 

다른 가구점을 둘려보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는 데 우연히 같은 회사 직원분을 만났다. 이제 곧 결혼이라 가구를 둘러보러 오셨다고 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MDF의 나쁜 점을 침 튀겨가며 설명한다. 건너편에 있던 최근에 급성장한 가구 브랜드를 가보라고 권한다. 그 분이 성우씨는 어떤 가구 브랜드를 샀냐고 물어본다. (음...내가 만들었다고 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매장들이지만 속을 자세히 보면 각 가게마다 특징이 있다. 어떤 가게는 두꺼운 슬리퍼 신으시고 배나온 아저씨가 '안 살거면 들어오지마'라는 자세로 앉자 있다. 어떤 가게는 발렛 파킹 이라고 쓴 간판 아래 종업원이 차를 유도하고 있다. 어느 가게에 가니 '옆 가게는 직원들이 인사하는데 우리는 안 하는 것 같아'라며 직원들을 질책하는 분이 보인다. 어느 매장은 직원이 일층부터 오층까지 졸졸 뒤를 따른다. 또한 어느 매장에서는 젊은 직원이 적극적으로 나를 유도한다.

 

더 지켜보고 경험해 볼 일이다.

그런데 기억에 남는 매장, 기억에 남는 직원이 있었는가? 제품이 아니라...

 

※ MUNARI 책을 닥치는 대로 구입했다. 그 중에 유일하게 그림책이 하나 있다. 동물원이다. 감탄을 자아내는 그림이 있다. 어떤 디자인이 들어가 있는지 왜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감각적으로 다가온다. 그림을 좋아하는 아내에게 선물하니 무척 기뻐한다. 내가 좋아하는 그 무언가에 같이 기뻐하고 좋아하는 이와 같이 한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munari picture book.jpg

 

<Pre-Ganadi 015 : 12.01/09>

 

아내를 살며시 부른다. 새벽 5시 30분... 아내는 예전 집에서 자신이 새벽에 하고 보고 싶은 책을 가져왔다. 책상에 앉자 오늘의 새벽을 연다. 디자인이 디자인을 낳는다 를 오늘은 마무리 짖느다. 이 책에서 디자인의 방법론을 확실히 마음에 담는다.

 

회사 출근 후 첫번째 일...이번주는 입찰이 주된 업무다. 심의 자료의 사내 협의를 진행한다. 나는 알지만 주위는 모르는 것, 주위는 알지만 나는 모르는 것, 나도 주위도 모르는 것...그것을 발견한다.

 

두번째 일...신규 아이템의 Feed back, 이번주에 있을 기술 프리젠테이션에 앞서 고객의 Needs, 나아가서는 Wants를 발견해 내야 한다.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통해 알 수 있는 일이다.

 

세번째 일...저 멀리 유럽에서 돈 받을 일이 있다. 일년이 넘게 걸린 일이다. 꽤 많은 공수가 투입되었다. 고객사 담당자 너머의 팀장한테까지 계약서 자료를 보내고 긴긴 메일을 보내고 나서야 작년 12월 말 고객사 내 승인이 떨어졌는데 송금되었다는 소식이 감감무소식이다. 이렇게 배웠다. '물건을 팔았다고 영업이 아니다. 돈이 들어와야 영업이다.'

 

저녁...오늘은 아내와 함께 특별한 분을 만난다. 유쾌하고 값지고 감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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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0 06:40:14 *.206.92.188

<Ganadi 015 : 12.01/9>

 

처칠.jpg

 

한 장의 사진이 많은 것을 애기해 줄 수 있다. 위의 처칠 사진은 처칠이라는 인물을 가장 잘 표현한 카쉬(Karsh)의 '으르렁거리는 사자'라는 작품이다.

 

Bruno Munari 역시 수많은 경력과 수식어가 붙어 다니지만 사진 몇 장이 그를 말해준다. 적어도 나에게는...

 

 

munari1.jpg

 

bruno_munari1.gif

 

<Ganadi 016 : 12.01/10>

 

새벽 수련은 부루노 무나리의 디자인이 디자인을 낳는다. 두번 읽기 및 무나리의 사진 감상...사진에서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 누가 찍었을까? 어디서 왜 찍었을까? 디터 람스 역시 특이한 사진을 연속적으로 찍어 왔다. 그들이 나타내고자 하는 유희(?)는 무엇일까?

 

첫번째 일...프리젠테이션에 대비한 정보 파악이 쉽지 않다. 믿었던 두군데에서 파악이 힘들다고 한다. 어느 책에서 정보 수집은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되는 일이라 한다. 갑작스런 이벤트이기도 하지만 이 아이템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다. 다른 관점에 서 있는 한 사람을 만날 것이다.

 

두번째 일, 세번째 일...이 일들은 대외비라...ㅋㅋㅋ

 

 

의뢰 받은 일이 있건만 작업실이 이사 후 짐도 못 풀었다. 졸업 작품의 1:1 목업은 커녕 디자인 스케치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가구 학교 동기들 중에 유일하게 백수가 아닌 나... 동기들이 특별히(?) 나를 위해 요일을 정해 학교에 남아 주겠다고 한다. (혼자서는 학교 작업실을 출입할 수 없다.)  졸업 작품, 의뢰 받은 물건, 미완의 선물... 조용히, 약속은 적게 올해 상반기 스케줄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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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1 22:27:43 *.136.209.2

<Ganadi 016 : 12.01/10>

 

분명....

 

분명히 "단군의 후예"와 "회사일" 사이에는 상관 관계가 있다.

 

마치 달의 차고 기울기와 파도의 세기와 같이....

 

한참 일정하던 일들이 단군의 후예만 시작하면 일 양이 많아진다.

 

갑자기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기거나 입찰이 늘어나거나... - -;;;; 

 

아직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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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2 22:25:45 *.206.92.188

<Ganadi 017 : 12.01/11>


그의 책을 키보드로 호흡하기...


p8...낳으면서도 낳은 것을 소유하지 않고, 지으면서도 지은 것을 내 뜻대로 만들지 않고, 자라게 하면서도 자라는 것을 지배하지 않네...노자


p9...데카르트 방법론 4원칙, 첫째, 명백한 진실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주 신중해야 하며, 속단하거나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자신의 이성을 통해 확실하고도 명료하게 터득한 것을 제외하고는 어떤 것도 판단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 둘째, 더 나은 해결을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문제를 필요한 만큼 작은 부부으로 나누어 생각한다. 세째, 복잡한 문제를 이해할 때까지 순서에 맞게 점진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이끌어 낸다. 가장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한다. 어느 쪽이 먼저인지 알 수 없을 때에도 순서를 생각한다. 넷째, 어떤 경우든지 하나씩 열거하면서 완벽하게 재검토한다. 그리하여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고 확실할 수 있어야 한다. 르네 데카르트(1637)


-> 노자와 데카르트...두 글을 두고 비교할 수 없다. 무슨 뜻인지도 감히 알 수 없다. 감히 추측하자면 이와 같이 아니할까? 그릇이 있다. 이 그릇은 원래의 용도, 즉 무언가를 담기 위해서 만들어져야 한다. 따라서 데카르트의 방법론을 따른다. 어떤 재질이 좋을까? 그 누가 만져도 안전할까? 조형상 아름다운가? 이전에 비슷한 물건이 있지는 않았는가? 그릇으로서의 (기초적) 보편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착실히 하나하나 따라간다. 그리하여 그릇이 실제로 완성된다. 하지만 만든 이는 알지 못 한다. 그 그릇을 쓰는 이에 따라서 그 그릇이 어떤 쓰임에 쓰일지... 어느 가정에 도착한 그릇은 음식을 담는 그릇이 될 수 있으나 그 집 중학생 아들 녀석에게는 뱅글뱅글 돌리는 장남감일수도 있다. 혹은 어느 미술 작가에게 주어져 바닥에 그림이 그려진 작품이 될 수 있다. 그리하여 데카르트의 방법론에 따라 철저히 그 용도에 맞게 만들어진 그릇은 그 사용자에 의해 철저히 변용될 수 있다. 그것을 말하는 것일까?


p12...디자인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것, 즉 사물을 만들거나 인식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라는 자율적 의미도 담고 있다.

-> 가구학교 교수님은 디자인의 값은 '생각 값'이라 했다. 생각하는 것...그래서 사람을 알아야 한다했다. 생각과 행동이 따로일 수 없다. 그러기에 디자인이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상을 반영하는 시대의 척도가 되는 것일까? 디자인을 만드는 이는 생각하고 행동하고 디자인을 수용하는 이는 느낀다. 생각과 행동과 느낌...이 것은 잘 살아가는 요소들이다. 디자인은 가슴 뛰게 Living에 life를 새기며 살아가는 것...그 자체가 아닌가?


p13...호화로움이란 본질에 대한 겉치레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호화로움은 다른 이들을 얕보려는 자에게는 일종의 필수품이다. 교양 있는 사람이라면 호화로움이 허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겠지만 무지한 사람은 그것을 칭송하고 심지어 부러워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무지한 사람의 찬사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까지 있으니 바보라고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사실 호화로움은 어리석음의 표현이다. 예를 들어 금으로 만든 수도꼭지가 무슨 도움이 될까? 만일 이 수도꼭지에서 오염된 물이 나온다면 오히려 그 비용으로 정수기를 설치하고 수도꼭지는 평범한 것으로 달아두는 편이 현명하지 않을까? 결국 호화로움이란 값비싼 재료를 낭비할 뿐이며 기능을 개선하는 데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이다. 한마디로 바보들이나 할 짓이다.

-> '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이라는 책에서는 지은이는 비트 안에서 조용히 몇개월을 살아보라고 권한다. 실제로 그는 호랑이를 기다리며 시베리아의 겨울을 비트 안에서 난다. 그 안에서 그는 본질과 비본질의 차이를 깨닫게 된다고 고한다. 그와 같은 관점에서 호화로움은 바보나 할 짓이다. 하지만 '로빈슨 크루소의 사치'라는 책을 들여다 보면 비축하고 소비하는 것이 바로 인간인 것을 발견한다. 로빈슨 크루소의 세월은 비축의 세월이다. 그 비축 속에서 호화로움이 태어난다. 바보나 하는 짓임에도 우리는 기꺼이 바보가 된다. 지은이가 호화로움을 아예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는 이렇게 애기한다. '호화로움은 디자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p18...디자인 방법이란 경험에 따라 논리적으로 순서가 정해진 일련의 작업을 말한다. 그 목적은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얻는데 있다......디자인 방법론에서 일련의 작업은 객관적 가치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객관적 가치는 창의적인 디자이너의 손안에 있을 때 비로소 유효한 수단이 된다. 그렇다면 객관적 가치는 어떻게 인정될까? 객관적 가치란 모든 사람에게 그렇다고 인정되는 가치를 말한다. 예를 들어 내가 "노랑과 파랑을 섞으면 초록이 된다."라고 말하면서 그런 혼합은 템페라로 하든, 오일이나 아크릴 물감으로 하든, 파스텔이나 펠트펜으로 하든 다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고 하자. 이것은 객관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초록은 빨강과 갈색을 혼합한 색이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때 만들어진 색은 어둡고 탁한 빨강이기 때문이다. 혹시 어느 고집쟁이가 "내가 볼 때는 이것이 초록이요"라고 우길지도 모르겠으나, 그것은 단지 그의 생각일 뿐, 다른 모두에게 해당되지는 않는다.

-> 보편적 가치를 가지는 것은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필요 조건이다. 앉을 수 없는 의자는 보편적 가치를 상실하였기에 예술품은 될지언정 디자인품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교수님은 '기초적(!) 보편적 가치'를 가져야 한다. 기초적 보편적 가치...보편적 가치와 기초적 보편적 가치...기초적...기초적...


p20...디자이너에게 디자인 방법은 절대적인 것도 결정적인 것도 아니며,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다른 객관적 가치가 존재한다면 언제라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행위는 디자이너의 창의력으로 이어지며, 디자이너는 그 안에서 응용 방법을 찾을 뿐만 아니라 좀 더 나은 개선 방법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p21...인테리어 분야에서는 일반 대중의 기호나 유행을 의식한 '아이디어'가 과도하게 표출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렇게 되면 그것은 이미 디자인이 아니라 스타일링에 대한 이야기가 되고 만다.

-> 디자인은 생각과 행동이지 하나하나의 경향성이 모여 만들어지는 스타일과 패션이 아니다.


p36...대표적인 디자인 방법론 교재와 저자를 소개하면, M.아시모프 M.Asimow의 <디자인 개론>, S.A Gregory의 <디자인 방법론>, J.C.Jones의 <체계적 디자인 방법론>, B.Archer의 <디자이너를 위한 체계적 방법론>이 있다......아처는 "디자인 문제는 필요성 때문에 생긴다."라고 말했다.


P (Problem)

p39...디자인 방법에 있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문제 그 자체를 정의하는 일이다. 아처는 "많은 디자이너들은 클라이언트가 문제의 핵심을 충분히 파악한 상태에서 의뢰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충분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는 나중에 디자이너가 작업해야 하는 범위를 규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문제가 '조명기구'라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이 조명기구가 탁상용인지 벽걸이용인지, 서재용인지 거실용인지, 주간용인지, 야간용인지 하는 식으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책정된 가격 범위 내에서 백화점에 납품되는 것인지, 조립식이나 접이식이 좋을지, 광도 자동조절장치의 부착 여부 등도 정해야 한다.......얻으려는 해결 방법의 종류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시적 해결인지, 최종적 해결인지, 상업적 해결인지, 유행을 타지 않는 영구적 해결인지, 기술적 해결인지, 단순하고도 효율적인 해결인지 등을 말한다.

-> 이건...이것은 회사에서 배운 문제 해결 방법과 같은데...--;;;


DP (Definition of Problem)

p43...어떤 문제라도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들로 세분화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디자인 작업이 한결 수월해진다. 하위 문제로 드러나지 않았던 작은 문제들을 규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테고리별로 문제들을 세분화한 후(이 시점부터 창의력이 개입하고 '아이디어를 위한 아이디어'를 찾아내려는 생각은 포기하게 된다.), 소재 특성, 심리학, 에르고노믹스(ergonomics), 구조, 경제성, 그리고 최종적으로 조형성 등 개별 문제들을 점검하고 일관성 있게 재구성한다. '아름다움은 정교함의 결과'라는 일본식 규율이 있다.

-> 한국식 아름다움의 정의는 무엇일까? 구수한 큰 맛...그것 안에 있으면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CP (Components of Problem)

p45.....복합적인 것과 복잡한 것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복합성'에 대해 정의할 필요가 있다. 아브라함 몰르(Abraham Moles, 1920-1992, 전기공학 엔지니어 겸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이며 미학과 정보 이론을 접목시킨 연구로 유명하다 - 옮긴이)는 "구성하고 요소가 많고 다른 분야들과 관련이 있을 때 그 제품은 복잡해진다. 반면 수많은 요소들이 있더라도 아주 작은 단위들로 분류할 수 있는 경우 그 제품은 복합적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예컨대 자동차는 복잡한 것이고, 컴퓨터는 복합적인 것이다......아처는 "디자인 문제는 많은 하위 문제들의 집합체다. 이 하위 문제들은 문제 해결의 배경과 기회가 된다."라고 말했다. 하위 문제는 저마다 최상의 해결 방법이 있는데 그 해결 방법은 다른 것들과 상충될 수도 있다. 디자이너의 업무 중 가장 어려운 일은 총체적 기획 아래에서 다양한 해결 방법들을 조율하는 것이다.


<Pre-Ganadi 018 : 12.01/13>


일이 좀 많아지고 있다. 조금씩 피로도 쌓이지만 이 새벽 만큼은 머리가 맑다. 가슴을 무찔러 온 책의 글귀들을 정리하면 내 느낌과 생각도 정리해 나간다. 키보드로 호흡하며 들이마신 책의 내용은 눈으로 읽었을 때마다 확연히 더 나 속에 들어찬다.


첫번째 일....우리는 왜 이 아이템을, 이 비지니스를 해야 하는 것일까? 사내 경영층 보고...사장님의 질문은 언제나 하나다. "되는 거니? 안 되는 거니?"


두번째, 세번째 일.....커뮤니케이션, 대외비


하루가 저문다. 날씨는 여전히 춥다. 이런 날은 아내와 늘 가는 술집에서 오뎅탕이 쵝오... 일주일간 있었던 일들을 두런두런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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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4 16:10:29 *.206.92.188

<Ganadi 018 : 12.01/13>


CD (Collection of Data)

p47...어떤 결과를 내든지 우선은 자료를 갖춰두는 것이 좋다. 혹시 나보다 먼저 동일한 것을 생각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기획중인 조명기구가 이미 출시되었는지를 조사하지 않고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러다 보면 자칫 시안이 채택되지 못하고 사장될 수도 있다. 중복되는 제품이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는 제품을 제외시키다 보면 최종적으로 유용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 그런 후에 다음과 같이 문제의 각 구성요소에 대한 개별 데이터를 조사하나다. -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전구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 조광기의 종류는? - 스위치의 종류는? - 기타 등등


AD(Analysis of Data)


p49...기술적으로는 잘 해결되었지만 무의미한 미적 요소가 더해진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렇게 해야만 시장에서 받아들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단순한 외부 장식에 불과한 미적 요소는 배제하고 기술적 가치만 고려한다. 그리고 수집된 조명기구 샘플을 분석해 결점을 찾아낸다. 미적인 조형성 평가는 잠시 유보하고 결점을 밝혀내는 것이다......모든 데이터를 분석하면 합리적인 조명기구 디자인을 위해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한 힌트와 소재나 기술, 비용 등의 방향 설정에 참고할 만한 지침을 얻을 수 있다.

->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은 보편적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의 핵심


C(Creativity)


p51......이 같은 직관적 아이디어를 대신하는 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직관적 아이디어는 예술적,낭만적 문제 해결 방법에 그친다는 점을 유념하자. 창의력은 아이디어보다 디자이너 자신의 방법론에 따라 실행하게 된다. 아이디어는 공상으로 연결되고 기술, 소재 또는 경제적 측면에서 실현 불가능한 해결 방법을 제안할 수도 있지만 창의력은 데이터나 하위 문제 분석을 통해 얻은 문제의 한계 내에서 지속적으로 표출된다.

-> 창의력은 데이터나 하위 문제 분석을 통해 얻은 문제의 한계 내에서 지속으로 표출된다........ 


MT(Material and Technology)


P55...소재나 기술의 실험, 나아가 도구의 실험은 오직 한 가지 용도만 생각해 왔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롭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 (Experimentation)


p57...실험을 통해 견본이나 시제품, 관련 정보 등을 얻을 수 있고, 특정한 목적을 위해 새로운 사용법을 보여주는 모형을 만들 수 있다. 이 새로운 사용법은 일부 하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나아가 총체적인 해결 방법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이어그램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아직 스케치나 렌더링 같은 해결 방법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않고 있다. 디자인의 대상이 어떤 형태가 될지 아직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범할 수 있는 오류의 범위가 아주 작다는 점은 확실하다.


M (Modeling)


p59...이 시점부터 데이터의 관계를 정의하고 하위 문제를 정리하여, 모형을 만들기 위한 스케치와 렌더링을 시작할 수 있다. 축척이나 실물 크기의 렌더링은 두 가지 이상의 하위 문제를 연결시킨 세부적 해결 방법을 제시해 준다....


V (Verification)


그런데 여기서 하나 또는 여러 개의 모형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작동되는 모형을 미래의 사용자들에게 보이고 문제점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들어본다.

 그 의견을 바탕으로 모형의 수정 여부를 검토한다. 비판은 객관적 가치를 지녀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15세기 양식뿐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의견은 너무 개인적인 취향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스위치가 너무 작다."라는 지적인 있다면 스위치를 크게 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검토하고, 그것이 제품화되었을 때 적정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지 비용 문제를 확인한다. 이러한 배후의 데이터를 토대로 프로토 타입을 제작하기 위해 정확한 치수와 필요한 지시를 기입한다. 이렇게 해서 축척 또는 실물 크기로 설계도를 작성하게 된다.


CD(Constructive Design)


p61...설계도는 프로토 타입을 제작하는 데 유용한 모든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알기 쉽고 판독이 가능하도록 그려야 하며, 세부적인 것까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설계도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완성품과 흡사한 소재로 동일한 특성을 부여한 실물 크기의 모형을 만들어 설명하면 무엇을 만들려고 하는지 잘 이해시킬 수 있다.


S (Solution) 


p61...지금까지 여러 쪽에 걸쳐 그려놓은 디자인 프로세스 다이어그램은 완벽한 것도 아니고 유일하고 절대적인 것도 아니다. 단지 그동안의 경험에 따라 작성된 일종의 도표일 뿐이다......그러나 누군가가 작업 순서를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객관적으로 제안한다면 그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 디자이너는 언제라도 자신의생각을 변경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방식이야말로 하나의 작업데 대한 방법론을 구축하는 데 창조적으로 기여할게 될 것이다. 요컨대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디자인 방법을 내 경우에 적용시켜 보자. ^ ^


P  (Problem)  : 쇠고기 무우국

DP (Definition of Problem) : 아내를 위해 쇠고기 무우국을 만든다.

CP (Components of Problem) : 국거리 쇠고기 무우국, 양파, 마늘, 대파, 무우 등을 준비한다.

CD (Collection of Data) : 이미 누군가 만든 적이 있을까?

AD (Analysis of Data) : 있다면 어떤 식으로 했을까? 그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C (Creativity) : 어떤 요리 방법이 좋을까?

MT (Material and Technology) : 쇠고기 종류는? 어떤 냄비를 사용할까? 불은?

E (Experimentation): 맛을 본다.

M (Modeling): 최종 맛과 분량을 정한다.

V (Verification) : 3인분으로 양도 적당하고 맛도 있다. (내가 2인분을 먹는다.)

CD (Constructive Design) : 디자인 설계도 

S (Soluction) : 국을 완성하고 아내가 어여 퇴근하기를 기다린다. 아내의 칭찬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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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4 23:43:49 *.206.92.188

<Ganadi 019 : 12.01/14>

 

p102...디자이너가 다양한 관점에서 생산 제품의 장단점을 찾아낼 수 있고 그것의 분석 방법을 숙지하고 있다면 아주 효과적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은 사물을 대할 때, 그것이 마음에 든다 또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극것이 무엇과 닮았느냐고 물어보면, 가령 바이올린을 앞에 두고 "말린 돼지고기 넓적다리같이 생겼네"라고 답할지 모른다. 사물을 보고, 관찰하고, 분석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다. 전자는 개인적인 기호나 취향이고 후자는 이미 알고 있는 것과의 유사점을 찾는 경우다.

 

디자이너가 사물이 존재하는 이유를 이해하려고 한다면 가능한 한 모든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 이는 개인적인 관점뿐만 아니라 기능성, 조작성, 색깔, 형태, 소재 등 개관적 가치에 근거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객관적인 평가에 따라 검증하고, 결과의 옳고 그름을 검토해야 하는 것이다.

 

-> 가구학교의 지난 일년이 이런 분석 아닌 분석의 연속이었다. 당체 어떻게 동기의 작품을 보고, 관찰하고, 분석해야 하는지 알지 못 한다. 반발한다. 논쟁한다. 하지만 결론은 없다. 교수님은 그런 과정을 그대로 내버려 두셨다. 흘러가게 두신 것이다. 지금 우리의 레벨은 어떤가?

 

p107......조형성(Aesthetics) : 모든 부분들이 일관성 있게 만들어져 하나의 제품을 이루고 있는가?

 

p109.......디자인이라는 말을 다시 정의하면, 필요한 기능에 어울리는 제품을 올바르게 생산하는 일을 뜻한다. 이런 제품들은 이미 존재해 왔고, 꾸준히 생산되고 있으며, 새로운 소재와 기술이 적용되면서 더욱 개선되고 있다. 여기서 이런 제품이란 가정이나 일터에서 쓰이는 일상 용품을 말한다. 사람들은 왜 일상용품을 사려고 할까? 유행을 타지 않고, 신분의 상징도 아니며, 쓸모가 있지만 비싸지 않고, 누구에게나 다가가는 물건이기 때문인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p124.....사물에 대해 그것이 아름다운지 추한지, 또는 좋은지 나쁜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주의 깊게 관찰하는 습성이 생기면 완벽한 디자인 정신이 형성된다.

 

p132......단순화란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기능과 관련이 없는 요소들을 제외하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데, 생산비를 줄이고 작업 시간과 조립, 마무리 등의 과정을 단축시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여러 가지 문제를 하나의 해결 방법으로 풀어 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단순화는 쉽지 않은 작업이며, 풍부한 창의력이 요구된다. 그에 비해 복잡화는 아주 간단하다. 생각나는 대로 머리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모두 덧붙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 말한다. 이런 거라면 나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말은 다시 할 수 있다는 뜻일 뿐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더 먼저 했을테니 말이다. (단순화의 사례 : 미하엘 토네트의 의자 no.14)

 

p140......형태의 일관성 : 단일 제품 또는 제품의 시리즈를 디자인할 때 부분과 전체에 대한 형태의 일관성을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일관성은 동일 요소를 사용하는 것에 기초를 둔다. 형태와 크기가 모두 같은 모듈 구조체가 그렇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요소를 '동형'(isomorfo)이라고 한다.  이렇게 모듈화된 요소는 여러 가지 조합과 변형을 만들어낼 수 있다.

 

책장처럼 크기는 달라도 형태가 비슷하기 때문에 조립하여 벽에 설치할 수 있는 것은 '유형'의 요소다. 크기가 다른 일련의 볼트도 유형의 예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나무에 있는 잎이라도 엄밀히 말해 조금씩 다르지만 형태가 가진 비례를 보면 동일한 '속'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를 '근형'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일관성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제품 디자인의 경우는 포크, 나이프, 스푼 등으로 이루어진 식사 도구 세트가 그렇고, 시각 디자인의 경우는 대문자, 소문자, 숫자, 이탤릭체, 볼드체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알파벳 기호 체계가 그렇다. (예 :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주의 심벌마크)

 

 p153......이 사진의 면도기는 수년간 생산된 모델로, 리디자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량되었다. 이 모델의 특징은 숫자가 적힌 링을 돌려 가면서 면도날의 경사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효율성은 좋아졌지만, 그에 반한 단순성은 상실되었다. 즉, 기능에 비해 형태가 복잡해진 것이다.

-> 이 사진의 면도기는 내가 어릴 적 아버지가 쓰시던 면도기다. 내가 얼마나 맘에 들었던지...아버지의 신기한 라이타, 시계 등은 모두 내 손에서 망가져 나갔다.

 

p158......고대 면도기에서 시작되었던 리디자인 과정을 되짚어보면, 구성요소를 분석해 필요한 부분은 개량하고 쓸데없는 부분은 제거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p159......요컨대 진보란 단순화시킬 때 가능한 일이지, 복잡해질 때 가능한 일이 아니다.

 

p168......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공간과 인간 사이의 상관성이다. 이것은 근접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통해 광범위하게 연구되고 있다. 근접학에 따르면 아주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불안과 노이로제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공간을 처음부터 벽체나 파티션을 막지 않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열린 상태로 둔 다음, 기능적인 사용 방법은 차후에 찾기로 했다. 천장의 시야가 넓으면 좁은 공간에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p190......무엇을 기획하든 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대상 제품에 대한 철저한 이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 부분적, 전체적으로 유사한 기능의 제품이 있는가? 2층 침대의 종류는? 가격은?  어떤 편의 장치가 포함되어 있는가? 책상은 몇 개이며, 사이즈는 어느 정도인가? 서서 작업할 때 높이 조절이 가능한가? 그림을 그릴 때 상판을 기울일 수 있는가? 책꽂이 선반은 몇 개나 있는가? 점유 면적은? 분해, 조립은 가능한가? 등 각 기능별 데이터를 조사해야 한다.

 

p208......제시된 문제는 적당한 밝기의 거실용 조명등을 디지인하라는 것이다. 기능성과 함께 장식성(모두에게 호감을 줄 수 있고, 자연스럽고 논리적인 형태이며, 예술의 응용이 아닌)을 고려해야 한다.

-> 예술의 응용이 아니어야 한다.? ? ?

 

p212......수직적 리듬, 수평적 리듬

 

p218......이 실험의 목적은 텍스트를 제외한, 책의 소재가 시각 언어로 활용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조사하는 것이다. 즉, 책을 만드는 편집 수단과 도구만으로 시각적, 촉각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쇄된 언어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물로서, 책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무엇을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의 문제다.

 

 p222.....페이지를 넘긴다는 것은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행위로서, 결국은 시각적, 시간적 리듬과 관련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p236......어린이는 모든 감각기관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이 물건이 '책'이라는 사물이고, 그 속에 여러 정보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자연사, 공상과학, 체조, 기하학 책이 있고, 발명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색채 공부는 물론.....마치 라이너스의 담요처럼 부드럽고 정이 가득 담긴 물건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p246......인간의 뇌는 컴퓨터처럼 일생의 모든 것을 기억한다. 나이가 몇 살이든 상관없이 모르는 것에 직면하면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이미 알고 있는 것들과 연관지으려고 한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데이터를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다면 한층 더 쉽게 살아갈 수 있고 필요할 때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창조적 인간이란 자신의 문제를 푸는 데 많은 전문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 완성된 인간을 말한다.

 

p272......모터사이클을 디자인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수백 가지 부품을 함께 디자인한다는 애기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디자인은 일련의 양산 부품 중에서 적합한 조합 방법을 찾아내 전체적인 일관성을 갖추게 만드는 것이다.......디자이너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정확한 선택과 일관성 있는 조율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부품이든 논리적 형태를 가지고 있으므로, 디자이너는 이 부품들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타당하고 조화를 이룬 전체가 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p298......왜 사람들은 도시에서 벗어나려고 할까? 무엇을 찾는 걸까? 어쩌면 다양성을 찾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시골에 가면 포플러 나무 옆에 벚나무가 있고 목초지 근처에는 수국이 피어 있기도 하다. 또 참피나무, 밤나무, 무화과나무도 보인다. 어디 그뿐인가?.....

 

p322...심리학자 에드워드 드 보노는......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중요한 것은 사물이 그렇게 존재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같은 사물이라도 여러 관점에서 검토할 수 있고, 하찮게 보이던 것이 다른 것보다 더 쓸모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한다. 그렇게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되던 사물을 놓고 다른 존재 가능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다는 것은 그 어떤 경우와 비교해도 가치 있는 행동이다. 나는 드 보노의 주장에 대해 이렇게 덧붙이고 싶다. 그것이 무엇으로 바뀔 수 있을지, 또는 그것이 무슨 도움을 주게 될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p331......이중 이미지는 주세페 아르침볼도가 활동하던 1500년대 이래 시각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자주 이용되어 왔다.....일본인 디자이너 후쿠다 시게오가 있다.

 

p337......지각의 변환 : 시지각 실험 중에, 인간의 눈이 어떤 방법으로 형태를 지각하고 이미지를 연결시켜 부분들을 통합하고 전체를 완성하는지에 대해 아주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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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5 23:07:23 *.206.92.188

<Ganadi 020 : 12.01/15>


그는 사업가다.

그는 스스로를 장사꾼이라 칭한다.

그는 나보다 젊지만 더 젊었던 시절에 단 몇백만원으로 지금의 자기 세계를 이루었다.

그리고 지금, 또 다른 자기 세계 하나를 더 만들려고 한다.


아내와 함께 그와 애기를 나누었다.

직장인의 은퇴와 그 후의 미래, 그리고 그가 보는 사회...


인연...
감사함...

꿈...


그가 꿈꾸는 자기 세계 한 곳에 내가 둥지를 틀고 있다.



<Pre-Ganadi 021 : 12.01/16>


새벽 기상... 아내가 깨울 때가 있다. 아내는 시크하다.살며시 핸드폰을 내쪽으로 던지고 자신은 피한다.

잠시 후...알람 폭탄이 터진다. --;;;

오늘 새벽은 무나리의 첫 책의 마무리를 짓는다. 내가 그라면 어떻게 썼을까?

내가 만든 물건을 그의 공식에 대입해 본다.


회사일은 연휴 전이라 분주하다. 더군다나 오늘은 중요한 날이다. 하나의 일을 마무리 짓는다. 차분히 견적서를 제출한다. 두번째...이번주에 돈 받을 일이 하나 있다. 견적서는 고객사에 제출했건만 고객사에서 내부 결제가 늦어지고 있다. 우짜동동 마무리 지을 것이다. 세번째...금요일 관계 부서의 대응이 늦어져 상세 원가 검토가 늦어진 건이 있다. 이 건은 앞으로 두 차례 더 설계 변경을 반영하여 견적을 낼 것이다. 첫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개발 과정에서의 대응은 시나리오가 중요하다.


어제 작업실 목선반 위치를 확인하면서 문제를 발견했다. 집진기에서 너무 가까운 위치에 목선반이 놓여졌다. 사람 두명 정도로는 꿈적도 안 할텐데... 높이는 맞을까? 자리가 맞지 않으면 수고스러운 일이 늘어난다. 상담에 들어간다.


Bruno Munari의 두번째 책을 시작한다. "예술가와 디자이너"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의문을 해결해 줄까? 지난 해에 공부했어야 할 내용들을 이제서야 뒤적거리는 듯 하여 마음이 바빠진다. (서둘지 말자...서둘지 말자...서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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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6 23:03:52 *.206.92.188

<Ganadi 021 : 12.01/16>

 

'내가 "디자인이 디자인을 낳는다."의 저자라면 어떻게 썼을까? '라고 묻기 전에 Bruno Munari가 활동했던 시대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왜 이 책을 쓰게 되었으며 왜 이 책이 아직까지 살아남아 내 곁에까지 왔는가에서부터 시작해보자.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lucifer22&logNo=120018873985 에서 lucifer22 님의 글을 찾아 인용해 본다.

(1970년대 디자인에 대해서는 한글로 검색하니 그다지 글이 없다.)

 

브루노 무나리, 그가 1971년에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은, 그 시대에 살았던 '예술가이자 디자이너'였던 그의 소명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바야흐로, 1960년에서 1970년대는 대량 생산을 위한 디자인 시대를 지나, 새로운 디자인을 갈구하는 세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세대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찾기 위해 끊임없는 실험을 했고, 그것을 파급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 때에 한쪽에서는 디자인의 원리, 원칙을 수호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들의 순수주의 디자인을 금욕주의로 몰아세우며 탈 디자인을 부르짖었다.

 

(새벽에 못 일어났다. 잠이 부족하다. 계속해서 완성시켜 나가는 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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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9 13:20:52 *.136.209.2

<Ganadi 022 : 12.01/17>

 

그것은 경험으로 다가왔다.

 

오늘도 어김없이 회사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 입구로 들어선다.

신분당선 양재역 8번 출구...

내가 하루를 보내기 위해 아침과 저녁 두번 반드시 지나는 통로...

 

1월 17일 저녁, 나는 매일 같이 밟고 다니던 계단이 무언가 다름을 알게 된다.

어제도 있었고, 오늘도 있고 내일도 그대로 있을 사각형의 시멘트

분명 무언가 다른다.

 

계단이 말을 걸어온 것이다. 연속적으로 일정한 가격으로 배치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계단이지만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에게는 운율이 있다. 계단 하나하나 마다 엇갈려 배치된 계단의 선들... 거기에는 운율이 있었다. 지하철에 통로에 들어왔다. 얼마전에 개장한 지하철 통로...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통로의 바닥, 그리고 천장... 거기에도 운율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애기하는 이야기들이 보인다. 수많은 인파가 그 통로를, 계단을 이용하지만 많은 이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무심코 흘러 보낸다. 하지만 거기에는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그들이 있다. 이제까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며 내가 향하는 모든 벽과 바닥 천장, 실내가 나름의 언어로 우리에게 계속 속삭이고 있다.

 

시각적 운율, 리듬, 시각적 언어....

내가 본 것은 공간 속에 숨 쉬고 있는 언어와 운율과 리듬이다.

 

들뜬 마음으로 아내에게 이 놀라운 경험을 이야기 해 주었다. '계단과 바닥이 말을 걸어왔어'라며 들떠서 애기하는 나의 표정을 보는 아내. 언제나 이성적인 편인 아내의 표정은 '웬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라고 애기하고 있다.

 

그래서 에드워드 드 보노의 다른 색깔의 모자를 쓰고 아내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필살기 프로젝트를 할 때 였어요. 사부님이 '너는 공간지각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라고 하셨지요. 그 때는 그 애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랐어요. 가구학교에 가서도 공간지각능력이 저보다 훨씬 더 뛰어난 사람들을 많이 봤지요. 오늘 늘 다니던 지하철 계단을 보는 순간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공간과 디자인에 있어서도 언어라는 것이 존재해요. 간격을 다르게 한다든지, 아니면 극적인 배치를 통해서 공간상의 많은 이미지와 느낌을 창출해 낼 수 있지요. 사물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서 같은 화폭에 그려진 같은 사물이라도 그 느낌도 매우 틀리지요. 예를 들어 왜 타일을 일자로 가지런히 놓여 있을까요? 왜 차선은 띄엄띄엄 그러져 있을까요? 왜 지하철 계단이나 보드블록들은 엇갈려 깔려 있을까요?

 

오늘 무심코 지나쳤던 그 거리, 그 건물, 그 계단에서 그것들의 규칙성이 눈에 들어왔어요. 인테리어 책에서 애기하는 법칙들...'천장이 높아야 좋다.'라던지, 부엌 사이즈는 얼마이상이어야 된다라던지, 색 배치는 이렇게 하면 좋다라던지의 법칙(?)들이 법칙이 아니라 직관으로 다가 왔어요. "

 

그제서야 웃어주는 아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된 오늘

어떻게 갑자기 이들을 느끼게 되었을까?

Bruno Munari...그의 책이다. 그의 책을 깊이 읽었기에 이들을 알게 된다.

 

이미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이가 있었나 보다.

그가 아주 오래 전에  나의 감동을 이렇게 풀어놓았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저암 유한준

 

일상이 일상으로 보이지 않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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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2 00:01:40 *.206.92.188

<Ganadi 023 : 12.01/18>


인터넷 상의 한글로 검색한 1970년대 디자인 환경에 대해서는 위의 1월 16일에 발견한 글 이상은 보이지 않는다. 글의 주인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도 아무것도 없다. 다만 쪽지를 보낼 수 있을 뿐이다. 위의 글의 주인을 단 한번도 본 적도, 애기한 적도 없지만 그에게 연락을 보낸다. 그대가 쓴 글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고...


오늘 회신이 왔다. 그의 글은 무려 2005년에 쓴 글이었다. 그가 디자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디자이너가 될지 고민하고 좌절하던 시절에 쓴 글... 나로 인해 그는 실로 오랜만에 자신이 쓴 글을 읽고 그 당시의 감정과 생각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한다. 


나는 그가 지금 디자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디자이너가 되었는지 모른다. 다만 나는 2005년의 그와 그의 글을 만났을 뿐이다.하루의 몇분간 우리는 접점에 서 있었다.


그가 추천해준 책으로 다시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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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6 22:02:12 *.206.92.188

<Ganadi 024 : 12.01/19>


"논리적 미학"


이 한 단어에서 떠나지 못 하고 몇일이 흘렀다. 디자인은 논리적 미학 위에서 존재한다. 미학이면 미학이지, 논리적 미학이란 무엇인가?


가구학교 구 송년회 회식이 있었다. 한달여간 학교에 나가지 않고 혼자서 공부하고 있었기에 그들과 교수님을 오랜만에 만나뵌다. 술자리는 신변잡기에서 정치 이야기로 흘러가 타오르고 있건만 내 머리속은 온통 '논리적 미학'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 찬다. 쉽게 교수님께 여쭈어 볼 수 있는 문제다. 우리의 술자리는 수업의 연장인 제 5교시이기 때문이다.


아니다. 아닌 것이다. 이때까지 너무 남의 머리에 의존해 살아왔다. 남의 생각을 제 것인냥 너무 베껴쓰며 살아왔다.우선은 내 머리를 굴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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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9 13:02:15 *.206.92.188

<Ganadi 025 : 12.01/20>


Sketch up                         vs                     Vectorworks

디자인 프로그램                                         디자인 프로그램

윈도우, 맥에서 구동                                    원도우, 맥에서 구동

2D, 3D                                                      2D, 3D

국내 사용자 많음                                         국내 사용자 매우 적음

배우기 쉬움(20분 정도)                              배우기 어려움 : 독학에 의존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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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9 13:06:14 *.206.92.188

<Ganadi 026, 27 : 12.01/21, 22>


너무나도 쉬운 스케치업 프로그램을 두고서도 벡터웍스를 낑낑거리며 배우는 이유는 뭘까?

벌써 삼일째 낑낑거리고 있지만 책 한권을 못 끝낸다.

한국에 교재가 없어 일본에서 사온 참고서 3권을 사 왔다.


디자인 프로그램은 어디까지나 도구에 불과하다.

직관적이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스케치업으로 계속 눈이 가지만 그래도 이 어려운 프로그램을 계속 독학중이다.

끝을 보고 말리라...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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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30 16:35:13 *.136.209.2

<Ganadi 028 : 12.01/26>

 

감기 몸살... 병원에 갔더니 '독감이 유행이다. 평소에 집안 일 안 하던 남자들이 명절에 일 하고 많이 온다.'라고 알려준다. 나도 이제 그 유부남 대열에 합류한 것인가? ㅜㅜ

 

연휴 내내 몸살 기운에 시달려 별로 진도를 못 나갔다. 오후에 학교에서 첫번째 졸업작품의 진행상황 확인 수업이 있다. 아직도 디자인안을 확정짓지 못 했다. 머리 속에 떠오른 내용을 목업으로 옮기다 손을 놔 버린다.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만드는 것에 완전히 빠져야 하지만 객관적인 관점도 유지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 지금은 완전히 빠지지도 못 한다. 내가 만드는 것이 맘에 안 들기 때문이다. 다른 동기들 몇몇도 비슷한 상황이다. 고민만 하다 학교를 빠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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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30 16:42:27 *.136.209.2

<Ganadi 029 : 12.01/27>

 

디자인안을 내야 된다는 압박과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도구(Vectorworks)사이에서 왔다리 갔다리...

 

어젯밤부터 새벽까지 Vectorworks의 '이중선 그리기'에서 실제로 실행이 안 되는 예제가 있어 몇시간을 컴퓨터와 씨름했다. 다른 참고 서적 2권과 인터넷을 뒤지기를 몇 시간... 답을 찾았다.

 

후련함과 문제를 푼 자만이 느끼는 성취감도 잠시,,, 지금 디자인 안을 생각해야 하는데 뭐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에 울컥....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오늘이 되어서야 디자인안의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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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31 11:25:11 *.136.209.2

<Ganadi 030 : 12.01/28>

 

끙끙 앓고 있다. 머리속의 형태는 멋지나 그것을 실제로 옮겨놓았을 때 머리속만큼 예쁘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고 경험한 사실이다.

지난 학기에 공부 안 한 티가 너무 나서 이것저것 다 할려고 하니 끙끙 앓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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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1 16:05:21 *.136.209.2

<Ganadi 031 : 12.01/31>

 

작은 방에 틀어박혀 '산적 꼬지'와 '수수깡'과 씨름하기를 몇 시간... 머리 속의 디자인안을 모형으로 옮기는 작업중이다. 머리속에 잘 있던 상상의 모형들이 쉽사리 실제 모형들로는 옮겨오지 않는다.

 

문을 연 아내에게 디자인안과 만들고 있던 모형을 보여주며 조심스레 물었다.

"이해되요?"

   

아내는 웃으며 대답해준다.

"성우씨. 디자인 보니까... 음...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 있잖아요. 장기근속하셔야 될 듯 해요 ㅋㅋㅋ"

 

 

ugcCAQP46R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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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3 10:53:07 *.136.209.2

<Ganadi 032 : 12.02/01>

 

졸업 작품은 그 디자인안의 작성부터 제작까지, 전시회가 개최되기 전까지는 공개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여기에 적는 내용들은 피상적일 수 밖에 없다.

 

답을 찾았다며 약간의 흥분을 느끼며 모형 제작에 들어간다. 이내 풀이 죽는다.

'이게 아닌데, 아니 맘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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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6 13:05:25 *.136.209.2

<Ganadi 033 : 12.02/02>

 

똑같은 글귀를 몇번이나 더 올려야 내가 원하는 형태에 다다를 수 있을까?


결국 교수님이 애기하신 일정에 1:1 Mock up을 만들지 못 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을 만들지 못 하기 때문이다. 교수님께 말씀드려 일주일의 말미를 더 얻었다. 반드시 2월 9일까지는 첫번째 졸업 작품의 1:1 Mock up이 완성되어야 한다. (동기 두명이 제출 못 했기에 하향 평준화의 안도감이 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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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0 09:50:20 *.136.209.2

<Ganadi 034 : 12.02/03>

 

어제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중에 형상 하나가 강하게 마음 속에 자리잡았다. 지금까지 계획을 세워 만들어온 여러 안들을 폐기 처분하고 싶을 정도로... 모형을 만들려니 내가 가진 스티로폼 다루는 실력으로는 힘들 듯 하다.

 

늦은 밤 작업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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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0 10:44:58 *.136.209.2

<Ganadi 035 : 12.02/04>

 

용규님의 여우숲으로 향한다. 늦은 오후라서 그런지 숲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텅 비어있다. 용규님이 만든 꿈 세상 하나는 이 고속도로처럼 평탄했을까? 아닐터이다. 아예 도로가 없었을 것이다. 용규님은 그와 같은 도로가 없는 길을 꾸준하게 만들어왔다.


모든 것이 디자인의 모티브가 될 수 있다. 그 숲에서 어떤 모티브와 만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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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2 20:45:18 *.206.92.188

<Ganadi 036 : 12.02/05>


하나의 숲

하나의 사람

하나의 꿈


여우를 기다리는 숲

꿈의 실현을 기다리는 사람

여우를 기다리는 꿈...


기다림은 성장하고 커져가는 과정이다. 

기다림은 한 곳을 끊임없이 바라보는 과정이다.

기다림은 무언가로 꽉 차있는 자신을 비워내며 다가올 무언가를 위해 자리를 내어주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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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2 20:49:23 *.206.92.188

<Ganadi 037 : 12.02/06>


2월 9일 목요일까지...

그날까지 첫번째 디자인의 "Go" 사인을 받아야 한다.


아이디어 스케치, 디자인 스케치, 축소 모형, 1:1 Mock up


기존의 모든 것을 폐기 처분하고 새로운 축소 모형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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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2 20:53:44 *.206.92.188

<Ganadi 038 : 12.02/07>


완성한 축소 모형을 교수님께 선뵈었다.


'지금 보여준 것은 오히려 아이디어 스케치보다 못 하다네. 1:1  Mock up을 만들어야지만 판단할 수 있어. 1:1 Mock up 으로 만들면 지금과는 느낌이 틀릴거야. 모형 만드는 습관이 잘 못 들었어'


비례의 무시...머리 속 이미지만을 쫓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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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2 23:23:03 *.206.92.188

<Ganadi 039 : 12.02/08>


 프로그램은 어디까지나 수단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ectorworks 프로그램을 낑낑거리며 붙잡고 늘어져 있었다. 쉬운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Sketch up 프로그램이면 단 몇 분만에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굳이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된다. 모는 종이를 사서 실제로 그려도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정말 없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Vectorworks 프로그램을 붙잡고 늘어진 이유는 하나를 깊이 알기 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과의 대화의 Tool이 Vectorworks이기 때문이다. 좀 더 먼 장래의 확장성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삽질 몇 번이면 웅덩이를 곧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포크레인을 배울려면 꽤 시간이 걸린다. 돈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는 삽질이 아니라 포크레인을 배운다. 자신에게는 당장의 웅덩이를 만들 삽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Vectorworks를 배우다 쫓기는 심정에 모는 종이를 사러 나가려고 한다. 그러다 다시 프로그램을 열어 도면 작업을 해 본다. '어라...뭐야... 생각보다 내가 이 프로그램을 많이 다룰 수 있네.' 낑낑거리며 일본어로 된 프로그램 서적 진도를 하염없이 나아갔는데 그것이 어느새 모여 디자인안의 2D는 거뜬히 그려낸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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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2 23:37:00 *.206.92.188

<Ganadi 040 : 12.02/09>


교수님께 디자인안을 보여드리는 기한일이다. 

 

지난 월요일부터 도면 작업과 1:1  Mock up을 위한 작업을 병행했다. 스티로폼을 자르고 다듬고 붙이고 갈아내고... 오늘 19시까지 보여드려야 하는데 Mock up 작업은 반도 못 끝냈다. 하지만 스티로폼을 다루면 다룰수록 모형을 만들기는 수월해진다. 지켜보다 못 한 동기들이 나서 주었다. 한 형님은 두께 5cm의 스티로폼의 1차 가공을 해 주고 다른 형님은 자동 대패에 스티로폼 기둥을 갈아주어 원형을 만들어 준다. (참고로 스티로폼을 대패로 갈면 대패날이 바로 다 나가버린다.) 다른 동기는 스티로폼과 본드로 난무하는 작업실을 정리해 준다. 또 다른 동기는 사포와 도구를 빌려준다. 


2012년 2월 19일 19시... 


나의 1:1 목업이 준비실 공간에 놓여있다. 교수님 사인은 "O.K...." 안도의 한숨, 동기들에 대한 고마움, 일단의 성취감, 기분 좋은 피로감......


이 모든 것을 늦은 밤 길가의 커피숍에서 담배 한 개피에 날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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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adi
2012.02.14 10:21:20 *.234.199.184
<Ganadi 041 : 12.02/10>
단군 수련 시간이 바뀌었다. 새벽 시간이 가장 좋으나 졸업시까지는 퇴근 후 학교 작업실에서 활동한다.
첫졸작의 디자인안이 확정되었고 어떤 나무로 할지 정해야한다. 어떤 나무가 이 물건과 궁합이 맞을까?
이미지,가공성,수배 여부 등등 여러 요소가 있다. 곰곰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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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4 22:48:31 *.206.92.188

<Ganadi 042 : 12.02/11>


우연히 내가 회사에서 이 B2B 영업일을 얼마나 해왔는지 헤아려 보았다. 그리고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기간인 10년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헤아려 보았다.


'어라?! 930일도 안 남았네!!!' 


해보고 싶은 게 많은데...맘이 급해진다. 


(동기들의 작품 수정, 의논, 나무 주문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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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6 10:28:33 *.136.209.2

<Ganadi 043 : 12.02/12>

 

나무 종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동기들과 애기해 보지만 쉽사리 결론이 안 나온다. 그들 역시 자기들 작품 때문에 고민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뭐... 간단한 애기다. 회사에서 아무리 고충을 동기들과 애기해 보았자 해결은 되지 않는다. 자기 연민만 느낄 뿐...

 

전문가인 Woodturning의 목공 사부와 상담하고 비전문가인 아내와 상담했다.

쉽사리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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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6 10:31:45 *.136.209.2

<Ganadi 044 : 12.02/13>

 

회사일을 마치고 학교로 갔더니 동기 2명이 최종 작품 수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1:1 Mock up을 다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마음에 들 때까지... 이것이 작품의 첫번째 조건이다. 스케치가 다르고 모형이 다르고 1:1 Mock up이 다르다. 한가지는 확실하다. 아직까지는 손이 부지런하면 할수록 작품은 나아지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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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6 13:31:39 *.136.209.2

<Ganadi 045 : 12.02/14>

 

이 곳의 하늘은 흐렸다.

흐린 하늘 아래로 공장 특유의 지붕들이 보인다. 공장 지붕이 직각 삼각형꼴로 배열되어 있는 것은 전기가 부족한 시절부터 조금이라도 공장내에 햇빛을 많이 받아들이기 위한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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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지방의 고객사 공장 내 버스 정류장... (공장이라 하면 한 건물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공장은 웬만한 동네 몇 십개를 합친 것보다 크기에 사내 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지금 막 고객사 관계 부서와 회의를 마치고 나와 버스를 기다리며 공장 지붕에 눈길을 주고 있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수백번도 더 보아온 공장 지붕들...

 

어젯밤, 아니 오늘 아침 눈 뜰 때까지 가구에 대해 생각하다 오늘 새벽 KTX에 몸을 싣고 급히 이곳으로 내려오면서는 어떻게 이 일을 잘 할까에 생각을 거듭했다. 그리고 회의가 끝난 이제서야 이 곳 풍경과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곳에서도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문득 그 사람이 떠 올랐다. 몇십년 전 한 청년도 나와 똑같이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대를 알기 위해, 그 시대의 미래를 알기 위해 공장에서 일하며 시대를 기록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공장은 꿈틀거리며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아니 미래에도 공장은 활기차게 움직일 것이다. 공장이 없었던 시절은 없었다. 다만 그 형태와, 인간과의 관계가 달라질 뿐이다.

 

일찍이 디지털 사상가인 빌렘 플루셔는 이렇게 애기했다. " 역사 연구가와 역사학자가 했어야 하지만 항상 이행되지 않았던 것이 바로 인간에 접근하기 위해 공장을 연구하는 일이었다. 예를 들어 신석기인이 어떻게 생활했고 생각했으며 느끼고 행동하고 고뇌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도자기 공장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 당시 사회의 학문과 정치, 예술과 종교 모든 것은 도자기 공장의 공장 조직과 공장제품에서 읽어낼 수 있다. 이점은 다른 시대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또 다른 예로 14세기의 북 이탈리아 신발공장을 자세히 연구해 보면 휴머니즘, 종교개혁, 르네상스의 뿌리를 예술 작품이나 정치, 철학, 신학서적을 연구하는 것보다 더 철저하게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작품이나 글은 대부분 수도사들이 쓴 반면, 14~15세기의 위대한 혁명들은 공장이나 그 곳을 지배하던 긴장관계에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현재에 대해 질문하는 무엇보다도 현재의 공장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미래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은 미래의 공장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이제 인류사를 공장의 역사로 보고 다른 모든 것은 그에 대한 주석으로 이해하면 다음 시기를 그 속에서 구분지을 수 있을 것이다. 손, 도구, 기계, 기구, 공산품을 생산하다라는 단어는 제공된 것에서 무엇을 가로채는 것, 그것을 제작품으로 바뿌고 적용하고 사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회전시키는 움직임은 처음에는 손으로, 그 다음에는 도구와 기계, 마지막으로는 기구에 의해 이루어진다. 인간의 손은 원숭이의 손처럼 뒤집기 위하 신체기관이기 때문에 (뒤집는 것은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정보이기 때문에) 도구나 기계, 기구는 인간의 손을 모방하여 인공장기처럼 연장시키고 습득된 문화적 정보를 이용하여 유전된 정보를 확장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보면 공장은 주어진 것을 제작된 것으로 바꾸는 동시에 체험되기보다는 습득, 학습된 정보를 가동시키는 장소이다. 이 곳은 이간이 점점 자연성을 잃고 점점 인공적이 되는 장소인데 이는 바뀐 사물, 즉 제작품이 인간에 반격을 하기 때문이다.

 

구두장이는 가죽으로 신발만 만들지 않는다. 그는 그 행위를 통해 그 자신 스스로를 구두장이로 만든다. 같은 내용이지만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공장은 항상 새로운 인간 형태가 생산되는 곳이다. 우선 손을 사용하는 인간, 그 다음에는 도구인간, 그 다음에는 기계를 사용하는 인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구를 사용하는 인간이 그것이다. 이미 말했듯이 이것이 인류의 역사이다.

.

.

.

도구를 가지고 볼 때 인간은 상수이고 도구는 변수이다. 재단사는 작업실 가운데 앉아 있다. 바늘이 부러지면 그는 바늘을 다른 것으로 바꾼다. 기계를 놓고 보면 기계가 상수이고, 인간이 변수이다. 기계가 공장 가운데에 놓여 있다. 인간이 늙고 병들면 기계주인이 그를 다른 사람으로 교체한다. 기계주인인 공장주인 상수이고 기계는 변수인 것처럼 보이지만 좀 더 자세히 관찰해 보면 공장주도 기계나 기계 전체의 변수이다. "

 

그리하여 이 공장의 사람들과 같으면서도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생각은 어느새 다시 흘러 지나쳐가는 공장 지붕들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다시 한번 내일이 갑자기 사라진다하더라도 지금 여기의 나를 후회하지 않겠냐고 자신에게 되물어 본다.

 

몇년전의 나는 지금과는 다른 관점에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회사와 개인 삶,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전의 나는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이렇게 공장 따위에 들어와 있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 하는 지금 처지에 분노했을 것이다. 일과 개인의 삶에 지쳤고 모든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의 나는 다시 예전과는 다른 관점에서 오늘의 삶에 후회가 없다고 애기할 것이다. 나는 꿈 꾸고 있고 나에게 주어진 하루... 주어진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시간,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하는 시간, 그 외의 모든 시간까지 포함해서 온전히 하루를 보듬어 안고 살기 때문이다.

 

어느새 구름이 걷히고 저녁 햇살이 공장 지붕을 비추고 있다. 문득 다시 물어본다.

 

"너가 어디에 있든 하루가 주어져. 견디기 힘든 시간도 있을거야. 피하고 싶은 시간도 있어.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시간도 있어. 흥청망청 시간을 쓸 수도 있어. 분노하고 후회하며 보낼 수도 있어. 하지만 저 공장지붕과 같이 저무는 해를 아쉬워하며 조금이라도 햇살을 더 받기 위해 변함없는 자세로 그 자리에 있어 보았는지..."

 

꽤 긴 시간 감성과 감정을 억누르고 살던 시간의 나

억누름에 지쳐 감정에 휘몰아치며 살던 시간의 나

모두 나 자신이다.

이 저녁...공장 버스정류장에서 이제는 조화로운 나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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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7 16:26:21 *.136.209.2

<Ganadi 046 : 12.02/15>

 

어제의 공장에서의 경험이 무엇을 이야기해주는지 아직은 모르겠다. 버스 정류장에서 공장의 지붕들을 바라보며 나는 이성과 감성의 조화로운 인간이 내 속에 있기를 기다렸다. 분명 과거의 나와는 다른 무언가가 내 안에 있음을 감지했기에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그렸을 터이다.

 

그날 밤 기차역에서 나는 해 저무는 광경을 마음에 새겼다. 떠나는 기차에서 장례식에 와 아버지와 헤어지는 어린아이와 어머니의 광경을 마음에 새겼다.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안에서 아이폰에서 들려오는 음악의 감성을 마음에 새겼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인상에 남는 장면이 있어 자신의 마음에 그 장면을 새긴다. (7:3의 비율로 장면을 더 기억하는 사람과 소리를 더 기억하는 사람으로 나뉘기는 한다.)

 

그날 나는 특정 장면을 예전보다 더 바라보게 되었고 예전보다 더 마음 속 깊이 간직하게 되었고 수십번을 들은 음악에서 그 음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마음으로 더 잘 듣게 되었다. 음악을 잘 듣지 않는 나였지만 어느새 그 음악들의 감성에 깊이 공명하며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하나의 단어가 떠 오른다. 예술가... 언제가부터 많은 이들이 나에게 '예술가'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 나는 지금껏 그 단어에 집중하지 않았다. 나하고는 가장 동떨어진 단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3년전 퐁피두 센터에서 '검은 사각형'을 보고 전율을 느꼈을 때부터 그와 같은 감성은 깨어나기 시작했나보다. 공장의 경험은 글에 쓰여진 조화로운 인간을 바라는 경험이 아닐지 모른다. 자신의 깊숙한 곳에서 깨어나고 있는 더 깊은 감성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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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0 08:38:36 *.136.209.2

<Ganadi 047 : 12.02/16>

 

조형이라면 단 한번 만들게 될 것이기에 제작 방법이 어떠하든 큰 상관이 없다. (실제로는 진품은 5개까지 인정한다고 한다.)

 

디자인이면 제작 공정을 쉽게 여러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이번 졸작의 문제는 제작 방법에 따라 각각의 장점과 단점이 너무나도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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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0 08:42:00 *.136.209.2

<Ganadi 048 : 12.02/17>

 

전화기에 불이 났다. 미리 주문을 넣어둔 목재회사에서 내가 원하는 나무를 구할 수 없다고 한다. 여러군데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더 좋은 조건의 나무를 구할 수 있는 곳이 좋아라 했다. 하지만 함수율(수분이 어느 정도 나무에 있는지의 정도)을 확인하자 이내 실망한다. 함수율 15%... 건축자재로는 쓸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가구재로는 안 된다.

 

재료 조달을 생각하면 할수록 제조 방법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어야 함을 알게 된다. 무식하면 몸으로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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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0 11:33:55 *.136.209.2

<Ganadi 049 : 12.02/18>

 

졸업작품 제작 방법을 상담하려 목공 사부님 공방으로 향합니다.

따뜻한 난로에서 사부를 기다리다 창가를 바라봤습니다.

불투명한 창에는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비치고 있습니다.

 

 사진1.JPG

 

아침 햇살이 잔에서 솟은 것일까요?

 

아니면, 아침 햇살이 잔을 품어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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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0 13:06:45 *.136.209.2

<Ganadi 050 : 12.02/19>

 

졸작을 잠시 접고 다른 의뢰물들의 제작에 들어갔다.

 

익숙한 작업이다. 따로 제작 방법을 적어 두거나 사진으로 찍어놓지 않았다. 완성된 샘플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제작 방법을 따로 두지 않은 것은 제작해 나가면서 좀 더 나은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일지도 모른다. 샘플을 보면서 다시 예전 기억을 떠 올려야하고 떠 오르지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상상을 펼치게 된다. 

 

분명 효율과는 거리가 머나먼 이야기다.

하지만 낚시를 하는 이유가 꼭 고기를 낚기 위한 것만은 않는가?

 

 사진8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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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2 01:59:17 *.206.92.188

<Ganadi 051 : 12.02/20>

 

최종적으로...나무 주문

 

본격적인 작업은 이번 주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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