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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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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첫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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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4일 05시 01분 등록

<먼별 샤먼 출사표- 현대판 샤먼, 문화기획자를 꿈꾸며..>

 

지금 막 하나의 일을 마쳤습니다.

어찌보면 제 삶에 가장 중요한 마침이요, 가장 중요한 시작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단군의 후예들시작합니다.

그 어느 한가지도 우연이 없습니다.

이 세상은 전부 우연을 가장한 필연에 둘러싸여 있을 뿐.

 

연구원 한 해는 제게, 제 안을 다 헤집으며 진정한 나, 창세기 이전부터 준비된 제 삶이 무엇인지를 찾아 헤매는 한 여름 밤의 꿈과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때는, 2009년이 영원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전 지금 2010년의 삶을 살고 있고

이렇게 시간은 우주를 유영하는 별처럼 멈춤없이 흐르고 또 흐를 것입니다.

 

2009년을 돌아보면 등불 같은 스승님과 늘 '따로또같이' 함께 하는 가오기 동료들이 있습니다.

2010년을 돌아보면 서투른 시작을, 제 거친 열정 하나만을 믿고 함께 해준 웹진 <Change 2010> 식구들, 단군의 후예들 여러분 그리고 제가 가장 열망했던 그 일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첫 해로 기억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하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했기에 오늘 이 순간도 함께임을 믿습니다.

 

그 인연 감사드리며, 시작하겠습니다

 

 

바탕 이야기:

꿈벗에서 발견한 나의 동그라미 세 개

u       작가

u       컨텐츠 기획자: 더 이상 종이 책만이 출판놀이의 전부가 아니다. 하나의 컨텐츠를 기획했으면, 다양한 표현 방식에 실어 세상과 소통한다. 웹진, Change 2010이 그 시작이다.

u       프로그램 기획자: 이론을 컨텐츠화했으면, 현장에서 실험한다. 단순히 결과만을 추구하는 코칭 프로그램이 아닌,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고대 철학 아카데미아와 중세 살롱문학이 접목된 형식이다. 단군의 후예들이 그 시작이다.

 

동그라미 세 개의 교집합: 나의 천직- 문화기획자

u       문화: 작가, 컨텐츠 기획자 및 프로그램 기획자. 한 시대, 한 사회의 문화지수를 읽어내는 안목이 필요하다.

u       기획: 작가, 컨텐츠 기획자 및 프로그램 기획자. 반딧불처럼 떠다니는 아이디어를 공기 속에서 낚아채 밑그림을 그리고, 더욱 중요한 실행에 옮기는 능력. 그것이 기획력이다.

 

 

<먼별 샤먼, 수희향의 출사표>

 

제목: 100일간 실력있는 [문화기획자- 먼별 샤먼]이 되도록 수련에 수련을 거듭한다.

 

전체적인 목표:

u       새벽 기상을 통해, 새벽의 푸르른 정기 속에 새로운 삶을 하루하루 쌓아간다.

u       실력있는 문화기획자가 되도록 책읽기/글쓰기/기획을 매일 수련한다.

 

중간 목표:

u       100일 동안 책 읽기와 글쓰기를 지속한다.

u       100일 안에 웹진 기획과 마케팅 전략 수립을 한 단계 업그레이 한다.

u       100일 안에 단군의 후예들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한다.

 

예상 난관과 극복 방안:

u       12시 전에는 잠이 오질 않는다- 매일 일찍 일어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잠이 올 것이다.

u       밤 모임을 전부 청산할 수는 없다- 이러저러한 일들로 밤에 모이는 일이 나름 꽤 있다. 그 다음날은 정말 도전이 될 것이다. 해결책으로는, 낮에 졸더라도 무조건 일어난다.

u       처음에는 정신이 멍할 것 같다- 처음 100일이 지나면 생체 리듬이 바뀐다고 하니, 이 역시 무조건 도전하고 볼 일이다. 나 쫌 단순, 무식하다. 크큭.

 

목표 달성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u       연구원 2년 차이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지속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손에서 놓지 않을 것 같다.

u       웹진 “Change 2010” 또한 풍성해질 것을 상상하니 마음이 벅차다.

u       무엇보다, 내 스스로 단군의 후예들프로그램이 얼마나 좋은지 체험해보고 싶다. 그러면서 필요한 부분 등을 보충해나가면 멋질 것 같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보상:

u       사람을 얻고 싶다

: 요즘 내가 행복한 건 마음을 모아 일하는 기쁨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연봉이나 성공, 혹은 결과물이 아닌, 자발적 참여에 의해 마음이 모아졌을 때의 충만함은 사회 생활을 할 때는 결코 느껴보지 못했던 일이다.

u       그래서 삶을 얻고 싶다. 그런 삶, 사랑한다..

: 단군이 킥 오프 때, 다 큰 어른들이 비 오는 월요일 밤 그 자리에 모여 함성을 지르며 마냥 천진한 웃음을 지었다. 난 그런 순수한 열정이 어린 삶을 사랑한다. 이런 삶 속에 계속 머무르고 싶다..

u       덤으로 나 역시 성장하리라..

 

하늘에 고합니다..

지난한 지난 시간들이 오늘을 위한 준비였다 하신다면

이젠 피하지 않고 돌아다 보겠습니다.

 

지금의 시간 또한 유한하니 더 열심히 살라 하신다면

가슴 깊이 새겨 듣겠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오늘의 연장선상이라 하신다면

이젠 마음 놓고 오늘을 즐기겠습니다. 찬란한 봄 햇살처럼..

 

언젠가 떠나온 그 별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가슴 가득 사랑을 품고 살겠습니다. 생명주심을 감사드리며..

 

IP *.119.66.77

댓글 214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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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07.11 19:37:49 *.233.253.118

< "먼별아. 글을 써라.
화가 나도 글을 쓰고, 아파도 글을 쓰고, 슬퍼도 글을 쓰고, 외로워도 글을 쓰거라.
넌 글로 풀거라. 너를 풀어낼 수 있는 길이다."

첫 오프 수업 때, 나의 발표가 끝나고 "먼별 샤먼"이라는 이름과 함께 주신 스승님의 말씀이다.
죽는 순간에도 명확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은 장면이다......>

인상깊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마음에 와 닿습니다.
단군일지 덕분에 수희향님을 알아갑니다.
<천복을 따르는 몰입에의 고독>이라......
혹시 이것이 수희향님의 첫책의 제목이 되지는 않겠지요?
위의 글들이 또 사라지기 전에 감명깊은 부분을 여기에 따다 두었습니다.

상하이에는 종일 비가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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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2 07:35:19 *.70.142.45
주인이 없으니 빈집이 반겨주었습니다. 주인 닮은 빈집이었습니다.
많은 이야기 듣고 왔으니 더 바랄 거 없는 방문이었습니다..
남은 50일도 그 걸음 그대로이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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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2010.07.12 00:09:35 *.142.197.191
먼 길 돌아 다녀가셨더군요. 쥔장도 없는 초라한 집에...
대접할 것도 없고, 자랑할 것도 없어 부끄러웠습니다.
그래도 쥔 없는 집 대청에 잠시 쉬며 땀은 식히고 가셨겠지요.
먼저 들러 인사했어야 했는데...
오래전 다녀가고 이제사 방문에 이은 인사랍니다.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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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1 18:23:59 *.70.142.45
1인1주1칼럼.
사부님께서 연구원들에게 내주신 2010년 과제이다.

연구원이라면 누구나, 특히나 글을 쓰고 싶다면 누구나 책 읽기를 게을리해선 안된다고 배웠다.
모든 사상과 사유의 근원지는 책이니까.

읽고 쓰기.
나의 스승이 그러하듯, 나 역시도 멈춤없이 진행하자 결심한 일이다.
계속 읽고 쓰다보면, 책이란 결과물이 나온다는 스승님의 말씀 깊이 새기고 있다.

북리뷰:
작업상 바쁘게 책을 읽어야 하는 요즘같은 시기는 어쩔 수 없지만
느리더라도 짬짬이 연구원 시절처럼 북리뷰를 하여 한권씩 이어갈게다.

1주1칼럼:
매일 단군일지를 쓰고 있다.
특히나, 그 때 그 때 읽는 책과 연관하여 나름의 주제를 갖고 풀고 있다.
나만의 변형된 혹은 간소화된 북리뷰 연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다 숨쉴 틈이 생기는 주는, 여러개의 단군일지를 혹은 인터뷰 기사 등을 조금 더 매만지고 다듬어서
연구원 칼럼 섹션에 올린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이 과정을 100일, 200일, 300일... 계속, 오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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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2 18:13:26 *.70.142.45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49>

Book review 57-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읽기 완료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말하는 몰입을 따라가보면,

첫째. 인생의 주제를 정하라.
인생의 주제? 음.. 나답게 사는 거.

둘째. 인간의 삶은 일과 관계, 두 가지에 의해서 구현된다고 한다.
또한 정신과 육체가 동시에 최적의 상태에 있을 때 몰입 역시 최적의 상태에 달할 수 있다고.

일이라 함은 간단히 표현해서 주어진 것이 아닌 자발적 선택에 의해 하는 일이 몰입 상태에 달하기 쉽다고 한다.
이건 이해하기 쉽다.

관계는 그럼 어떠할까? 요건 조금 더 복잡하다.
교수님 말을 그대로 옮기면, "분화와 통합이 잘 발달된 관계"가 최적의 몰입도를 가져올 수 있는 관계라 한다.
쉬운 말로 풀자면 "따로또같이"가 잘 되는 관계라고 하겠다.

가족간이건 연인사이건, 친구이건 조직에서건 개개인의 발달이 잘 이루어진 상태에서 다 함께 공통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관계. 이런 관계가 "관계의 몰입" 상 최상의 상태라 한다.

그리고 그런 상태가 가장 발달하기 좋은 관계는 배우자가 아닌 친구.
해서 현대 사회에선 "친구같은 배우자"가 더 이상적으로 그려지고 있다고 한다.

결국 정리해보면, 삶을 낭비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가장 좋은 라이프 스타일을 묘사해보라면
"개인의 최적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조화를 이루는 관계를 이루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삶"이 될 수 있겠다.

물론, 어떤 방향의 삶을 살지는 각자 "삶의 주제", 즉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한가지, 개인의 가치관이 물질이나 권력 혹은 쾌락 등의 일시적인 혹은 한시적인 욕망에만 닿아 있으면 몰입 상태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다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나의 결론은?
'심리학 서적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이다.  ㅋㅋ
틀린 말들은 아닌데, 체험으로 알 수 있는 분야를 굳이 과학적으로 푸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그보다는 통찰이나 문학을 포함한 예술 분야 더 선호한다.
나의 오감으로 느낄 수 있고, 영혼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분야가 더 좋다.

선배들과의 공저에 필요한 문헌인 것 같아 읽긴 읽었으되 감동적이진 않다.
물론, "몰입"을 감동받으려고 읽지는 않을테니, 필요없는 말을 덧붙이는 것일지도.

그러나 책의 표현이 재미없으니, 내 식대로 "관계"를 풀며 일지를 마무리하고 싶다.

"친구가 될 수 없는 스승은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는 친구는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사부님께서 주신 말씀이다.
이 말씀 안에 참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당신의 깊은 미소와 함께 내가 사부님을 존경하고 좋아하는 또 한가지 이유이다.

나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규정지은 모든 것을 떠나 인간 모두는 고유하다.
한 사람, 한 사람 존중받아 마땅한 생명존재들이다.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를 사랑할 충분한 이유이다.

나의 스승은 제자들에게 권위를 앞세우지 않으신다. 
제자들의 삶을 판단하지 않으시고 스스로 깨치게 해주시는  그 부드러운 말씀이, 그래서 더 무섭다.

한 개인으로서는 "자아성장"을 게을리 하지 않고
타인과의 관계에선 언제나 "진정성"을 갖고 대하는 것.
내가 스승께 배운 "따로또같이" - 미하이칙센트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분화와 통합"- 의 묘미이다.

그런데 교수님의 마지막 맺음말이 흥미롭다.
현대인이 미래에 지향해야 할 몰입은 다름 아닌 "우주의 순환 법칙에 자신을 조화롭게 맞추는 것"이라 하신다.
단순한 심리학자의 경계는 넘어가고 있는 중이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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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3 09:37:50 *.70.142.38
무슨 말씀을요~! 당연히 가능하죠..^^

그래서 "스승같은 친구이고, 친구같은 스승이잖아요."
스승같은 친구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자극이 되고, 힘이 되는 친구를 말함이고
친구같은 스승은 권위를 앞세움이 아닌 친구처럼 진정으로 아끼고 생각해주는 스승이라 이해했습니다.
그러니 명희님과 저, 그리고 우리 단군이들 모두는 서로에게 스승같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존재들이죠.
이미 단군이를 시작한 그 순간부터 친구의 연은 시작되었다고나 할까요..? ^^
(수평적 사고, 저 엄청 좋아해요. 제가 체질적으로 그 어떤 수직적 체제도 좀 숨막혀하거든요 ㅋㅋ).

단군 프로젝트는 제게도 엄청난 힘이 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연구원 2년차를 흔들림없이 이어갈 수 있는 힘을 얻고 있고
덕분에 명희님을 포함한 여러 동지들을 만나 작년의 동료들에 이어 올해도 의지하고 기댈 친구들이 생기고 있으니요. 오히려 참여해주신 명희님께 제가 감사를요..^^

붉은 장미꽃 너무 예쁜데요. 황홀한 아침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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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07.12 23:31:07 *.233.242.164
<친구... 우리 이렇게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 친구되는 거 맞죠..?>에서는
 <그럽시다. 우리 친구합시다!>하고 자신있게 외치겠는데,

<"친구가 될 수 없는 스승은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는 친구는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에서는 주춤거려지네요. 쭈뼛쭈뼛^^!
저는 과연 스승이 될 수 있는 친구일까? 싶어서요.......
그래도 안철수씨가 말하는 <수평적 사고방식을 가진, 동등한 입장>에서의 친구, 한번 해보는 건 어떤가 싶네요.
오늘 수희향님의 이 일지의 생각과 안철수의 강의를 듣고 제가 생각한 것이 닮아있네요.
"따로 또같이" 와 "분화와 통합", 그리고 안철수의 <타인의 장점을 인정하고, 협조를 이끌어내는 능력>, 이런 생각들이 서로 닮아있네요.
<변경연>에 접속하고, 단군이 시작한지 50일만에 책읽기가 많이 부족한 저를  발견하였답니다.
소중한 발견이지요. 단군 프로젝트를 기획해주어 감사드립니다.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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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2 19:28:29 *.70.142.45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49-2>

Book review 58-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 읽기 시작

역시 핸디 아자씨!
자기계발 저자 중에 가장 통찰력이 깊은 저자.
몇 장 넘기지 않았는데 나를 끌어들인다. 매력적인 저자이다. 내게는^^

어릴적 친구따라 그리스어를 배우게 된 핸디는 그 인연으로 옥스퍼드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그리스, 로마 철학은 세세히.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좋은 삶이란 바로 에우다이모니아에 다름 아니었다. 이 복잡한 그리스어는 흔희 '행복'이라고 번역되지만 아리스토텔레스한테는 다른 의미였다. ....
...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행복이란 '상태'가 아닌 '행동이었다...
....에우다이모이아는 '기장 잘 하는 것에 최선을 다함'으로 번역하는 것이 맞다 (포트폴리오 인생 60쪽)"

와~우!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경영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사부님께서도 아리스토텔레스를 익히 탐구하셨겠지 ㅋㅋㅋ

무튼 좋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사유하던 철학적 고뇌를 2000년대를 사는 우리 또한 사유하며
위대한 철학자가 얘기했듯이 현실적 삶에서 "실행"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치열히 보내고 있으니.
충만한 삶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참. 칙센트미하이 교수님께 배운 한가지.
여지껏보다 일상의 생활 속에서 "나다운 삶"을 위해 더욱 몰입하기로 하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일과 관계에서의 "선택과 집중"의 강도, 계속 이어가기로 말이다.
아니 올해 뿐 아니라, 아마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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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3 09:46:44 *.70.142.38
신 여우 링시 이디얼 통.. 신 여우 링시 이디얼 통..
가만히 되뇌어 보는데, 느낌 좋은데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 교감할 수 있는 단계까지 관계가 깊어지는 거.
참 아름다운 일인 것 같아요..^^

맞아요. 어릴 때 잘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바로 "내가 행복해야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는 부분이었어요.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에는 나의 행복을 자꾸 외부에서 구하는 것 같아요.
그걸 깨닫기까지 조금 긴 세월이 걸렸어요. 그래도 이제는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어..^^

명희님께서 댓글달기를 침묵하시면 외국어부족 여러분들 너무 슬퍼하실 것 같은데요~ ㅎㅎ
브런치 모임에서도 다들 상하이에서 달아주시는 명희님의 댓글이 힘이 된다 하던데 ㅋㅋ
그렇다고 부담갖지는 마시고요. 그냥 편안히, 하고 싶은신데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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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07.12 23:46:47 *.233.242.164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행복이란 '상태'가 아닌 '행동이었다...>라.....

오늘 제가 쓴 일지에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행복이란 행동이었다>를 덧붙여야겠군요.
위의 글에 댓글을 달고서, 이 글을 읽었는데 묘한 기분이 듭니다.
중국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心有靈犀一点通 : 신 여우 링시 이디얼 통>
<서로 말없는 가운데 마음이 잘 통하다>는 뜻입니다.
오늘 수희향님이 생각한 문제와 제가 생각한 문제가 닮아있네요. 신기하네요.

행복이란 < '가장 잘 하는 것에 최선을 다함'>이라......
안철수씨는 <의미가 있고, 재미있고, 잘하는 일> 을 하라고 하네요.
<내가 행복해야 남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 댓글 달기에 당분간 침묵수행하기로 작정했는데, 바로 무너졌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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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3 21:12:31 *.70.142.7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50>

Book review 58-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 13장까지 읽기 완료

찰스 아자씨께.
두 가지 항의하고 싶은 거 있어유.
하나. 워째서 내용이 "코끼리와 벼룩"과 거의 비슷한거쥬? 둘 중 하나만 골라 읽으라는 말쌈인가유?
둘째. 1인 기업가 시대는 이미 와 있다. 그러니, 개인들은 "포트폴리오 인생"을 가꿔 나가야 한다.
워떻게유? 여그서 더 이상의 야그가 없으면 우찌라구유?

에이.. 좀 실망이다.
그의 부드러운 음성은 여전히 매력적이나 위 두가지 부분이 말이다.
난 아저씨의 다른 이야기 듣고 싶었는데..

그래도 여전히 찰스 핸디는 내겐 사부님과 함께 통찰력을 지닌 최고의 자기계발 저자이다^^
단, "코끼리와 벼룩"과 "포트폴리오 인생" 둘 중 하나만 읽으면 된다 ㅋ

작년에 "코끼리와 벼룩"을 읽으면서 어쩐지 목소리가 사부님과 가장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중에 사부님께서 핸디가 당신과 가장 닮은 자기계발저자라고 말씀하신 걸 알고 혼자 우쭐했었다.
스승과 가장 닮은 저자를 발견해냈다고, 제자가 이 정도는 되야지~하는 자뻑을  떤 거다 ㅋㅋ

사부님도 그러하고 핸디 아자씨도 그러하고
어느 느긋한 오후, 커피를 마주 놓고 삶에 대해 여쭤보고 싶은 분들이다.
진정한 멘토라고나 할까. 그런 의미에서 두 분 중 한 분이 나의 스승이니, 그 자체로 행운이다^^

핸디 역시 사부님처럼 경영코치로 불리기보다는 "사회철학가"이고 싶어한다.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배우고,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그로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일로서 사회에 철학적 의미를 담은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핸디.
그것이 아마 그를 다른 수많은 자기계발저자와 구분해주는 가장 큰 부분인 것 같다.
본받고 싶은 부분이다..

하지만 나, 연구소 시작 전까지는 전공 분야 책만 읽느라 인문학이나 문학/예술 분야 책 거의 못 읽었다.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다고 전공분야를 잘 아냐하면 것도 아니다. 미티^^:::).

감사하게도 작년에 다양한 분야의 기초가 되는 보석같은 50권의 책을 읽었다.
그것을 토대로 올해는 통찰, 철학 그리고 문학/예술 분야를 조금씩 걸어들어가 보고 싶다.

갈 길 멀지만, 드러커 교수님 말씀처럼 한 분야씩 파고들다보면
내 안에서 하나씩, 둘씩 쌓이며 언젠가는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겠지.

1년 뒤에는 어떤 그림이 될지..
3년 뒤에는 어떤 모습이 될지..
5년 뒤에는 어떤 세계가 될지..

핸디의 말에 의하면, 한낮에도 꿈을 꾸는 사람들은 그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미래는 1인기업가들인 벼룩들의 시대.
우리 모두는 "한낮에도 꿈꾸는 황금벼룩이들"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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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5 00:35:26 *.70.142.44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51>

Book review 58-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 15장까지 읽기 완료

포트폴리오 인생이란 의미말이다. 내가 너무 방법론쪽으로만 생각했던 거 아닐까.
핸디는 철학을 전공한 저자이다.
그러니까, 포트폴리오란 여러가지가 묶음이 된 삶을 의미하지만
그것이 꼭 어떤 일을 할까에 대한 방법론만을 일컬을 필요는 없는거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생 전반에 대한 이야기
즉, 일과 가족, 삶을 이끌어 가는 철학 등
인생 전체에 대한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균형잡혀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건 아닐까..?

다만 나의 단순하고 직설적인 관점으로 "포트폴리오 인생"이란 제목이
1인 기업가들이 어떻게 일을 구성할지와 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주기 기대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뒷 부분으로 넘어가며 그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핸디는 삶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철학적으로 균형잡힌 삶이 어떠한지에 대해..

인생 전반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참으로 귀 기울여 들을 만하고
내 시야를 확장시켜주는 이야기다.

다만 오늘 왼종일 완/미 선배와 공저 진행하고
다시 저녁때는 윤선배 합석하여 토욜 새벽벙개에 단군이 얘기까지 하고 얼마전에 헤어졌더니
더는 이야기를 풀 기운이 없다 ㅋㅋ

장장 8시간을 함께 있었는데 헤어질 때 우스개소리처럼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회사 회의였으면 거의 기절 직전의 긴 시간이었는데, 우리 참 대단하다, 라고 함께 웃었다 ㅋ
그래서 시간은 늘 상대적이란거겠지..

우리 변경인들은 시간에 떠밀려 사는 게 아니라,
늘 시간을 초월해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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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2010.07.15 16:16:41 *.196.162.159
단군이의 모습을 만드느라 애쓰시는 군요.
덕분에 저의 새벽은 이제 내 속으로 조금씩 조금씩 ...
그나 아직도 익숙한 그 놈의 기운이 남아있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합니다.
암튼 감사함을 전합니다. 단군의 후예들을 위한 공헌에...
낭중에 맛난거 함 쏩니다. 마늘 다 먹고 사람이 되고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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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5 22:16:07 *.70.142.44
조금씩 조금씩... 반가운 말씀인데요..^^
하모요. 그 녀석이 쫌 찔깁니다.
하지만 이철민님은 멋지게 물리치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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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5 22:23:59 *.70.142.44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52>

목욜 정진의 날.

저녁 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들 중의 한분에게 전화가 왔다.
그 분의 말씀을 듣다보면, 이것저것 여러가지 일들이 상큼하게 정리가 된다.
진정, 감사한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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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6 21:39:13 *.70.142.38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53>

Book review 58-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 읽기 완료

"삶은 때로 신비로운 방식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 개인의 삶에서도 아득한 과거의 무관한 작은 사건이 상황에 변화를 주기 시작해서 시간이 흐른 뒤에 우리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 (포트폴리오 인생 303쪽)."

지혜가 넘치는 글을 읽는 건 즐거움이다.
지혜로운 말을 듣고 읽노라면, 내 마음도 어느새 잔잔히 어루만져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

오늘 우리가 문득 행한 언행이 미래 어느 날의 씨앗이 된다면 우린 좀 더 정성을 다해 언행을 살피겠지.
그걸 몰랐던 시절이 있었다.
과거 좋은 씨앗이, 좋은 원인이 오늘 좋은 열매, 좋은 결과로 나타나면 좋은데
살면서 그 반대의 경우도 허다하다.

나 역시 지나간 시간들 속에서, 알면서 혹은 몰라서 이런 저런 실수들을 반복하며 살아왔고
그 중 몇가지는 현재까지 내 상황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수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해결책을 적극 모색하겠지만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때 난 내가 저지른 실수들로부터 파생된 부정적인 파장들이 사라질 때까지 한걸음 물러나 기다리려 한다.
가슴을 치며 탄식해야 소용없다.
인간이기에 어떻해서라도 제3자에게 원망의 화살을 돌리고 싶지만, 내 자신은 잘 알고 있다. 내가 원인인 것을.

그리고 내가 원인이었음을 인정할 때, 거기 내적 성숙으로의 전환이 가능한 열쇠가 있다고 믿는다.
나의 치부를 스스로 외면하고 도망가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뿐이다. 삶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아무리 힘들어도 있는 힘껏 마주보고 인정하는거다. "그래, 내 잘못이었다"라고.
대신, 그 일을 내적 성장의 계기로 승화시키면 삶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그 나름 고통의 몫을 안고 있다 (불가에선 이조차도 자신의 허상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깨닫지 못한 일개 중생인 내겐 쉽게 분리되지 않는 문제다)
그 누구의 삶도 환경적으로 절대 선의 경지일 수는 없다.
불완전한 환경 속에서도 자기 승화를 거쳐 완전 선의 경지를 추구하는 거,
그것이 바로 깨달음의 길이요, 인간으로 태어난 귀한 성장 목표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 오늘 하루, 심란한 일이 저 혼자 날뛰도록 길을 내주었다.
나까지 동참하여 감정의 유희를 겪지 않아도, 저 혼자만의 널뛰기로도 충분하니까.
그 파장 또한 언젠가는 잠잠해질터이다..

대신 난 오늘, 현재의 가능성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미래의 열쇠, 미래의 희망은 거기있으니까.

물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펑! 요술 방망이처럼 해결되지는 않으리.
그러나 난 사부님의 '밝음 경영"을 믿고 좋아한다.

지금은 미약한 이 한줄기 빛이
언젠가는 나만의 영롱한 별이 되어 빛날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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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금
2010.07.17 14:36:57 *.10.42.131
수희향님~ 정식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 적이 없는 듯하여 이렇게 글 남깁니다.
제가 말주변이 없고 감정표현이 서툴다보니 고마우면 고맙다 말을 잘 못합니다. *^_^*

단군이 하고부터 제가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무슨 일을 할때 부정적인 면을 먼저 생각했다면 지금은 긍정적인 면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얼마전 회사에서 지금하는 일과 전혀 다른 쌩뚱맞은 일이 제게 주어졌는데요.
이전이라면 싫다고 했겠지만 지금은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하게 되었어요.
- 해보기도 전에 두려움에 미리 도망갔던 걸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
그러다 보니 안 좋은 일을 통해서도 좀더 미래를 내다보며 성장의 계기로 생각하게 되었구요.

지금은 역으로 변경연을 재소개받는 입장이 된 이도 저의 변화에 놀라워합니다.

아직은 변화를 갈망하는 미숙한 모습이나 저만의 강점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겁니다.
단군이에 참여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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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7 22:31:52 *.70.142.6
호금님, 단군이는 제가 상상하지 못했던 행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사실 전 낯가림이 무척 심한 사람이었더랬습니다.
그런 제가 불과 50여일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많은 분들과
이런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으리라고는 정말이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때로 우리들의 삶은 역경만이 늘 펼쳐지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니, 역경 속에서도 사람에 대한 믿음, 서로가 주고 받는 깊은 마음 한 조각에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연처럼 다가온 호금님과의 인연 소중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급적 오래 지속되어, 호금님께서 어려워하는 그 경계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모레는 내일보다 호금님을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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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7 22:43:11 *.70.142.6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54>

창 밖으로 장대비가 오는 토요일 아침 우린 만났다.
토요일 아침에 모여 대화를 나누었다. 마음에서, 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들을..

그리고,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때론 긴 시간이 찰나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아니,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어디서 만났는지 공간조차 기억에 담지 않고
내 안의 시간은 멈춘듯 흐르는 그런 대화가 있다.
아마 내면의 숨겨진 자아들이 만나서이겠지..

사실 이렇게 함께한 시간은 즐거움이란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냥.. 이렇게 하루를 채워주신 우주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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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8 22:05:38 *.70.142.88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55>

Book reveiw 59- 괴테의 파우스트 1편 읽기 완료

18세기에 태어나 19세기 독일 문학의 거성으로 잠든 괴테의 마지막 역작 "파우스트"

스스로 기독교 사상을 거부했던 괴테는 파우스트를 내세워 악마에게 영혼을 팔면서까지
우주의 궁극적 신비를 규명하고자 몸부림을 친다.

23세에 집필을 시작했다 중단한 "파우스트"를 80대에 이르러 완성한다.
그만큼 괴테 일생의 역작이 되기도 하지만
80이란 짧지 않은 생애를 살고야 완성할 수 있는 작품이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세상의 모든 지식을 섭렵했다 일컬어지는 파우스트는 그것으로 이룰 수 없었던
우주의 궁극적 신비를 밝히고자 악마와 계약을 맺고, 인간 세계의 모든 쾌락과 향락에 몸을 내맡긴다.

나라면 어떨까..?
악마가 내게 다가와 인간 세상에서 모든 쾌락과 향락을 누리게 해줄테니
나의 영혼을 넘겨달라 한다면 말이다.

흔쾌히 "노"라고 대답하겠다고 자신한다면 그건 오만이다.

하루 스물 네 시간.
유혹은 늘 주변을 멤돌며 내 귀를, 내 마음을 간지르고 있다..

여기 한 여인이 있었다.
지금 막 외아들의 49재를 지니고 법정 스님을 찾아온 그녀는
존재 자체가 온통 울음으로 일렁였다.

그녀를 맞이한 법정 스님께서 하신 일은
소박한 밥상을 내와서 간소한 찬을 그녀 앞에 손수 밀어주시며
밥 먹기를 청하시는 일이었다 한다...

인간의 존재 이유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만큼 복잡하지 않다.

때론 내 좋은 이들과 소박한 밥한끼를 나눔에도 우주가 깃들어 있음이다.
때론 내 좋은 이들과 마음을 열어 주고받는 환한 웃음 속에 생명의 힘이 있음이다.

내 귀를 간지르는, 내 마음을 유혹하는 외부 소리보다
내 안에서 들려오는 우주의 깊은 울림에 귀 기울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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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9 21:57:48 *.70.142.40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56>

Book review 60- 니진스키의 "영혼의 절규"  해설부분 읽기 완료 (해설만 100쪽이다. 접근하기 쉽지 않은 천재)

"무용의 신"이라 불리웠던 사람, 니진스키.
그가 정신병이 발작하기 직전에 쓴 일기가 바로 "영혼의 절규"이다.

니진스키의 전기 작가 리처드 버클은 니진스키의 생애를 "10년은 자라고 10년은 배우고 10년은 춤추고,
나머지 30년은 암묵 속에 가려진 60평생"으로 요약했다... (영혼의 절규 15쪽)

그의 정신병을 인류 역사상 무용계 최대의 손실이라 일컬으니, 그 안타까움이야 달리 표현할 길이 없지만
무용가로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난 더 마음이 아프다.

더군다나 그가 정신병 발작을 처음 일으킨 후 한참 회복의 가능성이 있던 시기
그는 전쟁으로 인해 그의 삶으로부터 춤을 완전 박탈당하고 만다.

흔히들 대개 천재가 그러하듯 그 역시 춤 외에는 자신을 표현할 줄 모른다.
그야말로 춤 안에 삶이 있고, 춤 속에 영혼이 있었으니
그런 춤이 자신의 삶에서 강제적으로 멀어졌을 때, 그의 영혼까지도 (인간 세상으로부터) 단절해버렸다.
정말이지 천재의 비극이라고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사부님의 말씀을 빌자면, 그의 무의식 세계는 너무 강렬해서
춤이 사라진 뒤 그는 의식의 세계로 돌아오는 그 어떤 실타래도 갖고 있지 못했던 게다.
아내와 딸이 있었지만, 가족은 그와 같은 천재에겐 춤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를 왜 천재라 할까?
동시대에도 사실 러시아에는 수많은 뛰어난 남성 무용가들이 있었는데 말이다
(게다가 그는 무용가로서는 작은 키로,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육체를 지니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그건 바로 그만이 표현해내는 "예술적 혼"이라고 한다.
그의 테크닉, 그의 방법은 다른 무용가들이 모방할 수 있었지만
그만의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자아올리는 "예술적 표현",
천성적으로 아름답지 않은 육체를 통해 표현하는 쳔재적 표현력으로 인해
육체의 핸디캡은 그가 춤추는 즉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오히려 관객들은 그가 표현하는 캐릭터에 완전 몰입되어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런데 나의 흥미를 끈 건, 정작 그 다음이다.
그의 예술적 혼은 전적으로 "무아"에서 나온다고 한다.
즉, 자아를 고집하지 않고, 그는 늘 "예술의 종"이 되기를 갈망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자신은 예술이 표현되는 하나의 도구이기만을 바랬다고..

어딘가 늘 같은 길이라는 느낌이 든다.
예술가든, 구도자들이든 결국 한 지점을 통해 각자 고유의 길을 걷고 있을 뿐이라는.

그래서일까.
춤을 추지 않을 때 그는 어딘가 군중에서 약간은 빗겨난 듯한 태도에
어린애처럼 천진난만한 자연스러움을 자아냈었다는 말이 이해될 것도 같다.

자아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은 살아서도 죽은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자아를 찾아, 그것을 과감히 버릴 수 있을 때
아마 그 때 사람들은 삶에서 또 하나의 경계를 넘어갈 수 있는 것 같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저 너머의 삶 말이다..

이제 겨우 그 먼 여정의 첫 발을 내디딘 나지만
이 방향을 바라보고 있음으로 이미 충분하다.
끝까지 평범한 삶을 산다한들, 저기 저 멀리 반짝이는 불빛에 내 가슴은 뛰고 있으니 말이다.

내일 새벽 그가 직접 쓴 글을 접할 수 있음에
이 밤,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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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0 20:48:41 *.70.142.73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57>

Book review 60- 니진스키의 "영혼의 절규" 224쪽까지 읽기 완료

니진스키의 "삶" 부분을 읽고 있다.
그에게 삶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그는 "느낌"이라 표현하고 있다.

춤을 이야기 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사랑을 이야기 할 때도, 여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그래서 삶 전체를 이야기할 때도 그는 결국 "느낌"을 주고 받았는지에만 주목한다.

심지어 "무용의 신"이라 불리는 이 천재의 경우
지성은 느낌보다 하위이다,라고 하면서 느낌만이 전부요 최고라 표현한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몇몇 천재 혹은 영웅의 이야기들을 읽고 있다.
그 중에는 영웅이지만 평범한 나와 다를 바 없는 인간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고
그들이 천재의 반열에 들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들도 있었다.

오늘 니진스키를 읽으며 문득 "천재"를 다시 "정의"내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난 막연히 "천재"라하면 "재능의 천재"만을 생각했었다.
한없이 평범한 스스로를 위로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내 안의 단단한 관점의 벽이 무너지며, 그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는 것 같다.

첫째, 천재들은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에서 자칫 "무의식"의 세계에 근접해 가는 인물들인 것 같다.
니체, 니진스키, 고흐, 고갱 등등..
수많은 천재적 예술가들이 "광기" 혹은 "광인"이란 표현에 어울리는 삶을 남겨 놓았다.

왜 그럴까?
도대체 왜 그들은 그토록 무의식 세계에 근접해 가는 걸까?

니진스키의 경우만 해도, 물론 발작이 심각하기 전에 쓴 일기라고는 하지만
그의 관점에서 따라가보면 그는 이상하지 않다 (다만, 이야기가 무척이나 산만하기는 하다).
그러나 현실의 대중적 시각에서 보면 이상한 소리로 들리는 부분이 많다
(그렇다고 내가 감히 그의 정신 세계를 다 이해했다는 오만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그가 지성보다 느낌이 중요하다 믿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느낌에 관한 이야기가 이해된다는 의미이다).

내 생각엔 아무래도 몰입 혹은 열중에 그 답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둘째, 그러니까, 결국 천재라 일컬어지는 인물들은 현실에서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빠져드는 강도가 일반인들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단계로까지 치달아, 결국에는 무의식의 세계로 어느 순간 훌쩍 넘어가버리는 경우가 빈번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가령, 피카소는 광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역시도 하루 생활을 살펴보면, 어느 날은 왼종일 스케치에만 몰두했다고 한다. 비단 피카소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천재를 천재로 만드는 건, 재능이 아니다.
(모짜르트와 같이 어릴 때부터 신동인 천재도 있다는 주장이 있을 법하지만
내 경우는, 만약 내가 논의의 카테고리를 살짝 넓혀도 된다면
이는 여러 생에 걸친 몰입에의 축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어떤 경우에도 천재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단일생만 놓고 생각해 재능의 우열이 있다고 하여도
그 재능이 만개하기 위해서는 각자 개인들의 치열한 몰입에의 과정 없이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그간 천재들이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얻은 결론이다.

어떻게든 천재는 재능이라 믿어보려 했으나, 아니다.
성당 천정 벽화를 4년간 시력을 잃어가며 완성한 미켈란젤로이다.
인생의 진리는 멀리 있지 않다. 언제나 답은 내 안에 있다.

그렇다고 내 자신에게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고 싶지는 않다.
중요한건, 천재들이 얼마나 몰입했는지, 그들이 왜 무의식 세계에서 돌아올 수 없었는지보다는
내가 얼마나 행복하게 내 꿈을 향해 걷고 있느냐 아닐까 싶다.

그렇게, 즐거워서 몰입하고 열중하다보면
언젠가 천복이라 믿었던 그 일이 나도 모르게 천직으로 변하는 삶
이제 난 그런 자연스런 행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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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7.21 21:42:12 *.180.75.152
행복하게 내 꿈을 향해 걷고 있느냐고 저에게도 질문을 던져봅니다.
솔직히 요즘 함정에 빠져있는듯한 힘듦이 있지만 천직으로 받아들이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예쁜책들 보내주신 손길에 힘이 생겨 씩씩하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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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1 22:39:42 *.70.142.104
이헌님이 걷고 계시는 그 길, 솔직히 옆에서 감히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매일 어찌 힘을 내시는지, 매일 어찌 위로를 하시는지.. 저로서는..
하지만 행복은 진정 내 안에 있음을 믿습니다.
이헌님의 내면 깊은 곳에서 길러 올러지는 그 에너지가 조용히 퍼져나가고 있음을 믿습니다.
그래서 씩씩하게 그 길 가시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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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1 22:42:29 *.70.142.104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58>

Book reveiw 60- 니진스키의 "영혼의 절규" 280쪽까지 읽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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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2 21:01:24 *.70.142.121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59>

목욜 정진의 날

"당당하게 죽을 수 있습니까?"
공부시간에 던진 첫 말씀이셨다.

이어서 남자와 여자는 그 근본 업이 다르다 하신다.
여자들은 남자에 비해 외향적인 힘보다 내향적인 힘이 강한 생명체인데
자칫 내면의 힘이 길러지지 않으면 그것이 엉뚱한 에너지로 발산된다고.

가장 대표적인 왜곡된 감정이 "질투"와 "평정심을 잃는 것"
어릴 때같으면, 아니 연구소에 들어오기 전만 같았어도
남녀차별 혹은 여성 비하 발언이라 거부했을지도 모르겠다.

작년, 연구원을 뽑는데 있어 스승은 남녀비율을 맞춘다고 하셔 내심 놀랐었다.
그러나 꿈벗에서 이미 만나본 그 분은, 분명 이유없이 그럴 분이 아니셨다.
'뭘까? 왜 그러실까?' 궁금했다.

시드니에서의 오랜 생활 끝에 한국에 들어와 첫 직장에서 나만 여자 컨설턴트였다.
그곳은 그러니까 한마디로 "군대 축소판"이라고나 할까.

"여자가.." 이 소리를 들을 때마다 오기가 생기고, 반항심이 일어났다.
이래서 외국이 좋다는걸까? 들어올 수 밖에 없었던 내 상황이 더 어렵게만 느껴지기도 했다. 

남녀가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던 내게 사부님께서 처음으로,
아니 그 분이셨으니까 처음으로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 이유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년 한 해.
내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야 겨우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남자와 여자는 천성이 다르다.

바보아니냐고?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데 난 이 사실을 그다지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한 인간으로서 삶과 생존에 많이 급급했었던 시간들이었기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운명 앞에 그런 간단하지만 심오한 차이까지 헤아릴 여유가 그다지 없었다. 내겐..

남자들은 여자와 다르다.
생각하는 거, 표현하는 거 그리고 행동하는 거까지도.
물론 지금도 내가 남자들을 다 이해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젠 내가 남자들로부터 무얼 배워야 하는지, 무얼 존중해줘야 하는지 조금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
분명 나는 하나의 생명체, 하나의 인간이다.
하지만 동시에 난 여자로서의 인간이기도 하다.
내가 느끼는 거, 표현하는 거, 잘할 수 있는 거는 분명 다르다.

그래서 샤먼이 좋다.
맨 처음 사부님께서 먼별 샤먼이란 이름을 지어주실 때는
글쟁이로서의 길을 가도 좋다고 지어주신 이름이지만
단군이를 시작하면서 그 이름에 깊이를 더해 좋다.

샤먼은 드러내놓고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뒤에서 늘 기도한다.
조용히 사람들의 길을 만들고, 소리 안나게 기운을 북돋운다.
내게 딱 맞는 일이다.

여자로서 내가 온전히 글쟁이가 아닌 기획자로 살아야 하는 그 동안에는
난 계속 샤먼이고 싶다.
어쩌면 우주는 스승님을 통해 그런 삶까지 함께 일러주시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말씀에 여자는 남자보다 더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하신다.
여자는 태생적으로 남자들보다 더 감정적으로 휘둘리는 업을 갖고 태어나는 만큼
더 깊이 내면으로 들어가 거기 그 곳에서 조용히 수행 정진에 힘쏟으라 하신다.
그래야 주변에 조용하지만 강한 좋은 기운이 번져나갈 수 있다고..

"삶이 괴롭습니까?
삶은 괴로운 것이 아닙니다. 삶 그 자체는 절대 선을 유지할 뿐입니다.
삶을 괴롭게 하는 것은 삶을 괴롭게 하는 그 원인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 원인은 여러분 안에 있으니,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끝 말씀이셨다.

우리 모두에게 늘 평화와 사랑이 깃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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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07.22 22:26:56 *.233.243.118
<삶을 괴롭게 하는 것은 삶을 괴롭게 하는 그 원인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의 욕심을 버리면, 삶이 괴롭지 않을 수 있고, 감사함으로 충만할 수도 있는데요.
끈 하나만 놓아버리면, 어쩌면 전혀 다른,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의 생각거리 얻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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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4 00:30:44 *.70.142.170
단군 수련이 잘 되지 않는 것은 의지만의 문제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지금 행하는 새벽수련이 진정 원하고 좋아하는 일이 아닐 수도 있고여전히 바쁜 생활 등으로 인한 일상의 쫓김일수도 있고..특히 요즘 명희님은 아무래도 한국 들어오는 일로 인해 이것저것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 보입니다.

35도라.. 일단 건강부터 잘 챙기셔야 할 기온입니다.
자칫 탈수증에 걸리지 않도록 수분과 비타민 C를 잘 챙겨드시고요..^^
바쁜 일정 잘 마물하시고, 건강히 들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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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07.23 21:47:28 *.233.243.118
그러니까 제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
<삶을 괴롭게 하는 것은 삶을 괴롭게 하는 그 원인을 모르기 때문입니다>는 바로 무지인 <치>에 해당하는 거로군요. 탐, 진, 치라........
 기독교에서도 모든 죄의 근원은 <탐욕>에 있다고 가르칩니다.
탐욕이 없으면 죄를 짓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모든 종교의 궁극적인 가르침은 통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도 수희향님이 전해주는 말씀들을 읽으며, 이런 생각도 해보았답니다.
수희향님 따라서 절집에 가, 말씀을 들어보고 싶다구요. ^^!

단군 수련이 생각처럼 잘 되지가 않습니다. 의지가 약해서 그러겠지요.
여기는 연일 35도까지 올라가는 날들입니다. 가만히 책상에 앉아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군요.
수희향님도 단군이 진행시키느라고 수고가 많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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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3 10:19:00 *.70.142.99
명희님 한국들어오는 일정 때문에 무척이나 바쁘시죠..?
그 와중에도 수련을 하려 애쓰는 모습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치만 이런 날들이 모여 더 좋은 날이 되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하는 일들이 명희님에게 긍정의 에너지, 행복의 원천이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불가의 가르침 중에 인생을 고통스럽게 하는 3가지 독, 즉 삼독을 일컬어 "탐, 진, 치"라고 합니다.
탐, 탐욕입니다.
진, 성냄. 즉, 나의 탐욕이 채워지지 않을 때 내 안에서 일어나는 성냄 혹은 화입니다.
여기까지는 어리석은 저도 처음부터 이해했더랬습니다
(이해라고해야 결국은 머리로 의미를 안 것일뿐, 마음으로 깨치지는 못했지만서두요..).

그런데 문제는 치에서 걸렸습니다.
치란 무지인데 도대체 어떤 무지를 의미하는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설마 불가에서 지성의 부족함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 같고.

얼마간의 고민 끝에 어느 날 말씀을 듣고 순간 깨쳤습니다.
치란 바로, 내 안에 탐욕의 원인 있고, 그 탐욕으로 인해 내 안에 화가 있음을
즉, 내 안에 내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모든 원인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는 무지, 바로 그거였습니다.

손에 잡힐 듯, 내 삶에서 행할 수 있을 듯하면서도 어려운 것이 실행인 것 같습니다.
욕망이 없으면 두려움이 없고
두려움이 없으면 그 자체가 자유라는 가르침이 있는데
한편으로는 끄덕여지면서도 아직 온전히 자유롭지 못한 걸 보면
역시 갈 길 먼 중생인 것 같습니다.

아직 한번도 뵌 적 없지만
명희님은 어쩐지 제가 올리는 글
컴퓨터 저 너머에서, 한반도 땅 저 건너편에서도
어딘가 생각의 끈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 조금 긴 댓글 남깁니다..

오늘 이 곳은 여름 장대비가 퍼붓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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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4 00:49:21 *.70.142.170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60>

Book review 60- 니진스키의 "영혼의 절규" 345쪽까지 읽기 완료

"그 때 아내는 누구보다 나를 사랑했지만, 나를 느끼지는 못했던 것이다. 나는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건 불성실한 것이라 생각했기에 그녀 곁에 머물렀다. .... 나는 돈을 원치 않았다. 나는 단순한 삶을 원했다. ... 나는 나 자신 속으로 은퇴했다. 나는 너무나 깊이 자신 속으로 은퇴했기 때문에 더 이상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344쪽)."

여기에 어째서 니진스키가 무의식 세계로 종말에는 넘어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힌트가 있는 것 같다.
"나는 나 자신 속으로 은퇴했다."
선택적 광인의 삶이라고나 해야 할까.

천재들의 정신 발작은 대개 이 유형이 많아 보인다.
자신안에 빠져들고 빠져들다, 결국 세상과 더 이상 이해의 고리를 잃게 되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나오지 않는 고립.

니진스키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만의 "느낌"으로 모든 걸 판단하고 바라본다.
그는 가끔 주변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해 묘사하는데
그 상황이 너무 리얼해서 무의식 세계에 한 발을 걸친 그를 대하는 주변인들의 당황스러움이 느껴질 정도이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니진스키는 육식을 철저히 거부했다.
동물들의 죽음이 느껴진다는 이유로..
그 시대만해도 건강상에 있어서도 육식섭취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점이 밝혀지지 않은 시대였던만큼
사람들은 (특히 그의 아내는) 그에게 건강을 위해 육식을 끊임없이 권하고
그는 영적인 느낌으로 끊임없이 거부하며 갈등을 빚는다. 내겐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느낌.. 사랑하지만 느끼지는 못한다는 말의 의미, 알 것도 같다..
사람들은 얼마든지 서로를 사랑할 수는 있지만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서로를 느끼지는 않는다.

느낌이 통한다는 의미는 어쩌면 사랑한다는 의미보다 깊고 심오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사랑이란 감정 그 이상으로 신비로운 교감이니까..

비단 남녀만의 일만도 아니다.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 통한다는 건 무척이나 오묘하면서도 소중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오늘 외국어부족 이호금님을 웹진 2번째 단군이로 인터뷰했다.
그냥 문득 며칠 전에 이달에는 이호금님을 인터뷰해야 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예전에 나같으면 지난달에 경인님 인터뷰했으니까, 이달에는 어떤어떤 이유로 이 분을 인터뷰해야지, 하고
나름 논리를 세웠을 법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그냥 직관에 맡긴다.
이런 일까지 굳이 거창하게 논리적 사유를 일으키기 보다는
그저 자연스레 내 안에서 흘러나오는 느낌을 따라가보는 것이 훨씬 더 흥미로워졌다.

그냥, 호금님의 이야기 듣고 싶었다.
내 마음이, 내게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헤어질 때 호금님이 안아 주었다.
오늘이란 시간이 우릴 자연스레 조금 더 가깝게 만들어 주었다. 
역시 나의 직관은 내게 멋진 시간을 선물해주었다..

니진스키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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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5 00:13:41 *.70.142.54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61>

Book review 60- 니진스키의 "영혼의 절규" 중 '죽음'편 시작 (384쪽까지 읽기 완료)

사자 프로젝트의 주제는 "깊이 사귀어, 멀리 간다"이다.

어떻게 해야 사람과 사람이 만나 깊이 사귈 수 있을까?
우린 진솔함, 진정성, 내면의 교감 등을 생각해 보았다.

그럼 깊이 사귄 이들이 멀리 가려면?
그건 같은 방향을 향해 걸으며, 함께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야 비로소 가능해지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삶이란 것이 늘 쉽고 평탄한 시간만 펼쳐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생이란 여정에서 한 방향을 향해 지난한 시간을 함께 살아가야 비로소 멀리 갈 수 있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에.

오랜만에 그녀들을 만났다.
나의 아주 유치한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는 그녀들.
이제까지보다 한 걸음 더 멀리 가고 있는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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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6 23:03:02 *.70.142.54
별 말씀을요~ 저 글이든 말로든 통하는 분들과 이야기 나누는 거 좋아합니다^^
저도 명희님께서 상해에 계셔서 더 많은 일들 함께 하지 못함이 무척 아쉽습니다.
하지만 명희님 말씀처럼 세상 모든 일에는 다 뜻이 있고 때가 있다 생각합니다.
명희님과 변경영의 인연은 지금부터 시작이니, 그 나름 또 아름다운 길을 만들어 가시시라 믿습니다.
이제 정말 며칠 안 있으면 뵙겠네요. 하루하루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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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07.25 17:23:57 *.233.247.111
수희향님! 
일주일쯤 기다렸다가 서울가면 만나서 물어볼 것을 괜히 질문을 하여, 더운 여름에 긴 글을 쓰게 했습니다.
그런데 수희향님이 글로써 명료하게 설명해주시니, 어떻게 된 속인지 잘 알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끌리는 프로그램들입니다.  
몸이 우리 땅에 있어야 <변경연>의 다른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볼 수 있을텐데요.
실은 이번 7월 24-25일에 있었던 교육을 놓친 것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따라가 보겠습니다.
사람 일이 마음먹은대로 뜻대로 되지는 않으니까요.
가야 될 길이고, 만나게 될 인연들이면 만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힘들게 써주신 위의 답글, 누군가가 수희향님 단군일지 보러 놀러왔다가 또 알고(마시고) 가는 옹달샘의  샘물같은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마워요.
집에갈 날짜를 받아놓으니, 날이 더디갑니다. 실제로는 굉장히 빠르게 지나가는데요.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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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5 10:55:07 *.70.142.126
사자와 호랑이 프로젝트는 작년부터 사부님께서 이끌어주시는 공저 프로젝트입니다.

(이미 다가온 미래에는) 개인들이 더 이상 조직에 기대어 삶을 살 수 있는 시대는 아닙니다
(개인을 필요로 하는 조직의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니까요).
그러므로, 1인 기업가 시대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시대적 필수요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개인들이나 사회 혹은 정부 그 어디에서도 뚜렷한 대안점을 내놓고 있지는 못하다는거죠.

이에 저희 사부님께서 내놓으신 대안 모델이 바로 <필살기- 사자- 호랑이>입니다.
즉, 1인 기업가 혹은 프리랜서로 살아갈 수 있는 자신만의 "필살기" 하나씩을 갖추고
사자: 아직 개인의 역량이 부족할 때에는 비슷한 역량이나 재능을 가진 이들 중 유사한 목표를 지닌 이들끼리 "창조적 소수"를 이루어 함께 일을 도모하고 (사자는 맹수들 중 유일하게 무리를 지어 역할분담을 합니다),
호랑이: 그러다 역량이 충분히 길러지면, 1인 기업가로서 독립해서 살아나가는 것 (이 때, 필요한 것이 다름아닌 1인 마케팅 전략이고, 개인 마케팅 전략을 연구하는 것이 호랑이 프로젝트입니다).

이에 따라, 사부님께서 작년 가을부터 연구원들을 이끌고 사자와 호랑이 프로젝트를 연구, 집필 중에 계십니다.
감사하게도 저의 경우, 두 가지 프로젝트 모두에 속해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부터 그 두가지 프로젝트의 현장 실험으로 태어난 것이 다름아닌 "창조놀이"입니다.
즉, 사자 프로젝트에서 표방하고 있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함께 이룰 수 있는 창조적 소수를 규합하여,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밥벌이를 해결하자"라는 놀이인거죠.
그리고, "창조놀이"의 첫 번째가 바로 웹진 Change 2010이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저희 연구소에서는 1인 기업가들이 홀로 독립하여 다가오는 시대에 독립하여 살아갈 수 있는 1인기업가 모델로서 <필살기- 사자- 호랑이>를 연구 중에 있고, 우선 필살기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저의 경우, 사자와 호랑이 프로젝트에 참가 중에 있으면서, 올초부터 사자 프로젝트의 실험 모델로서 웹진과 단군 프로젝트를 연구소 첫 창조놀이로 기획하여 진행 중에 있습니다.

명희님께서는 조직에 속해서 일하시는건지 아니면 1인 기업가 혹은 프리랜서로 일하시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번역 일이라면 프리랜서에 가까울 것도 같고..

저희들이 진행하고 있는 <필살기- 사자- 호랑이> 모델이 명희님께도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였으면 합니다.
이 정도로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궁금하신점이 있으시면 얼마든지 더 질문해주세요.
관심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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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07.25 01:34:52 *.233.244.103
사자 프로젝트/ 호랑이 프로젝트는 어떤 프로젝트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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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5 19:11:01 *.70.142.126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62>

Book review 60- 니진스키의 "영혼의 절규" 읽기 완료

"니진스키에게 '무용'은 신앙이요 생명이며 영혼이었다. 그러나 극장이 없었으므로, 니진스키는 자기 속에 깊이 물러가 자신의 고유한 '무용'의 내면세게에서 살기 위해 삶의 현실로부터 문을 닫아버렸던 것이다 (93쪽)"

천재는 왜 광인이 되는 것일까?
이런 각도에서 책을 읽은 것 같다.

평범한 사람들과 천재의 차이는 재능일까? 열정 혹은 몰입의 차이일까?라는 내 안의 질문에
어느 정도는 후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다음으로 광인의 길을 간 천재들은 그렇다면 몰입의 정도가 너무 강해서였을까? 하는 질문이 생겨난다.

얼핏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러하다는 답이 나올법도 하지만 사유를 조금 만 더 밀어부쳐보도록 하자.

"타인은 지옥이지만, 사람이 구원이다" - 사르트르

내가 처음 저 말을 접했을 때 나는 온 마음으로 긍정했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과연 타인이 지옥일까?
아니다. 타인과의 관계를 지옥으로 만드는 것은 "나의 에고"와 "타인의 에고"가 부딪히기 때문이다.
즉, 서로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이 만나면
당연히 그 관계는 지옥에 가까울 수 밖에 없다. 에고가 빚어내는 갈등의 정점이라고나 할까.

"사람이 구원이다"
저절로 얻을 수 있는 결과가 아니다.
우선 내가, "나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다 (즉, 개인의 객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Now"에서 에고가 모든 갈등의 시작이라 말한다.
참으로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다.

일반인들은 평상시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체 일상에 매몰되어 살아간다.
그러므로 처음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첫 번째 단계는 과연 내 안의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를 찾는 일이다.

다음으로 내가 원하는 천복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천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선택과 집중, 혹은 몰입과 열정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 우리들은 천재들의 몰입을 지향점으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이다. 

여기서부터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선이 스틱스 강처럼 우리 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대개 예술가들의 에고는 평균을 넘어 수퍼-에고로 까지 발전하며
스스로 고립을 자초한다.

니진스키 역시 "죽음"편에서 "나의 영혼이 울고 있다"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그 누구로부터도 이해받지 못하는 고립감.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황량함.
예술적 고독의 경지를 넘어서 드디어 무의식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의식 세계로 향한 문을 닫아버린 체로 말이다.

이것이 바로 사부님께서 경계하라 말씀하신 그 지점이다.

예술적 가치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배제하고라도 한 인간으로서의 삶으로 놓고 볼 때
분명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찾고, 나의 천복을 찾고, 천복을 천직화하기 위해 몰입하고 열중하지만
동시에 자아를 객관화하며 내적 성장을 기해야 한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의 삶이 내 눈에, 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에고에서 수퍼-에고로 치닫는 대신
타인이 나와 다르지 않은 존재요 생명체임을 인식하고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해 나를 내려놓기 시작하는 거
이것이 바로 내적으로 성장한 이들이 걸어가기 시작하는 통찰의 길이다.

예술가와 깨달은 이의 갈림길이라고나 할까..
(물론 톨스토이처럼 예술을 구도의 길로 승화시킨다면
예술가들이 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지고의 선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나야 이제 겨우 천복을 찾았고 천직화하기 위한 첫 걸음을 겨우 떼어놓은 상태이니
아직까지야 내 일에 무한 열정을 갖고 몰입해야 하는 단계이기는 하지만
자아성장이나 관계 역시 하루 아침에 이룰 수 있는 일들 또한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조금 더디게 천직을 이루더라도
한번은 더 내 안을, 내 주변을 둘러보며
함께 이루어 가는 "우리 안의 나"이고 싶다.

이젠 완벽한 삶, 탁월한 성취보다는
"조화로운 삶"을 품고 살고 싶다.

바람결따라 흩날리는 벚꽃잎처럼
우주 속에 나를 내어 놓고 자연과 함께 숨쉬며,
인연 닿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며 그리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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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6 23:29:34 *.70.142.54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63>

Book review 61-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1장 읽기 완료

제임스 조이스.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로서 스승 플로베르의 리얼리즘을 이어받아
20세기 시와 소설에서 찬란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작가.

하지만 이걸로는 그를 설명하기 부족하다.
내가 그를 선택한 이유는 리얼리즘에 "신화적 표현"을 구현한 작가이기 때문이다.
죠셉 캠벨의 책을 읽다보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작가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제임스 조이스이다.

신화적 표현을 구현했다는 것은 달리 말하자면
다른 그 어떤 작가보다 "인간의 원형"에 대해 고찰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 책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그의 초기 작품으로서
아일랜드 작가 특유의 가톨릭 교회와의 갈등과
(소설가들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자기계발서 작가인 찰스 핸디까지, 아일랜드 출신인들에겐
구교와 신교의 대립, 혹은 구교의 영향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깊이 영향을 끼친다)
그 갈등 속에서 자신의 천직은 "예술가"임을 깨닫고 "자기 완성의 길"로 나아가는 자전적 소설이다. 

인간의 원형에 대한 치열한 생각없이 나올 수 있는 작품이 아니기에
지금의 내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 오늘도 왼종일 단군 회의.
제임스 조이스가 스스로의 원형을 찾았듯이
우리 또한 자신들만의 세상 만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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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7 21:49:19 *.70.142.117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64>

Book review 61-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96쪽까지 읽기 완료

멀리 있는 선배한테 전화가 왔다.
안그래도 어제 단군회의하면서 빈자리가 느껴졌었는데..
함께 도모했던 사람이 없으니 마음이 짠...했다.

누구보다 성실한 가장으로
누구보다 변화에의 열망도 크고
또 누구보다 연구소를 아끼며 공헌하고 싶어하고..

그런 그가 갑자기 회사 일로 타국에 가게 되었다.
이 모든 일에서 선배는 어떻게 균형점을 찾을런지..
정말 1년이 넘는 장기 출장을 가야 하고, 가게 되는건지..

떠나기 전, 영어를 할 줄 아는게 원망스럽다고, 괜히 영어를 배웠다는 그 말이, 선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새삼 내가 단군 1기 준비한다고 꿈벗 봄소풍 선배한테 다 떠넘겨도 웃음을 잃지 않고 혼자 낑낑대던 모습이 떠올라 미안하고, 연구소 일 조금이라도 더 나눠서 하지 못했던 것도 미안하고..

나란 사람은 늘 이런 식이다.
누군가 곁에 없어야 그 사람의 고마움을 느끼니..

선배야. 이번에 오면 내가 밥 한끼 쏜다.
저녁에는 아가들이랑 바쁘니까, 경기도민인 내가 회사 근처까지 가서 점심 사준다.
그니까 힘내자.
밥 꾹꾹 눌러 맛있게 먹고, 힘내자..

밥벌이는 지난하니
밥이라도 맛있게 먹자..

그렇게 씩씩하게 지내다보면
아마도 선배에게 가장 최선의 길이 열리지 않을까..

예전엔 몰랐습니다.
제 앞에 놓이는 한끼 밥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기는 것인줄..
이젠 제 앞의 한 끼 밥 안에서 우주를, 사람들의 삶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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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8 23:58:30 *.70.142.15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65>

Book review 61-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2장까지 읽기 완료

2장까지는 성장기의 이야기가 주로 펼쳐지면서 아직까지는 예술가의 길로 접어드는 주인공의 갈등과 원형은 다뤄지지 않고 있다. 조금 뒤 부터 이야기가 펼쳐질듯.

꿈벗부족 2차 부족회의가 있었는데, 부족회의라기보다는 꿈벗지인들의 모임? ㅋ

... 난 최대한 나로 살고 싶다.
살아있어도 죽은 것과 같은 삶은 이미 충분했다.

이제 겨우 어둠의 긴 터널에서 빠져 나왔다. 
세상의 굴레, 제한 혹은 편견은 날 가두지 못한다.

그렇다고 헛되이 세상과 맞서지도 않는다.
핏줄을 타고 내 심장을 뛰게 만드는 생각들을 쫓아
하루, 또 하루, 그 다음 하루, 그렇게 차곡차곡 쌓아간다.

영혼의 자유, 그 찬란함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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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2010.07.29 04:55:11 *.142.197.89
샤먼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공헌이 이것입니다. 응원하기.
살짝 다녀가며 응원합니다.
단군이로 사람이 될때까지 으라차차. 함께하면 멀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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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9 22:11:05 *.70.142.135
서로 응원해주기. 가장 큰 공헌아닐까요..?
네. 함께 멀리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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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9 22:11:51 *.70.142.111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66>

목욜 정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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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0 10:34:34 *.70.142.111
어제의 가르침이 요즘의 상황과 어우러져 마음 속에서 멤돌기만 할 뿐 언어로 정리되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 스승님의 글을 읽고, 이제야 정리..

"사람에게 죽음이란 육신의 호흡이 멈춤을 의미합니다.
육신의 호흡이 멈추면, (의)식은 몸담고 있던 육신을 떠나 그만의 여정을 계속 이어가야 합니다.
이 때 그 (의)식의 원력에 따라 다음 생을 결정할수도 있지만 (당연히 높은 수행자의 영혼이나 가능한 얘기다)
대개 (의)식들은 자신들의 원력이 아닌 업력에 따라 다음 단계가 결정됩니다."

어제 말씀은 <티베트의 지혜>에서 나온 말씀과 유사했다.

가족 중의 한 사람을 잃고 난 걸어도 발이 허공에 붕 뜨는 느낌으로 지낸 적이 있었다.
허허벌판에 내팽겨쳐진 느낌이랄까.
황량하게 바람부는 갈대밭이 연상되며 내 영혼은 참으로 추웠던 것 같다.

죽음이 내 삶에 현실로 들어오며, 나는 길고 지리한 방황으로 첫 걸음을 내디뎠다. 

그 때 읽었던 책이 <티베트의 지혜>였다.
그 책에 나온 죽음 과정을 알게 되고, 오히려 잘 보내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자책하며 또 몇 년..

나는 왜 꿈을 꾸는 걸까..?
나는 왜 천복을 쫓는 걸까..?
나는 왜 천직을 바라는 걸까..?

스승님의 글 속에서 답을 찾아 본다.
다름아닌 "우주적 일체감"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
결국 난 옷만 바꿔 입었지, 내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는 천복이 아닌 세상적 성공 아닌가하는.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크다.

사람들이 간신히 변화의 길에 들어선다 하더라도
징그럽도록 따라붙는 밥벌이의 지난함, 성공에의 욕망 그리고 실패에의 두려움을
우린 과연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매일 꾸준히 정진하십시오.
그러다보면 여러분의 마음자리가 바뀌며 업의 장이 바뀔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처한 물질적 환경이나 세상 상황이 점차 선순환으로 들어섭니다.
여러분 속의 참 자아를 찾고, 참 자아를 찾을수록 마음을 비우게 되니
비운만큼 필요한 부분은 자연히 채워집니다."

"인생은 백년도 되지 않는데, 마음은 천 년의 근심을 안고 있다..."라는 스승님의 말씀이
어제 수행에서의 가르침과 하나 다를 바 없으시다.

우주의 신통한 샤먼이 되어 스스로의 삶에 등불이 되라는 스승님 말씀 받들어
오늘도 내 영혼의 별길을 걸어간다.
저 멀리 스승이 밝히신 등불을 지표삼아, 별부스러기 흩날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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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분이나 200일차 여정을 함께 하실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200일차에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알 것 같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능을 느끼고 관찰하며
어떻게 사자를 꾸릴 수 있고, 호랑이의 터전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결코 계획했던 일은 아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내디디면 하나씩 내게 다가온다.
물론 1기 200일차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은 아닐터이다.
이 모든 일에는 사람과의 인연, 시간과의 시절 인연이 필요하기에..

내가 할 일은 그저 별 길 여는 일뿐이다.
나머지는 하늘과 우주 그리고 우리들의 탄생별이 지켜주시겠지.
나는 그저 밤하늘에 한줄기 별 길을 정성스레 만드는 게다. 별부스러기 흩날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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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1 01:09:02 *.70.142.60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67>

Book review 61-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3장까지 읽기 완료

"그의 영혼은 살이 찌고 굳어서 하나의 큰 비겟덩어리가 되어 아련한 공포에 질리면서 무섭고도 깜깜한 저녁 어둠 속으로 한결 깊이 잠겨 들었다. 한편 아직도 육체는 들뜨고 욕된 상태에 있었고, 흐릿한 두 눈으로 쏘아보며, 산란한 마음으로 인간답게 힘없이 우신 (이단적인 신)을 바라보고 싶어 찾아 헤매고 있었다 (148쪽)"

성인기로 접어드는 갈등을 참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 같다.
제임스 조이스의 특이한 점은 주인공의 시간을 밝히지 않는다는 점.
지금 주인공이 10대 초반인지 후반인지 알 수 없다. 이야기 흐름으로 미루어 짐작해야 할 뿐.
그러나 그 가운데서 느낌으로 아, 10대 후반 성장기의 진통을 겪고 있구나... 아, 이제 20대 초반쯤 된것같네..
머 이렇게 짐작하면서 읽어가는데, 그래서인지 어쩌면 인간 본형의 모습에 더 집중하게 되는것도 같다.
이야기는 지금부터 더 재미있어질듯.

#에피소드 1
첫 책 계약했다.
사부님 밑에서 두 개의 공저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계약서에 도장 찍은 건 아니니
번역서가 아닌 저서로는 첫 책 계약이다. 완/미 선배와의 공저.
책이란 출간까지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는 작품이니, 지금부터 더욱 정성을 다해 집중해야 한다.
그래도, 오늘은 '작은 승리 하나'라 말하고 싶당...이 길로 전환하고 첫번째 책 계약이니까...정혀나, 애썼어...^^

#에피소드 2
꿈벗 <심한 아이들> 모임이 있었다.
우리 기수는 여지껏 한 달에 한번 꼬박꼬박 모임을 갖고 있다.
2008년 성탄 특집 기수라 우기는 우리는, 작년에 우리끼리 성탄기념으로 강원도로 워크숍을 다녀오기도 했다.

난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오고 오랜 세월 외국에서 생활한 관계로
여고 동창이나 대학교 동창 여친들이 없다. 한 마디로 여친들 자체가 없는거나 마찬가지.

뜬금없이 쓸쓸할 때, 함께 커피 마셔줄 여자 친구들이 없어서
그냥 속 얘기 술술 다 풀고 싶을 때 들어줄 여친들이 없어서
옛날에 직장 다닐 때 쪼금 마니 외로웠는데, 꿈벗 동기들은 그런 내게 하늘이 주신 선물같다.

꿈벗의 오랜 전통을 깨고 우리 기수는 유달리 여자들이 많았다.
거기다가 기질과 성향도 비슷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것까지 처음부터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일을 사랑하는 정도를 떠나,
천복을 찾겠다고 성탄절날 꿈벗에 모여앉아 레몬쥬스 마셔가며 내면을 헤집는 여인들이다 ㅋㅋㅋ).

내향성이 심한 우리는 처음부터 확 친해지지는 않았지만, 잼있는건 그러면서도 매달 만났었다.
그리고 1년이 넘은 2년차인 지금까지도 꾸준히 만남을 이어오며 조금씩 더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내향이들의 최고 장점이다. 맞는 사람들하고는 오래 가는 거 ㅋㅋ
나이들수록 남친보다 여친이 더 좋다고 낄낄거리며 연락끊지 말자 한다
(나야 남편도 남친도 없으니 그렇다치고, 유부녀들이 이렇게 말해도 되는건지. 남편들한테 일러줄까부다 ㅋㅋ
아니다. 나 위로하느라 한 말일 수도. 믿으면 내가 바보?? ^^::: ).

참. 오늘 그녀들한테 들은 얘기.
공정여행(?)이란게 있단다. 네팔이나 아프리카 등지의 현지인들과 좀 더 교류하고 봉사도 하면서 행하는 여행.
여자들끼리 하기에는 아주 안전한 여행이라 한다. 
물론 힘든 현지인들의 삶을 우리의 이국적 정취로 감상해서는 안될 일이지만
며칠이라도 낯선 땅에서 누군가의 삶에 보탬의 손길을 더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네팔을 여자들끼리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루트가 있다하니 우리 모두 귀가 번쩍 ㅋ

올해는 연구원 2년차로 연구소의 유럽 여행 따라갈 여유도 없이 지내고 있다.
하지만 일적으로 조금만 더 기초를 닦으면 떠나야지.
처음엔 며칠 씩으로 시작해서 차차 마음가는 곳에서는 조금 더 오래..

더 잊어버리기 전에 일본어도 마스터하고 싶고
스페인어 배우고 싶다. 나의 로망.
역시 나의 꿈은 그 어느 것에도 메이지 않는 글쟁이이다..

하지만 알고 있다. 내가 왜 기획일을 해야 하는지.
글쟁이로서의 삶은 이제 겨우 그 길에 접어든 정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단 내 안에 남아 있는 불씨를 나는 알고 있다 (그리고 갚아야 할 그 무언가와 깨쳐야 할 그 무언가..).

그러나 언젠가 때가 오면 말이다.
세상 일 다 정리하고 조용히
바람처럼 꽃잎처럼 글과 함께 흐르는 삶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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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1 00:07:33 *.70.142.183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68>

오전: 수글부족 부족회의. 배우고 생각거리도 얻고.

오후: 사자 프로젝트 세미나.
사자 프로젝트는 참여자들 대부분이 5기 동료들이어서 마치 5기 수업같다.
사부님 모시고 하는 수업. 그리고 뒤풀이.
너무 그립다, 2009년.

작년엔 사부님과 5기들에 둘러쌓여서 참 든든했는데..
우린 유치하리만치 서로들 좋아했는데..
각자의 길을 걸으며 더 이상 그와 같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없음이 너무 슬프다.

사부님과 오기들과 함께 한 일년은 진정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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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1 18:50:50 *.126.210.26
감사합니다^^

여름은 덥지만, 그래서 다음에 오는 가을이 더 깊은 거 아닐까 싶습니다..
연구소의 시끄러움에 형산님의 마음자리가 시끄러운 것 같습니다.
흔히들 겪는 일입니다. 보색이 만나 조화를 이루어가는 과정이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멀리가는 것이 평생을 의미하는군요, 형산님께는..
있는 존재 그대로를 인정하라.. 참으로 중요한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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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
2010.08.01 14:20:22 *.22.88.77
바쁜 와중에도 출사표 왕림을 다 해 주시고...^^ 아침에 댓글을 달까 하다가 그냥 갔는데.
아무튼 할려다 만 얘기는, 첫 책 축하드립니다.
시천주에서 만났을 때가 책 얘기 때문에 모임이 있었던 거죠?

덥습니다. 몸도 마음도.
최근에는 변경연과 나와의 관계에 대해 살짝 의문이 들어 더 그런 모양입니다.

그리고 멀리 함께 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평생을 염두에 두고 있답니다.
현재는 그런 관계의 인연은 가족을 제외하면 딱 한 명 뿐이라 인생 헛 산 것 같긴 하지만요.
그 친구를 대할 때는 그저 나무나 바위처럼 여깁니다. 있는 존재 그대로를 인정하지 못하면
평생을 함께 간다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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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1 18:47:26 *.126.210.26
수업 내용을 정리했으니, 이제 내 삶에 적용해보기.
책을 읽거나 수업을 들으면, 꼭 내 삶에 적용해본다. 나의 삶을 투영시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거.
내가 좋아하는 배움의 방식이자 작업 과정이다.

인간관계는 중요하다.
이런 말 하면 바보스럽다. 이거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헌데 정말 중요하다. 인간은 살아있는 한 어떠한 형태로든 관계를 떠날 수 없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곧 한 사람의 삶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말이다..

작년에 연구원을 마루리하면서
2009년은 내게 (진정한 나를 찾아 헤매며) 변화하는 한 해였다면
2010년은 내게 관계를 재정립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었다.

그때는 사실 머 관계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 별다른 생각도 없었는데
문득 내 안에서 터져 나온 말이었다.
그러면서 관계 재정립을 통해 한 걸음 더 성숙하면,
그 때 비로서 나만의 문화세계를 조금씩 쌓아나갈 수 있을거라고.
아마 내 안의 나가 무언가를 감지했었던 것 같다.

올 한해 난 누군가는 깊이 사귀고, 누군가하고는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기도 하고
그런가하면 단군이들과는 새로운 인연을 시작하고, 한편으로는 멀리 한 걸음을 내디딛는 관계도 있고.
나라는 한 점을 둘러싸고도 다양한 관계가 펼쳐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이 유기체적 관계 속에서 과연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추구하는걸까..?
사자 프로젝트를 거치며 배우고 느낀 점을 내게 적용해본다.

1. 자기성찰
진리 어쩌고 하는 거창한 말은 하지 않겠다. 거기까지 가려면 아직 멀고도 먼 이야기니까.
그저 사자 프로젝트에서 말하듯, 지금의 내겐 삶을 중심잡고 살기 위해서, 보다 원만한 관계를 이루기 위해서 꾸준히 내 자신을 성장의 길로 이끌 뿐이다.

2. 홀로서기
책 읽고, 생각하고, 글쓰고, 작업하고..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세계가 필요하다.

홀로서기를 하지 못한 사람이 타인들과 창조적인 소수를 꾸릴 수 있을까..?
내가 기획자로서 글쟁이로서 하나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선, 혼자 내 안을 채울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부님께서는 "글쟁이의 고독"이라고 표현하시는 이 시간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생각한다.

3. 함께하는 삶
예전에 나는 나와 다른 사람을 틀리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외면했다.
그러다보니 내 삶은 풍성하지가 않았던 것 같다.
늘 내 안에 갇혀 지내는 느낌..? 머 그랬던 것 같다.

작년부터 배우기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 "다양성의 조화"가 얼마나 예쁜지.
게다가, 한 사람 한 사람은 참으로 다양한 면을 지니고 있다.
한 사람의 세계 속에도 정말 여러 색깔이 내포되어 있음을 이제 겨우 알 것 같다.

그 다양한 빛깔들이 만나 빚어내는 새로은 세상은 나 홀로 세상보다 아름답다.
늘 홀로서기를 준비해야지만, 늘 함께해야 한다. 삶이 훨씬 더 충만해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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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난 관계 속에서 편안함을 추구한다.
예전엔 사람들을 만나면 늘 긴장했었던 것 같다.
나의 부족한 점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언제나 얼마만큼의 거리감을 유지하고는 했었던 것 같다.

연구원 시절 내 모든 걸 보고 나니까 이젠 별로 두려움이 없는 것 같다.
'아, 나란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구나. 머야, 잘난 것도 하나없고, 실수투성이에 별로군 ㅋㅋ'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참 편하다.

부족한 점이 있는 거 당연하지 않나. 대신 조금쯤 쓸모있는 부분도 있겠지 ㅋㅋ
외로움을 느끼는 것도 인간으로서 당연한거다.
가끔씩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게 로봇이지 인간이리 ㅋㅋ
그러니까 나의 부족한 부분을 메꿔서 함께 성장할 동료를 찾는거고
외로울 때 함께 커피마셔줄 친구를 좋아하는 거고, 그런거 아닌가.

나의 부족한 점, 어리석은 점을 인정하고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하다.
마니 부족하지만, 부족한대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인간 관계에 있어서도 가끔은 삐치기도 하고, 투덜대기도 하면서 관계를 이어간다.
그래도 내가 먼저 잡은 손 놓지 않고, 그냥 한번 더 웃어주려 애쓰고
무엇보다 나자신이 주변 사람들에게 편한 사람이기를 바랄 뿐이다.

이젠 살면서 눈 마주치고 서로 웃다보면
마음도 주고 받고, 그러면 관계도 편해진다는 걸 조금쯤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나저나 사부님께서 나더러 술을 몬마셔서 잼없다 하신다.
선배들도 내가 넘 깍듯하다고 한다.
하긴 사람이 가끔은 술도 한잔 마시고, 흐트러진 모습도 보여주고 해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도 술취한 이들 못지 않게 분위기에는 잘 취하는데, 역부족인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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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1 13:40:00 *.70.142.183
어제 많은 Input에 간만에 만난 가오기들의 여운이 겹쳐 수업 내용을 정리하지 못했다. 이제 정리.

사자 프로젝트를 정확히 설명하자면, 1인 창조기업가들이 스스로 독립하기까지 여정에서
기질과 재능 그리고 목표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창조적 소수"를 이루어 뜻을 도모하는 일을 함에
"어떻게 관계를 풀어나갈까"를 연구하는 "관계 프로젝트"이다.

사자들 중에는 기질상 호랑이의 재능을 지니고도 계속 사자로 살아가는 이들도 있을 수 있고
호랑이가 된 뒤, 자신만의 사자의 무리를 형성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호랑이가 되신 뒤 연구소라는 커뮤니티를 형성하신 사부님).

자, 그러할 때, "창조적 소수"를 형성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관계 포인트들은 무엇이 있을까?
지금까지 우리가 치열하게 논의하고 진행해왔던 결과물을 아주 간략하게나마 정리해본다.

1. 열정
아주 쉽게 표현하자면 "평양 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이라는 우리네 속담이 있다.
세상 그 어떤 멋지고 화려한 일도, 본인의 자발적 참여 의사나 열정이 없으면 티끌 하나도 진행할 수 없음이다.
제발 이 사회가 사람들에게 사회적 성공이란 허상으로 몰고 가지 않기를..

열정이 없는 사람과는 그 어떤 일도 도모할 수 없다.
사랑없는 결혼이 허울뿐이듯이, 열정없는 비즈니스 파트너는 기본적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 결론지었다.

열정. 일을 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2. 자기성찰/ 공유/ 소통
열정이 비즈니스 파트너를 선택함에 있어 기본 요소라면
그 관계를 성장, 유지시키는데 가장 필요한 세 가지 요소로 자기성찰, 공유 그리고 소통으로 집약했다
("어떤 파트너"를 선택할지에 대해서는 전문성, 재능 및 기질 등의 요소로 책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기에
여기서 나는 관계 그 자체를 성장, 유지시키는 요소에 집중한다).

2-1) 자기성찰
열정이 있는 두 사람이 모였다고 비즈니스 관계가 원만히 풀리지는 않는다.
두 사람의 관계가 원만히 이어지기 위한 첫 번째 요소로 우린 "자기성찰"을 선택했다.

한 사람은 꾸준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데
또 한 사람은 내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면 그 관계가 어찌될까..?

내면에의 성찰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이 모든 원인을 외부로 돌린다는 점이다.
관계를 유지하기 무척이나 어려운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관계란 어떤 상황에서도 상호보완적이다.
한 사람이 두 사람의 인생을 짊어질 수 없듯이, 한 사람이 모든 비즈니스를 책임질 수 없다.
내면의 성장을 게을리하지 않는 사람들이 성숙한 관계를 이루어 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2-2) 공유
공유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포함된다.
방향성에의 공유, 가치관 혹은 기본 철학에의 공유 (한 사람은 수익성만 쫓는데, 한 사람은 사회적 공헌이 더 중요하다 생각하면 수익 발생 후 갈등 예상), 역할은 다를지라도 함께 모여 도모하는 업에의 공유 (이 부분이 바로 친구들은 아무리 관계가 좋아도 무조건 창조적 소수를 이룰 수 없는 이유이다 등등.

여기다 한 가지, 책에서는 너무 형이상학적이어서 다루지 않기로 했지만
우린 무조건적인 끌림이나 매력 등의 감정에의 공유도 중요하다 토론했다.

2-3) 소통
열정과 자기성찰이 개인적인 몫이라면, 공유는 두 사람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포인트들이 될 것이다.

그 때, 다양한 요소들을 비교하고 점검하고 맞춰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소통일게다.

근데, 막상 현실에서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이 또한 소통이다.
돈 문제, 사적인 문제 등등이 불거지면 우린 당황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덮어두거나 피하고자 한다.

원할한 소통. 말보다 실천이 백배, 천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또한 마냥 피하기만 해서도 안되는 일이기도 하다.

소통이 되지 않는 관계는 죽은 관계이다, 라는 말로 중요성을 대변해야 겠다.

3. 결론은?
어제의 길었던 세미나를, 책 한권이 나오는 길고 긴 진통의 과정을 단 몇 줄로 정리하겠다는 건
상당히 무식한 도전이다. 돌쇠기질이 아무리 역력한 나지만 말 안되는 거 잘 안다 ㅋ

그냥 지금 내게 가장 박히는 요소만 정리했다.

관계에 대한 우리의 결론은?

"갈등없는 관계는 없다. 갈등 속에 (관계의) 성장 있다" -헤라클레이토스

비즈니스 파트너의 선정부터 깊어질 수 있는 방법 등 여러가지 사이클적인 것들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가장 적절한 창조적 소수를 이루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등이 없기를 바래서는 안 된다는 결론이다.
인간이기에.

그러므로, 헤어짐 또한 (물론 모든 노력을 기울인 뒤) 하나의 방법이라는 오픈- 결론을 내리고 있다.

사자 책.
이제 정말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
8월말이면 각자가 쓴 초고들이 이렇게 저렇게 조각 맞추기가 끝날 듯.

사자 프로젝트 자체가 우리에겐 하나의 창조놀이였고
다수 참여자로 인해 시간이 지연되는 어려움은 있었지만
프로젝트 주제도 그러한만큼 내겐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던 기회였다.

이 시기, 이 멤버들이었기에 작년 수업의 연장으로 관계에 대해 한 걸음 더 깊게 깨칠 수 있었다고나 할까.

책의 윤곽이 드러나는 이 즈음
난 깊게 사귀는 법을 넘어서 멀리 가는 법에 관심이 간다.

깊이 사귀는 건
진정성을 지닌 통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사적인 관계던 비즈니스 관계던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수도 있다.
참여자 모두 진정성을 지니고만 있다면
(아마 이 부분은 연구소에 온 이후로, 여기 참여자들 대부분이 본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해서
조금 더 쉽게 해소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멀리 가는 법은 또 다른 이야기다.
아무리 진정성을 지녔다해도, 아무리 통한다 해도
멀리가는 건 또 다른 스토리인 듯.

사부님과 연구소와 인연 맺은지 2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멀리 간다는 건 얼마만의 시간 개념을 의미하는 걸까..?

3년 정도? 7~8년 쯤?
깊이 사귀기에는 사계절이 지나면 충분하다고 하는데
멀리 가는 시간적 개념은 잘 모르겠다.

문득 피천득의 "인연"이란 수필이 떠오른다.
한번을 만나도 평생 가슴에 지니는 인연이 있고
매일 봐도 가슴에 담지 않는 인연이 있다는 그 이야기.

인간의 관계는 역시나 우주의 섭리만큼 오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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