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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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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첫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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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4일 05시 01분 등록

<먼별 샤먼 출사표- 현대판 샤먼, 문화기획자를 꿈꾸며..>

 

지금 막 하나의 일을 마쳤습니다.

어찌보면 제 삶에 가장 중요한 마침이요, 가장 중요한 시작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단군의 후예들시작합니다.

그 어느 한가지도 우연이 없습니다.

이 세상은 전부 우연을 가장한 필연에 둘러싸여 있을 뿐.

 

연구원 한 해는 제게, 제 안을 다 헤집으며 진정한 나, 창세기 이전부터 준비된 제 삶이 무엇인지를 찾아 헤매는 한 여름 밤의 꿈과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때는, 2009년이 영원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전 지금 2010년의 삶을 살고 있고

이렇게 시간은 우주를 유영하는 별처럼 멈춤없이 흐르고 또 흐를 것입니다.

 

2009년을 돌아보면 등불 같은 스승님과 늘 '따로또같이' 함께 하는 가오기 동료들이 있습니다.

2010년을 돌아보면 서투른 시작을, 제 거친 열정 하나만을 믿고 함께 해준 웹진 <Change 2010> 식구들, 단군의 후예들 여러분 그리고 제가 가장 열망했던 그 일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첫 해로 기억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하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했기에 오늘 이 순간도 함께임을 믿습니다.

 

그 인연 감사드리며, 시작하겠습니다

 

 

바탕 이야기:

꿈벗에서 발견한 나의 동그라미 세 개

u       작가

u       컨텐츠 기획자: 더 이상 종이 책만이 출판놀이의 전부가 아니다. 하나의 컨텐츠를 기획했으면, 다양한 표현 방식에 실어 세상과 소통한다. 웹진, Change 2010이 그 시작이다.

u       프로그램 기획자: 이론을 컨텐츠화했으면, 현장에서 실험한다. 단순히 결과만을 추구하는 코칭 프로그램이 아닌,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고대 철학 아카데미아와 중세 살롱문학이 접목된 형식이다. 단군의 후예들이 그 시작이다.

 

동그라미 세 개의 교집합: 나의 천직- 문화기획자

u       문화: 작가, 컨텐츠 기획자 및 프로그램 기획자. 한 시대, 한 사회의 문화지수를 읽어내는 안목이 필요하다.

u       기획: 작가, 컨텐츠 기획자 및 프로그램 기획자. 반딧불처럼 떠다니는 아이디어를 공기 속에서 낚아채 밑그림을 그리고, 더욱 중요한 실행에 옮기는 능력. 그것이 기획력이다.

 

 

<먼별 샤먼, 수희향의 출사표>

 

제목: 100일간 실력있는 [문화기획자- 먼별 샤먼]이 되도록 수련에 수련을 거듭한다.

 

전체적인 목표:

u       새벽 기상을 통해, 새벽의 푸르른 정기 속에 새로운 삶을 하루하루 쌓아간다.

u       실력있는 문화기획자가 되도록 책읽기/글쓰기/기획을 매일 수련한다.

 

중간 목표:

u       100일 동안 책 읽기와 글쓰기를 지속한다.

u       100일 안에 웹진 기획과 마케팅 전략 수립을 한 단계 업그레이 한다.

u       100일 안에 단군의 후예들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한다.

 

예상 난관과 극복 방안:

u       12시 전에는 잠이 오질 않는다- 매일 일찍 일어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잠이 올 것이다.

u       밤 모임을 전부 청산할 수는 없다- 이러저러한 일들로 밤에 모이는 일이 나름 꽤 있다. 그 다음날은 정말 도전이 될 것이다. 해결책으로는, 낮에 졸더라도 무조건 일어난다.

u       처음에는 정신이 멍할 것 같다- 처음 100일이 지나면 생체 리듬이 바뀐다고 하니, 이 역시 무조건 도전하고 볼 일이다. 나 쫌 단순, 무식하다. 크큭.

 

목표 달성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u       연구원 2년 차이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지속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손에서 놓지 않을 것 같다.

u       웹진 “Change 2010” 또한 풍성해질 것을 상상하니 마음이 벅차다.

u       무엇보다, 내 스스로 단군의 후예들프로그램이 얼마나 좋은지 체험해보고 싶다. 그러면서 필요한 부분 등을 보충해나가면 멋질 것 같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보상:

u       사람을 얻고 싶다

: 요즘 내가 행복한 건 마음을 모아 일하는 기쁨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연봉이나 성공, 혹은 결과물이 아닌, 자발적 참여에 의해 마음이 모아졌을 때의 충만함은 사회 생활을 할 때는 결코 느껴보지 못했던 일이다.

u       그래서 삶을 얻고 싶다. 그런 삶, 사랑한다..

: 단군이 킥 오프 때, 다 큰 어른들이 비 오는 월요일 밤 그 자리에 모여 함성을 지르며 마냥 천진한 웃음을 지었다. 난 그런 순수한 열정이 어린 삶을 사랑한다. 이런 삶 속에 계속 머무르고 싶다..

u       덤으로 나 역시 성장하리라..

 

하늘에 고합니다..

지난한 지난 시간들이 오늘을 위한 준비였다 하신다면

이젠 피하지 않고 돌아다 보겠습니다.

 

지금의 시간 또한 유한하니 더 열심히 살라 하신다면

가슴 깊이 새겨 듣겠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오늘의 연장선상이라 하신다면

이젠 마음 놓고 오늘을 즐기겠습니다. 찬란한 봄 햇살처럼..

 

언젠가 떠나온 그 별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가슴 가득 사랑을 품고 살겠습니다. 생명주심을 감사드리며..

 

IP *.119.66.77

댓글 214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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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1 22:12:06 *.118.58.128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69>

간만에 어젯밤에 새벽까지 혼자놀기 하다 아침 기상 실패 
오늘은 불량 샤먼 ^^:::  



# Movie review 1- 이와이 슌지 감독의 2004년도 작품 "하나와 앨리스" 
 
영화 중에서 기억남는 춤은..?

머니머니해도 알 파치노의 "여인의 향기"
장님 역할을 하며 아름다운 여인과 추는 탱고. 아마 많은 사람들이 명장면으로 꼽을 듯.

또 하나는 "아나키스트"에서 예지원의 춤.
난 그때까지 예지원이 누구인지 모르고 영화에서 처음봤는데
같은 여자임에도 고혹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세 번째. 이 영화에서 아오이 유우가 교복을 입고 발레를 춘다.
그녀이기에 너무도 사랑스러운 장면.

여고생들의 우정과 첫사랑이란 소재로
가족이야기까지 밀어넣어 섬세하게 표현하는 이와이 슌지 감독.
아오이 유우가 있어 더 빛나는 영화인것도 같다.

어느 봄날, 싱그런 초록색 나뭇잎에 떨어지는 봄비같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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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2 03:37:57 *.109.27.32
고맙습니다 수희향 누님!

아무리 성실하고 끈기가 있더라도,
바른 방향과 좋은 선배와 스승이 없다면
어떤 바람도 순풍이 아니었을 겁니다.

사부님과 수희향 누님처럼 저도 언젠가
변화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불쏘시개 불꽃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겠지요? ^^

고마움 가득한 인연
오래 이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누님 꿈꾸시고 소망하시는 일 모두 이루게 해달라고
오늘 새벽 잠시 눈감고 기원하고 갑니다.

행복한 한주 시작하시길 바랄께요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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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2 12:28:48 *.126.210.26
언젠가가 아니라 이미도 수글부족과 단군이들에게 조용한 응원, 조용한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잖아요..^^
작년 연구원을 통해, 올해 단군이들을 통해 제가 참 많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관계에 대해, 삶에 대해..^^

저의 부족한 부분들, 미숙한 부분들을
경인님을 비롯하여 너무도 많은 분들이 메꿔주고 힘을 불어넣어 주고 계십니다.
저야말로 마음 가득 감사한 인연들입니다.

저도 오래 갈 수 있도록 합장 인사드립니다.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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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8.02 21:22:55 *.180.75.152
한사람 한사람 챙겨주시고 격려해주시는 그 자비심 감사합니다.
제가 8월 24일부터 인도 다람살라  달라이라마의 한국인을 위한 특별법회에 갈 예정입니다.
지금의 힘들고 긴 여정을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수희향님도 혹시 가실 수 있으면 연락주세요.
여수 석천사 진옥스님이 매년 주관하시는 법회인데요 올해 동국대 봉사단 등 200여명이 넘는 불자들이
체류일정에 따라 3팀으로 나뉘어 참여한다고 합니다.
저는 8월 24일 출국하여 9월 2일에 입국하는 일정인데 제가 가는 팀에는 아름다운재단 박원순변호사와
희망제작소 팀원 6명이 참석한다고 합니다.
달라이 라마 특별법회는 8월 28~30일까지 입니다.
관심과 인연이 닿으시면 연락주시면 자세한 사항을 알려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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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3 02:06:51 *.70.142.110
아..너무 가고 싶습니다.. 알려주시는 마음 또한 감사하고요..
근데 24일이면 제가 연중 진행하는 국내수행기간입니다.
서원을 세우고 진행하는 중이라 내년을 기약해봅니다. 부디 내년에는 인연닿기를요..

저야말로 저한테까지 알려주시는 이헌님의 따듯한 마음 감사합니다..
잘 다녀오시고, 다녀오셔서 그 곳 이야기 들려주세요. 마니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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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3 02:28:17 *.126.210.44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70>

Boo review 61-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203쪽까지 읽기 완료

"... 이렇게 여러 가지로 고행과 자기 억제의 수련을 끝내고도 유치하고 하잘것 없는 결점에 쉬이 휘둘리는 자신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00쪽)."

주인공은 기독교의 교조주의를 철저히 따른다.
그러나 내면에선 어찌할 수 없는, 주체할 수 없는 물음이 터져 나온다.
내가 그러했다.
천주교 신자였던 나는 어느 날 부터 "단생의 삶"에 대해, "심판"에 대해
그리고 무엇보다 "무엇이 우리들의 출생을 결정짓는지"에 대해 강렬한 물음이 일기 시작했다.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나의 부도덕한 물음이 사그러들게 해달라고.

그러던 어느 날, 모태신앙인 선배 언니로부터 불교 철학 책을 건네 받게 되었고
그 책은 나의 뇌리를 관통하였다.
그러나 그 후에도 한참을 나는 하느님께 기도드렸다.
종교란 그런 것이다.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그 무언가..
제임스 조이스가 겪었던 바로 그 갈등이다..

외국어부족 2차 모임이 있었다.
멀리 상해에서 오신 명희님. 반갑고도 반가웠다.
처음 뵌 명희님은 아주 맑고 투명한 분이셨다.
어째서 그 먼 상해에서부터 우리에게 인연이 닿았는지 알 것 같은 분.
손도 잡고 헤어질 때 서로 부등켜 안기도 하고.
처음보는 이같지 않은 이 느낌.. 명희님 앞날이 늘 행복하기를 기도하며 돌아왔다.

또 한 분, 처음보는 얼굴이 있었다. 석준님.
명석해보이는 이미지를 지닌 석준님. 오늘은 희청님을 대신해 외국어부족 유일 청일점 ㅋㅋ
공대를 나와 이런 분위기 적응이 안된다고 하시면서도 분위기 넘 잘 맞춰주심 감사하다.

그리고 이젠 마치 오랜 지기같은 주옥님, 호금님 그리고 영아님.
정이 넘 들어버린 거 아닐까 싶다 ㅋ

"누군가 울면 그 언어가 어느 나라의 것이든
가슴에 안아 주기를
누군가 큰 소리로 웃으면
그 사람 옆에서 더 큰 소리로 기뻐해주기를
이왕 사는 것 그렇게 살 수 있기를 (2010년 8월 2일 사부님 칼럼 "아침에 비" 중에서)

제자가 아파하니 사부님께서 왼종일 비를 마주하고 계신다.
당신 가슴에도 비가 내리시는게지..
스승의 가슴에 내리는 비를 느끼는 제자들이 또 아프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원망, 서운함, 미움, 절규 이 모두는 사랑이 변형된 형태임을..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다. 정말 무서운 건 무관심이다.
내 존재조차 인식하지 않는 무관심.
그것만 아니면 된다. 그것만.
아직 애정이 남아 있다면 희망도 남아 있는 거기에..

불가에선 세상살이에 "자비"와 "지혜" 두 가지를 가슴에 품으라 하신다.
처음 자비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찌 감히 타인에게 자비심을 품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내가 뭔데. 내가 뭔데 함부로 타인에게 자비심이라니..

그러나 조금씩 그 단어가 품고 있는 깊은 뜻을 알아가고 있다.
자비란 내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나와 그대를 같이 보는 마음이다.

너와 나의 경계를 없애고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 것.
그 마음이 바로 자비이다.

네가 나인데, 어찌 그대의 아픔이 느껴지지 않을 것이며
어찌 그대를 아끼고 품어주지 않을 수 있을까..

지혜란 자비가 이러하다는 걸 깨달아 행하는 거.

하지만 제임스 조이스가 고뇌했듯이 교조주의를 따라서는 자비심이 우러나지 않는다.
규칙을 정해놓고 지킨다고, 어려운 경전 공부를 한다고해서
마음 깊이 자비심이 우러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게다.

자비심은 마음 깊은 곳에서 나를 찾아 나를 버리는 것.
그러면서 타인을 그 자리에 담아가기 시작할 때 비로소 조금씩 마음 속에서 흘러나기 시작하는
지혜의 샘물이다.

이 세상엔 이 샘물에 목마른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러나 이러한 샘물은 우리 모두 안에 다 있는 것을..

누군가 내게 샘물을 가져다주기만을 바라지 말고
내 안의 샘물을 길어 스러져가는 누군가의 목을 축여줄 수만 있다면
나의 타는듯한 갈증도 더불어 사그러들 수 있는데..

하늘이시여.
이 밤도 하늘에 고하나니
저희 연구소의 울타리 안에서는
모두가 하나되어 서로에게 맑은 생명수를 나눠주는 삶 살게 하소서..
그래서 그 생명수, 울타리 밖으로까지 조용히 흘러갈 수 있게 하소서.
세상 많은 목마른 이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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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4 22:57:14 *.126.210.79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71>

Book review 61-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4장까지 읽기 완료

스티븐은 장래가 보장되는 성직의 길을 포기하고 자신만의 길로 들어선다.
우리와 똑같은 고뇌, 똑같은 갈등을 이겨내고.. 자신의 원형을 찾아서..

나는 말이다. 나는..
사랑하지만 떠난다는 말 안 믿는다..
사랑하면 함께 하는 거다. 끝까지..

사랑에 조건이 따르거나 토가 달리기 시작하면 그건 이미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는 게 사랑이다..

가족의 의미가 뭘까.
내겐 운명공동체이다.
가족은 필요할 땐 함께하고, 성가실 땐 떼어버릴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다.
한 구성원의 아픔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져오고 내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거 그게 가족이다.

사랑한다고 타인과 다 가족이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난 변경영 지키고 싶다. 가능한 오래..

나도 심란하다..
하지만 흔들리진 않는다.

난 사부님 믿는다.
어느 순간에도 들고 계신 횃불을 끄지 않는 당신을 믿기에
나 역시 흔들리지 않는다.

좋아한다고 다 인연이 되는 건 아니다.
서로 눈물 닦아주며, 어깨 빌려주며 끝까지 함께 하는 이들이 내 인연들이다..

내게 연 닿은 이들 보듬고 또 보듬어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면 거기 그 곳에 우리들 삶의 흔적이 길이 되어 남으리라..

크신 사랑, 감사합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늘 조용히 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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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01:54:47 *.126.210.44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72>

목욜 정진의 날:

단계 하나- 중생수기득이익:
중생 (사람들은) 저마다의 업 (그릇)에 따라서 이익을 얻는다. 당연히 개인에 따라 물질, 환경, 사람에의 인연이 다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타인의 부와 성공을 부러워하거나 질시하지 말고, 자신의 업만 관하면 된다. 자신의 업을 관찰하여 다스리면, 나머지 물질, 환경, 사람에의 인연은 저절로 풀려 간다.

단계 둘- 능인해인삼매중
무아에서 베푸는 인연복덕의 세계는 나를 주장하며 살아가는 세계와는 근본부터 전혀 다른 인과 연을 만들어간다. 그러므로 삶을 행할진대, 자아를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모든 인연자리가 바뀌기 시작한다..

단계 셋- 무연선교착여의
이젠 인과 연이 없었던 일도 저절로 (내뜻대로) 이루어진다 (당연히 하루아침에 이를 수 있는 경지 아니다).

수행을 시작하고 외부환경이 아닌 내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업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업장의 패턴?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특히나 내가 해결하지 못한 업장의 경우 살면서 끊임없이 반복되어 행해지니까
조금만 내면을 관찰할 힘을 키우면 누구라도 가능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어떻게 "나"를 다스릴지..
여기엔 실천적인 부분이 들어가서인지 그냥 관찰하고 발견하는 단계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많이 끄달리기도 하고.
그래도 꾸준히 밀고 나가면 진전이 이루어진다.
처음엔 지리할 정도로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수행 강도가 높아지면서 아주 조금씩 더..

결국 수행이든 천복 수련이든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하나를 잡고 꾸준히 파고들다보면 그 끝에서 길이 열리는 거.

심란했던 요 며칠을 가라앉히고는 실로 오랜만에 잠실 야구장을 갔다.
외국어부족님들과 며칠 전 도모?했던 야구장 벙개 ㅋ

사실 단군이를 시작하고는 야구를 거의 볼 수 없었고 보지 않았다.
무엇보다 최소 3시간이라는 경기 시간이 부담이었고,
내 일에 몰두하다보니 자연히 흥미가 끊어지는 것도 있었고.

무튼, 아주 간만에 보는 야구인데 부산 출신의 희청님 소원을 들어주고자
롯데 응원석에 앉아 숨죽이고 두산 응원을 했다 ㅋ

근데 오늘 기억에 남는 건 야구가 아니다.
경기 중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예쁘게 내리는 비, 오랜만에 접하는 것 같다.
조명등에 반사되어 내리는 비가 마치 은빛 별가루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나 할까..
평상시엔 비맞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오늘은 부러 우산을 펴지 않았다.
아름다운 자연을 조금쯤이라도 살갗으로 느끼며 심란함을 씻겨보내고 싶었다..

비가 그쳐 다시 경기가 재개되며 이번에는 하늘이 먹색 구름과 오렌지빛 노을로 어우러지는데 장관이었다.
그 두가지 색깔로 그렇게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내다니..

비와 비 그친 저녁 하늘이 아름다운 밤이었다..

영화라면 모를까, 야구장엔 절대 혼자갈 일 없을텐데
역시나 함께 하는 이들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감사할 일 맞는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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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21:40:17 *.126.210.44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73>

Book review 61-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282쪽까지 읽기 완료

"영혼은 내가 너에게 말한 그런 순간에 태어나는 거야. 그것은 완만하고 어두운 탄생, 육체의 그것보다도 한결 신비적인 탄생이지. 인간의 영혼이 이 나라에 탄생할 때 그것이 날아가 버리지 않도록 꼭 잡아두는 그물이 쳐 있어. 넌 나에게 국민성이니 국어니 학교 등에 관해 이야기를 했지만 난 그와 같은 그물에서 벗어나려고 해 (271쪽)."

주인공은 종교에 이어 국가의 굴레에서마저 벗어나려 애쓰고 있다.

내게 한국은 어떤 의미일까..?
토양.
 나를 낳아주고, 나의 정신세계를 채워주고, 나의 정서를 형성해준 어머니의 대지.

하지만, 난 그 땅을 지배하는 국가적 시스템은 답답하다.
80년대까지 국민들을 옥죄고 있던 뿌리 깊은 군국주의 사고는 나를 숨막히게 한다.
거기에 어설픈 사회주의의 등장도 내겐 괴로움일 뿐.

유연한 사고.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움.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기 만든 모든 제도에서 벗어나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만들어낸 모든 관습에서 풀려나기를..

그러나 제도니 관습은 애초부터 없었으니
그것을 뛰어넘는 것도 그것에 메이는 것도 결국 내 안의 자아라고 한다..

오늘 선배를 만났다.
선배를 만나러 가는 버스 안에서 떠올린 생각.
'선배는 과연 내게 어떤 존재였을까..?'

작년 5기 연구원들의 결속력은 너무 끈끈해서 선배들의 놀림감이 될 정도였다.
사부님조차 "가장 유치한 기수"라 하시면서 즐거워하셨으니까.

그래서인지 올초 불현듯 연구원이 끝났을 때 한동안 멍하니 이상했다.
'이제 어쩌지..?'
내 삶의 일부처럼 함께 지내던 이들과 더 이상 그렇게 밀착된 삶을 살 수 없게 되었을 때, 먼가 이상했다.

그 때 사부님의 말씀이 계셨다.
'연구원 2년차는 자신과 고독 그 두가지와 뒹구는 시간이라고.."

'아, 그런건가.. 연구원 1년차가 그토록 모질게 자기 안을 헤집고, 그 아픔을 서로의 힘으로 이겨냈다면, 이제 2년차는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시기인가..'

동료들은 제각기 가던 길을 가고, 나는 연구소에 남기로 했다.

어딘가에서부터 떨어져나와 새로운 세계로 걸어들어간다는 것은, 그것이 비록 연구소라 할지라도 쉽지만은 않았다.

그 때, 손내밀어 준게 선배였다.
동기들과 헤어져 선배들과 이러저러한 일을 도모하려하며 잔뜩 긴장한 내게 다정하게 말걸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며 서서히 선배들과의 관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준 이가 바로 그였다.

그래서 고마웠고, 고마운 마음은 함께 일하며 두고두고 갚으려 했는데..

물론 돌아온다.
하지만, 1년 뒤 혹은 2년 뒤의 내가 그리고 우리가 같은 모습으로 지금 이 자리에 있을까..

인생은 또 그렇게 사람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걸어가라 하시니
우린 그저 걸어갈 뿐..

가정과 일 그리고 자신의 꿈을 좇는 변화.
이 세가지 트라이앵글에서 가운데 균형점은 과연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선배는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니
언제, 어디서나 공동의 선, 공동의 행복을 추구하며
자신에게 가장 최적의 삶을 끌어내리라 믿는다.

몸 건강히, 잘 다녀오시기를..

버스가 떠날 때까지 손 흔들어주던 선배야.
그동안 참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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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7 18:08:31 *.126.210.44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74>

Book reveiw 61-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읽기 완료

"토마스 아퀴나스는 'ad pulcritudinem tria requiruntur integritas, consonantia, claritas', 즉 '미에는 세 가지 필수 조건이 있다. 전체성, 조화 그리고 광휘 (284쪽)."

"미의 최고 특색은 어딘가 다른 세계에서 오는 빛, .... '클라리타스'란 어떤 사물에 있어서의 하느님의 목적을 예술적으로 발견 및 재현한 것, 즉 심미적 이미지를 보편적인 것으로 마련하여 그걸 본래 상태 이상으로 빛나게 하는 보편화의 힘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285쪽)."

"그가 스콜라 학파의 '퀴디타스', 즉 '그 자체인 것'이라는 표현을 원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광휘야. 이 가장 높은 덕성은 심미적 영상이 예술가의 창조력에 떠오른 찰나 예술가들이 느끼는 바로 그것이야. 이 심미적 순간의 심리를 셸리는 '사그라져 가는'이란 아름다운 비유로써 설명해 주고 있지. 미의 전체성에 의해 포착되고, 미의 조화에 의해 매혹되어 있던 마음이 이와 같은 미의 그지없는 덕성, 심미적 영상의 밝은 광휘를 찬란하게 인식하는 순간이야말로 심미적 쾌락의 황홀한 정적 상태인 거야. 이건 이탈리아의 생리학자 루이지 갈바이니가 셸리 못지않은 아름다운 말로써 '마음의 매혹'이라 일컬은 심장의 상태와 유사한 영적 상태이긴 하지만... (286)."

"미라는 말을 제2의 의미로 쓸 때 우리의 판단은 첫째, 예술 그 자체에 의해, 그리고 예술의 형식에 의해 영향을 받는 거야. 이미지는 예술가 자신의 마음 또는 감각과, 남의 마음 또는 감각 사이에 위치해야만 해. 이것은 분명한 이야기야. 이것을 염두에 둔다면 예술은 필연적으로 차례차례로 나아가는 세 가지 형식으로 나누어진다는 걸 알게 될거야. 그 세 가지 형식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지. 서정적 형식, 즉 예술가가 자기 이미지를 자기와의 직접적인 관계에서 제시하는 형식이야. 서사적 형식은 예술가가 자기 이미지를 자기 및 남에 대한 간접적 관계에서 제시하는 형식이고, 극적 형식은 예술가가 자기 이미지를 타인에 대한 직접적 관계에서 제시하는 형식이야 (286)."

그의 영혼은 서서히 깨어나면서도 오롯이 깨어날 것을 두려워했다 (291쪽).

"광휘"라는 단어를 들으니 떠오르는 장면.
서머셋 몸의 <달과 6펜스>에서 고갱은 죽기 전, 이름모를 남태평양 섬 어느 한적한 집안 벽화를 완성하고 우주와 하나되는 일체감을 느낀다.

누군가의 천재성을 알아본다는 것은 그 자체가 예술이라 생각한다.

사람들 중 과연 몇몇이나 클라리타스의 경지에 도달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천재적 예술가들은 삶을 던지나니..

나는 지금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고, 그 길에서 다양한 일들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많은 일을 펼친듯한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삶의 폭을 좁혀가고 싶다.
그래서 언젠가는 세상에서 물러나 조용히 나만의 글세계에 빠져 살고 싶다.

그러나 알고 있다.
향후 얼마간은 지금보다 더 일이 확장될 듯 하다.
나도 모르게 일에 일이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다가온다고 해야 맞을까..
피할 수 없고, 피해서 안된다는 것도 느낀다.

이 자체가 여정이다..
세상에 나를 내어놓고, 오롯이 나를 뛰어넘을 수 있을 때
세상에서 물러나 조용히 글쟁이로서의 삶을 걸어갈 수 있는 여정..

어느 한적한 곳에서 유유자적 구름에 달흐르듯이 살아갈 수 있는 그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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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8 11:29:11 *.118.58.128

Movie review 2- 프랑스 천재시인 랭보의 삶을 다룬 예술영화, <토탈 이클립스>



프랑스 현대시인 랭보.
사람들은 그를 천재라 부른다. 왜 그럴까..?
보들레르가 프랑스 상징주의 혁명을 시작했다면, 랭보는 그 혁명을 완성했다고 평가되는데
놀랍게도 그가 프랑스의 현대시의 흐름을 바꾼 작품을 쓴 나이는 불과 16~18세 동안.

그런 그의 삶을 다룬 예술 영화, <토탈 이클립스>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감독은 이 작품에서 랭보를 온전히 혹은 유일하게 이해한
그의 동성애 연인인 베를렌을 통해 천재들의 삶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난 번 스페인의 피카소라 불리는 달리의 예술영화에서도 느꼇듯이
이런 천재들의 삶을 영화 한 편에 담아내기는 결코 쉽지 않은 것 같다.

토탈 이클립스.
해와 달이 완전히 겹쳐진 현상.
제목에서부터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뚜렷하다.

하지만 불행히도 랭보와 베를렌은 그러지 못했다.

달리 역시 젊은 시절 스페인에서 동성애를 나눈다.
영화에서는 정신적으로는 사랑하나 육체적 관계까지로는 발전하지 못하는
그래서 오히려 괴로워하는 달리를 그려내고 있다.

그리스의 저명한 철학자들 역시 잘 알다시피 동성애자들이 많다.
천재적 예술가라 불리우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 또한 그러하고.
왜 그런걸까..?

이유를 천재성에의 이해와 공감이란 부분에서 찾는다면 무리일까..?
그리스, 로마 시대 여성의 지위는 그야말로 아이를 낳고 기르는 역할 뿐이었다.
역대 서구 사회시대에서 로마의 여성들이 외모를 치장하는데 들인 시간이 가장 길다고 하니
역으로 생각해볼 때 그녀들의 존재감이란 외모를 제외하곤 찾기 어려웠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당연히 여성들에게 지성이나 깊은 학문에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만약 여성들이 그런 삶을 원한다면 자청해서 고급 창녀가 되는 길밖에 없었다고 하니
(여기서의 창녀란 일반적인 개념이 아닌, 우리나라로 치면 '황진이'처럼 여러 예술분야에 능통한 인물들이다)
가히 여성의 지위가 얼마나 낮았는지 짐작이 간다.

그렇게 여성의 지위를 눌러놓았으니, 연인이나 아내와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불평 자체가 무의미하다.
당연히 대화의 상대는 같은 남성에서부터 찾을 수 밖에 없었고
남자, 여자를 떠나 나를 오롯이 이해해주는 이들의 존재감은 클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다.

이와 같은 고대의 시대적 배경때문인지
우리보다 남녀 평등이 훨씬 앞선다는 서구사회에서도
각기 예술분야에서 가히 천재라 불리우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대개 남성들이다.

시와 시인.
이 얼마나 감성적인 분야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 사회를 주름잡는 세계적인 혹은 천재적인 시인들은 대개 남성들이다.

그리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동성애에 빠져든다.
자신의 그림과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달리의 말처럼
일반인들의 유전학적인 동성애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천재들이 동성애에 빠져드는 경우는 육체적인 생물학적 이유보다 정신 혹은 내면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지 달리도 그러하고 랭보 역시 완벽한 동성애자가 아닌 양성애의 삶을 살아간다).

일반인들로부터 자신들의 천재성을 이해받지 못하고
거의 비슷한 수준의 소수 몇명으로부터만이 이해와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천재들의 고독.

자신들의 세계를 이해해주는 이를 만나면 설혹 그 상대가 남성일지라도 빠져드는 천재들의 사랑이
동성애라는 관점이 아닌 그냥 한 인간이 자신을 이해해주는 한 인간을 만나 사랑한다, 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면 이해될듯도 하다.

그래서일까..?
엄청난 여성 편력으로 유명한 피카소의 경우는, 단짝 남자친구도 한 여자도 깊이 사귀지 못했다.
그의 천재성을 이해하고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이가 정말 단 한 사람도 없었던 걸까..?

다시 영화 <토탈 이클립스>로 돌아가보면
달리와 그의 동성애 연인이 그러했듯이
랭보와 베를렌 역시
해와 달이 완벽히 하나가 되는 "토탈 이클립스" 상태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왜...였을까..
베를렌은 랭보의 시를 이해하고 랭보의 천재성을 인정하지만
동시에 그와 경쟁하며 그를 품어주지는 못한다.
해와 달의 만남이 아니라 두 개 태양의 만남인것을..

우주의 섭리는 오묘하다.
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도 우주의 한 조각일 뿐이다.

천재들의 사랑을 통해
한 사람이 또 다른 한 사람에게 어떻게 빠져들고 사랑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그들은 인간의 굴레, 속박에서 벗어난 완전한 자유를 그 누구보다 갈구한 이들이었기에
사랑 역시 예사롭지않게 더욱 치열하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재들의 사랑이 행복하기보다는 더 아픈 이유는
어쩌면 그들은 스스로에게 몰두하는 힘이 너무 큰 나머지
둘이서 하나되는 사랑
해와 달이 하나되는 '토탈 이클립스'를 연출하기에는 너무 멀리 가버린 이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두 사람이 만나 각자 추구하는 자유의 세계가 서서히 하나로 완성되는 사랑..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경지의 사랑은 아니기에 진정 아름답고 숭고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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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8 22:55:42 *.126.210.51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75>

Book reveiw 62-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2장까지 읽기 완료

드디어 시작했다.
시작부터 치고 들어온다.

"<왜요?>가 없으면 아무 짓도 못하는 건가요? 가령, 하고 싶어서 한다면 안 됩니까? (17쪽)"

"당신 역시 저울 한 벌 가지고 다니는 거 아니오? 매사를 정밀하게 달아 보는 버릇 말이오 (17쪽)."

"그렇다. 나는 그제야 알아들었다. 조르바는 내가 오랫동안 찾아 다녔으나 만날 수 없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는 살아 있는 가슴과 커다랗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내는 입과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지닌 사나니, 아직 모태인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였다. 언어, 예술, 사랑, 순수성, 정열의 의미는 그 노동자가 지껄인 가장 단순한 인간의 말로 내게 분명히 전해져 왔다 (22쪽)."

"...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24쪽)."

"따르는 전형이 고상하면 고상할수록 우리가 묶이는 노예의 사슬이 길어지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우리는 좀 더 넓은 경기장에서 찧고 까불다가 그 사슬을 벗어나 보지도 못하고 죽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가 자유라고 부르는 건 무엇일까? (39쪽)."

인간은 자유를 얻기 위해 악 (그러니까, 또 다른 구속말이다)을 저질러야만 하는걸까?
크레타인들이 자유를 얻기 위해 살인을 해야 했던 것처럼 말이다.

내가 추구하는 자유는 결국 무엇인건지.
카잔차키스의 말은 가슴을 턱치고 들어온다. 숨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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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8 23:24:38 *.118.58.128

Movie review 3- 페넬로페 크루즈 주연의 이탈리아 영화 <빨간구두 Don't Move>



한 의사가 있다. 결혼했다. 부인은 의사라는 직업에 걸맞는 여인이다.

우연히 여주인공 '이딸리아'를 만난다.
처음엔 강간아닌 강간을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느낀다. 사랑이 시작됨을.

아내와 이딸리아 두 사람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한다.
이 사실을 안 이딸리아, 자신의 아이를 지운다.
그리고 그를 떠나려하나 헤어지지 못한다. 헤어질 수 없는 두 사람이기에.

이딸리아.
그녀는 누구인가.
15살 나이에 친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지금은 호텔 룸 청소를 하는
이 시대의 가장 밑바닥을 표현하는 여인이다.

그런 그녀를 사랑한다. 지성을 대표하는 한 남자가.
코엘류의 소설 "11 Minutes"를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왜 사랑하냐고?
이딸리아는 태생 그대로니까.
지성도 지위도 없는 그녀가 그 남자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오직 두 가지, 섹스와 요리. 단 두가지 뿐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가장 근원적인 두 가지 말이다.

그런데 그 남자는 그녀에게 끌린다.
이딸리아는 남자에게 가면을 내려놓고 내면 그대로 만날 수 있는 영혼이다. 또 다른 자신의 모습말이다..
이젠 알 것 같다. 이해될 것도 같다..

결국 이딸리아는 짚시에게 행한 중절수술이 잘못되어 남자로부터 수술을 받고도 숨을 거둔다.
남자가 아프리카로 가서 조그만 병원을 짓고 함께 살자고 청혼한 그 날..

"네가 죽으면 산도 강도 바람도 다 죽어.
그러니까 죽지마.."

인간은 어쩌면 동물보다 어리석은 존재들인지도 모르겠다.
자신들이 만든 사회적 규범이나 제도라는 덫에 걸려 일생 숨을 헐떡이며 목을 졸리며 살아가니 말이다.
타인을 지배하고자 만든 규범에 자신이 걸려드니..

"토탈 이클립스"에서 디카프리오가 천재 역을 완벽히 소화했다면
페넬로페 크루즈는 본능적 미를 발하며 이딸리아를 연기한다.
단 한번도 아름답게 꾸미고 나오지 않지만 그 어떤 여배우들보다 매력적이다.

그리고 색감이 특이한 영상미와 애잔한 노래.
비오는 병원 창가, 정원을 내다보면 거기 이딸리아가 있다. 남자의 마음 속 이딸리아 말이다..
한컷, 한컷이 예술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늘 함께 하지.
만나기 전부터 말이야.."

사랑, 그 찬란한 슬픔에 아프지 말기를.
슬픔은 기쁨의 또 다른 얼굴이니..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내가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라고 한다..

더는 어리석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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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
2010.08.09 09:36:14 *.242.52.22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리니 마음이 편안합니다(숙제 빼고 ㅋ). 하늘이 도와주나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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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9 13:05:07 *.126.210.51
원래 동생야가 숙제 몬하면 누나야들이 도와주고 그러는건데. 누나야 능력이 여엉~  ㅋㅋ

하모하모요. 부족장님도 그러하고 단군이들도 그러하고 하늘과 우주가 다 돌보고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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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9 19:56:44 *.126.210.51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76>

Book reveiw 62-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11장까지 읽기완료

"그대, 인생을 헛살았군!"
조르바가 날 봤다면 할 말이다.

수십년을 살았으나, 살아있듯이 산 시간이 별로 없었다..
너무 치고 들어와 읽기가 힘들지만
그래서 더욱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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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10.08.11 00:05:55 *.70.142.153
그러시면 아니되와요~ 어떻게 들인 새벽습관인데요~ ㅋㅋ
코 자고 일나서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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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0.08.10 04:31:17 *.109.73.149
언니야~~ 내가 요즘 책읽다가 이 단군이 습관들인거 홀라당 까먹게 생겼어요.
요즘 책을 한번 잡음 왜이리놓을 수가 없는지.. 자꾸 새벽을 하얗게 새고 만다는 ...우짠디요?
조르바가 내게 한마디하겠군 "쳇 헛살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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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1 00:35:00 *.70.142.153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77>

Book reveiw 62-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16장까지 읽기 완료

조르바의 삶에 내 삶을 투영시켜 본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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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1 20:30:15 *.70.142.238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78>

Book review 62-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의 조르바" 22장까지 읽기 완료

"그리스인이든, 불가리아인이든 터키인이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이냐, 나쁜 놈이냐? 요새 문제가 되는 건 이것뿐입니다. 나이를 더 먹으면, 이것도 상관하지 않을 겁니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놈이든 나는 그것들이 불쌍해요. 모두가 한가집니다. 태연해야지 하고 생각해도 사람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요. 오, 여기 또 하나 불쌍한 것이 있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자 역시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두려워한다. 이자 속에도 하느님과 악마가 있고, 때가되면 뻗어 땅 밑에 널빤지처럼 꼿꼿하게 눕고, 구더기 밥이 된다. 불쌍한 것! 우리 모두 한 형제간이지 (326~7쪽)."

"조국같은 게 있는 한 인간은 짐승, 그것도 앞뒤 헤아릴 줄 모르는 짐승 신세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나는 그 모든 걸 졸업했습니다. 내게는 끝났어요. 당신은 어떻게 되어 있어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조르바라는 사내가 부러웠다. 그는 살과 피로 싸우고 죽이고 입을 맞추면서 내가 펜과 잉크로 배우려던 것들을 고스란히 살아온 것이었다. 내가 고독 속에서 의자에 눌어붙어 풀어보려고 하던 문제를 이 사나이는 칼 한자루로 산속의 맑은 대기를 마시며 풀어버린 것이었다 (329쪽)

"그대도 별의 움직임을 관찰하라, 함께 따라 도는 것처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이 한마디가 내 가슴속에서 조화로운 울림을 지어 내었다 (333쪽)

그날 밤 나는 생전 처음으로 영혼이 곧 육체, 다소 변화무쌍하고 투명하고 더 자유롭긴 하지만 역시 육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다소 과장되어 있고 긴 여행으로 지치고 물려받은 짐에 짓눌려 있기는 하나 육체 또한 영혼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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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읽고 있다. 계속.
일하는 시간을 빼고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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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1 21:16:19 *.70.142.238
"나는 방구석에 앉아 있었다. 이따금 눈물이 내 앞을 가렸다. 이게 인생이거니... . 변화무쌍하고, 요령부득이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그러나 마음대로 안 되는... 무자비한 인생..... (375쪽)."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자신에게 묻지요.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잠자고 있네><그럼 잘 자게><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일하고 있네><잘해보게><조르바, 자네 지금 이 순간에 뭐 하는가?><여자에게 키스하고 있네><조르바, 잘해보게. 키스할 동안 딴 일일랑 잊어버리게.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네. 자네와 그 여자밖에는. 키스나 실컷 하게>

얼마 후 그는 말을 계속했다. "부불리나가 살아 있을 동안 말입니다. 어느 카나바로도 나 (뼈다귀에 가죽을 입힌 이 조르바 말입니다)만큼 그 여자를 기쁘게 해준 사람은 없습니다. 이유를 알고 싶어요? 이 세상의 모든 카나바로는 그 여자에게 키스하면서도 자기 함대나, 왕이나, 크레타나, 훈장이나, 마누라나... 이런 걸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런 걸 깡그리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이 늙은 것도 그걸 알고 있었어요. 자, 유식한 양반, 이 이야기는 하고 넘어갑시다. 여자게에 그 이상의 기쁨은 없는 법입니다. 진짜 여자에게는.... 잘 들어 두시오. 당신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데... 진짜 여자는 남자에게서 얻어내는 것보다 자기가 주는 데 훨씬 더 큰 기쁨을 누리는 법입니다 (3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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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들이 터져 나오는데 다 내 것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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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8.11 21:20:36 *.121.163.118
그렇지요. 조르바와의 만남... 그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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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2 22:22:00 *.126.210.45
네.. 태양빛이 너무 강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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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12:48:37 *.126.210.45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78>

목욜 정진의 날

어제 말씀 중에 놀랍다고 해야 할지? 머 그런 말씀을 들었다.

불가에서는 여자 몸으로 태어나면 해탈을 이룰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석가모니 부처님의 말씀이 아닌
어느 정도 통치이념이 베어들어간 말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어제 말씀 중에 "남자가 108배를 할 때, 여자분들은 그 열배, 1080배를 하셔야 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업은 그 근본이 다른데, 여자들의 업장 중 집착은 뿌리가 깊습니다.."

놀라웠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업력에 끌리는 힘이 10배가 강하다고 한다.
이러니 여자 몸으로 태어나 해탈에 이르기가 어려울 밖에.
그런데 그렇게 강하게 업력에 끌리는 근간 이유가 다름아닌 집착이라고 하니..

예전같으면 반발할 이유를 찾아볼텐데
이젠 그러지 못한다.
무엇보다 내 자신의 약한 점, 취약한 점을 정면으로 바라봐서이겠지..

"지혜로운 사람들은 나와 남 모두를 이롭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이롭다는 것은 물질적 환경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늘 꾸준히 기도하고, 기도하여 인과 연을 아름답게 바꿔갈 줄 아는 사람들.
그래서 나와 너, 우리의 인연이 평온하고 선하게 펼쳐갈 수 있도록 할 줄 아는 사람들.
바로 그런 이들이 지혜로운 자들입니다.."

지혜..
지혜로운 여자..
지혜로운 사람..

해탈의 경지에 이르러도, 속해서 머물러야 하는 현생의 세상이 바뀌는 것이 아님을 직시하라 하신다.
그 세상을 어찌 바라보고, 어찌 품어주고, 어찌 대할지가 바뀔 뿐.
이 대목에서 조르바가 떠오르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늘 조용히, 평온하게
내게 다가오는 인연들을 귀히 여기며 소중히 하여
오늘 하루를 아름답게 가꾸어나가는 그런 자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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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
2010.08.13 20:16:39 *.131.41.34
제가 짧게 이야길 잘 못해요^^*
수희향님 단군일지 자주 들어와 좋은 글 잘 읽고 가는데
글은 잘 못 남겨요^^
시작하면 길어질까봐서 ㅋㅋ
여러모로 크게 배우고 갑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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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4 00:14:59 *.70.142.6
그럼 언제 길게 이야기 나누도록 하죠...^^
사실 아무리 온라인이 발달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역시 사람과 사람은 만나야 하고, 눈을 바라보고 마음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눌 때
그 때 비로소 진정한 관계가 시작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언젠가 나경님과 끝갈 데 없이 긴 이야기 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논어를 공부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면 저까지도 충만해지는 느낌입니다. 계속 정진하시기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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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4 00:33:26 *.70.142.6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79>

Book reveiw 62- 니코스 카잔차킷의 "그리스인 조르바" 읽기 완료

거장의 작품이다. 달리 할 말이 없다.
그저 세포 하나하나가 깨어나고 실핏줄까지 떨림을 겪고 있다고나 할까..

작년 연구원 시절 난 북리뷰를 누구보다 길게 풀어내고는 했다.
직장까지 그만두고 몰입하던 나였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런데 11월, 문턱에서 니체에게 걸려 크게 넘어졌다.
책을 읽고 주제를 잡아 소위 저자와 맞짱을 뜨며 희희낙낙 즐기던 내가
한 마디, 하나의 생각도 대들지 못했다.

니체의 초인주의.
그건 너무 세차게 나를 치고 달아났다.

그랬다.
니체의 사유는 눈 앞에서 불이 번쩍!하고 세상이 뒤바뀌는 경험을 하게 하고는
어느 새 저 멀리 달아나 광채가 빛나는 눈빛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그대, 감히 나의 생각을 쫓아올 수 있냐"고 묻는 것처럼..

니체의 눈빛에서 광채가 발한다면
조르바는 거대하다.

집채만한 파도를 일으켜 모든 걸 쓸어버릴 것만 같다.
인간이 자랑으로 삼는 이성과 지식으로 만든 모든 것들을..

그 앞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할 수가 있을까..
거장의 사유 앞에 온 몸이 굳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그저 두고두고 남은 생 살면서 조금씩 꺼내어 음미하고
떨리는 손길 내밀어 내가 감당할 수 있을만큼
그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가지 않을만큼만 바다물에 발끝부터 서서히 담궈 봐야겠지..

"두목, 어려워요. 아주 어렵습니다. 그러려면 바보가 되어야 합니다. 바보, 아시겠어요? 모든 걸 도박에다 걸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좋은 머리가 있으니까 잘은 해나가겠지요. 인간의 머리란 식료품 상점과 같은 거예요. 계속 계산합니다. 얼마를 지불했고 얼마를 벌었으니까 이익은 얼마고 손해는 얼마다! 머리란 좀상스러운 가게 주인이지요. 가진 걸 다 걸어 볼 생각은 않고 꼭 예비금을 남겨 두니까. 이러니 줄을 자를 수 없지요. 아니, 아니야! 더 붙잡아 맬 뿐이지... 이 잡것이! 줄을 놓쳐 버리면 머리라는 이 병신은 그만 허둥지둥합니다. 그러면 끝나는 거지. 그러나 인간이 이 줄을 자르지 않을 바에야 살맛이 뭐 나겠어요? 노란 카밀레 맛이지. 멀건 카밀레 차 말이오. 럼주 같은 맛이 아니오. 잘라야 인생을 제대로 보게 되는데! (429쪽)."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조르바의 말은 구구절절 옳았다. 어릴 때부터 나는 초인에 관한 야망과 충동에 사로잡혀 이 세상일에 만족하지 못했다. 차츰 나이를 먹으면서 나는 조용해졌다. 나는 한계를 정하고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인간적인 것과 신적인 것을 가르고 내 연을 놓치지 않도록 꼭 붙잡았다 (430쪽)."

"두목, 이런 말을 해서 어떨는지 모르지만 당신은 가망 없는 펜대 운전사올시다. 평생에 한 번이라도 그 아름다운 녹석을 봐야 하는 건데, 당신은 보지 않았어요. 젠장, 일이 없을 때 나는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지옥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하고. 그러나 어제 당신의 편지를 받고 나는 두목같은 펜대 운전사에게는 지옥이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436쪽)."

"나는 이따금 친구들에게 이 위대한 인간의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교육받은 사람들의 이성보다 더 깊고 더 자신만만한 그의 긍지에 찬 태도를 존경했다. 우리들이라면 고통스럽게 몇 년을 걸려 얻을 것을 그는 단숨에 그 정신의 높이에 닿을 수 있었다. 우리는 <조르바는 위대한 인간>이라고 말했다. 이 높이에서 더 뛰어나갔더라면 <조르바는 미쳤다>고 했으리라 (437쪽)."

"이 욕망은 어찌나 격렬했던지 겁이 났다. 나는 이 욕망을, 이 지구 어느 곳에선가 조르바가 죽어 가고 있는 징후로 파악했다. 나는 내 영혼이 그의 영혼과 밀착되어 있어서 어느 한쪽이 죽는데 다른 한쪽에서 몸을 떨거나 고통으로 절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441쪽)."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묘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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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4 01:25:30 *.70.142.6

#에피소드 4: 그래서 나의 삶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 내재적인 것과 초월적인 것 등등, 영원히 모순되는 반대 개념에서 하나의 조화를 도출하려던 그에게 육체와 영혼은 둘이 아니라 하나였다... (463쪽, 역자 해석 중)."

나의 삶은 한 순간도 균형점의 미학을 알지 못했다.
한 때는 이성이 극대화로 나를 지배했었다.
거기서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던 나는 그 돌파구를 영혼에서만 갈구했다.

수행정진을 즐기는가?
네, 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의 육신을 사랑하는가?
이 또한 네, 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삶에 즐거움이 깃들고, 균형의 미학이 흐르기 원하는가?
네, 라는 대답이 들려야 한다.

흐르는 물처럼 살고 싶다.
대지 위 모든 생명들을 촉촉히 적셔 생명을 보호하고
물 속에 잠겨드는 모든 것들을 가만히 감싸 안고 흐르는 물결같은 삶을 살고 싶다..

봄날 아지랭이 피어오르는 물안개 속을 헤치며
보이진 않으나 누군가의 삶 속에선 끊임없이 흐르며 품어줄 수 있는 삶 말이다..

나의 육신을, 나의 영혼이 부드럽게 감싸올라
세상 대지 아래로 조용히 스며드는
따스한 물결같은 그런 삶을 살고 싶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남은 생애, 나와 함께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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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4 01:12:06 *.70.142.153

# 에피소드 3: 다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메토이소노" 로 돌아가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
니코스 카잔차키스에게 거목은 호메로스, 베르그송, 니체 그리고 석가모니 붓다였다고 한다.

난 아직 호메로스와 베르그송은 잘 모르지만
니체와 석가모니 붓다의 세계엔 발을 들여놓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들을 이해하는 것은 별개 문제지만..

"구원의 문은 우리 손으로 열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우리에게 "초인"은 희망이다. "초인"은 대지의 종자이며, 해방은 그 종자 속에 있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고 우리를 심연의 가장자리로 데려다 놓았다. 인간은 마땅히 저 자신의 본성을 뛰어넘어 하나의 초인이 되어야 한다. 신의 빈자리를 우리가 차지해야 한다. 주인의 명령이 없어진 지금, 우리 의지로써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것이다 (455쪽, 역자 해석 중)."

"지극히 이성적이던 그의 문학은, 불교적 세계관과 만나면서부터 불교적인 선풍을 내비치기 시작한다. 그는 인식의 주체인 <나>와, 인식의 객체인 세계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말하자면 대극하는 무수한 개념을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초라한 언어를 통한 온갖 시비를 삶 속으로 녹여 들인다. 그래서, 그가 아몬드나무에게 신이 무엇이냐고 묻자 아몬드 나무는 대답 대신 꽃을 피워버리는 것이다 (457쪽, 역자 해석 중)."

카잔차키스의 이름을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 놓은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인생과 작품의 핵심에 위치하는 노른자위 개념이자 그가 지향하던 궁극적인 가치의 하나인 <메토이소노: 성화>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메토이소노>는 "거룩하게 되기"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의 임계 상태 저 너머에서 일어나는 변화, 이것이 "메토이소노"이다 (460쪽, 역자 해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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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4 00:57:15 *.118.58.128

# 에피소드 2: Movie review 4-  <인셉션>




희청님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인터뷰를 마치고 희청님과 헤어져 영화 <인셉션>을 보았다.

누군가의 무의식 세계를 읽어 낼 수 있다: Extraction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군가의 무의식에 내 뜻을 심을 수 있다: Inception

영국 출신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깊은 사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꿈 속의 꿈을 쫓고 또 쫓아 가장 심연 깊은 "무의식"에 도달하면 거기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바로 내가 모든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 내 뜻대로.
그리고 그 곳에 내가 원하는만큼 머물수도 있다.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무의식 세계를 현실로 착각하고 현실로 되돌아오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거.
천재들이 현실에의 문을 닫아버리고 스스로의 세계에 갇혀버리는 것과 어딘가 통하지 않나.

그런데 나의 관심을 끈 부분은 다름아닌 무의식 세계를 "과거의 기억"이 침투 혹은 지배하려는 점이었다.

심리학에선 무의식 세계를 초자아가 지배한다고 보는 것에 비해, 불가에선 인간이 살아오면서 겪은 수많은 생의 기억들이 차곡차곡 비축된 곳이 다름아닌 무의식 세계라고 한다.
감독이 말하는 무의식 세계가 왜 기억에 지배받는지에 대해 쉽게 이해될 수 있는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영국 감독이 이런 오묘한 진리의 세계까지 꿰뚫어 이 부분을 만들었는지
단순히 상상력의 극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는 느꼈다.

인간이 제 아무리 무의식 그 심오한 세계에 나만의 제국을 건설한다 할지라도
거기 그 곳은 결코 현실이 아닌 것을..

오늘, 지금 이 순간 나의 육신이 드리워진 바로 이 곳이 나의 우주이다.
여기 모든 것이 이미 충만히 존재하고 있는데 도대체 난 무얼 더 원하는건지..

이제야 그걸 깨닫기 시작했냐고 질타하는 조르바의 야성 그대로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그리스인 조르바와 영화, 인셉션.
이 두가지 작품은 문득 허공에서 떨어져 나와
내게 많은 말을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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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5 00:06:09 *.126.210.44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80>

Book review 63-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212쪽까지 읽기 완료

"... 8년이 넘도록 주기적으로 투고했지만, 이렇게 친필 메모를 받은 것은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메모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원고를 스테이플러로 찍지 마세요. 클립만 끼워 투고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46쪽)."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이 (여기서는 그의 작품성을 따지지 말자. 그는 문학작가가 아니다)
처음으로 출판사에서 받은 피드백이 원고에 대한 것이 아닌 고작 투고 방식이었다니..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슬쩍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
(176쪽)."

"독서는 작가의 창조적인 삶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다 (179쪽)."

"자신에게서 어떤 재능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손가락에서 피가 흐르고 눈이 빠질 정도로 몰두하게 마련이다. .... 창조의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환희라고 해도 좋다 (182쪽)."

"가장 바람직한 글쓰기는 영감이 가득한 일종의 놀이이다 (186쪽)."

"어쨋든 나는 어떤 소설이든- 설령 분량이 많더라도- 한 계절에 해당하는 3개월 이내에 초고를 끝내야 한다고 믿는다. 그보다 오래 걸리면- 적어도 내 경우에는- .... 이야기가 웬지 낯설어진다 (187쪽)."

"나는 하루에 열 페이지씩 쓰는 것을 좋아한다 (187쪽)."

재능의 차이는 분명 있을 수 있지만
노력없이 꽃피우는 재능은 없다.
그 동안 여러 천재들의 자서전을 읽으며 느낀 점이다..

얼마 전 단독으로 쓴 초고를 완성했다.
우스운 건, 국내기획일의 경험상 초짜 작가일수록 기획 단계에서 출판사에 돌려보는 것이 초고 전면 수정이라는 엄청난 작업을 피할 수 있는 길임을 잘 알면서도 무조건 썼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그냥 내 안에서 터져나오는대로 써보고 싶었다.

사부님께 오케이 사인을 받은 후 출판사에 돌렸고
2~3가지 흥미로운 피드백을 받았다.

그 중 한군데서는 내용을 살짝만 손봐서 내자는 곳도 있었고
또 다른 한 군데에서는 형식을 전면 수정하자고 했다.
주제와 내용은 좋으나 형식이 현재 출판 시장에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고민되었다. 당연히 단독 집필 첫 책을 빨리 내고 싶은 욕심이 없을 리 없다.
하지만 쓸 때는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았지만
쓰고 나서 이야기는 다르다.

글은 저자가 쓰지만
책은 편집자와 함께 만든다,가 내 생각이다.

편집자의 말에 충분히 귀 기울여야만 한다.
책이란 출간이 끝이 아니고, 어쩌면 그 때부터가 진정한 시작이기 때문이다.

작가들 중에서, 특히나 2~3권의 저서만으로 편집인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저자들을 볼 때마다
작가로서의 생명이 길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스티븐 킹이 하는 말 중에
작가는 글을 두 번 써야 한다는 말이 있다.
첫 번째는 서재 문을 닫고 써야 하고, 두 번째는 서재 문을 열고 써야 한다는.

그렇다고 편집인이 만든 틀 안에서만 움직여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게 작업을 하면 생명력이 없는 죽은 글만을 토해낼 뿐이니까.
내가 쓰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중심을 잃지 말되
편집인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잘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의미이다.

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난 두 번째, 즉 내가 쓴 초고를 전면 엎자는 편집장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들뜬 마음에 내 마음대로 홀로 초고를 완성하긴 했지만
그 편집장의 시장 흐름이 더 옳았다.

그들이 요구하는대로 새로이 기획서를 작성했다.
물론 A4 100페이지에 달하는 나의 초고와는 작별을 고해야 했다..

그런데..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내 안에서 "하기 싫다"라는 말이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어딘가 불편했다.

그들의 지적이 옳았고, 나의 버린 초고로는 안된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이건 아니라는 느낌이 일었다.
다시 한 걸음 물러나 또 생각하기 한 달.

<첫 번째 나의 초고+ 출판사의 의견>을 합하여
내가 하고 싶은 방향이 드디어 내 안에서 차올랐다.

세 번째 도전이다.

고마운건, 편집장님께서 이 모든 과정을 기다려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집필 의욕이 꺽일만큼 심하게 방향성을 설정하고 싶어하지도 않으신다.
참고 기다리며 가장 적절한 길을 찾고자 애써 주신다. 너무도 감사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비록 공저지만 첫 번째 책은 믿기 어려울만큼 쉽게 진행이 되었다.
문서로 된 기획서도 없이 내 아이디어만 듣고 출판사 대표님께서 구두계약을 하자고 해서 이뤄진 일이었다.

반면, 첫 단독집필이 될 이 책의 경우는 내게 인고의 시간을 요구한다.
여러 방향에서 나를 시험하면서 주제에 대한 나의 태도가 확고부동한지 점검하고 또 점검한다.

주제는 변함없다.
첫 줄을 쓰던 그 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쓰고 싶은 글이다.
아니, 처음보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서서히 더 내 안에서 열망이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제,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어떤 방식으로 풀어야할지가 떠올랐다.
잠자리에 누워 대충의 윤곽을 그려보며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갈지, 잠들 때까지 여러 조각들을 맞춰보았다.

오늘 밤 다시 편집장님을 만났고, 세 번째 기획안을 말씀드렸다.
그런데 놀라운건, 편집장님 역시나 비슷한 기획안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우린 드디어 하나의 합일점을 찾은 것 같다..

모든 책은 저마다의 운명이 다르다고 한다. 사람들의 삶이 그러하듯이..
난 앞으로도 운명이 허락하는 한은, 계속 글을 쓰며 살고 싶다.

아마 그 중 어떤 책은 첫 공저 책처럼 내 기획안이 거의 99%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을테고
어떤 책은 이번 책처럼 주제를 살린 최선의 길을 여러번 모색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점점 나만의 스타일, 나만의 분야를 개척하고 만들어가겠지..

나는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을까..?
그리 거창하지 않다.
끝까지 진정성이 담긴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무겁기까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타인의 시간을 도적질하지 않을 정도의 깊이는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아마 삶에 대한 내 가치관이 글쓰기 철학과도 같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난 스티븐 킹의 말을 받아들여 하루하루 실천하고자 또 결심한다.
매일 읽고, 매일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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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5 13:53:22 *.126.210.44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81>

Book reveiw 63-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읽기 완료

수정= 초고- 10%

"내가 글을 쓴 진짜 이유는 나 자신이 원하기 때문이었다. 글을 써서 주택 융자금도 갚고 아이들을 대학까지 보냈지만 그것은 일종의 덤이었다. 나는 쾌감 때문에 썼다. 글쓰기의 순수한 즐거움 때문에 썼다. 어떤 일이든 즐거워서 한다면 언제까지나 지칠 줄 모르고 할 수 있다 (308)."

해야 해서 하는 일과 하고 싶어 하는 일은
그 경계가 뭍과 바다만큼이나 다른 것 같다.
즐거운데, 하고 싶은데, 어찌 몰입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려운 상황이라면 전에도 많이 겪었는데, 그 때마다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바로 창작이었다. 적어도 한동안은 나 자신을 잊게 해주기 때문이다 (330쪽)."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 직전이 가장 두려운 순간이다. 그 순간만 넘기면 모든 것이 차츰 나아진다 (333쪽)."

스티븐 킹이 거의 목숨을 잃을 뻔한 교통사고를 당한 뒤 회복기에 한 말..

"궁극적으로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의 삶도 풍요롭게 해준다.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이다. ....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여러분도 해야 한다는, 그리고 시작할 용기만 있다면 여러분도 해내게 될 것이라는 나의 장담이다. 글쓰기는 마술과 같다. 창조적인 예술이 모드 그렇듯이, 생명수와도 같다. 이 물은 공짜다. 그러니 마음껏 마셔도 좋다. 부디 실컷 마시고 허전한 속을 채우시기를 (334쪽).

스티븐 킹의 글을 읽고 사부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일년에 한권씩의 책을 써내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에 대해 말이다.
사부님께선 직장을 다니시지 않으니 가능한 일이 아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창작이란 더 이상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건 사실이지만, 시간이 있다고 무조건 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스티븐 킹은 정상에 선 이래 한 동안 알콜 중독, 마약 중독에 시달리게 된다.
재능은 천재일 수 있으나, 본래 인간은 나약한 존재들이다.
지난 10년, 한결같이 매년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스승님. 
계속해서 채움과 비움을 멈추지 않고 계시다는 바로 그 점이 새삼 놀랍다.

한순간도 고인 물이 아니라
늘 유유히 흐르고 또 흐르고 계신 스승을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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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7 20:15:51 *.70.142.241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82>

Book review 64- 윌리엄 브리지스의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 읽기 완료 (책이 비교적 얇다)

"끝과 시작, 그리고 그 사이의 공허함과 성장! 이것이 우리 삶에 있어 전환기의 형태이다. 그리고 이 전환기는 성인기에 자주 발생하며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숙이 파고든다 (233쪽)."

저자에 의하면 변환은 3가지 단계를 거쳐 발생한다고 한다:

중립지대
시작

모름지기 지금까지와의 과거를 툴툴 털어버리는 끝이 있어야 하고
내면의 자아를 찾아 홀로 고독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중립지대를 거치면
그 때 비로소 변환의 시작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물론 전환기에 해당하는 중립지대가 결코 만만치 않다.
해서 저자가 제안하는 중립지대의 의미를 발견하는 방법들은:

1) 중립지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당신에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2) 혼자만의 시간과 장소를 찾아라
3) 중립지대의 경험을 일지로 써라
4) 자서전을 써라
5) 당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발견할 기회로 삼아라
6) 오늘 당신 삶이 끝난다면, 당신 삶에서 무엇을 고칠 것인지 생각하라
7)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며칠 여행을 떠나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외적인 것'이라는 틀에 박힌 생각을 거부할 필요가 있다는 게 내 말의 핵심이다. 에머슨은 이렇게 말했다. "각자의 상황은 자신이 제기하는 질문에 대한 상징적 해답이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 속 상형문자를 해석해야 한다 (195쪽).

그 곳 (중립지대)에서는 누구라도 외롭다. 당신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토인비가 지적했듯, 창조적인 개인들이 자신의 재탄생 전야에 항상 후퇴하는 곳은 바로 토끼 굴이나 동굴, 혹은 너른 숲 속이다. 토인비는 그것을 '후퇴와 복귀의 유형'이라 불렀고, 성 바울, 성 베네딕트, 그레고리 대제, 부처, 무하마드, 마키아벨리 그리고 단테의 삶 속에서 그것을 발견했다. ... 우리 자신의 삶은 보다 더 미세한 붓으로 그려졌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움직임은 더 작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유형은 똑같다. 들여다보면, 우리 자신의 과거 안에도 있을 것이다 (208~9쪽).

위 중립지대 의미를 발견하는 방법 말이다.
꿈벗과 연구원에서 거의 다 커버하고 있다.

문득 꿈벗으로 며칠 여행을 다녀오고 싶은 충동이 인다.
아님 어딘가 혼자 여행을 떠나든지..
어느 쪽이든 어쩐지 내면 조금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만의 상형문자를 조금 더 풀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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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9 03:03:06 *.126.210.125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83>

쫌 마니 바쁘당..

4시간 논-스톱 단군회의. 
긴 시간이었지만, 우린 서로의 의견에 귀기울이며 토론으로 회의를 이끈다는 것이 참 기쁘다..
그래서 힘든 줄도 모르는 우리들이겠지..

글고 단군 2기 마감했다..

언능 코 자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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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9 23:32:29 *.126.210.180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84>

드뎌 낼이 이사날..
왼종일 이사 준비에 짬짬이 단군 일들 처리.

오늘은 하루가 빛의 속도로 지나간 것 같다.
역시 시간은 상대적이다.

이제야 겨우 주변이 조용해졌다..
이럴 때 난 올빼미의 유혹이 간절하다.

바쁜 하루를 보낸 날이면
홀로 깨어 있는 이 시간
나만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향유해보고 싶어
어느새 잠이란 녀석이 저만치 달아나 버린다..

이사 가기 전날, 이 밤의 느낌이 예전에 서둘러 출장 짐을 꾸릴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빡빡한 스케쥴에 정해진 시간은 부득부득 다가오고
하루 종일 이 일 저 일에 휘둘리느라 몸은 지칠대로 지쳤는데
마음은 온 밤 깨어서 무언가, 나만의 무언가를 하고 싶던 절실한 느낌..

이래서 올빼미에서 수탉으로 변신해야 한다.
밤에 홀로 깨어 밤을 지새운들 결국 상념만 이어질 뿐이니.. ㅋ

코 자자.
피곤한 몸 침대에 누이고
이 집에서의 마지막 잠을 집에게 인사나누고 편안히 코 자자..

그 동안 비바람 막아주고
해 떨어지면 돌아올 곳이 되어 주었던 이 공간.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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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0 21:04:37 *.12.196.170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85>

지금 시각 밤 9시.
이러저러한 일들로 인해
이제야 이사가 끝났다.

낼부터 산사수행 시작인데
사정상 지금 출발한다.

힘.들.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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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22:02:39 *.12.196.131
최근의 제 일상이 쪼까 다사다난했어요 ㅋㅋ
나경님 잘 지내시죠? 저도 언능 이삿짐 정리하고 논어 공부 하러 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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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
2010.08.22 11:45:10 *.131.41.34
단군일지가 갈수록 재밌습니다.
수희향님 책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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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
2010.08.23 16:53:14 *.92.215.166
수희향님!
그동안 못 본 수희향님의 단군일지, 오늘에야 다 챙겨보았습니다.
어떤 책을 썼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다시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단군 1기 시작하면서 정신없이 바쁘셨을 텐데, 책을 쓰셨군요.
그 자세를 배워야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우(師友)이군요.
단군2기 새로 시작하면 또 바빠지겠습니다. 일이 수희향님을 찾아 오는군요.
즐겁게 맞이하시고, 건강에도 신경쓰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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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6 21:41:57 *.12.196.228
제가 명희님과 호금님께 넘치는 사랑을 받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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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08.25 15:45:42 *.92.197.179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비 올 바람이 붑니다.
드디어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는군요.
이 비가 오고나면 가을이 오겠지요.
우리별이라는 이쁜 이름은 호금님이 자신의 단군일지에 올려 놓았네요.
우리에게 수희향님은 우리별이 되었습니다. 단군이들을 지키는 별입니다. 단군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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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5 07:48:40 *.12.196.34
에공에공. 명희님 이름을 오타치다니 제가 졸립긴 졸렸나봐요. 지송지송요~!!! ^^::::::::
이제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으니, 오늘부터 다시 힘내서 홧팅임당~!
명희님도 건강유의하세요^^

우리별 샤먼. 이것도 멋진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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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08.25 02:09:22 *.92.202.77
이사에, 단군 1기와 단군 2기 진행에, 산사수행까지....
아플만도 하겠네요.
오자가 나왔습니다. 경희가 아니고 명희입니다.
건강에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별 샤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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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22:06:24 *.12.196.131
잘 도착하셨다니 방가요~! ^^
하모요. 충분히 그러시죠. 아무리 거리가 가까운 이웃나라라고는 하지만
상해에서의 규칙적인 생활에서 갑자기 뚝 떨어져나와 한국을 다녀가셨는걸요.
정신적 공황상태를 겪지 않는다면, 인간미가 없잖아요~
지극히 정상적인 경험이니 신경쓰지 마시고요^^

인연이라.. 그럼요. 때론 그 시기에 상관없이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인연들이 있지요..^^
게다가 조금이라도 더 일찍 만났다면 오히려 마음이나 뜻이 서로 어긋날 수도 있고요.
그래서 만사 다 제각각의 시절인연이 있다고 하는거겠죠..^^

경희님이야말로 몸도 마음도 다시 홧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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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
2010.08.23 02:38:14 *.92.196.44
수희향님!
저는 상하이에 잘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거의 일주일째, 강의하러 나가는 것 말고는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구본형 선생님의 책을 읽고 다시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변경연과의 인연이 너무 늦게닿은 것이 조금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제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겠지요.
지금이라도 인연이 닿은것에  감사해야겠지요.
우리들의 먼멸 샤먼, 힘내세요! 자여우(홧팅)!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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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22:18:37 *.12.196.131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86>

산사수행갔다 이제 돌아왔다.
휴우...지난 며칠은 정말이지 몇달처럼 길게만 느껴지는 시간들이다..
그만큼 사건, 사고들이 많았다고나 할까..

잠깐이긴하지만 이번 수행은 가지 말까?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만 영웅여정이 그러하듯, 수행 또한 중간중간 위기아닌 위기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정확히 2년차가 되는 8번째 수행. 내겐 수행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위기였던 것 같다.
가기 전부터, 그리고 수행을 진행하면서도..

살인적인 무더위는 수행을 고행으로 변신시켰다.
날씨가 좋아도 사실 새벽 4시부터 저녁까지 왼종일 이어지는 수행이 결코 만만치 않는데
토,일 주말은 새벽예불때에도 이미 땀이 나기 시작할 정도로 더웠으니..

게다가 이사 여파로 피곤함에 수면부족까지.
급기야는 몸살기가 온 몸을 파고 들어, 정진 이틀 째까지 나를 사정없이 괴롭혔다.

그야말로 '내가 왜 사서 이 고생을 하지'라는 상념들이 마구 피어오르는 가운데
정신을 집중하려 애썼던 것 같다.

그렇게 몰입의 강도를 조금씩 높이며
둘째 날 오후부터 조금씩 이제와는 달리, 내 안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깨칠 수 없던 한 가지.. 그러나 여태껏 정진했던 것 보다 가장 큰 울림들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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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23:44:30 *.12.196.131
#변화..
내면의 성찰없이는 내 삶은 결코 변화되지 않는다.
설혹 외적 변화를 일으킨다해도, 그건 일시적인 사상누각에 불과할 뿐.
변화는 내면에서부터 서서히 차올라 나의 세계를 딴세상으로 만드는 일이다..

#사랑..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건
상대의 내면, 때론 그 깊고 축축한 터널같은 그 곳으로 함께 여행할 수 있어야 한다..
상처없는 영혼은 없다.
인간은 본래부터, 그리고 죽을 때까지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서로를 아껴주고 귀히 여겨주는 거. 그게 사랑이다..
상대가 가족이던 연인이던 또 다른 그 무언가의 관계이던
사랑은 그렇게 행여 세상에 들킬까 쩔쩔매는 상대의 아픔을 가만히 감싸안아 주는 그런게다..

#기도
이제 난 더 이상 내가 바라는 나만의 무언가를 놓고 기도하지 않는다.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깨달았기에..
행복하고 싶다면 어느날 우연히 내게 연결된 필연적인 인연들을 위해 기도하는게다.
인생은 결코 혼자가는 길이 아니기에..

#그리하여 삶이란..
함께여서 행복할 수 있을 때
그 때 비로소 향기 그윽한 진정한 삶이 시작될 수 있음이다..

결국 내가 살아 숨쉬고 있는 지금 이 곳이
바로 그 곳인데..

우린 억겁의 세월을 살고 있으나
늘 찰나의 시간만을 살 뿐이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들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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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6 21:48:24 *.12.196.18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87>

8월 25일의 일지다.
어젠 단군 2기 킥오프 모임이 있었다.
그곳에 지원자를 대신해 참가한 분을 포함 킥오프 분위기에 이끌려 새로운 신청자가 있었다.
그리고, 주철은님이 필살기 부족 고정욱님의 아내분이라는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되었고.
아내와 남편이 함께 하는 단군 프로젝트라... 감동이었다..

그런 감사한 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 어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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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6 22:11:15 *.12.196.228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88>

왼종일 헝클어진 하루를 보낸 기분이었다.
눈 앞에 펼쳐진 짐들도 그러하고, 머리 속 일들도 그러하고..

그러다 문득 저녁 노을이 질 무렵 창 밖을 내다 보았다.
새로 이사 온 이 집은 교통이 불편한 대신 고요한 풍경을 얻었다.
기실 그 이유때문에 이사를 했다고도 할 수 있다.

노을지는 저녁 하늘은 참으로 사람을 평안하게 해준다..

열어둔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더 이상 덥지 않다.
뜨거웠던 여름도 그렇게 스쳐가고 있는 것 같다..



영화 <첨밀밀>
이런 날 보기 딱 좋은 영화아닐까..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운 영화, 첨밀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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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7 20:33:02 *.118.58.128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89>

이제야 집이 대충이라도 정리된 듯 하다.
눈 앞에 짐들보다는 집안 윤곽이 드러나니 말이다.. ㅋ



영국 영화이다.
내가 유럽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스토리 전개가 느슨해서 인 것 같다.
중간중간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 속 풍경을 감상하고, 생각할 여유를 준다고나 할까..

근대 영국.
사촌간에 사랑을 한다.
허락받지 못하는 사랑이다.

그런데 시간을 고대 이집트로 돌리면 어떨까..
이집트를 대표하는 미녀, 클레오파트라의 공식 남편은 다름아닌 그녀의 남동생.
사촌 정도가 아니라 근친간의 결혼도 허용되는 시대가 바로 고대였다.

시대와 공간에 따라 사랑에조차 가해지는 제약이 다르다.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망의 하나인 사랑을 놓고도 인간은 이성적인 룰을 만들어 왔다.

이성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감성, 그걸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격정에만 휘말리는 감성, 그걸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주인공 쥬드와 수는 금지된 사랑을 한다.
서로가 서로의 분신이라 여기기에.
그들의 답은 또 다른 나이기에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라고 한다.

상대에게서 또 다른 나를 느낄 때
그게 사랑이라고 한다, 이 영화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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