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윤정
- 조회 수 9927
- 댓글 수 219
- 추천 수 0
2. 새벽기상 시간 및 새벽활동 시간
2시 40분, 3시-5시
새벽활동 : 모닝페이지, 아침정진
(아침정진 ; 천수경-예불문-반야심경-해탈주-108배-명상 10분-경전 1페이지-수행일지-보시 천원)
3. 목표 : 새벽지구 안전기지 기초공사
1) 새벽기상 90% 성공
2) 퇴근 후 전환 신체활동 20분 70% (주 5회)
3) 저녁정진 80%
4. 새벽기상을 위해 절제할 저녁활동 및 예상난관시 극복방안
1) 저녁 절제
-9시 취침 / 저녁 소식
-퇴근 후 전환을 위한 신체활동하기 : 전환이 안되면 탄수화물 과식, 웹써핑, 나를 짐짝처럼 부려서 잠을 잘 것이다.
동네 산책, 노을 보기, 시장 구경, 나무 아래 앉아 가벼운 것 읽기, 카페 가기, 달리기 등 뭐든 몸으로 하는 즐거운 활동을 하러 가방 놓고 옷 갈아입고 나와야한다.
2) 예상난관과 극복방안
-무리한 계획 ---> 주간 단위 평가. 오프모임에서 수정
-감정기복이 실행의 지나친 기복을 가져옴--->혼자가 아니고 방학이 아니어서 안전망이 많다. 기대어 가겠다.
-직장 안의 인간관계와 업무가 몰리는 시기, 사이버대학교 시험기간 겹칠 때---> 업무 우선순위, 계획에서 자문받기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잘 때 어려움 --->알람 가지고 간다.
5. 목표달성 후 긍정적 변화
1) 더 자주 미소짓고 가장 사랑하는 자연인 해뜨는 구름, 해질녁 노을과 산그늘을 매일 보았을 것이다.
2) 습관에 구축하는 안전기기 기초공사 1년 과정 중 100일 진척
6. 나에게 주는 보상
1) 나에 대한 것과 회향(나눔)을 묶기
자기 강화는 좋아하는 물건(확실한 창조적 사치일 것!!)과 활동(내 영혼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것)을 섞어 제공
힘 받기 위해서 부족원이 모이는 중간모임과 벙개에 최대한 참석한다.
2) 정기적인 보상
7일 (시작이반상_9.12)------> 아이크림과 에센스

30일 (성층권상_10.5 )---------> 달리기 복장


50일 (반환점상_10.25)---------> 달마와 풀라의 가족세우기 웤샾(10월 30~31일) 참가권 (20만원)
75일 (계속걸음상_11.19)-----> 오션월드나 캐러비안베이 하루 놀기
100일 (알라뷰땡큐상_12.14)--> 아버지 환갑 기념이면서 최초의 가족 여행(나 일곱살부터 가자던 그 기차여행)
3) 목표 달성상
아침기상 90% - 오제은교수 내면아이 워크샾 참가권 (50만원)
저녁정진 80% - 쉽고 아름다운 그림책,동화책(힘,위로 되는 신화 충실히 들어있는), 식물 그녀들에게 보내기
20분 달리기 60% - 제주 올레길 가기
7. 목표 달성 평가
구분 |
목표 |
1주 |
2주 |
3주 |
4주 |
5주 |
6주 |
7주 |
8주 |
9주 |
10주 |
11주 |
12주 |
13주 |
14주 |
계(성공률) | |
3시 기상 |
90% |
6 |
7 |
7 |
7 |
6 |
7 |
7 |
6 |
7 |
7 |
7 |
7 |
3 |
7 |
91 | |
새벽활동 |
모닝 페이지 |
100% |
7 |
7 |
7 |
7 |
7 |
7 |
7 |
7 |
7 |
7 |
7 |
7 |
7 |
9 |
100 |
아침 정진 |
100% |
7 |
7 |
7 |
7 |
7 |
7 |
7 |
7 |
7 |
7 |
7 |
7 |
7 |
9 |
100 | |
기타 활동 |
20분운동 |
70% (주 5회) |
3 |
7 |
5 |
6 |
2 |
7 |
5 |
4 |
5 |
1 |
2 |
1 |
3 |
7 |
58 |
저녁정진 |
80% (주 6회) |
6 |
2 |
2 |
5 |
3 |
5 |
0 |
1 |
0 |
0 |
3 |
0 |
0 |
1 |
29 |
[1주 점검] 기상시간, 새벽활동 순조롭다. 어려운 건 저녁전환, 정진이다. 퇴근 후 바로 자서 일어나도 불안정.
저녁정진 혼자 하기 너무 힘들다. 근처 향적사 저녁예불 참여로 바꾼다. 전환 효과 있음.
몸에 운동 필수적이므로 전환활동에 20분 달리기 넣기. 동기유발과 지식 위해 <여자의 달리기> 읽기
[2주 점검] 아침 20분 달리기에 약진이 있었다. 주말 산행까지 매일 20분은 달리거나 걸었다. 큰 즐거움을 주었다.
저녁정진이 망했다. 향적사 한 번도 안갔다. 돌아와서 바로 잤거나 2건의 외출. 어쩔꺼나. 궁리 필요
[3주 점검] 알람없이 2시에 일어나고 있다. 추석연휴 무사히 지나갔다. 다행
새벽활동 사이에 웹써핑이 끼어든다. 할 일 먼저 하길
운동처방, 추석연휴 고향동네 달리기, 30분으로 늘이기, 마라톤 대회 신청....달리기와 열애중
저녁정진 고전 면치 못하고 있다. 하기가 싫고 시작이 어렵다.
----> 저녁정진 시간을 7:00로 고정해서 일주일간 해 본다. 또 다른 자원을 내려주세요. 도와주십쇼.
[4주 점검] 알람 듣고 일어난다. 잠을 설치던 것이 줄었다. 저녁에 8:30 취침이 데드라인이고 2시에 일어나면 편안
저녁에 6시경에 자면 0시~1시에 일어남(커피 2잔 마시는데도 멍함. 오후 2시경 20분 누워 휴식 필요)
7시를 정해서 저녁정진을 하는 것이 효과있어 보임 달리기 즐거움 지속됨.
PMS로 정서 불안, 슬퍼함, 과자, 라면 등 탄수화물 과잉섭취. 9/20 비교해 몸무게 2kg 증가
[5주 점검] 아침일정 기록해 보니 웹써핑이 보통 1시간쯤 됨. 저조기. 낮동안 업무 효율 낮음.
달리기, 저녁정진에서 단군p 시작 이후 최저 수행 기록을 냄.
달리기 40분으로 늘인 것이 심적 부담이 되고 있음. 몸무게 여전.
매일 새 밥을 하고, 야채와 과일 비타민을 챙겨서 잘 먹이고 있음
다른 분들의 단군일지 읽음-일지에 30분 들여 성찰을 위한 글쓰기 해 보기로 함.
[6주 점검] 알람없이 일어나고 있고 낮동안 졸립지 않다. 대신 일어나기 싫어한다.
정서는 쉬 화내고 쉬 감격하고 쉬 운다. 민감해진듯 하다.
인천송도마라톤 10km 완주-9/17일(00:51:22), 공원 달리기로 저녁 스트레스 푼 경험(자유공원)
주말 저녁기도가 어렵다. 출근시간이 일러지기 시작했다. 드문드문 나타난다.
[7주 점검] 사이버대학교 중간시험기간. 시험1과목 놓치고 저녁기도 0회 최저점
예상난관이었고 극복방안도 미리 생각했지만 겨를없이 절룩거리며 통과.
50분씩 달리기 시작했고 저녁 전환을 위해 퇴근 후 달리기 시작함. 11월 14일 영흥마라톤 하프 신청.
[8주 점검] 알람없이 일어나는 날이 대부분. 기상시간 불안정.
저녁에 전환 안되어 일찍 잤고 전환 저녁정진 망했으나 아침 일정은 순조로이 진행됨.
PMS. 새벽활동 중 울거나 낮동안 짜증, 화 많이 냈고 전반적으로 과민했음. 업무, 인간관계 최저.
일주일 내내 핸드폰 사용 못해서 안전망 공중전화로 나감. 태만 있었음. 심연 2번째주.
[9주 점검] 아침기상 알람없이 일어남. 저녁에 과식 후 지나치게 일찍 자는 날이 주중에 많았음. 저녁승리 안됨.
새벽에 할 일은 하는데 3시에 맞춰 기도 시작하는 날이 적고 집중도 낮다. 3시 시작 - 중점 노력사항.
핸드폰 타이머 틀고 일지 블로그에 씀. 평균 40분. 모닝페이지 합치면 매일 평균 1시간 30분 쓰는 셈
마라톤 배번호 받고 떨고 있다. 하프 신청 여자 22명. 새벽에 영흥도까지 가는게 관건
[10주 점검] 주중에 한 번 안 달리고 일요일에 하프 완주. 달리기는 재미가 있다. 저녁기도 여전히 망한 채다.
아침 잘 일어나고 있다. 마음 상태는 탄수화물 당기고 살 찌는 걸로 봐서는 스트레스 상황. 기말업무기인
필살기 책 읽으며 아침에 실천놀이 몇 번 했고, 근무시간 중에 전략적 태스크 실험 며칠 했다.
[11주 점검] 알람없이 2시 전후에 일어나고 정신은 2:30에 듬. 아침활동 사이에 웹써핑을 끼워넣음. 20~40분씩.
저녁예불로 간소화. 부담 적어짐. 그러나 역시 저녁전환 어려움. 2일 모두 저녁에 달렸음.
년말 업무 마무리와 사이버대학교 마무리로 마음만 복잡하고 실제 일은 하지 않는듯.
[12주 점검] 금요일부터 인터넷이 되지 않아 문자출첵을 한다. 좀 느슨해진다. 더불어 시스템 다운.
[13주 점검] 문자출첵을 하면서 3일만 제 시간에 출첵했다. 갖혀있다.
마지막주 원래 세웠던 목표를 향해 다시 일어나 회귀하길 발원한다.
[14주 점검] 뒷심 딸렸다. 막판에 허덕허덕 했다.
8. 골인선 & 너머
1) 아침활동에 대한 목표는 달성되었다.
91일 3시 기상, 목표로 삼았던 모닝페이지와 아침정진을 100일 했다. 아침정진을 하루도 안 빠뜨리고 한 것은 정말로 오랜만이다. 처음인가? 모르겠다. 카운팅 해 본적이 없다. 가장 큰 소득이다. 혼자라면 못했다. 감사드린다.
2) 기타활동에서 달리기 즐거웠고, 저녁정진은 망했다.
달리기는 57일 했는데 이건 주 4회 정도 한 거다. 퍽 즐거웠다. 몸으로 하는 것이고, 자연과 교감하면서도 질 높은 혼자만의 시간이 되어 주었다. 복장을 구입했다.10km, 하프 두 번의 대회를 완주한 것은 작은 승리를 주었다. 계속 하고 싶다. 아침마다 하면 어딜 못 나서는 나에게 스타팅 타임이 되어, 길 떠날 용기를 줄 수도 있겠다. 저녁일정은 다스려지지가 않았다. 30%가 안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3) 200일차 단군에 지원했다.
다음에는 달리기를 아침에 넣으면 어떨까? 7시 이전에 모든 일정이 끝나면 좋겠다. 일지쓰기도 자기발견의 재미를 주더라. 저녁 단도리가 더 되면 좋겠다. 작은 승리의 내용이다. 모닝페이지와 아침정진은 그대로 가는데 이것이 일에서의 필살기 수련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 부분에 대한 집중이 더 필요. 방학기간이라 부담이 적다. 학년초가 포함이 되니 그때 또 허덕거리겠지.
4) 강화
(+) 가족세우기 웍샆, 내면아이 웍샾, 실내 수영장 가기로 한 약속은 지킨다.
가족 기차여행은 소구제역 끝나고 아부지 환갑 즈음해서 의논해보겠다만 어려울 것 같다.
(-) 제주 올레길, 책 나누기는 다음 기회에. 권선수 아쉽습니다. 한편 속시원하다. 여행은 내게 강화가 아니다.
5) 자신에 대한 발견 & 다음 100일을 위한 궁시렁
강화계획 너무 세밀하고 거추장스러웠다. 담에는 30일, 60일, 완주 정도의 계획만 세운다. 체크리스트 좋았다. 요건 좀 더 자세해도 되겠어. 주간 평가는 밑에 단군일지가 있으니 1줄로 딱 요약하고. 뒷심 약하네. 하지만 끝까지 걸어 완주하네. 저녁 승리의 내용은 5시~8시의 저녁일정을 관리하는 건데 구체적으로 과식 않기, 바로 씻기, 출근 준비해놓기가 들어가는데 핵심은 낮동안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제대로 푸는 거다. 웹써핑, 과식 또는 서성임이 많았다. 천복과 천직 탐구 관련하여 아침활동을 좀 더 연구했으면 싶은데 모닝페이지, 아침정진 후에 2시간 아침공부를 넣어? 그리고 달리고? 필살기책 참고해서 200일차 해가면서 만들어가보자. 나도 1만시간을 들여 집중할 나의 천복이 실린 천직을 구현하고 싶다. 단군일지가 일기와 헤깔리고 자기개방이 부담스럽다. 아침활동에 대해서만 쓰고 일기는 따로 다른 데다 저녁에 쓰면 어떨까? 안전망에 집착하고 오버하더라.....그래서 콩두씨의 결론은? "고맙죠. 자신에 대해 알라뷰 땡큐하고요. 함께 가주는 인연들 고맙습니다. 올해 들어 제일 신기한 일이었어요. 계속 걷겠습니다" 며 감사를 표현하고 싶고, 자기훈련계획을 좀 더 잘 설계했으면 싶다.

기상 : 2:00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2:42~4:20, 아침정진 4:30~6:10
기타활동:
알람없이 기상. 취침 8시. 자다가 집주인의 전화와 방문을 받았다. (6시간 수면) 중간에 삼천포로 많이 빠져서 저렇게 시간이 늘어졌다. 단군일지 읽기, 웹써핑(메일에 묻어온 카드 포인트몰, 중독사이트들, 흥미 끄는 블로그 이웃 새글), 새벽푸른빛과 화초들 디카로 찍으며 놀기, 모닥불에 둘러앉아 대화를 하는 대신 혼자 켜든 촛불을 보면서 놀기, 커피 3잔 마시기가 오늘 새벽 삼천포의 문이다. 근데 왜 삼천포지? 삼천포는 부산 옆 동네 이름인데...... 오늘 일지는 짧게 마친다. 자꾸 늘어진다.

기상 : 1:00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1:25~2:30 아침정진 3: 30~5:15, 중간에 비는 1시간동안 출석부 올리고 어제치 내 단군일지 썼음.
기타활동:
알람없이 기상. 8:00 취침. (5시간 수면) 원래는 12시 전에 눈을 떴는데 일어나면 피곤할 것 같아서 half smile로 숨을 고르며 계속 누워있었다. 이불 아래 누워서 백제와당처럼 웃어보려는 게 좀 멋적지만, 미간의 근육을 그렇게 쓰면 마음과 몸이 좀 이완이 되는 것 같다. 모닝페이지는 식물들 앞에서, 정진은 촛불을 켜놓고 방에서 한다. 일요일을 집안에서만 보내면 저녁때쯤 내가 도마뱀이면 내 꼬리라고 댕강 잘라 씹어야 속이 풀리겠다는 상태가 되는 듯 하다. 토요일 저녁에 벗어둔 신발에 발을 한 번도 꿰지 않았다. 혼자 잘 못있는구나. 새벽일정 마치고 나서 6시부터 아침밥을 해서 된장찌개에 비벼먹었다. 과식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는데 과식하게 되는 이유를 세 가지 관찰했다. 첫번째는 온전히 밥 먹는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거나 인터넷을 보면서 먹고, 두번째는 너무 빨리 먹고, 세번째는 한번에 먹을 양을 한 눈에 다 보이도록 먹는 것이 아니라 견과류통 꺼내서 먹다가 치우고, 사과 반 쪽 먹는 식으로 하더라. 오늘부터 청룡부족 칭찬 덕담 릴레이를 한다. 이 기회에 나를 위한 칭찬도 좀 적어봐야 겠다. 팬레터 한 통 간질간질하고 느끼하게 적어야겠다.
콩두님 단군일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단어가 뭔지 아세요? "버림"이요.
실은 저도 제가 갖고 있는 물건들 중에서 필요없는 것들, 불필요한 관계 등등
버릴거 버리고 생활을 좀 간략히 가져가 보려고 고심 중이거든요^^
무튼, 78일차까지 꾸준히 자신과 청룡부족 대문을 열어오신 윤정님.
대단하단 생각도 들고, 감사하단 생각도 들고.. 여러가지 생각들이 교차합니다.
아무쪼록 100일 여정 끝까지 묵묵한 걸음 변함없으시리라 믿고, 이 가을이 윤정님께 소중한 의미가 되었기를 기원합니다. 함께 해주셔서 뜻깊은 단군 2기였습니다. 그 인연 감사드리며, 100일차 파티에서 뵙겠습니다^^

기상 : 2:30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3:20~4:20 아침정진 5:05~6:15, 비는 45분 동안 출석부 올리고 웹써핑 (다른 이들 단군일지, 중독사이트, 메일)
기타활동:
알람없이 기상. 7:30 취침 (7시간). 출근했던 복장 그대로 자고 있다. 일어나자 마자 보이는 반원형 화장대 거울에 비친 옆 실루엣이 좀 가볍다. 퇴근하면서 아파트 들머리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랐었지. 이만 원을 꺼내주었는데 커트 만 원인데 단골 이천원 할인이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주로 정수리 부분이 쿡쿡 쑤신다는 걸 말했고 그녀는 탈모예방법을 알려주고, '나이보다는 동안이시네요'해서 기분좋게해주었고, 미용사 십여년에 일을 줄이고 전환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냉큼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이름을 말해주었다. 전문가는 다르다. 크레오파트처럼 무거워보이던 내 머리가 가볍고 좀 세련되어 보인다. 엊저녁에도 스트레스를 안 풀고 저녁 단도리 없이 나를 부렸군. 인정하기는 싫지만 나는 내가 좋아한다고 믿는 직장에서 스트레스 만땅인 상태로 퇴근하는 듯하다.
아침활동동안 매우 산만하였다. 모닝페이지 하면서도 정신이 사방으로 들락거려서 일관된 에피소드나 주제를 다루는게 아니라 이거 쪼금 저거 쪼금 건드린다. 근데 나는 이런 시간이 퍽 필요하다. '근데 근데 있잖아요. 이것는 어쩌고 저쩌고 저거는 어쩌고 저쩌고' 일러바치는 한 7살 정도 어린아이 버전의 말들이다. 늦게 시작한 정진도 산만하다. 이럴 때는 암송할 것들이 비음 많이 섞어 부르는 트로트풍이 되어 버린다. 트로트풍 천수경, 예불문, 반야심경, 관음염불이다. 담배를 태우지는 않는데 흡연자들이 담배연기에 속에 것을 묻혀서 뿜어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아리랑 후렴구에 한숨을 실어부르는 느낌을 받는 것처럼 저런 식으로 가슴 속에 든 것을 거기 싸서 밷어내는구나 싶다. 오늘 나의 소리도 그러하다. 결국 정진을 마친 마지막 발원시간에 흑 울음을 터트린다. 여전히 내 정수리와 양쪽 뿔 자리는 뜨끈뜨끈하고 욱신욱신하는 것 같다. 한의원에 갔다면 화기 때문이라고 하겠지. 그래도 안심을 한다. 여기서 터졌고, 긴장이 해소되었기 때문에 건강이나 관계를 치명적으로 해칠 수 있는 사고는 나지 않겠구나.
마치고 새 뚝배기에 어제 담궈둔 표고버섯 다시마 물을 끓여 된장찌개를 끓였다. 오늘은 다른 일 하지 않고 밥만 먹어보리라. 포만중추가 가동되는데 20분 걸린다니 20분간 먹어봐야지. 근데 나는 10분만에 거의 2/3 먹어버린다. 후반 10분간 정말로 노력해서 천천히 먹었다. 배가 부르다. 그래서 사과 반쪽에서 1/4을 남긴다. 절에서는 발우공양으로 음식과 음식 먹음을 의례로 만들어 수행하시지.
오늘 청룡 덕담 릴레이가 내 차례다.

기상 : 2:40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3:10~4:10, 아침정진 5:20~6:50, 비는 시간 동안 출석부 올리고 댓글 달았다.
기타활동:
알람없이 기상, 7:33 부터 시작된 4통의 부재중 전화를 못 받은 걸 보면 어제 7:30분 이전에 잤다. (7시간 10분 수면) 잠이 이렇게 늘어난 것은 잠자기 직전의 스트레스 만땅 상태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낮동안 초컬릿 든 과자를 먹었더니 허리에 군살도 느껴진다. 어제 통합학급교사 가산점 관련된 서류를 만들다 보니 1학기 때 특수학교에서 전학을 온 학생의 배치통지서거 없더라. 내 생각에는 보호작업장을 눈으로 직접 보면 아이들의 미래를 그리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머님들은 시큰둥하시다. 월요일에 사람이 와서 허브 문제라고 진단내린 컴퓨터는 가뜩이나 바쁜데 끼릭끼릭 수동으로 움직이고 파일 열자면 한 세월이다. 머리 위가 뜨끈뜨끈하다. 대머리 여가수도 아니고 대머리 여선생 되면 어쩌나? 나중에는 광마우스를 탕탕 내려치며 '정말 짜증나게 한다'며 화풀이를 한다. 이크 큰 일 날라. 돌아와서 바로 잠든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내가 행복하지 못하면 이 일이 의미가 있나? 우리 스승님이 행복이 경쟁력이라고 하셨는데.....이제 슬슬 스승님 발치가 그리워지고 있다.
오늘 모닝페이지 3쪽에서 10줄 부족하게 쓰고서 출석부 갔다. 아침정진까지 마치고 돌아와서 나머지 10줄을 썼다. 된장국을 끓여 먹으며 이 된장 한 뚝배기가 나에게 주는 위로가 상당함을 느낀다. 그리고 된장에 비벼진 스승님의 말씀을 생각한다.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잘 하려고 하지 말고 된장 따뜻하게 끓여 드리고, 보온밥통에 든 찬 밥 말고 한 공기 밥이라도 따뜻히 금방 해드리는 마음을 내세요." 나, 너무 욕심을 부리고 있었나 보다. 욕심때문에 어두워진다고 하셨지.
어제 신화모임을 같이 하던 이와의 통화를 계기로 오늘 아침에 <영화와 신화> 맨 앞 부분을 몇 분 읽는다. 생사가 걸린 위험, 죽음을 통해서만 부활할 수 있으며, 협력자들이 마지막 순간에 나타나 도움을 주려 할 수도 있으나 결국 최종적으로는 '영웅'은 자신의 힘으로 직접 일어나 기꺼이 자신의 희생해야만 한다고 적혀있다. 곧 영웅편지가 오면 더 자세히 읽을 수 있을테지. 하긴 부처님도 깨닫기 직전에 최고의 시험을 당하셨지. 수맥이 저기인데 커다란 바위를 만난 느낌, 저걸 뚫어야 새로운 에너지와 만날 것 같은데, 나는 힘들어서 도망가려고 한다. 내가 가진 가장 큰 약점 두려움을 노래부르며 오겠지. 마치 수수께끼 놀이하듯, 미로찾기 게임을 하는 듯 하다.

콩두의 단군일지 81일차 _ 11.25 목
■ 기상 : 02:20
■ 새벽활동: 모닝페이지 3:12~4:20, 아침정진 5:20~6:40
중간에 출석부 가고 청룡부족 칭찬 덕담 릴레이글 읽고 노래 듣고, 손오공 가서 댓글 달고, 화분의 시든 잎과 꽃대 따주고 된장찌개 끓이다. 햇볕이 부족한 지 제라늄은 피워올리던 꽃대를 스스륵 포기했더라. 나는 꽃을 제일 먼저 내려놓는 식물의 지혜와 용기에 깜짝 놀랐다. 당신에게 배우겠습니다. 이해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데 내가 당신에 대해 너무 무식하군요. 사랑의 이름으로 폭력을 행하지 않기를요!
■기타활동 :
9시 취침 (5시간 20분 수면) 7시에 누웠는데 왼쪽 두개골 편두통 때문에 지끈거리고 피곤한데 잠이 안온다. 여러통의 반가운 전화를 했다. 내가 버리려는 것은 친구가 아니라 그 친구와 관계맺는 방식임을 알았다. 다행스럽다. 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남에게 하소연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교만한 관계 형식을 버릴 것이다. 내 과제가 많아서 더 이상 그런 여유를 못가지는 것이고, 나를 그렇게 쓰고 쑥쑥 성취해가는 모습을 보니 부아 질투도 났고. 결국 '너도 답답한 것을 털어놔. 그리고 자원을 많이 가져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은 섭섭하면서도 자유로운 느낌이다.
오늘 아침 일정을 보내며 몸을 읽는다. 왼쪽 머리 쿡쿡 쑤셔서 손 끝으로 머리를 탁탁 때려주었다. 숨 들이쉴 때마다 심장과 뒷부분이 좀 결리는 느낌이다. 그 부분이 왼쪽심장인지 왼쪽유방인지 정확하게 느낌을 분간하지 못하겠는데 숨 들이쉴 때마다 느껴지는 것은 맞다. 좀 더 원칙에 충실해야겠다. 내 할일을 먼저 하고서 다른 일을 해야한다. 그런데 오늘 정진을 마치자 마자 된장찌개를 끓여놓고, 수행일지보다 먼저 특수교사 커뮤니티에 댓글을 달면서 '이것이 혼란스러움에 대처하는 나의 방식이구나. 미덕의 덫이지' 싶으다. 산만할 때 시선을 거둬들여 나를 고요히, 충실히 하는 것이 아니라 남 일에 참견을 하고 나서는 것 말이다. 남은 19일이 눈물나게 퍽퍽할 것이다. 어떤 도전이든 이런 사이클을 가지다는 말일텐데 모닝페이지 한 후 출석부 갔다가 바로 할 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연평도 일을 보면서 근심스럽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한다고 하면서도 굶어본 적도 부서진 걸 본 적도 없는 나에게 전쟁은 피상적이다. 전쟁 (비스무리한 것)으로 문제를 풀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나는 갈등에 대해 전쟁을 도발하거나 전쟁을 유발하는 식의 대처를 하고 있는 듯 하다. 내 안 밖의 평화를 빈다.

콩두의 단군일지 83일차 _ 11.27 토
♨기상 : 2:40,
1:40 알람 듣고 일어났다가 1시간 더 잠. 금요일밤 10시 취침,
너무 속을 끓이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누운 지 1시간 동안 잠들지 못하고 뒤척임.
(4시간 40분 수면), 정진 마친 후 오전 중 3시간 더 잠.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3:22~4:42, 아침정진 5:00~6:10
컴퓨터 안되어 문자출첵함. 문자출첵은 다시 잠들기가 쉬운 듯하다. 그것만은 이유가 아니고 어제 잠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걸 일지를 정리하면서 알게 된다. 컴퓨터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없어 오전 내내 쉼. 그래도 신기한 것은 다른 때 이 정도 강도의 스트레스였다면 기도 빼먹었을 건데 그래도 제 시간에 일어나서 모닝페이지와 아침정진을 했네. 새삼 습관의 힘을 보고 놀라고 감사한다. 오후 내내 이 사람 저 사람과 통화를 했다. 맨 나중네는 오늘 김장했다고 고기 먹으러 오라고 했는데 해 지고 부천이라 아쉬웠다. 여러 번 시도 끝에 다 늦은 저녁에 kt와 통화하였는데 인터넷 문제는 아니고 익스플로러를 새로 깔아야 하니 노트북 AS를 받으라 한다. 막내동생이 노트북을 pc방에 들고 가서 익스플로러를 새로 다운 받아서 깔라고 조언해줌. 인터넷이 안되니 고립무원의 섬이 된 듯함. 한편 개운하기도 함. 저녁때 생리 시작되다. 아하 생리전증후군이 한 몫 했구나. 이래저래 내가 가진 문제행동들 총출동하다. 종일 서성이다.

콩두의 단군일지 84일차 _ 11.28 일
♨기상 1:40 알람없이 기상. 7:00 취침(6시간 40분 수면)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2:20~3:32, 아침정진 3:40~5:00
♨기타활동 : 아침달리기 30분.
컴퓨터 안되어 3일째 문자출첵함. 인제 슬슬 에너지 차 오르고 있다. 인터넷이 안되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맛이 있다. 정진을 마치고 <우리속에 있는 지혜의 여신들> 메티스 편 읽음. 꿈 때문이다.
커다란 교실에 책상은 하나도 없다. 고시공부를 10년 해서 변호사가 된 여자친구가 자기 어머니라면서 어떤 여자를 소개해주는데 한눈에 보기에 엄마 필은 아니고 직장 상사같은 분위기의 50대중반 여자다. 생머리 커트가 반백이고 목까지 올라오는 폴라티에 금목걸이인지 메탈목걸이인지를 밖으로 하고 감색이나 쥐색의 무난하고 실용적이고 유행 안타는 질 좋은 모 정장을 입었다. 치마는 무릎선이거나 더 길다. 얼굴은 인디언 추장처럼 강직해보이고 여성이지만 느낌이 약간 남성적이다. 변호사 친구보다는 직장에서 상급자인 것 같고 가정주부 느낌은 아니다. 여대 총장같은 느낌인데 세련되고 옷차림을 전략으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약간 촌스러운데 그녀는 그런 것에 별로 개의치 않는듯 하다. 이슬람권 전도사를 한 기독교학과 출신이거나 암튼 자기 신념에 충실하게 생을 살아온 사람의 분위기다.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 교실은 무용과의 수업장처럼 책상이 하나도 없고 가운데에 플로어가 있다. 나는 매우 당황스럽다. 앞 문과 뒷 출입문 사이에 돌출된 기둥이 있었는데 거기서 우리 스님이 인사 나누는 우리 소리를 듣고 삐죽 고개를 내밀고 예의 그 천진하고 장난스러우면서 뭔가 의미가 있는 듯한 날카로운 웃음을 웃고 있다. 나는 숙제 받은 듯 어쩔 줄 몰라하다 깨어났다.
현명한 조언자를 뜻하는 메티스가 마음에 들어서 sister meti를 영어 이름으로 짓기로 함. 그럼 나의 이름은, 부모님이 주신 주민등록에 등재된 이름, 스승님이 주신 수행자의 이름, 스스로 지은 이름 콩두, 그리고 영어이름 meti 이렇게 되는구나. 금요일에 우연히 들은 숲 해설가의 강연을 계기로 내년 계발활동을 전래생태놀이부로 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 강연자가 쓴 책을 주교재로 삼을 것이다. 10년째 특수교사를 하면서 계발활동은 올해 처음 해봤다. 10명이 일반학생들이고 5명이 특수교육대상학생이었는데 나는 세 가지 교훈을 얻었다. ‘전체를 대상으로 수업을 하면서 특별한 아이를 배려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았다’는 것, 그래서 일반학급 담임선생님들의 고충을 좀 알았다. 두 번째는 내가 1:1이나 소인수 수업에 익숙하고 다수를 통솔하는 것에 아주 약하다는 것, 세 번째는 시도한 것은 아름다웠고 수업은 죽 쑬 때가 많았다는 것. 생태수업에서 나는 인디언식 이름 붙이기에서 ‘오래 달리는 다람쥐’였다. 다람쥐는 아는 샘이 나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자연물이란다. 멧돼지나 코뿔소, 곰처럼 엄니 가진 사나운 동물이 아니고, 붉은 고기를 뜯어먹는 맹수가 아니고, 왠지 분위기 있어보이는 이리, 늑대, 여우가 아니고(그런 폼나는 동물이 아니라서 은근히 실망이다) 잘 익은 알밤과 도토리나 탐내며 이 나무 저 나무 오르락내리락 쉼없이 달리고 겁 주는 동물이나 사람 있으면 땡글한 눈에 덜컥 무섬증이 들어서 후다닥 도망가면서도 말려올라간 탐스런 꼬리가 웃음을 유발하는 다람쥐가 나의 이미지인가? 귀엽다는 의미려니 한다.
힘이 들어서 달리러 갔다. 이미 아침식사를 한 후라 달리다 토를 한다. 빈 속으로 달려야겠구나.

콩두의 단군일지 85일차 _ 11.29 월
♨기상 : 2:50, 알람없이 기상, 수호장님께 문자출첵함.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3:30~4:30, 아침정진 4:40~6:20
♨기타활동 : 아침 달리기 40분
어제 사온 마라톤용 복장을 개시하다. 레깅스 위에다 반바지를 덧입고, 산에 갈 때도 입고 달릴 때도 입으려고 사온 긴 팔 옷의 색깔이 잘 골라졌나 여러번 들춰보았다. 복지포인트가 11월 말까지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된다고 해서 어제 밤 8시에 동인천 상가에 나가서 96,000원에 사왔다. 오늘 저녁에 쿨맥스 모자와 조깅용 신발을 더 살거다. 나의 두상이 캡모자에 어울리지 않는다. 모자까지 쓰고서 아침일정을 보냈다. 일지 쓰기를 마치면 달리러 갈 참이다. 오늘은 1개의 달리기대회에 신청을 할 거다. 요즘 달리기에 게을렀는데 이런 나를 채근하듯 10월에 달린 송도마라톤에서 택배로 상장이 왔다. ‘네, 알겠습니다. 다시 달리기 시작할께요. 감사합니다’ 하는 마음이다.
어제는 인터넷이 안되는 바람에 한 살림 살았다. 화분들을 월동시키느라 들여놓은 작은방에 햇볕이 어디에 잘 드나 지켜 보고 화분들 위치를 반대편으로 바꿔주었고, 씽크대 매트까지 빨래를 몽창 빨았고, 시장 보고, 멸치와 새우를 후라이팬에 물기 날리고 분쇄기로 갈아서 천연양념을 만들고, 마늘을 절구로 찧어 냉동했고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에 콩을 갈아넣고 김치찜을 만들었다. 이런 일들, 만약 누군가를 위해서 꽃을 기르고, 누군가를 위해서 멸치가루를 만들었다면 혼자 살면 안하게 되는 것이 맞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나 좋아서 한 일이었는데 생색이 많았구나. 생색내서 미안했다.
정진하는 동안 매우 산만하여서 수행과 참회의 취지를 밝히는 글과 서원문을 10번쯤 되풀이 외우다가 안되어 나중에는 수행일지를 꺼내서 손으로 줄을 짚어가며 보고 읽어야 했다. 불화는 영혼을 좀먹는다. 내 마음에 남은 당신의 말들이 여전히 나를 찌르고 피 흘리게 하는 비수 노릇을 하듯, 내가 모르는 나의 말은 당신에게 똑같은 짓을 하고 있지 않을까? 나의 포인트와 상대의 포인트가 다른 것 같다. 서로 감정의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어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책을 읽었다. ‘이미 갈등과 미움이 일어났다면 그건 내가 내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걸 내려놓고 상대의 입장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참회가 필요합니다’ 이 관점을 잡고 노력을 해보려하면서도 ‘그래서 내가 이런다고 나를 이용하면 어떡해?’ 하는 마음이 여전한 걸 보며 한숨 쉰다. 이대로 더 이상은 갈 수 없다는 데 까지 왔다. 내가 사람이 좀 미련해서 오래 걸렸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콩두의 단군일지 86일차 _ 11.30 화
♨기상 : 3:20(지각), 알람없이 기상, 수호장님께 문자출첵함.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4:10~5:27, 아침정진 5:50~7:15
3:20에 일어나서 4:10까지 뭐 했더라? 꿈일기 적고 그렸다. 요새 꿈이 많아졌다.
♨기타활동 : 아침 달리기 20분
아침일정을 마치고 단풍할매를 보러 갔다. 어제 저녁에는 오늘까지 안쓰면 날아가는 복지포인트를 탕진하러 아디다스 운동화를 한 켤레 새로 샀다. 동인천 아디다스 매장 아저씨가 나더러 '10km를 그 시간에 뛴 것도 오버페이스고, 석 달 연습하고 하프 나간 것도 오버페이스다. 즐기면서 달리고 욕심 부리지 마라'고 조언해주었다. 고마운 인연이다. 거기서 산 운동화를 개시하며 히죽거린다. 돌아오며 단풍잎을 하나 주워왔다. 아름답다. 그런데 시간계산을 너무 못하는 바람에 머리 감다보니 출근데드라인에 2분 부족한거라. 덜 말린 머리로 입은 채로 출근했다. 교실까지 전력질주했다. 다행스럽게도 '사랑합니다'라고 인사를 해서 사람을 당황시키는 장님은 만나지 않았다. 휠체어 타고 오는 우리 아이가 화장실 양변기 칸 앞에 휠체어 세워놓은 동안 태연히 문 따고 전기온돌 스위치 넣고 전기주전자 버튼을 누른다. 마라톤 레깅스에 반바지 입고 달리기 양말 신고, 거기다 정장풍 코트를 입었다. 이거야말로 바바리녀의 복장이다. 오우 민망하여라. 그러거나 말거나 이번 여름부터 달리기할 때 무릎 위 한 뼘 반 되는 짧은 반바지를 입었더니 교실 안에서는 반바지차림이 편하고, 밖에 나갈 때는 코트를 입고 나간다. 그래놓고는 내가 먼저 친하게 지내는 이들 두 세 사람에게 "00초 바바리녀 보실랍니까?" 하면서 코트를 확 열어보인다. 이러면 안되는데......나이들수록 우아해지고 전문적으로 되어야하는데 나는 웃겨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유쾌하고 환한 할머니'가 이상형이다. 할 일을 마친 할머니. 나는 그동안 너무 무겁게 살았다. 인제 콩새처럼 가볍게 싶다. 하지만 콩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텃새인 참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철새라고 들었다. 작은 몸으로 저만의 하늘길을 날아갔다가 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수다를 떨고 있나보네......이렇게 해도 유쾌해지지 않았다. 다 억지스럽고 재미없다.

콩두의 단군일지 87일차 _ 12.1 수
♨기상 : 5:00(지각), 알람없이 기상, 수호장님께 3시 30분 경 문자출첵한 후 계속 잠.
어제 저녁 10시 취침. 쇼핑 갔다가 9:25에 들어왔고, 다니는 동안 아이스크림과 로티보이 번을
사 먹었더니 에너지 과잉. 아침에 일어날 수가 없었던 것은 당연한 과보다.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5:15~6:25, 아침정진 6:50~7:50
사이에 뜨는 30분 동안에 손빨래 하다.
♨기타활동 :
짬에 면생리대를 빤다. 사용자가 된 지 한 10년 된 것 같다. 레시피에서 삼겹살을, 뼈를 물에 2시간 담궈 핏물을 뺀다고 할 때의 그 피냄새가 맡아진다. 싱싱한 피 비린내는 싱싱한 생선에서는 왜 냄새가 안 나는지도 알게 된다. 나에게 먹이가 되어주는 고등어와 삼겹살과 내가 같은 류라고 생각하니 나는 어떤 식으로 남에게 먹이가 되어줄 지 진지해진다. 달리기 운동화는 800km 뛰고나면 바꾸어 주라고 하는데 그럼 내가 바꿔준 운동화들은 다 어디로 가는걸까? 세상의 절반인 여성들이 사용한 수많은 1회용 생리대들과 귀한 아기들의 1회용 기저귀들과 함께 썪지않고 지구 어딘가에 파묻혀 있을텐데. 늦잠을 자서 모든 아침일정을 마치니 거의 8시 가깝다. 이럴 때 가까이 살아서 좋다. 인터넷이 문제라기 보담은 이런저런 일들이 뒤섞여서 흘려지고 느려지는 것이 많은 것이 현재 상태인 듯 하다. 나의 말은 불편하고 까탈스럽다. 그리고 정말 환경이 걱정되어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기 보담 안에 고인 불만을 그럭저럭 껀수 될 만한데다가 덤태기 씌워서 분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균형잡히지도 공정하지도 못하다. 콩두씨 먼저 당신을 매만지세요.

콩두의 단군일지 88일차 _ 12.2 목
♨기상 : 3:10, 알람 없이 기상, 수호장님께 문자 출첵, 전날 7:00 취침(8시간 수면)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3:50~5:15, 아침정진 5:45~6:55
기상에서 아침활동 시작하는 시간까지 40분 동안 무얼 했을까? 왜 저렇게 발동에 시간이 많이 걸렸지? 저녁에 완전히 분열된 상태로 부리고 나면 눈 떴을 때부터 바로 뭔가를 시작할 수 없고, 인형의 떨어진 팔다리를 쓰레기더미를 뒤져서 줍고 꿰맨다는 비유가 딱 들어맞는 상태로 일어나는 듯하다. 지끈거리는 상태로 잠이 든 듯 하다. 일은 몰아치고, 나는 해일이나 지진에 깔린 사람처럼 속수무책이 되어서 그 모든 것에 대해 무능해져 손도 못대고 얼어있는 상태가 며칠 계속되고 있다. 생각해보면 인터넷 문제는 노트북을 들고 가서 컴퓨터 담당자에게 잠깐 민폐를 끼치고 윈도우CD로 다시 포맷을 하거나 수리센터를 찾아가면 수 분 안에 해결되는 일이고, 외부 단체에 보내는 주민번호는 확인해서 전화로 불러주면 될 일이고, 바쁜데 교실 빌려달라는 말에는 안된다고 했으면 (이건 지금 생각해도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될 일이고, 급식실 가자고 할 때 드러눕는 아이, 신발 안 신겠다고 땅바닥에 주저앉는 아이 결국 신발 못 신겨서 데리고 갔다고 곧이곧대로 말해서 학부모가 보조인력을 바꿔달라고 했을 때도 일단 급한 다른 할 일을 먼저 했으면 될 일이고...아무튼 모든 것이 조금씩 조금씩 차올라서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쳤고 마치 바이러스 먹은 컴퓨터처럼 다운되었다. 이제 태만 형태가 되어 모든 것에 신경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된 것 같다. 마구 흘려지고 사소한 일상의 일 하나 하는 게 결사를 하듯 어렵고 마음을 쓰는 것도 어려워진다. ‘너도 살자고 잠수를 타는 거겠지만 신뢰도가 떨어진다. 그것만 안하면 성불할거다‘ 이런저런 계기들을 통해 떠올리는 원조 불나비족 그분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이런 슬로우모션 상태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로 남은 이름 참 나에게 고마운 인연입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이게 미숙하나마 나의 생존전략이라는 것을요. 같은 기능을 하는 다른 기술을 개발해야한다는 것도 알아요. 그게 제 직업에서 ’문제행동 중재‘라는 이름으로 주로 하는 일이예요. 모든 문제행동은 의사소통의 기능이 있지요. 그리고 이런저런 일들이 계속 내적 힘을 기르는데 도움을 주어서 이런 상태에서도 일상을 그럭저럭 유지하고 있으니 그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오늘 새벽 아침일정을 하면서 가운데 빈 시간동안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 화장실에서 몸의 것을 버리며 노래를 한 곡 부른 후다. 모닝페이지를 한 힘으로 버린다. 새삼 습관의 힘을 느낀다. 지각을 했지만 저절로 눈이 떠지는 것이 신기했다. 음식물 쓰레기부터 재활용품을 한 무더기 내놓는다. 버림에 대해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비움은 깨끗함이랬는데 나에게는 애를 써야 버려지는 ‘버림’이고 그건 아직 ‘상실’의 느낌이 묻어있다. 비움이 간접적, 자발적인데 버림은 그렇지 않다. 버림이 비움이 되고 그 비움이 깨끗함, 후련함, 쉼, 텅 빈 충만으로 올 날이 있겠지. 이렇게 출발하는 거라는 얘기를 믿고 싶다.
정진을 마치고 앉아서 내 몸을 읽는다. 목, 어깨의 굳은 것이 풀려 있는데 오른팔의 근육통은 남아있다. 춤추듯 조금 몸을 더 움직여본다. 그러고 보니 춤이 추고 싶네. 형식에 갖혀있지 않은 자유로운 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 나오는 그 춤추는 스퀘어가 나도 그립다. 그저께 꿈에서 들은 ‘오체투지’를 생각한다. 꿈 속에서 내가 가야할 곳은 바닥의 요철이 심하던데 그 돌로된 요철 위에서 절을 하면 무릎 나가고 이마 뿐만 아니라 온 몸에 피가 나겠던데 오체투지를 통해서만 척력이 작용하는 원 목적지로 갈 수 있다고? 오체투지, 자기를 낮추고 버리는 헌신의 모습. 보드가야에서 기미가 더깨더깨 앉은 티벳 순례자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지. 마치 서원을 하는 중요하고 소중한 날의 신부님의 의식과 자세가 닮았다.(이건 영화에서만 보았고 직접 본 적은 없다) 이따위 꿈, 이따위 쓰기, 다 이 따위들이야. 무슨 소용이야. 그리고 이런 것을 쓰면 이건 노출증이야. 어차피 알아듣는 이도 없을 건데, 어차피 사람들은 남 일에 관심이 없을 건데 뭐 어때? 이런저런 것들이 오늘 아침에는 다 맥 빠진다. 지루하다. 정말. 그래도 누가 시켜서 했으면 못 했을 것이다. 누가 하라 하지 않았는데 내가 하고 싶어서 했고, 아무리 원해서 했더라도 그 길 안에는 어려운 것, 힘든 것이 포함이 된다. 아마도 모든 선택이 그러한 것 같다. 모든 길은 내리막과 절벽과 진창을 포함...아 이런 말도 지루하고 듣기 싫다. 아 다 쓸데없다는 무력감이 자꾸 드네. 우짜지. 이 말도 지루하다. 이 얘길 이렇게 길게 한 바닥 썼네. 지루하고 쓸데없다.

콩두의 단군일지 90일차 _ 12.4 토
♨기상 : 2:40, 알람 없이 기상, 전날 8:30 취침 (6시간 10분 수면)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3:20~4:30, 아침정진 5:00~6:30
♨기타활동 : 아침달리기 3바퀴
쉬는 동안 어제부터 입에 맴돌던 노래를 가사로 검색해서 유튜브에서 찾아 들었다. 어제 새벽에, 벽을 통해 이웃집 사람이 들으면 어쩌지 하면서 고향의 노래, 저 들 밖에로 시작되는 캐롤, 수계식때 부르는 부처님께 바칩니다 노래, 바위섬, 바위처럼을 메들리로 부르고 군데군데 구절이 생각나는 노래를 불렀다. 군데군데 중 한 곡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로 시작되는 것은 꽃다지의 노래였다. 몰랐네.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 내게 투쟁의 이 길로 가라 하지 않았네. 그러나 한 걸음 또 한 걸음 어느새 적들의 목전에. 눈물 고개 너머 노동자의 길 걸어 한 걸음씩 딛고 왔을 뿐. 누가 나에게 이 길을 일러주지 않았네. 사슬끊고 흘러넘칠 노동해방 이 길을' 반복해서 듣게되는 노래를 틀어놓고 일지를 쓰다보니 가사를 받아적고 있네. 이래서 공부할 때 가사 알아듣는 음악을 못 듣는다. 감정이 너무 선명한 것도 벅차다. 한 번에 한 가지 일 밖에 못한다. 이 노래를 만든 이와 부른 이 부르게 한 시절의 아름다운 목적지는 '노동해방' 이고, 사람마다 때마다 곳마다 아름다운 목적지가 있을 것이다. 옆에 있던 민들레처럼, 전화카드 한 장, 타는 목마름으로도 클릭해서 들어본다. 타는 목마름으로는 김광석 아저씨의 노래다. 근데 곧 나는 젊어서 시계가 멈춘 그 아저씨보다 나이가 많은 아줌마가 된다. 뒷 사연을 알고 있어서 그 노래에 '꽃이 진다'는 느낌이 따라오고, 또 다른 사람 하나를 불러낸다. 노래하는 이들의 얼굴은 낯선데 목소리는 귀에 익다. 노래들이 비장하고 슬프다. 나는 저 노래를 부르고 가슴에 품었을 분들에게 기대어 가장 힘든 시기를 건너왔다. 90년대 초반 학번인 내가 촌에서 서울로 대학을 오면서 시작된 부적응기에 만나 의지했던 분들은 80년대 초반 학번이었는데 그분들은 90년대 들어 동구권의 변화와 함께 온 전반적인 변화를 지혜롭게 받아들여 자신의 방향과 생활을 변화시키려 노력했다. 내가 지금 이만큼 사람 노릇 하면서 살고 있는 것은 그분들 헌신 덕분이다. 아버지는 내게 말씀하셨다. 내리사랑은 부모한테 받은 것은 되갚을 수 없고 자기 자식한테 갚는다는 뜻이라고. 이분들에 대해서도 나는 그런 마음이 든다. 오늘처럼 추운 날은 뜨끈한 곰탕 한 그릇 사드리고 싶다. 어떤 경로로 내게 와 닿았든 내 마음창고에 쟁여져 음정 박자 무시하고 타령조로 무학의 촌 할머니들 가사 외우듯 부르는 흥얼거림이 되어 나에게 위로와 힘을 주고, 같이 울어주는 노래들이 신기하다. 초등학교 교과서 속의 동요 몇 곡, 중학교, 고등학교 가창시험 치던 몇 곡, 들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다가와서 각인되는 10대후반과 20대 초반에 내 귀로 흘러와 마음에 담긴 것들,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식 후 노래방에 가서 곤욕스런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일부러 연습했던 두어곡에서 맴돈다. 한편 내가 아는 노래가 별로 없는 것이 수치스럽다. 안을 향해 물어본다. 콩두씨 왜요? 왜 수치심이 따라나올까요? 새 책을 읽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여러가지 첫 경험을 하고,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곳을 여행하고, 새로운 노래를 배우는 삶의 변화와 성장이 별로 없었다는 증거같아서 부끄럽나요? 아님 콩두씨의 20대 30대가 지나는 것, 주인공으로 제대로 살아보지 못하고 들러리로 비켜 서 있었던 것 같은데 세월이 지나가버리고 더 이상 청춘이 아니라는 것을 슬퍼하나요? 사회변화를 꿈꾸는 이들 사이에서 저 하나를 어쩌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는 게 여적지 계속되는게 지루한가요? 덧붙이는 잔소리...위로를 주는 아이템이 적다면 자신을 즐겁게 하는 목록을 좀 늘일 필요는 있어보입니다. 그거 생존전략입니다. '그 딴 것들'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에 미안한 만큼 많은 일을 하는 친구가 웹써핑, 음식, 잠이지 않나요? 그리고 축하해요. '나는 잘 모른다' '나는 괴롭다'는 걸 아는 것은 '진리' 대접을 받는 큰 발견 아닌가요? 이 자리에서 답을 구하려 하지 말아요. 항해의 시작을 의미하는 거니까요. 늦었다구요? 평균수명만큼 산다고 대략 계산해서 이제 겨우 절반 온 걸요. 어허허허 이거 왜 이러셔용. 그러다 할매들한테 한 대 맞는다요. 욕 한 됫박 먹어요. 그리고 콩두씨, 가장 얇아졌을 때 콩두씨가 노래와 이야기를 필요로 하는 걸 눈여겨 보시구랴. 평소에 그런 걸 좀 일상적으로 쟁이면 어떨까나요? 싫음 말고요. 암튼 콩두씨 오늘만 날이겠습니까?
우리 아이들에게도 노래가 필요하다. 가사를 외우지 못해도 들으면서 위로를 얻으면 되고, '음'으로 따라부르면 되지 않겠나. 계속 반복해서 들으면 그래도 3-4곡은 흥얼거림으로 따라 부를 수 있지 않겠나. 시신경이 거의 기능을 잃어서 안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들은 아이가 있다. 그저께 엄마가 오셔서 예전엔 안그랬는데 밥을 더 흘리면서 먹는다고 했다. 더 안보이니까 식판에 거의 고개를 박고 먹는 것 같다. 그 아이가 볼 수 있을 동안 보여주고 싶은 것, 하늘빛, 꽃, 동물원의 동물, 꽃비로 내리는 벚꽃,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 그리고 자기 얼굴, 그 아이를 이쁘고 사랑스럽게 보는 이들의 표정과 웃음. 이제 목소리로만 남을 것들의 원래 모습을 볼 수 있을 때 보여주고, 단기기억으로 휘발되지 않도록 무한반복을 해야한다. 또 삼천포로 갔다. 나는 왜 이 대목에서 아이들을 끼워넣고 있지? 이것이 진짜 아이들에 대한 것인지, 아이들 뒤로 숨는 것인지를 살펴보길 요구하는 이런 태도는 요 일이년 사이에 생긴 것데 유용하면서도 피곤하고 성가시다. 그러니까 1개의 툴로 세상을 살려드는 게 안타깝고 위험하게 느껴지듯, 관계맺는 방식이 이런 것 밖에 없어서 이렇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하면 자신에 대해 너무 자비심이 없나?
말캉거리는 두부를 넣어 된장찌개를 끓여놓고 오랜만에 달리러 갔다. 시간이 부족해서 3바퀴 달리고 단풍할매한테 '저 왔어요' 인사만 하고 내려왔다. '운냐, 내 강아지. 그래 니 왔나' 머리를 쓰다듬고, 볼을 쓸어주고, 궁뎅이를, 등을 싸안듯이 토닥여줄 것 같은 단풍할매 아래를 휭하니 지나갔다. 적게라도 매일하는게 습관 만들기에 중요한 듯하다. 집에서 된장찌개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든든하다. 귀소본능을 자극하는 아이템이다. 나랑 합기도(이거 '함께 새벽예불 다니는 팀'의 준말이다)를 백일 다녔던 그녀는 만취한 남편의 귀소본능을 일깨우는 비장의 무기는 자기가 끓인 돼지고기김치찌개라고 했었지. 그녀의 아들도 많이 컸겠다. 일주일 잠수에서 돌아왔다. 남의 집처럼 낯설고 멋적은 단군일지. 눈치보고 겉도는 느낌, 익숙해지지 않는 그 느낌이 익숙해서 불편하다. 넘어진 자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서라 하셨지. 근데 일지를 계속 이렇게 써도 되는걸까?
http://www.youtube.com/watch?v=n-OrSm1SJLk 누가나에게이길을가라하지않았네
http://www.youtube.com/watch?v=RyTdXwbRkDs&feature=related 민들레처럼
http://www.youtube.com/watch?v=Sl7y_Ow3QN4 전화카드한장

콩두의 단군일지 91일차 _ 12.5 일
♨기상 : 4:00(지각), 알람 없이 기상, 전날 퇴근 후 3시부터 자다깨다 했으니 아주 오래 잤다.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4:49~6:15, 아침정진 7:50~9:00
오늘은 발동 느리고, 일정 완전 늘어지고 완전 태엽 감아 움직이게 하는 수동 인형이었군. 밥 숟갈로 퍽퍽 퍼서 커피 3잔 마셨더니 심장 벌렁거림이 느껴지고 배꼽 주변에서 위쪽이 전반적으로 아프네. 그러니까 거긴 소장 부위와 대장 초입인가? 모닝페이지와 아침정진 사이에 1시간 30분이 비네. 웹써핑. 놀다오는 동네와 빠꼼히 들여다 보는 문은 빤하다.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닌데 시간이 슝슝 가네. 정진을 시작할 때는 이미 불을 켤 필요가 없이 밝아진 다음이다. 버리려는 꿈파일을 오른쪽에 펼쳐놓고 왼쪽에 피어나기 시작한 시클라멘을 놓고 절한다. 꽃대가 올라왔는데 잎이 오글거리고 밑으로 향해 있다. 물이 부족한가보네. 꼴라쥬는 버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링바인더나 클리어파일에 넣어두면 될 듯 하다.
어디서부터 꼬였던 걸까? 내가 쌓아둔 것과 당신이 쌓아둔 것, 당신의 역사, 나의 역사가 충돌한다. 관계가 두 사람이 맞 쥐고 있는 공간의 이름이나 분위기라면 지옥 속에 있는 것은 한 사람은 아니겠다. 그 관계의 양쪽과 그 관계를 품고 있는 장의 모든 이들이 영향을 받고 있을 것이다. 그럼 누가 가장 손해를 보고 피해를 입을 건가? 이 공간에 있는 가장 약한 이들이겠지. 엄마 아빠가 싸우면 아이들이 병들듯. 억지로 나의 기도문, 생활화두를 생각하려 한다. 별 수가 없으니 수수께끼같은 마스터키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들여다본다. 그러기가 싫은 쪽으로, 나를 보기보담 상대를 탓하는 쪽으로 작용하는 고집스런 마음의 억셈을 견디느라 끙끙거린다. 이러는 것도 제 고집 때문이고, 문제 자체보다는 그것을 다루는 방식 때문이지. 홍승완씨의 영웅편지는 일주일내내 아침마다 읽었는데 오늘에야 무슨 말인지 글자는 해독되었다. 못 알아들어도 자꾸 기계처럼 읽어야 할 때도 있는 것 같다. 내일부터 기말시험기간이다. 그리고 방학계획을 짜면서 마무리에 들어갔다. 나만 안즉 멀었다. 어찌할까나?
오늘 아침에는 긴 시간이 걸렸어요. 일요일이라 다행이네요. 마음의 날씨가 어떻든 해야할 일을 해주어 고맙습니다. 오늘 아침에 맑은 물 한 바가지 부은 거네요. 수고했어요. 잘 해 주었어요. 콩두씨. 오늘은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정서적인 것, 생각하는 일의 효율이 별로 높을 것 같지 않네요. 조금 염려스러워서 잔소리합니다.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닫고 있어서 외롭다는 말도 속으로만 조심스럽게 궁시렁거려봅니다. 요구가 된다면 미안해요. 그래도 욕 먹어가며 요구해야할 때가 있어요.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어보이지만 콩두씨 한 발씩 움직이면 되어요. 한 번에 하나씩^^ 알지요? 또 전체가 아니라 전환 순간이 핵심인거 알지요? 그리고 이럴 때 쓰자고 그 많은 것들을 평소에 연습했잖아요? 콩두씨 안에도 힘이 있어요. 그걸 오늘 좀 쓰도록 하세요. 평소에 모아둔 포인트가 제법 될 거예요. 그걸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토마토 참치김치김밥도 사 먹고 단풍할매를 보러가고요. 또또또...뭐가 있는지 콩두씨가 발로 몸으로 한 번 알아보세요. 그리고 이야기 해주세요. 아 재미있겠당 부럽당...이거 평소 내가 애들에게 쓰던 전문기술이다. 코실리제이션이라고. 꼬시기^^와 알랑방구 되시겠다. 나 이거 아주 좋아한다. 콧구멍 벌렁거리는 거 참으며 은근슬쩍 넘어가주는 거. 이거 딱 좋다.
콧구멍만 벌렁거리며 기분 좋아하면서 일요일 두문불출했다. 갖힌 것도 아닌데 스스로 가둬둔 듯 하네. 그래도 애써준 거, 자신을 향해 따뜻한 마음 보내준 것이 고맙다. 저녁 때는 가족과 친구에게 전화를 몇 통 했다. 그리고 삭제하고픈 마음들이 많이 들었는데 꾹 참았다. 맨날 바쁜 척하다가 전화를 걸어서 안 바쁜 이야기를 하려니 멋적었다. 매일 달리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일요일에 계양산을 간 적 있었지. 그 때 정말로 기쁘고 신기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내게 일요일날 집 밖으로 나갈 용기를 주는 듯 해서. 그 느낌이 그립다.

12.6 월
♨기상 : 2:45, 알람 없이 기상, 전날 8시 취침 (6시간 45분 수면)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3:20~4:40, 아침정진 5:00~6:10
♨기타활동 : 아침달리기 40분
오미자차를 마신다. 엄마가 직접 담근 것과 제주도에서 엄마가 사다 준 것을 섞었다. 찻잔에 받침을 두었다. 이거 좀 사치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쓸모가 있다. 찻물이 바닥에 흐르지 않으니까 나중에 테이블 얼룩을 닦지 않아도 좋다. 300ml 들이 머그컵에는 물옥잠 꽃과 분홍나비가 그려져있다. 달달한 따뜻한 차에 기운이 난다. 이 머그컵은 8개 세트로 샀는데 우리집에 여덟 명이나 손님이 온 적이 없어 대부분 놀게 되길래 4개는 좋은 데 가서 잘 쓰이라고 분양 보냈다. 할미꽃이 그려진 컵은 쌀을 불려둔다. 화왕계의 그 할머니 생각이 난다는. 증조할머니는 어떻게 불 때는 가마솥에다가 1공기만 딱 뜨신 밥을 지으셨지? 나는 가스렌지에 압력솥, 주방저울, 계량컵을 가졌는데도 안되는데. 그러고 보니 요 며칠 계속 할머니 타령이다. 나는 할머니를 좋아하나? 남긴 것들은 분홍색과 그린색, 그리고 라이트블루와 노란색이다. 정진 마치고 제라늄 가지를 쳤다. 시원하다. 가지치기, 겨울 나기의 지혜다. 나도 쳐내야 하나? 출근하는 월요일 마음이 무겁다.
8년째인 hummel 바지를 입고 달린다. 저런 좋은 운동복은 첨 입어봤다. 첫 학교에서 받은 것이다. 장님이 모든 교사에게 주셨는데 아마도 학부모 단체 기부금이려나? 체육수업을 하지 않는 특수교사라 운동회할 때만 입었더니, 그래봐야 1년에 한 두번이니 아직 쌤삐다. 딱 달라붙는 달리기 레깅스에 반바지만으로는 너무 춥다. 하루키씨가 달리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인가 뭔가 책을 쓰게 된 건 한 겨울에 어디 마라톤에서 쥐나서 벌건 맨 살로 걷느라 덜덜 떨다 악이 받쳐서였지. 음 그랬겠다. 그래도 반바지 차림으로 달리면 뭔가 색다른 쾌감이 있다. 더워서 중간에 털조끼를 벗었다. 한 바퀴 돌고 왔더니 벗어둔 데를 몰라서 잃어버렸나 애가 탄다. 누가 훔쳐갔나, 아까 지나간 한 무리의 운동객을 잠시 의심도 했다. 잘 보니 옆 벤치다. 다시 잘 개켜놓았다. 이렇게 두면 주인이 있다는 걸 모두 알겠지. 내가 학교에서 하는 일도 장애 가진 아이들 뒤에 누군가 매만지는 이가 있다는 걸 느끼도록 하는 상징적인 일이지 않을까? 단풍할매한테 등을 기대어 몇 분 서있었다. 좋구나, 반갑구나, 든든하구나 하고 생각하며 휭 달려 지나갔지 이렇게 몸을 맞댄 건 처음이다. 위를 올려다 본다. 커다란 가지가 보인다. 안아 보진 못했다. 이 다음 다음에. 근데 이것이 뭔지는 모르지만 연습같구나. 나오다 보니 현관에 빨려고 가지고 온 실내화가 그대로 있다. 아 참 세탁기 안에 짜놓은 빨래도 들었구나. 뭔가 툭 끊어져 있었구나.

콩두의 단군일지 93일차 _ 12.7 화
♨기상 : 2:45, 알람 없이 기상, 전날 9시 취침 (5시간 50분 수면)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3:45~4:45, 아침정진 5:05~6:30
♨기타활동 : 아침달리기 20분
귀찮다. 출첵문자만 날릴까 싶더라. 며칠간 그랬더니 이게 또 몸에 습관으로 남았구나. 벌떡 일어나 노트북 출석부로 간다. 함께 가기 때문에 가는 것을 진심으로 진하게 느낀 새벽이다. 누군가를 미워할 때 가장 큰 손해는 내 마음에 미워하는 마음의 습관이 남는 것이랬지. 당신이 말했죠.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마음 속에 있으면 그게 사랑하는 능력을 줄인다고요.
내 집이 변하고 있다. 책장과 책상 오랫동안 나의 정체성과 역할의 핵심이었던 것이 안방에서 빠져서 거실로 나오고 있다. 오늘은 거실의 모습이 떠오른다. 의자가 하나뿐이었던 내 집에 의자 하나가 더 필요하고 그것의 자리를 그려본다. 화분을 들여놓으면서 옆반으로 옮겨간 두레반과 기도 방석 옆에 오늘 새벽에는스탠드를 갖다놓았다. 근데 눈이 너무 부셔서 테이블야자 뒤로 숨기면서 키를 키우기 위해 아래에 옹기 화분을 씻어서 엎어두었다. 근사한 받침이 되었다. 꽃을 품어안고서 내 눈길을 끌어당기는 화분들이 내게 말을 건다. 콩두씨, 밑빠진 독이어도 괜찮아요. 두꺼비가 와서 막아주면 물을 담고 안 그러면 이렇게 쓰이면 되지요. 콩두씨가 우릴 물끄러미 이뻐하듯 그런 이들이 있을거에요. 근데 달마야 놀자 영화에서 박신양 등 웃긴 깡패 무리에게 했던 화두는 잘 풀고 있어요? 밑 빠진 독에다 물을 채우는 방법은 독 채로 강물에 던지면 된다고 김인문 할아버지 스님이 대사를 쳤잖아요. 참 멋진 말이죠? 아직 먼 소린지 감 못잡았다구요? 그게 쉽게 감 잡히면 안되죠. ㅋㅋㅋ
이 화분들이 내게 온 것은 아직 추운 봄이었다. 나는 분갈이할 화분을 사왔는데 못 갈고 그냥 끼워둔 채다. 천원마트에서 모종삽도 하나 사오긴 했다. 왜 분갈이를 못 시키고 있을까? 나도 모른다. 그냥 귀인을 기다린답시고 그렇게 둔 채 봄, 여름, 가을을 보내고 이제 겨울이다. 엄마가 보내준 들기름으로 디꺼서 마늘과 멸치가루를 듬뿍 넣어 미역국을 끓여놓고 달리러 나간다. 불린 쌀을 100ml만 뚝배기에 담아놨다. 증조할머니가 아부지한테 매끼 뜨신 밥을 해 먹이신 정성 덕분에 아버지는 마음 가난해지지 않고 기 죽지 않고 잘 성장하셨다. 근데 오늘은 좀 궁금하다, 아부지가 같이 자란 고모랑, 아부지 사촌형님도 그렇게 키워졌을까? 장손만 그리 대접하고 딸램이인 고모는 칠순 노인 대신 온갖 집안일을 다하면서도 찬밥 남은 거 너랑 나랑 물 말아 먹자 하지 않았을까? 세 명 손주들의 마음 풍경은 거의 비슷했을 것 같은데....근데 그것이 1800년대 말에 태어나 살았던 여자의 한계...응? 한계라기 보담 최선이었을 것 같다. 남의 어머니가 될 여자들이 더 사랑받아야하는 것 같다. 꼭 이렇게 봐야하나? 모든 사내아이는 남의 아버지가 되고 남의 어머니인 여자의 남편이 되는 것은 아니군. 독신 가구도 많지. 참. 아 또 머리 복잡해졌다. 이 놈의 잡념을 어쩐다냐.
5바퀴 달리고 단풍할매한테 등과 머리, 궁뎅이를 기댄 채 잠시 서 있다가 왔다. 올라가는데 이 동네 할머니 한 분이 "운동하기 좋지? 땀도 안나고"하면서 뛰는 팔폼을 하신다. 네 대답하며 따라 웃는데 기분이 디게 좋아진다. 나무들이 다 잎을 벗으니 이 근처 동네가 완전 공장지대인게 고대로 드러난다. 처음 민낯을 또는 알몸을 본 듯 놀란다.

콩두의 단군일지 94일차 _ 12.8 수
♨기 상 : 1:00, 알람 없이 기상, 전날 7시 취침 (6시간 수면)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1:30~2:30, 아침정진 4:40~6:00, 중간에 사이버대학교 시험 2과목 침
♨기타활동 :
태아처럼 꼬부리고 이불을 덮어썼다. 한참 웅크리고 누워있었다. 1시간 택. 모닝페이지 마치고 시험은 치기 전이다. 할딱할딱 쉬어지는 숨이 계속되고 있다. 어제 아이 하나를 잃어버렸다가 찾았다. 찾았기에 망정이지 밖으로 혼자 걸어나갔다면, 바로 앞이 큰 길인데 잃어버리거나 사고라도 났으면....오전부터 심장이 쪼그라들어 죽는 줄 알았다. 아이엄마는 달려오던 길에 접촉사고가 또 났다. 이 직업은 감수해야할 위험부담이 너무 많다. 급식시간에는 학교와서 처음으로 야채를 먹는 발달장애학생 먹기싫은 김치줄기 꿀떡 삼키다 질식될까 또 맘을 졸여야한다. 책임은 내가 지는데 맘대로 하려는 인력, 통합담임은 어려워하면서 특수담임은 담임 취급도 안하는 듯 하여, 뭐 이렇나 싶다. 진행해야할 강좌는 다음 주가 정산보고인데 강사가 아직 섭외되지 않았다. 간신히 해내던 일들이 넘쳤다. 게다가 망할 놈의 착한 병은 할 소리를 다 못하게 한다. 어디로 꺼지고 싶고, 도망가고 싶다. 중간에 웹써핑을 끼워넣는 것, 다른 이들의 일에 간섭하는 오지라퍼로 변신하려는 것들이 자신에게서 도망가려는 것이기도 하고 산만해서 돌출행동이 나오는 것도 같다. 자신과의 싸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 오늘이 그 날이다. 울면서 아침일정을 한다. 여전히 할딱거린다. 정진하며 생각한다. 나는 못한다고 인정을 하자. 관리자에게 이러저러하게 노력을 했지만 이런저런 점이 어려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고개를 숙이고 요청하자. 그게 오늘치 나의 하심이다. 감당해내지도 못하면서 끙끙 싸안고만 있는 것이 교만이다. 그리고 나의 자존심때문에, 내 옷에 흙탕물 튀기지 않으려는 것도 욕심이지. 욕을 하든 저평가를 하든 묵묵히 감수할 뿐이지. 그렇게 하지 않고서도 해낼수 있으면 좋겠지만. 가족세우기 웤샾에서 본 장면이 떠오른다. 엄마가 엄마 자리에 있지 않고 자신이 져야할 짐을 지지 않고 도망가면 자식이 대신 진다고 했지. 그 엄마는 힘들어도 훅훅, 할딱거리면서라도 져내야한다. 자신을 지지할 힘을 모아서라도. 엄마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 짐을 대신 지려는 자식에게 그 엄마는 뺨을 올려붙이며 '니 할 일이 아니야'라고 말하며 화를 냈다. 진행자는 그 자식이 오히려 엄마 앞에서 '당신은 크고 저는 작습니다. 당신은 주시고 저는 받습니다' 절을 하도록 했다. '힘들어도 도망가지 않겠다'가 불러온 잡념이다. 오늘 새벽에 읽을 책이 정해졌군. <조직세우기> 나 <가족세우기>다.




도망가는 중이다. 할 일이 태산이라고 징징거리고, 어제는 모두들 옆 학교로 배구하러 응원하러 갔는데도 일하겠다고 남았는데 일은 전혀 진도가 안 나가고 집에 돌아와서 잠을 평소보다도 엄청스레 많이 잔 건 다 나로부터, 내가 맡은 소임과 책임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다. 몸만 덩어리로 있었다 뿐이군. 오늘 새벽에는 어쨎든 조금 고요해진 상태로 일어나 정해진 아침활동을 하며 숨어피는 들꽃같은 꿈과 희망을 떠올린다. 그러나 할 일을 안하고 있으니 불안하고 겁이 더 난다. 나는 내빼는 이들을 격렬하게 욕했었다. 중독성 물질과 활동, 우울증, 다른 병 뒤로 숨어 드러눕는 것, 물리적으로 정말 부재하는 것까지 합쳐서 자기를, 남을 버리는 이들을 혐오하였다. 내 안에 그런 모습이 있기 때문인듯하다. 인정하기 싫고 혐의가 불쾌하다. 불안은 에너지이며 그걸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줄리아카메론이 말했던 것 같은데... 오늘 아침에는 <아티스트 웨이>를 몇 쪽 읽어보자.
오늘은 단풍할매 근처 테라스에 조끼를 벗어두었다. 할매가 들고 있기라도 하듯이 안심이다. 달리며 생각한다. 막다른 길이 아니라 좌회전 표지판이다. 중도는 현재 위치에 따라 목적지로 가는 길을 창의적으로 바꾸는 것이지. 나는 길 하나를 고집하며 닫힌 문 앞에서 몸을 부딪히며 스스로 멍들고 있었구나. 시청 공무원이 안되면 다른 데 알아보고, 주제를 바꾸고, 대상을 바꾸면 되지.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 인연이듯 시간이라는 한계 안에서 최선을 다하여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이지.



좀 어정거리다 아침정진 5:50~7:00

쥐약을 쳐먹고 여름비를 맞으며 다리 네 개를 나란히 누워있는 어미개처럼 몸이 늘어진다.
나 열 네살, 분유를 타 먹이며 아직 눈도 못뜬 점백이 강아지들을 안고 있다가
잉잉 울다가 학교 갔다 오니까 아부지가 비료포대에 싸서 불어난 도랑물에다 던져버리고 오셨다 했다.
그 후 나는 다시는 강아지를 키우지 않았다.
집에는 외삼촌 보신탕 해 먹이려고 엄마가 밥 주는 개가 늘 있었지만 마음을 주지 않았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옆방 기도 방석으로 간다.
왜 그 어미개에게 그 강아지들에게 지나치게 감정이입하는 걸까? 별게 다 떠오르네. 새삼스럽게시리.
나를 대신해서 유모가 되어주실 관세음보살님, rose maria sister의 품과 그늘을 부른다. 천수경도 노래네.
흩어져있던 이들이 침묵 속에서 새벽일정을 함께 하는 그 시간 속에 한 번 몸을 놓아 보고 싶어지네
스탠드 따뜻하고 둥그스름한 불빛이 그득하다. 내 방과 마음에
시클라멘 붉은, 분홍꽃 피어난다. 동쪽 창과 마음 앞에서
달릴까 말까, 에라이 딱딱딱 '찍고 왔다'고 일지에 쓸만큼만 쪼맨큼, 20분만 달리고 오자며 나섰다. 나무 위쪽에서 나는 마른 잎 소리, 밑에서 나는 생잎 소리, 땅에 구르는 잎 소리가 다르다. 다 달리고 단풍할매에게 등을 기대고 흐린 하늘을 본다. 100살도 더 된 나무가 나를 뒤에서 안아준다. 손바닥으로 처음으로 만져본다. 거칠다. 차갑지 않네. 근데 당신의 몸을 만지니, 닿아있으니 왠지 안심이 되네요.

기상 : 3:30(지각), 10:00 취침 (5시간 30분 수면)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04:00~5:20, 아침정진 5:36~6:54
기타활동 : 아침달리기 1시간 (8:55시작)
'쥐약을 쳐먹고'가 종일 불편했다. 어제 단군일지에 그렇게 썼다. 좀 더 멀쩡하고, 균형잡힌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데 진짜 멸치다시마나 가쓰오부시로 우린 다시물이 아니라 '멸치맛' 뭐뭐뭐 공장에서 만든 것처럼 싸보일까봐 맘에 안들었다. 근데 '쳐먹고' 를 여전히 고치고 싶지가 않았다. 오늘 새벽일정을 하다가 뜬금없이 내가 검둥이에게 화가 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때 여름비를 맞으며 마당에 죽어있던 우리 개 이름이 검둥이다.
어느날 우리 4 남매들이 노는데 아버지가 어디선가 강아지 두 마리를 얻어오셨다. 흰둥이와 검둥이라 이름짓고 다른 아이들처럼 놀면서 사랑했다. 쥐가 많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온 동네에 쥐약을 놓는 캠페인이라도 있었을까? 흰둥이가 먼저 쥐약을 줏어먹고 죽었다. 검둥이는 그들의 첫 새끼를 배고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기억은 흔히 맘대로 편집되기도 하므로 동생들에게 물어보고 싶어진다. 그때 어둠이 눈이 익자 보였던 도랑 옆 배수구에 누워있던 흰둥이의 검은 실루엣을 기억한다. 검둥이는 새끼를 여러 마리 낳았고 눈도 뜨지 못하는 것들을 일주일간인지 그 이하 날수인지를 핥고 젖을 먹였다. 검둥이가 그렇게 되고 나서 아버지는 아빠와 엄마를 모두 잃은 새끼들이 비를 맞지 않도록 덕시기에 넣어서 처마 밑으로 옮겨주었다. 근데 설상가상이라고 그 처마의 물받이 고 부분이 하필 뜯어져서 물이 새끼들 위로 쏟아졌고, 어린 애기들이 그 물을 졸딱 다 맞았다. 똥을 싸고 기침 비슷한 것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열네살이면 아버지는 서른 일곱이었다.
이제 알아지는 것이 있다. 어릴때부터 개를 좋아했고 개와 나눈 추억이 많았던 아버지는 당신 아이들도 그런 추억을 가지길 원해서 정말로 기쁜 마음으로 강아지들을 얻어오셨을 거라는 거, 우리가 즐겁게 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셨을 거라는 거, 개들의 밥을 주고 똥을 치는 치닥꺼리는 여전히 엄마 일이었을텐데 짐승키우는 걸 좋아하지 않았고, 낮에는 농사일에, 돌아와서는 4명 자식들을 먹이고 입히고 누울 자리 쓸고 닦는데 지쳐서 개밥그릇에 아침저녁으로 사람이 먹고 남긴 음식을 부어주었을 거고, 개와의 추억이 많았으니 아버지의 기억 바구니 안에는 행복했던 기억과 함깨 잃는 개도 있었을 거고, 죽은 개, 아픈 개도 있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내가 새끼들을 안고 울고불고 하면서 분유를 탄 젖병으로 우유를 먹이고 있는 걸 보면서 딸램이 앞에서는 그렇게 말 못했지만 그 새끼들이 살아남지 못할 거라고 판단한 것 같다. 그리고 쥐약은 우리집이 아니라 동네 어딘가에서 먹었을 텐데 뒤틀리는 속으로 마당까지 와서 그리 된 것은 죽어가면서도 집을 향해, 제 새끼들을 향해 왔을 거라는 것, 그것이 그 엄마개의 최선이었다는 것, 돌아간 이들이 사는 하늘에서 검둥이, 흰둥이는 그들의 새끼들과 함께 모여 살고 있을 거라는 것, 너무 감상에 젖었나 눈물이 막 나네. 한국전쟁 때 태어나 여러 아픈 이별의 사연을 가진 아버지로서는 아빠개를 잃은 어린 것들이 엄마마저 잃은 상황을 견디기가 더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이 뻗어나가는데 이건 사실이라기 보담 나의 오지라퍼 성향이 불러온 잡념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잊고 있었던 대화가 생각났다. 우리가 자고 있는 한밤중에 검둥이가 어디서 쥐약을 먹고 와서 마당에서 애처럽게 쳐다보면서 뛰고 구르며 울 때 엄마하고 아부지하고 사람에게 쓰는농약 해독제를 갖다가 검둥이 입에 부어주었는데 집에 있는 걸 다 부어주었는데도 끝내 살아나지 못하더라는 이야기. 나도 텅 비어있던 그 흰 색 해독제 병 2개를 본 기억이 있다. 이 중요한 이야기가 왜 묻혀있었지? 쓰면서 발견해가는 재미가 있네. 신기하다. 근데 뜬금없이 왠 검둥이 생각이 이리 세밀히 나는 걸까? 새벽 일정이 좀 안정화되니까 내 마음의 지층의 결이 보이는 동굴로 내려가게 되는 건 아닐까? 잡념일 가능성이 많다. 내버려둔다. 그러다 말려니.
지금 직장 안 인간관계 갈등 때문에 정작 고객인 아이들에게, 쳐내야할 업무에 쓸 에너지가 없는 상태와 직면하고 있다. 직면? 그런 온건한 동사만으로는 성에 안차고, 끙끙, 쩔쩔, 팔딱팔딱, 질질, 할딱할딱 같은 부사를 붙이고 싶어진다. 목적과 수단이 같아야 한다는 말을 생각한다. 평화를 말하면서 폭력을 통해서 할 수 없고, 민주주의를 말하면서 의견 다른 쪽을 궤멸시켜선 안되고, 행복을 향한다면서 행복하지 않은 방법과 과정을 써서는 안된다는 뜻, 그럼 나는 내가 지향하는 가치를 가지고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지금 신념을 시험받고 있는 건가?
'연기법을 우리의 세계관으로 삼는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고 네가 불행하면 나도 불행하다는 연기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함께 살고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추구한다. 여러가지 꽃들이 모여 하나의 화단을 이루듯이 각자의 다양한 개성이 모여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하여 시기와 질투를 뛰어넘어 사랑을 대립과 경쟁을 뛰어넘어 화합을 투쟁과 전쟁을 뛰어넘어 평화를 이루는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고 한다.,,,' 정토행자의 서원을 꼼꼼히 읽는다. 나는 이것을 가지고 풀지 않고 있다. 정반대로 하고 있다. 어쩌라구요? 나도 힘들어요. 힘들어죽겠어요. 아시잖아요? 팩하니 성질을 부리고 달리러 나간다. 나처럼 장비로 빙의하여 콧김 뿜어내며 '니가 귄위와 질서를 무시했니' 어쩌고 저쩌고 길길이 뛰며 생쑈를 할 건지, '저것이 저리 성질머리는 있어도 지를 돌이키는 곧은 면은 있지' 하면서 믿어주고 기다려줄건지 내 뒤에 있는 님들은 어떠실지 답이 뻔한 우문을 던진다.
슬슬 1시간 겨울 바람 속을 달렸다. 쨍한 겨울 하늘 빛깔도 아름답다. 겨울 바람이 슝슝 내 몸을 건드리는 느낌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다. 나는 짐짓 무심한 척하는 겨울을 참 좋아했고, 겨울바람 냄새도 좋아했다. 근데 그 느낌을 오랫동안 방 안에 살면서 잊어먹고 있었다. 다 달리고 나니 거의 10시가 되었다. 단풍할매한테 기대어 하늘을 올려다 본다. 하얗게 서리는 입김을 가지고 위로 훅, 정면으로 훅, 아래로 훅 발사하며 놀아본다. 이 불뿜는 용 놀이도 정말 오랜만이다. 밝은 날 햇빛을 등지고 보니까 단풍할매의 가지 끝은 색이 검지않고 약간 물기 있는 느낌이다. 한 30cm 정도다. 100살 넘은 할매가 올해도 저만큼 성장하셨구나. 잎이 다 떨어진 자리에는 내년에 올 잎눈이 이미 와 있다. 지혜로운 당신께 배우겠습니다. 달리러 나오기 싫어서 주머니에 5천원 넣으면서 '콩두씨, 우리 다 달리고 나서 토마토김밥의 참치김치김밥 사 먹자요.' 꼬드겼는데 필요없어졌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은 내 아부지와 엄마가 새끼들 멕이려고 여름내 농사지어서 보낸 쌀로 밥을 짓고, 엄마가 '양념내 날때 먹어봐라'면서 택배로 보내주신 김장김치와 엄마의 조선간장으로 간을 한 미역국이다. 이런 것이 소중한 줄 쬐끔 알아가는 걸 보니 타지에서 혼자 사느라 외로와져 보는 것도 괜찮네.
원주민을 존중하기로 했다.

기상 : 3;20 (지각), 9:10 취침 (6시간 10분 취침)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3:40~4:40, 아침정진 5:40~7:00
중간에 비는 1시간동안 노래 들으며 웹써핑했음. http://www.withsiwa.com/
기타활동
몸과 마음이 함께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불수의적이다. 지지부진했던 이 모든 아침일정을 마치기 15분 전쯤인 명상시간. 영흥마라톤에서 17km쯤 달렸을 때처럼 몸이 펴지고, 얼굴에 내 것 아닌 것 같은 미소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팔을 벌리고 손바닥을 뒤집어 올리고 겨드랑이를 들어서 춤추고 싶어진다. 그 때 바다 보이는 숲에서 마지막 턴을 했고, 배번호를 읽느라 기계가 삑삑댔고, 초코파이를 하나 집어서 까 먹었지. 저절로 노래가 나왔다. 어떤 노래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순간은 짧다. 금방 좁은 내 생활의 영역 안 이런 저런 것들과 뒤섞여 흘러가버린다. 근데 하루 종일 산 속을 걸어서 바람이 위로 불어오는 자리에 앉았을 때나 피어나는 이런 미소가 있는 이 순간이, 그러고 있는 내가 좋다. 계속 함께 있고 싶다. '나는 이것을 좋아한다' 또는 '나와 잘 맞다'는 표지를 알아본다. 같이 살 거라는 거에 의심이 없다. 해가 많이 짧아졌다. 창 밖 가로등은 한참 전에 꺼졌는데 아직 어둡다. 내일이 이번 학기 사이버대학교 출첵인정 마감날이어서 종일 노트북을 돌려야한다. 이렇게 공부하기 싫은데 싫은데 싫은데 싫은데 한 번도 안 이랬던 학기가 없네.
뒷심이 약하다고 제게 말씀하셨죠. 네 정말 그렇습니다. 고맙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콩두의 단군일지 099일차 _ 12.13 월
기상 : 2:50, 알람없이 기상, 9:00 취침 (5시간 50분)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3:40~5:00, 아침정진 5:30~7:00
기타활동
매우 산만하였다. 오늘이 출첵마감이어서 다 못들은 과목을 돌리면서 하자니 아침일정을 하면서도 웹써핑을 하고, 정진을 하면서도 이 방 저 방을 들락날락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상태다. 두려움과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어쩌질 못한다. 커피를 마시면서 깨우고 견디자니 양이 자꾸 는다. 소화가 안되니까 요 며칠 흰죽을 먹는다. 이럴수록 초콜렛, 라면이 땡긴다. 먹으면 바로 탈난다. 습관적으로 치근덕거린다. 치근덕대는 줄 알고 있으니 다행이려나? 이럴 때는 6번이 아니라 2번인 것도 같군. 살얼음판을 살금살금 납작 엎드려서 빠져죽지 말고 잘 건너가길. 관계가 안 풀리니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하지만 이제는 남도 나도 탓하지 말고 모든 감정적인 것은 냄새가 나든 썩든 보자기에 잘 싸서 밀어놓고 일 끝나고 난 다음에 다루기로 한다. 나는 나름대로 가장이고 이 일들을 마치는 것은 나의 생존이 걸린 문제니까. 오늘 특히 많은 일들을 쳐내야한다. 삐끗 잘못 디디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길, 게다가 오르막을 혼자서 네 발로 걷는 느낌이다. 엉? 반지의 제왕에서 본 장면 같군. 도망을 많이 다녔지만 포기하지 않으니 아침일정이 끝이 나긴 났다. 휴 다행이다. 도망치려고 들면 얼마든 여지가 있다. 나를 버리자고 하면 역시나 떨어질 데가 있겠지. 하지만 그러지 않겠다. 나는 계속 걷겠다. 어제 내게는 중요했던 것을 하나 버렸다. 저 아래 멀리로 떨어져 사라지는 모습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야전사령관이고 무장을 했던 아테나를 떠올리며 정장을 입고 출근한다. 감정은 토끼의 간처럼 빼놓고 왔다. 다쓰베이더처럼 가면을 쓸 것이다. 그래서라도 살아남아야한다.

콩두의 단군일지 100일차 _ 12.14 일
기상 : 1:20 알람없이 기상, 9:50 취침 (3시간 30분 수면)
아침활동 : 모닝페이지 1:40~2:30, 아침정진 6:00~7:00
중간에 비는 3시간 30분 동안 뭐했냐고? 안전망 하고 잤지.
어제 잠이 너무 부족했고, 저녁에 피자를 배불리 먹었더니 사약커피 2사발도 잠을 깨울 수가 없었다.
기타활동
계속 흥얼흥얼 염불을 하고 누워서도 내내 정진하는 꿈을 꾸었지만 6시에 정식으로 처음부터 다시 했다. 근데 신기한 것은 결국 잠을 다 보충하고서도 몸이 늘어지는 거다. 특히 다리 발목과 팔목에서 기운이 완전히 쫙 빠지는 거다. 108배하는데 30분도 더 걸렸다. 잠시 방석위에 몸을 놓으면 다시는 못일어날 것처럼 몸이 땅 속으로 빨려들어가듯 쳐지고 까라졌다. 오늘의 소득은 이 무기력한 느낌이 싱싱할 때 알아챈 것이다. 정체가 뭔지는 모르겠다만 이 여자에게는 이런 마음과 몸의 습관이 있는 것 같다고 짐직한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 1안 이건 아마도 자기를 버리거나 포기했거나, 또는 마음과 몸의 병으로 도망갔던 습관인 것 같다. 어려울 때 그 포근했던 데로 다시 가고자 하는 힘이 너무나 강력하다. 그런데 억지로 이것과 반대방향으로 가자니 힘이 든다. 그런 의미인 듯 하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녀는 계속 반대방향으로 걷고자 한다. 읽고 쓰기 보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 2안 분노나 우울증? 3안, 4안, 5안 계속 잡념을 피우기 보담 이쯤에서 끊기로 한다. 실타래 엉기면 저만 손해다.
백일째다. 이 자리에 있음이 만족스럽고 감사하다.

기상 : 3:15, 알람없이 기상, 9:00취침 (6시간 15분 수면)
새벽활동 : 모닝페이지 3:35~4:15, 아침정진 4:20~5:30
기타활동
쉼없이 조금 빠른 속도로 모든 일정을 한다. 집중이 잘 된다. 나로서는 최근에 모닝페이지 카페에서 읽은 대로 일어난지 45분 이내에 모닝페이지를 마치길 기대하며 디립다 달렸다. 화장실만 다녀와서 시작하는 정진 역시 하나하나 따져보면 내게는 천수경은 시에 붙인 노래 같고, 예불문이나 108배 역시 약간의 형식을 가진 몸으로 하는 춤처럼 느껴진다. 시동에 20분 걸린다. 저녁에 한 그릇만 딱 압력솥에 밥을 해 먹고 1시간 정도 에니어그램 교육 때의 1,2단계 교재를 훑어보다 잠들었다. 그런데 조금 더 저녁일정이 정비가 된다면 새벽이 훨씬 가벼울 것 같다. 일단 잠드는 시간, 그리고 취침 의례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 귀중한 새벽시간을 뒷정리, 설겆이, 고양이 세수 이상 씻기, 지나간 시간의 치닥꺼리로 시작하지 않을 정도로만. 이건 빚을 안고 시작하는 거랑 똑같다. 새벽시간이 소중하다. 마친 후 습관적으로 단군게시판에 와서 일지를 쓴다. 이번 주만 이렇게 해보고 블로그로 옮겨가든지.
이번 주 일요일이 정토회 천일결사 회향이다. 이번 천일은 나는 자원활동을 별로 하지 않았고 개인적인 것에 집중을 하였다. 어찌보면 중요한 왕건이를 하나 버렸으니 천일간의 개인적인 목표는 달성을 한건가. 지난 주부터 시작하려던 혼자 하는 회향수련을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3000배를 혼자하자면 자꾸 하루에 해야할 절의 수가 늘고 있다. 막판 몰아치기가 여기서도 가네. 내 식으로 정리하는 수련을 해야겠다. 나의 20대와 30대가 그 천일을 중심으로 가네. 괜찮다. 응?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정말 정말 다행이고 진짜진짜 감사하지. 뻣뻣 콩두씨. 배추는 소금에 절이면 부드러워지고, 어떤 것은 문질러놓으면 부드러워집니다요. 자기는 아삭하고 보드리한 야채가 아니라 섬유소 많은 질기고 쓴 맛 푸성귀라고요? 무슨 맛이든 무슨 약효든 자기를 잘 알고 잘 쓰이기를요! 근데 '쓸모'를 존재가치의 기준으로 보는 시각이 맞을까요? 쓸모 없더라도, 또는 생산적이지 않더라도 혼자 바위틈에 숨어피는 들꽃이나 하루살이든 뭐든 행복하게 웃으며 마음껏 살다가시기를요! 어쩐 지 뒤의 것을 더 마음에 들어하시는듯ㅋㅋㅋ

네, 지금도 어려워요. 일지를 쓰는 건 습관이 되었는데요. 일기와 일지의 구분이 모호하구요. 제가 자기 개방과 자기 보호의 범위를 정확히 모르는 것 같습니다. 말씀처럼 모닝페이지와 아침정진은 자연스럽게 내 삶의 여러가지 문제를 다루게 되는데요. 새벽수련에 대한 것을 쓰자면 그걸 다루게 되고요. 다른 분들처럼 다른 일꺼리를 아침에 넣어볼까 싶기도 한데 딱히 발견된 것은 없구요. 그래도 어어어 하면서 단군일지를 쓰긴 계속 쓰겠죠. 정화님이 저한테 해 주신 계절인사를 반복하게 되어요. 정화님도 계속 힘내시고요, 마음 그득한 연말 연시 되셔요. 교회 다니시니 크리스마스도 특별하시겠어요.^^ 저는 떡얻어먹으러 교회나 성당 놀러가고 싶은데요 귀인이 오시길 은근슬쩍 기다리고 있습니다. 행복한 시간 되셔용.

기상 : 3:45, 알람없이 기상, 11:00취침 (4시간 45분 수면)
새벽활동 : 모닝페이지 3:50~4:45, 아침정진 4:55~6:00
단군1기 쫑파티를 마치고 분당 지인의 집에서 잤다. 유독 추운 날 꾸벅꾸벅 졸면서 인천집까지 내려올 일이 엄두가 안나서 선릉역 사랑의쉼터 근처의 찜질방 간판을 보고 퍽 반가웠더랬는데 역쉬 나는 집 아닌데 가는 게 내키지가 않더라. 운전하는 이도 있는데 옆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가자마자 침몰하듯 잠 속으로 가라앉았다. 아마도 1분도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깜짝 놀라서 일어났지만 기상 시간은 지나 있다. 아침에 내 시간대로 일어나서 하라고 지인은 자기 방을 비워주고 옆방으로 갔는데 어이구 정성이 미안하다. 단군2기 첫 백일의 시작과 끝을 이 방에서 보내는구나. 함께 아침정진을 침묵 속에서 하였다. 그 고요 속에 나를 둠이 행복하였다. 옆방에서 정진하시는 어머님을 느끼면서 평생 새벽정진을 하는 할머니가 되는 것이 꿈인 나는 또 이 선물에 대해 감사를 드렸다. 평생 이렇게 새벽을맞고 싶다.
6시 20분에 집을 나섰는데 인천의 학교에 도착하니 9시 5분 전이다. 지각이다. 중간에 전철에서 졸아서 더 가는 바람에 되타고 어쩌고 저쩌고 사연이 있었다. 민폐가 많네. 자는 곳을 바꾸고 일정이 바뀌니 몸과 일정이 흐트러진다. 나에게는 이것이 과식과 군살로 표 나는 듯 하다. 수많은 출장을 다니면서, 야근을 하면서도 수련을 지속하시는 분들께 진심에서 우러나는 존경을 드린다. 어제 쫑파티에서 분홍 장미꽃과 샤프를 받았다. 사프는 내 것이 아닌 듯 하여 미안스럽다. 장미는 잘라서 교실에 꽂아두었다. 종일 종종대느라 선물을 느긋이 눈과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음미할 마음의 여유가 없어 아쉽다. 쫑파티 다녀온 후 이름과 얼굴이 매치되는 분들이 몇 분 더 늘었다.
콩두씨 곰이 웅녀 되었습니까? 환골탈태가 안되어 아쉽습니까? 어떠신가요?
하나도 아쉽거나 실망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일테구요. 그래도 집어치우고 싶지는 않아요. 언젠가는 되겠지요. 어느 날 어느 순간 문득 곰을 벗고 웅녀가 될 그녀를 위해 나는 계속 갈 겁니다. 물 긷고, 밭 갈고, 씨앗 분류하고, 가시나무 뒤에 숨어서 망을 보구요. 잉잉잉 벌벌벌 거리고요. 저에게 용기와 지혜를 주세요. 저와 동행해 주세요. 님들께 엎드려 빕니다. (귓속말로 속닥속닥 궁시렁궁시렁 : 근데 제가 쓴 것은 프시케신화인데요. 콩쥐, 버리데기 이야기와도 비슷하네요. 읽은게 저게 다라서 더는 생각 안나고요. 근데 저런 거 좀 더 알고 싶은데 말입니다. 우리 애들한테도 읽어주고 싶습니다. 그림 대따시 크고 쉽고 간단한 책으로요. 지능제한이 있는 아이들에게도 2년간 매일 읽어주면 그림책을 거의 외우게 되던데요. 단기기억은 무한반복을 통해 장기기억이 되고 마음 창고에 쟁이게 됩니다. 능력과 시간의 한계를 가진 우리 아이들에게는 생존전략만 취사선택해서 주어야합니다. 그러면 신화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문제를 푸는 본이 된다잖아요? 아기들 읽는 그림책 중에서도 그런 게 있을 거라고 추측하는데요 뭔지는 몰라요. 그런 감만 있어요. 그런 게 제게 와 닿도록 도와주십쇼<---이거 한푼 줍쇼~글썽글썽, 백원만~ 응응응 굽신굽신 버젼으로 읽으세요ㅋㅋㅋ)
파티에서 뵐 수 있어서 얼마나 반가왔는지 몰라요^^
전체 부족회의 때도 어디계시나...찾았었거든요...윤정님에게 눈도장이라도 한번 받아보고 싶었었나봐요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수줍은 소녀같은 모습에 더욱 마음을 빼앗겼더랬어요 ㅎ
좀 더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많이 아쉬웠어요
언젠가 시간이 닿으면 그럴 수 있게 되겠지요??
그리고 아기들에게 읽힐 수 있는 쉬운 신화, 그런 책 만나시면 저한테도 한푼 줍쇼~~ㅋ
연말 연시 즐겁고 따뜻하게 잘 보내시구요...
200일차에서도 멋진 모습 잘 훔쳐보고 있겠습니다
화이링~요!!!

기상 : 1:20, 7:30 취침 (5시간 50분 취침)
새벽활동 : 모닝페이지 1:40~2:27, 아침정진 3:30~4:40, 중간에 비는 1시간동안 어제 단군일지 쓰고 댓글 담
황소바람이 들어온다. 베란다로 나가서 겉 창문을 닫았다. 찔리는 것같은 바람. 그래서 칼바람이라 했나보다.일지 쓰러온 노트북 뒤 반달거울에 내 얼굴이 비친다. 각이 더 지고, 눈 밑에 기미가 앉았다. 요즈음 마음과 몸의 살림살이를 잘 못해서 그렇겠지. 화를 많이 냈고, 관계에서 소통과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다. 커피를 많이 마셨더니 물부족 상태다. 임박착수 만땅 오늘 쳐내야할 일 때문에 일찍 일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워낙 일찍 일어잤군. 기도하라는 메세지가 여기저기서 이 사람 저 사람을 통해서 오고 있다. 분홍색 폴라폴리스 옷에 보라색 조끼, 분홍 하트 뽕뿅 덧버선, 회색 모자를 쓴 외모와, 분홍과 그린색 이불을 펴둔 집안 풍경이 나의 어떤 내면을 보여주나 읽으려 애를 쓴다. 읽히지 않는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143&aid=0002001212
왼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