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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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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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3일 16시 14분 등록



    emoticon               1. 제목: 절도와 집중력의 힘 49!!!  

변경과 함께 인생2막, 다시 살아보고픈 삶을 위한 혁명 2탄 (1탄은 지난 연구원생활)
새벽 글쓰기라는 습관의 힘에 의한 인생 역전에의 도전!!!

스승의 말씀처럼 100억 못지않은 유산 획득으로 느껴지는지 직접체험으로 증명해 보겠다.

이로써 내 모든 불운과 자책과 부적응과 부조리를 일단 날려버리고 합리성을 실천하겠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위해' 반복하고 발버둥 치며 지금 여기, 강력히 절도의 힘을 갈망한다.

이러한 도전 자체가 살아있는 날들의 즐거움과 生氣일 것이기에 어울리며 상생하고자 함이다.




2. 나의
전체적인 목표 (1~2 가지)
의지를 넘어 습관으로!!! 배운 대로 실천하는 삶, 이것 하나만은 평생 하겠다! 는 각오다.     emoticon

굶어죽지 않을 터, 실상은 먹고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책을 쓰겠다는 것도 아니다. 인생이 끝나는 날까지, (내 인생의 가장 절실한 열망을 향해) 오롯한 恒常性으로 부단히 임하기 위함이다. 아무 재능 없어도, (늦게 배워 겨우 깨우치는), 오직 성실한 새벽 글쓰기 하나만으로도 삶의 위대한 힘(原動力)을 발휘할 수 있음을 입증해 보겠다. 적어도 원하는 습관은 남을 것이니 괜찮은 실행이다. 아침 세 시간의 노력으로 단기적으로는 마음의 중심잡기요, 장기적으로 구체적인 항상성으로 삶의 원기회복과 일상의 생기를 누리기 위함이다.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3시간 글쓰기!



3. 중간목표(3~5가지)

* 7×3=21일(禁줄로 金줄 치기), 7×7=49재∙칠칠재, 100일 解喪∙解角 & 부활!!!

1) 카페 탐험 관련 책을 주 1권 이상 읽고 리뷰 (주로 일요일, 49일째까지)

2) 주 2곳 이상 카페 탐방 혹은 공간 조사 (49일째까지)

3) 카페 탐험에 대해 정리 & 마무리: 초안(?) 잡기 (49일째까지)

4) 매일 일기와 매주 1 칼럼 쓰기 (100일 동안)

5) <43살에 다시 시작하다> 10번 읽으며 각인하고, 스스로를 고무시키기 (100일 동안)



4. 목표 달성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난관과 극복 방안 (2~3가지)

1) 글쓰기 몰입 30분 전 기상, 생수 2컵 마시고, 매일 새벽 108배로 잠 깨기 & 염원 정진하기

2) 주 1회 이상 미사 참석으로 상생 작용 불러일으키기: 몸∙마음가짐 쇄신; 긍정성, 초지일관의 끈기 함양, 중간에 잡념과 망상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윗몸일으키기, 염두에 둔(?) 좋은 상상 하며 마인드컨트롤, 낮에만 커피 & 차 마시며 피로회복 및 적응, 일찍 취침.

3) 글쓰기에 일관적 내용 다루기, 인문학적 사고지평 넓히기

4) 무엇이건 미루거나 집착하지 말고, 생각 즉시 메모로 남겨두고, 몰두하여 즉각 해결하기

5) 주변상황과 일과 등 자주 정리∙정돈하여 몸과 정신을 오롯하게 가다듬기



5.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내 삶에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묘사(1~2)

100일 간의 생사고락을 연상하며 계획을 시도한다. 신생아가 태어났을 때처럼 처음 3주간은 외부에 사실을 알리며 금기의 금줄을 치는 동시에 이로써 새로이 새벽 혁명으로 세상을 열어나간다는 의미로 심신에 균형과 절제의 황금의 라인을 두고 각인시켜 나가고자 하였다. 매일 아침 난날의 부조리한 관습과 부유하는 잡념들을 엄숙히 떠나보내고, 정안수를 떠놓고 염원하듯 정갈한 마음으로 남은 새날들의 충만한 삶을 발원하며 49제를 올리듯 정심으로 임하였다. 처음 일을 도모할 때야 시작이 반이라 하지만, 완결을 하기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90보에서 멈추게 되면 애당초 아니 한 것만 못할 수 있으니, 100보까지를 온전히 임할 수 있도록 힘써야 했다. 간혹 미련이나 유혹이 헛갈리게 침범하지 못하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구태의연한 나를 말끔히 떠나보내고 새로운 나와 만나기 위하여 이를 악물었다. 100일 탈상 때까지는 節度와 신성성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일상을 初志一貫하게 확립해 나가는, 일상의 해각(解角)이 동시에 연마될 수 있도록 전심으로 살기 수련에 몰입하였다.


새로운 나, 진정 살고 싶은 나, 일상을 심사숙고하게 주도하는 나로 집중, 변신∙부활을 꿈꾸다!!!
;불안 극복, 자신감 획득, 좋은 기운과 우주의 참 생기에 공명하며 일상을 즐겁게 영위하자!

도대체 평생의 스승님을 모셨다면서 한 가지라도 제대로 똑 부러지게 실행하고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아 따분했다. 늘 허욕만 왕성할 뿐 허장성세인 것도 안타까웠다. 게다가 허구한 날 매사에 징징대기 일쑤인 것은 또 얼마나 한심하고 답답한 노릇이던가.

연구원 4년차, 4*세, 지천명의 나이를 목전에 둔 처지. 항상 할 일은 많지만 막상 하려면 언제부턴가 엄두가 나지 않는 기현상까지 초래되는 상황이다. 여전히 쓸데없이 근심 걱정에 휩싸여 속수무책으로 앞날을 염려하고, 인생에 연민하고, 세상살이를 한탄하고만 있는 것과 같은 모습에 분괴하여, 당연히 이러한 부조리들과 결별을 선언하고자 함이다.

무엇보다 끝까지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왕이면 가장 모범적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혹여 중간에 페이스를 놓치게 되더라도 일단 목표를 완주에 두었다. 100일 동안 꾸준할 것이 첫째 목표였다. (행여 50일만 성공하더라도 나는 끝까지 할 계획이다. 150일로 연장해서라도 최소 100일을 지키겠다는 태도로 임하겠다.) 나날을 최대한 성실한 내용으로 참여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다. 세 번째 이자 마지막 목표는 평생 지속하여 습관의 힘과 더불어, 스승의 가르침과 영감에 절연 되지 않으며, 알찬 일상을 영위하고 힘차게 살아가는 것이다.

마침내 오늘 100일 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무난히 수행하였다. 시간을 철저히 지켜 한 번도 늦지 않았다. 약속한 새벽 3시간을 글쓰기에 몰입할 수 있어 좋았다. 반은 카페탐험의 창조놀이에 할애했고, 반은 쓰다가 만 자서전쓰기를 이어갔다. 몰아서 쓰는 3시간은 쉽지 않았다. 2시간 정도가 딱 적당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1시간 더 노력하고 싶어 강행했다. 조금 더 몰입하는 자세를 확립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그날 일을 점검하고 꼼꼼히 살피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 좋다.

새벽 글쓰기를 통해 공상과 걱정에만 머물던 일들을 현실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습관을 기르게 되었다. 하루를 개편하여 원하는 대로 지배하지 못하면, 꿈꾸는 일상과 노년을 맞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기꺼이 인내할 수 있었고, 스스로의 약속을 지킨 떳떳함으로 당당할 수 있어 기쁘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중요한 이유를 心身에 새겼다. 또한 나는 앞으로 무엇이건 의욕하는 바대로 성실히 수행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란 확신과 자신감을 회복했다. 한다면 하는 정신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기분이 유쾌하다. 내가 몸소 체험한 바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도 너무 신난다. 동참하여 일생을 함께할 글쓰기라는 작업을 실행하게 되어 다행이요, 이로써 인생의 새 역사를 맞이하고 그 길을 걷게 되어 벅차다. 아울러 우주의 좋은 빛이 깃들여져 나를 격려하고 온전히 마칠 수 있도록 성원하였음에 감사한다. 탈리다 쿰!! 명징함과 함께!!!



6.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보상(1~3가지)

1) 뺀 어금니, 최고급 임플란트 시술로 구강 및 안면 기형화 차단, 오래도록 맛 나는 것 먹으며 행복할 수 있도록 이제라도 노년 생활 준비에 아낌없는 총력을 기울이다.

2) 지난해 사고로 변형된 입술 성형 시술하기도 고려중이나 형편에 따라 처리할 것이다.
3) 이참에 처진 눈꺼풀을 위한 쌍꺼풀 시술도 고려해볼까? ㅎㅎ ^-^*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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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
2010.10.19 22:05:01 *.197.63.2
글쓰기에 대해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 내 글은 만연체인데다가 반복적 구사를 많이 하는 점을 고치기 위함이다. 이야기할 때도 그렇고, 글쓰기 역시 그러한 것으로 지적 받았다. 편집과 교정 일을 20여년 간 했다는 친구로부터 받은 평가이니 틀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내 글쓰기에 대한 서두른 마무리보다 베껴쓰기를 통한 좋은 습관들이기와 나쁜 습관 버리기를 동시에 시도하려는 취지다. 잘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서두르기보다 하심하며, 천천히 제대로 함이 옳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진화와 발전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앞으로 아침 두 시간은 글 베끼기에 사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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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0.20 04:00:11 *.36.210.11
20101020(수), 050.

글쓰기 베껴쓰기!

<방황>
복을 비는 제사

아무래도 음력[陰曆]의 세모(歲募)라야 가장 세모답다. 마을이나 거리는 말할 것도 없고, 하늘에도 다가올 새해의 기상이 나타난다. 회색빛 어두침침한 저녁 구름 사이로 번쩍이는 섬광(閃光)에 이어, 둔탁한 소리를 내며 울리는 것은 부뚜막 귀신을 보내는 폭죽소리다. 가까이서 터뜨리는 것은 더욱 강렬하여 귀를 울리는 듯한 음향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희미한 화약냄세가 대기에 가득 퍼진다.

내가 고향 루진(魯眞)으로 돌아온 것은 마침 이 날 밤이었다. 고향이라곤 해도 이미 우리집은 없었으므로, 루쓰(魯四) 어른 댁에 잠시 머무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나의 친척이고 나보다 항렬이 하나 위였으므로, '넷째아저씨'라 불러야 할 처지였으며, 이학(理學)을 숭항하는 옛 국자감생(國子監生)이었다.

그는 이전과 별로 달라진 데가 없었다. 단지 약간 늙어보였지만 그래도 수염은 기르지 않고 있었다. 만나자마자 인사를 하고 나니 그는, " 뚱해졌구나."

하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고는 곧 신당(新黨)을 매도하는 것이었다. 매도의 대상은 말할 것도 없이 강유의(康有爲)였고, 결코 나를 빗대어 욕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쩐지 두 사람의 이야기는 활기를 띠지 못했다. 그래서 잠시 후엔 나 혼자서 서재에 남게 되었다. p201

다음날 나는 늦게 일어났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몇몇 친척들과 친구들을 찾아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사흘째도 역시 그랬다. 그들도 넷째 아저씨와 마찬가지로 별로 달라진 데가 없었다. 단지 약간 늙어보일 뿐이었다. 어느 집이나 모두 '제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제사'는 루진에 있어서 1년 중 마지막의 큰 의식으로, 내년 한 해의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서 '복의 신'을 예를 다하여 맞이하는 것이다. 달과 거위를 잡고, 돼지고기를 사들여 그것을 정성껏 씻는다. 그 때문에 아낙네들의 팔은 모두 물에 불어 새빨개질 정도였다. 개중에는 가늘게 꼬아만든 은팔찌를 팔뚝에 낀 여자도 있었다. 음식을 삶은 후에는 이 음식들의 가로 세로 사방에 솥한 젓가가락을 꽂는데, 그것은 '복례(福례)' 라고 불리는 것이다. 새벽녘부터 차리기 시작하여 향을 피우고 촛불을 밝혀 정성스레 '복신' 앞에 바친다. 의식에 참여하는 사람은 남자만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의식이 끝나면 전과 같이 폭죽을 터뜨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해마다 그랬고 집집마다 그랬다. - 복례와 폭죽을 살 수 있는 집이라면 - 올해도 물론 그랬다.

날씨가 잔뜩 찌푸리더니 오후에는 마침내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하늘 가득 매화꽃 같은 큰 눈송이가 흩날리며, 자욱한 연기와 어수선한 세모 분위기에 어울려 루진의 모든 것을 하나로 싸버리는 듯했다. 내가 넸째아저씨의 서재로 돌아왔을 때는 지붕 위는 이미 새하얗고, 방안까지 훤히 비춰서 벽에 걸린 붉은색으로 탁본한 '수(壽)' 라는 큰 글자와 '천투안조상(陳博老祖)' 이라고 쓴 것이 또렷이 돋보였다. 한쪽 대련(對聯)은 이미 떨어져 나가 느슨하게 둘둘 말린 채, 긴 책상 위에 놓여 있고, 남은 한쪽 대련에는 '사리통달 심기화평(事理通達 心氣和平)' 이라는 글자가 씌어 있었다. 나는 무료해서 창 밑 책상머리에 놓인 책을 펼쳐보았다. 전질에서 빠진 듯한『강희자전(康熙字典)』과『근사록집주(近思錄集注)』그리고 『사서친(四書親)』한 권이 눈에 띄었다. 나는 아무래도 내일은 이곳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p202

더구나 어제 만난 샹린(祥林) 댁의 일을 생각하자 여기에 이처럼 편안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어제 오후의 일이었다. 나는 마을 동쪽에 있는 한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냇가에서 그녀를 만났다. 커다랗게 부릅뜬 그녀의 시선과 마주쳤을 때, 나는 그녀가 틀림없이 나를 향해 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이번에 루진에서 만난 사람 중에서, 그녀만큼 변한 사람은 없다. 5년 전의 반백의 머리가 완전히 새하얘져 전혀 마흔 전후의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얼굴은 훌쭉하게 야위었고 누런 얼굴에 검은 빛마저 띠고 있었다. 더욱이 이전의 슬퍼보이던 표정마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마치 목석같았다. 이따금 빙글빙글 도는 눈만이 그녀가 살아있음을 보여줄 뿐이었다. 그녀는 한 손에 대바구니를 들고 있었는데, 그 속에는 깨어진 그릇 하나가 담겨 있을 뿐 비어 있었다. 다른 손에는 자신의 키보다 큰 대나무 막대기를 들고 있었다. 막대기의 아래쪽은 쪼개져 있었는데 그녀는 이제 거지가 된 것이 분명했다.

나는 멈춰서서 그녀가 구걸하러 오기를 기다렸다.

"돌아오셨어요"

그녀는 먼저 이렇게 물었다.

"네."

"마침 잘 됐군요. 선생님은 글도 아시고, 또 외지에 나다녀 세상일에도 밝으신 분이고, 그래서 제가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서요...... ."

여태 생기가 없던 그녀의 눈이 갑자기 빛났다.

나는 그녀가 이런 말을 꺼낵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영문을 몰라 우두커니 서 있었다. p203

"다름이 아니라요...... ."

그녀는 두서너 발짝 다가와서 소리를 낮추고 아주 비밀스러운 듯, 그리고 절박한 듯한 어조로 말했다.

"사람이 죽고 나면 대체 영혼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나는 소름이 끼칠 듯 오싹했다. 그녀의 눈길이 나를 주시하자 등을 가시에라도 찔린 듯하였다. 마치 학교에서 선생님이 예고도 없이 시험을 치면서 옆에 와서 딱 붙어선 때보다도 더 당황했다. 영혼의 유무(有無)에 대해서는 나 자신도 여태까지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순간에 그녀에게 무라고 대답해야 할까? 나는 한순간 머뭇거리면서 생각했다. 이 곳 사람들은 으레 귀신을 믿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 바라는 대로 말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있는 쪽을 바라는 것일까. 없는 쪽을 원하는 것일까...... . 인생의 말로에 접어든 사람에게 괴로움을 더해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녀를 위해선 있다고 하는 것이 좋을 게다.

"있으리라고 - 난 생각하는데요."

나는 어물어물 대답했다.

"그럼, 지옥도 역시 있겠군요?"

"네? 지옥이오?"

나는 깜짝 놀라 되는 대로 지껼엿따.

"자옥은...... 이치로 따지면 있어야겠지만...... 그러나 꼭 있다고도 할 수는 없어요. ...... 아무도 그런 일을 따지지 않으니까요...... ."

"그럼, 이미 죽은 집안사람도 모두 만날 수 있나요?"

"어, 어, 만나는 거요?"

이때 나는 나 자신이 역시 완전히 무지(無知)한 인간임을 깨달았다. 망설이기도 하고 궁리도 해보았지만 이 세 마디 물음에는 ㄴ당해 낼 수 없었다. 나는 갑자기 겁이 나서 먼저 해버린 말들을 뒤엎고 싶었다. p204

"그것은......사실......나로선 정확히 말할 수는 없어요...... . 정말 영혼이 있는지 없ㄴ느지 나는 정확히 몰라요."

나는 그녀가 다그쳐 묻기 전에 성큼성큼 그 자리를 떠나 총총히 넷째아저씨의 집으로 도망쳣다. 하지만 마음은 몹시 편치 않았다. 나의 그 대답이 그녀에게 어떤 위험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아마도 다른 사람들이 '제사' 에 골몰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적막을 느꼈던 것일까. 아니면 뭔가 다른 뜻을 품고 있었던 것일까- 어쩌면 어떤 예감을 느꼈던 것일까? 만일에 딴뜻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것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의 대답은 어쨌든 약간의 책임을 져야 할 테지...... . 그러나 나는 곧 속으로 웃고 말았다. 우연히 일어난 일을 그렇게 깐깐히 따질 필요가 있는가. 그러므로 남들이 교육자는 대개 신경쇠약증이라고 하는 것이리라. 더구나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 고 분명히 말하여 대답의 전부를 뒤엎어 버렸으니, 설사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이다.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 는 말은 매우 쓸모 있는 말이다. 세상경험이 없는 용감한 청년은 때로 타인을 위해서 의문을 풀어주기도 하고, 의사를 도와주기도 한다. 하지만 만일 그 결과가 나쁘면 대게 원한을 사게 된다. 그러나 이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 는 한 마디로 결말을 지어두면 하나도 거리낄 게 없다. 나는 지금 이 말의 필요를 더욱 실감하는 것이었다. 설사 거렁뱅이 여자에게 한 이야기였지만 이 말은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나는 불안함을 느꼈다. 하룻밤이 지나도 여전히 기억이 되살아나 무슨 불길한 예감이라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눈 내리는 음울한 날씨에 무료하게 서재에만 틀어박혀 있자니 불안스런 마음은 더욱 강렬해 갔다. 아무래도 떠나는 것이 좋겠다. 내일은 성 안으로 가자. 복흥루의 상어 지느러미 요리는 한 접시에 1원으로 값도 싸고 맛도 좋았지. 요즘은 값이 올랐을까......? 옛날 함께 놀던 친구들은 이미 뿔뿔이 흩어졌지만 상어 지느러미만은 먹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비록 나 혼자서라도...... . 어쨌든 내일은 떠나기로 결정했다. p205

나는 언제나 설마 하는 일이나, 일어나지 않겠지 하고 생각하는 일이 공교롭게도 그대로 일어나 버리는 일이 자주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고 마음이 쓰였다. 과연 뜻밖의 사태가 발생했다. 저녁때쯤, 나는 안방에서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다. 뭔가 의논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잠시 후엔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다. 뭔가 의논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잠시 후엔 이야기 소리가 뚝 그치더니 넷째아저씨가 걸어나가면서 큰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였다.

"하필이면 공교롭게 이런 때에! - 그러니 잘못된 종자일 수밖에!"

나는 처음에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곧이어 이 말이 나와 관계가 있을 것만 같아 몹시 불안해졌다. 밖을 내다보았으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마침내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이 집의 날품팔이 머슴이 차를 끓이러 왔을 때에야 비로소 나는 소식을 알아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방금 넷째아저씨는 누구에게 화를 내셨소?"

내가 물었다.

"샹린 댁말고 누구겠어요!"

그 머슴은 딱 잘라 대답했다.

"샹린 댁이? 어찌 되었는데요?"

나는 다급히 물었다.

"죽었답니다."

"죽었어요?"

내 심장은 갑자기 움츠러들었다가 펄떡펄떡 뛰기 시작했고, 얼굴빛도 아마 변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시종 얼굴을 들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눈치채지는 못했다. 나는 곧 자신을 진정시키고 계속해서 물었다. p206

"언제쯤 죽었소?"

"언제쯤이냐고요?......어젯밤인가, 아니면 오늘이겠지요, 뭐. - 확실히는 잘 모르겠는뎁쇼."

"왜 죽었소?"

"왜 죽었냐구요?- 그거야 먹고 살기가 어려워 죽은 게 아닐까요?"

그는 여전히 날 쳐다보지도 않고 선뜻선뜻 대답하더니 나가버렸다. 나의 놀라움은 잠시 동안의 일에 지나지 않았다. 오고야 말 일ㅇ 지나가 버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코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 고 한 나 자신의 말과, 또 방금 그가 말한 '먹고 살기가 어려워 죽었다' 는 말로써 위안할 필요도 없이 내 마음은 점차 평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이따금 약간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저녁밥상이 차려져 나왔다. 나는 넷째아저씨와 엄숙하게 동석을 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샹린 댁의 소식에 관해서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가 비록 '귀신은 음양의 조화이다' 는 말을 책에서 읽고는 있으면서도 꺼리는 것이 몹시 많고, 제사가 임박한 때에 사망이니, 질병이니 하는 따위의 말을 함부로 입 밖에 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부득이한 경우에는 그에 대신하는 은어를 쓰지 않으면 안 되는데,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런 말을 전혀 몰랐으므로, 몇 번이나 물어보려다가 결국 단념해 버렸다.

나는 또 넷째아저씨의 엄숙한 얼굴빛을 보고는 문득 그가 지금 나에 대해서 하필이면 이런 때에 찾아와 귀찮게 구는 머저리 같은 놈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한시라도 일찍 그를 안심시켜 줄 셈으로 즉각 숙부에게, 내일은 루진을 떠나 성 안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굳이 말리지 않았다. 거북한 분위기 속에서 나는 식사를 마쳤다. p207

겨울이라 해가 짧고, 또 눈 오는 날이기도 해서, 어둠이 일찍부터 거리와 마을을 뒤덮어버렸다. 사람들은 모두 등불 밑에서 부지런히 일하고 있었으나, 창밖은 매우 고요했다. 눈꽃이 눈밭 윙 겹겹으로 쌓이는 소리가 사각사각 들려와 사람의 마음을 더욱 쓸쓸하게 했다. 나는 노란 빛을 내는 아주까리 등불 밑에 홀로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아무데도 마음을 붙일 데가 없는 샹린 댁은 사람들에게 쓰레기더미에 내던진, 보기만 해도 싫증나는 장난감으로 취급되었다. 그래도 이제까지는 그 육신을 쓰레기 속에 드러내고 있어서 세상을 즐겁게 사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마 틀림없이, 하지만 그녀는 지금 무상(無常)이란 것에 의하여 흔적도 없이 깨끗이 사라진 것이다. 영혼의 유무를 나는 모른다. 그러나 현세에서 무료하게 살던 자가 죽어 사라지게 되면, 보기 싫어하는 자에게 보이지 않게 되는 것만 해도, 남을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나 나쁠 것은 없다. 나는 창밖에서 사각사각 눈 내리는 소리를 조용히 들으면서 한편으로 생각에 잠기니 도리어 차츰 기분이 맑아졌다.

그리하여 이전에 듣고 본 그녀의 반생에 걸친 행적의 단편들이 하나하나 이어지는 것이었다.  p208


그녀는 루진 사람이 아니었다. 어느 해 초겨울, 넷째아저씨의 집에서 식모를 바꾸려고 하고 있을 때, 소개꾼이 웨이(衛) 노파가 그녀를 데리고 왔다. 흰 끈으로 머리를 동여매고, 검은 치마와 남색 겹옷 상의를 입고, 그 위에 연한 노랑색 조끼를 입고 있었다. 나이는 스물예닐곱쯤 되어 보였고, 양 볼이 약간 불그레할 뿐, 웨이 노파의 말로는, 친정 동네의 이웃에 사는 여자로 남편과 사별하여 일하러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넷째아저씨는 그 말을 듣자 얼굴을 찌푸렸다. 숙모는 그녀가 과부라는 점을 남편이 못마땅해 한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보기에 외모도 단정하고, 손발이 크고 튼튼하며, 또 점잖고 말이 없으며 분수를 지킬 줄 알고 참을성 있는 사람같이 보였으므로, 넷째아저씨가 못마땅해 하는 것도 모른 체하고 그녀를 고용하기로 했다. 시험삼아 두고 보는 동안에 그녀는 노는 것이 무료하다는 듯이 하루종일 일만했다. 또 장정에 지지 않을 만큼 힘도 세었다. 그래서 사흘째 되는 날에는 다달이 5백 닢의 급료를 주기로 하고 고용을 결정했다.

모두를 그녀를 샹린 색이라고 부르긴 했으나, 그녀의 성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다. 다만 소개한 사람이 웨이쟈산(衛家山) 사람이고 그녀의 이웃사람이라고 했으므로, 그녀의 성은 아마도 웨이 씨 겠거니 했다. 그녀는 별반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누가 물어야 겨우 대답하는 정도였다. 더구나 그 대답하는 말수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온 지 열흘이나 지나서야 가까스로 몇 마디씩 던진 말로 미루어 그녀의 집에는 무서운 시어머니와 어린 시동생이 있다는 것, 시동생은 열 살 남짓하며 나무를 잘한다는 것, 그녀가 봄에 남편을 잃었는데, 남편 역시 나무꾼이었으며 그녀보다 열 살이나 손아래라는 것들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알 수 있었던 것은 그것뿐이었다.

세월은 빨리 흘러갔지만, 그녀는 음식투정 한 마디 없이 몸을 아끼지 않고 부지런히 일했다. 사람들이 저마다, 루쓰 어른 댁에서는 식모를 두었다지만 사실은 부지런한 남자머슴보다 더 일 잘하는 식모를 두었다고 말했다. 연말이 되면 먼지를 터는 일, 바닥을 닦는 일에서부터 닭을 잡고 거위를 삶으며, 밤을 새워 '복제사'를 차리는 일에 이르기까지 전부 혼자 떠맡아 날품팔이꾼을 쓰지 않고도 일을 끝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도리어 만족해했고, 입가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으며, 얼굴도 허여멀겋게 살이 올랐다. p209

설이 막 지나갈 무렵의 일이었다. 그녀는 강가에서 쌀을 일고 돌아오더니, 별안간 안색이 변했다. 방금 남자 한 사람이 저쪽 강가를 서성대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아무래도 남편의 큰아버지 같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자기를 찾으러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숙모는 깜짝 놀라 자세히 물어보려 했지만 그녀는 그 이상 말하지 않았다. 넷째아저씨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p209

"이거 안 되겠는걸! 아마 저 여잔 도망쳐 나온 모양이오."

그녀는 정말 도망쳐 나왔던 것이다. 오래지 않아 이 추측이 입증되었다.

그로부터 열흘쯤이 지나, 모두를 지난 일을 차츰 잊어갈 무렵, 갑자기 웨이 노파가 서른 남짓한 여자를 데리고 왔다. 그녀가 샹린 댁의 시어머니라는 것이었다. 외모는 비록 산골사람 같았지만, 응대하는 폼이 매우 침착하고 말도 잘하는 여자였다. 수인사가 끝나자 곧 사죄를 하고는, 저희 집에서도 봄이 되어 일이 몹시 바쁜데, 집에는 늙은이와 어린아이뿐이고 일손이 모자라, 이렇게 며느리를 데리고 돌아가려고 찾아뵈었노라는 말을 했다.

"시어머니가 데려가겠다는 데야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넷째아저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급료를 청산하여 전부 시어머니에게 건네주었다. 급료는 도합 천칠백오십 닢으로 샹린 댁은 고스란히 주인집에 맡긴 채 한 푼도 손을 대지 않았던 것이다. 시어머니는 그녀의 의복까지 챙겨들고 인사를 하고 돌아갔는데 그 때는 이미 정오였다.

"아니, 쌀은? 샹린 댁이 쌀을 일러 가지 않았었나?"

숙모는 한참 있다가, 아마 시장해서 점심생각이 났던지 별안간 이렇게 외쳤다.

그래서 모두들 여지저기 조리를 찾아보았다. 숙모는 처음에 부엌으로 가보고, 다음에는 안채 앞으로 가보고, 마지막에는 침실에까지 들어가 보았지만 조리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넷째아저씨도 문밖으로 나가보았지만 역시 보이지 않았다. 강가까지 와보니 조리가 반듯하게 언덕에 놓여 있고 그 옆에는 채소도 한 포기 있었다. p210

본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강 위에 오전부터 흰 뜸을 씌운 배가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다. 온통 뜸으로 덮여 있어 속에 누가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또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아무도 그 배를 주의해 보지 않았다고 하였다.

샹린 댁이 쌀을 일러 나와서 막 강가에 앉으려고 하자, 배 안에서 별안간 산골사람 같은 남자가 뛰쳐나와 한 사람은 그녀를 안고, 다른 한 사람이 거들어 배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는 것이다. 샹린 댁의 울음 소리가 약간 들리더니, 입을 틀어막았는지 그 뒤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질 않았다는 것이다. 이윽고 여자 두 사람이 걸어나왔는데 한 사람은 낯선 여자이고, 다른 한 사람은 바로 웨이 노파였다는 것이다. 선실 쪽을 몰래 엿보았지만 그녀는 묶여서 바닥에라도 누워 있는지 잘 볼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괘씸한! 하지만...... .'

넷째아저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 날 숙모는 손수 점심을 지었고, 아들 아니우(阿牛)가 불을 지폈다.

점심식사가 끝났을 무렵, 웨이 노파가 또 찾아왔다.

"괘씸한!"

넷째아저씨가 말했다. 숙모는 그릇을 씻고 있다가 웨이 노파의 얼굴을 보자마자,

"자네 대체 어쩔 셈인가? 그러고도 뻔뻔스럽게 또 찾아오다니! 그래 자네는 자기가 그녀를 소개해 주고서 남들과 한패가 되어 끌어내고 소동을 벌이다니, 남들 보기에 무슨 꼴인가? 자네 우리집을 웃음거리로 만들 작정인가?"

하고 화를 내며 말했다. p211

"아, 아니에요. 저도 속은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찾아뵙고 그걸 똑똑히 말씀드리려고요. 그녀가 저에게 어디 소개해 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설사 시어머니를 속였으리라고는 생각이나 했나요? 미안하게 됐습니다. 영감님, 그리고 마나님! 제가 그만 정신이 나가 조심하지 않아서 이 댁에 폐를 끼쳐 드렸습니다. 다행이 댁에서는 여태껏 너그럽게 보아주시고, 저를 꾸짖지 않으셨습니다. 이 다음 번에는 제가 틀림없이 좋은 사람을 소개해 드려 이 죄를 덜겠습니다...... ."

"하지만...... ."

넷째아저씨가 말했다.

이리하여 샹린 댁의 사건은 종말을 지었고, 또 얼마 안 되어 잊혀지고 말았다.

그러나 숙모만은, 후에 고용된 식모들이 대게 게으름이가 아니면 식충이었고, 개중에는 게으름뱅이에다 식충이까지 있어서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았으므로 샹린 댁을 곧잘 입에 올렸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항시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곤 했다.

"지금 그 애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 뜻은 또한 그녀가 다시 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기도 했다. 하지만 2년째의 정월이 되자 숙모도 마침내 그녀를 단념했다.

설 명절도 거의 다 지나갈 무렵에 웨이 노파가 세배하러 왔다. 웨이 쟈산(衛家山)의 친정집에 들러 며칠 쉬었다 오느라고 늦었다는 것이었는데, 이미 술이 얼근히 취해 있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자연히 샹린 댁에 관한 것이 되었다.

"그 여자 말이지요?"  p212

웨이 노파는 신이 나서 말했다.

"이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시어머니가 와서 잡아갔을 때에는 이미 허씨(賀氏) 마을의 허라오리우(賀老六)에게 시집보내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돌아간 지 며칠 만에 꽃가마에 태워 보냈다는군요."

"저런, 시어머니가 어찌 그런 짓을!"

숙모가 놀라서 말했다.

"아녜요 마나님! 대가집 마나님으로선 그렇게 생각하시겠지만 저희 산골사람이나 가난뱅이들에겐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녀에겐 신부를 맞아야 할 어린 시동생이 있는데, 그녀가 출가라도 하지 않으면 결혼 지참금을 어디서 마련하겠습니까? 그 여자의 시어머니가 억척 같은 여자라서 계산이 빠르기 때문에 그녀를 산골로 출가시켜 버린 거지요. 만약 같은 마을에 출가시킨다면 지참금이 얼마 되지 않지만, 깊은 산골엔 시집가려는 여자가 적기 때문에 80냥이나 돈을 받았답니다. 그래서 이번에 둘째며느리를 맞아들였는데 그 때 50냥을 냈으니, 결혼비용을 제하고도 아직 십 몇 냥이 남은 셈이지요. 보세요. 얼마나 잇속이 밝습니까?"

"샹린 댁은 고분고분 말을 들었나?"

"말을 듣고 말고가 어딨어요 - 소란은 누구나 피우려고 하지요. 하지만 결박해서 꽃가마에 처넣고 신랑한테 메고 가서 화관을 씌우고 혼례를 치르고 방문을 닫아버리면 그것으로 그만이지요. 하지만 샹린 댁은 정말 보통이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들은 얘기로는 어찌나 심하게 날뛰었던지, 모두들 말하기를 아마 선비집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남다른 모양이라고들 했답니다. 마나님! 우리는 물릴 만큼 많이 봤어요. 개가하는 사람 중에서 통곡하는 자도 있고, 죽네사네 소란을 떠는 사람도 있고, 남자 집에 메여간 후에도 날뛰는 바람에 혼례를 못 올리는 여자도 있고, 화촉까지 뒤엎는 여자도 있었어요. p213

허나 샹린 댁은 어느 여인네들과는 달랐대요. 그들의 말로는, 가는 길 내내 울부짖고 욕을 하며 허 씨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목이 꽉 잠겨버렸다더군요. 가마에서 끌려나온 뒤에도 두 남자와 시동생 셋이서 힘껏 붙들었지만 식을 올릴 수가 없었답니다. 그 사람들이 잠깐 방심해서 손을 늦추었더니, 어이구 이를 어째! 그 여자는 예식의 상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머리에 커다란 구멍을 내고 말았대요. 피가 펑펑 쏟아져 두 묶음이나 되는 향불재를 발라도 안 되고, 헝겊으로 싸도 피를 멈출 수가 없었더랍니다. 여럿이 달려들어 그 여자를 신랑과 함께 신방에 집어넣은 뒤에도 소리소리 질렀다는군요. 아이구 정말......."

그녀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눈을 깔더니 더 말하지 않았다.

"그래 어째 되었소?"

숙모가 물었다.

"그 다음날에도 일어나지 않았다는군요."

그녀는 눈을 치뜨며 말했다.

"그리고?"

"그리구요? - 일어났지요. 연말에는 아이도 하나 낳았고요. 아들인데 새해엔 두 살이 된답니다. 제가 요 며칠 고향에 가 있는 동안에 허 씨 마을엘 다녀온 사람이 있었는데요, 그 사람 말로는 그들 모자를 만나보았더니 어미도 뚱뚱해지고 아이도 잘 크더랍니다. 위로 시어머니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남편은 힘이 세어 일도 잘한대요. 또 집도 제 것이니 - 정말 팔자가 늘어졌지요."

그 후로는 숙모도 두 번 다시 샹린 댁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해 가을. 아마도 그것은 샹린 댁이 팔자가 늘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지 2년이 지나서였을 게다. 그녀가 다시 넷째아저씨의 집 안채 앞에 서게 된 것이다. 토란같이 생긴 둥근 바구니를 탁자 위에 놓고, 처마 밑에 조그만 이불 보따리를 놓았다. 그녀는 여전히 흰 끈으로 머리를 동여매고, 검은 치마와 남색 겹옷 상의에 연한 노랑색 조끼 차림이고, 얼굴은 푸르뎅뎅했다. 양 볼에선 이미 옛날의 불그레한 혈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전과 같이 웨이 노파가 데리고 와서는 아주 딱해 못 보겠다는 듯한 태도로 숙모에게 사정했다. p214

"......이거야말로 '한 치 앞도 모른다' 는 꼴이지요. 이 사람 남편은 아주 튼튼한 사람이었는데, 설마 그 젊은 나이에 장질부사로 죽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사실은 나아가고 있었는데, 찬밥을 한 술 떠먹고 나서 재발했다는군요. 다행히 아들이 있고, 또 이 사람이 땔나무도 하고 차잎도 따고 또 양잠도 하면서 근근이 살아갈 수는 있었는데 그 아들마저도 이리가 물어가 버렸다지 뭡니까? 봄철도 거의 지날 무렵에 이리가 마을에 내려오리라고는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이 사람은 이제 외톨이가 되어버렸어요. 바깥양반의 큰아버지 되는 사람이 와서 집을 몰수하고, 쫓아냈답니다. 참으로 의지할 곳이 없어 이렇게 예전의 주인어른께 도움을 구하는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다행히 이 사람도 이젠 아무 걸리는 것이 없게 되었고, 이 댁에서도 또 사람을 바꾼다 하시기에 제가 데리고 왔습니다. - 집안일도 잘 알고 있어, 낯선 사람보다 좋으리라 생각되어...... ." p215

"저는 정말 바보였어요. 정말...... ."

샹린 댁은 그 얼빠진 듯한 눈을 쳐들며 이렇게 말했다.

"짐승은 눈이 올 무렵에 산속에서 먹이가 떨어지면 마을로 내려온다고만 알고 있었어요. 봄에도 나온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 날 아침, 나는 일찍 일어나 문을 열고, 조그만 바구니에 콩을 가득 담아주며 아들 아마오(阿毛)더러 문지방에 앉아 껍질을 벗기라고 시켰어요. 무척 말을 잘 듣는 아이여서 제 말은 뭣이나 잘 들었어요. 아이가 나간 뒤, 저는 곧 뒤에서 장작을 패고 쌀을 일어 남비에 안친 다음, 콩을 찌려고 아마오를 불렀는데 대답이 없었어요. 나가서 살펴보니, 주위에 콩이 잔뜩 흩어져 있고 우리 아마오는 없었어요. 그 아이는 남의 집에 놀러 가지 않지만 사방으로 다니며 찾아보았어요. 그러나 역시 없었어요. 저는 당황하여 사람들한테 부탁해서 함께 찾으러 나갔어요. 점심때가 넘도록 이리저리 찾아다니다가 산속까지 들어갔는데, 뽀족한 나뭇가지에 그 애의 작은 신발 한 짝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어요. 모두들 글렀다며 이리가 물어갔는가 보다고 말하더군요. 좀 더 깊숙이 들어가 보았더니 과연 풀섶에 쓰러져 있었어요. 뱃속의 창자는 몽땅 먹혀 버렸고, 손에는 아직 그 조그만 바구니를 꼭 쥐고 있었어요...... ."

그녀는 이어서 흐느껴 울 뿐,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

숙모는, 처음에는 고용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지만 그녀의 말을 다 듣고 나서는 눈시울이 빨개졌다. 숙보는 잠시 생각하더니 그녀에게 둥근 바구니와 이불을 아랫방에 갖다 놓으라고 말했다. 웨이 노파는 큰 짐이라도 내려놓은 듯이 후우 숨을 내쉬었다. 샹린 댁은 처음 왔을 때보다도 좀 마음이 풀린 듯 시키는 것도 기다리지 않고, 허물없이 이불보따리를 풀엇다. 그녀는 이제 다시 루진에서 식모로 일하게 된 것이다.

모두들 여전히 그녀를 샹린 댁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녀의 모습이 무척 변해 있었다. 일을 시작한 지 사나흘 만에 주인들은 그녀의 손발이 예전처럼 재빨리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과 기억력도 매우 나쁘고, 죽은 사람 같은 그 얼굴에 한시도 웃음 짓는 일이 없다는 것도 알았다. 숙모의 말투에도 상당히 불만의 기색이 나타났다. 그녀가 처음 왔을 때 넷째아저씨는 언제나 그랬듯이 얼굴을 찌푸렸지만 여태까지 식모를 부리는 데 어려움이 많았던 터라 결코 크게 반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몰래 숙모에게 당부하되 저런 사람은 가엾긴 해도, 풍기를 어지럽히므로 일을 거들게 하는 것은 좋으나, 제사때엔 그녀에게 손을 대게 해서는 안 되며, 음식은 모두 손수 만들어야지 그렇잖으면 불결하여 조상들이 잡숫지 않으실 거라고 주의를 주었다. p216

넷째아저씨의 집에서 가장 큰 일은 제사다. 샹린 댁이 이전에 제일 바빴던 것도 역시 제사때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녀가 할 일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탁자가 방 한가운데 놓이고, 상보 끈을 매고 나면 전과 같이 술잔과 젓가락을 놓는다는 것쯤은 그녀도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샹린 댁! 가만 둬. 내가 할 테니."

숙모는 황급하게 말했다.

그녀는 슬그머니 손을 움츠리고 다시 촛대를 가져오려고 하였다.

"샹린 댁! 가만 둬. 내가 가져올 테니."

숙모는 또 항급히 말했다.

결국 그녀는 여기저기 빙빙 동아다녔을 뿐, 아무것도 할 일이 없어, 영문을 모르는 채 물러나오는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이 날 하루종일 한 일이라곤 단지 부엌에서 불을 땐 일밖엔 아무것도 없었다.

마을사람들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그녀를 샹린 댁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 어조는 이전과 사뭇 달랐다. 그들은 그녀에게 말을 걸기도 하였으나 그 웃는 얼굴은 차가웠다. 그녀는 그런 걸 전혀 알지 못했다. 다만 눈을 똑바로 뜨고, 여러 사람에게 그녀가 밤이나 낮이나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었다. p217

"나는 정말 바보였어요. 정말...... ."

하고 그녀는 말한다.

"나는, 짐승은 눈이 올 무렵에 산속에서 먹이가 떨어지면 마을로 내려온다고만 알고 있었어요. 설마 봄에도 나온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 날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문을 열고, 조그만 바구니에 콩을 가득 담아주며 아들 아마오더러 문지방에 앉아 껍질을 벗기라고 시켰어요. 무척 말을 잘 듣는 아이여서 내 말은 뭣이든 잘 들었어요. 아이가 나가자. 나는 곧 뒤안에서 장작을 패고 쌀을 일어 남비에 안친 다음, 콩을 찌려고 아마오를 불렀더니 대답이 없었어요. 나가보니 콩이 잔뜩 흩어져져 있을 뿐 우리 아마오는 없었어요. 그 애는 남의 집에 놀러 가는 애가 아니에요.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찾아보았지만 역시 없었어요. 나는 당황하여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함께 찾으러 나갔어요. 점심때가 넘도록 이리저리 찾아다니다가 산속까지 들어갔는데, 뽀족한 나뭇가지에 그 애의 작은 신발 한 짝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어요. 모두들 글렀다며, 이리가 물어갔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좀 더 깊숙이 들어가 보았더니 역시 풀섶에 쓰러져 있었어요. 뱃속의 창자는 몽땅 먹혀버렸고 손에는 아직 그 조그만 바구니를 꼭 쥐고 있었어요...... ."

그녀는 눈물을 흘렸고 말소리는 거의 흐느끼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상당히 효과가 있었다. 남자들은 여기까지 들으면 어느덧 웃음을 거두고 측은한 듯이 슬그머니 자리를 뜨곤 했다. 여자들은 오히려 그녀에게 동정을 금할 수 없다는 듯이 할 뿐만이 아니라 얼굴에서 즉각 깔보던 표정을 바꾸고 함께 따라 울기까지 했다. 거리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듣지 못한 할머니들 중에는 일부러 찾아가서, 그녀한테서 이 한 토막의 비참한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있었다. 이야기가 끝나고, 그녀가 흐느껴 울게 되면 그녀들도 함께 눈꼬리에 괸 눈물을 흘리고 탄식하며 여러 가지 느낀 것을 이야기하면서 만족하여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녀는 오직 반복해서 자신의 비참한 이야기를 말할 뿐이었다. 그래도 항상 너덧 명이 그녀의 이야기에 끌려 듣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안 가서 모든 사람들이 귀가 닳도록 들어서 가장 자비심 많고 부처를 믿는 노부인네들의 눈에서조차 한 방울의 눈물자국도 볼 수 없게 되었다. 후에는 온 마을의 거의 누구나가 그녀의 이야기를 외울 정도가 되었고, 마침내는 듣는 것조차 넌더리가 나게 되었다. p218

"나는 정말 바보였어요. 정말."

하고 그녀가 이야기를 꺼내면,

"그래, 자네는 눈 오는 날에 먹이가 떨어져야만 짐승이 마을에 내려오는 걸로 알고 있었어."

하며 곧 그녀의 이야기를 가로막고 가버렸다.

그녀는 그런 때엔, 입을 벌리고 멍하니 서서 그들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또 다른 일에서, 예컨대 작은 바구니라든지, 콩이라든지, 다른 집 어린아이를 보면, 그것으로 자기의 아마오 이야기를 끄집어내려는 망상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두서너 살짜리 아이를 보면 이내,

"아아, 우리 아마오도 살아 있으면 역시 이 만큼은 컸을 텐데...... ."

하고 말한다. 어린아이는 그녀의 눈초리를 보고는 놀라 어머니의 옷자락을 끌며 빨리 그 자리를 떠나자고 재촉한다. 그래서 그녀 혼자 남겨지고, 결국 재미없는 듯이 돌아가는 것이었다. 후에 사람들은 그녀의 이런 버릇을 알아채고서, 어린아이가 눈앞에 있기만 하면 농담조로 선수를 쳐서

"샹린 댁, 자네 아마오가 지금 살아 있으면 역시 이 만큼은 크지 않겠어?"

하고 묻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기의 슬픔이, 여러 날 많은 사람들에게 오르내리며 되씹고 감상되어 이미 찌꺼기로 변했고 단지 혐오와 지겨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어쩐지 사람들의 웃음의 그늘에 차갑고 가시 돋친 듯한 것을 느끼고, 자기는 이제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그녀는 그들을 흘긋 바라볼 뿐, 별로 대꾸하려고 하지 않았다. p219

루진에서는 언제나 설날을 지내려면, 12월 20일 이후부터 바빠지기 시작한다. 넷째아저씨의 집에서는, 이번에 남자 일꾼을 고용하지 않으면 안 되었는데, 그래도 일손이 모자라, 또 리우어멈(柳 )을 불러다 일을 거들게 했다. 닭도 잡고 거위도 삶아야 하는데, 리우어멈은 육식도 않고 살생도 하지 않는 신앙심 깊은 사람이어서 단지 식기를 씻는 일밖에는 아무 일도 하려고 들지 않았다. 샹린 댁은 불을 때는 일 이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어 한가하게 앉아 리우어멈이 식기 씻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밖에는 잔눈이 흩날리고 있었다.

"아아, 나는 정말 바보였어."

샹린 댁은 하늘을 쳐다보며 탄식하더니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샹린 댁! 또 시작이군."

리우어멈은 짜증스럽게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자네한테 묻겠는데, 그 이마의 흉터는 그 때 부딪힌 건가?"

"으, 응."

그녀는 모호하게 대답했다.

"이봐! 결국 시키는 대로 했으면서 그 때는 왜 그랬지?"

"나 말이야......?"

"자네지. 내 생각에는 자네가 스스로 바랐던 일 같애. 그렇지 않다면...... ."

"아니, 아니, 당신은 그 사람이 힘이 얼마나 센지 몰라서 그래."

"곧이 들리지 않는데, 자네만큼 힘 센 여자가 꺾이다니. 아무래도 믿을 수 없어. 뒤에 와서 틀림없이 자진해서 말을 들어주고는 그 사람이 힘이 세어서 그랬다느니 하고 변명하는 거겠지."

"저런......자기가 직접 당해 보지도 않구서...... ."

하며 그녀는 웃었다. p220

리우어멈의 주름투성이인 얼굴도 웃는 바람에 호두처럼 쭈글쭈글 오므라들었다. 그리곤 메마른 작은 눈으로 샹린 댁의 이마를 흘깃 쳐다보고, 다시 그녀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샹린 댁은 몹시 거북한 듯 즉시 웃음을 거두더니, 눈 내리는 바깥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리우어멈은 은밀하게 말했다.

"샹린 댁, 자넨 정말 손해만 보았어...... . 좀 더 힘이 세거나 아니면 그 때 차라리 책상에 머리를 부딪혀 죽어버렸으면 좋았을 텐데. 두 번째 남편과는 이태도 살아보지 못하고 죄명만 뒤집어썼잖아. 자네가 이제 죽어서 저승에 가면 두 남자 귀신이 서로 빼앗으려고 할 거야. 자네, 어느 쪽에 가야 하지? 염라대왕은 자네를 톱으로 썰어 두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수밖에 없을 텐데, 그렇게 되면 정말...... ."

그녀의 얼굴에는 금방 공포의 빛이 나타났다. 이런 것은 산골에선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자네 빨리 방비를 해두는 편이 좋겠어. 토지묘에 가서 문지방 하나를 기증하게. 그걸 자네 몸 대신 천 명의 사람들에게 밟게 하고, 만 명의 사람들이 타고 넘게 하면 이 세상의 죄도 사라지고, 죽은 후에도 고통을 면한다네."

그녀는 그 때에는 무어라고 대답을 하지 않았으나, 아마 몹시 고민했던지,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때에는 두 눈 가장자리가 거무죽죽했다. 아침식사를 마치자 그녀는 재빨리 마을 서쪽에 있는 토지묘에 찾아가 문지방을 기증하겠다고 나섰다. 묘지기는 처음엔 승낙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다급해 하며 눈물을 흘리자 하는 수없이 응낙했다. 문지방의 대금은 은화로 열두 냥이었다.

아마오의 이야기를 여러 사람들이 들으려 하지 않게 된 이후로 그녀는 오랫동안 남과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리우어멈과 이야기를 한 뒤로는 그것이 온 동네에 퍼진 모양으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흥미를 가지고 그녀를 놀려댔다. 화제는 물론 새로운 것으로 변하여 그녀의 이마에 있는 흉터에 집중되었다. p221

"샹린 댁! 자넨 왜 그 때 시키는 대로 말을 들었지?"

이렇게 한 사람이 말하면

"그래, 정말 아깝게 됐어, 머리를 헛부딪힌 거야."

또 한 사람이 그녀의 흉터를 보고 맞장구를 친다.

아마 그녀도 그들의 웃음 띤 얼굴과 말투에서 자기를 놀린다는 것을 알아챘든지 눈을 크게 뜬 채 한 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나중엔 고개조차도 돌리지 않게 되었다. 그녀는 온종일 입을 꼭 다물고 사람들로부터 치욕의 표시라고 손가락질 받는 그 흉터를 머리에 간직한 채 묵묵히 심부름을 하고, 소제를 하고, 야채를 씻고, 쌀을 일었다. 어느덧 1년이 흘러, 그녀는 지금까지 모아두었던 급료를 숙모한테서 받았다. 그녀는 그것을 열두 냥의 은화로 바꾸고는 휴가를 얻어 가지고 마을 서쪽으로 갔는데, 한나절도 안 되어 돌아왔다. 몹시 시원스러워하는 태도였고, 눈에도 한결 생기가 감돌았다. 그녀는 숙모에게, 자기가 지금 토지묘에 가서 문지방을 기증하고 왔노라고 유쾌한 듯이 말했다.

동지의 제사때에는, 그녀는 더욱 부지런히 일했다. 숙모가 제물을 차리고 아니우와 제상을 맞잡고 대청 한가운데로 나르는 걸 보고, 그녀는 무심고 술잔과 젓가락을 집었다.

"가만 둬, 샹린 댁!"

숙모는 당황하여 큰소리로 외쳤다.

그녀는 마치 뜨거운 것에라도 닿은 듯 손을 움츠리고, 얼굴이 금세 새파래져서 다시 촛대를 집으러 가지도 않고 그저 얼빠진 사람모양 우두커니 서있었다. 넷째아저씨가 향을 피울 때, 저쪽으로 비키라고 해서야 겨우 그 자리를 떠났다. 이 일로 그녀의 변화는 엄청나게 커졌다. 이튼 날 그녀의 눈은 움푹 들어갔을 뿐만이 아니라 의식마저도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더구나 몹시 겁이 많아져서 깜깜한 밤을 무서워할 뿐만 아니라, 검은 그림자만 보아도 무서워하고, 제 주인이더라도 사람만 보면 벌벌 떨면서, 마치 햇빛 아래 기어다니는 생앙쥐 같았다. 그렇지 않을 땐 멍하니 앉아 있는 폼이 마치 나무로 만든 인형 같았다. 반 년도 못 가서 머리가 세기 시작하고 기억력은 더욱 나빠져서 심지어 쌀 이는 것도 잊어버리는 일이 자주 있었다. p222

"샹린 댁이 왜 저렇게 되었지? 그 때 차라리 두지 말 걸 그랬어."

숙모는 때때로 경고하듯 그녀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역시 마찬가지였고, 정상으로 돌아올 가망은 전혀 없어 보였다. 그래서 그들은 그녀를 웨이 노파에게 돌려보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아직 루진에 있을 무렵엔 그렇게 말로만 할 뿐 지금의 상황을 보면 후에 결국 실행에 옮겼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녀가 넷째아저씨의 집을 나간 뒤에 바로 거지가 되었는지, 아니면 먼저 웨이 노파한테 돌아갔다가 거지가 되었는지, 그것은 나도 모른다.

근처에서 커다란 소리를 내며 터지는 폭죽소리에 놀라 나는 정신을 차렸다. 콩알만한 크기의 노란색 등불이 비치는 게 보이고, 잇달아 펑펑 하는 폭죽소리가 들려왔다. 넷째아저씨의 집에서는 지금 '복을 비는 제사'가 한창 올려지고 있었다.

이미 새벽녘이 가까웠음을 알았다. 나는 몽롱한 의식 속에, 희미하게 멀리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폭죽소리가 하늘 가득 소리를 안은 짙은 구름과 합쳐져, 펄펄 내리는 눈송이와 함께 루진 전체를 싸버리는 것 같았다. 이 시끄러운 소리의 포옹 속에서 나는 나른해지고 또 편안해 졌다. p223

대낮부터 밤까지 계속되던, 근심과 의혹은 '복을 비는 제사'의 공기 속에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다만 하늘과 땅의 성령들이 제물과 향연기를 흠향하고 곤드레만드레 취하여, 루진 사람들에게 무한한 행복을 내려주려고 공중을 비틀거리며 거닐고 있듯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1924년 2월 7일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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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0.21 03:57:29 *.36.210.11
20101021(목), 051.

점점 일어나기 싫어서 이불 속에서 버티게 되는 요즘... 일찍자는 것만이 해결의 실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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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
2010.10.21 23:44:28 *.197.63.185

오늘 정한 분량을 다 쓰지 못했다. 내일 새벽에 마저 써야겠다. ㅠㅠ


傷 逝

- 生의 手記 -

만일 가능하다면 나는 자신의 회한으로 비애를 쓰고 싶다. 子君을 위해서나 나 자신을 위해서.

會館의 구석에 외롭게 남겨져 있는 이 낡은 오두막은 어디까지나 한적하고 공허하였다. 세월의 흐름은 빨라서 내가 자군을 사랑하고 그녀에 의지하여 이 한적과 공허에서 도망쳐 나온 지도 일 년이 된다. 재수가 없으려면 할 수 없는 일이어서 이번에 돌아와보니 비어 있는 것이라고는 이 오두막뿐이었다. 깨진 창, 창 밖의 시들어가는 느릅나무와 고목진 등나무, 창가의 네모 탁자, 헌 벽, 그 벽에 기대어 있는 나무 침대까지도 예전 그대로였다. 밤중에 혼자 침대에 누워 있노라니 자군과 동거생활을 할 때와 흡사해서 지난 일 년의 시간이 지워져서 그런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낡은 오두막을 떠나 희망에 넘친, 오붓한 가정을 吉北胡同에 꾸리고 살던 일이 거짓말 같이 생각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일 년 전에는 이런 한적과 공허에도 지금과는 달리 늘상 기대가 넘쳐 있었다. 자군이 온다는 기대가. 기다림에 지쳐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에도 또각또각 길바닥에 부딪는 하이힐 소리를 듣게 되면 나는 금세 생기를 되찾곤 했던 것이다. 이윽고 모습을 나타내는데 보조개가 패인, 투명하게 희고 둥근 얼굴과 투명하게 희고 가녀린 팔과 세로무늬 있는 무명 블라우스에 검은 스커트였다. 창밖의 시들기 시작하는 느릅나무에서 새로 돋은 잎을 따가지고 와서 나에게 보여줄 때도 있었다. 무쇠 같은 고목에 걸쳐 있는 한 송이 자주빛 등꽃을 따올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한적과 공허는 전과 다름이 없었으나 자군은 다시는 오지 않게 되었다. 영원히...... . p235

자군이 이 낡은 오두막에 없을 때는 나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루해서 견길 수 없게 되면 아무 책이나 빼들었다. 과학책이든 문학서든 상관없었다. 어느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읽어나갔다. 정신을 차려보면 벌써 십여 페이지나 읽은 셈인데도 머리에 들어온 것은 하나도 없었다. 다만 청각만이 민감해져서 바깥의 발소리를 전부 분간할 수 있었다. 그 속에서 자군의 구두발 소리도 있어 또각또각 하며 차츰 다가온다......생각하는 순간 다시 점점 멀어져서 마침내 다른 구두 발소리의 혼잡 속에 뒤섞여버리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 나는 자군의 구두발 소리와 흡사한, 언제나 새 가죽신을 신고 크림을 덕지덕지 얼굴에 바른 이웃집 젊은 아낙이 미웠다.

혹시나 그녀가 탄 인력거가 뒤집히지는 않았을까? 아니며 ㄴ전차에 치이지나 않았을까?

곧 모자를 움켜쥐고 그녀를 만나러 가려 하였으나, 그녀 숙부는 그전에 대놓고 나한테 욕설을 퍼부었던 것이다.

갑자기 그녀 발소리가 들리더니 차츰 다가왔다. 마중나가 보니 벌써 등나무 그늘 아래를 지나오고 있었다. 보조개가 패이며 미소 짓는 얼굴로 그렇다면 숙부 집에서 싫은 소리를 듣지 않은 모양이로군.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 잠시 말없이 얼굴을 마주보고는 이윽고 이 낡은 오두막이 차츰 내 목소리로 가득해지는 것이었다. 가정의 專制에 관하여, 舊習打破에 관하여 남녀평등에 관하여, 입센에 관하여, 타골에 관하여, 셸리에 관하여......그녀는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 눈을 티 없는 호기심으로 반짝이며, 벽에는 동판으로 된 셸리 반신상이 걸려 있었다. 잡지에서 잘라 온 것인데, 셸리의 가장 아름다운 초상이었다.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켜 보이니 그녀는 힐끗 바라보았을 뿐 쑥스러운 듯이 눈을 내리깔아버렸다. 그런 점으로 자군은 아직도 낡은 사상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나중에 생각해 낸 일이지만 그것은 셸리가 바다에 빠져 죽었을 때의 기념상이거나 아니면 입센의 초상 쪽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다른 것으로 바꾸어 놓지도 못하였고 나머지 한 개도 어디로 가 버렸는지 알 수가 없게 되었다. p236

"나는 나 자신의 것, 그 분들이라고 해서 나를 간섭할 권리는 없습니다."

교제를 시작한 지 반년쯤 되어 이 고장에 있는 그녀의 숙부나 고향에 있는 그녀의 아버지가 다시 화제에 올랐을 때, 잠시 말없이 생각하더니 분명하게 그리고 침착 냉정하게 그녀가 한 말은 이것이었다. 그때까지는 나는 나의 생각, 나의 경력, 나의 결점 등을 숨김없이 고백하여 완전한 이해를 얻고 있었다. 그 말은 내 영혼을 흔들어 놓았으며, 그 뒤 여러 날 동안 내 귀에 울리고 있었다. 더구나 중국의 여성은 염세주의자들이 운운하는 바와 같이 구제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장래에 분명히 찬란한 새벽을 맞이할 것임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었다.

그녀를 대문까지 전송할 때는 언제나 열 걸음쯤 떨어져 걸었다. 언제나 저 메기수염을 단 늙은이의 얼굴이 지저분한 유리창에 코끝이 일그러질 정도로 붙어 있었다. 바깥뜰로 나오면 잘 닦인 유리창 안에는 언제나 크림을 덕지덕지 바른 젊은 아낙의 얼굴이 있었다. 그녀는 옆눈질도 하지 않고 뒤돌아보는 법도 없이 당당하게 걸어 나갔다. 나도 당당하게 돌아왔다.

"나는 나 자신의 것, 그 분들이라고 해서 나를 간섭할 권리는 없습니다." 이런 철저한 생각이, 나보다도 더 깊고 강렬하게 그녀 머리 속에는 있었던 것이다. 크림을 바른 괴물이나 일그러진 코빼기가 그녀에게 있어서 무엇이란 말인가.

그 무렵 내가 어떤 방식으로 순수하면서도 열렬한 사랑을 그녀에게 전했는지는 이제 생각나지 않는다. 지금은 고사하고 그 직후에도 벌써 흐릿해져서 그날 밤 아무리 생각해 내려 하였지만 일부밖에는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일부조차도 동거생활을 시작한 지 한두 달 뒤에는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다. 다만 기억하고 있는 것은 그 일에 앞선 십여일 동안 내가 취해야 할 태도를 면밀히 연구하고, 발언의 순서를 세우고, 만일 거절되었을 경우의 대책까지도 생각했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그 당시에는 아무것도 소용이 없었고 완전히 흥분하여 나도 모르게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짓을 하고 말았었다. 뒤에 그 일을 생각할 때마다 얼굴이 붉어지는데 짓궂게도 그 일만은 언제나 기억에 남아 있어 지금도 암실 속의 소형 램프처럼 그 광경을 비쳐주고 있었다. ......내가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손목을 잡고, 한쪽 무릎을 꿇고...... . p237

내가 한 일뿐 아니라 자군이 한 말, 한 행동도 당시의 나는 자세히 보고 있지 않았었다. 그녀가 나한테 승낙을 하였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었다.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그녀 얼굴이 창백해졌다가 차츰 빨개졌고 - 일찍이 본 일도 없었고 그 뒤에도 한 번도 본 일 없을 정도로 새빨갛게 변했다는 점이다. 티 없는 두 눈에서 슬픔과 기쁨이 엇갈린 그리고 의혹을 동반한 빛이 쏟아졌다. 그런데도 애써 내 시선을 피하여 안절부절 못하고 당장에라도 창을 뚫고 밖으로 뛰쳐나갈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가 나에게 승낙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무슨 말을 했는지 또는 안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러나 그녀 편에서는 모든 것을 다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한 말을 마치 숙독이라도 한 듯이 술술 외어보였다. 내가 한 행동을 마치 내 눈에는 보이지 않은 필름을 눈앞에 보고 있는 듯이, 여실하게 세부까지 말해 보였다. 물론 내가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그 천박한 영화의 한 장면까지도 포함하여. 밤이 깊어 주위가 조용해지면 마주 앉아서 하는 복습 시간이 왔다. 나는 언제나 질문당하고, 시험을 치르게 되고, 게다가 그 당시 한 말의 암송을 요구당하였지만 나는 마치 열등생처럼 늘상 그녀로부터 보충을 받아야 했고 정정을 받아야 할 지경이었다.

그 복습도 뒤에는 차츰 횟수가 줄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눈이 허공을 향하여 깊은 생각에 잠기며 얼굴빛이 더욱더 부드러워지며 보조개가 깊어질 때는 아마 또 예의 과목을 자습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예의 우스꽝스런 영화 장면만은 보지 않았으면 하였으나 그녀는 그것을 보고 싶어하였고 그것을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 쪽에서는 그것을 우스꽝스럽다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고. 나 자신이 그것을 아무리 우스꽝스럽게 여기고 오히려 어리석게 여기고 있었다 해도 그녀는 조금도 우스꽝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나로서는 알 수 있었다. 나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그처럼 열렬했고 그처럼 순수했던 것이다.

지난 해 늦은 봄은 가장 행복하고 또 가장 바쁜 때였다. 내 마음은 안착되었으나 마음의 일부와 몸은 바빠졌다. 그 무렵에 우리는 비로소 어깨를 나란히 하고 길을 걸었다. 공원에도 몇 차례 갔었지만 그보다도 살집을 찾으러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둘이서 나란히 길을 걷노라면 언제나 호기심이나 킬킬거리는 웃음이나 호색적인 또는 경멸적인 눈들이 집중되고 있음을 느꼈다. 자칫하다가는 전신이 움추려질 것 같았고 그때마다 나는 의젓하게 반항심을 불러일으켜 간신히 자신을 지탱하였다. p238

그러나 그녀 쪽에서는 마치 무인지경을 가는 것처럼 태연해 하고 있었다. 집을 찾는 일은 정말 귀찮았다. 대개의 경우는 보기 좋게 거절당하였고 약간의 경우는 우리 쪽에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선택의 기준이 까다로왔었다. - 까다로왔다기보다도 아무리 보아도 우리들이 안주할 만한 집이 못되었던 것이다. 마침내는 아무데라도 빌려주기만 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스무 곳 정도나 보고서야 겨우 그럭저럭 견딜 만한, 吉北胡同에 있는 어떤 작은 저택 안의 북향의 두 칸 방을 찾아냈다. 주인은 하급관리였는데 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그는 남향의 본채와 동서의 갓방을 쓰고 있었다. 아내와 만 한 살이 안 되는 딸이 있었는데 시골출신의 하녀를 하나 데리고 있었다. 아이가 울지만 않는다면 한적하기 이를 데 없었다.

가재도구는 매우 간소하게 준비하였지만 그래도 내가 변통한 돈은 거의 바닥이 났고, 자군은 딱 하나 있는 금팔찌와 귀걸이를 내놓았다. 나는 말렸으나 기어코 팔려고 하였으므로 그 이상 고집을 부릴 수 없었다. 어느 정도는 공동 출자를 하지 않으면 그녀의 마음도 편치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숙부와는 진작에 싸우고 헤어졌으며, 다시는 조카라고 생각하지 않겠다 라고 말할 정도로 숙부는 화를 내고 있었다. 나는 또 나대로 충고하는 체하며 실상은 나를 두려워하며 또한 질투하는 친지들과 잇달아 절교를 하였다. 차라리 마음이 개운하였다. 매일 관청이 파하는 것은 석양이었고 인력거꾼의 걸음걸이는 늘상 느렸지만 어떻든 집으로 돌아가면 오붓하게 마주앉을 수 있었다. 먼저 말없이 얼굴을 마주보고 다음에 다정하게 밀어를 주고 받고나면 다시 또 침묵이 왔다. 서로 마주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겨 있기는 하였지만 특별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차츰 나는 그녀의 육체와 영혼의 구석구석까지 읽어낼 수 있었고 삼 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그녀에 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한 것같이 생각되었다. 이전에 이해했다고 생각했었으나 이제 와서 돌이켜 볼 때 이해를 가로막는 것으로 생각되는 장해요인, 다시 말해 진짜 장해요인 몇 개를 제거하였다. p239

자군은 날로날로 발랄해져 갔다. 단지 꽃은 좋아하지 않았으며, 내가 명절날 사 온 두 개의 화분을 나흘 동안이나 물을 주지 않아 방구석에서 시들어버렸다. 나로서도 모든 일에 다 주의를 기울일 틈이 없었다. 그러나 동물은 좋아하여 주인집 마누라의 감화일지는 모르나 한 달도 못 되어 우리집 권속이 갑자기 불어, 병아리 네 마리가 십여 마리의 주인집 병아리와 같이 좋은 가운데 뜰을 돌아다녔다. 여자들은 닭의 모습을 기억하여 어느 것이 자기 것인지를 구별할 수 있었다. 그 외에 얼룩개가 한 마리, 이것은 供養 드리는 날 산 것인데 본래의 이름이 있었겠지만 자군이 阿隨라고 이름을 갈았다. 그래서 나도 아수라고 불렀지만 그 이름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진실로 애정은 끊임없이 경신하고 육성하고 창조해야 할 것이었다. 내가 그 말을 자군에게 하니 그녀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얼마나 안락하고 행복한 밤이었던가!

안락과 행복은 언제나 안락과 행복인 채로 고정되고 싶어 한다. 會館에 있었을 때 우리들은 때로 의견의 충돌이 있기도 하였고, 서로의 마음을 오해할 때도 있었지만 길조호동으로 옮긴 뒤로는 그런 일조차도 없어졌다. 램프불 밑에 마주 앉아 회상에 잠길 때 그런 충돌 뒤의 재생과도 비슷한 화해의 즐거움을 음미할 뿐이었다.

자군은 몸이 불고 혈색도 좋아지기 시작하였다. 다만 유감스러운 것은 너무 바쁘다는 것이었다. 가사에 쫓기어 한가히 이야기할 틈도 없었고 독서나 산보 같은 것을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우리도 하녀를 두어야겠다고 늘상 말하곤 하였다.

나까지 불쾌하게 만든 것은 저녁때 집에 돌아오면 그녀가 곧잘 자신의 불쾌감을 숨기려 하는 것, 특히 못마땅한 것도 일부러 웃음을 지어보이려 하는 점이었다. 따져 물어보니 별것도 아니고 주인집 마누라와 말다툼한 것이 원인인데 그 불씨는 양쪽집 닭이었다는 것이다. 그건 그렇다치고, 왜, 그걸 나한테 말하지 않았단 말인가. 사람은 역시 독립된 가옥이 필요하다. 이런 곳에서는 살 것이 못돼.

나의 통로도 틀에 박혀 있었다. 알주일 가운데 6일간은 집에서 관청으로 관청에서 집으로의 왕복이었다. 관청에서는 책상에 앉아 줄곧 공문서나 서신을 필사하는 일, 집에서는 그녀와 마주앉거나 또는 그녀를 도와 불을 피우고 밥을 짓고 만두를 찌는 일, 내가 밥짓는 법을 알게 된 것은 이때였다. p240

물론 식사는 회관에 있을 때보다는 훨씬 고급이었다. 요리 솜씨는 틀렸으나 그래도 자군은 정성을 다하였다. 그녀의 쉬임없는 노고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 나도 노고를 같이하여 줌으로써 어려움과 즐거움을 같이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하루종일 땀을 흘리며 단발한 머리가 이마에 달라붙고 손도 거칠어져 버린 그녀의 모습을 보고서는.

게다가 아수를 기르고, 닭을 기르고......그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뿐이었다.

내 식사는 아무래도 좋으니까 그렇게 수고만 하지 말라고 한번, 충고해 보았으나 그녀는 내 얼굴을 훔쳐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쓸쓸한 표정을 지었으므로 나도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애만 쓰고 있었다.

예상했던 타격이 마침내 찾아 왔다. 雙十節 전날 밤 나는 우두커니 앉아 있었고, 그녀는 그릇을 씻고 있었다.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으므로 나가보니 관청의 사환이 와서 등사판 인쇄의 종이를 나에게 건넸다. 올 게 왔구나. 생각하고 곧 램프불 밑으로 가서 펴보았다. 과연 내용은 -

         통지서

     국장의 명에 의하여 史 生은 금후 출근을 정지할 것.

                                                                          10월 6일     비서계

이렇게 되리라고 회관에 있을 때부터 예상은 하고 있었다. 예의 크림의 젊은이는 국장 아들의 마작 친구니까 그럴 듯하게 나를 중상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이제야 효과가 나타난 것은 너무 늦은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런 정도는 나한테는 타격도 아무것도 아니었다. 진작부터 결심을 하고 있던 일이었다. 필경이든 가정교사든 다소 힘은 들지만 번역이라도 하겠다. 더구나「자유의 벗」의 편집장은 나와는 여러번 만난 일이 있는 사이로서 두 달쯤 전에는 편지까지 주고받는 일이 있었다. 그렇기는 하였으나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였다. 그다지도 두려움을 모르던 자군의 낯빛이 달라지는 것이 특히 마음 아팠다. 요즈음 웬일인지 그녀는 마음이 약해져 있었다. p241

"괜찮아요, 여보 새로운 일을 시작합시다. 우리들...... ."

말이 거기에서 끊어졌다. 그 말이 웬일인지 내 귀에는 들떠있는 것같이 들렸다. 램프불도 유달리 어두웠다. 인간은 이상스런 동물이다. 극히 하찮은 일에서 심각한 영향을 받아버린다. 잠시 입을 다물고 서로 얼굴을 마주본 다음 서서히 상의를 하기 시작하였고, 결국 수중에 있는 돈을 최대한으로 절약할 것, 필경이나 가정교사 자리를 찾기 위해 신문에 求職廣告를 낼 것, 이와 아울러「자유의 벗」의 편집장에게 편지를 내어 딱한 형편을 말하고 다급해서 그러니 꼭 번역을 채택해 달라고 부탁할 것을 결심하였다.

" 하기로 한 이상 곧 합시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거요!"

나는 곧 책상 앞에 앉았다. 참기름병이나 초접시 등을 치운 자리에 자군이 흐릿한 램프등을 갖다 놓았다. 먼저 광고의 문안 작성, 다음이 번역할 책의 선정이었다. 이사한 후로 한번도 펴본 일이 없었던 탓으로 어느 책에나 먼지가 쌓여 있었다. 끝으로 편지였다.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까. 붓을 멈추고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다가 무심히 그녀 쪽으로 눈길을 돌리니, 그녀 얼굴은 흐릿한 불빛 아래 유난히도 쓸쓸해 보였다. 이 정도의 하찮은 사건이 저렇게 똑똑하고 두려움을 모르는 자군에게 이다지도 심한 변화를 줄 줄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근래에 그녀는 확실히 마음이 약해져 있었다. 물론 오늘밤에 시작된 일은 아니지만, 그 탓으로 내 마음은 더욱 어지러워지고 평화로왔던 생활의 그림자 - 회관의 낡은 오두막의 정적이 갑자기 눈앞을 스쳤다. 그러나 다시 눈길을 모두어 바라보았을 때는 흐릿한 램프불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쓴 편지는 꽤 긴 것이었다. 유달리 심한 피로가 느껴지는 것으로 미루어, 나 자신도 근래에 마음이 약해졌는지도 모른다. 광고 부탁이나 편지 띄우는 것도 내일 실행하기로 결정하고, 우연히도 두 사람은 동시에 허리를 폈고, 말없는 가운데 서로의 굳은 의지를 다짐하였고, 나아가서 새로운 희망의 싹이 두 사람의 가슴 속에서 솟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p242

밖으로부터의 타격은 오히려 우리들에게 새로운 용기를 일깨웠다. 관리 생활이란 새장에 갇힌 새와 같이 하찮은 모이로 연명이나 할 뿐이지 살이 찔 수는 절대로 없었다. 날이 갈수록 깃이 쇠퇴하여 설사 새장에서 나오게 된다 해도 마음껏 날 수 없게 된다. 이제 어떻든 새장에서 나온 이상, 나는 곧바로 새로운 넓은 하늘을 향하여 날아오르지 않으면 안 었다. 내 날개가 날개짓하는 것을 잊어버리기 전에.

구직광고는 물론 즉시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번역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에 읽을 때는 다 아는 것 같았어도 막상 번역을 하려 하니 의문이 속출하여 그야말로 지지부진이었다. 그러나 나는 필사적으로 일을 계속하여 그다지 낡지 않은 사전이 보름도 채 되지 않아서 가장자리에 새까만 손때가 묻을 정도로 열심이었다.「자유의 벗」의 편집장은 자기 잡지에서는 좋은 원고를 안 싣는 일은 절대 없노라고 전에 말했었다.

유감스럽게도 나에게는 조용한 방이 없었다. 자군에게도 전과 같은 정숙함과 자상한 마음씀이 없어져 있었다. 방에는 늘상 그릇 같은 것이 흩어져 있었고, 밥짓는 연기가 스며들어 안정하고 일할 수가 없었다. 글러나 이는, 서재 하나 갖지 못한 나 자신의 무능력을 탓하는 도리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그 위에 阿隨가 있었고, 또 닭들이 있었다. 닭은 커졌으므로 더욱더 주인집과의 말다툼의 씨앗이 되기 쉬웠다.

게다가 매일매일의 강물처럼 쉬임없는 식사였다. 자군의 목표는 전부 식사에 집중되어 있는 듯하였다. 먹고 나면 돈을 변통하고, 돈을 변통해서는 먹고, 게다가 아수한테도 먹이고, 닭들한테도 먹였다. 그녀는 전에 알고 있던 것들은 다 잊어버린 듯, 나의 구상이 식사를 재촉하는 바람에 중단된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식탁에서 불쾌한 표정을 보여도 알아차려서 고칠 생각은 않고 태평으로 먹기에 바빴다.

내 일이 시간 맞추어 하는 식사 때문에 구속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하는 데 5주일이나 걸렸다. 알고 보면 재미없었을 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일은 그 뒤에 과연 순조롭게 진척되고 마침내 5만 자 정도의 번역이 완성되었다. 이제 손질만 하면, 전에 써 둔 두 편의 소품과 같이「자유의 벗」사에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식사만은 여전히 고통이었다. 요리가 식는 것 정도는 그렇다치고라도 양도 적고 밥까지도 부족할 때가 있었다. 종일 집안에서 머리를 쓰는 일을 하는 탓으로 먹는 것이 전보다 많이 줄었는데도 그러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먹을 밥을 미리 아수한테 주어버리는 때문이었고, 때로는 자신도 요즈음 거의 입에 대지 못한 염소고기까지 주는 것이었다. 아수가 말라서 불쌍하다. 주인집 마누라까지 우리를 업신여긴다. 이런 모욕은 암을 수 없다는 것이 그녀의 변명이었다.

그래서 내가 먹고 남은 밥은 닭이 먹게 되었다. 이 사실을, 나는 오랜 시간을 보낸 뒤에야 알게 되었다. 드리고 헉슬리가 우주에 있어서의 인류의 위치를 확정한 바와 같이 이곳에 있어서의 나의 위치는 개와 닭의 중간에 불과함을 자각하였다. p243

그 뒤 여러 번 언쟁도 하고 채근도 한 끝에 겨우 닭 한 마리가 또 식탁에 오르게 되어, 우리 식구와 아수는 10여 일 동안 감식을 하였다. 그러나 닭은 꽤 오래 전부터 매일의 모이가 아주 소량의 강냉이였던 탓으로 완전히 말라 있었다. 그런 뒤로는 상당히 조용해졌다. 다만 자군은 원기가 없어지고 언제나 고적한 듯 심심한 듯하였고 별로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사람이란 얼마나 변하기 쉬운 것인가 하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러는 동안에 아수도 처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리들은 이제 어디에서도 편지가 올 만한 곳이 없었고, 자군에게도 개에게 먹이 훈련을 시키거나, 앞발 들어올리기 훈련 등을 시킬 만한 음식은 이미 없었다. 겨울이 바로 코앞에 다가왔으므로 난로 준비가 큰 문제였다. 개에게 밥을 먹일 겨를이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공양드리는 날에 팔면 약간의 돈은 되겠지만, 그 짓은 할 수 없었고, 하기도 싫었다. 결국 책보를 머리에 씌우고 내가 서쪽 교외로 가지고 가서 버렸다. 개가 뒤를 따라왔으므로 그다지 깊지 않은 구덩이에 떨어뜨렸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집안은 더욱 조용해져 있었다. 다만 자군의 표정을 보고서는 깜짝 놀랐다. 그녀의 지쳐 쓰러질 듯한 얼굴은 한 번도 본 일이 없었다. 물론 원인은 아수에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너무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구덩이에 떨어뜨렸다는 이야기는 아직 하지 않았던 것이다.

밤이 되자 지쳐쓰러질 듯한 그녀의 표정에 다시 얼음 같은 차가움이 더했다.

"이상한데, 여보, 왜 그러는 거요. 오늘은?" 참을 수 없어 나는 그렇게 말하였다.

"뭐가요?" 내 쪽을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당신 얼굴 빛 말이오...... ."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니라니까요." p244

아무래도 나를 매정한 사람이라고 원망하고 있는 눈치였다. 그러나 나는 나 혼자 같으면 충분히 해 나갈 수 있었다. 본시 기개가 높아서 친척들과 접촉도 하지 않았고, 이사를 온 이후로는 줄곧 친지들과도 완전히 소원해지기는 했지만, 여기서 뛰쳐나기만 하면 생명의 길은 아직도 광대하였다. 지금의 괴로운 생활을 참고 있는 것도 실은 태반이 그녀 때문이며 개를 버린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런데 자군은 그것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둔감해진 모양이었다.

기회를 보아 넌지시 타이르니 납득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 뒤의 태도로 봐서는 아무래도 이해한 것 같지 않았으며 오히려 전혀 신용하지도 않은 듯하였다.

날씨도 차가운데다 그녀 표정까지 차가운 바람에 쫓기는 심시가 되어 나는 입안에 안착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갈 데가 어디 있단 말인가? 길거리나 공원에는 차가운 표정이야 없지만 살갗을 찌르는 찬바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공립도서관에서 나의 천국을 발견하였다.

그곳은 입장료가 없었고 열람실에는 난로가 두 개나 있었다. 석탄이 몽개몽개 타고 있을 정도였으나, 그나마 라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고 기분만이라도 따뜻하였다. 물론 볼 만한 책은 없었다. 고서는 진부하였고 신서는 거의 없었다.

다행히 나는 책 때문에 다니는 건 아니었다. 대개는 나 말고도 몇 명 많을 때는 십여 명, 모두가 나처럼 엷은 옷차림으로 책을 읽는 체하면서 실은 불을 쬐고 있는 것이었다. 나로서는 안성맞춤의 장소였다. 길거리에서는 친지를 딱 만나 경멸의 눈길을 받을 우려가 있었지만 여기서는 절대 그런 걱정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언제나 다른 난로를 대하거나 자기 집 난로를 쬐고 있었으므로.

여기에는 내가 읽을 만한 책은 없었으나 나에게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편안함을 주었다. 혼자 골똘히 앉아 생각해 보았을 때, 나 자신은 지난 반여 년을 오로지 사랑 - 맹목적인 사랑 - 때문에 인생의 근본적 의의를 일체 소홀히 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엇보다도 먼저 사는 일이었다. 사람은 살아 있음으로써 사랑도 거기에 따라 생겨나는 것이었다. 이 세상에 분투노력하는 자에게 활로가 열리지 않을 까닭이 없고, 나는 아직도 날개짓하는 법을 잊지 않고 있었다. 전에 비하면 상당히 쇠퇴하기는 하였지만...... . p245

열람실도 열람하는 사람들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어느새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사나운 파도 속의 어부, 참호 속의 병사, 자동차를 탄 고관, 국제도시의 중개인, 심산밀립의 호걸, 강단 위의 교수, 저녁녘의 운동가, 밤중의 도적 ...... 등이었고 그리고 자군은......거기에 없었다. 아수 때문에 울고, 밥 짓는 데 열중하게 되어 그녀는 완전히 용기를 잃었다. 그런데도 야위지도 않는 것이 이상스러웠으나...... .

차가와졌다. 몽개몽개 타고 있던 난로의 석탄이 마침내 다 타버린 것이었다. 문 닫을 시각이었다. 다시 吉北胡同으로 돌아가서 얼음같이 차거운 얼굴을 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요즈음은 이따금 따듯한 표정에 부딪쳐도 오히려 고통만 더할 뿐이었다. 어느 날 밤, 희귀하게도 자군의 눈에서 때 묻지 않은 빛이 반짝이며, 자진하여 회관에 있을 때의 이야기를 꺼낸 일일 있었지만, 그때에도 공포의 그림자가 끊임없이 스쳤었다. 나 자신이 요즈음 그녀 이상으로 무뚝뚝해졌고, 그 때문에 그녀가 의혹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로서는 애써 그녀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며 다소라도 상대방을 위로해 주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얼굴에 웃음을 띠고 말을 입 밖에 내는 순간, 그것은 경각에 공허로 변하였고, 그 공허는 참을 수 없는 악의에 찬 조소가 되어 당장 나 자신에게로 되돌아왔다.

자군도 눈치를 챈 듯, 그 뒤부터는 무감각하게도 보이는 그때까지의 冷靜함을 잃고,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의혹의 빛을 자주 얼굴에 나타났다. 물론 나에 대한 태도는 훨씬 부드러워졌다.

나는 그녀에게 다 털어놓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었다. 막상 말하려고 결심을 했다가도 티 없는 그녀의 시선에 부딪치면, 그 순간 억지웃음으로 변해버렸다. 그 억지웃음이 곧바로 나에 대한 조소가 되어 되돌아 왔고, 나한테서 무뚝뚝한 침착성을 빼앗아버리는 것이었다.

이제부터 그녀는 다시 전에 하던 복습과 새로운 시험을 시작하였다. 할 수 없이 나는 위로하기 위한 허위의 답안을 많이 만들어 그녀에게 보이고 그 허위의 답안을 내 마음속에 기입해 두었다. 이런 답안이 내 가슴을 채워갔기 때문에 나는 늘상 호흡 곤란을 느꼈다. 괴로움 가운데서 나는 늘 생각하였다. 진실을 말하기에는 물론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용기가 없이 허위 위에 영위되는 거짓의 삶을 사는 인간에게는 새로운 생명의 길은 개척할 수 없다. 아니 개척은 고사하고 인간존재, 그 자체가 無이다. p246

자군이 원망하는 표정을 보였다. 어느 날 아침 추위가 유달리 심한 날이었는데, 이제까지 내비친 일이 없는 표정이었다. 이는 내 눈에만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보고 나는 차갑게 화를 냈고 속으로 웃었다. 단련된 사상도, 자유를 위해서는 두려움을 모르던 언사도 결국은 공허 외의 아무것도 아니었고, 더구나 그 공허를 그녀는 조금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진작부터 책도 읽지 않았고, 생활의 첫째 의의는 사는 것이며, 살기 위해서는 손을 맞잡고 전진하거나 아니면 고군분투하는 길밖에는 없다는 것을 그녀는 잊어버린 것이다. 남의 옷자락에 매달리기만 해서는 싸움하는 戰士에게도 장애만 될 뿐이고, 그리되면 결국은 둘 다 멸망할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나는 그녀에게 말하기 시작하였다. 일부러 과거 이야기를 끄집어냈고, 문예에 관한 이야기며, 외국 문학가나 문학 작품, '노라'나 '바다의 여인'을 들먹였고, 노라의 결단을 찬양하였고...... 모두가 작년에 회관의 낡은 오두막에서 하던 이야기였으나, 이제는 그것들이 공허로 변하여 내 입에서 내 귀로 전해질 때 마치 모습을 감추었던 개구쟁이가 짓궂게 내 말을 흉내 내고 있는 것으로 밖에는 여겨지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그렇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는 말하였다.

"하지만...... 生 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재건을.

그리고 내친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p247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나는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옛날 친구들을 다시 방문해 보았으나 한 번인가 두 번으로 그만둬 버렸다. 그들의 집은 물론 따뜻했으나 나는 뼈에 스미는 추위를 느꼈다. 밤에는 얼음장보다 차가운 방에 웅크리고 갔다.

얼음 같은 바늘 끝이 내 영혼을 찔렀고 넋을 잃을 정도의 통증으로 늘 나를 괴롭혔다. 살 길은 아직도 있었고, 나의 날개짓은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문득 그녀의 죽음이 머리에 떠오르자 곧 후퇴하며 자신을 책망하였다.

공립도서관에 있으면, 자주 눈앞에 밝은 빛이 환히 비치며 새로운 생명의 길이 보였다. 용감하게도 그녀는 눈을 뜨고, 단호하게 이 얼음 같은 집에서 나갔다. 더구나...... 원망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하늘에 떠도는 구름처럼 몸이 가벼워졌다. 머리에는 푸른 하늘이 있었고, 발 아래에는 심산대하가, 고루거각이, 싸움터가, 자동차가, 국제도시가, 公邸가, 휘황한 놀이판이, 어두운 밤이...... 있었다.

더구나 이런 새로운 생활은 바로 내 가까이 와 있다는 예감이 실감으로 느껴졌다. p248

견디기 어려운 겨울을, 이 北京의 겨울을 우리는 그럭저럭 넘길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잠자리가 개구쟁이한테 붙잡혀 실에 묶여 마음껏 놀림감이 되고 학대받고 하면서 간신히 목숨만 이어가는 것과 같은 것이었고, 조만간에, 언젠가는 죽어서 땅바닥에 버려질 것이 뻔한 그런 생활이었다.

「자유의 벗」편집장에게는 벌써 세 번이나 편지를 하였다. 겨우 도착한 회답 속에는 圖書購入券이 두 장, 20 전 권과 30 전 권뿐이었다. 재촉하는 우표 값으로 9전 들었고, 게다가 하루치 끼니를 거른 결과가 이 지경이었으니, 소득 없는 공허감 속에 다시금 빠져드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올 것이 마침내 오고 말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서히 겨울에서 봄으로 옮아갈 무렵, 바람도 이제 그다지 차갑지 않았고, 그만큼 바깥으로 어정거리는 시간이 길어져서 대개 해가 진 뒤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 어느 저녁 어스름에 여느 때처럼 초라한 몰골로 돌아와 집이 눈에 들어왔을 때 나의 사기는 더욱 위축되었고 자연히 발걸음도 느려졌다. 그러나 어떻든 집안으로 들어갔다. 램프가 켜 있지 않았으므로 손으로 더듬어서 성냥을 찾아 램프에 불을 붙이니 이상스런 적막과 공허!

아연해 서 있노라니 주인집 마무라가 창 너머로 말을 하였다.

"오늘 아주머니 아버지가 나타나서 데리고 갔어요." 그녀는 간단히 보고하였다.

전혀 예기하지 못한 일이었으므로 뒷덜미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말도 못하고 서 있었다.

"그래, 따라갔나요?" 잠시 후에야 겨우 입을 열었다.

"따라갔어요."

"무슨 ...... 말도 없었어요?"

"아니오. 별로. 단지 아저씨가 돌아오시면 갔다고 말하라더군요."

믿을 수가 없었다. 실내는 이상스런 적막과 공허로 꽉 찼다. 어딘가에 자군이 있을 것만 같아 사방을 두리번거렸으나 방안에는 낡은 가구가 몇 가지 어수선하게 흩어져 있을 뿐 도저히 사람 하나, 물건 한 가지 숨을 곳이 없음은 일목요연하였다. 생각을 고쳐먹고 하다 못해 편지나 쪽지 같은 것이라도 없을까 하고 살펴보았으나 그런 것도 없었다. 단지 소금과 고추와 밀가루와 배추 반 포기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그 옆에 동전 수십 개가 있었다. 이것이 우리들의 생활의 전 재산이었다. p249

얼마 동안이라도 먹고 지낼 수 있도록 하려는 무언의 배려에서 그녀가 마음먹고 그것을 나한테 남겨둔 것이었다.

사방으로부터 쫓김을 받은 사람처럼 나는 가운데 뜰로 뛰쳐나갔다. 사방은 캄캄하였고 본채의 종이 창에서는 밝은 빛이 새어나오는 것으로 보아 아이라도 달래고 있는 눈치였다. 마음이 가라앉음에 따라 무거운 압박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길이 흐릿하게 보였다 - 심산대해, 국제도시, 전등불이 휘황한 연회장, 참호, 칠흑 같은 어둔 밤, 얼음 같은 칼날의 일격, 소리 없이 다가오는 발자욱...... .

얼마간 마음이 가벼워지고 느긋해졌다. 여비 문제를 생각하며 한숨지었다.

드러누워 눈을 감으니 예상되는 앞길이 환영처럼 떠올랐으나, 그것도 한밤중이 되기 전에 다하였다. 어둠 속에 갑자기 음식 더미가 보였는가 하자. 이어서 자군의 흙빛으로 변한 얼굴이 떠오르고 티 없는 눈길이 애원하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퍼뜩 정신을 차리니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나는 다시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째서 며칠만 더 참지를 못하고 그렇게 성급하게 진실을 말해버렸단 말인가. 이제 그녀는, 자기에게 남겨진 것이란, 아버지 - 자녀의 채권자 - 의 열화 같은 성화와 얼음보다 더 차가운 세인의 눈길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나머지는 공허뿐이다. 공허의 무거운 짐을 지고 엄한 성화와 차가운 눈길 속을, 이른바 인생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더구나 이 길이 다하는 곳에는 고작해야 - 묘비도 없는 무덤뿐인 것이다.

자군한테 진실을 말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이다. 만일 진실이 소중한 것이라면, 그것은 자군에게 무거운 공허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거짓 또한 공허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적어도 이렇게까지 괴롭히지 않을 터였다.

자군에게 진실을 말하면, 그녀는 주저 없이 동거생활을 결심했던 경우와 마찬가지로 단호하게 전진하리라고 나는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잘못이었던 것 같다. 그때에 그녀가 용감하게도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사랑이 뒷받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허위의 무거운 짐을 질 용기가 나에게는 없었기 때문에 나는 진실의 무거운 짐을 그녀 어깨에 떠맡겨 버린 것이다. 나를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엄한 성화와 차가운 눈길 속을, 이른 바 인생의 길을 내딛게 된 것이다.

그녀의 죽음을 머리에 떠올린 나는...... 이러한 나는 일개의 비겁자라고 생각하였다. 진실의 인간이든, 허위의 인간이든 강한 인간으로부터 박해를 받을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금이라도 내가 더 오래 살기를 바란 나머지...... . p250

나는 길조호동을 떠나고 싶었다. 이곳에는 야릇한 공허와 적막이 있었다. 이곳을 떠나기만 하면 자군은 내 곁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적어도 그녀가 만약 시내에 아직 있다면 언젠가는 회관에 있을 때처럼 갑자기 나를 찾아올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보낸 인편에도 편지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오랫동안 찾은 일이 없는 인척집을 방문하였다. 그는 나의 백부의 유년기의 동창으로 강직한 성품으로 유명한 拔責이며 北京생활이 오래되어서 교제도 넓었다.

내 차림이 초라한 탓이었으리라, 문을 두드리자 문지기가 나를 찬찬이 살폈다. 그럭저럭 면회가 허용되었고, 내 얼굴도 기억하고 있기는 하였으나 접대하는 태도는 차가왔다. 그는 우리들의 일을 모두 알고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못 있겠지...... ." 다른 고장에 일자리를 구하고 싶다는 나의 부탁을 듣더니, 그는 차갑게 말하였다. "허나 어디로 간단 말이야. 어려워...... 참 자네의 거, 뭐냐, 친구인가 그 자군 말이야, 알고 있나? 죽었네."

놀란 나머지 나는 입도 벌어지지 않았다.

"정말입니까?" 간신히 그렇게만 말하였다.

"허허, 정말이지 그럼. 우리집 王升이 그애와 같은 고향이어서 말이지."

"그런데 왜 죽었는지...... ."

"모르지. 어떻든 죽었어."

어떻게 작별인사를 하고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지 아무것도 기억에 없다. 그가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님은 알고 있었다. 이제 자군은 다시는, 지난해처럼 나를 찾아올 수 없게 되었다. 엄한 성화와 차가운 눈길 속을 공허의 무거운 짐을 지고 이른바 인생길을 걸어가려 해도 그녀로서는 이제 그것도 불가능하였다. 그녀는 내가 부여한 진실 - 사랑 없는 사람들에 에워싸여 죽을 운명이 점지되어 있었던 것이다. p251

물론 나는 여기에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어디로 갈 것인가?"

주위는 광대한 공허와 죽음의 정적이었다. 사랑 없이 죽는 자의 눈앞에 펼쳐진 암흑이 나에게는 뚜렷이 보이는 듯하였다. 고민과 절망의 신음소리가 뚜렷이 들리는 듯하였다.

나는 다시 또 새로운 것이 찾아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뭐라 이름붙일 수 없는, 예측할 수도 없는 새로운 것이 찾아오기를, 다만 내일도 내일도 죽음의 정적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전같이 외출도 별로 하지 않고, 애오라지 광대한 공허 속에 몸을 내맡긴 채 죽음의 정적이 내 영혼을 갉아먹도록 버려두고 있었다. 죽음의 정적은 이따금 저절로 진동하며 저절로 물러갈 때도 있었고, 그럴 때는 그 斷續의 틈새에서 뭐라 이름 할 수 없는, 예기치 않은 새로운 기대가 번득이기도 하였다.

어느 흐릿하게 구름 낀 날 오후, 태양은 아직 구름 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공기조차 지쳐 있었다. 가녀린 발소리와 식식거리는 숨소리에 나는 눈을 떴다. 휙 둘러보았으나 방안은 공허 그대로였다. 무심히 땅바닥을 바라보니 작은 생명체가 꾸물거리고 있었다. 극도로 야위고 빈사 상태에 있었으며 전신에 진흙투성이.

자세히 바라보고 나는 한순간 심장이 멎었다가 이어서 크게 물결쳤다.

아수였다. 돌아왔던 것이다.

내가 길조호동을 떠난 것은 집주인 식구들과 그 하녀의 차가운 눈초리 탓만이 아니라 태반은 이 아수 탓이었다. 그러나 "어디로 갈 것인가?" 물론 새로운 생명의 길이 아직도 있다는 것을 나는 모르지는 않았다. 그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고, 손을 뻗치면 닿을 듯한 때도 있기는 있었으나, 다만 첫걸음을 어디서 내딛어야 할지를 나는 알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았으나, 결국 머물 곳은 회관밖에는 없었다. 낡은 오두막과 나무 침대와 시들기 시작하는 느릅나무나 등나무는 예전대로였으나, 그 무렵에 나에게 희망과 기쁨과 사랑과 생활을 주었던 것들은 모두 떠나버렸고 있는 것은 공허뿐, 내가 진실과 맞바꾼 공허뿐이었다. p252

새로운 생명의 길은 아직도 있고, 나는 그곳으로 내딛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살아있으므로. 그러나 그 첫걸음을 어디서부터 내딛어야 할지를 나는 알 수 없는 것이다. 때로는 생명의 길이 회색의 큰 구렁이처럼 서리서리 이쪽을 향하여 기어오는 모양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여 가만히 기다려 보지만, 기다리고 기다려 이제 당도하는 구나 생각하자마자 갑자기 어둠 속에 모습을 감추어버린다.

이른 봄 밤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깊었다. 그 긴 밤을 혼자 말똥말똥하고 있노라니 오늘 오전에 길거리에서 보았던 장례의 광경이 떠오른다. 행렬의 선두에는 종이로 만든 인형과 종이로 만든 말, 뒤에는 노래하듯이 하는 곡소리가 따랐다. 그들의 슬기로움을 이제야 알겠다. 실로 단순 명쾌하다.

이어서 자군의 장례식이 환영으로 떠오른다. 혼자서 공허의 무거운 짐을 지고 회색의 먼 길을 가고 있는데 경각에 주위의 엄한 성화와 싸늘한 눈길들이 그것을 삼켜버린다.

정말로 영혼이나 지옥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지옥의 바람이 아무리 사나울지라도 기어코 자군을 찾아내어 내 회한과 비애를 고백하고 용서를 빌 것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지옥의 불길이 나를 에워싸고 내 회한과 비애를 단숨에 불태워 버릴 것이었다.

그 바람과 불꽃 속에서 자군을 끌어안고 용서를 빈다면, 다소간이라도 마음에 위로가 되지는 않을는지...... .

그러나 이는 새로운 생명의 길보다도 더욱 공허한 것이다. 지금 있는 것은 이른 봄의 밤뿐, 여느 때와 다름없는 긴 밤뿐이었다. 살아 있는 이상, 어디까지나 새로운 생명의 길로 발을 내딛지 않으면 안 되지만 그 첫걸음을 - 차라리 그 회한과 비애를 글로 적는 것이다. 자군을 위해서,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

나 역시도 노래하듯이 곡을 하며 자군을 장사지낼 밖에는 없다. 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 자신을 위해서는 망각으로써 자군을 장사지낸 일조차도 두 번 자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생명의 길로 첫발을 내딛지 않으면 안 된다. 진실을 마음의 상처 속에 깊이 간직하고 묵묵히 전진하리라. 망각과 거짓을 내 길잡이로 삼아서......

                                                                                                                             1925년 10월 21일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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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0.22 03:50:41 *.197.63.185
20101022(금), 052.

쉰둘! 오늘은 필사를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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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
2010.10.22 23:49:24 *.219.168.89
타자만 치고 노트 필사는 하지 못했다. 루쉰 소설집 서울대출판사만 읽다가 절판된 일월서각 것을 구해 읽으니 번역 차이 임에도 내용이 확 바뀌는 느낌이 들 정도로 크게 다르다. 그러므로 번역 아무 출판사 아무 역자거나 읽으면 안 되겠다.

2010.10.22 06:22:06 (*.160.33.180)
230


   나의 가슴이 어떤 일로 흥분하여 쿵덕거린 지가 얼마나 되었는가 ? 누구나 열정을 원한다. 그러나 열정은 쉽게 우리를 찾아오지 않는다. 우리를 태우는 일은 물먹은 나무를 태우는 것처럼 연기로 가득하다. 잘하면 타오를 것 같던 우리는 불쏘시게가 다 타버리면 다시 그을리다 만 나무가 되어버린다. 미친 듯 빠져들기를 원하나 한 번도 미친 듯 살아 보지 못한 자신 때문에 미칠 것 같은 것이 대부분의 직장인이 겪고 있는 미진함일 것이다.

예쁜 연아는 어떻게 이만 번의 엉덩방아로 상징되는 혹독한 훈련을 견디고 피겨퀸이 되었을까 ? 어떤 내적 즐거움이 그 훈련을 그렇게 오랫동안 견디게 했을 것이다. 훌륭한 성과를 낸 사람들은 모두 '침묵의 10년'을 견디고 자신의 길로 들어서 영광을 얻고, 그 일로 명예롭게 되었다. 문제는 우리도 그 침묵의 10년을 잘 좀 견뎌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전문가가 되어 그 일로 죽을 때 까지 밥 먹고 잘 살고 싶은 것이다. 무조건 의지력만으로 그 긴 세월을 견딜 수는 없다. 마음 속에서 열정이 사라지려할 때마다, 지금 하고 있는 이 훈련을 그만 하고 싶을 때 마다, 우리를 다시 타오르게 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 말하자면 끊임없이 우리를 동기부여하여 열정이 유지되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자는 것이다.

스스로를 동기부여시키는 방법에 대한 묘책은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다. 가장 근본적인 발견은 모든 성취자들은 그 일을 해 내면 얻게되는 이익(외면적 동기)보다는 그 일을 해 냈을 때의 심리적 만족감이라는 내면적 동기에 스스로 자극된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경영자들은 언제나 열심히 일한다. 평생 먹고 살 것을 다 가지고 있고 명예도 얻었건만 그들은 그저 놀고먹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 것을 보면 열정을 오래 유지하게하고 기쁜 마음으로 그 일에 빠져들게 하는 것은 내면적 동기임이 분명하다. 그러니 그저 이 일을 해내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승진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는 외부적 유인책만으로는 동기 부여가 제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월급이 오르는 날을 기뻐하고 승진한 날 기분이 좋지만 그 약발은 오래 가지 않는다. 더 많은 책임감과 더 많은 기대 속에 소진되어 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 일 자체에 빠져드는 순수한 열정이 지속될 때, 그 일은 더 높은 차원의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우리를 열광하게 하고, 힘들고 고되지만 그 일에 빠져들어 평생 그 일을 하게 만든다.

나는 두 가지 요소가 동기부여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누구도 외면적 동기만으로는 열정을 오래 유지 할 수 없기 때문에 외면적 동기를 얼른 내면화 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 때부터 오랫동안 피아노를 쳐오고 결국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된 사람들에게 '어려서 피아노 치는 연습이 하기 싫을 때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그 때를 잘 넘기게 되었는지'를 질문하면 그들의 거의 같은 유형의 답을 하게 된다. 그들의 부모나 선생이 외부적 보상을 제시한 적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예를들면 '오늘 피아노 연습을 빼먹지 않으면 저녁에 네가 원하는 피자를 사주마'라는 유인책을 던진 적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오히려 '너 피아노 연습을 하지 않으면 피아노를 팔아 버릴테다' 라는 강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연습과 훈련이 거래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대신 그들은 아이들이 그동안 연습한 실력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칭찬받게 하고 실력을 인정받게 하는 프로세스 속에 던져 준다. 그 아이들이 자신의 땀의 결과를 즐기고 그 성과가 또 다른 땀으로 이어지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이것을 외면적 동기의 내면화라고 부른다. 칭찬, 환호, 인정, 금메달등은 모두 외면적인 동기부여지만 이를 통해 수상자는 매우 긍정적이 효과를 자신의 마음 속에 심어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을 승수효과라고 부른다. 승리를 열정의 불소시게로 삼으라는 것이다. 승리가 더 큰 승리로 이어지고, 결국 그 분야의 최고가 될 때 까지 성장을 계속 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바비 존스는 골프의 마스터 중의 하나다. 그는 다섯 살에 골프를 시작했고, 12 살에 지방 골프 토너멘트에서 우승자가 되었다. 어려서 시작했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승리를 얻어내었다. 그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자신이 골프에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믿게 되었다. 작은 승리가 더 큰 승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만일 그가 너무 큰 도시에서 재능이 뛰어 난 아이들과 함께 연습했다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그렇게 빨리 획득하게 되었을 지는 의문이다. '몰입'의 저자로 유명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황홀을 동반한 열정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문제해결 능력보다 약간 난이도가 어려운 도전이 주어졌을 때 가장 잘 발휘된다고 주장한다. 해결능력보다 훨씬 어려운 과제가 주어지면 절망하고, 그 반대이면 지루해 지기 때문에 열정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현재 수준보다 조금 높은 도전이 주어질 수 있도록 훈련 계획을 짤 때 단계적 성장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작은 승리가 아래 계단이 되어 더 큰 승리로 오르는 계단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을 승수효과라고 한다.

외면적 동기를 내면화 하여 만족감을 느끼고, 작은 승리를 성장의 교두보로 삼는 승수효과를 활용하여 열정이 사라지지 않게 하는 간단한 방법을 나는 늘 생활 속에서 활용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나의 수익 모델중의 하나가 매년 책을 내는 것이다. 인세가 나오니 중요한 수입원의 하나다. 그러니 나는 매일 책을 쓴다. 책을 쓰다보면 이 일이 내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일보다 재미있다. 나는 몰입한다. 그러면 일 년에 한 권의 책이 세상에 출간된다. 나에게는 이 책이 내 자식과 같다. 작은 승리 하나가 만들어 진 것이다. 이 책이 잘 팔릴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잘 팔릴 때는 의기양양해지고, 그렇지 않을 때는 의기소침해진다. 나는 이 감정을 즐기지만 통제한다. 자만심에 빠질 때는 겸손을 기억하고, 실망하여 응원이 필요할 때는 태연히 다음 책을 준비한다. 책 쓰는 과정을 즐기고 책이 나오는 것 자체를 긍정적인 성과로 만족한다. 정작 그 책이 얼마나 많이 팔리는 지는 대체로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작가는 책을 쓰는 사람이지 책을 파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 책이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하여 책 쓰기를 그만 두지는 않는다. 책을 쓰는 행위 자체가 이미 내 내면화된 동기이기 때문에 외부적 요인(예를들어 책의 판매량)이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그것 때문에 책쓰기를 포기하거나 그 기쁨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관심을 둔 일이 무엇이든 그 일에 대한 열정을 오래 유지하려면 이 두 가지 요소를 장악해야한다. 일을 시작할 때는 작은 목표를 세워두자. 그러나 일을 할 때는 그 목표를 이루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과정에 몰입하고 그 자체를 즐기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작은 승리가 만들어 진다. 작은 승리에 대한 승수효과를 만들어 더 큰 승리로 나아가자. 이때 이미 이룬 작은 승리와 이루려는 더 큰 승리 사이의 갭이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조정하여 적절한 난이도를 갖게 하자. 그러면 몰입할 수 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우리는 어느 새 위대한 승리를 목전에 둔 훈련된 프로에 접근해 갈 수 있다.

혁신경영, 2010년 10월 19일


부지깽이
2010.10.22 05:55:23 (*.160.33.180)
595

  
    바빌론에는 의사가 없다. 그래서 환자를 집에 두지 않는다. 데리고 광장으로 나간다. 그러면 지나가는 사람 중에서 그 사람과 같은 병을 앓은 적이 있거나 또 다른 사람이 그렇게 아픈 것을 본 일이 있다면 환자에게 가서 병에 대한 지혜를 가르쳐 준다. 자기도 그와 같은 병을 앓았을 때 시도해서 효과를 보았던 요법, 또는 자기가 아는 다른 회복자가 시도했던 요법을 환자에게 가르쳐 주고 시도해 볼 것을 권고한다. 그리고 누구나 환자에게 무슨 병이냐고 묻지 않고 모른 체 하고 지나가서는 안 되도록 되어 있다.

이 이야기는 헤로도투스의 '역사' 속에 나오는 기록입니다. 의사가 없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병에 접근해 갔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속담에도 '병은 자랑해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알면 그 중에 좋은 해법도 있다는 뜻입니다. 경험이 유효한 시대의 문제해결 과정입니다.

자기경영은 쓸만한 조언과 그렇지 않은 조언을 가려 쓰는 지혜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럴듯한 대안들에 대한 임상 실험을 하여 이미 그 결과를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대안은 유효하고 어떤 대안은 엉터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그때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마땅한 전문가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광장에 나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판단해야 합니다.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떠도는 많은 이야기들이 바로 오늘날 광장의 목소리들입니다. 어떤 이야기는 귀를 기우릴만 하고 어떤 이야기는 절대로 믿으면 안되는 것들이지요. 그것을 어떻게 판단할까 ? 황당한 이야기는 채로 먼저 걸러내고, 그렇게 해서 남은 그럴 듯한 이야기는 자세히 들려다 보는 것이지요. 이리저리 검증해 보다보면 대체로 조언의 가치와 진위를 알게 됩니다.

그리했으나 상황도 조금 다르고, 조건도 상이하여 딱 떨어지게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요 ? 할 수 없지요. 그건 살아봐야지요. 그래서 삶이 짜릿한 것이지요.  그것은 정해진 궤도를 달리지 않으니 공포와 흥분 모두 진짜입니다. 진짜인 것, 그게 바로 삶입니다.  내가 나를 실험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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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0.23 04:57:04 *.219.168.89
20101023(토), 053.

끙~ 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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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0.24 11:12:23 *.197.63.13
20101024(일), 054.

새벽에 빨딱 일어나지 않고 5분... 하고 도로 누웠더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요즘 자꾸 게을러진다. 일어나기 싫고 게을러지기에 좋은 계절이다. 일찍 자는 습관을 들여 피로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그 습관을 들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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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0.25 03:40:04 *.197.63.13
20101025(월), 055.

염색 후 머리밑이 헐어 종일 안절부절하며 지냈다. 사전에 주사와 약을 먼저 먹고 하던 것을 준비가 덜 되어 괜찮겠지 하고는 약국에서 주는 약만을 먹고 임하였는데, 도통 듣지를 않는 것이다. 토요일 저녁에 미장원에 들러 염색을 하고는 일요일이고 해서 병원에도 못 가고 겨우 문 열어놓은 약국 한 곳에서 주는 알약을 챙겨 먹었음에도 아무 소용이 없어 미칠 지경이었다. 날이 밝는 대로 후다닥 병원으로 달려가 주사 맞고 약을 먹어야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 같다. 으앙~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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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
2010.10.25 21:59:31 *.197.63.13

꽂히는 구절 암송하기 위해 쓰면서 암송해 보기

- 나이들어 하는 공부에 재미와 더불어 비애와 회한이 서린다... ㅎㅎ ㅠㅠ ㅋㅋ


1.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2.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3.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4.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5.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6.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7.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8.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9.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10.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11.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12.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1.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2.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3.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4.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5.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6.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7.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같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8.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9.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10.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샀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11.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12.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1. "그렇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는 말하였다.

"하지만...... 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 할 수 있으니...... ."

2. "그렇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는 말하였다.

"하지만...... 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오.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3. "그렇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가 말하였다.

"하지만...... 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4. "그렇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가 말하였다.

"하지만...... 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5. "그렇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는 하였다.

"하지만...... 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6. "그렇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는 말하였다.

"하지만...... 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7. "그렇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는 말하였다.

"하지만...... 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소.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8. "그렇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는 말하였다.

"하지만...... 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히 말하겠소,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9. "그렇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는 말하였다.

"하지만...... 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10. "그렇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는 말하였다.

"하지만......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11. “그렇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는 말하였다.

“하지만......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12. “그렇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는 말하였다.

"하지만......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나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 할 수 있으니...... .”


1.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2.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3.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4.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소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5.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6.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7.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기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8.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9.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10.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11.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12.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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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0.26 03:47:11 *.36.210.98
20101026(화), 056.

오늘 체감 기온이 현저히 낮다나? 추운 건 싫은데... 감기 조심!


꽂히는 구절 암송하며 내용 음미해 보기

1.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그랬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는 말하였다.

“하지만......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같이 멸망하지 않는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2.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그랬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가 말하였다.

“하지만......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 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요.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추위를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품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3. 남은 희망은 버리는 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녀는 깨끗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갑자기 그녀의 죽음을 생각하고는 곧 후퇴하면서 나 자신을 꾸짖었다. 다행이 아침이어서 시간은 충분하였으므로 지금이야말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에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 연생의 이러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들이대는 잣대로나 자군 자신이 평가되는 것에서 상대적 박탈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 자군이 여성으로서 품는 유일함에 대한 생각과 연생의 일반적이고 원칙론적인 생각에서 뿜어져 나오는 잣대가 대치성을 이루며 극명한 대립각과 갭을 형성하였다고 본다. 완전하고 독점적인 사랑을 꿈꾸는 여자인 자군의 성향에 전통적 교육과 사고방식에 의해 사회로부터 자연적으로 체득되고 적응되어져 온 기존의 관념, 자군의 성향적 사랑에 대한 개념이 보태지면서 자군이 지향하는 사랑에 대한 분명한 태도, 어쩌면 맹목적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지고지순함이 내재한 열렬한 사랑과 모든 것을 버리고 선택한 올인의 헌신과 희생 등에 연생의 태도는 이율배반과 분노와 좌절을 느끼게 했고, 그로인해 헤어날 수 없는 고통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되지 않았을까 추측됨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의 계기). 연생이 자기의 주장을 쇠뇌를 시키려 드는 듯한 태도에 대하여도 억울함과 부당함을 느꼈을 것으로 보임.

...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입을 다물었다. 나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갔으나 그 여운조차도 허공에 사라져 버렸다.

“그랬군요.”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는 말하였다.

“하지만......당신, 요즈음 변했어요. 그렇지 않아요? 여보, -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머리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말하였다-같이 멸망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길의 개척, 새로운 생활의 재건을.

그리고 내친 걸음에 끝으로 덧붙였다.

......더구나 당신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소. 솔직하게 말해 달라 했지요. 그렇소, 거짓은 나쁜 거요. 솔직하게 말하겠오. 나는, 왜냐하면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아내인 자군을 향한 연생의 가차 없는 치명적 발언과 그의 성향을 나타내 주는 부분이기도 함.)

하지만 당신도 그게 낫지 않소? 거리낌 없이 재출발할 수 있으니...... .”

(게다가 마치 상대를 위한 것인 양 위장전술(?)을 펴기도. 그러면 자군이 놀이감인가? 자군과 왜 상생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없는가? 이렇게 되면 당시의 상황으로 볼 때 연생에게는 해가 없지만, 정실도 아닌 자군에게는 상당한 치욕과 모멸감에 빠지며 좌절을 느낄 만함. 지금의 시대라면 자군도 당연 안 죽었을 수 있다고 생각함..)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후에는 침묵뿐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확 변하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 그러나 곧 다시 생기가 되살아나더니 눈이 티 없이 빛났다. 그 눈은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경우와 같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눈을 두려워하여 허공에 멈추었다.

차마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마침 아침이었으므로 나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공립도서관으로 도망쳤다.

(연생 스스로가 도망쳤다고 하는 표현에서 비겁함과 자기기만의 졸렬함이 드러남. 자기 혼자는 잘 살아갈 수 있는데 자군이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한탄 밖에는 아니며, 책임감이라고는 전혀 눈곱만큼도 보이지가 않고 자신의 잇속만 차리려고 들었다는 생각이 듬.)

거기에서「자유의 벗」을 보니 나의 소편 두 편이 다 실려 있었다. 깜짝 놀라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다. 살 길은 아직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자군을 두 번 죽임. 자군의 죽음에 쐐기를 박는 연생의 사상이 나타남. 나약함으로 인해 스스로를 목 졸라 죽듯 질식하여 죽게 만드는 간접 살인의 유도 같은, 그러나 전혀 책임감은 없는 뻔뻔함과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인 것 마냥 당연함마저 묻어난다는 점에서 독자도 분노가 치밈. 그러나 가만히 인간의 사회상을 확장시켜 살펴보면 인간의 삶 자체와 우주의 모든 생태계 역시 바로 그러한 먹이 사슬 관계의 순환구도에 지나지 않는 다는 점과 일맥상통하게 연결 되기도 함. 제 스스로 못나서 짓밟혀 죽거나, 강자에 의해 교묘히 강탈당하다가 쓸모없이 버려져 죽거나, 재치와 운이 좋아 수명대로 살다가거나 하게 되는 제한되고 유한한 삶일 뿐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주장함.)

아수 阿隨 : 자군은 아수를 자신의 분신 혹은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데 반해 연생은 가축일 뿐이라는 점. p240
모든 인간사가 도구나 활용성으로서의 가치 밖에는 아니고 사랑이라는 것이 허무하다는 절망에 자군을 빠뜨린 것일 수도 있음. 그러나 자군 역시 왜 죽음을 선택하는 무능하고 나약함으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는 없는지, 사회나 시대상으로 볼 때, 여성운동가의 한계성과 실제상의 단면을 나타내 주는 면 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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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
2010.10.26 07:51:48 *.197.63.13
운제김달국
2010.10.25 15:44:23 (*.41.121.128)
141

지난 주말에 있었던 꿈벗 가을소풍에서 사부님이 강의 하신 <변화를 위한 7가지 법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하여 올립니다. 모두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여 자신의 꽃을 붉게 피우시기 바랍니다.


1. 준비가 된 사람에게는 우연한 기회가 운명으로 바뀐다.

  성공한 사람들도 성공하기 전까지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을 성공으로 이끌게 한 사건이 우연하게 찾아온다.

간디는 변호사시절에 남아프리카를 여행 중 일등석 객실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데
 차장에 의해 삼등석 객실로 내쫓기고 폭행을 당하는 일을 경험했다.
평범했던 그는 보통사람처럼 참고 넘어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 인종차별을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것에 저항했다.
 그 사건이 간디의 운명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불쾌하지만 그냥 참고 넘어갈 수 있는 작은 사건이지만

 간디와 같이 준비가 된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운명적인 사건이 된다.

변화는 이처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시작되며.

준비가 된 사람에게는 우연한 기회와 사건이 운명으로 바뀐다.


2. 침묵의 10년을 견디어야 한다

 10년은 새로운 일에 <1만 시간의 법칙>처럼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3시간씩 무엇인가 하는 것이고, 하루에 6시간씩 하면 반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 침묵의 시간을 견디지 못하면 새로운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3. 자신의 재능이 감응해야 한다

 자신의 재능이 감응하지 않으면 터닝 포인트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재능과 강점을 알고 그곳에 올인해야 한다.

 

4. 사람을 만나라

  무엇을 이루려면 스승을 만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스승은 준비된 사람에게 나타난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먼저 가서 그 길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스승이다.

스승은 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며, 자신이 그 길에 들어서야 그 분야의 스승이 보인다.

 

5. 매일하라.

매일 하지 않으면 침묵의 10년을 이기지 못한다.

새벽의 2시간은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집중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이 시간은 찬란한 시간이며, 그 자리가 바로 성소(聖所)다.

 

6. 승리의 영광을 해체하고 다시 새로운 길을 찾아라

승리에 오래 기생하면 성장이 멈춘다.

처음처럼 다시 시작하라.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라는 뜻.



7. 자신의 철학을 가져라.

  살아가는데 자신의 철학을 가져라.

자신의 철학이 없으면 자신의 존재가 무너진다.

자신의 철학이 없으면 다수의 삶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

자신의 철학과 자신의 삶이 같은 것이 되게 하라.

자신의 철학과 삶이 달랐던 쇼펜하우어 보다 평생 렌즈를 깎으며 가난하게 살았지만

자신의 철학과 삶이 일치한 스피노자와 같은 삶이 더 위대하다.



추신 :
백오 용규님의 숲 강의도 요약하여 다른 꿈벗들과 공유하고 싶지만
어설픈 요약으로 그때의 감동을 조금이라도 해칠지도 몰라 저의 가슴에만 새겨두겠습니다.
용규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꿈벗들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지혜에 감동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용규님께 감사드리며 생활 속에서 잘 실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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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16:47:40 (*.229.145.41)
함장황성일
옥빛으로 맑은 계곡물가의 매끈하고 넓은 바위에 옹기종기 앉아서, 검붉은 단풍나무 아래서 강의하시는 스승님 말씀을 들었습니다.
'평범에서 비범으로' 의 일곱번째 비범함 '자신의 철학을 가져라' 는 말씀이 무척 맘에 듭니다. 좋은 만남에 행복한 시간이 긴 여운으로 남아, 반년 동안은 약발이 유지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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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18:33:52 (*.197.63.13)
써니
대빵 형아가 정리해 주시는 쌀쌀할 때 먹으면 더욱 맛 좋은 따끈따끈한 진빵 같은 후기 좋아요~  emoticon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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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19:38:39 (*.23.89.168)
운전 정희근
아! 부러버라.
얼매나 좋았을꼬.
그 좋은 곳에서 사부님의 강의와 백오님의 강의....
그곳에 함께 하지 못함이 너무 안타깝지만 이렇게 후기로라도 접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올려주신 운제형님, 너무 고맙습니다.
이제 꿈벗모임 전문 후기담당자로 등극하시는 건가요?
12월 둘째주에 사부님도 뵙고, 포항의 형님들도 뵙고....
기다려집니다.ㅎㅎㅎ
모두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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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0.27 08:42:19 *.36.210.98
20101027(수), 057.

늦은 귀가후 늦게 잠들었다 제 시간에 일어나지 못했다. 다시 절도 있는 생활로 전열을 가다듬어야겠다.
그나저나 오늘 일정을 어떻게 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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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또 나
2010.11.29 17:27:57 *.97.72.67
써니님, 레인맨님, 김사장님, 안녕하세요.

저 밑에 새로운 회사에서의 어려움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린 고민하는 이입니다.
소중한 조언들 감사히 잘 새겨 들었습니다.
프린트해서 다니며 지금도 가끔 읽곤 합니다.
이전에는 정말 이런 고민, 걱정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 심각하게 고민을 한 것이 아니었나 합니다.
1층에서 2층으로 자리 이동을 하면서, 인간 관계의 고민은 많이 해결이 되었습니다.
1층에서 대했던 직원들이 지금까지 제가 보지 못하던 성격들을 가지고 있어서 제가 많이 혼란스러워했던 모양입니다.
2층으로 오면서, 제 자신이 많이 편해졌음을 느끼구요. 이제야 안정이 됩니다.  
세 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또 다른 잡념이 생깁니다.
제가 결국 원하는 일은 조직을 벗어나 자유롭게 일하는 것입니다.
좀 더 배우기 위해 이 회사를 들어온 것이었는데요.
요즘 참 많이 고민이 됩니다.
더 배워서 시작하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독립하여 부딪히며 시작하는 것이 나을까... 그런 고민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 바로 회사를 그만 두고 제 일을 시작을 하고 싶습니다.
더 배워서 시작해야지 생각도 해 봤지만, 더 배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도 생각해 보고, 언제까지일까를 생각해 보니, 답이 안 나오더군요.
배워서 나오더라도 어쨋든 시작할 때는 두려움을 갖고, 수업료 치를 각오는 하고 시작해야 할 테니까요.

단지 걸리는 것은 회사죠. 저를 믿고 채용했는데, 6개월 만에 그만둔다는 것이 많이 미안합니다.
그러나, 저를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빨리 시작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구요.
더 이상 조직에서는 제가 원하는 모습을 발견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가 시작하고자 하는 일은 현재 하는 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일이기에,
지금까지 제 10년간의 직장생활이 저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제 일을 시작하면 분명히 직장에 있을 때보다 어려운 일이 더 많을 것이고, 혼자 처리해야 하므로 더 고달프리라고는 미리 짐작합니다.
경제적인 문제도 무시 못하겠지만, 다만 얼마라도 지금 가지고 있음에 감사하고, 그 것을 가지고 잘 활용해 볼까 합니다.
모든 것을 감수하고 제 일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제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조바심 내지 않고 차근차근 일해 보고 싶습니다.

이 글을 쓸 때는 감사인사와 또다른 조언을 구하고자 함이었는데...
글을 쓰다보니 저 혼자 이미 결론을 내 버리고 저 혼자 다짐하고 있네요.
지금으로서는 이게 가장 간절한 일이니 어쨌든 시작하고자 합니다.
혹시라도 저의 결정에 무리가 있다고 여겨지시면 조언 부탁드릴께요.

이 곳에서 참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고 갑니다.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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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7 17:58:02 (*.88.183.207)
써니
제 생각은 이러합니다. 그렇게 마음이 솟구친다면 결코 그 때를 놓치지 말고 꼭 붙들어 도전을 감행해 나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좀 더 준비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일은 스킬이나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욕망과 열정에 의해 더 잘해나갈 수 있는 것이기도 하더라고요. 망설이다가 열정을 삭혀 버리거나 기회를 놓치기를 반복해왔던 저의 경험을 빌어 적극 응원합니다. 빈틈없이 차분히 계획도 세우고 각오도 굳게 다지면서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필승! 탈리다 쿰!! 달리자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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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2 21:37:51 (*.94.41.89)
레인맨
안녕 하세요? 
사실은 저도 일전에 이직을 결심한 적이 있었습니다.
1주만 다니고 그만 두었죠. 제가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르더군요. 
일정 직위나 나이가 된 이후의 이직은 참 어려운일 이지요. 
이직의 가장 큰 어려움은 그 회사를 다녀보기 전까지는 그 회사를 알 수 없다는 것이죠.
아무리 힘들어도 그 정도 지났으면 적응할 만도 한데 여전히 힘드신가 보네요.

혹씨, 그만 두시기 전에  사장님을 만나서 회사에서 본인이 원하는 바를 한번 말씀
드려 보는것은 어떤지요. 즉 님이 회사에 입사하면서 기대했던 어떤 것을 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하는것 이지요. 사장님의 대답에 따라서 이 회사에 있어야 하는지 떠나야 하는지를
좀 더 명확하게 볼 수 있을것 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개인적인 사업을 하는 싯점에 대해서는 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말씀 드리고 싶군요.  저는 생각의 
자연스러움을 최고의 가치로 여깁니다. 어떤 사업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스스로의 직감이 자연스럽고
편안하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싯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온몸을 바쳐서 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직감적으로 무언가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느껴 진다면 그것으로
인해서 아무래도 완전한 집중을 하기가 쉽지 않겠지요.
아시겠지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함에 있어 자신이 그 사업에 완전하게 몰입할 수 없으면 성공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초아 선생님이 쓰신 "주역"을 보면 삶의 성공법칙이 나옵니다. 성공법칙의 핵심은 "천.지.인" 입니다.
천은 하늘내려준 시를 만나는 것이요, 지는 현재 본인이 속해 있는 물리적인 장소를 말하는 것이요,
 인은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는것 입니다.  이러한 천지인의 조화가 이루어 진다면 
자연스럽게 사업을 일으킬 수 있겠지요. 저는 이것을 변화에 대한 직감이라고 표현 합니다.
마음속에서 이러한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직감이 느껴진다면 ,그때가 새로운 사업을 하는 최고의
타이밍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초아선생님의 주역책을 한번 읽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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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나
2010.11.29 16:55:22 *.97.72.67
고민하는 이
2010.10.26 14:40:40 (*.91.244.242)
431
안녕하세요.
지난 번에도 한번 글을 올렸었는데, 아무도 답이 없어 그만 글을 내렸었습니다.
하지만 고민이 결코 사그라들지 않더군요.
요즘 더 깊은 고민에 빠져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저는 혼자 일하기 좋아하고, 말이 많지 않고, 누군가를 시키거나, 가르치는 데에 소질이 없습니다.
현재 직장은 입사한지 이제 5개월 되었습니다.
그전 회사에서 약 7년을 쉬지 않고 일하다 보니, 많이 지쳐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도 다니고, 다른 일도 좀 하면서 2년 정도를 쉬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 회사에 들어온지 5개월째이구요.
모든 것이 새롭다 보니, 하나하나 배우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던 업무야 이전과 별다를 바 없어, 그럭저럭 해 나가고 있습니다만,
팀원 관리라던가 회사 시스템에 적응, 그리고 회사의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된다는 것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겪어보지 못했던 회사의 시스템이라던지, 성향이 잘 맞지 않는 팀원들을 가르치며 일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또한 팀외 회사 직원들과도 잘 융화되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듯한 막막한 느낌 등 이전에는 느껴 보지 못했던 어려움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잘 맞는 사람들과는 허물 없이도 잘 지내지만, 안 맞는다고 생각하면 절대 가까이 다가가기 힘들어합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제가 이 회사에서 잘 지낼 수 있을지 도저히 자신이 없습니다.
요즘 같아서는 제가 무슨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제 능력에 대해서도 의심이 들구요.
그 전에는 전혀 이런 고민 하지 않았었는데, 이 회사 들어오고 난 후부터 심각할 정도입니다.
단지 회사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을까요?
30대 중후반의 나이에 새로운 회사에 들어와 나를 그 회사에 맞춰 나가야 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회사를 그만 두고 내 일을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잘 된다는 보장이 물론 없지요.
하지만, 이렇게 나의 정체성, 능력까지 의심하며 이 회사에 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합니다.
회사를 나가서 손가락 빠는 지경이 온다고 해도 그건 저의 몫이고, 그러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러나, 이렇게 고민이 되는 것은 역시 현실이 발목을 잡기 때문일 테구요.
경제적인 문제만 아니라면 정말 열번이고 회사를 박차고 나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어떤 게 있을까요?
너무도 답답하네요. 여기까지가 제 능력의 한계라면 정말 회사를 나가는 게 맞지 않을까요?
정말 모르겠네요.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신 선배님들이 계시다면 저에게 혜안을 나눠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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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7 00:10:33 (*.36.210.98)
써니
답을 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글을 읽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심정이 이해가 가서 글을 남깁니다.
나도 비교적 늦은 나이까지 일을 해야 하는 처지이고 당장에도 제법 많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일을 찾거나 다시 하고 그러거든요. 나의 경우는 서른 중반에 일을 시작한 경우였어요. 벌써 열다섯 해가 되어가네요. 공주처럼 꿈꾸며 살다가 하루 아침에 무술이로 추락하여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된 환경적 불운과 소외까지 동반한 채 시작했고 지금도 쉬었다가 일했다가를 반복하고 있기도 하지요.

나이 들어 일을 하게 되면 어려운 점이 제법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쉬었다가 할 경우에도 종종 그러한 경험을 하게되곤 하지요.

그러나 나는 일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 잇점을 충분히 누리기 위해 다른 것들은 되도록 이겨나가려고 노력하고는 합니다. 그러나 때로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곤란한 상황에 처해질 경우가 더러 있더라고요. 님이 말씀 하셨듯이 돈의 필요성만 아니라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때려치우고 싶을 때가 있곤 하지요. ^^ 그러나 직장생활을 즐겁고 재미나서 하는 사람 별로 없습니다. 오래 좋은 직장에 다니는 경우에도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들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고 타성에 젖을 수 있을 만큼 대강 꾸려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는  항상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남의 돈 받아 밥벌이 하는 사람들의 공통적 애환으로 오히려 당연함이기도 하지요.

돈을 벌고 모으며 돈에 집착하는 일도 직장생활을 하는 이유의 중요 덕목과 가치의 한 부분일 것입니다. 아니 바로 그점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기도 하지요. 다만 좀 더 분위기 좋은 곳에서 일을 하며,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람되고 충만하게 보내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될 따름이지요. 그러나 입에 맞는 떡이 어디 그리 쉽겠습니까? 나이가 들면 한 가지 목적 달성을 위해 서너 가지를 내어 놓아야 할 경우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어떤 이유로든 유익이 뭐고 무엇이 힘든 것이며, 그 손익계산을 분명히 하여 볼 때, 장차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는지 진지하게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이제 쉽게 그만둘 나이도 아니니까요. 내가 부족하면 나를 먼저 고치거나 내려놓아야 할 것이고, 내가 완전한데 견디기 어려우면 더 나은 계획을 세워 대안을 가져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라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이왕 참은 김에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결정을 유보한 상태로 일단 맞추어 나가며 차분히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더 나은 비전과 계획을 갖고 싶다면 몇 달 참으며 약간의 금전을 더 모으세요. 그리고 무슨 일을 하면 좋을지 대강 생각해 보거나 책을 읽으며 방안을 찾아 보는 겁니다. 그런 후에 좀 더 치열하게 구체적으로 고민을 해야 하지요. 아, 그 전에 이것은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고 이곳을 방문 하신 분이니까 말씀 드리는 것인데, 꿈 찾기 프로그램(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등록 해 보면 어떨까요? 여태 금액은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이곳 연구소에 대하여의 프로그램들을 누르면 자세한 안내가 나와 있습니다.

그곳에서 여러 다양한 분야의 사람도 만나고 편하게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며 선생님의 지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곳에 다녀오면 대부분은 다 소통이 원할해 지며 활력을 찾게 되고는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무언가를 현재 보다 나아지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 역시 님과 같이 다양한 고민을 좀 더 긍정적으로 하기 위해 모이기 때문이며, 그에 걸맞는 지도자의 적절한 조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꼭 필요하시다면 등록해 보세요. 현재의 직장 생활에 대한 고민과 적성에 맞는 개인적인 일을 꿈꾼다면 더욱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곳에 참여하기 위해 한 달 더 견디며 일하는 맛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어려울 때 그렇게 행동하고는 해왔고 지금도 종종 써먹는 행동입니다. 현재보다 더 나은 나를 가꾸는데 투자하기 위해 일정 시간을 견디고, 그 보상으로 재충전의 기회를 가져, 다시 이전보다 나은 행동으로 활력을 찾고 일에 매진하거나 관계개선을 꾀하는 방법을 쓰면 두 번의 자기 체험과 기쁨을 느껴보게 됩니다. 견디면서의 보람, 견딘 시간과 노고에 따른 나에 대한 직접 보상 지급 방식으로 승리감을 맛볼 수 있어요. 절대 나쁘지 않았어요. 가능하면 한 번 해보세요. 프로그램에의 참여는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귀한 경험과 여러 모로 다양하게 좋은 기회를 더불어 가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한 경험이고 체험으로 드리는 말씀이며 보태거나 선전이 아닙니다. 취사 선택은 님의 취향일 뿐이고 무한 자유입니다. 물론 프로그램 참여 만으로 전적인 해결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추진력과 동기를 부여 받음으로써 자신감과 의지를 북돋우며 자생력을 발휘해 나가게 되는 점 등을 많이들 체험합니다. 그 프로그램이 장수하며 진행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변경연에서 나온 책 가운데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도움을 줄만한 도서에
1. <회사가 나를 미치게 할 때 알아야 할 31가지/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저/다산라이프> .
2. <더 보스 / 구본형 저 / 살림Biz >
3. <사람에게서 구하라 /구본형 저 / 을유문화사>
가 있습니다.  참고 해 보셔요.

모쪽록 님의 고민이 잘 해결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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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
2010.10.27 10:56:51 *.36.210.98
써니
2010.10.27 10:33:51 (118.36.210.98)
1
엊저녁 귀가 길에 빨간 표지의 시집 한 권을 사들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지인이 권한 백세주 몇 잔에 취해, 그리고 늦은 귀가 후에 변.경.연.의 여기저기를 써치하다보니 어느덧 새벽이 되어 가슴에 안고 들어온 새 시집을 읽지 못하고 그냥 자버리고 말았지요.


크기변환_시집 001.JPG


오늘은 이 가을에 이 시 한편 옮겨 적어 보고 싶네요.
박노해 님의 새로나온 시집에 담겨 있습니다. 우리 함께 나눠볼까요?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박노해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산
가장 높고 깊은 곳에 사는
께로족 마을을 찾아가는 길에


희박한 공기는 열 걸음만 걸어도 숨이 차고
발길에 떨어지는 돌들이 아찔한 벼랑을 구르며
태초의 정적을 깨뜨리는 칠흑 같은 밤의 고원


어둠이 이토록 무겁고 두텁고 무서운 것이었던가
추위와 탈진으로 주저앉아 죽음의 공포가 엄습할 때


신기루인가
멀리 만년설 봉우리 사이로
희미한 불빛 하나


산 것이다


어둠 속에 길을 잃은 우리를 부르는
께로족 청년의 호롱불 하나


이렇게 어둠이 크고 깊은 설산의 밤일지라도
빛은 저 작고 희미한 등불 하나로 충분했다


지금 세계가 칠흑처럼 어둡고
길 잃은 희망들이 숨이 죽어가도
단지 언뜻 비추는 불빛 하나만 살아 있다면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세계 속에는 어둠이 이해할 수 없는
빛이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거대한 악이 이해할 수 없는 선이
야만이 이해할 수 없는 인간정신이
패배와 절망이 이해할 수 없는 희망이
깜박이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토록 강력하고 집요한 악의 정신이 지배해도
자기 영혼을 잃지 않고 희미한 등불로 서 있는 사람
어디를 둘러 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무력할지라도 끝끝내 꺾여지지 않는 최후의 사람


최후의 한 사람은 최초의 한 사람이기에
희망은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한 것이다


세계의 모든 어둠과 악이 총동원되었어도
결코 굴복시킬 수 없는 한 사람이 살이 있다면
저들은 총체적으로 실패하고 패배한 것이다


삶은 기적이다
인간은 신비이다
희망은 불멸이다


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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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0.28 03:58:22 *.197.63.64
20101028(목), 058.

초아선생님 사모님 문상 후 부산의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고 있다가 아이폰으로 출첵. ^^
장례식장에서 전날 가장 마지막까지 당도하는 문상객까지 함께 남아 맞이하고, 첫 차로 서울 올라갈 사람들 올려 보낸 후 남은 일행들과 뒤에 올라옴. 1박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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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0.29 03:48:52 *.197.63.64
20101029(금),059.

할 일 많은 날, 오늘 하루의 일정은 또 어떻게 풀리고 마무리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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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
2010.10.30 00:46:15 *.197.63.64
오늘, 아니 어제 해야 할 일 9가지 중 4.5가지를 하였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서점에 들리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내일, 아니 오늘은 아침 일찍 서점에 가는 일부터 해야겠다.

벌써부터 두 달 남짓한 연말 모임과 주말에 해야 할 일들이 빡빡하게 돌아간다. 연말 송년 모임도 있고, 주말에 한가로이 보낼 시간이 없을 예정이다. 그렇다면 주중에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제야 조금 정신이 드는 기분이다. 상심을 하면 일의 해결이 될 때까지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향으로 인해 심신이 고달프고 쇠약해 지곤 한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들뜸을 가라앉히고 침잠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저녁 늦게 아메리카노 두 잔을 마셨더니 잠이 오질 않는다. 이 버릇을 고쳐야 하는데...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배가 불러 커피로 배부름을 눌렀다. ㅋㅋㅋ

이제 곧  새달이 시작되니 일신우일신 해보자.
오늘부터 시행하자. 이제 주중에는 10시 경에 취침하고 새벽 3시 30분 기상을 엄수해 나가자. 그것부터가 다시 시작이다. 아자! 탈리다 쿰!!
부지깽이
2010.10.29 06:12:12 (*.160.3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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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시스는 고대 이집트의 왕인데, 평민이었다가 추대되어 왕위에 오른 사람이다. 처음에 이집트인들은 집안이 미천한 아마시스를 얕잡아 보고 경의를 표하지 않았다. 아마시스는 서두르지 않고,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현명한 방법을 찾아보았다. 그가 소장한 여러 재보 중에는 발을 씻는 데 사용하는 커다란 황금 대야가 있었다. 아마시스와 초대받은 손님들은 식사를 하기 전에 늘 그 대야에 물을 받아 발을 씻었다. 아마시스는 이 대야를 녹여 신상(神像)을 만들었다. 그리고 도시의 가장 적당한 곳에 신상을 안치했다. 사람들이 신상을 크게 높여 절을 했다. 
 
  아마시스는 이집트 백성들을 모았다. 그리고 그 신상이 만들어 지기 전에는 발 씻는 대야였음을 일깨워 주었다. 사람들이 그 속에 토하기도 하고 오줌을 누기도 하고 발을 넣고 씻었던 것을 지금은 모두 숭배하고 있음을 환기 시켰다. 그리고 말했다. 자신의 경우도 그 대야와 마찬가지로 이전에는 하찮은 평민이었으나 지금은 그들의 왕이 되었으니 높이 여기고 숭배하라고 명령했다. 모든 이집트인들이 그의 말을 따라 복종했다.

헤로도투스의 '역사' 속에 나오는 이야기 중의 하나입니다. 평민왕 아마시스는 아마 매우 지혜로웠던 모양입니다. 그는 원래 이집트왕 아프리에스의 수하 장수였는데, 반란이 일어나자, 왕은 아마시스를 반군에게 보내 그들을 설득해 보라 했습니다. 아마시스가 반군들을 설득하는 동안 누군가가 등 뒤에서 그에게 투구를 씌우고 아마시스를 왕으로 추대했다고 합니다. 그는 아프리에스와 싸워 이기고 왕이 되었지요. 매우 지혜롭고 설득에 뛰어난 인물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자기경영은 비전을 가지고 자기를 설득하는 것입니다. 비천한 것 속에서 영광을 찾아내 보여주는 것입니다.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위대한 것을 들춰 보임으로써 자신에게 선물하는 것입니다. 발을 씻고, 토하고, 오줌을 누던 대야가 변하여 신상이 되면 우러러 보고 숭배하는 대상으로 바뀐다는 이치를 깨달아 아는 것입니다. 본래 하나였으나 그 모양이 달라지면 대우도 달라진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대야라는 역할에 비관만할 뿐이라면  아직 자신이 가진 변화의 잠재력을 스스로에게 설득하지 못한 것입니다.  만일  현재의 대야의 역할에 만족한다면, 훌륭한 생활인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대야에서 신상으로 바뀌어 가도록 자신을 설득할 수 있다면  분명히 명예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신상이나 대야가 모습은 다르나 본질은 같은 것임을 삶의 모든 국면에서 스스로에게 설득할 수 있다면, 아마 멋진 철학자가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생활을 위해 살고,  어떤 사람은 명예를 위해 살고, 어떤 사람은  진리를 위해 삽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오직 비탄을 위해 삽니다.     자신에게서 어떤 삶을 기대하시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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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0.30 03:51:12 *.197.63.64
20101030(토), 060.

일지에 날짜를 적으며 그믐을 알리는 3자를 쓰려니 갑자기 번쩍 이상한 느낌이 전해 온다. 벌써 10월 30일이라는 생각에 마지막날까지 10월 한달 동안 과연 무얼 했던가 하고 아쉬움이 스친다. 그 이전도 말 할 것도 없다. 왜 늘 이토록 다 보내고 나서야 진정 깨닫게 되고는 하는 걸까? 

이러한 도돌이표나 찍듯 맴도는 행위를 방지하려면 매일 꾸준히 일정량을 즐겁게 몰입해 나가는 것이다. 그것을 왜 뿌듯하게 해내지 못하는 걸까? 재능이 없는 것을 한탄하며 멍해지는 까닭이요,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거 흔들거리는 부조리와 미망 때문이다. 많은 이들로부터 누누이 조언을 들어도 진정한 깨우침에 의한 내면의 오롯한 울림으로 다시 뻗어 나오게 하지 못하면 이렇게 밖에는 안 되는 것이다. 다시 분위기를 가다듬으며 진정한 자신을 세우고 자각하는 일에 게을러서는 안 되겠다. 하루 빨리 평상심을 찾고 항상심으로 나아가도록 애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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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
2010.10.30 21:47:03 *.197.63.64

써니
2010.10.30 21:41:54 (175.197.63.64)


크기변환_시집 009.JPG



나도야 물들어 간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대의 곤한 날개 여기 잠시 쉬어요

흔들렸으나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작은 풀잎이 속삭였다

어쩌면 고추잠자리는 그 한마디에

온통 몸이 붉게 달아올랐는지 모른다

사랑은 쉬지 않고 닮아가는 것

동그랗게 동그랗게 모나지 않는 것

안으로 안으로 깊어지는 것

그리하여 가득 채웠으나 고집하지 않고
                    
저를 고요히 비워내는 것

아낌없는 것

당신을 향해 뜨거워진다는 것이다

작은 씨앗 하나가 자라 허공을 당겨 나아가듯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여간다는 것

맨 처음 씨앗의 그 간절한 첫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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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0.31 09:44:07 *.197.63.64
20101031(일), 061.

몸이 쑤신다. 할 일이 많은데, 컨디션이 좋지 않아 미루어졌다. 새벽에는 알람을 끄고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5분 더 잔줄 알았는데 2시간이나 지났더라. 피곤해서 계속 더 잤다. 계획에 없던 일을 1박 2일로 끼워넣으며 부산에 다녀온 일로 인해 2틀이 소비되었기에 일정의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일정 관리를 계획적으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 다녀왔다.  이미 구입했지만 주문했던 것이라 연락이 왔길 레 하나 더 샀다. 헌책이어서 두 권이지만 한 권 값도 안 되었다. 자꾸 읽고 쓸 일이다. 그곳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판토마임 배우가 짤막하게 연기 공연을 펼쳐주고 보러 오라고 광고를 했다. 재미있어 간 김에 구경을 하고 왔으나, 그토록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밥벌이가 될까 걱정이 앞선다. 이상한나라의 헌책방 주인은 여전히 공간활용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신나고 즐겁게 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 같았다. 너무 오랜만에 들렀다는 내 말에 너무 자주 오면 금세 실증나니까 가끔씩 들려주는 것도 좋다고 하였다. 삶을 참 여유롭게 사는 젊은이다. 재즈 공연도 하나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어 그것도 구경을 하고 왔다. 전날 밤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해 소파에 기대어 자다 보다 했지만 재미있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역시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사는 생활과 공간의 마니아란 생각이 든다. 그런 공간 하나 갖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부러웠다. 휴식과 공간적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넓은 나만의 공간 하나를 갖고 싶다.

돌아오는 길에는 박남준 시인의 시집을 사들고 들어왔다.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려다 빨리 읽고 싶어서 서점을 찾았다. 5년 만에 출간된 얇고 소박한 책이었다. 시집의 가격을 보면서 우울해졌다. 게다가 새책 임에도 인터넷에서는 10%나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면 시인에게 떨어지는 것이 얼마나 될까 걱정이 되었다. 시 써서 밥 먹기 어려울 것 같다.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올해가 지나기 전 시인에게 지인들과 방문해 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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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01 04:05:29 *.197.63.64
20101101(월), 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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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02 04:01:04 *.36.210.192
20101102(화), 063.

몸이 무겁다. 마음이 헤이해 진다. 첫마음이 무엇인가? 어떻게 길을 가고 있는가? 매일 하기란 매일 깨어남이고 헤매지 않는 것이다. 심기일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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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03 08:54:47 *.88.183.207
20101103, 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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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05 04:43:25 *.88.183.207
20101105(금), 066.

잠이 잘 들지 않는데다가 새벽에 일어났더니 3시간 내내 졸기만. 습관 만들어 사람되기 참 어렵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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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
2010.11.29 16:36:09 *.97.72.67
2010.11.09 09:40:40 (*.219.168.80)
383
지리산에 가면 있다
 - 둘레길


순한 애벌레처럼 가는 길이 있다
땀 흐르던 그 길의 저기쯤 마을이 보이는 어귀에는
오래 묵은 당산나무 귀신들이 수천 천수
관음의 손을 흔들며 맞이해서
오싹 소름이 서늘한 길이 있다


두리번 두리번 둘레둘레
한눈을 팔며 가야만 맛을 보여주는 길이 있다
더운 여름날 쫒기듯 잰걸음을 놓는 눈앞에는
대낮에도 백 년 여우가 홀딱홀딱 재주를 넘으며
간을 빼 먹는다는 소문이 무시무시한 길이 있다


서어나무 숲이, 팽나무 숲이, 소나무 숲이,
서걱서걱 시누대 숲이 새파랗게 날을 벼리고는
데끼 놈, 게 섰거랏 싹뚝,
세상의 시름을 단칼에 베어내고
도란도란 낮은 산길이 들려주는 이야기
작은 산골 마을들이 풀어놓은 정겨운 사진첩


퐁퐁퐁 샘물에 목을 축이며 가는 길이 있다
막걸리 한두 잔의 인심이 낯선 걸음을 붙드는 길이 있다
높은 산을 돌아 개울을 따라 산과 들을 잇고
너와 나, 비로소 푸른 강물로 흐르고 흐르는
아직 눈매 선한 논과 밭, 사람의 마을을 건너는 길이 있다. 


                                   
                                                                                        < 그 아저씨네 간이 휴게실 아래 129쪽/ 박남준/  실천문학사>



박남준 시인님께서 사람의 마을을 건너기 위해 낯선 걸음을 하신다네요.

일 년에 몇 번 안 되는 서울 나들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홍대 앞 <더 놀 The Knoll> 에서 오는 11월 19일 금요일 저녁부터~ 늦은 시각까지 일일 마담 하신답니다. ㅋㅋㅋ

시낭송과 공포의 톱연주에 이어 그동안 지리산 악양마을에서 이끌어오신 보컬 그룹의 싱어로서 자작곡도 들려주신다는...으아~ 기대 만땅! 이죠?  

시간되시는 분들은 출간기념파티겸 진행되는 이곳에 놀러 오시랍니다. 정식으로 초대장 발부 하시는 겁니다.

우리는 알고 있죠? 시인님의 영발 있는 싸인도 받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시인님의 악양 편지에서 퍼온 글을 게시해 드리겠습니다. 참고 하시고 많은 참여 바랍니다.


시인님과 더불어 변경연의 모든 벗들 감기 조심(행여 노래를 못 듣게 될가봐 염려 됩니당)하시고 그날 만나요~  ^-^*

 
제목: 홍대 앞에서 일일마담합니다
분류: 일상
이름: * http://www.parknamjoon.com


등록일: 2010-11-04 07:47


ku1.jpg (201.4 KB)
 

어느 분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나이가 들어 멀쩡하던 눈이 실명을 하게된 사람이야기였습니다.
그 분을 돕고자 지인들이 팔을 걷어부쳤다고 합니다.
홍대 앞에 <놀>이라는 카페를 냈다고 합니다.
앞서 몇몇 분들이 일일마담을 하며 카페를 알렸답니다.
저보고도 일일 마담을 해줄 수 있냐는 것입니다.
마침 시집도 나왔고 해서 출판기념을 빙자하여 놀에 자리를 펴볼까 합니다.
그런데 걱정이 앞섭니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안주발을 세워야 매상을 올려줄텐데 말입니다.
아무튼 11월 19일 저녁시간부터 저는 <놀>에 있을 것입니다.
간단한 요깃거리들도 준비되는 모양이니 저녁식사를 하지않고 오셔도 될것입니다.




주   소 :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4-24
전   화 : (02)334-5519
온라인 카페 http://cafe.naver.com/theknoll

6호선 상수역 1번 출구 또는 2호선 합정역 3번 출구로 나오신 후 온라인카페에 나와있는 약도 참고하세요.
'놀'이 건물 2층에 있어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고합니다.
같은 건물 1층에  '스페인클럽'이 있답니다. 스페인클럽 확인하시고 2층으로 올라오시랍니다.

11월 19일 금요일 그 저녁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
그날 오시면 시낭송과 공포의 톱연주, 제 자작곡 노래도 함께 들을 수 있는데 ...헐헐~

시낭송- 상수리나무 그 잎새 / 박남준



삭제 수정 답글
2010.11.09 12:38:15 (*.209.229.14)
명석

 구선생님께서는 2007년 음력 초하루에  '10대 풍광'을 다듬으며 그의 시에 깊이 공명한 적이 있지요. 시 한 구절이 독자에게로 건너가 무엇이 되는가를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그 부분을 조금 옮기자면...

 

구본형, '나의 10대 풍광, 2007년 버전' http://www.bhgoo.com/zbxe/48441

 

서른 살 10년은 성취에 몰두해야할 시기다. 이때 이루어 낸 것이 없으면 그 다음 마흔 살 10년은 통째로 흔들려 그 허망함을 견디기 어렵다. 서른 살 10년의 긴 세월을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는 개인적 선택의 문제다. 그러나 그 선택이 무엇이든 반드시 하나의 성취를 이루어야 한다. 즉, 다음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 지금까지의 인생 중에서 당신이 가장 자랑할 만한 성취는 무엇입니까 ? ” 따라서 이때의 10 년은 성취를 위해 모든 에너지가 결집되어야 한다. 돈도 명예도 보장되지 않는 인생의 한 때를 바닥에서 박박기며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연상하면 좋다. 어두움은 늘 위대하고 비옥한 토양이다. 한 시인의 표현을 빌면 “내 안에 들어와 나를 들끓게 하였던 것들, 끝없는 벼랑으로 내몰고 갔던 것들, 신성과 욕망과 내달림과 쓰러짐과 그리움의 불면들......” 이런 것들이 바로 30 대를 만드는 힘들이다.

마흔 살 10년은 모름지기 인생의 가장 중요한 혁명의 시기다. 이때 전환하지 못하면 피기 전에 시든 꽃처럼 시시한 인생을 살게 된다. 사람들은 이때를 후반전의 인생을 위한 인터미션, 혹은 2막이라고 부를 지 모른다. 어림없는 말이다. 실력이 모자라면 후반전의 경기는 또 한 번의 비웃음에 불과하다. 1막에서 시시한 엑스트라가 2막에서 돌연 위대한 주인공으로 돌변하는 연극을 본적이 없다. 다른 사람의 각본으로 다른 사람의 연출에 따라 미리 정해진 배역을 맡은 배우는 꼭두각시일 뿐이다. 인생은 연극이 아니다. 인생은 진짜다. 마흔 살은 지금까지의 연극을 끝내고 진짜 내 인생을 사는 것이다. 스스로 대본을 쓰고, 스스로 연출하고, 스스로 배우가 되는 진짜 이야기, 이것이 마흔 살 이야기다. 이때 10년의 상징은 죽음과 재생이다. 거대한 낭떠러지가 큰 강을 만든다. 낙엽은 나무가 겨울을 나기 위한 아름다운 죽음의 의식이다. 죽어야 다시 하나의 나이테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봄에 꽃을 피울 수 있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마흔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가을이 아니라 겨울과 또 다른 봄이다. 내가 보고 겪은 바로는 이 때 그 치열함이란 생사를 가르는 비장함이다. 역시 같은 시인의 표현을 빌면, “구비구비 흘러온 길도 어느 한 구비에서 끝난다. 폭포, 여기까지 흘러온 것들이 그 질긴 숨의 끈을 한꺼번에 탁 놓아 버린다. 다시 네게 묻는다. 너도 이렇게 수직의 정신으로 내리 꽂힐 수 있느냐. 내리꽂힌 그 삶이 깊은 물을 이루며 흐르므로, 고이지 않고 비워내므로 껴안을 수 있는 것이냐. ” 이것이 마흔 살 10년의 정신이다. 죽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쉰 살이 되면 자신의 인생을 미소를 머금고 지켜가면 된다. 커다란 강이 오후의 황홀한 햇빛 속을 눈부신 자태로 유유히 흘러가는 그 장관을 연상하면 좋다. 그 안에 수없이 많은 고기떼를 품고 흐르는 커다란 관용의 강물이다.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자신의 하루에 대하여, 자신이 이루어 낸 크고 작은 멋진 일들에 대하여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가장 평화로운 시절이다. 역시 시인은 이렇게 표현한다.
“그리하여 거기 은빛 비늘의 물고기떼, 비바람을 몰고 오던 구름과 시린 별과 달과 크고 작은 이끼들 산 그늘 마저 담아내는 것이냐 .....”

 

그리고  몇년 뒤 우연히 시인의 악양집에 들렀다가, 짧은 시간에 사람의 기질을 알아차리는 시인의 직관적인 시선에  감탄한 선생님께서는 6기연구원을  선발할 때 시인면접이라는  기발한 순서를 넣기도 하셨지요.   시를 가지고 놀다놀다 이런 일을 겪기는 박시인도 처음이 아니었을지 싶은데요^^   글과 책 위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풍류 한 자락이 참 보기좋았습니다.


카페소개가 예사롭지 않아 클릭해 보았더니,   내가 막연히 꿈꿔오던 바로 그런 공간이네요. 이름하여 '문화와 여유를 꿈꾸는 사람들의 아지트'!   공동지기들이 재능을 기부하여 마담데이를 열거나 공연을 열고, 돌아가며 서빙도 하고. 기자,PD, 영화감독, 출판계 인사들로 이루어진 '놀 공동지기'의 면면이 화려한데요, 그들은 공동운영자라기보다는  연회원으로 서 단순참여를 하는 것으로 보이구요.   

우리도 이런 공간실험 한 번 해 보았으면 싶네요.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자본금을 하되, 그것만 들어먹지 않고 회전시키면 되니까 그다지 운영이 어려울 것 같지는 않아요. 돌아가며 재능과 시간을 기부하고.  자기강좌하는 사람들이 사용료 몰아줄 수도 있고. 그 곳에 가면 언제든지 사람과 문화가 있는 곳!위 카페도 카페 멤버 수가 13명에 불과하고, 올 9월부터 올라온 게시물의 조회 수가 모두 다섯 손가락 안팎이네요. 누구나 시작은 그렇게 하는 거지 싶은데요!! 


 

답글
2010.11.09 13:33:51 (*.124.233.1)
김경인
공명의 공명의 공명이 제게도 전달이 되어 호기심에 그곳을 찾아가 보게 되네요 ^^
삭제 수정 답글
2010.11.10 07:56:47 (*.88.183.207)
써니
하여간 행동도 빠르셔. 카페까지 방문해 보셨군요. 안 그래도 매력적이라 취재도 겸하려고 점 찍어두었지요. 괜찮아보이죠?
문여사 아지트라고 소개되었는데, 우리 변경연의 아지트도 하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언니 한 번 나서보세요. 경영 경력도 있고 잘 하실텐데.
늦게까지 계셔야 갈 수 있다고 했더니 늦게까지 하신다더니 새벽까지... ㅋㅋㅋ 짬내서 나오세요. 간만에 얼굴 좀 보게요. ^-^*
삭제 수정 답글
2010.11.12 13:39:48 (*.35.254.135)
이헌
변경연의 아지트라 써니언니가 함 해보슈^^
삭제 수정 답글
2010.11.12 19:26:03 (*.88.183.207)
써니
클릭을 하는 순간 시인님의 낭송이 나와 깜짝 놀랐다. ㅎㅎㅎ

급하게 올려 놓고 작동도 잘 안 되는 낯선 컴퓨터 앞에서 잠깐식 들여다 보느라 오늘 처음 시인님의 낭송을 지금에야 들으며 왜 이렇게 웃음이 나는지... 크크크

우리가 방문했을 때 낭송해주신 것보다 약간 힘 들어간 시인님의 긴장된 목소리...


안 그래도 탐방기 올려야 하는데 컴퓨터 사정도 안 좋고 해서...

그대는 카페 추진 잘 돼 가시지? 잘 할거야. 기대 만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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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0 05:11:36 (*.123.110.13)
맑은
그래요? 시인님이 저 알아보실까요?
삭제 수정 답글
2010.11.10 08:19:47 (*.88.183.207)
써니
그렇다네. 거상이 될 인물인데 알아보시지 않을까? 다 여쭙지 못한 궁금증도 여쭤보면 좋지 않을까?
삭제 수정 답글
2010.11.10 10:25:34 (*.30.254.21)
우성
수줍어하는 듯한 모습의
박시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
아..땡기는데...과제걱정과 그날 스케줄이...ㅎㅎ
삭제 수정 답글
2010.11.10 20:50:26 (*.88.183.207)
써니
더욱 부지런해 지라고 일찌감치 알려드리는 바이네. 시인님과 함께 호흡을 맞춰보는 것도 괜찮을 듯. emoticon 
삭제 수정 답글
2010.11.16 19:04:34 (*.10.44.47)
미옥
무리해서라도 꼭 가서 뵈야겠습니다.
봄부터 미루어 두었던 저자사인을 꼭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니까요.  ^^
삭제 수정 답글
2010.11.17 11:50:00 (*.88.183.207)
써니
그러시게. 봄부터 별렀다고 하면 더욱 기뻐하실게야. (뭘 그렇게까지 하시면서... ) ㅎ~ ^-^*
삭제 수정 답글
2010.11.18 11:12:40 (*.145.204.123)
박경숙
언니 최대한 가도록 노력할께요
사인 받으려고 주문해둔 신간이 오늘 도착한다는데...
내일 만나요 ~~~~~
삭제 수정 답글
2010.11.18 16:13:31 (*.88.183.207)
써니
방가방가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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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06 08:43:19 *.88.183.207
1106(토), 067.

야초부분을 정독 후 필사를 시작했어야 하는데, 읽어도 내용이 잘 안들어 온다. 눈치보랴, 어수선해서 그랬는지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어쩌나...  이대로는 안 되겠다. 왜 시간을 확보하려 했으면서 능률을 올리지 못하나? 다시 정비!!

어제
H : 연제물 작가 프로필 작성에 대한 문의
L:  답변 및 계약  (1~2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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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07 03:55:53 *.197.63.32
20101107(일), 068.

피곤함 가운데 일어나 지는 것과 편한 것 같은데도 일어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삶이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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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08 03:45:06 *.219.168.80
emoticonemoticon  20101108(월), 069.

월요일 아침부터 긴장하다. 아침나절부터 옆에서는 대단한 싸움이 벌어졌다. C는 엿들으며 즐기는 모습이다.^^ ?  공기가 심상찮다.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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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09 07:27:56 *.219.168.80
20101109(화), 070.

온 몸이 쑤신다. 두들겨 맞은 듯하다. 휴일 같은 착각이 들어 더 자야겠다고 비몽사몽 중에 생각했다.
운동, 운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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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0 04:03:54 *.197.63.141
emoticonemoticon

20101110(수), 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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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1 04:00:23 *.197.63.141
emoticon

20101111(목), 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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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2 03:42:06 *.88.183.207
20101112(금), 073

희망

내 마음은 유달리 쓸쓸하다.
그러나 내 마음은 편안하다. 愛憎도 없고 愛樂도 없고 색깔도, 소리고 없다.
아마도 나이가 든 모양이다. 내 머리가 벌써 反白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 아닌가. 그러고 보면 내 넋의 손도 떨리고 머리도 반백일 것임에 틀림없다.
물론 이는 벌써 여러해 전부터의 일이다.
그 이전에는 내 마음도 피비린내 나는 노래소리로 가득 차 있을 때가 있었다. 피와 쇠, 불꽃과 독, 復舊와 복수로. 그리고는 갑자기 모두가 공허로 되었다. 그러나 때로는 덧없는 자기기만적인 희망으로 그것을 메우려고도 하였었다. 희망, 희망, 이 희망을 방패삼아 덧없이 어두운 밤이 밀어닥치는 것을 거부하려 하였었다. 방패 안쪽도 마찬가지로 공허 속의 어두운 밤이라 해도. 그러나 그래 보았자, 서서히 내 청춘을 소모시키는 것이 고작이었다.
내 청춘이 지나가 버린 것을 나는 진작에 알아차이고 있었으나, 몸 바깥의 청춘만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 별, 달빛, 瀕死의 나비, 어둠 속의 꽃, 수리부엉이의 불길한 소리, 피를 토하는 두견새, 웃음의 幽玄함, 사랑의 난무...... 슬프고, 또 덧없는 청춘이라 할지라도 청춘은 역시 청춘이다.
허나 지금은 어이하여 이다지 쓸쓸한가? 설마 몸 밖의 청춘도 모두 다 사라지고 세상의 청년들이 모두 다 늙어 버린 탓은 아닐는지?
나는 혼자서 이 공허 속의 어두운 밤에 도전할 수밖에 없다. 나는 희망의 방패를 버리고, 페퇴피 샹돌(Petofi Sandor 1823~49)dml '희망'의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희망이란 무엇인가? 탕녀여.
누구에게나 웃음을 팔고 모든 것을 주며,
그대가 많은 보물- 그대의 청춘을
잃었을 때 그대를 버린다.

이 위대한 서정시인, 헝가리의 애국자가 조국을 위하여 코사크병의 창끝에 죽은 지 어느덧 75년이 지났다. 죽음은 슬픈 것이지만, 더욱 슬픈 것은 그의 시가 이제도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처로운 인생이여! 저 용감무쌍한 페퇴피조차도 마침내 어두운 밤 앞에 발을 멈추고 망망한 동방을 돌아보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

절망은 虛妄이다. 희망이 그러함과 같이.

 만약 내가 不明不暗의 '虛妄' 속에 목숨을 부지해 갈 수 있다면, 저 지나간 슬프고도 덧없는 청춘을, 비록 그것이 내 몸 밖에 있다 할지라도 찾아내리라. 내 몸 밖의 청춘이 한번 소멸되면, 내 몸 안의 황혼도 동시에 시들 테니까.
 허나 지금은 별도 달빛도 없고, 빈사의 나비도 없고 웃음의 유현함도 사랑의 난무도 없다. 허나 청년들은 평화롭다.  
 나는 혼자서 이 공허 속의 어두운 밤에 도전할 수밖에 없다. 비록 내 몸 밖의 청춘을 찾아내지 못한다 해도, 스스로 내 몸 안의 황혼만은 떨쳐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어두운 밤은 어디 있는가? 지금은 별도 없고, 달빛도 없고, 웃음의 유현함도 사랑의 난무도 없다. 청년들은 평화스럽다. 그리고 내 앞에 마침내 참된 어두운 밤조차도 없는 것이다.

 절망은 허망이다. 희망이 그러함과 같이!
                                                                                                                                                      1925년 1월 1일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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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3 03:58:28 *.197.6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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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4(토), 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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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4 13:09:25 *.197.63.141
20101114(일), 075.

늦게 일어나 밥 먹고 청소하고 찜질방에 가서 푹 쉬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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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5 03:53:16 *.197.63.141
20101115(월), 076.

다시 전열을 가다듬다. 월요일이닷. 위대한 나의 하루가 펼쳐진다. 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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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6 03:59:07 *.36.210.11
20101116(화), 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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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7 03:37:21 *.88.183.207
emoticon20101117(수), 078.


2010.11.17 17:27:01 (220.88.183.207)
2
                                                                    行      人
   
                                                                                                                                             
때: 어느 날 항혼녘
곳: 어느 곳
사람: 노인 - 약 70세, 흰 수염과 흰 머리, 검은 장옷(長衣).
          소녀 - 약 10세, 갈색 머리와 검은 눈, 흰 바탕에 검정 격자무늬의 장옷.
          행인 - 3, 40세, 지친 듯해 보이나, 다부지고 음침한 눈길, 검은 수염, 헝클어진 머리, 누더기의 검고 짧은 저고리와 바지, 맨발에 해진 신발, 겨드랑에 부대를 기고 키만한 대막대로 몸을 의지하고 있다.

동편은 몇 그루의 잡목과 瓦礫, 서편은 황폐한 덤불 숲인데, 거기에 명색만의 길. 그 길에 접하여 방문이 달린 작은 土幕. 방문 옆에 시든 나무 그루터기.
(소녀,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있는 노인을 도와 일으키려 하고 있다. )

노인: 왜 그러니? 얘야, 왜 조용해졌지?
소녀: (동쪽을 바라보며) 누가 오는 것 같아요. 저기 보세요!
노인: 볼 것까지는 없지. 나를 집으로 데려다 다오. 해가 지려 하는구나.
소녀: 저는 - 볼 테어요.
노인: 참, 애도! 날마다 하늘을 보고, 땅을 보고, 바람을 보고. 그러고서도 너는 아직도 누군가를 보고 싶어하다니. 해질녘에 나타나는 자는 너한테 좋지 않을 게 틀림없대두......그보다 얼른 집으로 가자.
소녀: 하지만, 바로 저기까지 왔는 걸요. 아, 거지로군요.
노인: 거지? 그럴 리가 없을 텐데.
(행인, 동쪽 잡목 사이에서 비틀거리며 나와서는 잠시 주저한 후, 천천히 노인 쪽으로 다가온다.)
행인: 안녕하세요, 노인장.
노인: 그래, 안녕하시오?
행인: 노인장,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물 한 그릇 청활 수 있을까요. 저는 걷기에 지쳐서 목이 바싹 말랐는데도 근처에 못도 웅덩이도 눈에 뜨이지 않는군요.
노인: 그래, 그렇게 하시오. 우선 앉아요. (소녀에게) 얘야, 물 한 그릇 떠다 드려라. 그릇을 끼끗이 씻어서 말이다. 
        (소녀 말 없이 오두막으로 들어간다.)
노인: 손님, 이리 앉아요, 실례지만 성함은?
행인: 성함이요? - 모릅니다. 저는 철든 이후로 혼자뿐이어서, 제 이름이 무언지 모릅니다. 길을 걷노라면, 사람들이 가지가지 이름으로 불렀지만, 너무도 여러 가지여서 저 자신도 기억할 수 없읍니다. 더구나 같은 이름은 두 번 다시 듣지를 못했으니까요.
노인: 허, 그렇다면 어디서 오시는 길이오?
행인: (잠시 주저한 끝에) 모릅니다. 저는 철든 이후로 줄곧 이렇게 걷고 있습니다.
노인: 그렇겠군. 그러면 어디로 가는 길인지 물어봐도 되겠소?
행인: 되고 말고요. - 하지만 저도 모릅니다. 양쪽의 어느 곳이든 갑니다. 저는 많은 길을 걸었다는 것, 그리고 지금 이곳에 왔다는 것밖에는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제부터 또 저쪽으로(서쪽을 가리킴) 향해 갑니다.
(소녀, 조심스럽게 나무그릇을 가져와 건넨다.)
행인: (물그룻을 받으며) 고맙소, 아가씨. (물을 두 모금 마시고 그릇을 돌려준다.) 고맙소, 아가씨. 정말 고마운 마음씨입니다. 뭐라 감사를 해야 할지.
노인: 그렇게 고마와할 건 없소. 당신한테 그리 대수로운 일이 아니니.
행인: 그렇습니다., 저한테 그리 대수로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완전히 기운을 차렸읍니다. 저는 앞으로 가야 합니다. 노인장, 노인장께서는 오랫동안 이곳에 살고 계시지요? 이 다음이 어느 곳인지, 아마 알고 계시겠지요?
노인: 이 다음이? - 이 다음은 무덤이지.
행인: (이상스러운 듯이) 무덤이요?
소녀: 아니요,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그곳에는 들백합과 들장미가 가득 피어있어요. 저는 자주 놀러갔었는 걸요.
행인: (서쪽을 보며 가느다란 미소를 짓는다.) 정말입니다. 그곳에는 들백합과 들장미가 가득 피어 있읍니다. 저도 자주 놀러갔었지요. 하지만, 그건 묘지지. (노인을 향하여) 노인장, 그 묘지를 지난 그 다음은요?
노인: 그 다음이라? - 그건 모르오. 나는 가 본 일이 없소.
행인: 몰라요?
소녀: 저도 몰라요.
노인: 내가 알고 있는 건, 남과 북과 동, 말하자면 그대가 지나온 길, 그 뿐이오. 그곳들은 내가 잘 알고 있는 곳, 그리고 그대한테도 제일 좋을 곳일지 모르겠소. 외람된 말을 하는 것 같으나, 보아하니 벌써 지쳐 있는 것 같소. 돌아서는 게 좋겠군. 더 간다 한들, 당도하게 될는지 어떨지.
행인: 당도하게 될지 어떨지라니요...... .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는 퍼뜩 정신이 드는 듯) 안 돼!  가야만 돼요. 어디로 돌아간들 시비거리 없는 곳이 어디 있읍니까? 지주 없는 곳이 어디 있읍니까? 추방과 강금이 없는 곳이 있읍니까? 아부 없는 곳이 있읍니까? 거짓 눈물 없는 곳이 있읍니까? 나는 그자들을 미워합니다. 돌아설 생각은 없읍니다.
노인: 그렇지만도 않을 거요. 그대를 위해 진심으로 슬퍼해 주는 눈물을 만날 때도 있을 거요.
행인: 아니요. 저는 그자들의 진심에서 솟는 눈물을 보기 싫습니다. 나를 위해 슬퍼해 주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노인: 그러면, 그대는 (고개를 젓는다.) 갈 수밖에는 없겠군.
행인: 그렇습니다. 저는 갈 수밖에 없읍니다. 더구나 늘상 앞족에서 재촉하며 소리치며 저를 쉬게 하지 않는 걸요. 유감스럽게도 저는 진작 발바닥이 헤져서, 상처투성이가 되었고., 피를 많이 흘렸읍니다. 저는 피를 마시고 싶어요. 하지만 피가 어디 있읍니까? 게다가, 저는 누구의 피도 마시고 싶지 않습니다. 제 피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물을 마시는 도리밖에 없읍니다. 어디를 가나 물만은 있어서 부족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 힘이 약해져 버렸읍니다. 제 피에 너무 많은 물이 섞인 탓이겠지요. 오늘, 한 번도 물 웅덩이를 만나지 못한 것도 조금밖에 걷지 않은 탓일지 모릅니다.
노인: 그렇지만도 않을 거요. 해가 저물었으니, 좀 쉬는 게 좋겠군. 나같이 말이오.
행인: 하지만 저 앞쪽에서 가라고 소리치는 걸요.
노인: 알고 있소.
행인: 알아요? 저 소리를 아셔요?
노인: 그렇소. 그 소리는 전에 나한테도 소리쳤던 것 같소.
행인: 그게, 지금 저한테 소리치고 있는 저 소리입니까?
노인: 그건 알 수 없군. 몇 번 나한테 소리치기는 했었지만, 내가 못 들은 척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소리치지 않았으니까, 나는 지금은 기억할 수가 없군.
행인: 허어, 못 들은 척하셨다 그 말씀 이시군.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며 귀를 기울인다. ) 안 돼! 역시 갈 수밖에 없어. 쉬어서는 안 되겠읍니다 유감스러운 일은 발이 헤져 버린 것입니다. (떠날 준비를 한다.)
소녀: 이거요! (천조각을 준다.) 상처에 감으셔요.
행인: (받으며) 고맙소, 아가씨. 정말...... 정말, 고마운 마음씨입니다. 덕택에 저는 더 잘 걷겠네요. (벽돌 조각에 앉아 복사뼈를 천조각으로 감는다.) 아니, 안 돼! (억지로 기운을 내어 일어서며) 아가씨, 돌려드리겠소. 역시 다 감을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신세를 지게 되면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니까.
노인: 그렇게까지 고마와하지 않아도 되오. 그대한테는 그리 대수로운 일도 아니니.
행인: 그렇습니다. 저한테는 그리 대수로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나로서는 이 은혜는 가장 값진 것입니다. 보십시오, 이만한 것은 제 몸 어디에도 없읍니다.
노인: 고집부리지 않는 게 좋아.
행인: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할 수 없읍니다. 저는 불안해 견딜 수 없읍니다. 만약 제가 누구한테 은혜를 입게 되면, 마치 매가 송장을 찾은 듯이 주위를 돌며 그 사람의 멸망을 직접 제 눈으로 보지 않고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그러지 않았다가는 그 외의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멸망하도록 저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단 말입니다. 모든 사람들이니까 그 속에 저도 포함되는 셈이지요. 왜냐하면, 저는 당연히 저주를 받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아직 그럴 만한 힘이 없읍니다. 설사 힘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이 그런 지경에 이르는 것을 저는 바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그런 지경에 이르기를 결코 바라지 않지 않을 테니까요. 이렇게 하는 것이 제일 좋겠읍니다. (소녀를 향하여) 아가씨, 당신이 주신 이 천조각은 매우 좋지만, 조금 적은 것 같네요. 돌려드립니다.
소녀: (놀라며 뒷걸음질친다.) 필요없어요! 가져가세요!
행인: (쓴 웃음을 지으며) 허허허...... 내가 손을 댔으니 그렇다는 말이지요.
소녀: (고개를 끄덕이며 부대를 가리킨다.) 그 속에 넣어가지고 가셔서 노십시오.
행인: (맥이 바지는 듯 뒷걸음 친다.) 하지만, 이것을 지고 어떻게 간단 말입니까......
노인: 쉬지 않으니, 질 수 없는 게지. - 좀 쉬면 아무 일도 아닐 게야.
행인: 그렇습니다. 쉬면......(말없이 생각한다. 그러나 이내 다시 감짝 놀란듯이 귀를 기울인다.) 아니, 안 돼. 역시 가야겠읍니다.
노인: 여하튼 쉬기 싫다는 건가?
행인: 쉬고 싶습니다.
노인: 그러면, 잠시 쉬는 게 좋겠지.
행인: 하지만 저는 ......
노인: 역시 가는 게 좋겠다는 게로군.
행인: 네, 역시 가야겠읍니다.
노인: 허면, 역시 가는 게 좋겠군.
행인: (허리를 펴며) 그러면, 하직하겠읍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소녀에게) 아가씨, 이걸 돌려드리겠읍니다. 받아 주십시오.
     (소녀, 깜짝 놀라 손을 움츠리며, 오두막으로 숨으려 한다.)
노인: 가져가는 게 좋아. 너무 무거우면 묘지 아무데나 버리면 되지.
소녀: (앞으로 나서며) 아니, 안 돼요!
행인: 그래요, 안 되고말고요.
노인: 그러면 들백합, 들장미 위에 걸쳐 놓으면 되겠군.
소녀: (손뼉을 치고 웃으며) 좋아요, 좋아요!
행인: 아아......
       (짤막한 침묵)
노인: 그러면, 잘 가시오. 몸성히......(일어서며 소녀에게) 얘야, 나를 데리고 가다오. 봐라, 벌써 해가 졌구나.
       (방문 쪽으로 향한다.)
행인: 감사합니다. 편안히 계십시오. (걸어 돌아다니며 생각에 잠긴다. 갑자기 퍼뜩 정신이 드는 듯) 아니, 안 돼. 갈 수밖에는 없어. 가는 게 좋겠어...... . (곧 머리를 들고 기세좋게 서쪽을 향하여 걸음을 뗀다.) 소녀는 노인을 도와 오두막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다. 행인은 황무지로 비틀거리며 들어간다. 밤 기운이 등 뒤에 다가선다.

                                                                                                                                          1925 년 3 월  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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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
2010.11.18 06:51:09 *.207.34.20
잘 지내우?
여기 일정을 다 마치고 돌아갈 일만 남았어요.
오늘이 수능일인데, 아이와 통화하는 것으로 격려를 마칩니다.
19일 새벽같이 도착하면 피곤해서 바로 내려갈지 어쩔지 아직 결정을 못했답니다.
아마 인천에 도착해서 아이와 통화해보면 알겠지요.
부산에서 상봉을 할지, 서울서 저녁 상봉을 할지...ㅋㅋ
혹시 서울서 상봉하게 되면 같이 만나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하고...

하여간 잘 지내시우. 겔겔거리지 말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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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8 08:50:30 *.88.183.207
20101118(목), 079.

간밤에는 해야 할 일과 고무 냄새가 진동하는 방에서 뒤척이다가 새벽녘에야 늦은 잠이 들었다오. 그래 출첵하려고 들어왔수다. ㅋㅋㅋ 출첵이 문제가 아니라 생산되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가책을 느끼는 요즘이라오. 의욕이 저하되다가 보니 일어나서도 꾸벅꾸벅 졸거나 공연히 깨어 불필요한 씨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오. 하여 좀 더 현실적인 문제를 직시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반성과 자성 중에 있기도 하오. "도대체 너 뭐하는 사람이니?" 내게 물으면서 말이오. 써니가 써니에게 말이오.

그래, 오늘이 수능일이지. 대한민국의 모든 수험생들에게 비나리를 하는 심정으로 어떤 글이라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이 하루를 시작하려든 참이오. 대한민국의 모든 수험생들에게 하는 비나리가 단 한 사람에게도 공감을 주지 못할 빈말이거나 말 장난에 불과할 것이라는 가책 또한 느끼면서 말이오.

오늘 수험을 치르는 사람 중에 내게 꽂히는 사람이여, 부디 온전히 몰두하여 후련한 시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나이다. 비록 이 바람이 헛되고 헛된 것일 지라도 당신에게 진심으로 축원을 보내나이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라도 실망을 하지 말고 꿋꿋이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절망도 희망도 다만 흘러가는 것일 뿐, 우리 사는 동안에 해야 할 당면의 일들을 즉시 행동으로 옮기는 일 외에 기적이나 더 이상의 이상향 혹은 신천지는 없더이다. 라고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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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9 03:44:52 *.102.78.250
20101119(금), 080. 부지런히 읽고 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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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
2010.11.29 16:50:20 *.97.72.67
써니
2010.11.19 11:23:25 (*.97.72.67)
129

                                                            독거노인 설문 조사
                                                                                                              

                                                                                                                               박 남 준



우울증은 없는가요
너무 행복해서 탈이네요
충치, 틀니를 하셨는지
잘 씹어 먹어요
담배는 하루 몇 개비 피워요
갑으로 물어보세요
갑으로는 문항이 없는데요 그럼 열 개비 이상
약주는 하셔요 술은 몇 잔 정도
몇 병으로 물어봐요
최근에 병원에 가신 적이 있는가
생활은 어떻게 하시나 생활보호 대상자는 아니신가
시인이에요 시인



 
인기척에 나가보니 웬 아주머니 하는 말 군 보건소에서
나왔다는데 독거라는 말끝을 자르며 독거노인 조사요 아니
옆집도 있고 아랫집도 있는데 그랬더니 그분들은 함께
사시잖아요 우리 나이 쉰넷, 사고로 다친 무릎이 쑤시고
절뚝거리며 치통이 자주 양수쌍쌍겸장으로 관자놀이 편
두통을 쨉 훅 어퍼컷 카운트 펀치로 휘두른다 온갖 잡문
을 써서 꾹꾹 눌러 담은, 월수 삼사십, 한 시인의 경제가
싹 벗겨져 들통나는 설문 조사당하는 날


                                                              

                                                       ㅡ 시집 <그 아저씨네 간이 휴게실 아래> 실천문학사/ 박남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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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20 03:38:42 *.246.65.11
20101120(토), 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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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21 06:15:14 *.106.32.82
20101121(일), 082. 이상하다. 오늘 새벽 4시 전에 분명히 출첵 댓글을 제법 길게 달아 놓았는데 글이 어디로 사라졌지? 게다가 사라진 것을 알고 다시 적으니 아이폰에 나타나는 화면에는 댓글 등록 낙에 삭제라고만 적혀 있었다. 하도 이상해서 사무실로 내려와서 컴퓨터를 켜고 보니 여전히 댓글 등록이라고 되어있고, 나의 폰에는 댓글 등록이 아닌 삭제 버튼 으로만 적힌 채 그대로 있다. 이상하지 않은가? 매우 아이러니 하다. 결국 오늘 새벽 출첵에 적어놓은 딴엔 새벽 영감글은 사라지고 마는가? 기이한 일이다. 도대체 글은 어디로 사라졌나??? 요즘들어서 벌써 몇 번째 경험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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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또 나
2010.11.21 06:39:20 *.97.72.67
이 싸이트의 관리가 매우 이상해 지고 있다. 단군이 등장 이후 관리자가 바뀌고 부터다. 전에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매우 기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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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나
2010.11.21 06:32:20 *.97.72.67
밤새 길게 달려 있던 스펨 들이 없어진 것을 보니 오늘 새벽 시간에 누군가 청소와 정리를 한 것 같은데, 공교롭게도 그 시간에 이곳의 내글이 없어져야만 하는 건가? 아니면 작동시 함께 날아가 버린 것인가? 그리고 왜 이곳 내 글에 그게 (댓글 등록 대신에 삭제)라는 란이 달려 있어야 하는가? 누군가 무슨 조작을 했다는 뜻은 아닌가? 정말 이상하도다!!! 오늘 새벽 사이트의 컴퓨터를 조작한 관리 담당자는 누구지???

나는 분명 20101121(일) 이라고 명시해 두었고, 이상하게 20101119가 금요일 에도 토요일에도 적혀 있어 토요일의 20101119(금)을 20101120(토)로 바꾼 사이 20101121(일)란의 글이 날아가버리고 없었다. 글은 30시 50분에서 4시 이전에 올려졌고 한 번 수정을 가했었다. 왜냐하면 글을 첨가 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 금요일과 토요일에고 20101119 두 개가 똑 같은 날짜로 찍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토요일 것을 수정하고 나서 다시 확인하니 20101121(일) 댓글이 날아가고 없었다. 다시 적으며 댓글 등록 버튼이 삭제라고 쓰여진 채 여서 확인차 사무실 컴퓨터로 내려왔다. 참 이상한 일이다. 누군가 내 일지에 그토록 관심이 있다는 것인가 무언가? ㅎㅎㅎ 귀신이 곡할 노릇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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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
2010.11.21 06:21:31 *.97.72.67
여전히 다시 확인해도 그 시간에 멈춘 채 있는 아이폰에는 <댓글 등록>란이 <삭제>라는 글로 대신해서 적혀 있는 채 그대로 남아있다. 요즘 가끔 수상한 일이 발생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 것일까??? 매우 이상하고 의심쩍다. 무슨 뜻??? 누군가의 무슨 의미의 조작일까???  잠시 전에는 <댓글 등록>란 만 나와있더니 다시 들어오니 돌아가기도 뜬다. 그렇다면 생전 처음 보는 <삭제> 버튼은 어떨 때 뜨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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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22 03:55:32 *.97.72.67
20101122(월), 083. 신뢰가 사라질 때 관계는 무의미하다. 악의 수탈은 계속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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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23 08:30:48 *.97.72.67
20101123(화), 084.

ㅎㅎ 뭘 084라고 적는 거지?
하루 한 페이지를 썼다면 84장이 나와야 했는데...  .

오늘은 아침을 적당히 먹었다. 밥이 많았으므로 두 숟가락 덜어내었다. 그런데 두부는 양껏 먹었다. 더 먹고 싶은 충동은 억제했다. 매끼 식사를 8할로 채워야겠다. 몸이 많이 불었고 행동도 느려지기 때문이다. 배는 나오고 점점 맵시도 의욕도 저하되기에. 너무 오래 방치하면 자포자기하게 될 가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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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출사표_수탉반_외국어부족_이희청] 벼랑끝, 한줄기 희... [102] 이희청 2010.05.23 9556
11 (출사표-문화부족) 새벽을 깨워라. 삶에 새벽을 선물하... file [139] 이은미 2010.05.23 11112
10 [출사표-수탉 문화부족/장지원] / 오늘 안하면 내일도... [16] 장지원 2010.05.23 7904
9 출사표(수탉분화부족_정광용)_100일간 필살기를 갖추기 위... [85] 성취심리 2010.05.23 8650
8 <출사표-수글부족> 새벽글쓰기로 새 미래의 심적, 지적... [128] [4] 배요한 2010.05.23 1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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