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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4월 3일 09시 23분 등록
4월에는 자신의 이력서를 하나 써보기로 하지요. 지금까지 학력 경력 상벌 등에 치중된 요구받은 이력서 말고, '나를 잘 묘사하는 ' 이력서를 한 번 써 보면 어떨까 합니다.

어떤 것들이 들어가면 좋을까요 ? 그것도 자유예요. 나도 한번 써 볼께요.

" 나는 올해 오십인데 남들은 마흔이 갓 넘은 줄 안다.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지만 나는 대부분 진짜로 믿는 편이다. 목소리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노래도 잘할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사실 나는 박치다. 그래서 내가 늘 부러워하는 것이 노래 잘하는 사람이다. 리듬에 자기를 실고 노래 속으로 노래와 하나가 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무지하게 부럽다. 난 자의식의 강한 사람인 모양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만든 리듬과 박자에 아무 생각없이 끌려드는 것을 거부하는 모양이다.

내 어렸을 때의 별명은 고구마였는데, 검고 길어서 그랬던 것 같다. 나중에 구수해서 그렇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다분히 아첨끼가 있었다. 머리가 조금 벗겨졌지만 번쩍이는 대머리는 아니다. 이마가 시원한 정도다. 라고 주장한다. 역시 머리털이 풍성한 사람을 부러워한다. 외모 중에서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것은 송충이 눈썹과 아름다운 코다. 코 이야기만 나오면 신이 나지만 가만히 있는다. 잘난척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다. 그러나 내 코는 좋아서 벌름댄다.

책 읽고 쓰는 것이 취미다. 등산을 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여행이 제일 좋다. 여기저기 콧구멍에 바람을 쏘이고, 맛있는 것 먹고, 신통한 볼 것들을 즐기는 것이 제일 좋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다른 세계에 살고 잇는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 하는 것도 좋고, 나처럼 길거리를 방황하는 사람들을 만나 술 한잔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게 예쁜 여자면 더욱 낭만적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 내가 1984에서 1985년 까지 약 1년 6 개월 동안 기차를 100 번 정도 탔는데, 내 옆자리에 예쁜 여자가 앉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정말 허무했었다)

나는 그저 살면서 바라는 게 몇 가지 있다. 내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또 아침에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을 통해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이 세 가지가 중년의 내 꿈인데 나는 지금 꽤 근접해 있다. 그래서 행복하다.

나는 돈도 좋아한다. 그러나 이것은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나는 옛날 보다 훨씬 부자가 되었지만, 정말 부자는 아니다. 쓴 책이 엄청나게 팔려 부자가 되면, 나는 아름다운 곳에 아름다운 건물을 하나 짓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뜻있는 분들과 함께 공부하는 변화경영연구소를 하나 만들고 싶다.

연구원들은 다음과 같은 요강으로 선발된다.

자격: 연령, 성별, 학벌, 경력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제출서류 1) 자신의 역사를 기록한 이력서 한권
2) 자신의 강점을 기록한 재능 목록
3) 꿈 - 자신을 재료로 만들고 싶은 작품

선발 : 제출 서류를 보고 1년에 10 명 규모로 선발한다.

수업료 : 무료
강의/연구 : 1 주일에 2일 함께 모인다.

수업 : 지옥에 온 것 같이 읽고 쓰고 토론한다
변화 경영에 관한 연구서를 일년에 4권정도 공동의 이름으로
만들어 낸다.

이게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다.

다 썼나 ? 이게 날까 ? 이달엔 이만큼만 쓰고 나중에 더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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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은 분들은 자신의 이력서도 남겨 놓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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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29.14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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