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비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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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고비고비마다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응원해 줄 구본형 선생님의 詩
내가 만일 다시 젊음으로 되돌아간다면,
겨우 시키는 일을 하며 늙지는 않을 것이니
아침에 일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
천둥처럼 내 자신에게 놀라워 하리라.
신(神)은 깊은 곳에 나를 숨겨 두었으니
헤매며 나를 찾을 수 밖에
그러나 신도 들킬 때가 있어
신이 감추어 둔 나를 찾는 날 나는 승리하리라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것이 가장 훌륭한 질문이니
하늘에 묻고 세상에 묻고 가슴에 물어 길을 찾으면
억지로 일하지 않을 자유를 평생 얻게 되나니
길이 보이거든 사자의 입 속으로 머리를 처넣 듯
용감하게 그 길로 돌진하여 의심을 깨뜨리고
길이 안보이거든 조용히 주어진 일을 할 뿐
신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 놓든 그곳이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
위대함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며
무엇을 하든 그것에 사랑을 쏟는 것이니
내 길을 찾기 전에 한참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천 번의 헛된 시도를 하게 되더라도 천한 번의 용기로 맞서리니
그리하여 내 가슴의 땅 가장 단단한 곳에 기둥을 박아
평생 쓰러지지 않는 집을 짓고,
지금 살아 있음에 눈물로 매순간 감사하나니
이 떨림들이 고여 삶이 되는 것
아, 그때 나는 꿈을 이루게 되리니
인싱은 시(詩)와 같은 것
낮에도 꿈을 꾸는 자는 시처럼 살게 되리니
인생은 꿈으로 지어진 한 편의 시
[20130417-19]
지난 토요일 너무나도 급작스럽고 황망하게
유명을 달리하신 사부님의 장례과정과 오늘 삼우제까지
가까이에서 지켜보면 많을 것을 느끼게 된다.
사부님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유산을 과연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사람에 대한 사랑'이었을 것이다.
오늘 삼우제 미사에서 신부님 말씀이
구본형 바오로를 '사랑'으로 보는 것은 그의 작은 부분만을 보는 것이요.
그의 진정한 영성은 '자유'라고 하셨다.
자유라는 것은 사랑이 포함된 개념이라고 한다.
상대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용서이며
어느 곳에서 얽매이지 않지만 언제나 같은 신념으로 존재하는 것이 '자유'라고 하신다.
고인을 그리워하는 것.
그리움이란 그 그리움을 안고 위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움이 닻이라면 그 닻을 따라 위로 올라올라 결국 수면위의 배에 다다를 수 있도록
그래서 구본형을 읽고, 다시 읽고, 그를 쓰고, 그를 이야기 함으로써
결국 나 자신이 구본형이 아닌 또 다른 구본형이 되는 것이
진정한 구본형을 아는 것이고 그를 그리워하는 것이라는 말씀이셨다.
참.. 감사하다 살면서 구본형이라는 귀한 인연을 만날 수 있어서
사부님의 새 삶에 있어 정말 감사하고 소중한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