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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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스 Styx는 하계를 흐르는 강물입니다. 하계(下界)는 아홉 굽이의 거대한 스틱스 강줄기로 둘러 싸여 있답니다. 원래 스틱스는 밤과 암흑 사이에서 태어난 여신입니다. 제우스가 하늘의 지배권을 놓고 아버지 크로노스와 싸울 때, 스틱스는 자식들과 함께 제우스를 도와 승리하도록 도와주었기 때문에 제우스는 그 보답으로 신들의 맹세에 보증을 서는 명예를 주었답니다.
어떤 신이 맹세를 할 때면, 제우스는 얇은 베일을 입은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를 보내 스틱스 강물을 한 병 떠서 '증인'이 될 수 있도록 올림포스로 가져오게 했습니다. 만일 스틱스 강에 대고 맹세를 한 다음에 자신의 맹세를 깨게 되면 무서운 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맹세를 어긴 신은 1년 동안 숨을 쉴 수 없으며, 신들의 양식인 암브로시아도, 음료수인 넥타도 입에 댈 수 없습니다. 그렇게 1 년이 지나면 또 다른 시련들이 닥쳐옵니다. 이렇게 9년을 보내는 동안 다른 신들로부터 격리되어 모든 모임이나 잔치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이 박탈됩니다. 10년 째가 되어서야 예전의 특권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스틱스 강물에 대고 맹세를 하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며, 제우스도 예외가 아닙니다.
자기 경영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 12월은 지난 일년 동안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 잘 지켜졌는지 점검하는 달입니다. 말하자면 스스로 스틱스 강에 맹세한 약속이 잘 지켜졌는지 자신에게 물어보는 달이지요. 금연도 하고 금주도 하고, 매일 빠지지 않고 운동도 하고,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여행을 하고, 더 많은 외국어를 공부하리라 작심했건만 12월이 되어 되돌아보면 작황이 신통치 않아 우리를 실망시킵니다. 내년이 되어 또 새로운 약속을 할 때는 스틱스 강물을 한 병 떠다 놓고 해보세요. 그러면 효과가 그만일 것입니다.
스틱스 강물을 어디서 구하냐고요 ? 바로 그겁니다. 스스로의 스틱스 강물을 하나 만들어 두는 것, 그게 바로 자신의 신화를 갖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세상을 하나의 은유와 상징으로 이해하고, 그 우주적 신비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자신의 신화를 써가는 방법입니다. 오늘 무지개의 신 이리스가 되어 스스로의 맹세를 보증할 수 있는 스틱스 강물을 한 병 떠오세요. 내년을 위한 약속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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