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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12일 00시 07분 등록

사람의 인연과 만남이란 어떤것일까? 그리고 그 지속성은?

 

전주로 출장을 내려가는 길에 반가운 벗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만남이었지만 정겨운 느낌은 그대로였다. 우리는 경기전(慶基殿) 부근의 한 주막집에서 오랜만에 회포의 시간을 가졌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를 모셨다는 유서깊은 이런 장소에서 막걸리 한잔을 걸치노라니 풍류와 함께 예전 기억의 아련함이 떠오른다.

 

데일 카네기 리더십 강사 라이센스 교육에 참여했던 그해 여름은 무척이나 뜨거웠었다. 과정 자체가 고되고 힘든것도 있었지만, 전국에서 모인 강사 지망생들의 열정과 에너지가 무엇보다 함께 어우러진 탓이었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서로 만남의 전주곡을 울렸다. 살아온 배경도 달랐지만 풍기는 포스도 저마다의 색깔을 띠고 있었다. 조00는 듬직한 체구에 한마디로 박식한 첫인상의 친구였다. 책을 많이 읽은 덕분인지 강의시에는 저명한 저자의 인용구가 곧잘 틔어 나오고 논리적, 이성적인 화법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김00은 이미지 자체가 비가 온다음에 파란 하늘이 느껴지는 풍광을 가진 인상의 친구였다. 한마디로 순수한 미소년의 이미지에 서정적이며 목가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나와의 공통점이 느껴졌었다.

 

사회생활을 해나가며 새로운 벗을 만나는 것은 쉽지는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러하기에 오히려 속마음을 서로 나누는 사이가 되면 더가까운 존재로 자리잡는 경우도 있다. 그들과의 만남이 그러하였다.

마흔살 추석 즈음에 조00는 한권의 책을 나에게 추천하였다. 구본형의 자아 경영 프로젝트라는 부제와 함께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구본형? 누구일까? 일단은 제목 자체가 마음에 들어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사십대라는 나이에 접어들어서인지 더욱 공감이 가고 미션이 가슴에 아로새겨지는 내용들이 많았다. 덕분에 나도 저자의 그나이가 되면 책을 한번 내보자는 막연한 목표도 생기게 되었다.

그러던차에 그가 나에게 말하였다.

“승호형, 구본형 선생님이 주관하시는 연구원 제도라는 것이 있는데 형에게 어울릴 것 같으니까 도전해 보시죠.”

연구원이라? 무엇을 하는 집단일까? 그의 권유에 따라 도전에 응했으나 아깝게(?) 한번의 고배를 마시고 절치부심 끝에 두 번의 도전 끝에 합격하였다.

 

두사람은 본인 일인양 무척이나 기뻐해 주었다. 그래서인지 당시에는 솔직히 으시대는 마음도 없진 않았지만 그만큼 1년간의 연구원 수련과정은 결코 쉬운것많은 아니었다. 덕분에 나는 또다른 세계의 경험을 할수 있었고,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열심히 개척해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건네곤 한다.

“내가 후배의 제의에 의해 연구원 생활과 같은 새로운 세상을 알게된 것처럼, 여러분들도 다른 사람에게 서로 인연이 되고 자극을 주는 사람이 되십시오. 당신이 내미는 자그마한 손길 하나로 인해 그사람에게는 생각지도 못했던 발전 및 결과가 태동이 되어질지도 모릅니다.”

 

조00.

당신은 어느 누구보다 카리스마와 리더십, 비즈니스에서의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당신의 그능력을 당신이 뜻하는 공동체에서 마음껏 펼치소서.

 

김00는 무척이나 자신의 벽을 깨기위해 노력하는 녀석이며 내면의 숨겨진 에너지가 누구보다 많은 친구이다. 한마디로 안전지대에서 도전지대로 넘어가기 위해 올인을 한다고나 할까. 카네기 강사 자격증 취득도 그러하였고 최근에 직장에서의 자신의 보직을 내근직에서 스스로 영업 파트로 옮긴것도 그러하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이런말을 하였었다.

“김00. 너참 대단하다.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렸니. 나는 너의 그런 용기가 참으로 부럽다.”

내향적인 성격을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꾸기 위한 지속적인 그의 노력을 보면 한편으론 나의 한단면을 보는 것 같아 동질감을 느끼곤 한다. 외향적인 사람만이 사회에서의 성공확률이 높은 것이 아닐진데 그와 나는 왜그렇게 변화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걸까. 스스로의 부적응을 탈피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끊임없이 진화하기 위해서일까.

그는 얼마전까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등재하는 글들을 사진과 함께 지인들에게 보내왔었다. 직장과 행복한 가족생활의 단상들을 표현한 글들에서 그의 진솔하고 꾸밈없는 성격과 따뜻한 마음이 물씬 묻어나옴을 엿볼수 있었다.

 

김00.

당신의 따듯함, 맑음, 순수, 감성, 세심한 배려, 무엇보다 파란 하늘 가득 진솔한 가슴을 통해 사람들은 세상의 맑음을 알리.

 

그런 벗들을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막걸리는 어느덧 두주전자를 돌고 있었다. 조00은 최근 일상의 생활을 이야기하기에 시간가는줄 몰라한다. 녀석은 독서포럼에다가 강의, 컨설팅에 말그대로 눈코뜰새가 없이 지내고 있었다. ‘조수아’란 모임도 하고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조수아가 뭔데?’

‘조수아란 조00과 함께 수요일 아침에 만나요라는 약자예요. 모임의 한사람이 지어 주었는데 조금 쑥스럽기도 하고...’

이름이 참좋다. 그는 수요일 아침에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고 한다. 자신과 타인의 여러 이야기가 오고가는 가운데 컨설팅도 이루어지고. 그러는와중에 나는 그의 부친이 자신에게 화두로 써준 글내용을 보게되었다.

“조00이의 말이 기적을 만든다. 하나님의 큰 기적과 은혜를 누리며 참된 행복을 찾을수 있기를 소원한다.”

뭉클한 내용이었다. 특히 그내용이 자식에게 가장큰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의 하나인 아버지가 자신에게 주었다는 것에서 더욱 의미심장하였다. 아버지란 존재? 솔직히 부성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자라난 나에게는 조금은 부러울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지만, 그덕분인지 조00은 그런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올곧은 자세와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행위, 강의를 하는 모습 등이 그러하다.

 

반면 김00은 오늘 별로 말이 없다. 조용한 성격인 탓도 있겠지만 왠지 아무래도 현재 하고있는 영업파트가 조금은 힘에 부쳐 보이는 듯하다. 그래서 나는 그의 이야기로 화제를 은근히 바꾸며 자그마하지만 나의 예전 영업부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힘들었던 과정이었지만 그안에서 많은 것을 배워나갔던 그런 내용들을. 그러면서 김00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고 그런 장점들을 현재 하고있는 일에 적용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누구보다 좋은 달란트를 가지고 있으며 굴지의 대한민국 공기업에 다니고 있는 김00. 당신의 시대가 더욱더 도래할 것으로 나는 믿는다.

 

어느덧 막걸리의 취기가 올라오는 가운데 나는 여지없이 나의 진행자(?) 본능을 발휘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우리 세명이 앞으로도 서로의 성장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오늘 만남에서 모임 이름도 지었으면 하는데 못난이 삼형제로 하는게 어떠냐?”

“못난이 삼형제요? (표정들이 별로 미덥지 않아 보인다)”

“그래 못난이 삼형제. 우리 각자는 모두 약점과 나름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노력과 계발을 통해 변화할려는 작업을 계속하다보면, 어느순간에 빛나는 모습으로 바뀌어져 있을꺼야. 미운 오리새끼가 오리의 탈을 벗고 눈부신 백조의 모습으로 재탄생되듯이. 어때?”

그래도 별로 반응이 없으나 나이가 제일 많다는 나의 강권으로 통과(?)를 시켰다.

다음으로는 이왕지사 모임 이름도 지었으니까 간단한 내부 약속사항도 의견제의를 통한 협의를 거친후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다.

① 안보면 멀어지는 것이 사람 마음이니 하루에 한번씩 전화나 문자를 주고받도록 하자.

② 개인별 책을 내는것에 대한 열망이 있으니 일주일 한번 칼럼 한편씩을 써서 서로 주고받기로 하자. 미제출시 1회당 만원 범칙금.

③ 올해 가을 전주에서 가족여행을 가지자.

④ 11년 연구원 8월 해외여행시 우리모두 동참하자.

 

어느덧 새벽두시. 여관을 찾아 돌아가는길 비가 올려는지 하늘을 올려다 보아도 별이 좀체 보이질 않는다. 아니 생각해보니 일부러 별을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 못난이 삼형제 스스로가 빛나는 별의 모습으로 형태를 갖추어 가고있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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