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해 좌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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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41 - 선물은 주는 사람에게로, 다시 돌아갈지니
스탠퍼드 경영대학에서 세스 고딘은 무엇을 배운 것인지... 되돌아보았다.
“여기에 가격을 얼마나 붙여야 할까?, 나는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까?”
온통 이런 생각뿐이었다. 자본주의에 세뇌 당했으며 다른 사고방식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조차 떠올리지 못했다. 보답을 기대하지 않는 상호지지와 관대함이라는 정서를 토대로 구축된 종족 경제, 거의 5만년이나 계속 되어온 선물에 대한 오래된 생각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마르셀 모스는 선물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고 있다.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추장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줌으로써 권력을 쌓는다. 이들이 모든 사람에게 선물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권력이 막강하다는 뜻이다. 선물은 그런 권력을 상징한다. 돈을 쌓아두는 족장들은 순식간에 권력을 잃고 만다. 누구든 선물을 준다는 것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바란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고대의 전통은 뒤집혔다.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돈이 가장 큰 선물이 되었다. 이제는 뭔가를 받아도 되돌려 줄 필요가 없다. 지난 수세기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승리자였다. 사람들은 선물을 받음으로써 왕이 되고 부자가 되고 대접을 받는 사람이 되었다. 하물며 권좌에 앉은 사람에게 뇌물을 바치기도 했다.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를 보라색으로 만들어 유명해진 세스 고딘은 최근 이 상황을 바꾸어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린치핀 경제를 설명하면서 선물을 주는 행위를 예술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당신은 선물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만들어 내어놓는 것이 예술이다. 일도 예술이 될 수 있다. 린치핀 경제에서는 이제 선물을 주는 예술가가 승리를 한다. 선물을 주는 행위는 그 사람을 꼭 필요한 사람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선물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며 둘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준다. 선물은 우리의 예술가적 욕구를 만족 시킬 뿐만 아니라 세상을 향해 나눠줄 것이 많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다. 이런 가치관으로 사람들은 “프랜들리”라는 집단을 새롭게 형성했다. 이른바 팔로어들, 팬들의 집단이다.
디지털적인 특성이 선물시스템에 들어온 것이다.
1. 인터넷은 관대함의 한계비용을 낮췄다.
2. 선물을 주는 행위가 만들어내는 힘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예술가가 될 수 없다.
3. 선물을 주고받는 역학은 저항의 비평을 완화하고 최고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세스 고딘은 마케팅 전문가이다. 그는 그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마음대로 퍼가도록 허용하고 있다. 디지털적 특성이 새로운 선물시스템을 만들었다. 인터넷이 온 세상으로 순식간에 그 아이디어를 돈을 받지 않고 뿌려준다. 그러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게 하고 하나의 종족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쏟아지는 정보를 받아들여 놀랍고 새로운 결과물을 창조 해낸다. 선물은 이렇게 예술가를 만들어가며 변화 발전한다.
예술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공동체는 모두를 위한 가치를 만들어낸다.
세스 고딘은 만약 파티에서 그를 만나거든 돈을 내지 않아도 좋으니 마케팅에 관한 조언을 구하라고 한다. 사람들이 그에게 귀를 기울여 줄 때마다 그는 황홀하고 자기의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일이 기쁘다고 한다. 선물은 받는 사람이 누리는 가치보다 주는 사람이 누리는 가치가 훨씬 크다고 한다. 시간, 관심, 통찰이 그의 선물이다.
남들이 주는 선물을 잘 받아야 더 많은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선물을 가장 잘 받는 방법은 그 선물과 같은 유형으로 보답을 하는 것이다. 진솔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그 선물로 인해 일어난 변화를 분명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자신의 진실한 노력이 담긴 선물로 보답을 해야한다.
지난 주말 내내 세스 고딘의 “린치핀”을 읽었다. 톡톡 튀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지치지 않고 내놓는다. 그의 책을 읽다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프레임이 통째로 보인다. 예술가가 되어 다른 사람에게 나를 선물하려면 이 프레임을 먼저 분석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선물은 주는 사람에게로 다시 돌아갈지니.....” 월터 휘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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