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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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친구들이 몇 명 찾아 와 놀다 갔습니다. 손님이 온다하여 아침부터 집 바깥 몇 군데 지저분한 것들을 치우고 청소를 했습니다. 나무 밑에 쓸어 놓아두었던 묵은 낙엽들을 한 군데 모아 태우고, 저 혼자 웃자라 삐죽하게 뻗어 나온 나무 가지들을 가지런히 잘라 주었습니다. 손님이 오면 집안이 조금 깨끗해집니다.
점심 때 그들이 도착했습니다. 볕이 따가웠지만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맑은 날이었습니다. 준비해 온 맛있는 것을 해서 먹고, 시원한 맥주도 한잔 씩 하고, 사온 케익을 커피와 함께 나누어 먹으며 쉬지 않고 웃고 떠들고 합니다. 남자들 보다 재미있게 놉니다. 간혹 나를 놀려먹기도 하다가 저녁 때 갔습니다.
아이들 이야기가 제일 많았지요.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오스카 와일드의 말을 증명하는 이야기들.
“아이들은 처음에는 제 부모를 사랑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부모를 비판하고, 아주 가끔 용서해 주기도 한다"
다른 친구들 이야기도 많았지요. 예를 들면 로슈푸코의 다음과 같은 말의 뉘앙스를 생각나게하는 이야기들.
“친구의 불행 속에서 우리는 불쾌하지 않은 그 무언가를 발견한다”
남편들 이야기도 많았지요.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말을 증명해주는 이야기들.
“아내가 남편을 지지하면 그것은 굴욕이며 수치다” 혹은
“결혼을 단단하게 유지하려면 느슨한 고삐가 필요하다”
오늘 내가 느낀 교훈 두 가지.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내심이다. 다혈질은 불행을 부른다.” 그리고
“결혼하기 전에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결혼 한 뒤에는 반쯤 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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