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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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섬에 재능으로 빛나는 젊은 조각가가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피그말리온 Pygmalion이었다. 그는 여성을 혐오했다. 자연이 준 모든 결점으로 가득한 피조물이 바로 여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의 마음은 결점이 모두 감춰진 완벽한 여성을 만들어 내고 싶은 욕망에 휩싸였다. 상아를 깎아 아름다운 여인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날마다 조각상을 다듬었고 그의 능숙한 손길 아래서 여인상은 점점 더 아름다워졌다. 마침내 조각상은 완벽해졌다. 무엇을 더할 수도 뺄 수도 없는 그것은 조각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여신이 잠시 동작을 멈춘 듯한 모습이었다. 피그말리온은 자신의 작품을 열렬히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비참한 일이었다. 조각상의 고혹적인 입술에 키스를 했으나 그 입술은 입맞춤을 되돌려 주지 않았다. 고운 손을 잡아 보았으나 그것은 차가웠다. 조각상을 열정적으로 끌어안아 보았으나 그것은 열정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사랑을 되돌려 줄 수 없는 죽은 것과 사랑에 빠진 피그말리온은 너무도 불행했다. 그는 절망에 빠졌다. 그러던 그에게 희망이 생겼다.
키프로스는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섬이기도 했다. 해마다 여신을 위한 축제가 열리고 있었는데, 피그말리온은 여신에게 자신의 조각상과 같은 여인을 찾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피그말리온의 절망적 사랑을 가엾게 여긴 여신은 제단의 불길을 허공으로 세 번이나 튀어 오르게 하여 그의 소원이 이루어 졌음을 보여주었다. 집으로 돌아온 피그말리온은 조각상이 우유빛 말랑한 피부를 가진 피가 도는 여인이 되어 긴 입맞춤에 흥분과 신음으로 응답하는 진짜 여인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의 참담했던 인생은 빛으로 가득해졌고, 삶은 기쁨으로 춤추는 듯 했다. 그는 그녀에게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것은 '우유빛 처녀'라는 뜻이다.
철학자이며 시인이었던 니체는 사랑은 창조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대상을 창조하는 행위라는 것이지요. 진리를 사랑한다면 사랑할 만한 진리를 만들어 내야하고, 정말 친구를 사랑하려면 사랑할만한 친구를 만들어 내라는 것입니다. 사랑을 원하는가? 그러면 사랑할 만한 대상을 창조하라! 이것이 그의 충고입니다. 위대한 사람은 사랑할 것을 창조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사람을 찾아다니지도 사랑을 찾아다니지도 않습니다. 사랑은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니체다운 생각입니다.
나는 오늘 그의 말의 긍정적인 부분을 생각해 봅니다. 세상을 사랑하고 싶다면 사랑할 만한 세상을 만드세요. 삶을 사랑하고 싶다면 삶을 사랑스럽게 만드세요. 운명을 사랑하고 싶다면, 먼저 운명을 사랑스럽게 만드세요. 여인을 사랑하고 싶으세요? 그러면 사랑할만한 여인을 만들어 내세요. 피그말리온은 갈라테이아를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제단에서 숭배 받고 있는 죽은 아프로디테 상(像)에게 생명을 불러 넣어 준 것입니다.
사랑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혁명입니다. 왜냐하면 사랑할 만한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그 대상을 날마다 깎아내고 다듬어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사랑은 놀랍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것입니다. 만일 이 세상에서 해야 할 단 한가지의 혁명을 꼽으라면 그것은 사랑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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