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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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4일 18시 22분 등록

일요일, 카페의 창가에 앉아 책을 읽다가 문득 밖을 내다 보았다. 또 다시 강한 폭우가 쏟아진다. 거센 바람이 굵은 빗줄기를 이리저리 몰고 다닌다. 작은 우산으로 장대비를 뚫고 지나가는 행인들이 꽤 버거워 보인다.  장마철, 며칠째 계속되는 국지성 호우에 폭우다. 지난 금요일밤에도 이렇게 많은 비가 내렸다.  

 

지난 금요일밤, 합정의 어느 조게구이집.  

병진이형이 조제(?!)해 준 소맥, 지난 날 선생님이 마셔보고 극찬을 하셨다는 그  달달한 소맥 몇 잔에 적절히 취기가 오른 상태였다. 추적추적 내리던 비는 어느새 도시를 잡아먹어버릴 기세로 퍼붓고 있었다.

 

" 하늘에서 선생님이 '기뻐서' 우시나봐요." 슬쩍...내가 말했다.  

" 어....... 대성통곡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 한 선배가 답했다  

키득키득, 잠시 잠깐 웃음이 오갔다.

 

그저 농담으로 한 이야기였지만, 선생님이 아셨다면 정말 기뻐서, 그 두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날은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가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2.0'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새롭게 태어난 날이기 때문이다. 뜻을 함께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새로운 변경연의 미래를 축하하는 자리였다. 일정을 마친 몇몇 변경연 사람들이 뒷풀이 자리에 모여 조게구이집 천막 아래에서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고 있었다. 

 

예쁘게 사랑하는 사람

지난 날을 추억하는 사람

이 순간, 한 껏 흥을 돋구기 위해 노래하는 사람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

담배 한대에 하루의 무게를 내려놓고, 쏟아져내리는 비에 이를 흘려보내는 사람.

같은 자리에 있지만  다양한 감정을 뿜어내는 사람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도 모여있는 곳이다. 젊은 사람도 있고, 나이든 사람도 있다. 직장인도 있고 프리랜서도 있다. 전무도 있고 대리도 있다. 누군가는 악기를 다를 줄 알고, 누군가는 사진을 찍을 줄 안다. MC계의 유재석과 김재동을 능가할 만한 입담 좋고 매력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 다양한 사람들의 공통점이라면. 이들 모두는 촛불이던 횃불이던, 가슴 속에 그들의 생을 활활 타오르게 할 수 있는 불(씨) 하나는 가지고 있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만의 꿈을 좆아 왔고, 구본형이란 스승은 이들이 자유롭게 꿈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기꺼이 도와주었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가 설립된지 10년이 넘었다. 꿈을 가진 사람들,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든지도 10년이 넘었다는 이야기다. 10년은 천재가 자신의 천재성을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이자, 평범한 사람도 한 분야에 10년간 매진하면 비범하게 변할 수 있다는 그런 시간이다. 10년 그 즈음,  변경연은 스승님의 부재라는 큰 사건을 맞닥드리게 됐고, 원하던 원하지 않던 변화의 기로에 설 수 밖에 없었다. 변경연 사람들 안에 수 많은 의견이 오갔다. 때론 공감했지만 충돌한 적도 적지 않았다. 의견을 나누고 충돌하고 조율하고......이같은 쉽지 않은 과정과 시간들을 통해 마침내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2.0'이 탄생하게 되었다.

 

2000년대 초부터 10년이 넘는 지난 시간동안, 변경연은 '구본형' 이라는 큰'스승' 아래 있었다. 구본형 선생님은 변경연 사람들을 단단하게 연결해주는 웨버로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10년은,  '변경연사람들', 이들 스스로가 서로를 단단하게 연결해주고 묶어주는 '웨버'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 날은 '반드시 그렇게 하자 '다짐하는 자리였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확인하고 나눈 자리이기도 했다.

 

역사상 위대한 창조적 위인들의 혁신적인 도약엔 든든한 조력자의 역할이 있었다. '아비뇽의 쳐녀들'과 '게르니카'로 유명한 현대회화의 거장 피카소에게는 조르주 브라크라는 든든한 동료이자 경쟁자가 있었다. '봄의 제전'의 전위적이고 혁신적인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는 림스키 코르샤코프 밑에서 수학하고, 자신의 작품을 극적으로 표현해줄 수 있는 디에길레프 발레단이 있었다. '황무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T.S. 엘리엇에게는 '시인의 시인'이라 불리는 걸출한 조력자 에즈라 파운드가 있었다. 그는 물심양면으로 엘리엇을 도와, 엘리엇이 시작(詩作) 전념할 수 있게 했고, 결국 '황무지'라는 걸작이 나올 수 있었다. 천재들의 위대한 성과(도약) 뒤에는 이 조력자들의 지지와 도움이 있었고, 그들의 성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나는 이런 일련의 예를 보며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2.0'의 내일이 밝을거라 확신하게 됐다. 이곳 변경연에는 구본형 정신이 깃들여져 있고, '스승' 에게 배우고 스승의 정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의 자산은 이 구성원들이다. '공헌'과 '집단지성'으로 똘똘 뭉친  변경연 사람들이 각자는 창조자로, 그리고 서로에게는 든든한 조력자이자 선의의 경쟁자로 자리한다면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2.0'은 머지 않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창조적 전문가들'의 집단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들을 돕습니다."

 

구본형의 정신이자 변경연의 정신이다. 우리는 그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조력자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든든한 조력자로 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 노력과 시간들이 모이고 모인다면 평범한 우리들도 생의 위대한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취기는 올라가고 밤은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빗발은 거세졌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는  한 선배님은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파티의 흥은 한  껏 올라갔고 우리들 간의 끈끈함도 더해졌다.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간의 연대, 그 안에서의 끈끈함 속에 우리들의 꿈도 점점 익어가고 있었다.   

IP *.6.13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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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5 12:11:17 *.94.41.89

변경영 9년째 아니에요? 2004년에 만드셨던 것 같은데..

그나저나 창조적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데.. 이것참 점점 머리가 굳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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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5 16:06:57 *.91.142.58

변경연은 2천년대 초이구, 연구원제도가 시작된 것이 2004일걸 아마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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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5 22:41:24 *.65.153.149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들을 돕습니다.

언제 보아도 가슴설레이는 구호! 우리, 진실로 아름답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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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6 22:13:54 *.222.10.111

대수가 연구원이 다되었구나. 변경연 냄새가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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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7 15:15:56 *.46.178.46

' 쥐구멍 어디 없나?! ( 휙~ 휙~ 두리번 두리번) '

 

형님, 댓글 감사합니다. 형님이 제 글을 훑으신거 보니.... 손발이 오글거리고 창피하고 그러네요.

완전 허접해서, 내놓기 부끄러운데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이 악물고, 눈 꼭 감고 쓰는거지요. 쓰다보면 좋아질거란 생각에......

 

응원 감사합니다. 조만간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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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0 00:09:10 *.169.218.58

그 비가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해 준 것 같아요.

비가 왔기에 천막 아래서 더욱 가까이 앉았고,

비가 왔기에 서로의 어깨와 의자를 닦아 주었고,

비가 왔기에 귀기울여 서로의 이야기를 들었고,

비가 왔기에 반주 없이도 노래를 불렀고,

비가 왔기에 조금 더 오랫동안 마주 앉아 있을 수 있었고,

비가 왔기에 비좁은 차를 나눠 타고 달렸고,,,,,,

그래서 우리의 시작 앞에서 선생님께서는 기꺼이 비를 내리셨나봅니다. ^^

 

그 비, 이제 좀 그만와도 될 것 같기도 한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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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0 01:19:50 *.58.97.124

땟수.....변경연스러븐 ^^

 

긍정적이고 성실한 자세, 

누나 3명에 비해 감정적 중심 잘 잡고

자신의 글과 과제를 수행하는 너를 볼 때면

대수스딸을 벤치마킹해야 하는데 싶다....

 

대수야..

나는 너를 떠올릴 때면

너의 4살박이 아이의 미래가 궁금하다.

 

조용조용히 자신의 글과 사진을 메모하고 만들어가는 너의 모습

변경연스러운 창의력이 아닐까?

 

자식도 닮겠지?

 

댓수야.

너는 잘 하고 있어.

너의 글에 묻어나는 성실함과 창의적 시도에 

나도 배워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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