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나를

꿈벗

‘나를

2014년 4월 6일 23시 13분 등록

* 프롤로그 - ‘구본형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가슴 떨리는 쪽지’


김신웅, 청소년 심리분석 전문가 / 마케팅 크리에이터 (2007. 12. 3)


김신웅은 말을 못한다고 한다. 사실 말을 하다 종종 끊어지기도 하고 혀를 쑥 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어떻게 질문해야 되는 지 알고 있었다. 적절한 질문이 그가 길을 찾아 가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는 책을 많이 읽었고, 그래서 글 맛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자신의 청소년 시절의 고뇌를 살과 피 속에 갈무리 해 두었기 때문에 그는 상처를 통해 다른 아이들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 법을 안다. 김신웅은 ‘풍경은 밖에 있고, 상처는 내 안에서 살아간다’는 말을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상처를 통해 나에게서 그로, 나에게서 그녀로 건너가는 법을 알고 있다.


그는 심리치료라는 통로를 통해 자신이 겪은 아픔을 창조적인 에너지원으로 활용했다. 그는 자신의 아픔을 자신을 치료하는 기제로 쓸 수 있을 만큼 현명했다. 왜 사람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지 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지 왜 글 속에 자신을 감추는 지 이해했다, 그리고 자신을 먼저 치료해 주었다, 치료 과정은 매우 생산적이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상처로부터 많은 지혜는 얻었고 훌륭한 청소년 심리 치료사가 되었다. 그는 사이비가 아니다. 먹고 살기 위해 아이들을 이용한 돌팔이가 아니다, 그러기에는 그의 상처가 너무 아팠다. 이제 그는 이해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우연한 비극들이 그가 인생의 지혜를 얻기 위해 지불한 댓가이며, 세상과 소통하고 어둠 속의 사람들을 햇빛 속으로 끌아 내기 위한 수련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김신웅 심리 치료센터는 그의 상처가 다른 청소년들의 상처와 만나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원한 에너지로 전환 하는 곳이다.


그에게는 또 하나의 일이 있다. 그것은 마케팅 크리에이터로 일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 속으로 무찔러 들어가는 것은 그 틈으로 스며 흡수되는 것인데,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의 광고와 카피들은 심리적 흡수력이 강하다. 사람들은 그의 광고를 보면 알 수 없는 안개 속으로 끌려들 듯 흡수된다, 그는 아직도 모자를 쓰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의 모자 속에 상처가 있다는 것을 모른다. 이미 그 모자는 그의 일부가 되고 그의 멋이 되었기 때문이다.



* ‘꿈 프로그램’ 에피소드 - 저는 꿈 프로그램 기간 동안 꿈이 계속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많이 우왕좌왕 했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매번 다른 내용을 발표하게 되는 우를 범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큰 그림을 매우 신중히 그리려고 하는 저의 특성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혼자 나머지 수업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신중히 그려보려 했는데, 잘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청소년 심리분석 전문가’와 ‘마케팅 크리에이터’라는 2가지의 꿈을 품고 살아가려 합니다. 우선은 계획대로 광고 분야에서 일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가 예상되기도 합니다.



‘나의 30대 10대 풍광’

2008년 봄 version. (2008년 5월)



1. 내 삶의 중요한 키워드


내 안에 숨은 잠재력을 모두 끌어내는 일

내가 타고난 재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는 일



2. 나와 잘 어울리는 직업 모색하기


(1) 20대 청년시절에 관심이 갔던 직업들


법률가, 카피라이터, 방송PD, 영화감독, 애널리스트, 농부 겸 구도자, 출판편집자, 임상심리전문가


(2) 지금 존재하고 있는 마음에 드는 직업 10가지


임상심리전문가, 성격심리전문가, 정신분석가, 자기계발전문가, 출판편집자, 영화기획자, 글 쓰는 사람, 독서논술학원 선생님, 농부, 수도자


(3) 앞으로 생길지도 모르는 마음에 드는 직업 10가지


심리 컨설턴트, 여성심리전문가, 진로모델개발자, 이야기 수집가, 임종을 함께 해 주는 사람, 어원 연구가


(4) 내 마음을 건드리는 직업 3가지


임상심리전문가, 글 쓰는 사람, 심리 컨설턴트



3. 나의 기질 살펴보기 (나에 대한 짧은 묘사, MBTI, 스트렝스파인더)


(1) 나에 대한 짧은 스케치


나는 조금 이론적이고 관념적인 기질이 있다. 흔히 말해 조금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부족한 편이라 할 수 있다. 혼자 책을 보며 생각하는 걸 좋아한다.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생각을 많이 하는 신중한 성격이다.


호기심이 매우 많아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진다. 기존의 방식에 따르기보다는 무언가 새로운 방식을 찾고 시도하려 한다. 나는 수동적이고 많이 수줍어하는 사람이다.


표현하기보다는 관찰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는 걸 좋아하고 포용하는 성향이다.


(2) MBTI 테스트 결과 - INTJ


① 매우 내향적이고 직관적이다. 내향과 직관 점수는 거의 10점 근처에 위치한다.

② 사고와 감정은 반반씩 나누어져 있다. 정서적, 감성적이기보다는 논리적, 이성적에 가까운 편이고(사고), 질문지향, 강인한 편이기보다는 협응지향, 온건한 쪽에 가깝게 나왔다(감정). 그리고 비평과 허용은 중간에 위치한다.

③ 판단과 인식. 체계성과 유연성은 중간에 위치하고, 다른 항목은 모두 판단에 가깝게 나왔다.

④ 주기능과 열등기능은 직관, 사고, 감정, 감각 순이다.


(3) 스트렝스파인더 (책을 읽으며 내 마음에 들어온 강점 유형)


ㅇ 착상 - 낯익은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ㅇ 맥락 - 지난 일을 되돌아보길 좋아하고, 모든 것의 시작을 알고 싶어 한다.

ㅇ 복구자 -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는 일에 큰 기쁨을 느낀다.

ㅇ 미래지향 -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는 비전을 보며 이런 비전을 소중히 여긴다.

ㅇ 사고 -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내면의 대화를 무척 즐긴다.

ㅇ 분석가 - 특정 경향들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 싶어한다.

ㅇ 개발자 - 당신은 사람들의 잠재력을 본다. 오로지 잠재력 만을 볼 때가 많다.



4. 자랑스러웠던 일 3가지


(1) 나는 24살이 될 무렵 책과 가깝게 지내기 시작했다. 책과 친구가 된 지 5년 정도 된 것 같다. 나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어디를 가든 항상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 나는 책이 무엇보다 재미있고 거기서 배우는 게 많아 시간이 있을 때마다 책을 펼치게 되었다. 지난 5년 간 책을 좋아하게 된 덕분에 내 인생은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었고, 든든한 친구 하나를 얻게 된 것 같다.


(2)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나는 내 시각이란 것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책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교과서를 보고 암기 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생각이란 것을 하게 되면서 나만의 시선이 하나 둘 쌓여 나갔다. 그동안 책을 읽으며 고민한 생각의 높이만큼 사물이나 대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시선을 얻게 된 것 같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내 안에 숨겨져 있던 나의 주기능인 ‘직관’이란 보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도 모르던 내 강점을 우연히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내가 최근 몇 년 동안 본질, 핵심, 창의적인 것에 많은 관심이 갔나보다. 이제 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된 것 같다.


(3) 대학교 3학년 시절 내 안의 화, 부정적인 감정 등으로부터 벗어났다는 점도 내겐 인상적인 성취 중 하나로 기억된다. 그 전까지는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사로잡을 때는 도저히 집중이란 것을 할 수가 없었는데 그 이후로는 그런 증상이 사라졌다. 이 일을 계기로 명상과 심리, 자기계발 서적 등을 접하며 심리치유와 자아성장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은 나의 마음과 삶을 건강하게 해 주었고 예전보다 나를 더욱 긍정적인 사람이 되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심리학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심리치료사라는 일에 계속적으로 관심을 갖게 했다.



5. 후회스러운 일 1가지


지난 10여 년 간 세상과 활발한 교류 없이 나 혼자만의 세계에 자주 갇혀 지내온 게 되돌아보면 가장 후회스러운 일로 기억된다.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은 청소년기 때부터 쌓여온 다양한 나의 열등감을 적절히 치유하지 못했기에 일어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열등감 등의 문제로 인해서 살아오면서 적당히 요구되는 사회화 과정을 정상적으로 밟아오지 못하였기에 나는 자연히 정체성 결핍과 혼란의 상태로 오랜 시간을 살아오게 되었다. 정체성 문제는 다시 나를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이끌게 되고 이는 나를 한 곳에 오랫동안 정체하게 만들었지 싶다. 생각해 보면 그동안의 내 문제는 비단 진로 문제 이것 하나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것은 단지 가장 긴박한 문제여서 겉으로 쉽게 드러났을 뿐이지 아직도 내게는 많은 문제가 내재되어 있는 걸로 안다. 이런 문제는 내가 세상과 막힘없이 교류할 수 있을 때 자연히 해소될 것이다. 한 때는 근시안적으로 생각하며 나의 문제를 회피하고자 한 적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이 어리석게 느껴지지만 그 때의 나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지 자연히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이제라도 나의 부족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세상 속으로 뛰어들게 된 걸 너무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나의 문제를 제대로 알게 되고 직시하게 되었으니 이제는 노력할 일만 남은 것 같다.



6. 나의 30대, 10개의 아름다운 장면들


ㅇ 풍광1 - 2008년 6월 (29살)


따스한 봄바람이 지나가고 뜨거운 햇살이 내리 쬐는 2008년 유월 나는 6개월 과정의 광고 카피라이터 교육기관인 광고연구원을 마치게 되었다. 지난 6개월간 나는 하늘을 나는 듯한 황홀한 기분으로 그곳을 다녔고 그 과정을 통해 조금씩 광고란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말하자만 광고 크리에이터가 되는 기초체력을 쌓은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을 밟은 후 나는 내가 가고 싶었던 회사보다는 조금 인지도가 낮은 곳에 입사하게 됐다. 조금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나는 아주 만족했다. 왜냐하면 앞으로도 도전해야할 목표가 나에게는 여전히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아마 평생 그 허기는 채워지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6개월 전 양평의 아름다운 그 곳에서의 경험이 떠오른다. 단식의 불편함은 나의 정신을 깨어있게 했다.


ㅇ 풍광2 - 2009년 10월 (30살)


참으로 힘든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은 나에게 많은 고민과 갈등을 안겨주었다. 1년 전의 나는 심리분석가로 이름을 떨치고 싶은 생각도 있었는데 광고 크리에이터로 먼저 살아보고 싶은 생각에 이 길을 과감히 선택했다. 중심을 잃지 않기에 오뚜기가 쓰러지지 않듯이 나도 그동안 많이 흔들리며 이 길을 걸어왔지만 더 아름답고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강렬한 열망은 쓰러지려는 나를 언제나 다시 일으켜 세우게 했다. 그러나 아직도 잘 모르겠다. 심리분석가라는 길을 걷지 않는 내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아마 이것은 평생 내가 짊어지고 가야할 숙제인지도 모르겠다. 숙제를 잊지 않는 한 보다 더 ‘나다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곧 잘 나를 위안하곤 했다.


ㅇ 풍광3 - 2010년 12월 (31살)


5, 6년 전 아주 감명 깊게 읽은 어린왕자와 연금술사를 다시 읽었다. 다시 보는 지금도 여전히 내게는 아주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안겨준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하나있다면 나는 이제 이 책을 영어 서적으로 막힘없이 술술 읽는다는 점이다. 나는 이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창 하나를 얻게 되었다. 이것은 자연히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나의 눈높이를 세계적 클래스로 맞추게 해 주었다. 그리고 영어에 능숙해진 덕분에 그동안 책으로 읽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세계 곳곳을 마음껏 누비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또한 몇 년 후 광고나 심리 혹은 창의성과 관련된 주제의 책을 번역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ㅇ 풍광4 - 2011~2012년 11월 (32, 33살)


몇 년 전 내가 연구원에 참여하고 싶었던 이유는 심리치료, 자아경영 전문가가 되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는데 사람의 앞길은 알 수 없는 법인지 운명은 나를 그 길이 아닌 다른 길로 이끌었다. 지금의 일도 나의 숨은 잠재력을 마음껏 끌어내는 일이라 만족스럽다. 그래도 아쉬운 감은 떨칠 수 없는 것 같다. 이제는 광고를 중심으로 다른 것과 끊임없는 연결을 시도해보는 수밖에. 지난 몇 년 동안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나는 이 경험들과 그동안 책을 읽으며 생각해 온 많은 주제를 연결시켜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보고 싶어 연구원에 지원했다. 연구원이 된 지도 벌써 9개월이 흘렀다. 지난 9개월 동안 힘은 많이 들었지만 나는 연구원의 혹독한 수련 과정을 마음껏 즐겼다. 그리고 몇 년 후 책이 한 권 나오게 되었다. 답이 있기에 책을 쓰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끊임없이 질문을 품었기에 이 책은 탄생할 수 있었다. 현장의 경험을 기본 바탕으로 해서 창의성을 주제로 하는 나의 첫 책은 이렇게 탄생하게 되었다. (연구원 과정은 시기가 좀 더 빨라질 수도, 늦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ㅇ 풍광5 - 20??년


잔잔하던 내 마음에 바람이 일었다. 호수 위에 비친 반짝반짝 빛나는 햇빛처럼 나는 눈이 부셔 그녀를 바라볼 수 없었다. 이런 느낌은 대학교 2학년 때 그녀를 본 이후 처음이라고 하면 거짓말이려나? 나는 봄바람이 불던 그 때처럼 지금의 그녀에게 한 눈에 빠져들었다. 나는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갔고 그녀가 나와 조금씩 가까워지는 그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이를 즐거워했다. 그런 나의 마음을 하늘이 알아주었는지 그녀도 내게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사랑이란 것과 결혼이란 것을 할 수 있을까, 라고 가끔씩 생각해보곤 했다. 나의 아픈 상처를 감싸준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때마다 나는 이 세상에 천사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고, 그런 그녀를 나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서로의 감각을 백 프로 끌어낼 정도로 잘 통했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서로의 존재감은 한층 더 충만해져갔다. 우리는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어 지독하리만큼 아름다운 사랑을 했다.


ㅇ 풍광6 - 2014년 12월 (35살)


광고일은 여전히 내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지만 나는 그 뻐근한 즐거움을 기꺼이 즐기고 있다. 이 일은 나에게 때론 많은 긴장을 유발하지만 이는 축구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시합을 앞두고 느끼는 긴장과 쾌감,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을 내게 주었다. 광고인으로 오랜 시간을 지내온 동안 나는 수많은 짜릿함을 맛볼 수 있었다. 그 일을 마음껏 즐겨서인지 나는 이 분야에서 조금씩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오래전 내 인생의 갈림길에서 무척 서성거리며 방황하던 그 때 힘들게 용기를 내어 참여하게 된 양평에서의 ‘꿈’ 프로그램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2박 3일간 함께 했던 그들이 떠오른다. 우린 자주 연락을 하며 ‘꿈 서포터즈’가 되어 서로의 꿈에 용기를 북돋아주곤 했다. 모두들 그 때 이후로 자기라는 신비로운 수수께끼를 풀어내어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게 되었다. 내 입가에 미소가 살며시 지어졌다.


ㅇ 풍광7 - 2015년 10월 (36살)


그곳에서 내 하루의 절반 이상의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나는 그곳을 아주 좋아하고 그 공간은 나를 아주 많이 닮은 곳이었다. 나는 오래 전부터 이런 공간을 꿈꿔 왔다. 드디어 집에 나만의 놀이공간을 갖출 수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많은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그 시간들을 흠뻑 즐겼다. 그동안 서울의 작은 임대아파트라는 나만의 공간이 제약된 곳에서 지내서인지 이곳에 이사 온 날은 내 평생에 잊을 수 없는 하나의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되어 있다.


ㅇ 풍광8 - 2016년 11월 (37살)


그 날은 내게 매우 인상 깊은 날이었다. 이런 일은 내게 매우 희귀한 일이었다. 그 날 메일함을 열어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내 메일함에 편지가 한 가득 온 것이다. 며칠 전부터 우리 팀에서 만든 새로운 감각의 광고가 TV에 나가고 있었다. 기존과 다른 형식이라 어느 정도의 반응은 기대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이 나올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연히 TV를 보다 매우 감동적이고 마음을 울리는 광고 한 편을 보게 됐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떠올릴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는 내용의 메일이 수십 통 내게 왔다. 나는 이 분야에서 일하는 내내 기존과는 또 다른 새로운 형식의 광고를 시도해 보고 싶었었다. 나는 살아가면서 내게 느낌을 주는 모든 것을 광고와 연결했고, 광고를 하나의 문화 코드로 혹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소통의 매개체 등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나는 끊임없이 기존 광고 문법의 한계를 넓히기 위해 노력했다. 마사 그레이엄이라는 춤꾼이 자신의 모든 것을 춤에 바쳐 춤의 한계를 넓혀갔듯이, 나도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그러하길 원했다.


ㅇ 풍광9 - 2016년 12월 (37살)


지난 10년 동안 1000권의 책과 500편의 영화를 아주 신나게 즐겼다. 나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나에게 신선한 감각과 창의적 시선을 맛보게 해 주는 책이란 녀석을 맘껏 즐겼다. 이 녀석은 나를 아주 좋아했고 나도 그런 녀석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린 서로의 모든 감각을 깨워줄 정도로 너무나 잘 통하는 사이였고, 그런 우리는 미치도록 자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힘들고 지칠 때나 울고 싶을 때 나는 영화에 기대어 편히 쉴 수 있었다. 영화는 그동안 내게 든든한 나무와 같은 존재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나는 수시로 나무 밑으로 달려가 나무와 함께 호흡하듯이, 나는 영화에 기대어 나의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책과 영화는 그동안 내게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과 내 일에 많은 영감을 주기도 했다. 참으로 고마운 친구다.


ㅇ 풍광10 - 2017년 (38살)


새로운 시선과 발상. 이것은 끊임없이 내가 관심을 가져온 내게 무척이나 흥미로운 주제였다. 지난 10년 동안의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입에서 ‘창의성’이란 단어는 더욱 자주 흘러나왔다.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현장에서의 경험과 그동안 공부해온 심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 발상과 시선에 대한 책을 몇 권 내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히 나는 ‘창의력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조금씩 불리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우연하게 ‘창의력 워크숍’이란 강좌를 맡아 진행하게 되었고, 나는 나의 일의 범위를 조금씩 확장시켜나갔다. 이 때까지도 나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부자연스러웠지만, 나만의 뚜렷한 차별성을 갖추고 있어서인지 그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마 나의 경험과 공부가 밑바탕이 되고 내가 좋아하는 주제에 대한 강좌라서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열정을 쏟아낼 수 있었기에 그런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워크숍에 대한 관심은 늘어났고, 사람들이 조금씩 나를 아주 좋아하기 시작했다.


* 에필로그 - 20018년 12월 (39살)


그 해 12월 강원도에는 유난히 많은 눈이 내렸다. 내가 어렸을 적에도 그렇게 많은 눈이 내린 기억이 있다. 눈이 얼마나 많이 내렸는지 한옥이었던 집의 문을 열 수 없을 정도였다. 올 해도 그만큼 많은 눈이 내렸다. 그런데도 다행히 기차는 다녔다. 기차여행을 아주 좋아하는 나에게는 다행이다. 나는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차창 밖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고향집 태백으로 내려갔다. 기차가 서울을 벗어나자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내가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바깥의 쌀쌀한 추위 때문인지 기차 안의 온기는 나에게 한없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나는 예전부터 이러한 따스함을 좋아했다. 이런 저런 공상에서 깨어날 무렵 기차는 태백역에 도착하고 있었다. 집에 도착해 부모님을 뵈었다. 순간 코끝이 찡해졌다. 볼 때마다 주름이 늘어가는 게 눈에 들어와 마음이 아려왔다. 부모님은 내가 태백에 내려올 때마다 아주 즐거워하셨고 언제나 환한 얼굴로 나를 맞아주셨다. 며칠 후 나는 눈이 제법 많이 쌓인 태백산을 올랐다. 그곳을 오르며 내 삶에 최선을 다하고자 했던 나의 30대 10년을 되돌아보았다.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스스로에게 축하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마흔 살 10년을 서른 살 10년과는 또 다르게 디자인해 보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본래의 내 모습을 지닌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길 나는 간절히 소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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