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김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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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 둘이서, 스파게티를 먹는다. 계산은 그가 했다. 김서영은 나의 독자다. 강점은 추진력이다. 만나고 싶다고 해서, 전화번호를 주었더니, 다음날 찾아온다. 새벽 5시. 우리 가게에서 순대국을 먹었다. 그의 직장 경력은 화려하다. 민과 관을 두루거쳤다. '이런 사람이 뭐하러 나를 찾아오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무슨 다른 의도가 있어서가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는데, 몇번 만나고 나자 없어졌다. 진심으로 나와 나의 글을 좋아한다. 그것뿐이다.
다음달에 화려한 경력에 마침표를 찍는다. 회사를 나온다. '백수'보다, 자영업자라고 하자. 지금은 혼자서 벌어먹는 시대다. 회사에 있건, 밖에 있건 자영업자다. 내 경험상, 회사를 나오면 당황한다. 군대 제대했을 때도, 당황스럽지만 차원이 다르다. 제대하면 학교나 직장등, 갈 곳이 있지만, 퇴사하면 갈 곳이 없다. 자신에 대한 사회적인 대우도 달라질 것이다.
예전 회사에 찾아간 적이 있다. 재직중에 그들은 나의 형제 같았다. 퇴사하고 찾아가자 서먹하다. 나는 이미 자기들과 상관없는 사람이다. 우연히 극장에서 친하게 지내던 여직원을 만났다. 매우 반가웠다. 영화가 끝나자, 도망치듯 극장을 빠져나간다. 그들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 직장인의 유전자가 그렇다. 같은 울타리가 아니라면, 특별히 할 말도 없고, 서로가 부담스럽다.
고위직일수록 충격은 심하다. 항상 집중을 받아왔던 사람이 퇴사하면, 패닉상태에 빠진다. 임원으로 퇴직하면 두문불출한다. 본의 아니게,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된다. 나의 움직임과 눈빛 하나에 사람들이 움직였는데, 퇴사를 하면 투명인간이 되어버린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관심도 없다. 그저 초로의 노인일 뿐이다.
밥장사가 어려운 것은 손님에게 이리저리 치이기 때문이다. 직장에서는 내 밑으로 사람이 있다. 위에서 나를 깨면, 나도 밑을 깰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 직위가 올라가면, 나에 대한 대우도 특별해진다. 장사란, 위로 받을게 돈 뿐이다.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사람은, 돈을 모으지 못한다. 대접한 만큼, 대접 받아야 발란스가 맞는다. 몇십년 사람을 부렸던 사람이, 손님에게 길들여지려면 살을 찢는 고통이 필요할 것이다.
아내와 나는 방귀를 트기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그와는 어제 말을 텄다. 두껍고 진한 눈썹과 다부진 턱선이 한결 친근하다. 혼자가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젊은날 퇴사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 아니, 조직인은 끊임없이 퇴사를 꿈꾸어야 한다. 회사를 나올 때, 내 손에 쥐어진 것은 무엇일까? 내가 올린 매출, 퇴직금, 근속년수....물론 재직중에는 성취와 기쁨, 추억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는 모자르다. 더 안정적인 수입과, 가족과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럴려면, 잘 나와야 한다.
퇴사하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자영업자, 고시생, 작가등 혼자서 일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회사를 다닐때는, 회사가 일관성을 나에게 준다. 일이 정신건강에 좋은 것은, 사람에게 일관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퇴사하면, 점심까지 늘어지게 자도 아무도 뭐라할 사람이 없다. 내키지 않으면 장사도 얼마든지 제낄 수 있다. 법정스님은 혼자서 살때도 철저하셨다. 시인 류시화가 그를 찾았다. 스님은 나무를 깍고계셨다. 시인이 묻자, 졸음을 쫓기 위해서 나무를 깍는중이라고 말씀.
보는 사람도 없는데, 졸려우면 그냥 자도 되는 것 아닌가? 나를 스스로 감독한다는 것은 어렵다.
그는 나를 만날때마다, 내 글을 칭찬해주었다. 전화도 자주 온다. 싫은 기색도 몇번했지만, 변함없이 나를 좋아한다. ' 이 사람은 내가 어떤 상황에 있어도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생기자, 마음이 열렸다. 사랑하는 능력에 있어서, 나는 그보다 밑이다. 부디 회사 나가서도, 타고난 추진력으로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가 성공을 하건, 방황을 하건, 나는 변함없이 그를 대한다. 그가 나에게 준것처럼.
IP *.129.207.200
다음달에 화려한 경력에 마침표를 찍는다. 회사를 나온다. '백수'보다, 자영업자라고 하자. 지금은 혼자서 벌어먹는 시대다. 회사에 있건, 밖에 있건 자영업자다. 내 경험상, 회사를 나오면 당황한다. 군대 제대했을 때도, 당황스럽지만 차원이 다르다. 제대하면 학교나 직장등, 갈 곳이 있지만, 퇴사하면 갈 곳이 없다. 자신에 대한 사회적인 대우도 달라질 것이다.
예전 회사에 찾아간 적이 있다. 재직중에 그들은 나의 형제 같았다. 퇴사하고 찾아가자 서먹하다. 나는 이미 자기들과 상관없는 사람이다. 우연히 극장에서 친하게 지내던 여직원을 만났다. 매우 반가웠다. 영화가 끝나자, 도망치듯 극장을 빠져나간다. 그들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 직장인의 유전자가 그렇다. 같은 울타리가 아니라면, 특별히 할 말도 없고, 서로가 부담스럽다.
고위직일수록 충격은 심하다. 항상 집중을 받아왔던 사람이 퇴사하면, 패닉상태에 빠진다. 임원으로 퇴직하면 두문불출한다. 본의 아니게,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된다. 나의 움직임과 눈빛 하나에 사람들이 움직였는데, 퇴사를 하면 투명인간이 되어버린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관심도 없다. 그저 초로의 노인일 뿐이다.
밥장사가 어려운 것은 손님에게 이리저리 치이기 때문이다. 직장에서는 내 밑으로 사람이 있다. 위에서 나를 깨면, 나도 밑을 깰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 직위가 올라가면, 나에 대한 대우도 특별해진다. 장사란, 위로 받을게 돈 뿐이다.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사람은, 돈을 모으지 못한다. 대접한 만큼, 대접 받아야 발란스가 맞는다. 몇십년 사람을 부렸던 사람이, 손님에게 길들여지려면 살을 찢는 고통이 필요할 것이다.
아내와 나는 방귀를 트기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그와는 어제 말을 텄다. 두껍고 진한 눈썹과 다부진 턱선이 한결 친근하다. 혼자가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젊은날 퇴사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 아니, 조직인은 끊임없이 퇴사를 꿈꾸어야 한다. 회사를 나올 때, 내 손에 쥐어진 것은 무엇일까? 내가 올린 매출, 퇴직금, 근속년수....물론 재직중에는 성취와 기쁨, 추억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는 모자르다. 더 안정적인 수입과, 가족과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럴려면, 잘 나와야 한다.
퇴사하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자영업자, 고시생, 작가등 혼자서 일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회사를 다닐때는, 회사가 일관성을 나에게 준다. 일이 정신건강에 좋은 것은, 사람에게 일관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퇴사하면, 점심까지 늘어지게 자도 아무도 뭐라할 사람이 없다. 내키지 않으면 장사도 얼마든지 제낄 수 있다. 법정스님은 혼자서 살때도 철저하셨다. 시인 류시화가 그를 찾았다. 스님은 나무를 깍고계셨다. 시인이 묻자, 졸음을 쫓기 위해서 나무를 깍는중이라고 말씀.
보는 사람도 없는데, 졸려우면 그냥 자도 되는 것 아닌가? 나를 스스로 감독한다는 것은 어렵다.
그는 나를 만날때마다, 내 글을 칭찬해주었다. 전화도 자주 온다. 싫은 기색도 몇번했지만, 변함없이 나를 좋아한다. ' 이 사람은 내가 어떤 상황에 있어도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생기자, 마음이 열렸다. 사랑하는 능력에 있어서, 나는 그보다 밑이다. 부디 회사 나가서도, 타고난 추진력으로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가 성공을 하건, 방황을 하건, 나는 변함없이 그를 대한다. 그가 나에게 준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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