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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1일 12시 27분 등록
지금 시간은 월요일 아침 6시 5분이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일찍 일어나서 글을 쓴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지금 나는 5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책을 간신히 다 읽었고, 마음에 들지 않는 리뷰를 겨우 끝낸 참이다. 나는 지난 저녁 11시에 자리에 앉은 이후로 세 차례 화장실에 다녀왔을 뿐 꼬박 책상에 앉아 있는 중이다. 이 정도만으로도 제법 대단해 보이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다.

아버지 생신이었던 어제 하루는 내가 책상에만 앉아 있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할머니와 부모님을 집으로 초대한 우리 부부는 나름대로 바쁘고 즐겁고 부담스러운(?) 하루를 보냈다. 메인 요리를 맡은 나는 서툰 솜씨로 스테이크와 새우를 구워 내느라 혼이 쏙 빠졌고, 아내는 그런 남편에게 보조를 맞춰 샐러드를 만들고 상을 차려 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니 변명 같지만 밤을 새우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는지도 모른다.

토요일 하루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일주일에 한번 어렵사리 운동을 가는 아내를 대신해 잠시 아이랑 놀고, 일요일의 생일상을 위한 장을 보고, 자질구레한 집안 일을 조금 하고 나니 하루가 후딱 가버렸다. 지난 주에는 아내와 아이를 떼놓고 도서관에 간 덕에 상황이 조금 나았지만 이번 주는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자리에 앉아 새벽이 늦도록 겨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더 이상 눈을 뜨고 있을 수 없을 때까지 버티고 보니 대략 150페이지까지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보자.

지난 한 주는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로 인해 월요일 하루를 빼곤 몽땅 야근을 했다. 매일 10시가 다 되어서야 사무실을 나설 수 있었다. 내 생각은 그렇다. 연구원 활동이 현재의 직장생활에 지장을 주어서는 곤란하다. 1인 기업가도 좋고, 독립도 좋지만 그럴 수 있는 준비가 될 때까지 직장에 소홀해지는 것은 안 된다. 아무튼 새로 맡은 일이 주는 스트레스 덕분에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선 정신 없이 졸고는 했고 집에 돌아와서는 피곤하다는 핑계로 내가 맡아서 하던 아이 목욕도 아내에게 미루기 일쑤였다.

그나마 책을 좀 볼까 싶어 방문을 잠그고 공부방으로 숨어들면 어김없이 아이가 문을 두드리며 나오라고 울어댄다. 서운해하는 아내는 그렇다고 해도, 20개월짜리 아이에게 퇴근하자마자 방으로 숨어드는 아빠를 이해해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책을 읽고 글을 써야겠다던 결심은 늦게 잠자리에 드는 아이의 취침 시간에 밀려 그저 마음을 무겁게 하는 족쇄가 되어버렸다. 그러고 보면 회사와 집 사이를 오가는 지하철 안에서 하루에 한 시간 남짓 책을 읽는 것이 평일에 내가 하고 있는 연구원 생활의 전부인 셈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대단한 연구원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조금 나은 주도 있고, 조금 더 어려운 주도 있지만 대략 비슷한 상황이 30주가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주엔 성실하지 못한 과제 때문에 3기 연구원 대부분이 혼이 나기도 했다. 적당히 지칠 때가 되었음을 알고 때맞춰 휘두르신 매였다고 이해는 하지만 야속하고 서운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까지 써놓고 보니 앞으로 연구원을 하겠다는 사람들에게는 무서운 협박으로 들릴 수도 있겠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구차한 넋두리로 보일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굴 협박하거나 동정을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 연구원 과정을 통해서 내가 무엇을 얻고 있는가 하는 것을 한 번쯤 짚어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는 세 가지를 마음에 품었다. 그것은 쓰기와 읽기 그리고 좋은 습관이었다. 지나온 연구원 생활을 통해서 나는 그것들을 이루었을까 혹은 실패했을까?

제일 먼저 따져볼 것은 '쓰기''다. 연구원이 되기 전엔 연애 편지도 제대로 써본 적이 없었던 나였으니 글을 쓰는 것이 마음과 같을 리 없다. 글 좀 써왔다는 다른 연구원들도 글쓰기가 더 이상 재미없다고 말할 판이니 생초보인 내가 글쓰기에 재미를 붙이는 것은 아직도 요원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글쓰기가 재미있어지는 경지는 차지하고 글쓰기 실력이 늘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나는 자신 있게 대답을 할 수가 없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나아졌다는 점과 처음보다 쓰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게 좋아진 부분을 찾을 수가 없다. 얼마 전에 사부님께서 "넌 처음에 썼던 글이 훨씬 좋다."라고 말씀해주신 것은 이런 심증을 거의 굳히다시피 했다.

그 다음은 '읽기'다. 연구원이 되기 전에도 제법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책들을 이런 식으로 읽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금도 내 책상엔 연구원이 되기 전에 읽었던 재테크 관련 서적과 어설픈 자기계발 서적들이 그득하다. 확실히 이 부분은 연구원이 되고 나서 많이 나아진 것 같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알게 되었고, 그런 좋은 책은 쉽게 그리고 빨리 읽히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연구원이 되지 않았다면 평생 손도 대보지 못했을 어렵고 의미 있는 책들을 맛보게 되었다. 짜여진 일정에 따라 정해진 양의 책을 읽다 보니 꾸준히 책을 읽는 궁둥살 하나만큼은 확실히 생긴 셈이다.

처음부터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좋은 습관은 지리멸렬에 엉망진창이다. 앞서 길고 장황하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했으니 따로 풀어 쓰지 않아도 될 성 싶다. 새벽에 일어나 두 시간을 나에게 주는 긍정적 중독이란 거창한 목표는 아직도 멀기만 하다. 그렇다고 이 목표를 포기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나는 아직도 일찍 잠자리에 들고 싶어하고(?), 새벽을 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길 원한다(?).

처음에 마음에 품었던 세 가지 중에 하나는 요원하고 다른 하나는 오리무중이고 나머지 하나만 겨우 고개를 끄덕일만한 수준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반타작도 제대로 못한 낙제의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이 모양으로야 어디 다른 사람에게 연구원 과정을 추천하는 것은 고사하고 내 스스로 잘했다고 등을 토닥일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러나 그걸로 끝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생각도 못했던 다른 것들이 와장창 쏟아졌다.

그 동안 남의 과녁에 총을 겨누고 있었을 지도 모르는 나를 되돌아 보게 되었다. 행복해지려면 내 것이 아닌 것들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기질에 대해서 고민하고, 내가 가진 재능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내 안에 아름다운 신화가 자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위대한 인생의 드라마는 흔히 말하는 성공이 아니라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한 번쯤 활짝 피우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보통 사람의 위대한 드라마가 바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통해서 이루어질 것임을 믿게 되었다. 그리고 매번 혼자 걷다 주저앉고는 했던 그 길 위에서 이번에는 혼자가 아님을 매 순간 일깨워주는 이들을 친구요, 동료요, 스승으로 갖게 되었다.

지금 쯤 너희들이 밀고 올라가는 바위가 뒤로 굴러 떨어지려고 할 것이다. 굴러 떨어지면 계곡의 밑바닥에서 다시 굴려 올려야한다. 인생에는 여러 개의 봉우리들이 있는 데, 자신이 갈 수 있는 봉우리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사람들이 태반이다. 지금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승리를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그것이 어떤 맛인지 결코 알 지 못한다. 마음의 의심을 넘어선 기쁨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이렇게 다독이고 격려하는 선생님의 곁에 서있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내일이 아닌 바로 오늘, 산의 정상에 바위를 세워서, 저주처럼 반복되는 시지포스의 신화를 파괴해야 한다. 산의 정상에 우뚝 올라선 바위를 전망대 삼아 그곳을 지나는 사람으로 하여금 온 산을 조망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이제 그 다음을 생각한다. 정상에 바위를 올린 시지포스도 다시 그곳을 내려와야 한다는 사실을, 내일이면 새로운 산으로 가, 새로운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이 바로 삶이라는 사실을 나는 이제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여정이 아름답고 행복하지 않다면 그 인생이 행복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그 길 위에서 행복하겠노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해본다.

협박과 넋두리처럼 시작된 이야기를 통해 나는 좀더 힘을 내서 걸어갈 힘을 얻었다. 내 연구원 생활은, 힘들지만 행복한 연구원 생활은 그렇게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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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11.12 10:37:32 *.128.229.81
종윤아, 나는 글쓰기가 재미 있구나. 별 취미가 없는 나는 글쓰기만한 것이 없구나. 더 잘 쓰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하나도 힘이 들지 않는구나. 사실 나는 더 잘 쓰기를 바라지 않는다. 쓰다 보면 잘 쓴 것도 있고 바보 같은 것도 있다. 뭐 어떠냐. 그렇지 않다면 좋은 글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니 도자기 굽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그리고 요즈음 너희들을 골탕 먹이는 것이 참 재미있구나. 메롱이다.

추신) 저번 글이 좋다는 뜻은 저번 글에 시간이 더 들어 갔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들은 시간으로 글을 쓰기도 하는 데 대개 성실한 사람들은 애쓴 글이 애쓴 만큼 좋다. 재능이 있는 사람은 단번에 글을 쓰고 종종 그 글이 훌륭한 작품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이든 손에서 놓으면 평볌한 사람은 그 일과 멀어지게 되어 있다. 성실한 것은 참 좋은 것이다. 빨리 좋은 습관을 들여 매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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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11.12 16:26:36 *.223.85.195
사부님~ 사실 저도 글쓰기가 조금씩 좋아지는 듯 합니다. 매번 제가 쓸 수 있는 글과 쓰고 싶은 글이 조금식 달라 마음 고생 중입니다. 조금씩 나아지겠습니다. ㅎㅎ

저희들 골탕먹이는 것이 재미있다하시니 저희도 무언가 준비를 좀 해보아야겠습니다. ㅎㅎ 기대하세요~

추신에 대한 답) 네~ 저번에 말씀해주신 뜻 잘 알겠습니다. 꼭! 좋은 습관을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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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11.12 17:42:18 *.244.218.10
오라버니는 아내와 어린 주원이가 있으니 오죽하시겄어요...게다가 일까지 힘드시다니..
저의 넋두리는 비할 것이 아니네요..

그래도 힘을 얻었다니 다행이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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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11.13 07:36:28 *.72.153.12
너의 글은 사람이 사는 것 같아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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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11.13 11:00:06 *.227.22.57
호정아~ 죽는 소리를 했지만 그래도 짝꿍과 아이가 있어서 연구원 생활을 할 수가 있지. 그 둘이 없었으면 아마도 심심해서 연구원 못했을거야. 넋두리에 무슨 등급이 있나? 누구나 자기 가방이 제일 무거운 법이라데~ 힘냅시다.

정화야~ '지지고 볶고'하는 것 같아? 그러고 사는 거, 괜찮은 것 같아. 기름 쏙 빠진 말끔한 삶보다 나을 지도 모르겠네. 그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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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11.13 12:55:50 *.244.218.10
그렇군요. 가족이 옆에 있어 힘이 되는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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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향기
2007.11.13 13:27:51 *.109.105.64
'서운해 하는 아내'라는 문구가...울 아내는 투덜이~를 연상시키는 같아 신경쓰이는 군요...흠.
칼럼에 등장하는 주원엄마는 매번 멀 그리 서운해 하는지..쩝.
사실...꼭 그렇지많은 않은데.
나름 잘하지 않나요? ^^ 애기델꼬 피신도 가고...마트가서 1~2시간씩 시간도 보내고...
맘에 쏙 들게 든든한 아내는 아니어도, 나름 든든(튼튼??)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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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11.13 17:02:07 *.223.85.195
자...잘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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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11.14 14:57:26 *.218.205.79
아.. 참 좋네요. 형 덕에 연구원생활을 다시 돌아보는 것 같아요.
그런데 왠지 이번 글 스타일은 제 스타일과 비슷한데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가요? 형 이렇게 진중하게 쓰는 글도 맛이 나네요.

저 또한 형이 느끼는 그대로 느낍니다. 연구원 생활에서 얻은 것은 자질구레한 기술보다도 인생 전체에 대한 시각을 조율할 수 있게 된 것이에요. 전 그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도약이라 생각합니다. 형 글을 보니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네요.

그나저나 형, 한방 먹었네요.
형수님한테 좀 잘해요 ㅋㅋㅋ 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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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자
2007.11.16 00:37:13 *.231.52.138
그래도..종윤님 글은 '한번에 읽히는' 매력이 있지요.
한번에 읽히는 글...정말 쉽지 않아요!
저는 그 비결이 뭘까, 궁금하답니다.
뭘까...나도 그런 글을 쓸 수가 있을까.
앞으로도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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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11.16 10:49:01 *.223.85.195
옹박아~ 이번주의 내 리뷰는 도윤이를 닮았고, 칼럼은 너를 닮은거 같아? ㅎㅎ 지지고 볶고 하더니 닮아가나? 껍데기를 집적거리는거 말고 안으로 쑤~욱! 들어가보고 싶은데 생각같지는 않네.

한방... ㅋㅋ 그러게. 그 말이 짝꿍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했네. 매번 모르는 것 투성이야. 잘해야지.

귀자님~ '한번에 읽히는' 글이라... 좋은데요. 귀자님은 한번에 읽히는 글 말고 두고두고 읽히는 글을 쓰는건 어때요? 문득문득 이렇게 읽어주고 댓글 남겨줘서 정말 고맙네요. 오프에서 만나면 이런저런 얘기 나누고 싶은데, 막상 만나면 잘 안되네요. 다음엔 꼭!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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